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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동인

왕도깨비 (부제-닌자가 된 조선무사)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한림팔기장
작품등록일 :
2022.04.13 12:33
최근연재일 :
2022.08.02 09:00
연재수 :
1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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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4,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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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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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불타는 올빼미 둥지

역사는 반복된다.




DUMMY

다카도라 성주와 군사, 그리고 칸베에 부관이 성주의 어전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부관, 섬과의 관계를 하루 속히 지우게. 가능한 한 빠를수록 좋겠지.”


“알겠습니다. 성주님.”


칸베에가 나가자 우에스키가 다카도라 성주 가까이 다가갔다.


“말씀드리기 송구합니다만, 요시카쓰님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


“섬과 단절을 하려면 요시카쓰님과의 관계도 끝내야 합니다.”


“나도 알고 있네. 군사는 잠시 나에게 말미를 주게.”


우에쓰키가 성주의 말 한마디에 더 이상 센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다시 성주의 눈치를 살폈다.


성주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열린 장지문 너머로 눈길을 주고 있었다.



“관백 전하 안색이 좋지 못합니다.”


“이게 다 그대들의 충성이 부족하기 때문이오.”


“아니,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다카도라가 사색이 되어 고개를 들고 히데츠구를 올려다봤다.


“당장 타이요우라는 자를 죽이시오. 올빼미섬을 동원하던 아니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그자를 죽이시오. 실패하든 성공하든, 올빼미섬도 바다로 가라앉히시오.”


무슨 영문인지 몰라 눈만 멀뚱멀뚱할 뿐이었다.




다카도라가 주라쿠성에서 있었던 일로 마음이 심란했다.


“저······, 성주님, 관백 전하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어······? 좀 더 고민을 해보세.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고에몬 사건으로 골치 아프게 되었습니다. 그자가 그저 단순한 도둑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네만, 지금으로서는 뾰족한 수가 없지 않은가?”


“관백 전하에 대한 소문도 좋지 않습니다. 조선에 있는 동안 관백 전하께서 아니 엄밀하게 보면 요도도노님이 아드님을 생산하신 후 관백 전하께서 변하셨습니다.”


“앞뒤가 바뀐 것 같네. 태합 전하께서 변하셔서 그렇겠지.”


“후계자에서 밀려날 거란 소문도 돌고 있습니다.”


교토와 수도권 일대에서 언제부터인가 관백 히데츠구에 대한 좋지 못한 소문들이 나돌았다.


매일 술을 마시고 돌아다니며 길거리에서 만나는 여자들을 겁탈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죽여 버린다는 것이다.


주라쿠성에서 연락이 와 급히 성으로 들어간 다카도라가 히데츠구에게 자중할 것을 아뢰었다가 술병에 얼굴을 맞을 뻔했었다.


다시 주라쿠성의 일을 떠 올리는지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런 성주의 안색을 살핀 우에쓰키가 다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오사카에 후계자가 태어난 이상 태합 전하의 성미로 볼 때 분명히 무슨 사달이 날 것입니다.”


“물론, 소문의 일부는 사실이지만 누군가 의도적으로 좋지 못한 소문을 퍼뜨린다고 보네 만.”


“사실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만약 이러한 소문이 태합 전하께 들어가게 되면, 기회는 이때다 하시고는 후계자 자리를 빼앗을 것입니다. 지금은 태합 전하의 소생이 태어났기 때문에 조심해야 할 때인데 관백 전하는 갈수록 어긋나고 있습니다.”


“군사, 죠유지가 돌아오면 소문의 진상을 알아보게 하게. 나름대로 대책을 세워서 보고하도록 하고. 피곤하네. 이만하세나.”


머리가 지끈거려 더 이상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스스로 물러나면 좋으련만.’




무솔이 아카쿠마를 타고 교토로 달렸다.


교토의 다카도라 성주 저택에 머물던 센이 라나의 소식을 전해와 바로 교토로 달렸다.


어떻게 달렸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센이 기다렸다가 달려 나왔다.


