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화 왕국 협상단
내가 영주성에 도착하자 제이콥 집사가 마중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버모린영주님. 지금 영주님께서는 왕국 사신들을 접대하고 있어서 제가 대신 나왔습니다. 들어가시지요”
“왕국에서 누가 나왔는데 영주님이 나오지도 못한다는 겁니까?”
“저, 그것이..”
제이콥이 선뜻 말하지 못하고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괜찮으니 말씀하세요.”
“와,왕세자님과 해리슨 공작님께서 찾아와 계십니다.”
왕세자와 공작이 찾아왔다는 말에 잠시 어리둥절했다. 내가 아무리 협박을 했다고 해도 또 그것이 최대한으로 통했다 해도 일국의 왕세자와 공작이 직접 찾아올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흠, 그 정도의 인사들이 찾아올 정도는 아닌데, 뭔가 꿍꿍이가 있어 보이네요”
“영주님께서도 그리 말씀하셨습니다.”
“그동안 영주님이 많이 곤란했었을 것 같은데 왜 부르지 않았습니까?”
“그것은 영주님의 명이셨습니다. 협상의 당사자는 버모린영주님이 되셔야 하니, 그 어떤 순간에도 협상의 주도권에 영향을 줄 수 잇는 행동을 금하라 하셨습니다.”
“허 참, 그렇게까지 생각 안 해도 되는데 고지식하시기는, 일단 들어가시지요”
여러가지로 생각해주는 하벨남작이 고마웠다. 하지만 본인은 엄청 압박을 받고 있을 텐데 나에게 부담감 안 주려고 그런 것을 꾹 참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좀 미안한 생각도 든다.
한국으로 따지면 대통령 비서실장과 국무총리가 일개 면사무소 소장에게 찾아와 10일동안 갈구고 있는 형국인데 그걸 견디어 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강하게 나가자. 정 안되면 엎어버리면 되는 거야, 까짓 거’
“네. 버모린 영주님. 절 따라 오십시오”
제이콥 집사를 따라 접객실로 들어갔다.
접객실에 들어가기 전 제이콥 집사가 잠시 양해를 구하며 자신이 먼저 들어가서 내가 온 것을 알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럴 필요 없다고 제이콥 집사를 말렸다.
“여기서부터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집사님은 이만 돌아가셔도 됩니다. 혹시나 큰소리가 나더라도 신경 쓰지 마시고 하시던 일 계속 하시면 됩니다.”
제이콥 집사는 나의 의도를 간파하고 내게 인사를 하고 물러났다.
접객실에 들어가며 내부를 훑어보니 접객실의 무거운 분위기가 온몸으로 느껴졌다.
제일 상석에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앉아있고, 그 오른편에 50대로 보이는 건장한 남자가 앉아있다. 그 다음으로 일전에 보았던 로엘후작과 리갈후작이 앉아있었다.
그리고 그 반대편에는 하벨남작이 혼자 덜렁 앉아있었다. 지금의 풍경이 10일동안 거의 비슷한 모습일 것이다.
내가 일부러 대리석 바닥을 큰 발소리를 내며 걸어 들어가자 접객실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나에게 집중되었다.
가장 먼저 하벨남작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나에게 뛰다시피 다가와 인사를 했다.
“어서 오시오. 버모린 영주님”
“그간 별고 없으셨습니까. 어제 오후에 집에 들렀더니 왕궁에서 손님이 왔다고 하기에 바쁜 일 끝내 놓고 만나러 왔습니다. 저 사람들 입니까?”
좀 황당할 것이다. 어제 오후에 연락을 받았으면 바로 달려와야 정상이거늘, 그 다음날 나타난 것도 그렇고 당사자들 앞에서 바쁜 일 끝내 놓고 왔다는 소릴 하니 속으론 환장할 것이다.
“네, 맞습니다. 괜찮으시면 제가 왕궁에서 온 손님들을 소개해도 되겠습니까?”
“편하실 대로 하세요”
나는 조금 건방진 태도의 캐릭터를 연출하며 하벨남작의 의도에 따라 줬다. 하벨남작은 가장 먼저 상석에 앉아있는 30대 중반의 남자를 나에게 소개했다.
“이분은 레온왕국의 왕세자 전하 이십니다.”
소개 받는 남자가 나에게 손을 내밀려 자신을 이름을 말했다.
“듀렐 레온 가르시아 라고 하오. 만나게 되어 반갑소”
나는 왕세자가 내민 손을 잡고 악수를 하며 내 이름을 말했다.
