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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포탈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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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포탈
그림/삽화
차원포탈
작품등록일 :
2022.06.10 06:03
최근연재일 :
2022.08.27 20:00
연재수 :
9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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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26
추천수 :
4,501
글자수 :
597,203

작성
22.06.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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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3
추천
51
글자
23쪽

26화 왕위계승전 (2)

DUMMY

다음날, 나와 타만은 미노타우노스의 왕을 만나기 위해 동쪽으로 이동했다. 50km 정도를 이동하자 마을이 보였다. 마을은 타만의 마을보다 4배는 더 컸다. 미노타우노스 개체수도 2,000마리는 넘을 것 같았다.


‘왕이라 하더니 부족수가 엄청나게 많네’


나는 속으로 감탄하면서 타만의 뒤를 따랐다. 타만은 마을의 중앙에 세워진 거대한 석축 건물로 안내했다. 돌을 쌓아서 올린 단층 건물로 건물의 높이가 20m는 훌쩍 넘을 것 같았다.


안으로 들어서자 거대한 돌의자에 타민의 아버지라고 불린 카세라둔이 위엄있는 모습으로 앉아있었다. 키는 10m는 되어 보였고, 소의 형상에 머리에는 2개의 거대한 뿔이 달려 있었다. 온 몸이 근육으로 뒤덮여 숨을 쉴 때마다 여기저기 근육들이 재각각 움직였다.


‘헉, 우마왕···?’


나는 중국영화 손오공에 나오는 우마왕의 모습이 떠올랐다.


‘우와 ···진짜 똑같이 생겼네. 어떻게 이럴 수가···.’


나는 놀란 속내를 숨기며, 짐짓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우마왕, 아니 카세라둔의 앞으로 나섰다.


“다, 당신은···.”


카세란돈은 의자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한발짝 뒤로 물러섰다.


“카세라돈 내가 어떤 존재인지 알아보는 게냐?”


“다,당신은 드,드래곤 이십니까?”


“그런 소리 입밖에 내지 마라, 나는 지금 유희 중이다.”


“아, 알겠습니다. 위대하신 존재시여”


“카세라돈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너의 아들 중 누가 너의 뒤를 이어 일족의 힘을 받길 원하느냐?”


“위대한 존재시여, 저는 오래전부터 나의 장남 타만이 일족의 뒤를 이어 주기를 희망했습니다. 장남 타민은 성정이 온화하며 정이 많고 또한 강인한 힘을 가지고 있어 부족민들에게 존경을 받아왔습니다. 또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줄 아는 능력이 있어 종족의 지도자로서 충분한 소양을 갖추고 있습니다. 반면 차남인 로이만은 성정이 포악하고 아집이 강하며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 자신의 이익만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나 스스로는 장남에게 일족의 유지를 물려주고 싶지만 일족의 불문율은 그 누구도 거역할 수 없습니다.”


“아들들에 대해 현명하게 잘 파악하고 있구나. 카세라돈.”


“······.”


“나는 어제 너의 두 아들들이 싸우는 모습을 보았고, 또 각자 마을로 돌아가서 보이는 행동들을 관찰했다. 타만이 죽은 부하의 가족들을 위로하며 자기의 식량을 유족들에게 나누어 주는 모습을 보았고, 로이만은 그와 반대로 적장을 잡지 못했다하여 자신의 부하들을 죽기 직전까지 폭행하는 장면을 보았다.”


“허···.”


카세라돈이 두눈을 질끈 감았다.


“현재 상황만 보자면 너의 장남 타만은 전투에 패배하고 죽을 것이다. 너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렇지 카세라돈?”


“그, 그렇습니다.”


“그래서 내가 도우려 한다.”


“헉, 그, 그것은···..”


나는 카세라돈의 말을 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


“나는 너의 일족이나 종족에 소속된 존재가 아니다. 하여 너희 일족의 불문율에 적용받지 않는다. 맞느냐? 카세라돈?”


“마, 맞습니다.”


“내가 타만을 돕는다 하여 문제될 것이 있느냐?”


카세라돈은 내 말을 듣고 깊은 생각에 빠졌다.


‘문제될 것은 없다 하지만 위대한 존재는 결코 선한 존재가 아니다. 남을 위해 희생하는 존재가 아니다. 그는 변덕이 심하며, 자신에게 거슬리는 존재는 그게 무엇이 되었건 소멸 시켜 버리는 존재라고 아버지에게 들은 기억이 있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라고 하셨다. 그런데 그런 존재가 왜 이러는 것인가?’


