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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류객잔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암팡군
작품등록일 :
2014.02.15 15:03
최근연재일 :
2015.09.18 19:14
연재수 :
10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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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8,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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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23,106

작성
15.02.1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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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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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제 13막 14장

DUMMY

윤휘랑과 네 명의 고수들이 싸운 곳은 거의 초토화가 되어 있었다. 땅은 곳곳이 파여 있었고, 언제든지 한 자리에 서 있을 것 같았던 고목들은 기둥에 상처를 입거나 혹은 부러져 있었다.

그런 곳에 연정민이 홀로 서서 숨을 천천히 내쉬었다. 그는 꽤나 많이 지쳐보였는데, 그나마 서 있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추혼객, 풍령자, 도룡검객을 비롯한 혈랑진을 구축하던 열 다섯 명의 무인은 땅에 뻗어 있었다.

연정민이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으며 중얼거렸다.

“하…….하……. 이거…….참 놀랍군…….”

그는 바닥이 파인 곳에서 힘겹게 서서는 중얼거렸다. 그의 자조 섞인 미소에는 어쩐지 만족감이 섞여 있는 듯 했다. 그의 표정은 밝아 보였다. 간신히 자리에서 버티고 있던 그는 앞에 서서 무심한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윤휘랑에게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이거……. 우리 네 명을 모두 이길 수 있을 줄은 몰랐군…….”

그의 물음에 윤휘랑은 피딱지가 살짝 앉은 손가락으로 볼을 긁고는 대답했다.

“다수를 상대하는 건 이골이 났거든.”

무위는 윤휘랑이 확실히 높았다. 만약 개개인으로 싸운다면 가볍게 제압을 할 정도로. 하지만 쪽수라는 것은 역시 무시할 것이 못되었다. 네 명의 절정고수가 한꺼번에 달려드니 윤휘랑도 꽤나 고전할 듯싶었다.

하지만. 윤휘랑은 처음 무공을 배울 때부터 기본적으로 다수를 상대하는 것을 먼저 배웠고, 산적을 상대로 수많은 실전을 겪었기에 다수를 상대하는 것은 다른 사람보다 꽤나 능했다. 거기다가 결정적으로 그들 사이에선 경지에 차이가 존재했다. 높은 경지에 있는 사람을 낮은 경지에 무인이 절대 이길 수 없다는 법은 없었지만 그래도 힘든 것은 사실이었다.

“그런가……?”

윤휘랑의 대답에 연정민은 납득은 가지 않았지만 어쩐지 웃음이 났다. 그는 몇 번 싱글싱글 웃더니, 결국에 자리에 쓰러져 버렸다. 그의 몸 곳곳에 난 상처를 생각한다면 지금까지 버틴 것도 용했다.

그런 그를 보며 윤휘랑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아 오랜만에 재밌게 싸웠다.”

한 동안 제대로 된 전투를 못해본 그였다. 몇 몇 전투가 있긴 있었지만 그의 피를 들끓게 하는 것은 없었다. 그런데 오늘 오랜만에 그런 상대들을 만났고 그들과 속이 후련해지도록 싸운 것이었다.

‘다행이도 죽은 놈은 없는 것 같군.’

싸우는 것은 좋았지만 누구를 죽이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그였다. 어찌 보면 모순적인 이야기지만 그는 그러했다. 지금 뻗은 연정민을 제외하고 열 여덟 명의 인원은 모두 기절해 있었다. 열다섯의 무인은 진이 깨진 충격으로, 나머지 세 명은 내기가 엉망이 되어 기절해 있었다. 만약 누군가가 이런 광경을 보았다면 꽤나 흥미로워 했을 것이었다.

자신을 죽이자고 덤비는 이들을 기절만 시키고 제압하는 것이 쉬울까? 절대 아니었다. 그런데 윤휘랑은 그것을 해낸 것이었다.

“으드드드득!”

윤휘랑이 피로한 몸을 풀기 위해 기지개를 켜는 순간 그에게 쪼르르 달려와 말을 건네는 이가 있었다. 멀찍이서 관전 하고 있던 연상화였다. 그녀는 기회는 이때다 하고 윤휘랑을 보며 다급하게 외쳤다.

“객주님!”

그녀의 부름에 윤휘랑이 의아한 표정으로 돌아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에 연상화가 다급하게 말했다.

“기회는 이때에요! 힘드시겠지만 지금 이곳에서 빠져 나가시는 게…….”

그녀의 건의에 윤휘랑이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녀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그럴 듯 하네. 그럼 가볼까?”

그의 꽤나 만신창이였다. 혈랑진을 빠져나올 때에도 몸에 충격이 쌓여 있었고, 그것들을 모두 풀기 전에 네 명의 고수와 전투를 벌였다. 그런 상황에서 추가 지원군이라도 온다면 두 사람은 끝장이었다. 그들은 서둘러 이동하려고 몸을 움직였다.

그 때 어디선가 묘령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왠지 익숙한 목소리에 윤휘랑이 귀를 쫑긋거렸다.

