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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류객잔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암팡군
작품등록일 :
2014.02.15 15:03
최근연재일 :
2015.09.18 19:14
연재수 :
10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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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4.07.0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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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제 8막 1장

DUMMY

그녀는 그날 일을 회상하며 자신의 목적을 상기했다. 자신의 목적은 오로지 광도법의 후반부. 유상진의 바람과는 다르게 그녀의 세상은 아직까지 도 하나뿐이었다.

“으으……. 어쨌든 광도법의 후반부를 익히려면 얼른 해치워야지.”

그녀는 자신의 목표를 생각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이번에는 운 좋게도 맞는 방향이었다.


**


“야시장?”

“예! 얼마 후에 거리에서 한데요!” 하루의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는 휘랑에게 야민과 아민이 희윤이를 앞에 세워 휘랑에게 말했다. 그 말에 휘랑은 턱을 매만지며 물었다.

“그러니까 거기 가자고?”

“네!”

휘랑의 물음에 세 사람이 눈을 반짝거리며 대답했다. 그 대답에 휘랑은 잠시 고민하더니 옆에서 하루의 수입을 계산해 장부에 기입하던 희민을 쳐다보았다. 휘랑의 시선에 희민은 어쩔까 하고 턱을 매만지며 잠시 고민을 하더니 이내 대답했다.

“저희가 객잔을 개점한지 벌써 몇 달이 다 되어 가는데도 그동안 쉬는 날이 한 번도 없었으니 하루쯤은 아이들에게도 또 객주님에게도 휴가를 주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 하네요.”

희민의 말에 휘랑이 흐음 하고 고심을 하더니 또랑또랑한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세 사람을 보고 피식 웃고는 말했다.

“그렇다는데?”

휘랑의 말에 세 사람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물었다.

“그 말씀은……?”

세 사람의 물음에 휘랑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가자.”

“이얏호!”

휘랑의 말에 야민이 기쁜 듯 환호성을 내질렀다. 남은 두 사람도 마찬가지로 기쁜 듯 얼굴에 함박웃음을 띄우며 환호했다. 그러다가 인향이 들어오자 그곳으로 달려가서 서로 만세를 부르고 있었다.

‘이럴 때는 완전 애들이군.’

그 모습을 보며 휘랑이 생각했다. 어른 못지않게 성실히 일하는 야민이나 생각이 어른보다도 깊은 아민이나, 평소에는 전혀 아이 같지 않은 모습을 보여 종종 그들이 아직 열 살을 갓 넘긴 것을 잊고는 한다. 하지만 가끔 이렇게 아이다운 모습을 보일 때면 그들이 자신의 나이를 찾은 것 같아 기뻤다.

아이는 아이다워야 한다. 요즘같이 흉흉한 세상에서 흔하지 않은 생각이지만 적어도 휘랑은 그렇게 생각했다.

‘뭐, 그런 나도 그런 아이들을 부려먹는 입장이지만.’

휘랑은 그렇게 생각하고는 다시 장부에 집중하고 있는 희민을 보며 물었다.

“그런데 야시장이 뭐하는 곳입니까?”

휘랑의 물음에 희민이 장부에서 눈을 떼고는 황당한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 시선에 휘랑이 자기도 조금 민망했는지 볼을 긁적였다. 그 모습에 희민이 잠시 미소를 짓더니 설명해 주었다.


*


소주 밤거리에 열리는 야시장은 그 규모가 광대하다. 동네 야시장이라고 부르지 못할 정도로 광대한 규모였는데, 그 이유는 알다시피 소주 한 가운데를 뚫는 거대한 운하 때문이었다. 평소에도 그렇지만 야시장이 서는 날이면 그 운하에는 수십 척의 나룻배들이 앞 다투어 배를 띄워 손님들에게 맛이 무르익은 과일이나 여러 가지 정체불명의 음식, 혹은 뱃놀이를 즐기려는 사람들을 위해 기녀 등을 준비해놓고 손님들을 맞이한다. 소주 거리에서 열리는 야시장은 그 규모가 규모인 만큼 몇 달에 한 번씩 열리지만 그때 장이 서는 날이면 강소성 전체에서 사람이 모여든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사람이 소주에 모여들었다.

“자 쌉니다 싸요! 평과苹果가 싸요!”

“어머 거기 가는 멋진 오라버니! 즐기고 가지 않으시겠어요?”

“으하하하핫!”

많은 사람들이 모이다 보면 별의별 사람들이 다 모인다. 거나하게 술을 몇 잔 걸치고 즐겁게 웃는 사람, 그런 남자들을 꾀는 홍기들, 돈을 벌기 위해 과일 따위를 파는 노점상인들 등등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람냄새를 물씬 풍기기도 또는 위험한 냄새를 풍기기도 하는 곳이 시장이었다.

“늦는구나.”

