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장. 검(劍)을 손에 쥐고. (2)
한 권이 끝날 때, 가슴에 남는 글이 되길 바랍니다.
Ⅱ
‘어제까지 짐의 신민이자 자식이었고 충직한 신하들. 하지만 오늘은 반란군으로 전락한 무도한 자들에게, 아샤르 제국 마리칸 세라비 코에카 쿤세르가 말한다.
그대들의 주장은 일체 고려할 가치조차 없는바, 이제 지극히 편견에 가득차고 가식에 찌든 그대들의 주장들을 하나씩 반박하고자 한다.
첫째. 그대들이 그 어떤 이유가 있든, 폭거임을 부정할 수 없는 수단을 사용한 시점에서 이미 짐의 정책을 비난할 자격을 잃었다. 짐의 아이이자 누군가의 아이일 병사들의 목숨을 무단으로 빼앗은 것은 어디의 누구인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왕자와 왕녀조차 허공에서 죽게 만든 것은 어디의 또 누구인가.
둘째. 지상인들도 선조들이 결단하여, 그 탄생과 생존과 발전의 기회를 부여받은 자들이다. 우리들이 그들보다 가진 것이 많고 뛰어나다 해서 차별하고 핍박하고 기피한다면, 그 뛰어남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
그런 차별과 핍박과 기피로, 우리는 멸족의 위기에 한번 빠졌었다. 그런데, 그 피의 역사를 잊고 같은 짓을 반복하려드는 그대들이, 과연 인간의 진정한 존엄과 가치와 자존심을 말할 수 있는가.
셋째. 지상을 지배한다고 해서 아샤르가 영원토록 낙원이 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낙원은 바로, 우리들의 마음속에서 가꾸고 지켜가는 것이다.
그 옛날, 우리의 조상들이 몇 척의 모함과 함대만 가지고 기약 없는 여행을 떠났을 때도, 서로 돕고 협심하여 마침내 지금의 성과를 이루었다. 그 항해의 시대는, 비록 가진 것이 없어도 서로의 마음 속 낙원이 일치했던 시대가 아니었다 할 수 없다.
그러니, 지상에 사람이 살지 않는다 해도, 그대들이 바라는 진정한 낙원은 오지 않는다. 오히려, 그 생명을 일소하려 든 그대들은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을 잃었고, 이후 그대들의 목을 스스로 조르게 될 것이다.
이에 선포한다. 짐은 그대들을 명백히 반란군으로 칭할 것이며, 모든 요구를 거부하며, 법과 질서의 수호자이자 백성의 어버이로, 감히 짐의 아이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그 죄를 엄중히 물을 것이다.
모든 신민과 병사들이여. 짐이 밝힌 가치에 대항하고 싶은 자들은 기꺼이 대항하라. 이미 우주항을 열어두었으니, 적에게 참가하고 싶은 자는 떠나서 짐과 겨루도록 하라. 믿는 바가 다르다 하나 그대들 역시 우리의 동족. 따라서 학살이나 약탈 같은 죄를 저지르지 않는 한, 짐에 맞서 싸우더라도 결코 탓하지 않을 것이다.
짐의 생각이 옳다고 여기는 자, 진정한 인간의 가치와 생명존중의 본질에 대해서 동조할 수 있는 자는, 부디 거리낌 없이 짐의 휘하에서 싸워주길 바란다.
또한 가족이 적의 손에 있어 차마 동조할 수 없는 이들에게도, 부디 그 목숨을 소중히 여겨 다시 만날 날이 반드시 오기를 기원하겠다.
그 누구든, 이 불행한 싸움이 끝날 때 단 한 명의 신민이라도 더 살아남아, 짐과 만인의 기쁨이 되길 바라마지 않으면서 이 의지를 온 세상에 표명하노라.’
17일 저녁 6시 정각. 비록 영상이지만 직접 국민 앞에 모습을 보인 황제는 강하게 반란군들을 질타했다.
칼스 역시 아미에와 함께 지켜보았다. 점심때를 지났지만 그녀가 아무것도 먹지 못하자, 침상 앞까지 가서 직접 떠먹이던 참이었다.
겨우 몇 숟갈로 입을 다물어버린 아미에는 고개를 깊게 떨어뜨렸다.
“죄송...해요...”
“괜찮다니깐. 그나저나...”
그릇을 내려놓은 칼스는 가볍게 박수를 쳤다.
