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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뱅이 님의 서재입니다.

현지우현(玄之又玄)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드라마

완결

느림뱅이
그림/삽화
까마귀작가
작품등록일 :
2019.06.13 23:19
최근연재일 :
2019.10.14 10:05
연재수 :
98 회
조회수 :
76,930
추천수 :
1,716
글자수 :
599,890

작성
19.09.27 11:00
조회
567
추천
16
글자
17쪽

16장 고집과 억지 (4) - 完

DUMMY

“아바...마마?”


평탄한 길이라 믿으며 신나게 걸음하던 나그네가, 움푹 팬 고랑에 대뜸 걸려 휘청했다면 이와 비슷한 기분이 되었을까?


초개왕의 말을 선뜻 이해하지 못한 한세아는 자신의 귀부터 의심했다. 그리고 초개왕이 내민 팔에 양손을 지긋이 가져가대며 물었다.


“대체 무슨 말씀이시온지......”

“얘야, 이제부터 이 아비가 하는 이야기를 잘 듣거라.”


딸아이를 대하는 초개왕의 목소리가 전보다 한층 더 애틋해졌다. 성년이 다 된 여식을 대한다기보단, 마치 예닐곱 살 어린아이를 다독이려는 부모 같았다.


“너도 알다시피, 승상은 주도면밀한 인물이다. 옥좌가 주인을 잃는다 해도, 그 주변을 완벽하게 정리하기 전까진 스스로 나서지 않을 자란다. 그리고 작금의 상황에선, 신월군을 최적의 꼭두각시로 내정하고 있을게다.”

“......”

“얘야, 승상 주병한이 야욕을 드러내기 시작했을 때, 부디 주위를 잘 살펴야한다. 그리고 추수하는 농민이 알곡과 쭉정이를 골라내듯, 충신과 간신을 세세히 가려내거라. 혹 개중에 목숨이 위태로운 충신이 있다면 사전에 손을 써서......”

“싫습니다!”


초개왕의 의중을 깨달은 한세아의 말투는, 이미 날카로운 날이 세워져 있었다.


“얘야.”

“아니요! 듣지 아니할 것입니다! 설령 듣는다하여도 저는 불복할 것입니다!”

“......허허.”

“저는 아바마마를 살리고자, 그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 달려왔습니다. 하온데... 하온데 그런 제게... 어찌... 아바마마의 유언을... 들으라 하십니까?! ......흐으흑...”


- 똑. 또독.


한세아에게서 왈칵 떨어져 나온 뜨거운 물방울들이, 황제의 손등을 타고 애달프게 흘렀다. 이에 초개왕은 애정 가득한 손길을 뻗어 공주의 두 뺨을 따스히 어루만져주었다.


“얘야, 이대로 내가 자리를 털고 나선들,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너희들의 목숨만 위태로워질 뿐이다.”

“......”

“너도 알다시피 정세는 이미 승상에게로 기울었다. 그리고 그것을 스스로도 잘 아는 그와 수하들은, 타국 사절단에게 암수를 서슴없이 펼칠 만큼 아주 대범해졌지.”

“......”

“내가 병풍이 되어, 너와 태자가 세력을 견고히 다지게끔 시간을 벌어주기엔...... 너무 많이 늦었구나. 오히려 위험하기 짝이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

“영민한 너라면, 분명 내 말을 명확히 이해할 것이다.”


- 도리도리!


그녀는 고개를 연신 내저으며 아비를 향해 부정의 의사를 강하게 표출했다.


“이 기회를 잘만 활용한다면, 썩은 환부를 모조리 도려내어 황실의 안정과 중흥을 단번에 꾀할 수 있을 것이다.”

“시, 싫습니다. 싫다고요! 아바마마께오서 아니 계시면! ...그 무슨 소용이옵니까?!”


한세아의 목맨 음색은 비통할 대로 비통하게 꽉 잠긴 상태였다. 이윽고 그녀는 초개왕의 품을 와락 파고들었다.


그녀가 그 안에서 얼굴 부비며 연신 눈물적신 탓에, 초개왕의 가슴언저리 또한 뭉클해졌다.