카세라돈의 고민과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되었다.


나는 그런 카세라돈의 생각을 읽기라도 하듯이 가만히 눈을 감고 기다려 주었다. 한참이 지난 후 카세라돈의 입이 열었다.


“무엇을 원하십니까. 위대한 존재시여”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내가 원하는 것은 2가지다. 카세라돈”


“2가지라면 무엇, 무엇을 말씀하시는 건지요?”


“타만이 승리하여 너에게 깃든 일족의 힘이 타만에게 넘어가는 순간 너는 죽는다고 들었다. 맞느냐?”


“맞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첫째 죽은 너의 몸과 전장에서 죽은 미노타우노스 전사들의 몸을 내가 가져가겠다”


“흠···죽은 몸뚱어리가 필요하시다는 말씀이시군요. 어려울 거 없습니다. 어차피 나를 포함하여 죽은 전사들의 몸은 대평원의 생명체들에게 식량으로 제공될 터 위대하신 존재에게 드린들 아까울 것이 없습니다.”


“둘째, 타만 너는 앞으로 10년 후가 될지 50년 후가 될지 아니면 영원히 오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 언제가 되었던 내가 요청할 때 단 한번은 나의 전사가 되어 싸워 주어야 한다. 이를 맹세해야 한다. 어쩌겠느냐. 타민?”


-쿵


나의 말이 끝나자마자 타만은 바로 내 앞에 무릎을 꿇고 크게 소리 질렀다.


“용감무쌍한 미노타우노스 왕의 일족인 나 타만은 오늘의 은혜를 베푸신 위대하신 존재의 부름이 있다면 단 한번은 그것이 지옥이라 해도 기필코 찾아가 용감한 전사가 되어 싸우겠습니다. 이를 맹세합니다.”


-쿵 쿵 쿵


타민은 나를 향해 엎드려 바닥에 머리를 3번 찍어 그 핏물로 맹세의 서약을 했다.


“좋아, 그 맹세를 받아드리겠다 타만, 카이세이돈 너도 이의는 없겠지?”


“없습니다. 위대하신 존재시여. 이런 은혜를 베풀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제 마을로 돌아가자 타만. 가서 필승의 전략을 세워 보자.”


“네..위대한 분···.”


내가 타만의 말을 바로 끊어버렸다.


“그 위대하신 존재라는 말은 이제 사용하지 마라. 나는 지금 유희 중이라고 분명 말했을 텐데?”


“죄송합니다. 위···..”


이번에는 타만 스스로 말을 잇지 못했다. 도대체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몰라서다.


“철민, 철민님이라고 불러라. 타만”


“네..알겠습니다. 철민님”


나와 타만은 마을로 돌아왔다.


나는 여러가지 필승 전략을 세워보려 했는데 타만이 나에게 부탁을 해왔다. 대평원에서 정정당당하게 로이만의 목에 자신의 도끼를 박아 넣을 수 있게 도와 달라고 했다.


“타만? 내가 너를 로이만과 일대일로 만나게만 해주면 너는 로이만의 목을 칠 수 있는 거냐?”


“맹세할 수 있습니다. 로이만은 저의 적수가 되지 못합니다.”


“흠···그렇단 말이지···.”


잠시 생각에 잠겼다.


“타만? 너와 로이만의 전력은 어떻게 되지?”


“제가 가용 할 수 있는 총 병력 수는 350명이고, 로이만은 510명 정도 됩니다.”


“160명 차이면 큰 차이이긴 하지만 내가 있으니 걱정할 거 없다. 좋아, 타만, 앞으로 3일 후 로이만과의 마지막 일전을 치르도록 한다. 전장은 어제 그 곳이다. 이 사실을 로이만 측에 전해라. ”


“네..알겠습니다. 철민님”


나는 타만이 마련해준 움막에서 두리안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주인님? 이번은 어떤 전략으로 세상을 놀라게 해 주실 건가요?”


“마법 쓰면서 전진하면 쉽게 이길 수 있는데, 타만이 꼭 로이만을 대평원에서 잡겠다고 떼쓰는 바람에 약간 어려운 방식으로 진행해야 될 것 같아.”