“그러게요…….” 야시장의 입구. 그곳에서 휘랑과 야민, 인향, 희윤이 사라진 세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날에는 여자라면 꾸며야 한다며 야혼과 희민의 손을 붙잡고 사라진 아민이 장장 반시진이 지나도 돌아오지를 않고 있었다.

슬슬 휘랑의 볼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 할 때, 야민이 저 멀리서 오는 세 사람을 보고 소리쳤다.

“아 왔다!”

“오오……드디어 오는 건가?”

야민의 말에 휘랑의 볼은 부풀어 오르다 말고 줄어들었다. 그래도 휘랑은 늦은 세 사람을 보고 불만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그러나

“우와! 예쁘다!”

아직 직접적인 화법만을 구사 할 줄 아는 야민이 세 사람을 보며 소리쳤다. 하지만 야민의 말이 빈말이 아니라는 사실은 누가 봐도 알 수가 있었다. 평소에는 불편하다며 꾸미지 않은 희민이었다. 그녀의 미모美貌는 꾸미지 않는다고 해서 사라지거나 하지 않았지만 그녀가 꾸미니 그 주변의 배경마저 달라보였다. 붉은색 장삼에 곳곳에 노란색으로 강조를 준 모습이 너무나도 예뻐 보였다. 아민 또한 평소에는 귀찮다며 한 줄로 묶었던 머리를 예쁘게 땋은 모습이 너무나도 단아해 보였다. 그리고 가장 큰 변신은 야혼 이었다. 평소에 보여 주었던 천방지축 말괄량이 같은 모습은 온데 간데없고 단아한 푸른색의 장삼을 걸치고 있었다. 다른 두 사람은 평소와는 다르게 치마를 입고 있었는데도 야혼만이 바지를 입고 있는 것은 적절한 타협선 이었으리라. 어찌 되었든 야혼의 모습은 평소와는 다르게 여성스러웠다.

“그러게 예쁜 걸?”

휘랑은 야민의 환호성에 동조했다. 인향 또한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끄덕거렸다. 야혼은 옷이 불편한지 이리저리 늘리며 몸에 편하게 조절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인향을 보더니 맑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 순간 인향의 얼굴은 펑! 소리와 함께 잘 익은 토마토보다도 더 새빨갛게 변해 있었다.

휘랑이 그 모습을 보고 씨익 웃으며 생각했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더니, 여기 낚인 놈이 하나 있군.

휘랑이 키득거리며 웃고 있을 때, 세 사람이 다가왔다. 희민이 휘랑에게 물었다.

“이상하지 않나요?”

오랜만에 꾸민 것이 어색한 듯 희민 또한 이리저리 돌아보며 어색한 부분이 없나 살피고는 물었다.

“전혀. 이상하지 않아요.”

이상하지 않다는 휘랑의 말에 희민은 살포시 미소를 지었다. 그 순간 그 주변의 배경이 바뀌는 듯 한 착각이 들면서 휘랑의 얼굴 또한 새빨갛게 변해 버렸다. 휘랑은 황급히 몸을 돌려 그 모습을 숨겼지만 눈치 빠른 아민이 슬쩍 보고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희민과 야혼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휘랑은 황급히 얼굴을 식히고 돌아서서는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자 그럼 들어가자!”

“오오!”

휘랑의 외침에 남은 사람들도 한손을 들고는 환호성을 질렀다.


*

야시장은 평소에 보는 시장과는 판이하게 다르게 많은 볼거리와 먹거리가 넘쳐흘렀다. 정체모를 튀김이나 구이.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 단단면, 수많은 장신구와 놀 거리 등등이 불빛을 밝히며 손님을 끌어 모으고 있었다.

휘랑일행은 이런 야시장이 처음 인 듯 신기해하며 구경하고 있었다.

“침모님! 침모님! 저희 용돈 주세요!”

한참을 구경하고 있을 때 아민이 희민에게 다가와 말했다. 아민의 말에 희민은 가지고온 주머니에서 은자 두 냥을 꺼내 아민의 손에 쥐어 주었다. 지금까지의 아민야민의 월봉은 희민이 맡아 관리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본인들이 가져가는 게 좋겠다고 이야기했던 희민이지만 어린 두 사람이 그렇게 큰 금액을 쓸 일도 없고 하기에 우선적으로 희민이 가지고 있다가 야민과 아민이 필요할 때 용돈 식으로 받아가기로 아민과 야민이 부탁했기 때문이다. 그런 두 사람이 기특했던 희민도 그들이 일을 그만두거나 어른이 되는 날에 모았던 돈을 모두 주기로 하며 꼼꼼히 장부에 기입해가며 돈을 관리 해주고 있었다.