“미안하지만, 그건 안 돼.”

어디선가 들려오는 목소리에 연상하는 급히 검을 뽑아들고는 외쳤다.

“누구냐! 모습을 드러내라!”

연상화가 다급한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윤휘랑이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연상하는 알고 있었다. 윤휘랑이 혈랑진을 깨부수고 전투를 벌인 이후로 움직임이 살짝 둔해진 것을. 그의 몸에 피로가 누적 된 것을 연상하는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새로운 고수는 치명적 인 것이다.

연상화가 검을 뽑아들고 외치자 그녀의 앞에 있던 나무 뒤에서 한 남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네놈들은 누구지?”

연상화의 물음에 여자가 살짝 웃고는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입을 열어 연상화에게 장난기 있는 목소리로 인사했다.

“연상화. 이런 곳에서 볼 줄은 몰랐네. 오랜만이다~”

장난스러운 인사에 연상화는 눈살을 찌푸리고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곧이어 그녀의 정체를 알아채고는 놀라 입을 열려 할 때, 그녀의 외침을 막는 목소리가 옆에서 흘러 나왔다. 그녀는 그 목소리에 입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네가 여긴 왜 있는 거냐?”

윤휘랑이 어이없어 하는 말투로 묻자 묘령의 여인. 사하현은 배시시 웃으며 대답했다.

“왜긴 왜야. 네 가 무공을 안 가르쳐주고 도망가니까 네놈 잡으러 왔지.

그녀의 대답에 윤휘랑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허참……. 어이가 없어서…….”

윤휘랑의 중얼거림에 사하 현이 볼을 부풀렸다. 그런 모습을 윤휘랑이 어이가 없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던 연상화가 끼어들어 물었다.

“당신이 여기는 어떻게? 그리고 그 옆에 있던 남자는 누구……. 강현!?”

연상화는 여기 어떻게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녀의 옆에는 그녀보다 더 이곳에 왜 있는지 모를 존재가 있었다.

연상화의 물음에 사하 현이 대답했다.

“저놈한테 무공을 배우는 중인데 안 가르쳐주고 도망갔잖아? 그런 놈을 잡으려고 나왔는데……. 음……. 어쩌다 보니 여기 있네?”

“뭔가 중간에 생략 된 것 같습니다?”

“기분 탓이야. 기분 탓”

사하현의 애매한 대답에 연상화가 딴죽을 걸었다. 그러자 사하 현이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그런 그녀를 보며 연상화는 묻기를 포기했다. 대신 윤휘랑이 물었다.

“그런데 옆에 있는 그 사람은 누구지?”

윤휘랑의 직접적인 질문에 사하현 대신 남자가 대답했다.

“저는 당신을 알고 있는데……. 절 모르시나요?”

남자의 물음에 윤휘랑이 알쏭달쏭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 그의 표정을 본 남자가 살짝 고소를 짓고는 대답했다.

“뭐, 모르실 만도 하지요. 어찌 되었든 저는 강현입니다. 저기 쓰러져 있는 이들에 수장이지요.”

강현의 대답에 윤휘랑이 순간 멈칫했다. 생각보다 맹주란 자가 젊어서이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적인 자신의 앞에서 스스로 지위를 밝힌 강현에 대한 배포인지 아니면 오만인지 모를 그것에 대해 윤휘랑은 살짝 놀란 것이다.

상대를 언제 만났나 하고 생각하고 있던 그에게는 깜짝 놀랄만한 대답이었다.

강현이 말했다.

“뭐, 연상화 자네도 그렇고 소협도 그렇고 그리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설마 제가 복수를 하겠다고 설치기야 하겠습니까?”

강현의 대답에 윤휘랑이 다시 움찔했다. 사실 그렇게 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하고 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 그를 보며 강현이 생긋 웃으며 말했다.

“뭐, 팔 하나 정도 부러트리고, 관절 마디마디마다 끊어버리고 연상화 자네는 알고 있는 것을 모두 불 때까지 고문하는 정도? 이 정도로 끝나겠지요. 하하하.”

강현의 이야기에 두 사람의 이마에 살짝 식은땀이 흘렀다. 만약 죽자고 덤비면 못 이길 것도 없었지만 지금 윤휘랑의 상태를 보아하면 그러기는 힘들어 보였다. 두 사람이 식은땀을 흘리자 강현이 다시 웃으며 말했다.

“농입니다. 설마 제가 그러겠습니까?”

‘전혀 농 같지 않은데……?’

그가 자신을 볼 때 순간 살기가 흘러나온 것을 생각하면 전혀 농 같지가 않았다. 하지만 농이라니 어쩌겠는가. 윤휘랑은 그저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 볼 뿐이었다.

강현이 윤휘랑을 보며 웃더니 말했다.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건협맹의 맹주를 맡고 있는 강현입니다.”