“센.”


“타이요우가 라나님을 데리고 나갔어요.”


“아니, 무슨 소리야. 내가 요청했을 때도 주지 않던 라나님을 왜 타이요우가 데리고 가?”


“며칠 전 타이요우가 누군가를 데리고 어느 절에 머물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습격했는데 용케 타이요우가 빠져나갔어요. 그런데 그게 글쎄 타이요우와 함께 있었던 사람이 라나님이라고······.”


“정말이야? 타이요우가 라나님을 데리고 갔다고, 아니 주라쿠성에 계셔야 할 라나님이 왜 그놈과 함께 있는 거지.”


“저도 그게 이해가 되지 않아요.”


“타이요우 이놈! 이 미친놈. 내가, 내가 진작 죽였어야 하는 건데.”


료우타의 반응에 센이 너무 놀라 두 눈이 동그래졌다.


지금까지 저렇게 화가 난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형······, 타이요우가 관청으로 도망을 갔어요.”


조금 진정하자 센이 말했다.


“뭐? 관청이라니.”


“숨은 곳을 찾지 못해 애태웠는데, 어제 정보원으로부터 뜻밖에도 타이요우 소식을 듣게 된 거예요. 예전엔 왕궁이었는데 근래에 교토의 행정 업무를 보는 니조성이라고.”


“니조성?”


“예, 그곳에 미츠나리가 부교로 있어요.”


“미, 미츠나리?”


미츠나리라는 말에 머리가 하얘졌다.


사카야마가 미츠나리에 대해 알아보려 했던 일들이 떠올랐다.




천수각 뒤로 별똥별이 꼬리를 길게 늘어뜨리며 떨어졌다.


지난번처럼 주라쿠성의 비밀 통로를 통해 천수각으로 올라가 안으로 숨어들었다.


“라나님은 어떻게 된 것입니까?”


“나도 어쩔 수가 없었어. 네 놈이 실패했기 때문에 나까지 곤란하게 되었다.”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 오사카성과 라나님이 무슨 관련이 있다고 그러십니까?”


히데츠구는 딱하다는 듯이 무솔을 노려보았다.


“그놈이 날 협박했어. 라나를 내놓지 않으면 역모로 발고 하겠다고······.”


히데츠구의 표정이 한심하다는 듯 무솔을 쏘아보았다.


“네? 타이요우가요?”


“그놈이 이시카와 고에몬이라는 놈과 엮어서 날 협박했다. 도대체 일을 어떻게 처리했기에 내가 그따위 하찮은 놈에게 협박당해야 하나. 쳐 죽일 놈들.”


그때를 생각하는지 히데츠구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아!’


무솔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잘못하다가는 화가 자신에게 미칠까 급히 목례하고 밖으로 나왔다.


다음 날, 오사카로 내려와 하이난의 집에 들렀다.


동생 예솔이가 무솔의 부탁으로 하이난의 집에 머물고 있었다.


하이난은 동생이 불편하지 않도록 잘 대해주었다.


무솔이 예솔이와 담소를 나누고 있는데 하이난이 달려들어 왔다.


“오마찌 별채가 모, 몰살당했어요.”


“네?”


“타이요우가 군사들을 이끌고 와 투항을 권했는데 저항하자 별채와 상점을 불태우고 그곳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죽였어요. 마천루에도 와서는 협조하지 않으면 모두 잡아들이겠다고 협박하고 갔어요.”


너무 놀라 일어서다 머리가 어지러운지 탁자를 짚었다.


“이게 다가 아니에요. 타이요우가 사카이에 있는 상점과 상단을 장악했고 지금 군사들을 이끌고 섬으로 향했다고 해요.”




배를 타고 와카야마로 가 거기서 다시 배를 구해 섬으로 향했다.


마침 남쪽으로 부는 바람에 빠른 속도로 배가 앞으로 나아갔다.


무솔은 배 이물에 서서 안절부절못하며 멀리 바다를 건너 다 보았다.


