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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동인

왕도깨비 (부제-닌자가 된 조선무사)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한림팔기장
작품등록일 :
2022.04.13 12:33
최근연재일 :
2022.08.02 09:00
연재수 :
1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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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32
글자수 :
1,064,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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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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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천손 2

역사는 반복된다.




DUMMY

무솔과 센이 무기를 건물 입구에 두고 안으로 들어갔다.


미츠나리가 무엇인가를 보고 있었다.


“오랜만입니다. 부교 나리.”


집무실에서 서류들을 펼쳐보고 있던 미츠나리가 고개를 들었다.


“아, 아니. 네놈은······.”


“혹, 우리가 못 올 곳을 왔습니까? 그것은 우리가 아니라 부교 나리지요.”


“역시 당돌한 놈이구나!”


씁쓸한 듯 미츠나리가 혀를 찼다.


“나에게 볼일이 있다고 들었다만.”


자세를 고쳐 잡고 진지한 얼굴로 미츠나리를 쳐다보았다.


“히데요시가 잘못 품은 보물에 대해 알고 싶어 왔소이다.”


“뭐, 뭐라. 네 이놈. 태합 전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다니 죽고 싶은 게로 구나!”


미츠나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고함을 쳤다.


밖에서 무사들이 주르르 달려들어 왔다.


“이보시오, 부교! 당신들에게나 태합이지 조선 사람인 나에겐 미친 늙은이에 불과하오.”


미츠나리가 등 뒤의 칼 걸이에 걸려 있던 칼을 빼 들었다.


“정녕 네놈이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


달려들어 온 무사들도 일제히 칼을 빼 들었다.


“하하하, 하나만 묻고 죽읍시다. 당신은 조선의 왕을 무어라 하오. 이 순신 장군은 또 어떻게 부르오? 아름다운 이 땅을 폐허로 만들고 수많은 조선 사람들이 저승의 객이 되었소. 또한 도자기공과 기술자들 수천이 잡혀갔소이다. 당신이라면 그렇게 만든 무리의 우두머리를 무엇이라 부르시겠소?”


미츠나리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화를 억누르며 무솔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봤다.


‘이놈을 당장 죽여?’


“무사들을 물려주시오. 당신들의 태합과 관련된 물음이오!”


“뭐라? 태합 전하와······.”


‘이놈이 또 무슨 꿍꿍이로.’


무솔을 예리한 눈으로 쳐다보며 고민한 미츠나리,


“조, 좋다. ······모두 물러가라. 내가 부를 때까지 들어오지 말도록 하라.”


무사들이 칼을 칼집에 넣으면서 목례하고 모두 밖으로 나갔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센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

어디서 저런 용맹함이 나오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자신이 고향 땅을 버리고 무솔을 따라 조선으로 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모한 무솔의 행동에 쪼그라든 심장은 어쩔 수가 없었다.


“당신과 태합이 일본 궁에 들어가서 본 것이 무엇이오?”


미츠나리가 탁자에 놓여 있는 편지를 내려다보고는 태연하게, 아니 태연한 척 무솔의 얼굴을 다시 바라봤다.


‘궁에 있는 비밀을 어떻게 저놈이 알고 있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하하하, 이미 태합이라는 자에게서 들었소. 다만, 글을 모르기에 부교께서 알려 준 것 같은데, 어떻소? 내 말이 틀렸소?”


“저놈이 그래도···. 미친 소리를 하려거든 썩 물러가라. 두 번 다시 내 눈에 보이면 그때는 목을 칠 것이다.”


“내 목숨이 그리 가벼운 줄 아시오. 당신의 나라, 그 어둠의 세계에서도 살아남아 여기까지 왔소이다. 주조도 아니 당신이 너무도 잘 아는 오토모 호소인도 날 어떻게 못했소. 내 목숨이 가벼웠다면 당신을 만나러 오지 않았을 것이오. 지금 마음만 먹는다면 당신의 목은 이 땅에 떨어질 것이오.”


