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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류객잔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암팡군
작품등록일 :
2014.02.15 15:03
최근연재일 :
2015.09.18 19:14
연재수 :
10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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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8,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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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64
글자수 :
523,106

작성
15.01.2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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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3
추천
104
글자
12쪽

제 13막 10장

DUMMY

“그랬던 적이 있었지.”

“뭐라고 하셨나요?”

강현의 혼잣말에 사하현이 식사를 하다가 의아한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자신을 쳐다보는 그녀의 눈을 보며 묘하게 강아지 같다고 생각한 강현은 생긋 웃고는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강현의 말이 끝나자 그들이 있는 방에 난 넓은 창으로 산에 찬바람이 들어왔다. 그 바람에 사하현이 말했다.

“바람이 차네요.”

“그런가요?”

사하현의 말에 강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방금 전 산에서 불어온 바람과는 다르게 이곳 본단에는 본단에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맹주의 방을 중심으로 그 기류가 생성되고 있었다.

강현이 데리고 온 사하현을 본 맹원들은 둘 이상만 모이면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떠들었다.

“맹주가 계집을 이곳으로 데리고 왔더군.”

“뭐야!? 시기가 어느 시긴데!”

라는 비판적인 이들도 있었고,

“맹주께서 사도련의 여자를 데리고 왔더군. 전대 맹주님에 유지를 이어가기 위함이 아닌가 싶네.”

“그럴 수도 있겠군. 그보다 저 여아는 도제의 애제자가 아닌가?”

“호오. 맹주께서는 벌써 앞날을 생각중이신가?”

“그러지 않나 싶네.”

라는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었고.

“뭐? 맹주께서 이곳에 여자를 들였다고? 뭐, 알아서 하시겠지.”

라는 중립적인 시선으로 보는 이들도 있었다.

그 시선과 의도가 어떻든 지금 맹주의 방은 이곳 본단 내부에서 가장 많은 눈이 쏠린 곳이었다.

서로들 속삭이는 소리가 합쳐지고 합쳐지다 보니 그 소리는 숨기려야 숨길 수가 없었다. 일반 사람들도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을 정도였는데 무공을 수련해 오감이 발달한 사하현은 어떠하리라.

강현은 그 소리들에 살짝 인상을 썼다. 굳이 귀에 내력을 집중하지 않아도 이곳까지 들려오는 것을 보아 그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을 했다. 그렇지만 사하현은 그것에 대해 딱히 불쾌해 하거나 따로 묻거나 하지 않았다. 그저.

‘이 사람이 이곳에서 중요한 사람인가 보구나.’

라는 간단한 생각만 갖고 있었다. 물론 강현 그 또한 지금 일에 대해 설명하거나 변명하지 않았다.

강현은 창밖을 한 번 보고는 사하현에게 물었다.

“음식은 입에 좀 맞으십니까?”

“예, 꽤 괜찮았습니다.”

얻어먹는 괜찮고 자시고를 따지는 그녀였다. 강현은 그러려니 하고 살짝 대꾸했다.

“흠 그렇습니까?”

그 때였다.

땡-! 땡-! 땡-!

“적이다! 정도맹의 간자들이다!”

“!?”

적의 습격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갑작스러운 소란에 강현의 표정이 급격하게 굳어졌다.

‘이곳이 들킨 건가?! 아니 그보다 어떻게 쳐들어 온 거지?!’

이곳은 산 중턱에 위치해 있었다. 산 또한 사람의 발길이 뜸한 험한 산이었기에 들킬 걱정은 별로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들킨 것이다.

강현이 미안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며 식사를 하고 있는 사하현에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급한 볼일이 생겨 버렸군요. 위험 할 수도 있으니 이곳에서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강현의 정중한 말투에 사하현은 그를 한 번 쳐다보더니 들고 있던 국을 후루룩 마셔버리고는 저금을 탁하고 내려놓았다. 그런 그녀를 강현이 의아하게 쳐다보자 그녀가 생긋 웃으며 말했다.