“네 아버님께는 미안하지만, ...역시 그릇이 달라. 명분으로는 이미 이겼어. 반란을 일으킨 적의 목숨도 내 신민이니 귀중하다는데, 이것으로 폐하를 폭정 운운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걸.”
칼스는 연방 끄덕였다.
“지금 폐하께서 왜 반란에 참가할 사람은 가라고 하셨느냐 하면, 스스로의 명분에 자신도 있으셨던 것이지만 일단은 내부에 적을 둘 수 없으니까. 갈 사람들을 보내면 남아 있는 사람들은 다시 배신하기 힘드니까 가려내는 거지. 그렇게 시원하게 황제의 도량도 보이고, 명분도 얻을 수 있고 내부정리까지 할 수 있기 때문이야.”
연륜은 그냥 쌓아지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지금, 브루에 감금당한 병사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그들이 명령 한 마디에 적진으로 돌격하는 것은, 그것이 나라와 민족 이전에 자신의 가족을 지킬 수 있고 그를 위해 기꺼이 죽을 수 있다 생각하기 때문이야. 하지만 이번 반란은 그저 정쟁의 연장선이야.”
나라가 중요한가, 가족이 중요한가. 그들에게는 결론이 나 있는 문제다.
가족이 더 중요하다.
나라가 내 가족의 존엄성을 보장하지 못한다면, 충성은 왜 바치며 의무는 왜 지는가.
어차피 조직과 제도의 집합체인 국가. 그 목적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행복과 안전이다. 이번처럼 이념이 부딪히는 경우에도 그다지 다르지 않다.
“정치적 목적 때문에 불의의 습격으로, 그것도 아군의 손에 동료들이 목숨을 잃었어. 그렇다면 다음은 자신들 차례. 언제든지 자신들의 목적이 아닌 부분에서 개죽음을 당할 수 있다. 싸울 맛이 날 리가 없지.”
반란군들. 자기들 딴엔 완벽했겠지만 어차피 순수 군인이다. 정치에 이골이 난 황제의 상대는 아니다.
또한 칼스에겐 옥좌를 권유했을 뿐, 그를 완전한 자신들의 편으로 미리 선전하지 않은 것도 큰 실책이다. 반란과 동시에 그렇게 공표했다면, 설령 칼스가 황제에게 붙어도 상호불신의 골을 미리 팔 수 있었다.
자기들 딴에야 칼스를 존중한 셈이지만, 이런 것도 생각하지 못하다니 정치적으로는 아직 멀었다.
반면 무인함대도 충분한 전력이다. 황제가 정치가 이골이 났다면 그들은 용병에 이골이 난 사람들이다.
아무리 명분이 좋아도 싸움에 지면 소용이 없다.
“장담해도 좋아. 이러다가는 아나이트 원수는 절반 이상의 전력을 무인으로 운용해야 할 거야. 뭐, 그래주면 전투력도 떨어지고 사람은 덜 죽으니 대환영이지만, 거부한 병사들의 안전이 문제이기도 할 테고...”
“아버님은...”
모처럼 아미에가 말했다.
“나름대로... 국민과 병사들을... 생각해서... 페하께...”
“알아. 그러니 네 아버지도 병사들을 학살하거나 하지 않아. 그 병사들 대부분이 여기에 가족이 있어. 적을 더 강하게 만드는 짓은 하지 않겠지. ...하지만 다른 녀석들은 어쩔지, 그걸 장담할 수 없어.”
지상인들의 처우 결정에서 반란까지 지나치게 짧았다. 분노에 의한 즉흥적인 성격이 강하니, 머리가 모자라고 성질이 급한 녀석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앞으로 3,4일 정도. 짧지만 이런 저런 준비가 필요할 거야. 너도 일단 푹 쉬어. 그리고 일어나는 거야.”
“저...도...”
아미에는 눈을 감았다.
“뭔가 할 수....있었...으면 좋겠는...데....요...”
“빨리 일어나셔서 내 뒤나 받쳐 주시지요. 이대로는 네가 눈에 밟혀서 뭘 하기 힘들 것 같으니.”
그는 억지로 웃으며 손을 뻗어 그녀의 뺨을 쓰다듬었다. 아미에는 울음을 억지로 삼켰다.
이 지경이 되었어도 여전히 사랑해주는 남자. 무척 속이 타고 아프겠지만 내색하지도 않는다.
