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막 4장
휘랑과 희민은 목수들이 모여사는 것으로 유명한 마을을 찾았다. 마을은 도시에서 멀지않은 곳에 있었는데 마을은 낮인데도 불구하고 어수선했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마을을 대표하는 촌장을 찾아갔다. 촌장의 집은 마을 언두리에 있었는데 소박한 성격인지 집 자체는 크지는 않았지만 깔끔한 멋이 있었다.
“계십니까?”
희민이 집 밖에서 부르자 집안에서 촌장으로 예상되는 노인이 방문을 열고는 물었다.
“여긴 무슨일로 왔는가?”
“객잔 내관을 부탁드리러 왔습니다.”
“흐음... 그런가? 우선 들어오게나”
촌장은 두 사람에게 집안으로 들어오라고 하였다. 집안은 외부와 마찬가지로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그런데 무슨일이라고?”
촌장의 물음에 희민이 나서 이야기했다.
“객잔 내관을 부탁드리러 왔습니다.”
“나는 여자를 상대 안하는데...”
촌장이 얼굴을 살짝 찌푸리고 이야기 하자 뒤에 있던 그 모습을 보고 설명했다.
“내가 객주고 그녀는 제 대신입니다.”
그 말에 촌장은 얼굴을 풀었으나 이내 미안한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으음... 그런가? 그런데 미안해서 어쩌누...?”
“무슨 말씀이신가요?”
미안하다는 촌장의 말에 그녀와 휘랑은 서로 의아한 듯 쳐다보다 물었다. 그러자 촌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한숨을 푸우우욱 쉬고는 이야기 했다.
“손님인 자네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것도 웃기지만...”
이야기를 하는 촌장에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해보였다. 촌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곳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산채가 생겼다고 했다. 처음에는 마을 특성상 힘 쓰는 장정들이 많아 산적들을 걱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얼마 전 산적들이 찾아와 무자비하게 약탈을 해갔다고 했다. 처음엔 마을에 힘 좋은 장정들이 나섰지만 그들 두령이 무공을 익혔는지 장정들이 한곳 두곳 부러져서 나가떨어졌다고 했다. 다행이 목숨을 잃은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처음엔 관에다가 신고를 했는데, 그곳 채주가 무공을 익혔단 이유로 관과 무림은 불가침이라며 안된다는 소리만 했다고 한다. 그들이 듣기에 무공을 익힌 산적들은 무자비하다고 하여 현재는 지금 마을 이주를 고려중이라 한동안 일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냥 보내려 했으나 아무래도 이런 이야기는 직접 하는게 예의인거 같아 집안까지 들어와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촌장의 얼굴에는 진심으로 미안해 하는 낯빛이 보였다. 촌장의 한숨과 가끔 아니 사실은 많이 욕설 섞인 한탄을 들은 그녀는 어쩔 수 없다 여기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그때 휘랑이 잠시 생각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
“그 산적들이 없으면 바로 일 할 수 있습니까?”
휘랑의 물음에 촌장은 곰방대를 입에 물고는 말했다.
“으응? 뭐 그거야 그렇지만... 왜그런가?”
“그놈들 어디 있습니까?”
휘랑이 묻자 옆에있던 희민은 깜짝놀랬고 촌장또한 아무생각없이 가르쳐 주었다가 그 말안에 담긴 뜻을 생각하고는 급히 휘랑을 말렸다.
“객주님!?”
“이곳에서 북쪽으로 멀지않은 곳에 있지... 그런데 자네 설마 거기를 가려고? 아서게나! 몸상하네.”
그런 그들을 보며 휘랑은 웃으며 방을 나서려했다. 희민이 그를 말리러 나섰지만 휘랑은 걱정말라며 그녀를 안심시키고는 방을 나섰다
“산적들은 무섭지 않아요. 게다가 두령밖에 무공을 익히지 않았다면서요? 그럼 걱정 안해도 됩니다. 옛날에 호골채놈들은 몽땅 익혔드만”
휘랑은 두 사람에 걱정은 아랑곳 않고 방을 나섰다. 희민이 급히 그를 따라 나섰지만 그녀가 나왔을 때에는 이미 휘랑은 사라지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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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촌에서 북쪽으로 멀지 않은곳에 촌장에 말대로 산채가 있었다. 그 산채의 이름은 적랑채(赤狼砦), 그곳에 두령인 자칭 적랑왕(赤狼王) 강대만은 자신들 산채가 건채 아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생각했다.
“네가 여기 두령이야?”