“밥 먹은 값은 해야지요. 저도 돕겠습니다.”

그래도 일말의 양심은 있는지 돕겠다고 나서는 그녀였다. 그녀를 보며 강현이 물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잘못하면 사도련과 정도맹에 입장이 나빠 질 수도 있습니다.”

걱정스런 눈빛으로 바라보는 그에게 사하현이 씩 웃으며 말했다.

“그럼 새어나갈 걱정 없게 다 죽여 버려야 갰군요.”

“…….”

아름다운 그녀의 미소가 살짝 섬뜩해 보였다. 이곳은 피와 살이 낭자하는 강호. 자신들은 그런 강호 한 가운데 있었다.

“위험 할 수도 있습니다.”

걱정스런 눈빛으로 바라보는 그를 향해 사하현이 도를 뽑아 들었다. 그녀의 도신 위로 푸르른 강기가 시퍼렇게 번뜩였다. 그 모습을 본 강현이 알겠다는 듯이 양손을 살짝 올리고는 피식 웃었다.

“알겠습니다. 제가 괜한 걱정을 했군요.”

사하현이 씩 웃고는 도를 거둬들였다. 그런 그녀를 보며 강현이 이야기했다.

“그럼 가실까요? 말괄량이 아가씨?”

“흠…… 말괄량이는 아니지만 가도록 하지요.”

강현의 장난스러운 말투에 사하현이 피식 웃고는 대꾸했다. 두 사람이 방을 나서자 강한 바람이 그들에게 불어왔다.


**


그녀의 정보에 의하면 건협맹의 본단은 현재 그들이 있는 산에 대로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산 중턱에 위치해 있다고 하였다.

“거기다가 건물을 어떻게 지었대?”

“그러게나 말이에요…….”

새삼 한인들의 기술력에 대해 감탄하며 두 사람은 한 쪽에다 말을 잘 묶어 놓았다. 수풀이 무성한 숲 속으로 말을 타고 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연상화가 말했다.

“이곳부터는 길이 험하니 경신법으로 이동해야 할 듯싶네요.”

그녀의 말마따나 보이는 것은 나무요. 나무고. 나무였다. 땅은 또 어찌나 험한지 그냥 걸어 다니는 것보다 나무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더욱 빨라 보였다.

윤휘랑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본 연상화가 말했다.

“그럼 저 먼저 이동할게…….어?”

연상화가 먼저 올라가 나무의 상태를 보려고 물색하고 있을 때, 벌써 윤휘랑은 나무를 타고 올라가 있었다. 윤휘랑이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뭐하냐? 빨리 안 와?”

“기가 막혀 진짜…….”

나뭇가지가 얇아 위태위태해 보였지만 윤휘랑이 서있는대도 나뭇가지는 변함없이 휘지도 않고 곧게 뻗어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연상화가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저 정도 경신법이면……. 도대체 누구한테 배운 거야?’

저 정도의 나뭇가지 위에 서있으려면 내력을 운용해 무게를 자유자재로 변형해야 했다. 꽤나 어려운 작업이기에 어느 정도 고수가 아니면 엄두도 못 낼 그런 것을 윤휘랑이 눈앞에서 펼치고 있는 것이었다.

연상화는 자신을 내려다 보고있는 윤휘랑을 보며 살짝 부르튼 표정을 지었다. 그 일이 있은 후로 윤휘랑과 연상화는 서로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윤휘랑 쪽에선 아무런 심경의 변화가 없었는데 연상화 쪽에서 말을 걸기가 어려워진 것이었다.

윤휘랑이 그녀를 어렵개 대하게 만든다거나 그런 것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평소와 다름이 없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밥을 먹었고 평소와 다름없이 잠을 잤다. 그런데 무언가 개운하지가 않았다.

그 때문에 지금의 대화에 내심 긴장하고 있던 그녀였다. 그런데 특별할 것이 없었다.

‘나는 왜 실망하는 거지? 알 수가 없네…….’

