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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동인

왕도깨비 (부제-닌자가 된 조선무사)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한림팔기장
작품등록일 :
2022.04.13 12:33
최근연재일 :
2022.08.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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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4,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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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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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대첩 2

역사는 반복된다.




DUMMY

미륵도 앞 바다로 들어 온 일본 함대 뒤로 작은 섬들 뒤에 숨어 있던 조선 함대 일부가 신기전 소리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 뒤에 적선들이 나타났는지도 모른 채 오로지 직진만 한 와키자카, 거리가 점점 좁혀지자 승선 준비를 명했다.


속도를 줄이던 일본 함대가 와키자카의 명으로 다시 속도를 올렸다.


그대로 뚫고 나갈 기세였다.


천둥소리와 함께 앞서 달려가던 일본 함선 세척이 조선 수군의 대포에 집중 타격을 받아 침몰하기 시작했다.


이를 본 와키자카가 황당하여 멍하니 쳐다보았다.


그러는 사이 달려가던 함선이 침몰하는 세척의 배와 충돌했다.


일본 수군의 함대가 서로 부딪히며 아수라장이 되고 있었다.


조선 수군이 옆으로 넓게 퍼지더니 일본 수군을 감싸듯이 진형을 형성했다.


마치 학이 날개를 펴던 일본 함대를 감싸는 모습이 되었다.


조선 수군 함대에서 하얀 연기와 함께 천둥소리가 울렸다.


일본 함대 뒤에 나타난 조선 함대도 불을 뿜었다.


일본 함대가 앞뒤로 포위된 형국이 되었으며, 일본 군함 여기저기에서 불꽃과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바다는 천둥소리로 하늘이 쪼개질 듯 요란했다.


조선 함대가 일본 함대를 가운데 몰아넣고 포와 불화살을 퍼부었다.


료우타가 너무 놀라 할 말을 잊은 듯 입을 다물지 못한 채로 멍하니 전장을 바라보았다.


‘훈련한 대로 되고 있지 않은가?’


일본 수군이 박살 나는 것을 기뻐하면서도 조선 수군이 훈련한 대로 상황이 돌아가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도, 도대체 이 순신이라는 조선 장수는 어떤 사람이란 말인가?’


달려가던 일본 함대는 조선 함대에 사방으로 갇혀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대포와 불화살로 일본 군함 여기저기에 파편과 함께 병사들의 비명소리가 난무했다.


“도, 도대체 어, 어떻게 이런 일이···.”


와키자카는 앞뒤로 포위되어 집중 타격을 받고 있는 자신의 함대를 보면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젠장! 이게, 이게 어떻게.... 이, 이럴 수가? 이, 이순신 저, 저자는 도대체 어떤 자란 말인가?”


포와 불화살에 대장선도 불타오르고 있었다.


대장함의 지휘가 다른 함대에 전달이 안 되는지 서로 갈 방향을 잃고 헤맸다.


뿌연 연기 속으로 불화살이 수십, 아니 수 백발이 날아올라 일본 함대 속으로 사라졌다가 붉은 불꽃으로 타올랐다.


대포에서 쏟아지는 철환들이 일본 함선들을 깨부쉈다.


여기저기에서 자욱한 연기를 뚫고 붉은 불꽃이 혀를 날름거리며 하늘로 치올랐다.


가라앉는 일본 군함들과 바다로 뛰어든 일본 병사들로 바다에 개미 떼가 바글거리는 것 같았다.


조선 함대에 갇혀 오도 가지도 못하는 일본 함대를 향해 괴물이 대포를 쏘며 뿌연 연기 속으로 돌진했다.


거북배다!


얽히고설킨 일본 함대 속을 휘저으며 용머리에서 불을 뿜었다.


일본 함대는 진격도 후퇴도 할 수 없는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연기 속에서 불을 뿜으며 나타난 거북을 보고는 와키자가가 놀라 정신이 나가버렸다.