“타만은 아마도 대평원의 하늘과 땅, 그리고 모든 생명체들이 보는 앞에서 정정당당하게 싸워 이겨 일족의 후계자로써 정당성을 인정받고 싶은 건가 봐요”


“나도 그렇게 생각돼서 타만의 부탁을 들어 준거야”


“잘 하셨어요. 주인님”


3일 후 출정을 앞두고 타만과 그의 전사들이 마을 외각에 집결했다. 나는 준비해온 검은 돌들을 아공간에서 쏟아냈다. 갑자기 공간이 열리며 검은 돌들이 쏟아져 나오자 미노타우노스 전사들이 두려운 듯 뒤로 물러났지만 타만는 오히려 앞으로 나와 나에게 물었다.


“철민님 이 검은 돌로 무엇을 하실 생각이십니까?”


“몸에 바를 생각이다. 일단 너의 전사들에게 시켜서 이것을 가루가 되도록 잘게 부수도록 해라”


“네..철민님”


미노타우노스 전사들 수백명이 검은 돌을 밟고 지나가자 검은 돌은 작게 부서지면서 순식간에 가루로 변해갔다.


‘색깔을 낼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어서 걱정했는데, 석탄을 발견해서 다행이야.’


석탄 가루를 전사들의 몸에 꼼꼼히 바르도록 지시했다. 전사들은 모두 새까만 모습으로 변하였고, 그 모습이 우스웠던지 서로를 보면서 깔깔대는 놈들도 많았다.


“잘 들어라 타만, 나는 쉽게 이길 수도 있었지만 너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일부러 어려운 길을 가려 한다. 너의 전사들에게 검은 몸을 갖게 한 것은 적과 구분하기 위해서다. 나는 이 전투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너의 전사들이 다치지 않도록, 다치더라도 내가 바로 치료하여 다시 일어나 싸우도록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검은 몸을 갖게 하여 너의 전사임을 내가 알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아···.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철민님”


타만은 나에게 고개 숙여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자신의 전사들에게 큰소리로 괴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아마도 다치지 않을 것이며 다치더라도 바로 치료가 될 것이라는 내용을 전달한 듯 싶었다. 그러자 엄청난 함성이 마을 전체에 울려 퍼졌다. 죽지 않고 다치지 않는다는 것 그것 하나만으로도 전사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르기에 충분했다.


행군이 시작되었다.


키가 6m에 이르는 거대한 몸을 가진 새까만 미노타우노스 350마리가 4열 종대로 행군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있자니 입에서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장관이네, 장관이야”


전사들이 다 빠져나가자 나도 플라이(Fly)마법을 사용하여 하늘 길을 통해 바로 전장으로 향했다. 먼저 도착해 휴식을 취하면서 마나를 만땅 채워 놓으려고 한 것이다.


“현재 마나 총량이 8,300 이다. 힐마법이 50 소모되니까. 단순 계산으로는 160번 사용할 수 있지만 중간 중간 마나가 충전되는 것도 있으니 풀로 사용한다면 300번도 넘게 사용할 수 있어. 그래도 모자란다면 아깝지만 하마베를 사용해서라도 타만의 전사들이 죽거나 다치지 않게 만들어야 해. 그리고 로이만과 부하들이 도망 못 가게 만들어야 하니 적어도 1,000정도의 마나는 항상 보유하고 있어야 해”


“주인님, 벌칸의 마을에서 썼던 그레이트힐로 치료하면 안되나요?”


“응, 염두에 두고 있다. 너무 많은 부상자가 나온다면 검은색 몸을 가진 자만 치료할 수 있게 그레이트힐을 사용할 거야. 하지만 마나가 많이 소비되니까 초반에는 직접 치료하는 것이 더 유리해”


“그렇군요”


“햐···그냥 조합마법 몇 방 쏘면 끝나는 건데 뭐 이렇게 힘들게 가려고 하는 건지..원”


“그래도 주인님 이번 일만 끝나면 굉장한 것을 얻을 수 있잖아요···헤헤”


“히히···그래, 그래, 특별한 생명체의 사체를 얻을 수 있어. 일전에 잡은 불사의 트윈헤더오우거와 이번에 얻을 카세라돈의 가죽과 뼈로 좋은 갑옷과 장비를 만들 수 있을 거야. 그러면 스텟이 많이 상승할 거니까 지금보다 훨씬 강해질 수 있어.”