윤휘랑에게 사과를 듣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무언가 따뜻한 한 마디를 듣고 싶었던 걸까. 알 수가 없었다. 단지 자신의 마음이 떨렸다는 것과, 지금 속이 상했다는 것만을 알고 있었을 뿐이었다.

연상화는 실망스러워 하는 자신의 마음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저 위에선 윤휘랑이 그녀를 재촉했다.

“안 오냐? 나 먼저 가?”

“가……. 가요!”

윤휘랑의 재촉에 연상화는 마음을 다잡고 몸을 놀렸다. 가볍게 윤휘랑이 서있는 나무의 옆 나무 가지에 살포시 안착했다. 그런 그녀를 윤휘랑이 한 번 보고는 고갯짓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가자.”

윤휘랑의 말에 연상화가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말했다.

“예.”

그러면서 그녀가 먼저 가지들을 밟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윤휘랑이 쳐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


“저곳인가? 생각보다 큰데?”

“그러게요? 저도 처음 보는 것인데……. 듣던 것보다 크군요.”

두 사람이 생각했던 것보다 건협맹 본단의 규모가 컸다. 어떻게 이런 산 중턱에 저런 건물을 지었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그리 화려하진 않지만 제법 커다란 규모의 장원이 위치해 있었다.

윤휘랑이 나뭇가지 위에서 팔짱을 끼고는 말했다.

“어쨌든 이곳에 본단이 있다는 것은 확인이 되었군. 이제 됐냐?”

윤휘랑의 물음에 연상화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예. 이제 괜찮습니다.”

연상화의 말에 윤휘랑이 고개를 양 옆으로 돌렸다. 그의 목에서 우드득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윤휘랑이 말했다.

“이제 정말 끝이군. 군사께 부디 약속 꼭 지켜달라고 전해드려.”

웃으며 말하는 그의 얼굴이 묘하게 얄밉다고 느낀 그녀가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그들은 뒤를 돌아 왔던 길로 되돌아가려 했다. 그 때였다.

“네놈들은 누구지?”“?!”

뒤에서 들려오는 낯선 남자의 목소리에 두 사람의 표정이 단번에 굳어졌다. 그나마 윤휘랑은 굳어진 표정을 가볍게 풀고는 뒤를 돌아 변명을 하려 했다.

“아, 나는…….”

그러나 남자의 목소리가 먼저 들려왔다. 심하게 동요하는 목소리였다.

“너……너는 화매 아니냐?!”

연상화를 가리키는 듯 한 남자의 말에 윤휘랑은 재빨리 커다란 손으로 남자의 입을 틀어막으며 나무기둥으로 그를 끌고 갔다.

“소리 지르면…… 죽이겠다.”

살벌한 윤휘랑의 협박에 남자는 겁에 질린 눈으로 고개를 끄덕……이지 않고 그를 비웃는 듯 한 표정으로 품속에서 무언가 긴 대롱 같은 것을 꺼냈다.

“신…….신호탄!?”

그것을 본 연상화가 기겁을 했고 윤휘랑이 반응하기도 전에 남자는 대롱에 달린 대롱의 줄을 잡아 당겼다. 그러자 대롱에서 굉음과 함께 살짝 불꽃이 터지더니 무언가가 하늘로 날아가 터졌다.

윤휘랑이 놀라 순간적으로 시선을 하늘로 돌렸을 때, 남자는 윤휘랑의 옷깃을 잡더니 그를 뒤로 넘겨 버렸다.

“?!”

갑작스러운 상황에 윤휘랑이 당황했지만 가볍게 근처의 있는 나뭇가지의 안전하게 착지했다. 남자가 윤휘랑을 비웃으며 말했다.

“곧이어 동료들이 올 거다. 그 동안 나랑 좀 놀아줘야 되겠어. 뭐 동료들이 오기전에 금방 해치우겠지만.”

그의 말대로 방금 전 그것은 신호인 듯싶었다. 건협맹 본단에선 아마도 위험을 알리기 위함인 듯 땡땡땡 거리는 종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너 같은 놈이 수십 명이 온다 한들 달라지겠나.”