그 원인은 바로 자신의 앞에서 맑은 미소를 지으며 한손에는 정신을 잃은 자신의 부하를 들고 있는 청년 때문이였다. 그는 그 모습을 보며 식은땀을 흘리면서 사건의 시작을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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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산행을 떠나 만족스러운 약탈로 한껏 기분이 좋아진 강대만은 돼지를 잡아 산신에게 고사를 지내며 흥겹게 놀고 있었다.
“우하하! 부어라 마셔라! 오늘은 신나게 노는거다!”
“예!”
그의 말에 우렁차게 대답을 하며 술을 들이키는 부하들을 보며 대만은 기분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얼마전에 마을을 약탈하긴 했지만 산적이라면 뭐니뭐니해도 그들은 방금전에 지나가던 상인들에게 통행세를 받고왔다. 대만은 벌벌 떨며 통행세를 내는 상인들을 보며 ‘이맛에 산적 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신이난 대만이 흥겹게 놀고 있을 때 산채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얼마 후 사색이 된 남자 한명이 급히 달려와 소식을 전했다.
“두...두령님 피하세요! 습격입니다!”
그의 말에 흥겹게 달아올랐던 연회장은 순식간에 얼음물을 부운 듯 급격히 식어갔다. 대만은 소식을 전한 남자에게 물었다.
“습격이라니? 다른 산채에서 습격이라도 왔냐? 몇 명이냐!”
대만의 물음에 남자는 우물쭈물 하더니 입을 열었다.
“하...한명입니다.”
“뭐야!? 고작 한 명?! 장난치냐!?”
대만의 고함에 상황을 설명하던 남자는 찔끔하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자신들이 생각하기에도 황당했기에 어떻게 전하면 덜맞을까 생각하며 말이다.
“그게 아니옵고... 악귀같은 놈이...”
“누가 악귀같은데?”
“누구긴 누구야 그 쳐들...히이이익?!”
“누구냐!”
갑자기 말을 하던 남자의 뒤로 처음보는 외모에 남자가 나타났다. 그의 등장에 그곳에 모인 산적들은 모두 그를 쳐다봤다.
“안녕하쇼 여러분? 그런데 여기 두령이 누구야? 내가 여기 두령을 좀 봐야겠는데...”
“두령님은 네놈이 쉽게 볼...”
“나다, 무슨 볼일이지?”
어린애 같기도, 장난치는 것 같기도 한 남자의 말투에 묘한 느낌을 받은 대만은 바로 나섰다. 다행이도 그 판단은 정확했다. 사내 아니 휘랑은 대만을 바라보며 말했다.
“흐음... 당신이 여기 두령이야?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뭐지?”
대만의 물음에 그는 상큼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여기서 꺼져”
“크크크...”
대만은 그 미소를 보며 마주 웃고는 주위에 있는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쳐라!!!”
“우와아아아!!”
대만의 명령에 주위에 있던 산적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휘랑에게 달려들었고 대만이 이 명령에 대해 후회한 것은 정확히 일각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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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 꺼질 거야? 말 거야?”
“으으으...”
‘상상도 못할 고수!’
대만은 자신에게 소식을 전한 부하가 제대로 표현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는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악귀가 아니라면 어떻게 이렇게 순식간에 자신의 부하들을 쓰러트릴 수 있을까? 휘랑과 대만에 주위에는 산적들이 한곳 두 곳 부러져서는 쓰러져 있었다. 다행인 것은 휘랑이 아직까지 그들을 해치지 않았다는 점이였다. 아마도 자신의 앞에 있는 남자가 마음만 먹었으면 그들은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으리라.
“이봐 두령아저씨 사람이 묻잖아!”
움찔!
도대체 자신들한테 무슨 원한이 있기에 이런 일을 벌이나 싶었던 대만은 휘랑 에게 따지고 싶었으나 차마 그러진 못하고 아까에 위엄은 간데없이 비굴한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자존심은 상했지만 어쨌든 목숨이 중요하지 않은가?
“헤...헤헤 얼른 꺼져야죠. 그러고 말굽쇼!”
“그래? 흐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퍽
“크억?!”
대만의 비굴한 말에 휘랑에 표정이 환해졌다가 잠시 고민을 하고는 중얼거렸다. 그 중얼거림과 동시에 대만은 정신을 잃고 쓰러졌고, 휘랑은 그런 대만을 번쩍 들어 어깨에 들쳐 매더니 나타난 것과 같이 순식간에 산채에서 멀어져갔다. 휘랑의 어깨에서 흔들거리는 대만의 몸이 어째선지 애처로워 보였다.
- 작가의말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흐음... 역시 글쓰는건 어려워요... 그래도 전 독자님들이 계시기에 오는돌 힘을 냅니다!
그.리.고 조사는 역시 어렵네요... 혹시 틀린곳 있다면 오늘도 지적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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