- 토닥토닥.


아비의 다정한 손길이 딸아이의 여린 등을 가만가만 두드렸다.


“착한 내 딸. 어미를 닮아 누구보다 어여쁘고 영특한 내 아이.”

“......흑흑.”

“미안하구나. 너에게는 아롱진 꽃길이 어울리거늘, 아비가 부덕하여 이 역겹고도 더러운 권력다툼에서 너를 멀리 떼어놓지 못했구나.”


여기까지 말한 초개왕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멀뚱멀뚱 서있는 강도진을 바라보았다.


“강도진이라 하였는가?”

“예, 폐하.”

“그래, 천경에 이른 고수라고?”

“수행 중에 운이 따라주었습니다.”

“그렇군. 그럼 출신은... 흠... 아니, 아니지. 무림인인데 태생이 양반이면 어떻고, 천민이면 또 어떻단 말인가?”


뭔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던 초개왕은 다시금 말을 이었다.


“내 허울뿐인 왕으로써 부끄럽기 짝이 없으나, 그대에게 어린 태자와 딸아이를 부탁코자 하네.”


‘아, 이러려고 온 게 아닌데......’


강도진의 속내가 이 방안의 분위기에 휩쓸려 복잡하게 뒤엉켰다. 아무리 촌무지렁이일지라도 귀만 멀쩡했다면, 바로 코앞에서 오갔던 대화내용의 심각성을 알아먹었을 터였다.


“폐, 폐하.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간신들의 흉수로부터 황손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자네의 힘을 빌려주시겠는가?”

“저어... 황제폐하. 그게... 예로부터 무림인은 왕실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그는 평소에 별로 좋게 생각하지도 않는 불문율까지 들먹여봤으나, 초개왕은 강도진의 거절을 완고히 거절하고 있었다.


“이는 나라의 황제가 아니라, 목숨이 경각에 달린 아이들의 아버지로서 부탁하는 간곡한 청이네. 내 마지막 유언이라 생각해주면 진심으로 고맙겠네.”

“......”


황제는 듣고 있지 않았다. 애초부터 강도진의 사견 따윈 큰 의미가 없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마치 동아줄 하나에 의지해 암벽 위로 오르는 사람처럼, 초개왕은 본인의 자식들의 안전을 보장해줄 수 있는 강도진을 콱 움켜잡고서 놓칠 마음이 눈곱만큼도 없었던 것이다. 현재 다른 선택지 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비록 살아생전의 황후를 만나보지 못한 강도진이었으나, 적어도 굵직하고도 대찬 심성에 있어서만큼은 한세아가 초개왕을 쏙 빼닮은 것이라 확신할 수 있었다.


“......삼가 명을 받드옵니다.”


이로써 한때 야심차게 꿈꿨던 강도진의 ‘천하 명주·기루 탐방계획’엔, 세찬 경종이 '뎅~'하고 울리게 됐다.






* * * * *


10월 16일, 어느 깊은 산.


사냥꾼들이 겨울철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 움집. 맹영단이 열심히 만들어준 지게식 가마가 강도진의 손에 의해 뜯겨져 분해됐다.


- 뚜걱! 우득! 으지직!


적당한 크기의 장작과 불쏘시개로 변한 가마는, 그대로 돌화덕에 들어가 활활 불탔다.

그렇게 마지막 나무토막마저 잘 우겨넣은 강도진은, 움집 문 역할을 하는 섬거적을 위로 활짝 젖혔다.


“저, 마마님. 잠시 결례를 범하겠습니다.”


그는 미리 양해를 구하고 움직였다. 강도진은 바닥에 양 무릎 끌어 쪼그려 앉은 한세아에게서 짚신을 조심히 벗겨냈다.

그리고 이어 봇짐에서 여분의 신발을 꺼내놓으려 하는데, 차갑게 뎅뎅 식은 꿩고기가 그의 눈에 띄었다.


“에구, 또 먹는 둥 마는 둥 하셨군요! 그러다 진짜 탈나십니다!”

