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화 노예시장 싹쓰리
나는 일주일 동안 발두스백작성, 네이트백작성, 웨일런백작성을 돌며 노예들을 모두 사 모았다. 발두스성에서 152명, 네이트성에서 221명, 그리고 웨일런성에서 192명의 노예를 샀으며, 모두 807,500골드를 지출하였다.
그리고 지금 실라스후작성으로 가고 있다. 리갈 실라스 델가도 후작이라고 하는데 왕국에 5명밖에 없는 후작 중 한 명이고 왕국에 1명밖에 없는 소드마스터 해리슨 그랜트 콜몬 공작과 더불어 귀족파를 이끄는 중심이라고 했다.
그 반대편에는 로엘 리바이 헌트 후작이 국왕파을 이끌고 있으며 로엘 후작은 왕국에 1명밖에 없는 7서클 마법사이자 백색마탑의 마탑주이기도 한다.
하벨남작은 귀족파보다는 국왕파와 가깝게 지내기는 하지만 대외적으로 중립을 표방했다.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
어느 파벌에 끼어서 이리 불려 다니고 저리 불려 다니는 것보다 정치색 없이 중립을 지키는 게 속 편할 때가 많을 것이다. 물론 어느 파벌에도 끼지 못하기 때문에 이권이 걸린 사업은 꿈도 못 꿀 것이고···
내가 가장 먼저 실라스후작령으로 가는 이유는 실라스후작령이 교통의 요충지 이기 때문이다. 후작령의 오른쪽은 그랜트공작령이고 왼쪽은 라바이 후작령이다. 그리고 위쪽이 바로 왕성이 있다.
먼 거리를 돌아다닌 것보다 실라스후작령을 기준으로 해서 텔레포트로 이쪽 저쪽을 다니는 것이 훨씬 빠르고 효과적이다.
실라스성은 백작성과는 비교할 수 없는 도시 인구 4만명에 이르는 거대 규모의 도시였다. 하지만 이제는 도시 규모에 별 관심이 없다.
“도시 규모만 컸지 이렇다 할 특별한 것이 없어”
“뭐, 인간들 사는 것이 다 거기서 거기인데 규모가 크다고 해서 별다른 게 있겠어요”
“호오~ 넌 마치 인간들 세상에서 오래 동안 살아본 것처럼 말을 하네. 두리안?”
“인간들 세상으로 넘어온 지도 6달이 다 되어가고 있어요. 이 정도면 산전수전 다 겪어본 거죠 뭐. 헤헤”
“그러냐? 아이고야 1년 넘게 살면 깨달음을 얻어 승천이라도 할 기세네”
“말이 그렇다는 거죠. 뭐”
“알았다 이놈아, 빨리 노예들만 사서 다른 도시로 가자. 나중에 다시 와야 될지 모르니 공작성이나 왕성까지 찍고는 가야지”
“네. 주인님”
나는 실라스성에서 노예 1,200명을 샀다. 물론 마법으로 협박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레이든성까지 거리가 멀다 보니 1달이상 소요된다.
먼저 가서 기다리면 올 것이다. 리바트성에서도 982명을 샀고 공작성인 그랜트성에서는 1550명을 샀다. 전부 합쳐 590만골드가 사용되었다.
그리고 왕성으로 왔다.
왕성은 인구가 20만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였다. 말이 20만이지 실제 크기는 대한민국 서울만큼 크다. 왕성 끝에서 끝을 가는데 걸어서 가면 10시간는 꼬박 걸린다고 한다.
왕성에는 노예 시장도 2곳이나 있었다. 처음으로 간 노예 시장에서 2,100명의 노예를 샀다. 비용은 336만골드가 사용되었다.
그리고 두 번째 노예 시장은 일반 노예 시장이 아니었다. 고급 노예라고 할까, 교육을 받아서 행정 업무가 가능한 노예, 검술 등을 익힌 전투 노예 그리고 여러가지 기술이 있는 노예들이 거래되는 곳이었다. 그래서 가격도 일반 노예보다 훨씬 비쌀 뿐 아니라 노예의 숫자도 많지 않았다.
내가 노예 시장에 들어서자 깔끔하게 잘 차려 입은 중년남자가 나에게 다가와 인사를 건낸다.