지옥에서 저승사자가 눈앞에 나타나 자신을 삼키려는 것 같은 두려움으로 몸이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아수라장이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평생 바다에서 싸운 자신으로서는 상상도 못 할 일 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미처 본대를 따라잡지 못해 뒤처졌던 일본 수군의 함선 십여 척이 자신들의 본대가 조선 함대로 둘러싸여 처참하게 공격당하자 뱃머리를 돌려 견내량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견내량으로 꽁무니를 빼고 있는 함정 누각 위에 담쟁이 잎 깃발이 바람에 펄럭였다.


하늘로 끝도 없이 불타오른 시커먼 연기는 붉은 해를 삼켰고 검은 안개가 낀 것처럼 한삼섬 북쪽 일대는 음울한 연기와 죽음의 화약 냄새, 그리고 피비린내로 뒤 덥혔다.


조선 함대 속에서 이리 박히고 저리 박히던 일본 함선들이 한산섬 근처에서 바다속으로 가라앉았다.


일본 병사들과 격군들이 난파하는 군함에서 겨우 빠져나와 몇몇은 헤엄을 쳐서, 또 다른 이들은 부서진 배의 잔해를 붙들고 한산섬과 주변 섬으로 기어들어 갔다.


수많은 게들이 갯벌을 기어가는 것 같았다.


그 수가 무려 수백을 헤아렸다.


조선 수군은 바다에 빠진 일본 병사들을 상대하지 않고 오직 일본 함대만을 공격했다.


바다에 빠진 병사들은 죽을힘을 다해 눈앞에 보이는 땅으로 헤엄을 쳤다.


이런 모습을 료우타만 지켜본 것이 아니었다.


바닷가에 은폐하고 있던 쥰세이도 스이키와 만나 해안가에서 일본 함대와 조선 함대의 전투를 숨죽이며 지켜봤다.


둘은 눈앞에서 벌어지는 싸움에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서로 쳐다봤다.


너무도 참혹한 모습에 할 말을 잃은 채 넋 놓고 있었다.


한산섬에서도 타이요우와 게닌들이 두 함대의 전투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은 일본 수군의 참담한 모습을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없었다.


패잔병들이 한산섬으로 헤엄을 쳐 올라오고 있었다.


타이요우가 해안가로 가 무장 한 명을 부축해서 뭍으로 올라와 바위에 기대게 했다.


“자네들은 누군가?”


“우리는 다카도라 성주의 정찰대입니다.”


“후후, 그런가? 이름이······?”


“타이요우라고 합니다.”


“타이요우라? 지난 나고야에서의 그 무장인가?”


“아? 네. 그렇습니다.”


타이요우가 좀 쑥스러운 듯 얼굴이 붉어졌다.


“영광이군! 카이샤쿠를 부탁하네.”


“네? 네.”


놀란 타이요우가 카이샤쿠란 말에 당황하여 무사를 쳐다봤다.


그의 눈이 초점이 없었다.


“나는 마나베 사마노조라고 한다. 한칼에 부탁한다.”


눈앞에서 조선 수군의 싸움을 생생하게 지켜본 료우타!


전투가 끝날 무렵 놀라움과 감격으로 눈물을 흘렸다.


일본 수군의 한성 길은 요원하게 되었다는 생각에 절로 노래가 나왔다.


더더욱 이 순신이라는 조선 최고의 무장을 하루라도 빨리 만나보고 싶어졌다.


몇 번을 그 이름을 되뇌었다.


포성 소리가 잦아들고 하얀 연기가 사라질 즈음, 해안가에 내려와 쥰세이를 찾았다.


노군들이 있었던 곳 근처에 있을 것이라 여기며 달려갔다.


멀리 바다 위에서 조선 군함들이 섬들 주위를 돌며 섬으로 올라간 일본 병사들을 찾고 있었다.




바위와 갈대를 이용해 몸을 숨기며 쥰세이를 찾아 움직였다.


몸을 낮추어 달리다 바닷가 쪽에 갈대가 움직이는 모습을 포착하고는 바짝 엎드렸다.


칼을 뽑아 들고 조용히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갔다.


조금 심하게 흔들리던 갈대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짐승이나 새무리가 아닐까 생각하며 다시 되돌아 달려가려는데 사람의 모습이 얼핏 보였다.