손을 잡아주고 싶었지만, 그 힘도 없어 애를 태운 아미에는 그저 말없이 눈을 감았다.
그녀에겐 웃긴 했지만 칼스도 여전히 우울했다.
하다못해 유키나라도 살아남았다면 그나마 위안이 되었을 것을. 남은 태생 황족이 고작 셋이라는 점은, 반란 진압 후에도 심각한 부담으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오후 11시 30분 경, 좌현왕궁에 큰 소식이 날아들었다. 죽은 줄 알았던 이가 살아 돌아와 황궁이 발칵 뒤집혔다는 것이다.
칼스는 순간 경악하고 이어 몹시도 환호했다.
그 이름은 세라비 유키나 세이야, 우현왕녀였다.
아샤르의 방공망은 유례없는 경계태세에 있었다.
지금 가용 전력 대부분이 화성에서 소행성대에 이르는 구간에 배치되어 있다. 만약 소수라도 적이 우회해 온다면, 최악의 경우 공중도시는 함대를 상대해야 한다.
그런데, 이 엄중한 방공망 한가운데로 한 척의 고속정이 뛰어들었다. 그 소속은 제 5함대 소속 강습전함의 것으로, 지금 5함대는 반군 전력이다.
덕분에 초비상이 걸려 다수의 응집광포가 이 건방진 고속정을 겨누었지만, 이어 들어온 통신은 관제관들을 기겁하게 했다.
“방어막 열어요. 빨리...”
그 얼굴만으로도 다른 말은 필요 없다. 우주항 구역의 일부 방어막이 열리고 은색의 고속정이 뛰어 들었다.
불꽃을 일으키며 불규칙하게 바닥을 미끄러지는 고속정을 긴급정지용 보호막이 감싸 감속시켰다.
1인승 고속정의 해치가 열리자, 대기하던 몇 명의 군인들이 뛰어들었다. 물론 경계는 충분히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날듯이 조종석에서 뛰어내린 그녀를 본 모두가 민망한 시선을 급히 돌렸다.
“...송구합니다. 왕녀 전하...”
유키나는 거의 속옷 바람이었다. 얇고 광택이 나는 천이 밝은 조명에 비춰져 몸의 윤곽이 대부분 드러났다.
묘령의 아가씨, 그것도 왕녀가 이런 차림이니 젊은 남자들이 기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다행히 그 중 여성이 있어, 급히 구급 모포를 꺼내어 왕녀에게 덮어주며 물었다.
“어쩌다가...”
꼴이 우스웠지만 왕녀는 태연히 말했다.
“거추장스러웠으니까.”
고속정에 타기 직전, 그녀는 망설임 없이 풍성한 상의와 치마를 벗어던졌다.
“괜찮아요. 옷 따위야. 죽은 이들 수의 삼는 셈 치죠.”
혹시 추적이 있을까 통상항로를 우회한 탓에 시간이 걸렸다. 하루 반을 꼬박 굶고 잠도 자지 못했지만, 그녀는 피곤함이 드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측은할 정도로 잔뜩 힘이 들어가 있다.
“...황궁으로 갈 거에요.”
“...너, 이 바보가...!”
마치 책망하는 듯, 세리사의 손이 자매의 등을 어루만지고 때리고 다시 껴안았다.
딸처럼 눈물을 흘리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황제도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잘 살아 왔다. 참으로 다행이구나. 다행이구나...”
“감사합니다. 황상. ...하지만...”
이제껏 참아왔던 눈물이 비로소 쏟아졌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쟈카도 살지 못했어요...”
비로소 무너지듯 주저앉아 통곡하는 그녀의 등을 세리사가 거듭 감싸는 사이, 정침으로 급하게 뛰어 들어온 한 남자가 있었다. 칼스였다.
“유키나...!!”
“오라버니...!”
항상 밝고 발랄했던 동생. 하지만 오늘은 세상을 잃은 듯 서러운 눈물을 흘린다.
세리사가 넘겨준, 품안에 안긴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칼스가 끝도 없이 중얼거렸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네가 살아 돌아왔어...”
비록 싸우고 조금쯤은 소원해졌지만 그래도 쌓아온 것이 있다. 그동안의 작은 원망도 눈 녹듯 사라졌다.
끝없이 울던 그녀를 비로소 떼어놓은 칼스가 달랬다.
“자, 이제 그만 울어...”
“하지만...”
