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화 독립하다
나는 화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상황은 다르지만 꼭 내가 태어나서 자랐던 한국의 역사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나라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래서 나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뭐요? 말 돌리지 말고 확실하게 말 하세요”
화가 나다 보니 말투도 조금 거칠어진다. 이놈의 다혈질 성격이 문제라면 문제다.
왕세자는 잠시 뜸을 드리더니 결심이 섰는지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우리 레온왕국을 도와 주시오. 철민경”
협상하려 왔으면 협상안을 내 놓을 것이지 갑자기 도와 달라는 왕세자의 밑도 끝도 없는 말에 황당하기도 하고 또 화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뭐요? 당신들 처음부터 협상하러 온 것이 아니라, 그 말하러 온 거요?”
내 표정이 바뀌자 왕세자가 다급하게 변명같은 말을 이어간다.
“처음 철민경의 항의 서한을 받고 왕국의 모든 귀족과 관료들이 모여 논의를 했소. 항상 귀족파와 국왕파로 나뉘어 싸우기만 하던 귀족들이 자발적으로 하나의 목소리를 내며 열띤 논의를 했소.
태어나서 그런 광경을 나는 처음 보았소. 그리고 새로웠소. 도대체 강철민이란 사람이 어떤 사람이기에 저들에게 저런 공포감을 심어주면서 한자리에서 모여 한목소리를 내게 하는지 무척 궁금했소.
9서클마법사니 그랜드마스터니 하는 이야기는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소. 나는 다만 경을 만나보고 싶었소. 이후 협상안을 가지고 갈 때 나도 따라가리라 마음먹고 그들이 결론을 내 주기를 기다렸소.
그런데 결과가 나오지 않았소. 처음 한목소리를 내던 귀족들의 일부와 중앙고위 관료들이 갑자기 입장을 바꾸기 시작했소. 전부 자이르왕국에 매수 된 매국노들이었소. 그들은 경의 손에 변경백인 하이샌드백작이 죽기를 바랬소. 그래야 자이르왕국이 침입할 때 전력의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여긴 것 같소.
그렇게 탁상공론이 벌어지며 4개월이 흐른 것이오. 나는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어서 국왕폐하와 공작 각하에게 부탁하여 이리 찾아 뵌 것이오.
그리고 나는 확실하게 알았소. 아무런 거리낌 없이 소드마스터이자 일국의 공작의 손을 박살 내버리는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일국의 왕세자 앞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되려 나를 주눅 들게 하는 모습에서, 이 자리에 내가 아니라 폐하께서 오셨어도 경은 절대 폐하께 고개 숙이지 않았을 것이오. 경에게 있어서 왕이나 황제 따위는 안중에 없다는 것도 어렴풋이 느끼겠소. 내 말이 틀렸소?”
“···.”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당사자 앞에서 그렇다고 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철민경, 내가 이곳에 인질로 남겠소”
왕세자가 또다시 폭탄 발언을 했다. 그러자 접객실에 있던 귀족들이 또 한번 난리를 친다. 솔직히 뭐하는 짓거리인지 이해가 안된다.
“전하, 전하, 안됩니다.”
“저,전하 그것은 아니 됩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전하 안됩니다.”
“전하, 차라리 제가 인질로 남겠습니다. 절대 안됩니다. 전하”
보다 못한 해리슨공작이 자신이 인질로 남겠다고 한다.
왕세자의 갑작스러운 폭탄 발언에 공작과 두 후작은 왕세자 앞에 엎드리며 결사 반대를 외쳤다. 그리고 하벨남작까지 합세하여 반대를 외친다.
“일어나시오. 3분은 이 나라의 기둥이시오. 아무리 내가 왕세자라 하나 함부로 무릎을 꿇으시면 안되오”
“전하, 말씀을 철회해 주십시오”
“철회해 주십시오. 전하”
“철회해 주십시오. 전하”
“아니오. 나는 철민경이 만드는 도시를 보고 싶소. 철민경이 만들려는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 내 두 눈으로 보고 싶소.
그리고 3분도 알 것이오. 철민경이 도와주지 않으면 레온왕국은 이제 기나긴 역사를 간직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살아져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오.