“강철민이라 합니다. 반갑습니다.”
하벨남작이 다시 50대의 남자를 소개하려고 하자, 50대 중년인이 손을 들어 중지를 시켰다. 그리고 자신이 직접 소개하며 손을 내밀었다.
“나는 해리슨 그랜트 콜몬 공작이오”
나 또한 악수에 응해 줬다. 하지만
“강철민이라 하···.”
우드득
‘이 작자 보게 내 손을 박살 내 보시겠다고?’
내가 악수하기 위해 손을 잡자 해리슨공작이 손아귀에 힘을 주며 내 손을 뭉개버릴 기세였다. 나는 바로 해리슨공작의 손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우드드득, 우득..
크아아아악
해리슨공작의 손가락뼈들이 부서지며 비명 소리가 접객실에 울려퍼졌다. 자신의 부서진 오른손을 움켜 잡으며 해리슨공작이 뒤로 두세 걸음 물러났다.
접객실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지금 벌어진 상황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해리슨공작, 내 앞에서 같잖은 짓 하지 마라. 이것이 네놈의 인사법이더냐?”
오른손이 작살 나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해리슨공작에게 로엘후작이 급히 힐마법을 시전하여 부서진 손을 치료했다.
잠시 후, 오른손의 치료가 끝나자 해리슨공작이 나를 죽일듯한 눈빛으로 한번 노려보더니 금세 사나운 눈빛을 풀며 입을 열었다.
“미, 미안하오. 내 잠시 시험해보고자 했던 거 뿐인데 기분이 상했다면 사과 드리겠소”
“그 사과를 받아드릴지는 협상의 결과를 보고 결정하겠습니다. 그리고 남은 두 사람은 일전에 보았으니 인사는 생략하고 본론으로 바로 들어갑시다. 그래도 되겠죠?”
나는 왕세자를 보며 물었다.
“그, 그렇게 하시오”
“오늘 여기까지 나를 찾아온 것은 하이샌드백작의 석방을 요구하기 위해 찾아 온 것이지요?”
“그렇소, 그는 이 나라의 변경백이오. 그런 사람이 감옥에 갇혀있다 보니 현재 국경 지대가 작은 분쟁으로 많이 어지럽소”
“그래요? 그럼 어디 들고 온 협상 제안을 들어 볼까요?”
“····”
왕세자가 입을 다물었다.
‘뭐야, 제안이 없는 거야? 4개월동안 논의하고도 내 놓을 제안하나 없이 찾아온 건가?’
왕세자가 입을 다물자 해리슨공작이 급히 입을 열었다.
“저, 저기 철민경,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말씀해 주실 수 있겠소?”
나는 버럭 화를 냈다.
“뭐요? 지금 바쁜 사람 데리고 장난하자는 겁니까? 지난 4개월동안 아무 소식 없다가 협상 조건도 없이 불쑥 나타나서 한다는 소리가 나보고 원하는 걸 말하라는 겁니까?”
“아, 아니 그것이 아니고···”
“아님 뭐요? 진짜 내가 말하는 거 다 들어줄 용의가 있는 겁니까? 그래서 뒤늦게 이리 찾아와서 배짱을 부리는 겁니까? 진짜 내가 원하는 거 다 말 할까요?”
“고, 고정하세요. 철민경”
“고정하세요. 철민경, 그, 그것이 아니오. 오해하지 마시고 우리 말을 들어 주시오”
그래도 안면이 한번 있다고 로엘후작과 리갈후작이 급히 나를 달래며 진화에 나섰다.
잠시 협상 테이블에 정작이 흘렀다.
“휴~ 내가 사실대로 말 하겠소. 철민경”
왕세자가 긴 한숨을 내 쉬더니 입을 열었다.
“사실 협상 조건을 놓고 옥신각신 말들이 많았소. 이리 늦게 찾아온 것도 다 그런 탁상공론으로 어느 것 하나 결론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오.
그리고 우리가 찾아온 현 상황에서도 이렇다 할 명확한 조건을 가지고 오지 못한 것도 사실이오. 정말 미안하오. 내가 먼저 이렇게 사과 드리겠소. 철민경”
그러더니 왕세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나에게 사과하며 머리를 숙였다.
“와, 왕세자 전하”
“전하, 전하”
왕세자의 돌발 행동에 앉아있던 공작과 후작들이 화들짝 놀라며 왕세자를 말리려 했다.
하지만 왕세자는 개의치 않고 내게 머리를 숙였다. 나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일어나서 왕세자에게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받아드렸다.