어떻게 보면 한 단체에 수장이 한낱 객잔의 객주에게 이렇게 정중하게 인사를 하는 것도 웃겼다. 하지만 그것은 한 강한 무인에게 보내는 존경에 표시. 그 이하도 그 이상도 아니었다. 물론 그 밑바닥에는 살짝 계산이 깔려 있었지만 그 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 있었다.

“이류객잔의 객주를 맡고 있는 윤휘랑이라고 합니다.”

꽈아아악-!

‘……?’

어쩐지 강현의 손에 힘이 꽉 들어갔다. 그런 상황에 윤휘랑이 그를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그러자 강현이 생긋 웃었다.

사건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윤휘랑이 손을 놓고는 그에게 물었다.

“이유는 알 것 같지만 예의상 물어보겠습니다. 왜 저희 앞을 가로 막고 있으신지요?”

윤휘랑의 물음에 강현 또한 생긋 웃으며 대답했다.

“아신다고 하니 굳이 대답 드리고 싶지는 않지만 물어보시니 대답해 드리지요. 정도맹으로 귀환 하시는걸 방해하고 있습니다.”

그가 생긋 웃으며 대답하자 윤휘랑이 그에게 다시 물어보았다.

“어째서 귀환 하는걸 방해 하시는 건가요?”

윤휘랑의 물음에 강현이 대답했다.

“여기 있는 연상화 이 친구와, 객주님은 저희 본단에 위치를 앎은 물론이고 저희 맹원들에게 상해를 입혔고, 또 결정적으로 장현백에 계획을 알아내기 위해선 두 분이 필요합니다.”

강현의 솔직한 대답에 윤휘랑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의 시선에 강현이 생긋 웃더니 덧붙였다.

“어차피 상처도 치료하셔야 되지 않으십니까. 같이 가시지요. ‘손님’으로 모시겠습니다. 물론 옆에 있는 연상화 자네 또한.”

강현의 이야기에 윤휘랑이 고민했다. 그 때 사하현이 끼어들며 말했다.

“여기서 이러지 말고 돌아가는 것이 어떤가요? 저 사람들도 저기다 계속 버려 둘 수는 없을 텐데……. 너도 엉망진창이잖아? 치료 받으라고.”

사하현의 제안에 강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말 대로였다. 쓰러져 있는 이들을 계속해서 바닥에 뒹굴게 할 수도 없었고, 윤휘랑의 온 몸에선 피비린내와 함께 곳곳에 상처가 보였다. 몇 몇 상처에선 심하지는 않지만 약간씩 피가 배어 나오고 있는 것을 보아하니 내버려 두면 곯을 성 싶었다.

‘이 사람이라니……. 그 정도로 가까운 사이라는 건가?’

그 와중에 사하현의 말에 살짝 상처받은 강현이었다. 그런 그를 뒤로하고 강현의 제안을 들은 연상화가 옆에서 격렬하게 반대했다.

“지……. 지금 어딜 가시겠다는 건가요? 건협맹 본단? 지금 적진 한복판에 그대로 들어가시겠다는 말씀인가요? 저는 반대에요!”

그녀의 격렬한 반대에 강현이 살짝 웃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지금 자네는 이곳에서 의견을 낼 수 있는 위치가 아닐 터인데?”

어느새 그녀의 목 언저리에는 날카로운 검이 위치해 있었다. 강현의 옆구리에 메여있던 검이었다. 믿고 있던 윤휘랑마저 심드렁한 표정으로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강현이 그 상태에서 생긋 웃으며 말했다.

“자네는 그냥 조용히 따르면 되는 걸세. 알겠나?”

강현의 말대로 연상화는 현재 이 무리에서 의견을 피력하기에는 힘도, 위치도 아무것도 가진 것이 ㅇ벗었다. 그저 그녀는 지금까지 윤휘랑의 휘광에 힘입어 지금까지 목숨을 부지 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혈랑진에서 살아남은 것, 지금 자신의 목이 붙어 있는 것 모두 윤휘랑의 덕택이었다.

“아…… 알겠습니다……”

분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녀는 좋게 생각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그래도 잘하면 이곳 상황을 제대로 살필 수 있을 거야……!’

어찌 생각해보면 정도맹 본단을 제대로 살필 수 있는 기회였다. 그녀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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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제 13막 16장 +3 15.05.15 1,733 50 13쪽
100 제 13막 15장 +7 15.04.28 2,152 5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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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제 13막 3장 +5 14.12.23 3,871 138 12쪽
85 제 13막 2장 +5 14.12.19 3,588 113 12쪽
84 제 13막 1장 +4 14.12.12 4,637 159 12쪽
83 제 12막 7정 +4 14.12.09 4,941 146 12쪽
82 제 12막 6장 +4 14.12.05 5,891 218 12쪽
81 제 12막 5장 +6 14.12.02 5,475 192 14쪽
80 제 12막 4장 +9 14.11.28 6,355 188 12쪽
79 제 12막 3장 +5 14.11.25 4,718 177 12쪽
78 제 12막 2장 +6 14.11.21 5,363 183 12쪽
77 제 12막 1장 +6 14.11.18 5,763 17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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