바닷바람에 얼굴이 일그러진 것인지 잔뜩 인상을 쓰고는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배가 동남쪽으로 돌아들자 멀리 남쪽 하늘에 뿌연 연기가 퍼지고 있었다.


“아!”


더디 가는 배를 원망할 수도 없는 무솔은 답답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었다.


비록 자신의 과거를 알면서도 묻어버린 곳이며 또한 자신의 생명을 살려낸 곳으로 라나와의 추억이 깃든 고향과 같은 곳이었다.


눈앞에 건물들이 연기와 불에 휩싸여 타오르고 있었으며, 시커먼 연기가 하늘로 끝도 없이 올라가도 있었다.


섬이 가까워졌다.


뿌연 연기를 뒤로 하고 군선 하나가 맞은편에서 다가오고 있었다.


분노로 인해 충혈된 눈으로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며 군선을 노려보았다.


군선 난관에 선 자가 무솔을 보고는 웃었다.


군선이 무솔이 탄 배 옆으로 지나갔다.


당장이라도 건너가 웃는 놈의 아가리를 주먹으로 치고 싶었으나, 두 주먹을 꽉 쥔 채 잔뜩 노려보기만 했다.


놈이 무솔의 눈빛에 몸을 움츠리며 고개를 돌렸다.


군선이 물결을 남기며 오사카만으로 멀어지고 있었다.


“타이요우! 네놈을 가만두지 않겠다.”


허공을 향해 고함을 지르고는 두 주먹을 꼭 쥐고 배에서 뛰어내려 마을로 달렸다.


붉은 기운이 가시며 건물들이 잿더미로 무너져 내렸다.


“촌장님! 사카야마님!”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마을 이곳저곳을 뛰어다녔다.


‘······.’


건물들이 불타고 섬 전체가 어지럽혀져 있었지만, 섬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그들의 시체도 없었다.