‘저것은 갑옷. 일본 장수다. 한 명···, 두 명······.’


활을 꺼내 들고 화살통에서 손에 잡히는 화살을 빼 겨누었다.


일본 장수가 부하의 부축을 받으며 뭍으로 올라오는 보습이 보였다.


갈대와 관목 숲에 가려 잘 겨눌 수가 없었다.


갈대숲에서 올라온 무사가 지친 모습으로 풀숲에 쓰러졌다.


‘저자는, ······와키자카 야스하루다!’


화살을 겨누고 있다가 놀라, 갈대 속으로 몸을 낮추어 움직임을 계속 살폈다.


와키자카는 자신의 함대가 이 순신에게 전멸당했다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지 갈대에 몸을 의지한 채로 멍하니 바다를 바라봤다.


그의 축 처진 모습이 애처롭기까지 했다.


“대장님, 그만 잊으시고 속히 이곳을 빠져나가야 합니다.”


“······사헤에! 내가 살아 무엇 하겠는가? ······어찌 돌아가 태합 전하의 얼굴을 뵙는다는 말인가?”


와키자카가 참담하여 체념 섞인 말을 겨우 뱉어냈다.


“대장님!”


“······카이샤쿠를 부탁하네.”


“대, 대장님, 안 됩니다. 다른 대장님들도 이 순신에게 패했지만 할복하지 않았습니다. 대장님은 육전에서 큰 공을 세우셨기 때문에 더더구나 할복은 안 됩니다.”


“아! 살아서······, 이 무슨 치욕이란 말인가?”


료우타의 화살이 와키자카 머리를 조준했다.


화살이 활을 떠나기 위해 팽팽하게 울었다.


하지만 끝내 그 울음을 터트릴 수가 없었다.


“와키자카 성주님!”


쥰세이가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와키자카 성주를 부르며 나타났다.


물론 뒤에 스이키가 발을 절뚝거리며 따라왔다.


쥰세이가 와키자카를 부축하여 바닷가에서 멀리 숲속 그림자 아래로 숨어들었다.