‘음, 오토모 호소인까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속을 억누르며 노려보았다.


무솔이 품에서 무엇인가 꺼내려 손을 품에 넣자 놀란 미츠나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뒤로 물러나며 소리를 지르려 했다.


“이미 늦었소. 당신은 죽은 목숨이오. 그러니 자리에 앉으시오. 하하하. 겁쟁이가 아니라면 말이오.”


미츠나리가 멋쩍은 표정으로 다시 자리에 앉았다.


닌자들을 너무도 잘 알기에 자기도 모르게 움찔하고 만 것이다.


품에서 꺼낸 물건을 센이 미츠나리 앞에 가져다 놓았다.


“무엇이냐?”


“풀어 보시오.”


미츠나리가 보자기를 조심스럽게 풀어 헤쳤다.


“이, 이것은······.”


물건을 보자 놀란 미츠나리가 말을 잊지 못하고 고개를 들어 무솔과 센을 쳐다봤다.


“이게 왜 네놈에게 있지? 이건 분명······.”


“그렇소. 내가 후시미성에서 가져온 것이오.”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하자 미츠나리가 더더욱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무솔을 노려봤다.


“서, 설마! 태, 태합 전하를 네놈이······.”


“아니오. 난 단지 나의 물건을 가서 가져왔을 뿐이오. 태합의 명은 하늘이 내린 수명이 다했기 때문일 것이오.”


부산포로 들어왔을 때 일본 군 사이에 히데요시가 죽었다는 소문이 암암리에 돌고 있었다.


“거짓말을 아주 뻔뻔스럽게 하는구나! 내 당장 네놈의 목을 칠 것이다.”


“어허, 또 저러신다. 이러다 다른 병사들이 다 듣겠소. 그래도 되오?”


아차 싶었다.


태합의 죽음은 비밀 중에 비밀이었다.


어떻게 저놈이 알고 있는지 궁금했지만, 다른 병사들이 알면 안 되는 극비였다.


입술을 곱씹으며 무솔을 노려보았다.


“이 물건이 잠시 에도의 성주에게 있었소이다. 그자가 왜 이 물건을 태합에게 건넸겠소? 그도 한조를 통해 이미 이 물건의 내력을 어느 정도 알았을 것인데 말이오.”


“으······!”


무솔의 말을 들으며 자신도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젠장!'


자신의 수중에 들어 온 물건, 그것도 예사롭지 않은 진귀한 보물을 그냥 태합에게 넘겼다. 고 생각하니 가슴이 서늘해졌다.


“에도는 이 물건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오. 더더욱 태합의 것도 아니라는 것을. 그런 물건을 태합에게 줬다? 교토 일대 어둠의 세계에서 무슨 일들이 일어났소이까? 당신이 제일 잘 알고 있지 않소. 그런데도 자신의 것이 아닌 물건에 혹해서 당신은 그 영리한 머리로 너무도 앞서가는 판단을 하고 만 것이오. 그것이 태합의 명을 재촉한 것이오.”


“함부로 지껄이지 마라. 네놈이 무얼 안다고······.”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했다.


그저 조선 놈으로 대했던 자가 눈앞에 앉아 있다고 생각했는데 거대한 힘이 자신을 압박해 왔다.


그의 눈에서 광채가 나며 자신을 움츠러들게 하고 있었다.


“이 물건은 내 것이오. 태합과 당신이 욕심을 부릴 만하지만, 잘못된 비극을 낳을 뿐이오. 이제 당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듣고 싶소!”


‘당돌한 놈이로다.’


“하하하, 나도 잘 모른다. 다만, 이 물건은 황궁의 보물과 같은 것이다.”


물건의 주인이 자신이라며 무모하게 다가온 무솔의 용기와 더불어 또 다른 무엇인가가 있지 않을까? 란 생각에 말문을 열었다.


