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막 2장
"객주님은 화가 나시면 차분해지시는 구나……."
'근데 화나신 거 맞나? 맞겠지?'
희민은 뒤에서 모든 상황을 지켜보면서 생각했다. 자신의 앞에서 차분한 모습으로 있는 휘랑의 모습도 신기했고 그 속에 숨겨져 있는 분노가 느껴져 또 그것도 묘하게 신기했다. 그렇기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고 그 중얼거림을 들은 휘랑이 뒤돌아서서 희민에게 물었다. 원래의 생글생글 웃는 얼굴이었다.
"네? 뭐라구요?"
"아! 원래의 객주님이시네?"
"네에-?"
그런 휘랑을 보면서 의미 불명의 말들을 중얼거리는 그녀를 보고 휘랑은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그때 멀리서 야민과 아민이 쪼르르 다가와 그녀를 걱정하며 물었다.
"침모님! 괜찮으세요?"
그런 그들을 보며 그녀는 괜찮다는 듯이 웃어주며 말했다.
"응, 괜찮아. 너흰 어디 안 다쳤니?"
그녀의 물음에 아민이 빨갛게 변한 그녀의 손목을 보며 속상해 하며 말했다.
"아이참! 저희가 다칠 일이 어디 있어요? 꺄아! 빨개진것좀 봐! 야민! 찬 수건좀! 아이참! 객주님! 더 세게 때려버리시지 왜 그냥 보내셨어요!"
아민의 투덜거림을 들은 휘랑이 쓰게 웃으며 중얼거렸다.
"거기서 더 세게 때리면 죽었어……."
그런 휘랑의 중얼거림에는 아랑곳 않는 아민은 희민의 손목을 잡고는 속상해 했다. 희민은 그런 그녀를 보고 귀엽다는 듯이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그런데 저놈들은 누구에요?"
그렇게 둘이서 단란한 한때를 보내고 있는 그 순간 휘랑이 희민에게 다가와 물었다. 그런 물음의 그녀가 당황스럽다는 듯이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
"뭐하는 놈들인지도 모르시고 때리셨어요?"
그 물음에 휘랑이 대답하기 난감하다는 듯이 머리를 긁적이며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아니, 뭐……. 희민 손목을 잡고 있길레……."
"네? 뭐라구요?"
"아니에요"
워낙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기에 그녀는 못 들었는지 다시 물었다. 그러자 휘랑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휘휘 손을 내저었다고, 그걸 보고 희민이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
“흐음... 그런 녀석들도 있어요?”
그녀의 긴 설명을 들은 휘랑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그의 생각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마음에 안들면 직접와서 이야기 할 것이지.’
‘마음에 안들면 본인이 와서 직접이야기 해야하면 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휘랑이었기 때문에 방금 전 다녀간 놈들에 대한 일을 그냥 ‘그런놈들도 있구나’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었다. 희민은 갸웃거리는 휘랑을 보면서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예, 아마 앞으로도 아까와 같은 일이 종종 있을거 같아요. 그래서 그런데... 대비는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그 물음에 휘랑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제가 있는데도 안되요?”
그 말에 그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물론 객주님께서 계신다면 더할나이 없이 좋겠지만, 객주님께서 항상 객잔에 상주하고 계신건 아니잖아요. 이런일은 근본적으로는 해결하기 힘드니 대비책을 만들어두는게 좋죠.”
“으아... 골치아파!”
그녀의 말에 휘랑이 골치아프단 듯이 머리를 헤집었다. 그런 휘랑을 보고 희민이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장사란 원래 그런거에요.”
끼이익-
그때 객잔에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두 사람이 문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
“여, 형님, 있수?”
유쾌한 말투와 함께 객잔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은 바로 대웅이었다. 그를 본 휘랑과 희민이 서로를 쳐다보았다.
“응? 뭐여, 이 분위기는?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대웅이 이상하다는 듯이 머리를 긁적였다.
**
객잔안에는 휘랑과 희민 그리고 대웅이 앉아있었다. 대웅은 아민이 가져다준 차를 호록 마셔버리고 팔짱을 끼고는 얼굴을 찌푸렸다 폈다 하며 휘랑에게 물었다.
“그러니까, 지금 형님이 하는 말이, 객잔을 보호해달라는 건데 맞소?”
“응”
그 물음에 휘랑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끄덕임에 대웅이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허참... 형님, 그게 쉬운일인줄 아는거요?”
그 물음에 휘랑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어려운거야?”
“허어... 형님 어디 산에서 살다 오셨소?”
휘랑의 물음에 대웅이 답답하다는 듯이 가슴을 팡팡 치며 물었다. 그러자 그 물음에 휘랑이 신기하다는 듯이 되 물었다.
“어떻게 알았어?”
“...농담이지?”
“아니, 진짜 산에서 살다왔어”
“...진짜요?”
“어”
휘랑의 대답에 대웅이 황당한 표정을 짓다가 한숨을 쉬고는 이야기했다.
