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막 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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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십니까?”
휘랑의 물음에 남궁제야는 수염을 잠시 쓰다듬고는 헛기침을 하며 자신을 소개했다.
“남궁제야…….라고 하네만.”
“……?”
남궁제야의 말에도 휘랑이 모르는 듯 한 얼굴을 하자, 남궁제야는 난감한 표정으로 물었다.
“혹시 모르는가? 그……. 여기 점소이랑 주방보조 일을 하던 아이들이 내게 찾아왔네만……?”
“아!? 혹시 아이들이 말하던 그 관리님이신가요?”
남궁제야의 말에 뒤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희민이 손뼉을 치며 물었다. 그 말에 남궁제야의 얼굴이 환해지며 이야기했다.
“그렇지! 맞네!”
남궁제야의 이야기에 휘랑이 깜짝 놀라고는 얼른 자리를 대접했다. 남궁제야는 휘랑이 권유하는 자리에 앉았다. 남궁제야가 앉자 휘랑도 자리에 앉았고 희민은 급히 찻물을 끓여 차를 내왔다. 남궁제야는 찻물 속에서 움직이는 찻잎을 보며 잠시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런 그를 보며 휘랑이 입을 열었다.
“저희 아이들이 많은 폐를 끼쳤다고 들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남궁제야에게 휘랑이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그런 그를 남궁제야가 잠시 보더니 이내 입을 열어 이야기했다.
“아이들이 모두 대단하더군. 그 나이 대에, 그런 일을 하는 아이들, 아니 어른이라고 해도 내게 그렇게 당돌하게 이야기 하는 사람은 처음이었네. 거기다가 예의가 무척 바르더군.”
남궁제야의 이야기에 휘랑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런 휘랑을 보며 남궁제야가 급히 말을 정정했다.
“아니, 질책하는 것이 아닐세. 그저 좋다고 하는 거네. 그만큼 자네가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가 좋다는 이야기니 말이네.”
“감사합니다.”
남궁제야의 칭찬에 휘랑이 인사를 했다. 그리고는 잠시 두 사람 사이에는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그 침묵을 깬 것은 휘랑 이었다.
“그런데……. 제게는 무슨 일로?”
휘랑의 물음에 남궁제야는 멈칫했다. 그러고는 한숨을 쉬고는 이야기했다.
“사과를 하러 왔네.”
“예?”
남궁제야의 물음에 자리에 앉으려던 희민과 자리에 앉아있던 휘랑은 순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쳐다보더니 남궁제야에게 물었다. 그 물음에 그는 다시 멋쩍은 표정을 짓더니 이야기했다.
“그……. 자네가 데리고 있는 아이들이 내게 부탁 한 것 말일세. 야락루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 그것을 실패를 했네. 허허……. 아이들이 그렇게까지 해주었는데 실패를 했다는 사실에 미안해서 말일세……. 그래서 사과를 하러 왔네만……. 아이들은 자는 건가?”
남궁제야의 물음에 휘랑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하하……. 감찰사님을 찾아간 일로 제가 좀 엄하게 혼을 냈나 봅니다. 그래서 속상했는지 잠시 나가있습니다.”
휘랑의 말에 남궁제야가 미안한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이거 나 때문에 그런 것 같아 미안하군.”
남궁제야의 사과에 휘랑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야기했다.
“어디 감찰사님에 잘못이겠습니까. 그러한 부탁을 드린 저희 잘못이지요.”
“미안하네.”
휘랑의 이야기에 남궁제야는 미안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남궁제야 정도면 고위 관리에 오른 자인데 한낱 장사치에게 고개를 숙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만큼 남궁제야가 그들에게 얼마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알려주는 행동이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하겠는가?”
“예?”
남궁제야의 물음에 휘랑은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휘랑의 시선에 남궁제야가 이야기했다.
“야락루 말일세. 나는 어떻게든 그놈들을 계속해서 칠 생각이네만……. 자네들은 어떻게 하겠는가?”
“흠…….”
