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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동인

왕도깨비 (부제-닌자가 된 조선무사)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한림팔기장
작품등록일 :
2022.04.13 12:33
최근연재일 :
2022.08.02 09:00
연재수 :
1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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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4,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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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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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기만작전

역사는 반복된다.




DUMMY

어슴푸레 날이 밝아 오자 말을 탄 무리가 급히 진주성 북문을 나가는 것이 보였다.


성벽에 올라 멀리 서쪽으로 가는 무리를 지켜본 무솔은 진주성을 몰래 나와 전라도 방향으로 달렸다.


진주성 외곽 하동으로 가는 길에서 종하와 연서를 만나 여수를 향한 암살자들을 뒤쫓았다.


쉬지 않고 달리면 섬진강 나루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었다.


이른 새벽이라 그런지 그들이 달려가는 길에는 휑하니 바람만이 스쳐 지나갔다.


앞서갔던 이개가 돌아와 숨넘어가는 소리를 했다.


“왜놈들이 섬진강을 따라 위로 올라간 것 같아요.”


“무, 무슨 소리야. 저들은··.”


“수, 수십의 말 발자국이···부, 북쪽으로 강을 따라 올라가고 있어요.”


“정말?”


건널 배가 없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 종하가 말고삐를 당기며 북쪽으로 내달렸다.


그 뒤를 따라 동료들도 말고삐를 챘다.


“왜놈들이 왜 강을 따라 올라가고 있을 까요?”


“글쎄?”


"얕은 곳을 찾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얼마를 더 올라갔을까?


강을 건널 수 있는 얕을 곳을 찾은 왜놈들이 무엇인가를 하고 있었다.


“강을 건널 곳을 찾아 올라온 것일까?"


"그렇지만 바로 건너가지 않고 있는 게 이상해요?”


종하가 무솔과 연서를 돌아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솔이 자세를 낮추고 종하 옆으로 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 저건 아마도 방어막을 치는 것 같습니다.”


“갑자기 방어막이라니, 저들은 암살조가 아닌가?”


“저도 그게 조금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배를 타고 강을 건너던지 아니라면 저 얕은 곳을 찾았으니 바로 건너가야 하는데···.”


무솔은 말을 하다 멈췄다. 저들의 행태가 이해되지 않았다.


“저, 저기···. 저, 전서구다!”


연서가 놀라 낮고 강하게 소리쳤다.


왜놈 하나가 비둘기 한 마리를 하늘로 날려 보내는 모습이 보였다.


“전서구라고···. 도대체 뭘 하려 하는 걸까?”


종하가 혼잣말로 중얼거리다 하늘을 가로질러 가는 비둘기를 보며 외쳤다.


“놓치면 안 돼!”


종하와 무솔, 그리고 여러 명이 편전을 하늘로 겨누고는 비둘기가 동쪽으로 날며 근처로 지나가기를 기다렸다가 활시위를 놓았다.


“오라버니!”


연서의 놀란 목소리에 돌아보니 또 다른 전서구 여러 마리가 하늘을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


“젠장! 저들은 우리의 존재를 의식하고 여러 마리의 전서구를 준비했어.”


“형님, 아무리 생각해도 저들의 의도를 모르겠습니다. 거기다가 전서구까지···.”


종하가 골똘히 생각하다 동료들을 바라봤다.


“내 생각에, 저들은 척후일 거야. 아마도 저 전서구가 여기를, 강을 건너갈 수 있는 위치를 알리려는 것 같아.”


“그, 그러면 대규모 군사들이 강을 건넌다는 것 아닙니까?”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왜놈들이 전라도로 진격하려는 것 같아.”


‘분명 진주성에서 철수한다고 했는데.’


전서구가 뜬지 한 시진도 지나지 않아 대규모 일본군이 섬진강 북쪽으로 올라왔다.


대부분 기마부대였다.


“역시!”


“형님, 저들의 형태가 이해되지 않습니다. 많은 부대가 본거지로 돌아갔고 일부 남은 부대도 진주성 전투에서 큰 피해를 보았기에 전라도로 간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무술은 일본군의 행태에 이해가 되지 않아 어리둥절하며 동료들을 돌아보았다.