‘군사들이 시체마저 없앤 건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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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또 다른 검 이순신 22.08.02 97 0 15쪽
169 일본 무장 손문욱 22.08.01 71 0 10쪽
168 조선 백성의 하늘을 베라 22.08.01 69 0 12쪽
167 천손 3 22.07.31 58 0 11쪽
166 천손 2 22.07.31 53 0 9쪽
165 천손 1 22.07.30 62 0 9쪽
164 주조와의 대결 22.07.30 70 0 9쪽
163 되찾은 청동거울 22.07.29 72 0 13쪽
162 히데요시의 허왕된 꿈 22.07.29 59 0 10쪽
161 세 남매 22.07.28 63 0 13쪽
160 원수의 목을 베다 22.07.28 66 0 11쪽
159 울돌목 싸움 2 22.07.27 62 0 10쪽
158 울돌목 싸움 1 22.07.27 68 0 11쪽
157 왕도깨비 22.07.26 56 0 9쪽
156 타이요우와의 결투 22.07.26 56 0 12쪽
155 배신자 준사 22.07.25 62 0 11쪽
154 두려움과 호승심 사이 22.07.25 63 0 12쪽
153 일본 장수를 사랑한 여인 22.07.24 66 0 11쪽
152 한산섬 어린 포로 22.07.24 63 0 11쪽
151 초로한 이순신 22.07.23 59 0 15쪽
150 이순신의 길 22.07.23 55 0 10쪽
149 불타는 조선의 바다 22.07.22 64 0 10쪽
148 풍전등화 22.07.22 63 0 9쪽
147 닌자들의 싸움 22.07.21 57 0 11쪽
146 묘수인가 악수인가 22.07.21 59 0 11쪽
145 또 다른 여우와의 담판 22.07.20 60 0 13쪽
144 다시 교토로 22.07.20 63 0 10쪽
143 포주 진자에몬 22.07.19 64 0 9쪽
142 여우와 너구리 22.07.19 73 0 9쪽
141 고려신사 2 22.07.18 68 0 10쪽
140 고려신사 1 22.07.18 56 0 11쪽
139 쫓겨간 에도 22.07.17 60 0 12쪽
138 추격자 마리지천 22.07.17 57 0 10쪽
137 고야산으로 2 22.07.16 62 0 9쪽
136 고야산으로 1 22.07.16 53 0 9쪽
135 또 다른 혼노지의 적 2 22.07.15 57 0 12쪽
134 또 다른 혼노지의 적 1 22.07.15 60 0 10쪽
133 사카야마의 죽음 22.07.14 62 0 11쪽
132 속고 속이는 자들 22.07.14 55 0 10쪽
131 타이요우의 폭주 22.07.13 56 0 11쪽
130 타이요우의 배신 22.07.13 65 0 9쪽
» 불타는 올빼미 둥지 22.07.12 60 0 9쪽
128 이시카와 고에몬 22.07.12 59 0 12쪽
127 오사카성 잠입 2 22.07.11 64 0 11쪽
126 오사카성 잠입 1 22.07.11 56 0 10쪽
125 다시 만난 예솔 22.07.10 67 0 10쪽
124 죽음 앞에 선 자 22.07.10 66 0 10쪽
123 지로자에몬 22.07.09 64 0 12쪽
122 사카이 거상 이마이 소큐 22.07.09 85 0 10쪽
121 쫓고 쫓기는 자 2 22.07.08 64 0 9쪽
120 쫓고 쫓기는 자 1 22.07.08 58 0 9쪽
119 소원 하나 22.07.07 75 0 8쪽
118 일본으로 압송되다 22.07.07 73 0 10쪽
117 타다츠구(단검) 22.07.06 64 0 10쪽
116 간자 료우타 22.07.06 69 0 10쪽
115 한산섬에서 만난 쥰세이 22.07.05 59 0 9쪽
114 한산섬 달 밝은 밤에 22.07.05 72 0 10쪽
113 또 다른 비밀작전 22.07.04 63 0 10쪽
112 기만작전 22.07.04 65 0 10쪽
111 논개의 죽음 22.07.03 73 0 10쪽
110 무너지는 진주성 22.07.03 66 0 8쪽
109 조선 무사와의 만남 2 22.07.02 73 0 9쪽
108 조선 무사와의 만남 1 22.07.02 72 0 11쪽
107 무솔이 되다 2 22.07.01 68 0 9쪽
106 무솔이 되다 1 22.07.01 82 0 10쪽
105 한 명호(韓命昊) 22.06.30 68 0 9쪽
104 살동이 22.06.30 72 0 9쪽
103 일본에서 쇄환된 조선인 22.06.29 62 0 10쪽
102 벗점골에 모인 사람들 22.06.29 70 0 10쪽
101 운명인가? 22.06.28 65 0 9쪽
100 숙명인가? 22.06.28 76 0 11쪽
99 가슴에 꽂힌 애기살 22.06.27 75 0 11쪽
98 조선 무사에게 쫓기다 22.06.27 67 0 11쪽
97 진주성에서 만난 철포대장 22.06.26 84 0 11쪽
96 닌자들 간의 싸움 22.06.26 68 0 11쪽
95 진주성으로 22.06.25 76 0 9쪽
94 조선 무사와의 첫 대결 22.06.25 68 0 9쪽
93 이순신을 척살하라 2 22.06.24 84 0 9쪽
92 이순신을 척살하라 1 22.06.24 68 0 8쪽
91 조선 수군의 포로가 된 쥰세이 22.06.23 75 0 9쪽
90 한산대첩 2 22.06.23 61 0 9쪽
89 한산대첩 1 22.06.22 69 0 9쪽
88 와키자카의 호승심 2 22.06.22 70 0 9쪽
87 와키자카의 호승심 1 22.06.21 67 0 10쪽
86 거북배 22.06.21 65 0 8쪽
85 복수의 서막 22.06.20 60 0 9쪽
84 동료를 베다 22.06.20 60 0 9쪽
83 조선 백성을 지켜라 +2 22.06.19 66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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