“안녕하십니까, 손님. 고급 노예를 사러 오신 건지요?”
나는 고개만 끄덕였다.
“어떤 능력을 가진 노예가 필요하십니까?”
“다”
“네? 무슨 말씀이신지?”
”전부 다 필요하다고, 말귀 못 알아들어?”
“아, 아닙니다. 그럼 이쪽으로 오시지요. 제가 고급 노예 별로 일단 소개를 해 드리겠습니다.”
중년의 안내인은 뭔가 오해를 하나보다. 내가 노예들 중 특별한 몆 명을 능력 별로 1명씩 살 거라 생각한 것 같다. 하지만 난 가만히 있었다. 나도 알고 싶었다. 어떤 능력들이 있는지? 그리고 이들은 어째서 노예가 된 것인지 알고 싶었다.
고급 노예라서 그런지 일반 노예들과 달리 대우는 일반 노예들 보다 훨씬 좋았다. 철창에 갇혀있는 것은 똑같지만 먹는 것과 입고 있는 옷들이 달랐다. 잘 먹고 있는지 얼굴에 살도 붙어있고 옷도 깨끗했다. 먼저 안내 된 곳은 딱 봐도 글 깨나 읽었겠다 싶은 노예들이었다.
“이 노예들은 일반 사무는 물론 행정 업무까지 소화할 수 있는 교육 받은 노예들 입니다.”
“이들도 전쟁터에서 잡혀온 자들인가?”
“그런 자들도 있고, 영지전에 패해 포로로 잡혔다 몸값을 내지 못해 노예로 팔린 경우도 있습니다. 더러는 몰락한 귀족이 먹고 살 길이 없다 보니 스스로 노예가 된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들의 능력은 검증 되었나?”
“네 저희가 철저하게 검증하여 고급 노예로서 자질이 충분한 이들만 선별 한 것입니다.”
“좋아 이들은 모두 몇 명이고 가격은 어떻게 되지?”
“현재 행정 노예들은 모두 22명이 있으며 노예의 가격은 10만골드입니다.”
“꽤 비싸군”
“노예이긴 하지만 그만큼 귀한 인재들이니까요”
“좋아, 다음은 어떤 노예들이지?”
“네, 다음은 각종 기술을 가진 노예들 입니다. 이쪽으로 오시지요”
기술을 가진 노예들을 보기 위해 다른 건물로 이동 하였다.
그곳에는 꽤 많은 노예들이 거주하고 있었다.
“이곳은 각종 기술을 가진 노예들이 있는 곳입니다. 현재 목공장인 6명, 대장장이 5명, 가죽공예장인 10명, 조선기술자 8명 등이 있습니다. 이들이 가격은 20만골드입니다.”
“흠···.”
갈수록 비싸진다. 기술을 가지고 있으니 그럴 수 있지만 이러다가 자금이 바닥나게 생겼다.
“다음 소개해 드릴 노예는 기사 노예입니다. 모두 오러유저 이상의 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오러유저 6명, 익스퍼트 초급 3명, 익스퍼트 중급 1명이 있습니다. 오려유저의 몸값은 10만골드, 익스퍼트 초급은 15만골드, 중급은 30만골드 입니다.”
“흠, 다음은?”
“다음은 엘리트 전투병 노예입니다. 훈련이 잘된 직업군인이던 자들입니다. 검병, 방패병, 장창병, 궁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현재 검병이 300병, 방패병 100명, 장창병 200명, 궁수 100명이 있습니다. 모두 검증을 마친 엘리트 병사입니다. 이들의 가격은 10,000골드입니다.
“또 있나?”
“이제 없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소개해 드린 노예가 전부입니다. 특별한 놈이 하나 있긴 한데 괴팍한 놈이라 추천 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괴팍한 놈?”
“네, 아인종인 드워프가 한 명 있는데 도통 주인 말을 듣지 않고 일도 하지 않는 골치덩어리 입니다. 제국에서부터 저희 왕국까지 넘어오는 동안 벌써 6번이나 주인이 바뀐 놈입니다.”
드워프라는 말에 나는 살짝 흥분했다. 인간 세상으로 나갔다는 골드브링거의 부족원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놈을 볼 수 있나?”