“......”


그녀의 눈에 초점이 없었다. 아무런 대꾸도 없었을 뿐더러, 기력은 더 없어보였다.


초개왕의 완고한 결정을 꺾어내지 못한 이래로, 그녀의 심신은 급속히 초췌해진 상태였다. 이대론 공주의 몸이 버텨내지 못할 것이라 판단한 강도진이 이동속도를 절반 이하로 확 줄였을 정도였다.


이런 그녀를 지켜보는 강도진의 걱정이 실로 이만저만 아니었다.


“공주마마, 장비원성까지 앞으로 사나흘 거리 밖에 안 남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앉은뱅이 흉내는 안내셔도 됩니다. 멀쩡히 걸어서 지나왔던 길이니, 멀쩡히 되돌아가는 편이 아무래도 의심을 덜 받겠지요. 조금만 더 힘내시면 됩니다.”

“......”


강도진은 차라리 불상을 앞에 두고, 주둥이 아프게 떠드는 게 이보단 편할 것 같았다.


‘허참... 이게 뭐하는 짓인지... 원...’


하지만 막상 어깨 축 늘어진 세아를 바라보니, 또다시 마음이 미어졌다. 이제는 어미에 이어 아비까지 잃어야하는 공주의 처지가 너무 애처로웠던 것이다.


‘그깟 권력이 뭐라고......’


당장의 끼니를 걱정하고, 헐벗음에 덜덜 떠는 사람들이 지천에 널려 있었다. 더욱이 근근이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힘겨운 백성이 너무나 많았다.


그런 세상을 익히 아는 강도진에겐, 만인지상의 위치에 있음에도 더 큰 욕망을 쫓아 아옹다옹하는 양반귀족네들의 추태가 정말로 꼴사납기 이를 데 없었다.

진심 뒷일은 나 몰라라 하고, 확 뒤엎어버리고픈 충동이 일기도 했으니 말이다.


‘우라질! 세상 참 지랄 같네!’


강도진은 우선 잡생각은 접어두고, 당장에 안쓰럽기 짝이 없는 한세아를 위로하기로 마음먹었다.


“흠흠, 저 마마님.”

“......”


그녀는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


“아직 기회는 있습니다.”

“......?”


그가 뜬금없이 희망을 논하자, 한세아의 눈동자가 강도진을 향했다. 비로소 그녀의 눈빛에서 일렁이는 이채를 발견한 그는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왜 절 보십니까? 방법은 저게 없습니다.”

“......농담 나눌 기분. 아닙니다.”

“흐흐, 저도 마찬가집니다.”


강도진은 검지를 들어 싸늘한 말과 함께 시선을 툭 던지는 그녀의 이마 정중앙을 ‘착’하고 가리켰다.


“방법은 여기! 바로 여기 있잖습니까?”

“?”

“마마님. 저는 마마님의 예상 못한 수에, 이전부터 종종 깜짝 놀라곤 했습니다. 으음... 이런 표현이 좀 그렇긴 합니다니만, 분명 잔꾀도 있었고, 책략도 있었지요. 어쨌든 약관에 막 이른 소녀라 믿기 어려울 만큼, 생각의 깊이가 남달랐습니다.”

“.........”


그녀의 귀는 그의 말에 관심을 두고 있었으나, 그녀의 입은 여전히 굳게 닫힌 채였다.


“가만히 생각해보십시오. 폐하께서 승하하신 겁니까? 단지 지금 죽음을 각오하신 것뿐이지, 결코 승하하신 게 아닙니다. 다시 말해 공주께오서 처한 상황은 아무 것도! 단 하나도! 이전과 비교하여 변한 게 없다는 뜻입니다! 그렇지요? 제 말이 틀렸습니까?”

“.........”

“마마, 옆에서 제가 돕겠습니다. 한 번 더 저를 놀라게끔 해보십시오.”

“.........”


이내 그녀의 눈에 초점이 또렷해졌다. 강도진은 무언가 곰곰이 생각에 잠긴 그녀의 표정에서, 자신이 호기롭게 던진 말들이 다행히도 효과가 있었음을 알아챘다.