“나도 거기 까지는 알고 있소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이 물건들을 말하는 것인지 황궁에 있는 보물들을 말하는 것인지가 불분명하다. 둘 중 어느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것은 옛 영광을 재현할 힘이 내재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옛 고토가 회복되고 천손이 번창하게 된다는 것인데, 보물이 그러한 역할을 한다고 되어 있었다. 아니 언젠가는 천손이 옛날의 영광을 재현할 것이라 했다. 그때까지 천손을 지키는 것이 그 보물의 역할이라고나 할까? ······이 번 전쟁에서 조선의 고서적들을 닥치는 대로 수집했다. 그 서적들에서 내력을 알 수 있는 단서가 있을 수도 있겠지.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여기까지다. ······더 이상은 나도 모른다.”


미츠나리의 이야기를 들으며 놀라움과 걱정으로 가득 찼다.


‘조선에 있는 고 서적들이라······!’


세 개의 보물이 합쳐져 있는 것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두 손으로 집어 들었다.


“황궁에는 보물과 문서를 지키는 무리가 있다. 그들은 대대로 자신들의 존재를 숨기며 천손을 기다리고 있다.”


“천손이라! 혹 굽옥을 보유한 황궁이 천손이 아니오?”


‘굽옥까지······. 이놈이 어디까지 알고 있는 것일까?’


속으로 뜨끔했다.


“글쎄?”


“그런데 궁에서 보관하는 것과 이것은 비슷하면서도 다른데, 부교는 어떻게 생각하오.”


황궁의 보물들은 실제 크기였지만 무솔의 세 보물은 손바닥만 하거나 그보다 작았다.


보물을 쳐다보다가 다시 고개를 들어 잠시 무솔을 보고는 눈길을 보물에 두었다.