아무리 그래도 다음 대의 왕이 될 왕세자가 머리를 숙여 사과하는데, 내가 아무리 싸가지 없다고 해도 앉아서 받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잘 알겠습니다. 사과는 그만 하면 됐으니 자리에 앉으시지요”
“고맙소 철민경.”
“결론도 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이 내 요구 조건을 들어보려고 이 먼 벽지까지 왕세자께서 찾아오시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이제 그만 본론을 말씀하세요”
“철민경, 내 이야기가 좀 길고 두서가 없어도 들어주실 수 있소?”
“남 애기 듣는 거 좋아합니다. 걱정 마시고 말해 보세요”
“철민경께서 이방인이기에 우리 레온왕국에 대해 잘 모르실 것 같아 먼저 레온왕국과 왕실에 대해 말씀드리겠소.
우리 레온왕국의 지금으로부터 1만년전에 건국 되었소. 현재 프리실란드 대륙에 존재하는 그 어떤 제국과 왕국보다도 훨씬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소.
한때는 페라니아제국의 저 드넓은 북쪽 초원의 전부를 차지하며 세상에서 유일한 대제국을 건설한 적도 있소.
지금 우리 왕국과 이웃하고 있는 페라니아제국과 메리나왕국, 자이르왕국. 그리고 저 멀리 있는 신성제국의 영토에 있었던 수많은 왕국들의 시조들도 모두 우리 레온제국의 제후였거나 황실의 황자들이 독립하여 세운 나라들이었소.
지금의 레온왕국은 일개 소국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우리 왕국은 1만년의 역사를 간직한 프리실란드 대륙의 유일한 대제국의 정통성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요.”
“지난 1만년간 한번도 끊기지 않고 왕실의 혈통이 유지되고 있다는 말씀입니까?”
“그렇소, 물론 장자세습이 계속되어진 것은 아니지만 왕실의 혈통이 계속 이어진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오”
“그렇게 역사가 오래되고 강했던 대제국이 어쩌다가 이렇게 작은 소국으로 전락한 것입니까?”
“휴~ 대제국의 지위를 잃은 것은 꽤 오래전이오. 대제국이 번영했던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8천년전부터 4천년전까지 약 4천년간 프리실란드 대륙의 유일한 대제국으로 군림하며 동쪽 끝은 현재의 메리나와 자이르왕국에서부터 서쪽은 유실리스 신성제국 영토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엄청난 영토를 가진 대제국을 건설했었소.
그러나 그 후로 제국은 조금씩 분열되어 갔소. 절대 황권이 약화되면서 제후들의 반란이 끊이지 않았고, 황실 내부에서는 황권을 두고 치열한 암투극까지 벌어지기 일수였다고 하오.
황권이 약화되고 서서히 독립해나가는 왕국들이 많아지면서 급격히 무너져 내렸다 전해지고 있소. 이후 2천년간은 그래도 현재의 페라니아 제국이 있는 자리에서 제국이라는 이름으로 존속되어 왔소.
그러다가 지금으로부터 2천년 전 제후 중 하나이며 북방민족의 일파였던 페라니아 가문이 뿔뿔이 흩어져 살던 소수의 북방민족들을 규합하여 페라니아왕국을 세우고, 레온제국에 반기를 들고 일어났소.
영토가 절반으로 축소되었던 레온제국은 그때까지도 안정을 되찾지 못하고, 내부 정치의 불안정과 각 제후들 간의 알력 다툼으로 혼란이 계속되었던 때라 북방민족의 억센 기마병을 막아내지 못하고 동쪽으로 밀려났소.
이후 레온제국의 영토는 현재의 자이르왕국과 메이라왕국, 그리고 레온왕국의 영토를 다스리며 정치적 안정과 내부 갈등을 해소하면서 페라니아 제국과 국경을 맞대게 되었소.
그리고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레온제국과 현재의 영광을 지키려는 페라니아제국의 1,000년전쟁이 시작되었소. 이 전쟁은 1,000년간 이어지며 양 제국에 무수한 피해를 입혔으며 그 피해를 감당하지 못하고 레온제국의 영토는 3개로 분할 되어버렸소.
그것이 지금의 메리나왕국, 자이르왕국, 그리고 레온 왕국이오. 페라니아제국도 제후국이었던 3개의 왕국의 독립을 막을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승인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소.