“......강 공자?”

“예?”


그런 그가 상당히 흡족한 기분으로 움집 밖으로 나서려 하는데, 한세아가 불현듯 그를 불러 세웠다.


“이곳 정리가 다 끝나면, 가까운 마을로 갔으면 좋겠어요.”

“아! 그간 산길로만 다녀서 많이 꿉꿉하셨지요? 여기서 멀지 않은 거리에 제법 큰 마을이 있습니다. 음... 적어도 오늘 저녁 무렵 전에 도착 가능하리라 봅니다.”

“네, 부탁...드립니다.”

“하하, 객잔에 도착하자마자 입욕을 준비토록 하겠습니다.”

“......고마워요. 강 공자.”


침울함만이 가득차 있던 한세아의 표정이 한결 밝아져 있었다.






* * * * *


이후 강도진은 약속을 어김없이 지켰다.


짤랑거리는 금전의 위엄이 점소이들의 주머니 속에서 두둑이 발휘되자, 뜨끈한 입욕부터 맛깔난 식사까지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객잔의 그 어떤 일꾼도 구태여 내색하진 않았지만, 개업 이후 최고의 접객이라 표현해도 결코 허언이 아니었을 정도로 최선에 최선의 배려가 이뤄졌다.


- 호로록~.


“햐아~, 이거 향이 정말 좋군.”


한세아가 묵는 바로 옆방. 강도진이 우롱차 특유의 맛과 향을 음미하고 있었다. 그렇게 시선만 밖에 고정되어 있는 그는,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기감을 주기적으로 최대 확장시키며 인근을 세세히 살폈다.


‘후후, 조금만 더 애쓰면 된다. 곧 장비원성에 도착하면, 이 가시방석 같은 일상도 당분간 안녕이겠지!’


- 끼이익. 사박사박......


“뒷간에 가시려나? ......음?”


강도진은 약간 의아했다. 그것은 생리적인 현상을 해갈하려는 줄 알았던 한세아의 기척이, 자신의 방으로 향하고 있었던 까닭이었다.


- 똑똑.


“아, 예.”


그는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나기 무섭게 일어나 공주를 반겼다. 눈인사와 함께 스쳐지나간 그녀에게선, 우롱차보다 훨씬 더 좋은 향내가 났다.

아마도 입욕 후 여벌의 옷가지로 정갈하게 갈아입은 김에, 기분을 더 낸 모양이었다.


“하하, 이 시각에 웬일로? 잠이 아니 오시나봅니다.”

“여러 생각을 하다 보니, 잠이 오질 않더군요.”

“음... 내일부턴 장비원성까지 또다시 산행을 계속하셔야 합니다. 그러니 오늘이라도 침상에서 평안히 쉬심이 좋으리라 사려 됩니다.”

“사실......”


한세아가 왠지 모르게 뜸을 드렸다.


“강 공자께 긴히 드릴 이야기가 있어서 왔습니다.”

“아, 그렇군요. 말씀하십시오.”


- 드르륵.


가운데 탁자를 두고 강도진과 마주 앉았던 한세아가, 갑자기 의자를 바짝 끌어다 붙였다.


이에 강도진은 지척거리에 있는 그녀가 몹시 부담스러웠으나, 앞으로 나눌 이야기가 그만큼 매우 중요한 내용이라 여기며 딱히 별다른 행동을 취하진 않았다.


“마마, 무슨 말씀이신지요?”

“이곳에 머무르며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저도 이제 마음을 굳혔습니다.”

“예? 어떤?”

“무엇보다 우선, 공자께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강 공자가 아니 계셨더라면, 무사히 다녀올 수 없었을 겁니다. 고마워요. 한 치의 부풀림도 없는 진심입니다.”

“에헤이~, 뭘 그런 걸 가지고... 그저 약속했으니, 대장부답게 그것을 지켰을 뿐입니다. 너무 마음에 두지 마십시오. 진짜 별거 아닙니다! 아하하하!”