“하이고... 일단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선 이야기가 조금 길어질 거 같은데, 괜찮겠소?”
“어, 풀어봐”
휘랑의 시원스러운 대답에 대웅이 피식 웃고는 어쩔수 없다는 듯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시다시피 이곳 소주거리는 항주와 더불어 지상의 낙원이라 불릴만한 곳이오 ”
대웅의 말에 두 사람이 알고 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에도 항주와 견주어도 만만치 않은 유흥가들이 즐비해 있지. 그중에 홍화객잔, 청명객잔, 황후루, 야락루, 청명루 정도가 소주의 유흥가들을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오. 굳이 이야기 하자면 청명루랑 청명객잔은 하나로 쳐도 되고. 그건 둘째치고도 또 이곳에는 위에 다섯 가게를 제외해도도 만만치 않은 중소기방이나 객잔이 즐비하오. 그런데도 위에 다섯가게를 최고로 치는 이유는 그들이 연합을 했기 때문이오.”
“연합?”
“그래. 그 다섯 가게가 맺은 연합이름이... 소주야가(蘇州夜街)였나? 아마 맞을거요. 아무튼 이 소주야가는 소주 밤거리를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오. 이곳에 휴양차 놀러오는 고관대작들은 꼭 소주야가에 속한 가게에 하위지점 혹은 본지점을 찾으오. 그렇다 보니 중소객잔이나 기방들은 이 소주야가에 들기위해 보이지 않는 암투를 벌이오. 그런데 여기서 내가 형님을 돕기 힘든 이유가 생기게 되오.”
“?”
대웅의 말에 휘랑이 의아한 표정을 짓자, 대웅이 쑥스럽다는 듯이 머리를 긁적이고는 이야기했다.
“형님에게 이야기 하기는 조금 부끄럽지만, 날 따르는 애들이 조금 약하오. 나야 선척적으로 괴력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다른녀석들은 아니란 말이오. 게다가 조금씩 사연이 있는 녀석들을 거두다 보니 그 아이들이랑 그들한테 딸린 식구등, 지켜야 될 것도 많지. 그런데 앞에서 말한 중소객잔들중에서는 암투가 있다고 했잖소?”
대웅의 말에 두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웅은 갈증이 나는지 찻물을 따라서 한번에 들이키고는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보통 중소객잔이라 싸잡아 말하지만 이중에는 소주야가 녀석들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는 가게도 있소. 그런데 이녀석들은 세력도 비슷한 자기들이 소주야가에 들지 못하니까 열받지 않겠소? 그런데 밑에서는 그들을 바짝 쫒는 녀석들도 있지 그렇다보니 그들은 자기들 자리를 지키기 위해 더러운 짓도 서슴치 않는 녀석들이 많지. 가족을 데려다가 협박을 한다던가, 아니면 납치, 유괴는 기본이고 끄응... 간음에다가 심한경우에는 살인까지 서슴치 않는 녀석들도 있소. 그렇다보니 만약 내가 형님을 돕는다면 그 더러운 놈들이 내가 데리고 있는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가족까지 위험해지는 수가 있을수도 있소. 그렇다 보니 나는 형님을 돕지 못하오, 미안하오.”
정말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이야기 하는 대웅을 보고 휘랑은 생각에 잠겼다. 대웅이 의외로 생각이 깊은 사내란 점도 흥미로웠지만, 소주야가란 연합이 있는것과 그 연합에 들기위해 다른 유흥가들이 더러운 짓을 서슴치 않는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그런데 소주야가? 그것에 들면 뭐가 있기에 그렇게 안달복달들 인거야?”
“나도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예상되오, 그 외에도 분쟁문제와 세력에 대한 거겠지.”
대웅의 대답에 휘랑은 생각에 잠겼다.
“그런가...”
“미안하오 형님, 아가씨”
대웅이 정말로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사과하자 휘랑과 희민이 고개를 흔들며 괜찮다고 했다. 대웅이 사과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아, 괜찮아”
“괜찮아요”
그렇게 생각에 잠겨있던 중 휘랑은 문득 궁굼한것이 생겨 대웅에게 물었다.
“그런데 너는 왜왔어?”
휘랑의 물음에 희민도 생각났는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대웅을 쳐다봤다. 그러자 대웅이 아차하는 표정을 짓고는 말했다.
“여기 밥먹으러 왔지... 크핫! 까먹고 있었네! 점심을 못 먹었거든! 요즘 이곳에서 밥을 안 먹으면 힘이안나”
다시 쾌활한 표정을 짓고서 유쾌하게 소리치는 대웅을 보고 휘랑이 피식 웃고는 주방으로 들어가 냄비를 잡으며 생각했다.
‘이제 어쩐다...?’
- 작가의말
요즘 여러가지 일이 겹처서 글쓸 시간이 통 없네요... ㅠㅠ
그래도 열심히 끄적거리고 있으니 재미있게 봐주세요!
선작과 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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