제국의 지위를 잃어버린 레온왕국은 급속히 쇠퇴하기 시작했고, 더하여 대제국의 전통성을 빼앗기 위한 페라니아제국의 지속적인 압박과 종주국이라는 지위를 빼앗기 위한 메리나왕국과 자이르왕국의 끊임없는 침략과 전쟁 위협으로 그나마 남아있던 영토도 거의 빼앗기고 현재는 이렇게 명맥만 유지하는 소국으로 전락해 버린 것이오.
그나마 레온왕국이 멸망하지 않고 소국으로 남아있는 이유는 페르니아제국과 메리나왕국 그리고 자이르왕국의 이해관계가 서로 상충하기 때문에 특정한 나라가 레온왕국을 차지하려는 것을 서로 견제하고 있어 가능한 것이오.
현재 우리 레온왕국은 바람 앞에 촛불 신세라는 말이 딱 맞는 말이오.”
긴 설명을 마친 왕세자는 한숨을 쉬며 접객실의 천장을 올려다봤다. 왕국의 유구한 역사 속에 이제는 허울뿐인 감투만 남아있는 것이 억울해서일까 두 눈에 약간의 물기가 어려 있었다.
“긴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왕세자께서 내게 이런 이야기를 해 주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두서 없는 긴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하오. 내가 레온왕국의 역사를 먼저 말씀드린 이유는 이후 할 이야기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먼저 꺼낸 것이었소”
“앞으로 할 이야기의 전제였다라. 흠, 들어보지요.”
“우리 레온왕국은 그렇게 지난 900년간 3강의 주변국들에 의해 집안의 애완동물처럼 사육되어오다시피 했소.
저들 중 가장 악랄한 놈들이 자이르왕국이오. 이놈들은 때로는 지켜주는 것처럼 회유하다가 우리가 자체적으로 힘을 기르고 뭔가 해보려 할 때마다 위협하며 빼앗고, 약탈하며 심지어 들어주기 힘든 요구를 서슴지 않고 하기도 하오.
이유 없이 쳐들어와 왕국 백성을 잡아가서 노예로 부리거나 팔아버리기를 서슴지 않고 하는 놈들이오.
우리 왕국은 자이르왕국의 더러운 손길에서 벗어나 독립된 왕국으로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켜나가고 싶소.
그래서 저들에게 맞설 힘을 기르려고 지난 10년간 가진 노력 끝에 병력을 양성했소. 하지만 우리 왕국이 양성한 병력은 고작 6만에 지나지 않소. 저들의 병력은 못해도 25만에 이른다는 세작들의 보고가 있었소.
그리고 우리가 병력을 양성했다는 것을 어찌 알았는지 병력 해산을 요구하며 전쟁 위헙을 하고 있는 실정이오. 현재 국경 지역에서 소규모 전투가 일어나며 어지러운 이유가 바로 자이르왕국 놈들이 횡포를 저지르는 있는 것이오.”
“이 레온왕국에 그런 가슴 아픈 현실이 있었군요. 그래도 오랜 역사를 가진 나라는 백성들의 남다른 자부심이 있을 텐데 합심하면 막아낼 수 있는 문제 아닙니까.
더구나 페라니아제국이나 메리나 왕국도 다른 나라가 레온왕국을 집어삼키는 걸 원하지 않는다면서요”
“백성들의 대다수는 레온왕국의 유구한 역사를 모르오. 이 모든 것이 수백년 전부터 행해져 온 자이르왕국과 메리나왕국의 내정 간섭의 산물이오.
정통성과 종주국의 지위를 빼앗으려 레온의 백성들에게 과거의 역사를 배우지 못하게 하거나 역사를 왜곡하여 마치 레온왕국이 자신들의 속국이었던 것처럼 날조 하였소.
그들에게 매수 당한 중앙관료나 귀족들이 많아서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고, 이제는 몇백년 흐르다 보니 어느 누구 하나 그것이 그르다라고 말하는 자가 없소.
그리고 우리가 자이르왕국을 막기 위해 타국에 도움을 청하면 전쟁은 이길 수 있을지 몰라도 국토는 피폐해지고 또 지금까지 자이르왕국이 저질러오던 폐단을 그들이 똑같이 저지르게 되오. 이와 같은 일이 지난 900년간 계속되어 왔소.”
“허~ 뭐 이런 개같은 새끼들이 다 있어”
“······?”
“헉”
내가 아무 생각 없이 내 뱉은 말에 왕세자와 공작이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2명의 후작은 일전에 나의 막말을 경험한 적이 있어서 그런지 그냥 덤덤한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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