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화 최고급 브랜드를 만들자
오랜만에 돌아오는 집이다. 헨리 집사가 마치 오늘 아침에 외출하고 돌아온냥 아무런 부담 없이 받아준다. 참 능력있고 센스있는 사람이다.
방에서 잠시 기다리자 총괄사장 아이린이 보고서를 들고 들어왔다.
“어서와 아이린”
“사장님, 지난 4개월간 정산 내용을 보고 드리려고 왔습니다.”
나는 일어나서 아이린의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허리를 끌어 안았다.
“우리 사이에 너무 사무적인 거 아니야. 아이린”
“아이~ 근무시간에는 좀 참아주세요. 사.장.님”
아이린이 내 가슴을 슬쩍 밀치며 옷매무새를 가다 듭니다.
“쳇! 알았어, 그럼 보고해봐. 간결하게 해줘”
아이린이 아주 간결하게 보고를 시작했다.
그런데,
[4개월간 합산 정산내용]
1) 가죽제품제작부서 : 총 매출 1,255,000골드, 지출 총액 90,800골드
직원수: 장인 50명(평균임금 200골드), 직원 40명 (평균임금 30골드), 복지비용(매월) 1,500골드
* 추신 : 가죽재료 소진 임박
2) 무기 및 방어구 판매 : 총 매출 15,097,200골드, 지출 총액 13,600골드
직원수 : 관리직원 2명(평균임금 200골드), 직원 50명 (평균임금 30골드), 복지비용(매월) 1,500골드
3) 보석판매 : 총 매출 17,990,000골드, 지출 총액 13,600골드
직원수 : 관리직원 2명(평균임금 200골드), 직원 50명 (평균임금 30골드), 복지비용(매월) 1,500골드
4) 경매소 : 총 매출 22,720,000골드, 지출 총액 6,800골드
직원수 : 관리직원 2명(평균임금 200골드), 직원 10명 (평균임금 30골드), 복지비용(매월) 1,000골드
5) 상단경비대 소요비용 : 지출비용 : 312,000골드
직원수 : 기사단 10명(평균임금 200골드), 경비대장 및 간부 5명 (평균임금 200골드)
경비병 700명(평균임금 50골드) 복지비용(월) 40,000골드
6) 건설자재 및 군마, 원자재 구입비용 : 총 지출 45,100,000골드
건설자재(4개월) : 석회석, 석탄, 자갈, 모래, 점토, 대리석 구입비용 43,400,000골드
원자재구입비용 : 1,200,000골드(보석원석 40,000개)
군마구입 : 100마리 구입 비용 500,000골드
7) 정산합계
매출57,062,200골드, 지출 45,412,000골드, 세금 8,559,330골드
순이익 : 3,090,870골드
“헐, 4개월동안 남은 금액이 3,090,870골드 밖에 안되는 거야?”
“건설자재 구입에서 많은 지출이 있었어요. 특히 대리석 구매 비용이 전체 비용의 90%가 넘습니다. 하지만 일회성 비용이므로 더 이상 지출은 없습니다.
군마는 계속 사들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보석원석은 볼튼상단에서 현재까지 3만개 납품했으며 올해 말까지 3만개를 더 납품하겠다고 합니다.
다른 상단과 타국 상단을 통해서도 1만개정도 사 드렸습니다. 이상입니다.”
“군마와 보석은 계속 사드리도록 해. 그리고 가죽의 재고가 얼마나 남은 거야?”
“현재 상태에서 1개월이면 완전 소진이 예상됩니다”
“흠, 1개월 분량이면 진짜 거의 소진 상태라고 봐야 하네. 이제부터는 레비탄가죽을 사용해야겠다.”
“레비탄가죽으로 교체하신다면 가죽제품의 가격 정책도 손 봐야 합니다. 레비탄가죽으로 만든 제품은 상당한 고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우리도 그에 맞는 가격 정책을 다시 수립해야 합니다.”