“어디 그 뿐인가요. 어쩌면 500마리나 되는 미노타우노스의 사체도 공짜로 얻을 수 있잖아요···헤헤”


“맞아, 일단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 가면 능력 있는 대장장이를 찾아봐야겠어.”


“주인님 입으실 장비 의뢰하시게요?”


“응, 재료는 좋은데 실력이 형편없으면 안되잖아. 재료만큼 실력도 좋은 사람을 알아봐야지”


“네···맞아요. 주인님이 멋진 갑옷을 입고 있는 모습을 빨리 보고 싶어요. 세상에서 제일 멋질 것 같아요···헤헤”


“컥···.그놈의 아부병 또 도졌냐? 적당히 해라, 적당히”


“헤헤”


나와 두리안이 전장에 도착하여 3시간 정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이 양쪽 진영의 전사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었다.


로이만측 전사들은 예상대로 500마리가 넘을 듯 보였다. 양쪽의 진영이 길게 늘어서며 전투 대형을 갖추기 시작했다. 잠시 후 상대측에서 긴 뿔나팔 소리가 들리더니 바로 돌격해 오기 시작했다.


나는 잠시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타만에게 일러 돌격하도록 지시했다. 타만의 지시가 떨어지자 아군 진영에서도 긴 뿔나팔 소리가 울리더니 검은 전사들이 적을 향해 야수처럼 돌격하기 시작했다.


타만 진영 전사들은 죽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어서 인지 사기가 하늘을 찌를듯했다. 반면 로이만측 전사들은 엄청 당황해 하는 듯했다. 처음 보는 검은색 미노타우노스들이 괴성을 지르면서 돌격해 오고 있었다.


그들에게서는 두려움이란 것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분명 자기들이 숫자도 많고 전투도 더 많이 이겼는데 괴성을 지르며 달려오는 검은색 미노타우노스를 보고는 오히려 두려움이 일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진영의 전사들이 부딪치기 시작했다. 거대한 돌도끼를 휘두르며 상대의 머리를 찍어 두개골을 부수고, 가슴에 도끼를 내리 찍어 피가 분수처럼 터져 나왔다. 전장 곳곳에서 괴성을 지르며 전사들이 쓰러지고 또 쓰러져 갔다.


나도 전장을 누비고 있었다. 검은색 전사들이 피를 뿌리고 쓰러지면 그쪽으로 뛰어가 마법을 시전 하고 또 다른 곳으로 뛰어가 마법 시전을 반복하였다.


“힐, 힐,힐, 힐···..”


내가 한번 지나가고 나면 죽어가던 검은 전사들의 피가 멈추고 상처가 아물더니 거짓말처럼 다시 일어나 괴성을 지르며 적에게 달려들어 도끼를 휘둘러 댔다.


그 모습에 로이만측 전사들은 너무 놀라 얼굴이 하얗게 변하며 뒷걸음치기 시작했다. 아예 등을 돌리고 도망치는 전사들도 많이 보였다.


타만의 말대로 자기들은 죽지 않고 다치지도 않을 거라는 말이 진짜 현실로 다가오자 타만 측 전사들은 더욱 사기가 올라가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상대 진영으로 파고들어 도끼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러다 상대의 도끼에 가슴과 어깨가 찍혀 쓰러지면 거짓말처럼 온몸에서 빛이 나고 뜨거운 기운이 온 몸에서 요동친다. 그리고 피가 멈추고 상처가 아물어 갔다.


그야말로 지켜보는 적군에겐 공포가 , 지켜보는 아군에갠 축복이 아닐 수 없었다. 머리수의 차이는 이제 아무것도 아니었다. 공포에 젖은 적은 더 이상 위협이 아니었고 그냥 살아있는 나무 토막에 불과 한 것이다.


그렇다고 타만측 전사들이 모두 무사한 건 아니었다. 재수 없게 두개골이 쪼개져 즉사해버린 전사는 살릴 수가 없었다. 죽은 전사의 수가 30마리가 넘었다. 하지만 죽은 적군의 수는 못해도 200마리를 넘고 있었다. 현재 상태로도 타만과 로이만의 전력이 비슷해 진 것이다.


***************************


타만은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왔다.


위대하신 존재께서 다 살려준다고 했을 때는 기대감을 가진 건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로 죽어가는 전사가 치료 되고 다시 일어나서 싸우는 것을 지켜보고는 경외감에 온 몸이 떨리고 있다


그런 위대하신 존재가 아직도 전장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죽어가는 전사를 살리고 계신다.