어차피 멸망하여 사라질 나라라면 내가 그곳에 있은들 어떻고 이곳에 있은들 무엇이 변하겠소. 그러니 내 결정을 바꾸려 마시고 그만 일어나시오”
“저, 전하···흑흑~”
해리슨공작이 끝내 눈물을 흘린다. 뒤 따라 로엘후작과 리갈후작 그리고 하벨남작까지 눈물을 흘리며 대성통곡을 한다.
‘이거 다들 사람 앞에다 앉혀 놓고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네. 이거 다 쌩쇼 아냐? 짠 거 아녀?’
혼란스럽던 접객실이 5분정도 지나자 다시 안정을 되찾았다.
잠시 동안의 침묵을 깨고 내가 왕세자에게 물었다.
“왕세자께서 구지 이곳에 인질로 남아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괜히 부담되고 또 여러 사람이 불편해 할 것이니 돌아가시는 게 좋겠습니다.”
“···..”
내 집에서 나가라는 말에 왕세자는 낭패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다.
‘주인이 집안에 들어오지 말라하는데 지가 어쩔 건데. 이것들이 가만 보니까 내 앞에서 완전 생쇼를 하고 자빠졌네’
“그런데 하이샌드백작의 석방 조건으로 나온 것 중 유력한 것이 뭐였나요?”
내 물음에 해리슨공작이 답했다.
“가장 유력 시 되었던 협상 조건은 철민경에게 공작의 작위를 주고 남부 일대를 통치하게 하는 안이었소”
파격적인 제안이긴 하나 저들에게는 생사가 달린 문제였기에 그렇게라도 해서 나를 전쟁에 참여하게 하려는 속샘이었을 것이다.
“별로 흥미롭지 않는 제안이군요. 아마 그 협상안을 가져왔어도 거절했을 것 같습니다.”
“허면 철민경께서 원하시는 것이 따로 있소?”
이번에는 왕세자가 나에게 물었다.
“네, 있긴 있지만 그전에 어디까지 권한을 가지고 오셨습니까? 왕세자께서 직접 오실 때는 왕께 어느 정도의 권한을 위임 받고 왔을텐데 말이죠?”
“휴~, 모두 간파하고 있었소? 사실 폐하께 전권을 위임 받았소이다”
왕세자가 한숨을 쉬며 이실직고했다. 여기서 더 줄다리기해 봐야 얻을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좋군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내일 다시 협상을 진행하시는 게 어떠십니까? 나도 무엇을 요구할지 생각 좀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 그렇게 합시다. 철민경.”
나의 협상 연기 선언에 왕세자는 조용히 따라줬다. 최대한 나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모습이 엿보인다.
나는 하벨남작과 함께 접객실을 나와 하벨남작의 직무실로 갔다.
직무실 쇼파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고 있자, 제이콥 집사가 차를 한잔씩 따라주고 나갔다.
하벨남작이 차잔에서 입술을 떼며 묻는다.
“버모린영주님, 왕세자 전하에게 무엇을 요구하실 생각이시오?”
하벨남작의 질문에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갑작스러운 상황이기는 하나 어떻게 보면 기회일 수도 있는 상황이다. 버모린이 레온왕국에 소속되어있는 이상 어느 때건 전쟁에 휘말릴 수 있고 또 간섭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나는 하벨남작에게 나의 생각을 말했다.
“버모린을 독립 시킬 생각입니다.”
“뭐,뭐라고요? 도, 독립이라니요? 정말이시오?”
하벨남작은 놀라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다시 자리에 앉았다.
“네, 레온왕국에서 독립하여 나만의 국가를 만들 생각입니다.”
“구, 국가라니, 그 작은 영지로 어떻게 국가를 만든단 말이오?”
“하하, 영주님, 국가라고 해서 꼭 영토가 넓을 필요는 없습니다. 같은 이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자신들의 사상과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다면 영토가 아무리 작아도 국가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다만 타국의 간섭과 침략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힘이 있어야 하겠지만 나는 내가 만든 국가를 지킬 힘이 있으니 버모린 만으로도 충분히 국가를 만들 수 있습니다.”
내 말에 하벨남작이 두 눈을 감고 한참을 곰곰이 생각에 잠겨있다.
‘하벨영주는 내가 버모린이란 국가를 잘 지켜낼 수 있을 지 생각하는 걸까? 하긴 아이린의 생사가 걸린 문제이니 고민이 되기는 하겠네’
한참 후, 하벨남작이 감았던 두 눈을 뜨더니 내게 폭탄 선언을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버모린만으로는 안되오. 레이든영지와 해밀턴영지도 함께 독립하겠소”
“네?”