“맞는 말이야. 지금까지와 다르게 최고급 레비탄가죽 제품으로 방향성을 바꿔야 할 때야. 더구나 버모린 항구도시가 완공되면 바다를 통해 타국에서도 많은 상인이나 귀족들이 우리 버모린영지를 방문하게 될 거야. 그때를 대비해서라도 지금부터 최고급 레이탄가죽제품들을 선보이는 게 좋겠어”
“그렇게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사장님”
“좋아. 이제 보고는 다 끝났지?”
“네, 상단 관련하여 오늘 보고할 내용은 다 끝났습니다.하지만”
“하지만?”
“지금 레이든성에 왕국에서 손님들이 찾아와 기다리고 있습니다. 벌써 도착한 지 10일이나 지났습니다.
기사들을 보내 사장님께 전하려 했지만 영주님께서 사장님 돌아올 때까지 보고하지 말라고 하셔서 아무 조치도 취하고 않고 있었습니다.”
“아! 그래? 잘했어. 역시 영주님은 협상에 대해 뭐 좀 아시는 분이라니까. 하하”
“무슨 일인지 제가 알면 안되는 건가요? 영주님은 아무것도 말씀해 주시지 않으셔서···”
“별거 아니야. 지난 영지전 때 하이샌드백작이 나를 모욕하여 해밀턴성 감옥에 가둬 뒀거든, 아마 그자의 석방과 관련한 협상을 하기 위해서 찾아온 걸 거야”
“아, 그렇군요.”
“그럼 이제 내 볼일을 좀 봐도 되겠지?”
“그럼요. 급하신 일이 있으시···어머! 으읍~”
나는 아이린의 입술에 기습 키스를 했다. 오래 동안 떨어져 있었더니 많이 보고 싶었다. 이심전심인지 아이린도 더 이상 거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를 받아드렸다. 10분이 넘는 길고 격렬한 키스가 끝나고 나는 아이린에게 속삭였다.
“아직 준비 안 끝났어?”
아이린의 얼굴이 붉어지더니 나를 흘겨보았다.
“몰라요~ 그런 걸 물어보는 남자가 어딨어요”
나는 아이린을 번쩍 안아 들었다. 그리고 침대를 향해 뛰었다.
그날 우리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길고 긴 밤을 보냈다. 다음날 날이 밝아 올 때까지 단 한순간도 떨어지지 않고 오직 서로 만을 바라보면서 웃고 울고 또 기뻐하며 오직 내 품에 안겨있는 이 사람 만을 사랑하겠다는 다짐을 하며 밝아오는 아침을 함께 맞이했다.
“사랑해 아이린”
“저도 사랑해요. 오빠”
“한숨도 못 잤는데 오늘 일할 수 있겠어? 여기서 한숨 자고 오후에 나랑 같이 내려가자. 어차피 나도 가죽공방에 내려가 봐야 하니까”
“피곤한 거보다 아파서 못 가겠어요”
“아파? 어디가?”
“치~ 몰라요. 다 오빠 때문이에요”
“아하하~, 미안, 내가 잘못했어”
“몰라요”
아이린과 나는 오후가 다 돼서야 몸 단장을 하고 상단으로 내려왔다. 아이린은 창피하다면 바로 2층으로 뛰어 올라가 버렸다.
엶은 미소를 지으며 아이린의 뒷모습을 보다 1층 가죽제품 공방의 하만을 찾았다.
내가 나타나자 모든 직원이 일어나 정확하게 30도 각도로 고개 숙여 인사를 한다. 상단에서는 절대 엎드려 절하는 행위를 못하도록 사규로 정했다.
인사는 무조건 30도다. 상사건 동료건 모두 30도 규격으로 인사를 한다. 하다못해 영주나 이 나라의 왕이 찾아와도 상단 내에서는 무조건 30도 인사만 허용한다. 아니면 퇴출시키겠다고 했더니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다.
하만이 뛰어오더니 정확히 30도로 인사하며 반갑게 맞아 준댜.
“어서 오십시오. 주군”
“하만, 그동안 별일 없었지요. 보니까 매출이 엄청나게 올라갔던데요”
“장인의 수가 50명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당연히 그 정도 매출은 나와야 정상입니다. 가죽 소모량도 증가하여 재고가 좀 걱정이 됩니다.”