남궁제야의 말에 휘랑이 생각에 잠기었다. 야락루를 적대 한다는 것은 규모가 작은 이류객잔으로썬 커다란 모험이다. 현재 장사가 잘 된다고 해도 야락루같은 규모가 큰 곳에서 작정하고 덤벼들면 이류객잔은 여러모로 힘들어진다. 옛날 같았으면 그냥 가서 때려 부수면 해결 될 일이었지만 지금은 그에게도 여러 가지 지켜야 할 것들이 있었다. 그는 옆에서 자신을 쳐다보는 희민을 쳐다보았다. 그 때 어디선가 꼬르륵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휘랑이 의아하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지만 그녀는 아니라는 듯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 모습에 그는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남궁제야를 쳐다보았다.
“허허허……. 이거 부끄럽구먼.”
남궁제야가 민망한 듯 웃음으로 넘기려 하자 휘랑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휘랑을 남궁제야가 쳐다보았다. 그 시선에 휘랑은 의미모를 웃음을 흘리고는 주방으로 향했다. 일각이 채 안된 시간이 지났을 때 휘랑이 소면을 끓여왔다. 그 모습에 남궁제야가 미안한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이거 이렇게 신세를 지게 되는구먼. 고맙네.”
“아닙니다. 저희가 폐를 끼친 것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약소하지요.”
“흐음……. 마침 출출하던 참이네. 내 고맙게 먹음세.”
남궁제야는 휘랑에게 그릇을 받아들고 저금을 들어 소면에 맛을 보려했다. 그 때 객잔 문에 달린 작은 종이 딸랑 소리를 내며 울렸다. 그 소리에 세 사람은 고개를 돌려 문 쪽을 쳐다보았다. 그곳에는 짧은 단발머리와 먼지가 오랜 여행으로 먼지가 쌓여 조금은 지저분한 홍의를 입고 허리춤에는 도를 찬 한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객잔을 스윽 둘러보더니 휘랑 일행을 보며 말했다.
“당신이 여기 객주야?”
그녀의 이름은 사하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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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잔을 뛰쳐나간 야민은 객잔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고목古木 밑에 쭈그려 앉아 있었다. 처량한 모습이었다. 야민은 그 자리에서 자신을 자책하고 있었다.
“이 바보! 바보! 객주님한테 받은 은혜가 얼만데 그따위 소리나 지껄이고…….”
그는 자신의 머리를 양손으로 마구 두드리며 자책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꽤나 처량해 보였다. 야민은 두드리던 머리를 멈추고는 쭈그린 다리를 양손으로 끌어 모았다.
‘그저 도와드리고 싶었던 것뿐인데…….’
휘랑의 이야기가 틀렸다는 것이 아니다. 구구절절 옳은 소리란 것은 다 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섭섭했다. 자신들이 행한 행동은 그저 객잔을 위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조금은……. 칭찬도 받고 싶었다. 하지만 그에게서 돌아온 것은 엄한 꾸지람이었다. 한 번 더 이야기 하지만 그의 이야기가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그냥 섭섭했을 뿐이었다.
“으으……. 어떻게 돌아가…….”
사실 뛰어 나올 때에는 그리 큰 용기가 필요하지 않는다. 가장 많은 용기가 필요 할 때는 돌아갈 때 더 큰 용기가 필요한 법이다. 야민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실의에 잠겼다.
“잘리면 어떻게 하지……. 아민한테 미안해서…….”
사실 모든 걸 떠나서 야민과 아민은 휘랑에게 고용된 입장이었다. 그것도 어느 곳보다도 더 파격적인 조건으로 말이다. 숙식제공에 월봉이 은자로 두 냥이나 되는 곳을 야민과 아민의 나이에 구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월봉이나 제대로 주면……. 아니, 식사나 제대로 제공하면……. 아니, 착취나 당하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이곳 소주 밤거리는 화려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수많은 고용인들에 피와 땀이 발판으로 깔려 있었다. 그리고 이 소주 거리에 화려함은 그런 고용인들에 피와 땀으로 유지 되고 있는 화려함이었다.