이상한 소리를 외칠 때마다 죽어가는 전사의 몸에서 흰 빛이 일렁이더니 피가 멈추고 벌어진 상처가 아물어 간다. 이 전쟁은 이미 승패는 결정된 거나 다름없다. 로이만의 전사들은 두려움에 물들어 전혀 싸울 의사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반면 우리측 전사들은 눈이 붉게 물들어 마치 악귀가 된 것처럼 적들을 죽여나가고 있다. 이제 내가 나서야 할 차례가 되었다.


***************************


나는 타만의 옆으로 가서 말했다.


“타만 슬슬 준비해라. 일단 나는 로이만이 도망치지 못하게 나의 권능으로 뒤를 막을 것이다. 그때 너는 총공격을 명령하여 적을 다 죽이고 너 또한 로이만을 죽이도록 해라”


“네..위대하신 존재시여”


내가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했지만 지금 이 순간만은 아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타만을 한 번 쓰윽 쳐다보고 전장으로 눈길을 돌렸다. 그리고 큰소리로 외쳤다.


“그레이트 힐”


그레이트힐(Great Heal)이 시전 되자, 전장에 있던 모든 까만 전사들의 몸에서 흰 빛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쓰러져있던 검은 전사들은 벌떡 일어나고, 부상은 없지만 지쳐서 몸의 움직임이 둔해졌던 전사들은 다시 온 몸에서 힘이 솟아났다. 타만의 몸에서도 알수 없는 힘이 솟아나기 시작하며 투지가 불타올랐다.


이제는 전세가 역전되어 타만측의 전사들의 수가 훨씬 많았다. 로이만측 전사들은 더 이상 싸울 의사가 없는지 뒤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한마리, 두마리 뒤돌아서자 마치 전염이라도 된 듯이 모든 전사들이 괴성을 지르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나는 지금 로이만의 진영 뒷 쪽 상공에 떠 있다. 그러나 모습은 보이지 않을 것이다. 투명마법으로 모습을 감췄기 때문이다. 로이만측 전사들이 도망치기 시작하자 나는 로이만측 진영 뒤쪽으로 마법을 펼쳤다.


“파이어월, 파이어월, 파이어월 , 파이어월, 파이어월”


거대한 화염의 벽이 넓은 대평원을 가로지르며 하늘 높이 솟아 올랐다. 도망치던 로이만의 전사들은 갑자기 자신들의 앞에 거대한 화염의 벽이 솟아나자 얼굴이 하얗게 질리면서 그 자리에 주저 앉아버렸다.


놀라움과 두려움은 타만 측 전사들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타만은 큰소리로 전사들에게 외쳤다. 저것은 위대하신 존재께서 우리를 돕기 위해 펼친 권능이라고 소리치자 검은 전사들의 놀라고 두려웠던 마음은 어느새 광기로 변해 주저앉은 로이만 측 전사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타만의 곁으로 돌아온 나는 전장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나의 전투는 끝났다. 이제 타만 너의 전투만 남아있다. 가거라, 가서 너의 전투를 끝내라”


“네···위대하신 존재시여”


큰 소리로 대답한 타만은 달리기 시작했다. 저 화염의 장벽으로 막힌 어딘가에 있을 로이만을 죽이기 위해 타만은 달리고 있다.


마나가 모두 소진된 나는 오랜만에 탈진 상태가 되어 땅바닥에 누워있다. 하늘을 보니 겨울이라서 그런지 먹구름만 가득하여 우중충해 보인다. 20분 정도 그렇게 누워있는데 갑자기 함성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물론 나의 귀에는 괴성 소리로 들린다.


내가 몸을 추스리며 일어나자 저기 먼 곳에서 누군가 뛰어오고 있다. 가만 보니 타만이 자기 동생 로이만의 머리를 들고 뛰어오고 있는 것이다.


“으그···저걸 뭐 하러 들고 오는 거야? 그래도 지 동생인데 머리까지 자를 필요가 있나?”


“동생이기 이전에 운명적으로 죽여야 할 적이지요”


“두리안 너희 일족도 이러는 거냐? “


“아니요 저희는 수명이 다하기 전에 오직 한 명의 자식만 낳게 됩니다. 그래서 저들처럼 형제끼리 싸워 죽여야 하는 비극 같은 건 없습니다.”