한세아의 칭찬에 멋쩍어진 강도진은, 버릇처럼 뒷머리를 긁적이며 껄껄 웃었다.


“그리고...”

“그리고?”


그는 뒷말 흐려진 그녀의 어투에서, 분위기가 요상해졌음을 느꼈다.


“강 공자, 미리 용서청합니다.”

“네? 뭘요?”


그의 물음에 대답은 없었다. 이 대신에 한세아가 강도진이 미처 말릴 틈도 없이 갑자기 그의 무릎 위로 올라 앉더니, 스스로 옷고름을 풀기 시작했다.


이해할 수 없는 그녀의 행동에 크게 당황한 강도진이, 고개 돌린 두 눈 질끈 감고서 외치듯 말했다.


“고, 공주마마! 이, 이 무슨...!”


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그녀의 저고리가 스르르 의자 밑으로 떨어졌다. 한세아의 가는 목선부터 새하얀 어깨까지 여실히 드러났다.


서둘러 그녀의 어깨를 잡고 떼어놓으려던 강도진은, 여들여들한 촉감에 화들짝 놀라 손을 다시 풀었다.


그러자 그와 동시에 한세아가 강한 어조로 강도진을 협박했다.


“얌전히 있으세요! 그렇지 않으면 소리를 질러 사람들을 부르겠습니다!”

“?!!!”


참으로 건강했던 그의 정신에 극심한 혼란이 일어났다.


"금일부터 강 대협께오선 은사국의 부마(駙馬)가 되시는 겁니다. 부디 무례를 용서하세요."


이대로 공주에게 범해지느냐, 아니면 반대로 공주를 범하려던 대역죄인이 되느냐.

그야말로 진퇴양난이요, 속수무책인 상황이었다.


‘마, 맙소사! 내, 내가 이렇듯 강제로...!!!’


희대의 미약이라도 불사불괴에 만독불침인 강도진에겐 아무 소용없었다. 그렇기에 평소에도 맹독성 미약에 당한 여인이 달려드는 일 외엔, 딱히 다른 가능성을 일절 상정하지도 않는 그였다.


허나 이렇듯 어처구니없는 일을 마주함에, 그의 머리가 어질어질해졌다.



반면, 한세아는 곤혹스러워하는 그의 얼굴을 애써 외면했다. 그리고는 행여 생길지 모르는 강도진의 몸부림을 우려하여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


그 상태로 일각정도 흘렀을까? 강도진은 뭔가가 상당히 이상함을 느꼈다.


그것도 그럴 것이 한세아는 자신에게 꽉 매달려 있을 뿐, 그 이상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두근두근 뛰는 맥박과 옅은 숨소리로 미뤄볼 적에, 긴장상태가 지나친 나머지 정신줄을 놓았다거나 하는 등의 별다른 이상증상은 없어보였다.


‘어? 혹시......’


문득 그의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그 많은 지식과 지혜를 가르쳤던 황후가, 시기상 그녀에게 미처 알려주지 못했을 딱 한 분야가 갑자기 떠올랐던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이 마쳐진 강조진의 입가엔, 어느 샌가 진한 웃음이 씨익 걸려있었다.


“크크크!!! 마마님! 이 다음에 어떻게 하는지 모르시죠?”

“......”

“푸하하하하!”

“......”


그녀의 귀가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의 인생에서도 다시 없을 만큼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작가의말

토요일은 2회, 일요일은 1회 연재를 고려 중입니다. 드디어 연참대전도 끝이 보이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7 mslks
    작성일
    19.09.27 11:52
    No. 1

    으아니!!!!!!!!!!!! 설마 19금이 아니라서???????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9 느림뱅이
    작성일
    19.09.27 12:30
    No. 2