“황궁이 천손일 수도, 만약 황궁이 천손이면 네놈은 조선이 아니라 일본을 위해, 천손인 황궁을 위해 싸워야겠지. 아니면, 이 보물의 주인이 천손······. 글쎄? 아마도 무슨 사연이 있을···.”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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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또 다른 검 이순신 22.08.02 97 0 15쪽
169 일본 무장 손문욱 22.08.01 71 0 10쪽
168 조선 백성의 하늘을 베라 22.08.01 69 0 12쪽
167 천손 3 22.07.31 58 0 11쪽
» 천손 2 22.07.31 52 0 9쪽
165 천손 1 22.07.30 62 0 9쪽
164 주조와의 대결 22.07.30 70 0 9쪽
163 되찾은 청동거울 22.07.29 72 0 13쪽
162 히데요시의 허왕된 꿈 22.07.29 59 0 10쪽
161 세 남매 22.07.28 63 0 13쪽
160 원수의 목을 베다 22.07.28 66 0 11쪽
159 울돌목 싸움 2 22.07.27 62 0 10쪽
158 울돌목 싸움 1 22.07.27 68 0 11쪽
157 왕도깨비 22.07.26 56 0 9쪽
156 타이요우와의 결투 22.07.26 56 0 12쪽
155 배신자 준사 22.07.25 62 0 11쪽
154 두려움과 호승심 사이 22.07.25 63 0 12쪽
153 일본 장수를 사랑한 여인 22.07.24 66 0 11쪽
152 한산섬 어린 포로 22.07.24 62 0 11쪽
151 초로한 이순신 22.07.23 59 0 15쪽
150 이순신의 길 22.07.23 55 0 10쪽
149 불타는 조선의 바다 22.07.22 64 0 10쪽
148 풍전등화 22.07.22 63 0 9쪽
147 닌자들의 싸움 22.07.21 57 0 11쪽
146 묘수인가 악수인가 22.07.21 59 0 11쪽
145 또 다른 여우와의 담판 22.07.20 60 0 13쪽
144 다시 교토로 22.07.20 63 0 10쪽
143 포주 진자에몬 22.07.19 64 0 9쪽
142 여우와 너구리 22.07.19 73 0 9쪽
141 고려신사 2 22.07.18 68 0 10쪽
140 고려신사 1 22.07.18 56 0 11쪽
139 쫓겨간 에도 22.07.17 60 0 12쪽
138 추격자 마리지천 22.07.17 57 0 10쪽
137 고야산으로 2 22.07.16 62 0 9쪽
136 고야산으로 1 22.07.16 53 0 9쪽
135 또 다른 혼노지의 적 2 22.07.15 57 0 12쪽
134 또 다른 혼노지의 적 1 22.07.15 60 0 10쪽
133 사카야마의 죽음 22.07.14 62 0 11쪽
132 속고 속이는 자들 22.07.14 55 0 10쪽
131 타이요우의 폭주 22.07.13 56 0 11쪽
130 타이요우의 배신 22.07.13 65 0 9쪽
129 불타는 올빼미 둥지 22.07.12 59 0 9쪽
128 이시카와 고에몬 22.07.12 59 0 12쪽
127 오사카성 잠입 2 22.07.11 64 0 11쪽
126 오사카성 잠입 1 22.07.11 56 0 10쪽
125 다시 만난 예솔 22.07.10 67 0 10쪽
124 죽음 앞에 선 자 22.07.10 66 0 10쪽
123 지로자에몬 22.07.09 64 0 12쪽
122 사카이 거상 이마이 소큐 22.07.09 85 0 10쪽
121 쫓고 쫓기는 자 2 22.07.08 64 0 9쪽
120 쫓고 쫓기는 자 1 22.07.08 58 0 9쪽
119 소원 하나 22.07.07 75 0 8쪽
118 일본으로 압송되다 22.07.07 73 0 10쪽
117 타다츠구(단검) 22.07.06 64 0 10쪽
116 간자 료우타 22.07.06 69 0 10쪽
115 한산섬에서 만난 쥰세이 22.07.05 59 0 9쪽
114 한산섬 달 밝은 밤에 22.07.05 72 0 10쪽
113 또 다른 비밀작전 22.07.04 63 0 10쪽
112 기만작전 22.07.04 65 0 10쪽
111 논개의 죽음 22.07.03 73 0 10쪽
110 무너지는 진주성 22.07.03 66 0 8쪽
109 조선 무사와의 만남 2 22.07.02 73 0 9쪽
108 조선 무사와의 만남 1 22.07.02 72 0 11쪽
107 무솔이 되다 2 22.07.01 68 0 9쪽
106 무솔이 되다 1 22.07.01 82 0 10쪽
105 한 명호(韓命昊) 22.06.30 68 0 9쪽
104 살동이 22.06.30 72 0 9쪽
103 일본에서 쇄환된 조선인 22.06.29 62 0 10쪽
102 벗점골에 모인 사람들 22.06.29 70 0 10쪽
101 운명인가? 22.06.28 65 0 9쪽
100 숙명인가? 22.06.28 76 0 11쪽
99 가슴에 꽂힌 애기살 22.06.27 75 0 11쪽
98 조선 무사에게 쫓기다 22.06.27 67 0 11쪽
97 진주성에서 만난 철포대장 22.06.26 83 0 11쪽
96 닌자들 간의 싸움 22.06.26 67 0 11쪽
95 진주성으로 22.06.25 76 0 9쪽
94 조선 무사와의 첫 대결 22.06.25 68 0 9쪽
93 이순신을 척살하라 2 22.06.24 84 0 9쪽
92 이순신을 척살하라 1 22.06.24 68 0 8쪽
91 조선 수군의 포로가 된 쥰세이 22.06.23 75 0 9쪽
90 한산대첩 2 22.06.23 61 0 9쪽
89 한산대첩 1 22.06.22 69 0 9쪽
88 와키자카의 호승심 2 22.06.22 70 0 9쪽
87 와키자카의 호승심 1 22.06.21 67 0 10쪽
86 거북배 22.06.21 65 0 8쪽
85 복수의 서막 22.06.20 59 0 9쪽
84 동료를 베다 22.06.20 60 0 9쪽
83 조선 백성을 지켜라 +2 22.06.19 66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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