“그래, 다행이네.”


타만은 기뻐서 뛰어왔다. 내 앞에 도착한 타만은 무릎을 꿇고 로이만의 머리를 나에게 들어 받쳤다.


“어이, 그걸 왜 나를 주는 거냐, 너의 승리의 산물인데”


“위대하···., 철민님이 아니었으면 없었을 승리입니다.”


내가 째려보자 급히 말을 바꾼 타만은 모든 공을 나에게 돌렸다. 주는 건 절대 거절하지 않은 내가 로이만의 머리를 받아 들었다. 그러자 사방에서 검은 미노타우노스 전사들이 도끼를 하늘 높이 들면서 괴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전자의 정리가 시작되었다.


로이만 측은 로이만을 포함한 전원이 전사하였다. 총 511마리가 전부 죽었다. 반면 타만 측 전사자는 34마리이고, 부상자는 없다. 약속대로 모든 전사자의 사체는 나의 아공간으로 들어갔다.


이제 남은 한 가지 전리품을 받으러 가야 한다. 다음날 나와 타만은 카세라돈의 거처를 방문했다.


카세라돈은 여전히 돌로 된 의자에 앉아있다가 내가 들어서자 급히 일어나 자세를 바로 했다. 나는 손을 들어 다시 의자에 앉으라고 배려해주었다.


늙어서 힘이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잠시 후에는 죽을 미노타우노스들의 왕이었기에 어느 정도 예의를 지켜준 것이다.


카세라돈이 장남 타만에게 물었다.


“승리하였더냐?”


“네..아버지. 동생의 몸을 잘랐습니다.”


“잘했구나. 장하다 내 아들···”


나는 미노타우노스 부자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어이가 없었다.


‘뭐,뭐냐..이놈들..아무리 그래도 지 자식과 동생이 죽었는데 저런 대화라니···허.참’


카세라돈이 다시 말을 이었다.


“이제 시간이 다 된 듯 싶구나. 그만 의식을 치르자꾸나”


“네..아버지”


카세라돈은 자신의 아들 타만을 자신의 앞에 세웠다. 카만은 카세라돈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카세라돈이 타만의 머리에 한 손을 올리고는 하늘을 향해 소리쳤다.


“나, 미노타우노스들의 왕 카세라돈은 정해진 수명이 다하여 일족의 유산을 가장 강한 아들에게 물려주고 영면에 들고자 합니다. 하늘이시여, 이를 허락하시어 새로운 미노타우노스들의 왕에게 축복을 내려 주소서”


그러자 카세이돈의 몸에서 파란 빛의 구체가 만들어지더니 카세이돈의 몸을 한 바퀴 돌고 천천히 이동하여 손을 타고 내려와 타만의 머리 속으로 사라졌다.


그 순간 카세라돈의 몸은 나무토막처럼 바닥으로 쓰러졌고 반대로 타만의 몸에서는 파란 빛이 온몸을 감싸면서 외형의 변화가 일어났다.


몸은 더 커져 10m에 이르렀고, 이마에 거대한 두개의 뿔이 돋아났다. 몸의 근육도 커지면서 자기 아버지 카세라돈과 모습이 똑같이 변해갔다.


‘이놈도 우마왕하고 똑같이 변했네···종특인가?’


변형을 맞힌 타만은 나를 보며 말했다.


“철민님 감사합니다. 철민님 덕분에 제가 일족의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맹세는 반드시 지켜질 겁니다. 맹세가 아니더라도 저 타만은 언제든지 철민님을 도울 것입니다.”


“고맙다. 타만, 종족의 왕으로서 앞으로 이 북부 대평원을 잘 이끌어 가기 바란다.”


“그리 하겠습니다.”


“그럼 나도 이만 떠나야 할 것 같다. “


나는 우마왕 카세라돈의 사체를 아공간에 집어 넣었다.


“혹시 말이야 북쪽으로 계속 가면 뭐가 나오는지 아느냐?”


“북쪽 말입니까?”


“그래”


“그곳은 아주 위험한 곳입니다. 거대하고 높은 돌산과 절벽들만 존재하는 지역입니다. 그리고 그 곳에는 거대한 와이번들이 살고 있습니다. “


“와이번?”