종하를 비롯한 다른 동료들도 강을 건너고 있는 일본 기마부대를 보며 의문을 품었다.


일본군이 강을 건너자마자 무솔 일행도 조심스럽게 강을 건넜다.


강을 건너자마자 연서가 말발굽을 찾으며 적이 움직인 방향을 살폈다.


“오라버니, 여수가 아닌 강을 따라 계속 올라간 것 같아요.”


“강. 을. 따라·····.”


무솔이 중얼거리며 종하를 바라보자 종하도 고개를 갸웃하며, 동료들을 둘러보았다.


이개가 말을 몰아 여수로 향하자 종하와 무솔 일행은 강 상류로 말을 몰았다.


“종하 형님, 저기.”


얼마를 올라갔을까?


마을에서 연기가 시커멓게 올라오고 있었다.


마을에 들어서자 집들이 불타고 있었으며, 여기저기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다.


폐를 찌르는 피 냄새에 연서가 입을 손으로 막았다.


“이런 죽일 놈들·····.”


진주성과 같이 저들은 지나가는 마을마다 칼을 휘둘렀으며, 집마다 불을 질렀고 미쳐 피난 가지 못한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죽였다.


무솔은 차마 볼 수가 없어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시리도록 하늘이 푸르렀다.


“자!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어서 놈들을 따라가자!”


종하가 말을 달렸다.


다른 동료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뒤따라 말고삐를 재촉했다.


몇 개의 마을을 스쳐 지나갔다.


그 마을들 모두가 쑥대밭이었다.


무솔은 지나치는 마을마다 마음이 아팠다.


죄 없는 백성들이 저들의 칼날에 울부짖으며 쓰러져 갔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핑 돌았다.


함께 말을 달리고 있는 동료들도 마음이 아픈지 차마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놈들이 두 무리로 나누어진 것 같습니다.”


앞서가던 무솔이 뒤로 돌아보았다.


북쪽으로 진격하고 있는 일본군 무리에서 일부가 떨어져 나와 서쪽으로 간 흔적이 보였다.


“종하 형님! 저들의 이동 경로가 이상합니다.”


“뭔가 눈속임 같기도 하고.”


모두가 무솔의 말에 동의하는 눈빛이었다.


섬진강을 건너 북쪽으로 이동한 것부터가 이상했다.


이 순신을 암살하기 위해 진주성을 빠져나간 무리가 아니었든가?


“무슨 계략이 숨어 있는 것 같아요.”


연서가 종하와 무솔을 보며 근심 어린 표정으로 되물었다.


먼저 앞서갔던 지석이 돌아왔다.


“우리와의 거리는?”


“반에 반 시진 정도입니다.”


종하가 지도를 펼쳤다. 손을 머리 위로 올려 햇빛을 가리며 서쪽을 바라봤다.


‘마을을 스쳐 지나간다면, 강이 가로막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먼저가 기다리자.”



남쪽으로 내려온 스무 명 정도의 무리가 마로산성 정문 앞까지 접근해 왔다.


그들 무리보다 몇 발자국 더 앞으로 나온 무사가 성곽 위 조선군을 보고는 철포를 쏘았다.


아무 반응이 없자 한 발을 더 쏘았다.


성벽에는 병사 십여 명이 성을 지키고 있었다.


다른 조선군처럼 철포 소리에 놀라 도망가길 바라는지 다시 성 위를 살펴보고는, 뒤를 향해 발포 명령을 내렸다.


십여 발의 철포가 하늘을 찌를 듯 요란하게 울렸지만, 성곽 위에서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이상하군! 저들은 우리가 지나가는 것을 알고 우리를 유인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를 상대도 하지 않고 있다. 이상한 놈들이군!”


급한 기색이 역력한 무사가 이상하다는 듯 성곽 위를 살피며 성문으로 말을 몰았다.


종하가 누각 뒤에서 편전을 꺼내 들고 겨누자 무솔도 화살을 걸었다.


무사는 화살이 닿지 않을 거리에 멈춰 서서 크게 외쳤다.


“항복하라. 항복하, 윽!”


일본 무사가 의기양양하게 고함을 치다가 자기 가슴을 내려다보았다.