나는 순간 당황했다. 레이든과 해밀턴이 왜 함께 독립하겠다는 건지 이해가 안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미 오래전부터 버모린영주와 함께 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했었소. 버모린영주가 만들어가는 세상, 나도 이 두 눈으로 꼭 보고 싶소. 내 딸 아이린이 염원하는 세상, 그건 나 또한 바라는 세상이오. 그런 세상이 만들어지는 것을 나도 옆에서 지켜보고 싶소.”
“허참, 그래서요? 같이 독립해서 어쩌시려는 겁니까?”
“같이 독립하는 게 아니오. 버모린과 레이든영지, 그리고 해밀턴영지는 하나가 되어 하나로 독립하는 것이오. 나는 버모린영주에게 모든 것을 양도할 것이오”
레이든영지와 해밀턴영지를 모두 나에게 양도하고 자신은 뒤로 물러나겠다는 말이다.
“영주님, 왜 그렇게까지 하시려는 겁니까?”
“말하지 않았소. 내 딸 아이린이 염원하는 세상을 나 또한 염원한다고, 하지만 그런 이상은 오직 버모린영주님만 만들 수 있는 세상이오. 버모린영주가 아닌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오.그래서 나는 곁에서 도울 것이오. 신하로서 군주를 섬기며, 군주께서 가시고자 하는 길에 함께 따르고자 할 뿐이오”
하벨남작의 말을 듣고 보니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버모린만 독립하는 것보다 어차피 함께 요새화되어 있는 세 영지가 모두 하나가 되어 독립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더구나 하벨남작 같은 능력 있는 신하를 얻는다면 금상첨화일 것 같았다.
“알겠습니다. 그 뜻을 저버리지 않고 제 마음 깊이 새겨 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하벨영주님”
“하하, 받아줘서 고맙소. 버모린영주님”
이후, 하벨남작과 나는 앞으로 국가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 대화를 나누다 밤이 늦어서야 헤어졌다.
다음날, 다시 찾은 접객실 협상장에서 나는 왕세자에게 요구 조건을 말했다.
“그럼 제 요구 조건을 말씀드리지요. 하이샌드백작의 석방 건과 관련한 요구 사항은 왕국 내에 있는 노예들을 모아 우리 영지로 보내주십시오. 그리고 평민 중에서 굶주리거나 병든자들도 우리 영지로 보내주십시오.
그대로 놔두면 그들은 죽을 것이 뻔하고 왕국 내에서도 골치거리일 테니 차라리 우리 영지로 모두 보내주십시오. 내가 그들을 살려 보겠습니다.”
“헉! “
“단지 그 뿐이오. 철민경”
“노예나 병든자들을 어디에 쓰시려고···”
왕세자는 덤덤하게 있는데 공작과 2명의 후작이 흥분한다.
한동안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있던 왕세자가 나에게 묻는다.
“진정 요구 조건은 그것 뿐이요. 철민경?”
“그렇습니다.”
“허면 레온왕국을 도와줄 의사는 전혀 없는 것이오?”
왕세자가 세상 다 산 사람처럼 얼굴이 어두워지며 내게 확인 차 물어본다.
“다음으로 제시할 조건을 수락한다면 레온왕국이 위기에 처했을 때 단 한번, 딱 한번 정도는 전력으로 도와드리겠습니다.”
내 조건은 들어보지도 않고 왕세자의 표정이 밝아지며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저, 정말이요. 철민경. 정말 레온왕국을 도와 주시겠다는 말씀이오”
“단 한번입니다. 그러니 그 한번의 기회를 언제 써먹을지 잘 판단하셔야 할 겁니다.”
“그리하겠소. 철민경. 하하하”
“그에 대한 조건으로 버모린과 레이든영지, 그리고 해밀턴영지는 현 시간부로 레온왕국으로부터 독립할 것입니다. 이를 전권을 위임 받은 왕세자께서 국왕의 명으로 승인해 주시기를 요청합니다.”
“헉!”
왕세자도 나의 요청이 충격적이었는지 짧은 비명을 지른 후 입을 닫았다.
“컥, 켁켁”
해리슨공작도 갑자기 사래가 들었는지 켁켁거렸다.