남자의 도발에 윤휘랑 또한 도발로 응수해주었다. 그런 남자의 얼굴을 연상화가 천천히 살피더니 놀라 소리쳤다.

“다…….당신은?!”

그런 연상화의 반응에 윤휘랑이 물었다.

“아는 사람인가?”

윤휘랑의 물음에 연상화 대신 남자가 대답했다.

“아는 사람이지. 오랜만이야. 화야. 그 일이 있은 후로 처음 아니냐?”

“그러게요.”

남자의 물음에 남자를 잘 아는 듯 연상화가 굳어진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두 사람을 보며 윤휘랑이 물었다.

“어떻게 아는 사이인거지?”

윤휘랑의 물음에 연상화가 마른침을 삼켰다. 그런 그녀를 보며 남자가 쓰게 웃으며 말했다.

“이 상처를 만들어 준 것이 저기 있는 화 저 아이니까.”

그러면서 남자는 지금까지 가려져 있던 한 쪽 머리카락을 올려보였다. 거기에는 선명한 칼자국과 함께 감겨있는 남자의 눈이 보였다.

강호에서 몸에 흉터 하나 안 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연상화가 남자를 보고 놀란 이유는 그것이 아니었다.

“당신이 도대체 어떻게 살아 있는 거죠?”

“당신……이라…… 그래. 너한테 나는 이미 잊어버린 사람이겠지. 아니 잊고 싶은 사람인가?”

두 사람의 대화 사이에 윤휘랑이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살짝 끼어들며 물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무슨 사이인거지?”

윤휘랑의 물음에 연상화는 잠시 망설이더니 굳어진 목소리로 말했다.

“저 사람의 이름은 연정민曣貞珉, 제 오빠에요.”

“흠?” 연상화의 이야기에 윤휘랑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그녀와 연정민 사이를 쳐다보았다. 연정민이 말했다.

“그래. 내가 저 녀석의 오빠가 맞아. 그것도 여동생의 손에 죽을 뻔한.”

“?”

윤휘랑이 의아한 표정으로 연상화를 쳐다보자 연상화가 말했다.

“군사님. 그러니까 제 숙부를 해하려고 한 죄로 직접 제가 제 손으로 베었던 사람이에요.”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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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제 13막 3장 +5 14.12.23 3,870 138 12쪽
85 제 13막 2장 +5 14.12.19 3,588 113 12쪽
84 제 13막 1장 +4 14.12.12 4,637 159 12쪽
83 제 12막 7정 +4 14.12.09 4,941 146 12쪽
82 제 12막 6장 +4 14.12.05 5,891 218 12쪽
81 제 12막 5장 +6 14.12.02 5,474 192 14쪽
80 제 12막 4장 +9 14.11.28 6,354 188 12쪽
79 제 12막 3장 +5 14.11.25 4,718 177 12쪽
78 제 12막 2장 +6 14.11.21 5,362 183 12쪽
77 제 12막 1장 +6 14.11.18 5,763 171 12쪽
76 제 11막 5장 +7 14.11.14 5,374 193 14쪽
75 제 11막 4장 +7 14.11.11 5,765 2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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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제 11막 2장 +7 14.11.04 5,710 196 14쪽
72 제 11막 1장 +8 14.10.31 6,048 190 12쪽
71 제 10막 5장 +8 14.10.28 6,594 20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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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제 10막 1장 +7 14.10.07 6,538 22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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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제 9막 11장 +5 14.09.26 6,451 23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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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제 4막 1장 +7 14.04.14 12,265 419 6쪽
20 제 3막 2장 +5 14.04.10 12,720 40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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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이류객잔, 인사드립니다! +6 14.03.24 12,249 279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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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제 1막 6장 +14 14.02.25 18,203 529 6쪽
7 제 1막 5장 +7 14.02.24 17,360 511 5쪽
6 제 1막 4장 +15 14.02.21 18,284 490 8쪽
5 제 1막 3장 +10 14.02.19 17,712 477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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