“네···무시 무시 놈들입니다. 크기가 20m는 훌쩍 넘고 오우거나 트롤, 그리고 우리 전사들도 한입에 먹어 치우는 놈들입니다.”


“오호..그래, 사냥감으로는 아주 제격이군. 좋아, 혹시 그 너머에는 뭐가 있는지 아느냐?”


“와이번의 서식지 너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냥 거대한 산맥만이 있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산맥에는 1년 내내 눈이 녹지 않으며, 몹시 추워서 아무것도 살지 못합니다. 어쩌면 이 대평원보다 넓을지도 모릅니다. “


“그래? 뭐, 어차피 한번은 지나가야 곳이라면 지나가야지 뭐 어쩌겠어”


“············?”


“이제 작별이다. 타만,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시 볼 날이 있기를 바라겠다”


“네..철민님, 안녕히 가십시오. 감사했습니다.”


타만과 작별을 고한 나는 북쪽의 와이번 서식지를 향해 다시 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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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91화 매국노를 죽이다 22.08.27 721 26 14쪽
90 90화 왕성잠입 22.08.26 648 22 14쪽
89 89화 내전돌입 +1 22.08.25 715 26 16쪽
88 88화 가려면 가진 것 다 내놔!! 22.08.24 747 24 15쪽
87 87화 기사단 전투 22.08.23 762 26 14쪽
86 86화 마법은 이렇게 쓰는 거야. 22.08.22 800 29 14쪽
85 85화 제시카의 비밀 +1 22.08.20 869 29 12쪽
84 84화 상처가 많은 여자 +1 22.08.19 852 28 13쪽
83 83화 여기사를 생포하다. 22.08.18 902 32 15쪽
82 82화 소드마스터 사냥 22.08.17 884 31 15쪽
81 81화 딱이네, 딱이야 +2 22.08.16 974 27 15쪽
80 80화 지르크산성 전투 2 +6 22.08.15 1,010 32 14쪽
79 79화 지르크산성 전투 1 +1 22.08.13 1,038 35 14쪽
78 78화 변경백 하이샌드 +3 22.08.12 1,052 35 15쪽
77 77화 전쟁발발 +3 22.08.11 1,056 36 15쪽
76 76화 세상의 돈은 아사달로 22.08.10 1,062 32 15쪽
75 75화 현명한 재판관 +1 22.08.09 1,090 30 15쪽
74 74화 국가 선포식 +2 22.08.08 1,132 31 15쪽
73 73화 국영사업체 정비 +1 22.08.06 1,217 40 15쪽
72 72화 국가 행정조직 구성 +2 22.08.05 1,235 33 15쪽
71 71화 독립하다 +1 22.08.04 1,312 40 15쪽
70 70화 왕국 협상단 +4 22.08.03 1,342 39 16쪽
69 69화 최고급 브랜드를 만들자 +2 22.08.02 1,362 42 15쪽
68 68화 농지개간 +1 22.08.01 1,422 43 14쪽
67 67화 전후처리 +1 22.07.31 1,479 44 16쪽
66 66화 영지전 (2) +5 22.07.30 1,491 44 16쪽
65 65화 영지전 (1) 22.07.30 1,418 42 15쪽
64 64화 칼을 들어야 하는 이유 +3 22.07.29 1,509 39 15쪽
63 63화 버모린기사단 탄생 +1 22.07.28 1,558 46 17쪽
62 62화 영지전 준비 +2 22.07.27 1,557 47 16쪽
61 61화 노예시장 싹쓰리 22.07.26 1,561 46 15쪽
60 60화 망나니 길들이기 +3 22.07.25 1,624 44 16쪽
59 59화 도시 건설과 시멘트 제조 +6 22.07.24 1,634 44 17쪽
58 58화 나의 영지 버모린 +4 22.07.23 1,664 45 17쪽
57 57화 불멸의 영물 갑옷 +1 22.07.22 1,712 49 15쪽
56 56화 영지를 구매하다. +1 22.07.21 1,735 50 16쪽
55 55화 괴수 모자(母子) 사냥 22.07.20 1,733 43 15쪽
54 54화 드워프의 부탁 +2 22.07.19 1,776 41 16쪽