“하하, 그 문제를 해결해 주려고 내가 이렇게 왔잖아요. 걱정 마세요. 하만”
“정말 이십니까? 사실 그 문제로 고민이 많이 되었습니다. 안 그래도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몸이 두 개라도 모자라신 주군인데, 이런 문제로 심려를 드리는 건 아닐지 고민이 많이 되었습니다. “
“사업 상 필요한 재료가 모자라는 문제를 가지고 무슨 고민을 하고 그럽니까. 그리고 일전에도 내가 말했잖아요. 가죽이 어마어마하게 많다고 그러니 걱정 말고요. 나랑 지하 창고에 같이 갑시다”
“네!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하만이 앞장서서 지하 가죽 보관 창고에 내려왔다. 진짜로 남아있는 가죽이 눈에 띄게 줄어있었다.
말이 한달이지 50명이나 되는 장인이 맘만 먹으면 15일이면 다 없어질 정도 밖에 안 남아 있었다.
나는 남아있던 가죽의 재고를 한쪽으로 치우고 아공간에서 레비탄가죽 10만장을 창고에 쌓았다. 하만이 놀라 자빠지며 쩌~억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눈동자만 이리저리 굴리며 쌓여가는 레비탄가죽을 바라 보고 있다.
좁은 지하 창고이다 보니 10만장이나 되는 레비탄가죽을 쌓아서 정돈하는 것도 일이다. 대략 20분에 거쳐 층층이 쌓아 올려 10만장을 다 내려 놓았다.
“주,주,주군 이것이 다 레, 레비탄 가죽 입니까?”
“네, 다 레비탄가죽입니다. 전부 5m~6m 사이의 가죽입니다. 이제부터 우리 가죽제품 제작부서는 레비탄가죽을 이용한 최고급 제품만을 만들어 판매하는 전략으로 판매 정책을 수정하겠습니다.
프리실란드 대륙 어디에도 없는 오직 뉴라이프 상단에만 있는 최고급 레비탄가죽제품을 만들어 주세요.
대륙의 모든 왕국 그리고 제국이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우리 뉴라이프 상단으로 찾아오게 만들어 주세요.”
“넵!! 주군, 그렇게 꼭 만들어내겠습니다. 이것만 있다면, 이 레비탄가죽만 있다면 못할게 뭐가 있겠습니다. 기대해도 좋습니다. 주군, 제가 꼭 그렇게 만들겠습니다.”
하만의 눈에서 눈물이 글썽글썽 거렸다. 아마도 밖에 있는 50명의 장인 중 누구라도 이 자리에 있다면 울지 않고 버틸 사람이 있을까 모르겠다.
“하만, 일단 어떤 제품을 만들지도 중요하지만 최고급 제품에는 필히 브랜드가 있어야 해요. 사람들이 제품에 찍혀있는 브랜드만 보고도 ‘아! 저 제품은 뉴라이프 상단의 가죽제품부서에 만든 제품이구나’라고 인식할 수 있는 브랜드와 로고를 만들어 보세요. “
“브랜드와 로고, 정말 멋진 생각이십니다. 전 지금까지 왜 그런 생각을 못했을까요. “
“지금까지는 아마도 하만의 이름 자체가 브랜드 역할을 했을 겁니다. 대부분 보면 자신의 이름을 딴 무슨상회, 무슨공방 이런 식으로 사업체 이름을 지었잖아요. 하만도 마찬가지고요”
“그렇습니다. 다들 그렇게 하니 저도 당연히 그렇게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사업 규모가 작을 때는 그런 식으로 해도 되지만 사업 규모가 커지면 이젠 거기에서 탈피해야 해요.
무릇 브랜드라는 것은 100년이 가도 1,000년이 지나도 계속적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보여지고, 불려지고, 함께 살아가는 고유한 가치를 가진 살아있는 존재입니다.