“관심이 있으십니까? 하지만 그놈은 누구도 만나지 않으려 합니다. 계약이 되어 팔렸는데도 가지 않고 버티는 바람에 계약이 취소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희도 위약금 물어주느라 손실이 많이 났고요. 그래서 미리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그래? 그럼 놈의 몸값은 어떻게 되는데?”
“처음 그놈을 저희가 페라니아제국에서 사 올 때는 1백만골드를 주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저희에게도 골치거리인지라 구매해서 데리고 가실 수만 있다면 50만골드에 드리겠습니다.”
“골치덩어리 제거해 주는데 그렇게 많이 받나?”
“아이고, 손님 살려주십시오. 저희도 조금이라도 손실을 보존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중년인이 엄살을 부린다. 일단 드워프 노예를 만나보기로 했다. 드워프 노예는 독방에 갇혀있었고 나를 보고도 본체만체 벽만 보고 있었다.
“야, 너 이름이 뭐냐?”
대답이 없다.
“이름이 뭐냐고 이 자식아. 그러게 뭐 하러 가출을 하고 그랬어. 집 나오면 고생인 거 몰라?”
내 뜬금없는 말에 녀석이 날 슬쩍 쳐다본다.
“너 골드브링거 알어?”
골드브링거라는 말에 놈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쳐다보며 말한다.
“당신이 어떻게 그 이름을 아는 거지?”
“이 싸가지 하고는 주인한테 그렇게 밖에 말 못해? 그리고 골드브링거가 내 부하다 이 새끼야”
“무, 무슨···.”
“니네 데스산맥에 사는 드워프일족 모두가 나와 종속이 계약이 맺어져 있다. 그러니 내가 네놈들의 주인이 맞는 거지. 그리고 지금 집에서 도망친 놈을 잡으러 여기에 있는 것이고, 무슨 말인지 알겠어?”
“지, 집으로 도,돌아갈 수 있는 겁니까?”
“그래, 가자 집으로..”
드워프가 한동안 바닥에 엎드려 울더니 다시 벌떡 일어나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너 이름이 뭐냐?”
“장퍼프라 합니다.”
“너 말고 다른 놈들 어디 있는지 알아?”
장퍼프는 고개를 저었다.
“오래전에 페라니아 제국에서 함께 인간 세상에 나온 3명이 모두 잡혔습니다. 그 이후로 그들을 한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페라니아 제국이라···.”
나는 잠시 고민하다 장퍼프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두 눈이 쏟아질 듯 크게 뜬 중년인이 믿어지지 않는 듯 나와 장퍼프를 쳐다봤다.
나는 별 신경 쓰지 않고 그에게 말했다.
“지금까지 소개한 모든 노예들을 전부 사겠다. 얼마인지 계산해서 말해라”
“네..네? 다 , 다 사신 다고요? 정말이십니까?”
“그래, 다 산다. 빨리 계산해서 가져와라. 맘 변하기 전에.”
“자,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한참 후 계산을 맞췄는지 중년인이 돌아왔다. 그리고 양피지를 하나 내밀었다.
거기에는 노예 구매 총 금액이 적혀있었다.
“16,850,000골드?”
“네, 그렇습니다.”
나는 노예 금액을 모두 지불했다. 마찬가지로 1달안에 레이든성으로 모든 노예들을 데려오라고 전하고 노예 시장을 나왔다. 장퍼프도 그때 함께 오라라고 했다.
노예를 구입하면서 나의 자금이 상당히 줄었다.
이번에 구입한 노예는 일반노예 6,602명, 기술자노예 51명, 기사노예 10명, 엘리트 병사노예 700명, 그리고 드웨프 1명이다. 총 구입비용은 32,549,500골드가 소모되었다.
그래서 현재 남은 나의 자산은
-소지금 : 11,682,735골드
이번에 많이 썼다. 돈이야 또 벌면 된다. 2주동안 노예를 사러 왕국 절반을 돌아다녔다. 중요한 포인트는 찍어 뒀으니 나중에 다시 사러 올 때가 있다면 하루면 다 돌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저택으로 텔레포트하여 돌아온 뒤, 노예들을 어떻게 사용할 지 고민을 했다. 일단 일반 노예들은 모두 건설 현장에 투입할 것이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투입한다.