“하아아아아…….”
야민은 깊은 한숨을 들이 내 쉬었다. 이류객잔은 여러모로 최고였다. 음식 맛도, 같이 일하는 직원들도, 객주도. 그렇기에 객잔을 지키고 싶어서 한 행동이었다. 그런 행동을 휘랑이 질책하는 것만 같아 속이 상해 주제넘은 소리를 하고 말았다. 야민은 한숨을 쉬고 머리를 쥐어뜯으며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하아…….하아……. 겨우 찾았네!”
그리고 그런 와중에 저만치에서 아민이 달려왔다. 그녀는 야민에게 다가와 숨을 몇 번 헐떡였다. 그런 아민을 야민이 쳐다보았다. 그 시선에 아민은 몇 번 더 숨을 고르고는 야민에 머리를 딱소리 나게 두드렸다.
“이 멍청아!”
“!?”
아민의 갑작스러운 주먹질에 놀란 야민은 피할 겨를도 없이 아민이 휘두른 주먹을 고스란히 머리에 맞았다. 야민은 아픈지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런 야민을 보며 아민이 이야기했다.
“그렇게 뛰어 누가 멋있어 보일 줄 알아!?”
“나……. 나도 알아!
“그걸 아는 놈이 그래!?”
야민의 항변에 아민이 소리쳤다. 그 모습에 야민은 주눅이 들고 말았다. 야민은 떨리는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그…….그렇지만…….”
“그치만이고 저치만이고! 이 멍청이가! 한 대 더 맞아라!”
야민은 그러고는 아민의 머리를 한 대 더 쥐어박았다. 아민의 주먹질에 야민은 다시 머리를 감싸 안았다. 아민은 그런 야민을 보며 말했다.
“누구는 안 섭섭해? 나도 객주님한테 섭섭해! 하지만 객주님께서 악감정이 있으셔서 우리한테 그런 말씀을 하신 게 아니잖아? 그저 우리를 걱정하셨을 뿐이야. 그런데 네가 이러고 있으면 객주님한테 얼마나 실례야!? 알아 몰라!”
끝에 가서는 거의 분에 겨운지 아민의 말투가 점점 격정적으로 바뀌어 갔다. 그러고는 야민의 양쪽 볼을 붙잡고 쭈욱 늘리며 물었다.
“아…….아아(아…….알아)”
“흐음……. 알면 됐어.”
아민은 잡고 늘렸던 야민의 볼을 놓아주었다. 그러자 야민은 아픈지 작은 손으로 볼을 문질렀다. 그런 야민을 보고 아민은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는 왼손을 내밀며 말했다.
“돌아가자 집으로.”
아민의 말에 야민은 잠시 그 손을 응시하더니 이내 손을 잡았다. 맞잡은 손에 느껴지는 온기에 아민은 미소를 지었다.
“저기, 물어볼게 있는데.”
“?”
아민과 야민은 갑작스럽게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고는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짧은 단발과 조금은 먼지가 쌓인 홍의를 입고 허리에는 도를 찬 여인이 서 있었다. 그녀는 꽤나 미인의 얼굴이었는데 옷에 쌓인 먼지를 보아하나 얼굴에 쌓인 피로를 보아하나 오랜 여행을 한 듯싶었다.
“물어볼게 있는데…….”
여인의 물음에 야민과 아민은 잠시 의구심을 갖다가 이내 아민이 되물었다.
“예, 어떤걸 물어보실려구요?”
아민의 물음에 홍의 여인은 피곤에 쌓인 얼굴로 이야기했다.
“이류객잔이 어디니?”
여인의 물음에 두 사람은 서로를 쳐다보았다.
-꼐속
- 작가의말
늦은 주제에 분량도 적어서 죄송합니다... ㅠㅠ...
쓰다가 실수로 한 번 날려먹고 노트북은 고장나 어제 아침에야 복구를 했네요...
ㅠㅠ.... 정말 죄송합니다... 내일중으로 한 편 더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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