작은 화살이 자기 가슴에 박힌 모습을 보고는 다시 고개를 들어 성 위를 올려다보았다. 믿을 수 없다는 눈빛이었다.


일본 무사가 말에서 떨어졌다.


멀찍이 있던 다른 무사 하나가 급히 앞으로 달려 나오다 땅으로 떨어졌다.


화살을 시위에서 놓은 무솔이 다시 화살 하나를 꺼냈다.


자신들의 무사 두 명이 이유도 모른 채 말에서 떨어지자 겁에 질린 무사들이 멀찍이 뒤로 물러났다.


어느 정도 물러난 적들이 무엇인가 의논을 하는 것 같았다.


종하가 풀피리를 불었다.


“삐이.”


성곽 여기저기에서 화살이 적들을 향해 직선으로 날아갔다.


모여 있던 적들은 동료들이 화살에 맞아 쓰러진 후에 화살 날아오는 소리가 들리자 기겁을 하며 말을 뒤로 몰았다.


혼비백산한 적들은 말을 제대로 몰수가 없었다.


우왕좌왕하다 또 서넛이 말에서 떨어졌다.


그제야 조선의 편전이라는 것을 알아챈 적들이 백여 보를 더 물러난 뒤 분노의 눈으로 성 위를 바라보았다.


얼마간 성 밖에서 대치하고 있던 적들은 성을 등지고 말을 내 달렸다.


종하와 무솔 일행은 허수아비 병사 옆에 서서 멀어지는 적들을 바라봤다.


적들이 말을 몰아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강을 따라 내려가기 시작했다.


조선 무사들이 왜놈들을 뒤 쫓기 위해, 성을 나와 말을 급하게 몰았다.


여수로 가는 곳곳의 마을들이 불타고 있었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종하가 말을 멈추지 않고 내달렸다.


적들은 마을에 불만 지르고 백성들은 손 하나 대지 않고 재빠르게 지나갔다.


일행은 그들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다만 그들을 뒤 쫓고 있을 뿐이었다.


흔적을 따라가던 조선 무사들이 달리던 말을 멈추었다.


“종하 형님! 왜놈들이 바닷길을 따라 동쪽으로 갔습니다.”


앞서갔던 연서가 동료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종하가 말에서 내려 말 발자국이 동쪽으로 향한 것을 보며 얼굴을 찡그렸다.