거기에서 일하는 것이 그들에게 편할 것이다. 밥도 잘나오지, 누가 갈구지도 않지, 유대감도 가질 수 있지, 모든 면에서 도시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것이 났다.
행정 노예들은 일단 상단의 업무와 버모린 도시건설 현장 관리 및 자재 구입 등 여러가지 실무를 담당하게 할 계획이다.
목공과 대장장이 기술자는 도시건설 현장으로 보내 그곳에서 일을 시킨다. 드워프들과 함께 일을 시키면서 드워프들의 기술을 좀 배우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가죽장인은 하만에게 맡겨야겠다
조선기술자는 아직 조선소가 완성이 안되었으니 잠시 미뤄두고 목공장인과 함께 건설현장에서 일하도록 하면 될 것 같다.
기사 노예들을 활용하여 경비단 조직을 만들었으면 한다. 그리고 엘리트 전투병 노예들는 버모린 영지군으로 편성을 하면 될 것이다.
생각을 마치고 방안에서 키우고 있는 보리와 벼, 그리고 콩을 바라보니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노예를 사러 돌아 다닐 때도 하루에 한번씩 들러 상태를 확인했었다.
전부 다 발아에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절반이 넘게 싹을 나서 지금은 어느 정도 새싹의 단계를 넘어 섰다. 이쯤에서 마법을 한 번 사용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플랜트 글로우드”
식물을 무럭무럭 자라게 하는 3서클 마법이다. 이걸 일주일에 한번씩만 해주면 1달이 지나면 수확할 수 있다.
다음날 상단을 한 바퀴 돌아보고 성문 앞 공터에 쌓인 자재들을 아공간에 넣은 뒤 버모린 공사현장에 내려 놓았다.
지난번보다 자재량이 2배정도 많아졌다. 수확이 끝났으니 모든 영지민이 여기에 매달리고 있다. 앞으로 파종기 전까지 매주 오늘 가져온 절반 정도의 자재 조달이 가능하다.
골드브링거가 달려와 산처럼 쌓인 자재를 보며 좋아한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번에 주고 가신 자재가 다 떨어져 가고 있었는데 다행입니다.”
“내가 적절할 때 와서 다행이다. 그리고 1달 후에 6천명의 인부가 올 것이다. 여기서 잡부로 일을 시키도록 하고 별도로 대장장이와 목공기술자, 선박기술자들이 수십 명 올 것이니 그들과도 잘 조율해서 일을 분배하도록 해라. 그리고 인간들에게 가르쳐줄 기술 있으면 생색내지 말고 좀 가르쳐 주고”
“알겠습니다. 철민님”
“그리고 말이야, 너 장퍼프라고 알아?”
“장퍼프 압니다. 그놈 지금 어디 있습니까? “
“노예로 잡혀있더라고, 내가 거금을 드려 샀다. 한 달 후에 올 것이다. “
“아, 철민님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너희들이 은혜 갚은 길은 버모린의 도시를 잘 건설하는 것이다.”
“맡겨주십시오. 최고의 도시를 건설해 보이겠습니다.”
“그래, 그럼 간다”
다시 저택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일주일 정도 저택 밖으로 나가지 않고 방에서 곡식 키우며 뒹굴 거리며 쉬었다.
그 사이 백작령에서 구입했던 노예들이 속속 도착하기 시작했다.
노예들 몸에는 노예라는 낙인을 찍혀있었다. 불로 쇠를 달궈 등이나 팔에 찍은 것이다. 고급 노예들은 마법으로 노예 표식을 하고, 일반 노예들은 비용 문제로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고 그냥 낙인을 찍었다고 한다.
나는 노예들이 도착할 때마다 힐을 걸어 건강을 회복 시킴과 동시에 낙인을 제거 했다.
그리고 모두 버모린으로 보냈다. 현재 상단에서 가장 널널한 사람이 스콜이다. 폴이 생각보다 일을 잘해서 지금은 스콜의 모든 업무를 혼자서 처리한다. 스콜이 할 일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성문 앞으로 보냈다. 거기서 자재 관리하며 노예들 처리를 지시한 것이다.
그렇게 세월아 네월아 하며 쉬고 있는데 헨리 집사가 레이든 영주성에서 급한 전갈이 왔다고 전해주었다.
‘이시기에 급한 전갈이라면 하나밖에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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