    에... 죄송합니다. 심의규정을 준수해야 하는 터라... ^ㅇ^;;;
    참고로 제 소설들은, 15세 혹은 17세 수위에 맞춰 쓰여지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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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19장 수즉부족 공즉유여(守則不足 攻則有餘) (5) 19.10.11 477 17 12쪽
94 19장 수즉부족 공즉유여(守則不足 攻則有餘) (4) 19.10.10 477 16 14쪽
93 19장 수즉부족 공즉유여(守則不足 攻則有餘) (3) 19.10.09 478 17 16쪽
92 19장 수즉부족 공즉유여(守則不足 攻則有餘) (2) 19.10.08 509 15 14쪽
91 19장 수즉부족 공즉유여(守則不足 攻則有餘) (1) 19.10.07 521 15 12쪽
90 18장 관계 정립 (2) - 完 19.10.05 523 16 13쪽
89 18장 관계 정립 (1) 19.10.04 533 16 16쪽
88 17장 피고 지다 (8) - 完 19.10.03 542 17 15쪽
87 17장 피고 지다 (7) 19.10.02 764 17 13쪽
86 17장 피고 지다 (6) 19.10.01 525 16 13쪽
85 17장 피고 지다 (5) +2 19.09.30 549 15 11쪽
84 17장 피고 지다 (4) +2 19.09.30 517 15 13쪽
83 17장 피고 지다 (3) 19.09.29 554 16 17쪽
82 17장 피고 지다 (2) 19.09.28 572 16 13쪽
81 17장 피고 지다 (1) 19.09.28 551 15 14쪽
» 16장 고집과 억지 (4) - 完 +2 19.09.27 568 16 17쪽
79 16장 고집과 억지 (3) 19.09.27 497 15 15쪽
78 16장 고집과 억지 (2) +2 19.09.26 516 15 14쪽
77 16장 고집과 억지 (1) 19.09.26 507 16 15쪽
76 15장 선약 (4) - 完 19.09.25 527 17 15쪽
75 15장 선약 (3) 19.09.25 543 17 14쪽
74 15장 선약 (2) 19.09.24 545 17 16쪽
73 15장 선약 (1) 19.09.24 526 17 13쪽
72 14장 교언영색(巧言令色) (4) - 完 19.09.23 565 17 14쪽
71 14장 교언영색(巧言令色) (3) 19.09.23 519 16 12쪽
70 14장 교언영색(巧言令色) (2) 19.09.22 542 16 13쪽
69 14장 교언영색(巧言令色) (1) 19.09.21 557 16 14쪽
68 13장 충각사(忠覺寺) (5) - 完 19.09.21 523 15 17쪽
67 13장 충각사(忠覺寺) (4) 19.09.20 534 15 13쪽
66 13장 충각사(忠覺寺) (3) 19.09.20 531 15 12쪽
65 13장 충각사(忠覺寺) (2) 19.09.19 545 17 12쪽
64 13장 충각사(忠覺寺) (1) 19.09.19 544 15 12쪽
63 12장 귀마회(鬼魔會) (7) - 完 19.09.18 568 19 12쪽
62 12장 귀마회(鬼魔會) (6) 19.09.18 511 17 12쪽
61 12장 귀마회(鬼魔會) (5) +2 19.09.17 585 16 12쪽
60 12장 귀마회(鬼魔會) (4) 19.09.17 530 16 12쪽
59 12장 귀마회(鬼魔會) (3) 19.09.16 547 15 11쪽
58 12장 귀마회(鬼魔會) (2) 19.09.16 545 15 14쪽
57 12장 귀마회(鬼魔會) (1) 19.09.15 568 16 13쪽
56 11장 여름에 이는 봄 향기 (4) - 完 19.09.14 552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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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11장 여름에 이는 봄 향기 (2) 19.09.12 559 16 14쪽
53 11장 여름에 이는 봄 향기 (1) 19.09.12 593 16 14쪽
52 10장 거상의 자격 (7) - 完 19.09.11 600 17 18쪽