로엘과 리갈 두 후작은 입만 쩌~억 벌린 채 아예 말을 못하고 있었다.
잠시 접객실에 침묵이 흘렀다.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던 왕세자가 조용히 눈을 뜨더니 나를 보며 말했다.
“조건을 수용하겠습니다. 철민경”
“저,전하, 그것은···”
해리슨공작은 다급하게 왕세자를 막아 세우려 했다.. 하지만 왕세자가 해리슨공작의 말을 끊으며 조용히 타이른다.
“해리슨공작. 지금 우리에게 변방에 있는 두 남작령의 땅이 중요하오? 아니면 다가올 자이르왕국의 침략을 물리치는 것이 중요하오?”
“그거야···”
“세 살 먹은 어린아이가 봐도 후자가 중요하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그러니 더는 내 결정에 반론을 제시하지 말아 주시오”
왕세자의 말에 해리슨공작의 입이 닫혔다.
“이 자리에서 협약서를 작성하고 독립했음을 선포 하시지요”
질질 시간 끄는 게 싫어서 이 자리에서 바로 선포해 달라 종용했다.
그러자 해리슨공작이 절차를 들먹인다.
“그래도 절차라는 게 있는데 너무 서두르시는 거 아니오. 철민경”
“절차가 뭐가 중요합니까. 전권을 가진 사람이 위임 된 권한으로 선포하면 그것으로 끝나는 문제인데 말입니다. 내 말이 틀립니까?”
내가 왕세자를 보며 묻자.
“아, 아니요. 틀리지 않소. 하지만 선포하기 전에 확인해야 될 사항이 있소.”
“뭔가요?”
“하벨남작에게 확인해야 할 사항이오. 하벨남작?”
“말씀하십시오. 왕세자 전하”
“하벨남작은 레온왕국의 귀족이자 국왕폐하의 신하요. 맞소?”
“맞습니다. 왕세자 전하”
“허나 이제 남작의 영지가 독립하게 되고 모든 권한이 철민경에 위임되면 남작는 영지를 잃게 되오.
그대는 어찌할 것이오. 현재의 영지를 포기하고 레온왕국의 귀족으로서 왕국 소유의 다른 영지를 받아 그쪽으로 이전을 하시겠소, 아니면 모든 권한을 포기하고 여기에 남으실 것이오?”
하벨남작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눈을 뜨고 나를 한번 바라봤다. 그리고 다시 왕세자를 바라보더니 그 앞에 무릎을 꿇고 큰 소리로 외쳤다.
“저는 이미 철민경과 생사를 함께하겠다고 스스로 맹세를 했습니다. 철민경이 만들어가는 세상에 동참하고 싶습니다.
하여 오늘 이 자리를 빌어 나 하벨 레이든 로즈는 레온왕국으로 부터 받은 모든 영지를 강철민경에게 양도하는 것을 받아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여기에 계속 남고자 합니다. 전하”
“그렇군요. 알겠소 하벨남작의 큰 결심을 나는 결코 잊지 않겠소. 고맙소.”
그러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하벨남작을 일으켜 세우고 그의 어깨를 두들겨 준다. 이 후 나를 돌아보면 큰소리로 외친다.
“나 레온왕국의 왕세자 듀렐 레온 가르시아는 레온왕국의 국왕이신 후아킨 레온 가르시아 폐하에게 전권을 위임 받은 자로서 현 시간부로 하벨 레이든 로즈 남작이 소유하고 다스려온 레이든영지와 해밀턴영지의 소유권을 폐 한다. 이와 동시에 하벨 레이든 로즈을 남작위에서 폐 한다.
레온왕국은 현 시간부로 해밀턴영지와 레이든영지의 전체를 강철민에게 양도하며 그 두 지역는 레온왕국령으로부터 분리 독립되었음을 선포 한다.”
이로써 해밀턴영지와 레이든영지는 모두 나의 소유가 되었다. 이 소식은 빠르게 두 영지 전체로 뻗어나갔다. 한편으로는 환호하는 사람도 있고 한편으로는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동안 하벨남작이 영지를 잘 다스려왔기에 그가 영주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하니 슬픔과 아쉬움이 앞서는 것이다.
그러나 버모린 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과거 노예였던 자들은 모두 두 손을 높이 들고 눈물까지 흘리며 독립 국가의 군주가 된 나를 격하게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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