53 53화 아이린의 결심 +4 22.07.18 1,809 49 14쪽
52 52화 오픈기념행사 +3 22.07.17 1,822 49 15쪽
51 51화 뉴라이프 상단 출범 +2 22.07.16 1,910 46 15쪽
50 50화 대량거래 +6 22.07.15 1,891 48 16쪽
49 49화 명의도용 +2 22.07.14 1,921 48 15쪽
48 48화 하만과의 재회 +4 22.07.13 1,966 49 14쪽
47 47화 상이용사의 사랑 +4 22.07.12 2,009 48 14쪽
46 46화 위험한 사상을 가진 여자 +8 22.07.11 2,066 44 16쪽
45 45화 전염병 퇴치 +5 22.07.10 2,073 44 16쪽
44 44화 볼튼자작과의 계약 +1 22.07.09 2,075 46 15쪽
43 43화 공짜로 상단 건물 짓기 +4 22.07.08 2,080 46 15쪽
42 42화 레이든영주의 초대 +1 22.07.07 2,135 44 15쪽
41 41화 3인의 부하 +1 22.07.06 2,139 52 16쪽
40 40화 20년의 원한을 갚다 22.07.05 2,152 46 15쪽
39 39화 오크부족 공략 22.07.04 2,228 43 14쪽
38 38화 스콜용병대 +2 22.07.04 2,223 46 15쪽
37 37화 투란마을 22.07.03 2,308 51 16쪽
36 36화 영주성을 턴 대도 +1 22.07.02 2,338 54 16쪽
35 35화 나를 향한 음모 22.07.01 2,349 50 14쪽
34 34화 소드익스퍼트 상급의 수준 +2 22.06.30 2,394 54 14쪽
33 33화 대박 상품을 팔다 +1 22.06.29 2,383 54 15쪽
32 32화 해밀턴성 22.06.28 2,388 52 15쪽
31 31화 굶주리는 사람들 22.06.27 2,411 56 15쪽
30 30화 드디어 사람을 만났다. 22.06.26 2,436 55 15쪽
29 29화 장사 밑천은 챙기고 가자 +1 22.06.25 2,408 55 12쪽
28 28화 레드와이번 사냥 (2) +2 22.06.24 2,409 49 12쪽
27 27화 레드와이번 사냥 (1) 22.06.23 2,472 47 12쪽
» 26화 왕위계승전 (2) 22.06.22 2,524 51 23쪽
25 25화 왕위계승전 (1) 22.06.21 2,580 51 15쪽
24 24화 초원의 정복자 칸 22.06.20 2,581 52 13쪽
23 23화 어린족장 22.06.19 2,620 48 17쪽
22 22화 미노타우노스 마을 22.06.18 2,680 51 16쪽
21 21화 트롤킹과의 협상 22.06.17 2,727 59 17쪽
20 20화 트롤과 동그란 고구마 22.06.16 2,804 61 14쪽
19 19화 네가 고블린의 왕이라고? 22.06.14 2,834 62 15쪽
18 18화 죽은 자의 선물, 다이아몬드 +2 22.06.14 2,861 61 13쪽
17 17화 늪지의 제왕 카이돈 22.06.13 2,884 62 15쪽
16 16화 물 반, 악어 반 22.06.12 2,922 64 16쪽
15 15화 불사의 트윈헤더오우거 +2 22.06.11 2,913 71 13쪽
14 14화 각개격파!! 게릴라 전술 +1 22.06.11 2,941 65 14쪽
13 13화 메마른 협곡 22.06.11 3,050 67 14쪽
12 12화 새로운 마법실험 +2 22.06.10 3,101 67 11쪽
11 11화 독침으로 오우거 사냥 +2 22.06.10 3,174 69 10쪽
10 10화 앞으로의 계획 22.06.10 3,301 75 12쪽
9 9화 실버울프 22.06.10 3,346 71 10쪽
8 8화 회색 늑대무리의 습격 22.06.10 3,467 71 9쪽
7 7화 골드고블린 두리안 +2 22.06.10 3,602 79 11쪽
6 6화 고블린 대학살 22.06.10 3,788 76 11쪽
5 5화 떠돌이 회색늑대 +6 22.06.10 3,920 85 12쪽
4 4화 첫사냥 +4 22.06.10 4,458 84 13쪽
3 3화 드래곤 마법시스템을 계승하다. +1 22.06.10 4,797 85 11쪽
2 2화 영혼의 맹약 +1 22.06.10 5,360 91 16쪽
1 1화 프롤로그 +5 22.06.10 6,286 10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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