멀찍이 지켜보던 료우타가 화살통에서 화살을 정리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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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또 다른 검 이순신 22.08.02 98 0 15쪽
169 일본 무장 손문욱 22.08.01 71 0 10쪽
168 조선 백성의 하늘을 베라 22.08.01 69 0 12쪽
167 천손 3 22.07.31 59 0 11쪽
166 천손 2 22.07.31 53 0 9쪽
165 천손 1 22.07.30 62 0 9쪽
164 주조와의 대결 22.07.30 70 0 9쪽
163 되찾은 청동거울 22.07.29 73 0 13쪽
162 히데요시의 허왕된 꿈 22.07.29 59 0 10쪽
161 세 남매 22.07.28 64 0 13쪽
160 원수의 목을 베다 22.07.28 66 0 11쪽
159 울돌목 싸움 2 22.07.27 62 0 10쪽
158 울돌목 싸움 1 22.07.27 69 0 11쪽
157 왕도깨비 22.07.26 56 0 9쪽
156 타이요우와의 결투 22.07.26 56 0 12쪽
155 배신자 준사 22.07.25 62 0 11쪽
154 두려움과 호승심 사이 22.07.25 64 0 12쪽
153 일본 장수를 사랑한 여인 22.07.24 67 0 11쪽
152 한산섬 어린 포로 22.07.24 63 0 11쪽
151 초로한 이순신 22.07.23 60 0 15쪽
150 이순신의 길 22.07.23 56 0 10쪽
149 불타는 조선의 바다 22.07.22 64 0 10쪽
148 풍전등화 22.07.22 63 0 9쪽
147 닌자들의 싸움 22.07.21 58 0 11쪽
146 묘수인가 악수인가 22.07.21 60 0 11쪽
145 또 다른 여우와의 담판 22.07.20 61 0 13쪽
144 다시 교토로 22.07.20 63 0 10쪽
143 포주 진자에몬 22.07.19 64 0 9쪽
142 여우와 너구리 22.07.19 73 0 9쪽
141 고려신사 2 22.07.18 68 0 10쪽
140 고려신사 1 22.07.18 57 0 11쪽
139 쫓겨간 에도 22.07.17 60 0 12쪽
138 추격자 마리지천 22.07.17 58 0 10쪽
137 고야산으로 2 22.07.16 63 0 9쪽
136 고야산으로 1 22.07.16 53 0 9쪽
135 또 다른 혼노지의 적 2 22.07.15 57 0 12쪽
134 또 다른 혼노지의 적 1 22.07.15 61 0 10쪽
133 사카야마의 죽음 22.07.14 63 0 11쪽
132 속고 속이는 자들 22.07.14 56 0 10쪽
131 타이요우의 폭주 22.07.13 57 0 11쪽
130 타이요우의 배신 22.07.13 65 0 9쪽
129 불타는 올빼미 둥지 22.07.12 60 0 9쪽
128 이시카와 고에몬 22.07.12 60 0 12쪽
127 오사카성 잠입 2 22.07.11 65 0 11쪽
126 오사카성 잠입 1 22.07.11 57 0 10쪽
125 다시 만난 예솔 22.07.10 67 0 10쪽
124 죽음 앞에 선 자 22.07.10 67 0 10쪽
123 지로자에몬 22.07.09 65 0 12쪽
122 사카이 거상 이마이 소큐 22.07.09 85 0 10쪽
121 쫓고 쫓기는 자 2 22.07.08 66 0 9쪽
120 쫓고 쫓기는 자 1 22.07.08 59 0 9쪽
119 소원 하나 22.07.07 76 0 8쪽
118 일본으로 압송되다 22.07.07 73 0 10쪽
117 타다츠구(단검) 22.07.06 64 0 10쪽
116 간자 료우타 22.07.06 69 0 10쪽
115 한산섬에서 만난 쥰세이 22.07.05 59 0 9쪽
114 한산섬 달 밝은 밤에 22.07.05 73 0 10쪽
113 또 다른 비밀작전 22.07.04 64 0 10쪽
112 기만작전 22.07.04 66 0 10쪽
111 논개의 죽음 22.07.03 74 0 10쪽
110 무너지는 진주성 22.07.03 66 0 8쪽
109 조선 무사와의 만남 2 22.07.02 74 0 9쪽
108 조선 무사와의 만남 1 22.07.02 73 0 11쪽
107 무솔이 되다 2 22.07.01 69 0 9쪽
106 무솔이 되다 1 22.07.01 82 0 10쪽
105 한 명호(韓命昊) 22.06.30 69 0 9쪽
104 살동이 22.06.30 72 0 9쪽
103 일본에서 쇄환된 조선인 22.06.29 62 0 10쪽
102 벗점골에 모인 사람들 22.06.29 70 0 10쪽
101 운명인가? 22.06.28 66 0 9쪽
100 숙명인가? 22.06.28 76 0 11쪽
99 가슴에 꽂힌 애기살 22.06.27 75 0 11쪽
98 조선 무사에게 쫓기다 22.06.27 68 0 11쪽
97 진주성에서 만난 철포대장 22.06.26 84 0 11쪽
96 닌자들 간의 싸움 22.06.26 68 0 11쪽
95 진주성으로 22.06.25 76 0 9쪽
94 조선 무사와의 첫 대결 22.06.25 68 0 9쪽
93 이순신을 척살하라 2 22.06.24 85 0 9쪽
92 이순신을 척살하라 1 22.06.24 68 0 8쪽
91 조선 수군의 포로가 된 쥰세이 22.06.23 76 0 9쪽
» 한산대첩 2 22.06.23 62 0 9쪽
89 한산대첩 1 22.06.22 69 0 9쪽
88 와키자카의 호승심 2 22.06.22 71 0 9쪽
87 와키자카의 호승심 1 22.06.21 67 0 10쪽
86 거북배 22.06.21 66 0 8쪽
85 복수의 서막 22.06.20 60 0 9쪽
84 동료를 베다 22.06.20 61 0 9쪽
83 조선 백성을 지켜라 +2 22.06.19 67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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