그 뒤 무솔도 일본 무사들의 경로에 미안한 마음으로 멀찍이 서 있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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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또 다른 검 이순신 22.08.02 97 0 15쪽
169 일본 무장 손문욱 22.08.01 71 0 10쪽
168 조선 백성의 하늘을 베라 22.08.01 69 0 12쪽
167 천손 3 22.07.31 58 0 11쪽
166 천손 2 22.07.31 53 0 9쪽
165 천손 1 22.07.30 62 0 9쪽
164 주조와의 대결 22.07.30 70 0 9쪽
163 되찾은 청동거울 22.07.29 73 0 13쪽
162 히데요시의 허왕된 꿈 22.07.29 59 0 10쪽
161 세 남매 22.07.28 64 0 13쪽
160 원수의 목을 베다 22.07.28 66 0 11쪽
159 울돌목 싸움 2 22.07.27 62 0 10쪽
158 울돌목 싸움 1 22.07.27 69 0 11쪽
157 왕도깨비 22.07.26 56 0 9쪽
156 타이요우와의 결투 22.07.26 56 0 12쪽
155 배신자 준사 22.07.25 62 0 11쪽
154 두려움과 호승심 사이 22.07.25 63 0 12쪽
153 일본 장수를 사랑한 여인 22.07.24 66 0 11쪽
152 한산섬 어린 포로 22.07.24 63 0 11쪽
151 초로한 이순신 22.07.23 60 0 15쪽
150 이순신의 길 22.07.23 55 0 10쪽
149 불타는 조선의 바다 22.07.22 64 0 10쪽
148 풍전등화 22.07.22 63 0 9쪽
147 닌자들의 싸움 22.07.21 57 0 11쪽
146 묘수인가 악수인가 22.07.21 59 0 11쪽
145 또 다른 여우와의 담판 22.07.20 60 0 13쪽
144 다시 교토로 22.07.20 63 0 10쪽
143 포주 진자에몬 22.07.19 64 0 9쪽
142 여우와 너구리 22.07.19 73 0 9쪽
141 고려신사 2 22.07.18 68 0 10쪽
140 고려신사 1 22.07.18 57 0 11쪽
139 쫓겨간 에도 22.07.17 60 0 12쪽
138 추격자 마리지천 22.07.17 58 0 10쪽
137 고야산으로 2 22.07.16 63 0 9쪽
136 고야산으로 1 22.07.16 53 0 9쪽
135 또 다른 혼노지의 적 2 22.07.15 57 0 12쪽
134 또 다른 혼노지의 적 1 22.07.15 61 0 10쪽
133 사카야마의 죽음 22.07.14 62 0 11쪽
132 속고 속이는 자들 22.07.14 56 0 10쪽
131 타이요우의 폭주 22.07.13 57 0 11쪽
130 타이요우의 배신 22.07.13 65 0 9쪽
129 불타는 올빼미 둥지 22.07.12 60 0 9쪽
128 이시카와 고에몬 22.07.12 59 0 12쪽
127 오사카성 잠입 2 22.07.11 64 0 11쪽
126 오사카성 잠입 1 22.07.11 56 0 10쪽
125 다시 만난 예솔 22.07.10 67 0 10쪽
124 죽음 앞에 선 자 22.07.10 66 0 10쪽
123 지로자에몬 22.07.09 65 0 12쪽
122 사카이 거상 이마이 소큐 22.07.09 85 0 10쪽
121 쫓고 쫓기는 자 2 22.07.08 65 0 9쪽
120 쫓고 쫓기는 자 1 22.07.08 58 0 9쪽
119 소원 하나 22.07.07 75 0 8쪽
118 일본으로 압송되다 22.07.07 73 0 10쪽
117 타다츠구(단검) 22.07.06 64 0 10쪽
116 간자 료우타 22.07.06 69 0 10쪽
115 한산섬에서 만난 쥰세이 22.07.05 59 0 9쪽
114 한산섬 달 밝은 밤에 22.07.05 72 0 10쪽
113 또 다른 비밀작전 22.07.04 63 0 10쪽
» 기만작전 22.07.04 66 0 10쪽
111 논개의 죽음 22.07.03 73 0 10쪽
110 무너지는 진주성 22.07.03 66 0 8쪽
109 조선 무사와의 만남 2 22.07.02 74 0 9쪽
108 조선 무사와의 만남 1 22.07.02 72 0 11쪽
107 무솔이 되다 2 22.07.01 68 0 9쪽
106 무솔이 되다 1 22.07.01 82 0 10쪽
105 한 명호(韓命昊) 22.06.30 68 0 9쪽
104 살동이 22.06.30 72 0 9쪽
103 일본에서 쇄환된 조선인 22.06.29 62 0 10쪽
102 벗점골에 모인 사람들 22.06.29 70 0 10쪽
101 운명인가? 22.06.28 65 0 9쪽
100 숙명인가? 22.06.28 76 0 11쪽
99 가슴에 꽂힌 애기살 22.06.27 75 0 11쪽
98 조선 무사에게 쫓기다 22.06.27 67 0 11쪽
97 진주성에서 만난 철포대장 22.06.26 84 0 11쪽
96 닌자들 간의 싸움 22.06.26 68 0 11쪽
95 진주성으로 22.06.25 76 0 9쪽
94 조선 무사와의 첫 대결 22.06.25 68 0 9쪽
93 이순신을 척살하라 2 22.06.24 84 0 9쪽
92 이순신을 척살하라 1 22.06.24 68 0 8쪽
91 조선 수군의 포로가 된 쥰세이 22.06.23 76 0 9쪽
90 한산대첩 2 22.06.23 61 0 9쪽
89 한산대첩 1 22.06.22 69 0 9쪽
88 와키자카의 호승심 2 22.06.22 71 0 9쪽
87 와키자카의 호승심 1 22.06.21 67 0 10쪽
86 거북배 22.06.21 66 0 8쪽
85 복수의 서막 22.06.20 60 0 9쪽
84 동료를 베다 22.06.20 61 0 9쪽
83 조선 백성을 지켜라 +2 22.06.19 67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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