사람들이 우리 뉴라이프 상단은 몰라도 가죽제품의 찍혀있는 브랜드는 알고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그것이 바로 브랜드가 가치있는 삶을 살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아아!! 100년, 1000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고 사람들과 함께하는 브랜드라니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아 납니다. 그, 그것을 제가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하하, 하만 못할게 뭐 있습니까? 여기 세상에서 최고급 재료가 있고, 최고의 명인이 내 눈앞에 있는데 최고의 제품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그 상품에 브랜드를 찍으세요. 그리고 가치를 아는 사람에게 판매하세요. 이후 그 사람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홍보대사가 되어 줄 겁니다.
그것을 보고 다른 이들이 구매할 것이며, 그렇게 이어지다 보면 최고급품은 당연히 하만이 만든 브랜드가 박혀있어야만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겁니다.
거기서부터 브랜드의 생명이 시작되는 겁니다.”
“그,그렇군요. 오늘 저는 주군을 통해 개안을 한듯합니다. 이제부터 저는 제가 아닌 100년이 지나도 1,000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은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남은 생의 모두를 받치겠습니다.”
“뭐 그 정도 각오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최고급품에 걸 맞는 가격 정책도 중요합니다. 최고급품은 아무나 살 수 없습니다.
왠지 아세요. 수량의 제한보다는 비싸기 때문입니다. 비싸지 않으면 아이던티가 없습니다.
부자들이, 귀족들이 왜 값비싼 돈을 내고 최고급품을 사겠습니까? 그건 인간에게 과시하고자 하는 욕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남들은 엄두도 못 내는 금액의 최고급품은 나는 살 수 있다는 과시욕, 나는 그런 것을 몸에 거치고 있다는 자부심, 이런 것들이 최고급품의 가치를 증명하는 또 하나의 기준입니다.
또 하나는 제품 디자인의 희소성입니다. 아무리 최고급품이라고 해도 동일한 디자인이 많이 풀려서 여러 사람이 가지고 있다면 그 제품은 제품 자체는 훌륭할지 몰라도 최고급품으로서의 가치는 떨어지게 됩니다.
내가 산 제품은 세상에서 딱 10개 밖에 없는 ‘한정품이야’ 라는 자부심이 있을 때 그 제품의 가치는 올라가게 됩니다.
나중에 중고로 판매할 때도 어쩌면 자신이 샀던 새 제품의 가격보다 더 높게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최고급품을 만들 때는 한 가지 디자인에 일정 수량 이상은 절대 만들면 안됩니다. 그리고 그것을 모든 고객이 알 수 있도록 홍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렇게 오늘 내가 말한 3가지, 브랜드, 고가의 가격 정책, 디자인의 희소성을 잘 기억하셔서 진행을 해보세요.”
“······”
하만은 아무 말도 못한 채 나만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눈빛은 ‘나 엄청 감동 했어’ 라는 뜻을 잔뜩 품은 채 오직 내 얼굴만 쳐다보고 있었다.
“하만? 하만?”
“억, 네, 네! 주군”
“왜 그렇게 나만 쳐다보고 말을 안 하는 겁니까?”
“주,주군 제가 너무 감동해서 잠깐 정신을 잃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무튼 잘해 낼 수 있겠죠?”
“넵! 맡겨 주십시오. 잘해낼 자신 있습니다”
“좋아요. 믿겠어요. 그럼 나는 또 가볼 곳이 있어요.”
“주군, 살펴가십시오”
하만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는 텔레포트로 내 방으로 돌아왔다.
현재 소지금 내역을 확인해봤다
-소지금 : 76,868,590골드
아직도 많이 남았다. 한동안은 원가 없는 제품으로 많은 돈을 벌었다. 하지만 이제 5만장 남은 레비탄가죽과 점점 줄어들고 있는 대형몬스터 사체들이 모두 사라지고 나면 이런 엄청난 돈은 벌어드릴 수 없을 것이다.
만약 현재 가진 원재료가 전부 소비된다면,
‘한번 더 갔다 와야지 뭐, 지금의 마나량이면 미지의 수림으로 텔레포트하는 것은 일도 아니지. 이제 미지의 수림은 오직 나만의 거대한 농원같은 곳이야. ’
왕국에서 손님이 찾아왔다고 했으니 영주성에 한번은 들러봐야 한다. 나는 다시 상단 운송마차정류장에서 운송 마차를 타고 레이든성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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