아민은 희민에게 용돈을 받아 들고는 회심의 미소를 짓고는 기다리고 있는 세 사람에게 다가갔다. 그 순간 세 사람은 –희윤이는 야혼이 안아들고 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사람들 속에 녹아들어 사라져 갔다. 그 모습에 당황한 희민이 그들을 애타게 불렀지만 그들은 작정 한 듯 뒤도 안 돌아보고 사라졌다.

“어쩜 좋아. 쟤네가 어쩌려고.”

그 모습에 휘랑과 희민이 급히 쫓아가려고 했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 불가능해지고 말았다. 희민이 당황성 짙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말에 휘랑이 말했다.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되요. 여차하면 제가 찾으면 되고 또 야혼이 있으니까.”

야혼은 강하다. 만약 남은 아이들이 야혼에게서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동네 무뢰배들에게 붙들려 나쁜 일을 당할 걱정은 안 해도 좋을 것이다. 거기다가 만약 무슨 일이 생긴다고 해도 휘랑이 찾아가면 된다. 휘랑의 자신 있는 목소리에 희민은 한시름 걱정을 놓았다. 지금까지 휘랑이 자신들에게 거짓말을 한 적은 없었으므로 그녀는 휘랑의 말을 신뢰했다.

“그런가요?”

“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럼 다행이에요. 그런데 쟤들이 왜 그랬을까요?”

아직까지 별다른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었던 아이들이다. 그런데 갑자기 이러는 이유가 무엇일까? 하고 희민은 한손을 턱에 괸 체 생각했다. 희민의 물음에 휘랑이 말했다.

“글쎄요? 우리 둘만 남겨놓고 왜 그런 걸까요?”

“저희 둘이요……?”

그 순간 희민은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남은 세 사람의 의도를. 그리고 희민의 얼굴은 잘 익은 능금처럼 붉어졌다.

“어? 얼굴이 빨개요. 어디 아파요?”

희민의 얼굴이 빨갛게 변하자 휘랑이 걱정하며 물었다. 그 물음에 희민은 말없이 고개만 가로 저었다.


*

사람들 속을 네 사람-희윤이 포함 다섯 사람 이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어느 순간 누군가 쫓아오는 기색이 없어지자 야혼이 그들을 만류했다.

“이제 그만 달려도 될 거 같은데?”

야혼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다섯 사람은 열심히 움직이던 다리를 멈추었다. 그들 모두의 몸 안에서 산소를 갈구하는지 숨을 헐떡였다. 물론 숨을 헐떡이기는커녕 땀방울 하나 나지 않는 이도 있었다. 그 중에 평소에 잘 달리지 않던 인향은 숨이 넘어가기 직전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야혼이 어디선가 마실 것을 구해왔다. 인향은 야혼이 가져온 물을 마시고 겨우 진정시키고는 아민에게 물었다.

“그런데 왜 우리가 도망쳐야 하는 거야?”

아민은 화인향의 물음에 그를 쳐다보며 대답했다.

“왜긴 왜에요. 침모님이랑 객주님을 같이 있게 만들기 위해서죠.”

“왜?”

인향은 아민의 대답에 궁금증이 짙은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그러자 아민이 살짝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인향에게 말했다.

“객주님이 침모님을 좋아하잖아요. 침모님도 마음이 기울어 계시고.”

“진짜!?”

아민의 말에 인향은 당황스러운 목소리와 함께 되물었다. 그러자 아민이 대답했다.

“눈치코치 없는 어딘가의 오빠 때문에 그동안 좋은 분위기를 못 만들었지만 오늘 만큼 좋은 날도 없죠! 후후후……. 혹시 알아요? 오늘 객주님이 침모님을 콱 자빠트려서 희윤이 동생이 태어나면 참 좋겠는데 말이죠.”

“얘가 못하는 소리가 없네!”

아민의 옆에서 그녀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야민이 그녀의 머리에 조막만한 주먹을 콩하고 쥐어박았다. 아프지는 않은 듯 아민은 혀를 살짝 빼 물고는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평소에는 아민이 언제나 누나 같은 느낌이지만 가끔 아민이 장난스러워 질 때에는 야민이 어른스러워 진다. 이것도 쌍둥이라서 그럴까 하고 야혼이 생각하는 와중에 인향은 구석에 찌그러져 음울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눈치코치가 업……흑……”

그런 인향을 뒤로하고 아민이 허리에 손을 척하고 올려놓고는 즐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돈도 충분하니 우리는 우리끼리 즐겨봐요. 오오!”

“오오!”

“오오…….”

앞에 환호성은 야민과 야혼의 것 뒤에 음울한 소리는 인향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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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제 4막 2장 +7 14.04.17 14,211 399 9쪽
21 제 4막 1장 +7 14.04.14 12,265 419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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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제 1막 5장 +7 14.02.24 17,360 511 5쪽
6 제 1막 4장 +15 14.02.21 18,284 490 8쪽
5 제 1막 3장 +10 14.02.19 17,713 477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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