51 10장 거상의 자격 (6) 19.09.11 578 16 12쪽
50 10장 거상의 자격 (5) 19.09.10 581 16 12쪽
49 10장 거상의 자격 (4) 19.09.10 586 17 16쪽
48 10장 거상의 자격 (3) 19.09.09 601 18 12쪽
47 10장 거상의 자격 (2) 19.09.09 603 17 12쪽
46 10장 거상의 자격 (1) +4 19.09.08 672 18 11쪽
45 9장 해우(解憂) (9) - 完 19.09.08 639 18 13쪽
44 9장 해우(解憂) (8) 19.09.07 585 17 12쪽
43 9장 해우(解憂) (7) 19.09.07 620 17 14쪽
42 9장 해우(解憂) (6) 19.09.06 646 18 13쪽
41 9장 해우(解憂) (5) 19.09.06 661 17 15쪽
40 9장 해우(解憂) (4) +2 19.09.05 688 15 12쪽
39 9장 해우(解憂) (3) 19.09.05 725 18 13쪽
38 9장 해우(解憂) (2) 19.09.04 656 17 15쪽
37 9장 해우(解憂) (1) 19.09.04 688 17 15쪽
36 8장 회우(會遇) (3) - 完 +2 19.09.03 721 18 16쪽
35 8장 회우(會遇) (2) 19.09.03 672 18 12쪽
34 8장 회우(會遇) (1) +4 19.09.02 715 16 17쪽
33 7장 맹영단(甿領團) (4) - 完 19.08.31 699 16 18쪽
32 7장 맹영단(甿領團) (3) 19.08.30 701 19 11쪽
31 7장 맹영단(甿領團) (2) +2 19.08.30 702 20 11쪽
30 7장 맹영단(甿領團) (1) 19.08.29 714 20 12쪽
29 6장 만개일화(滿開一花) (6) - 完 19.08.28 733 21 14쪽
28 6장 만개일화(滿開一花) (5) 19.08.28 727 19 13쪽
27 6장 만개일화(滿開一花) (4) 19.08.27 764 18 13쪽
26 6장 만개일화(滿開一花) (3) 19.08.26 770 18 14쪽
25 6장 만개일화(滿開一花) (2) 19.08.24 821 18 11쪽
24 6장 만개일화(滿開一花) (1) 19.08.23 911 19 17쪽
23 5장 첫 번째 부탁 (4) - 完 19.08.22 859 18 15쪽
22 5장 첫 번째 부탁 (3) 19.08.21 826 18 15쪽
21 5장 첫 번째 부탁 (2) 19.08.20 846 20 12쪽
20 5장 첫 번째 부탁 (1) 19.08.20 867 20 13쪽
19 4장 같은 만남, 다른 마음 (9) - 完 19.08.19 923 17 11쪽
18 4장 같은 만남, 다른 마음 (8) 19.08.17 869 18 14쪽
17 4장 같은 만남, 다른 마음 (7) 19.08.16 882 21 17쪽
16 4장 같은 만남, 다른 마음 (6) 19.08.15 880 18 12쪽
15 4장 같은 만남, 다른 마음 (5) 19.08.14 944 16 15쪽
14 4장 같은 만남, 다른 마음 (4) 19.08.13 1,034 19 17쪽
13 4장 같은 만남, 다른 마음 (3) 19.08.12 1,046 18 12쪽
12 4장 같은 만남, 다른 마음 (2) 19.08.11 1,076 20 11쪽
11 4장 같은 만남, 다른 마음 (1) 19.08.10 1,130 19 13쪽
10 3장 오래된 불문율 (2) - 完 19.08.09 1,117 19 12쪽
9 3장 오래된 불문율 (1) 19.08.09 1,186 20 14쪽
8 2장 모아지는 인연 (4) - 完 19.08.08 1,340 20 15쪽
7 2장 모아지는 인연 (3) 19.08.08 1,419 19 12쪽
6 2장 모아지는 인연 (2) 19.08.08 1,474 22 13쪽
5 2장 모아지는 인연 (1) +2 19.08.08 1,876 21 12쪽
4 1장 각자의 길 (3) - 完 19.08.07 1,865 20 11쪽
3 1장 각자의 길 (2) 19.08.07 2,138 26 13쪽
2 1장 각자의 길 (1) 19.08.07 2,878 27 12쪽
1 <1부> 서장 +4 19.08.07 4,686 2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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