유려한 턱에 물방울이 방울져 떨어졌다.
“이거 아세요? 나 하나 살리자고, 날 피신시키고 그 수많은 군인들이 다 죽었어요. 천 명 가까웠는데, 다들 그렇게 덧없이 죽었어요...!”
목숨을 바치는 대신 아주 소박한 대가를 원했던 그 젊은 병사. 물론 왕녀에게 키스를 받는다는 것은 소박한 정도가 아니지만, 뭐 어떠랴.
지금은 그보다 더 한 것도 아깝지 않을 것 같았다.
“그만한 가치가 있나요? 이 꼬맹이 하나 따위가?”
“있어...!!”
칼스가 그녀의 어깨를 힘주어 잡았다.
“그들도 그렇게 생각하니 널 살리려 싸운 거야. 너는 그 마음을 저버릴 참이야? 아직 찾지 못한 자신의 가치 때문에, 그들이 살려준 네 목숨을 비하하지 마.”
그의 손이 흐르는 눈물을 몇 번이고 닦았다.
“너는 앞으로 만 명, 십만 명, 아니 백만의 목숨도 짊어져야 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울지 마라. 널 위해 기꺼이 죽은 사람들에게 큰 실례다.”
죽은 이들이 언급되자 그녀는 눈물을 멈추었다. 하지만 호흡은 불규칙하고, 눈매의 처참함은 그대로였다.
모두가 힘든 이 때, 하물며 그녀는 가장 어렸다.
“자, 이제 일어나라. 돌아가서 좀 쉬거라.”
왕녀를 재촉한 황제가 딸에게 말했다.
“왕궁은 비었지. 네가 돌봐줘라. 알았지?”
“기꺼이...!”
“그리고 칼스. 당장 의논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군대 문제겠죠.”
이제 전쟁이니 보유 무력의 점검은 필수적이다.
끄덕인 황제가 말했다.
“비록 군대는 있어도, 통합해서 지휘할 사람은 물론 개별 지휘관도 태부족이다. 기본적인 방어태세는 갖추었지만, 조만간 지휘관과 병사들을 소집해 어느 정도 정수를 채워주지 않으면, 방어전은 몰라도 공세는 불가능하지. 그러니, 정제독 이상이 사실상 전멸인 만큼 그 아랫급에서 선별, 특진시켜 함대를 맡기는 수밖에 없다. 지금 삼군사령본부는 와해. 남은 두 본부는 차석들에게 대리는 시켰다만, 그것 역시 서둘러 책임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안 돼.”
“그렇겠죠. 그런데, 책임자는 물론, 지휘관이나 참모는 그 자리에 앉힌다고 다들 제 몫을 하는 건 아니죠. 급히 선별을 한다고 해도 시간이 모자라고요. 게다가 비상시라 해도 특진이니, 기존 인사들의 반발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 누굴 올려도 말이 많을 터. 그럴 바에는 쉽사리 이의를 달기 힘든 지위가 있는 자에게, 아예 파격적인 권한을 맡겨 싸우려 한다. 가장 빠른 방법이 될 게야.”
“그만한 지위가 있는 자가 지금 남아나 있습니까?”
“너. 네가 있지 않으냐.”
황제의 지적에 칼스는 움찔했다.
“...제가요?”
“현왕을 승계하면 대제독 위계. 본국에 남은 이들 중 최고 계급이다. 함대 지휘 경험도 제법 있고.”
“...저는...”
칼스가 망설이며 말했다.
“실전 경험이 거의 없습니다. 게다가 아미에의 문제도 있습니다. 폐하께서는 죄를 묻지 않겠다고 하셨지만, 내부 반발은 상당할 텐데요.”
“비상시야. 어차피 다들 고만고만한 계급. 황제를 대신해 현왕 두 사람이 친정한다면 감히 반발하겠느냐.”
“현왕 두 사람...”
“칼스는 좌현왕을, 유키나는 우현왕을 승계한다. 유키나는 군 계급이 없지만 현왕 특례, 대제독 위계로 나서라. 다만 칼스가 군경험이 있으므로 선임이다.”
“안 돼요!”
유키나가 반발했다.
“아직 아버지가 완전히 돌아가셨다는 증거도 없고...”
“있다...”
황제의 표정이 급격하게 일그러졌다.
“포고를 한 직후, 그들의 유해 사진이 반란군에게서 전송되었었다. 아마도 협박 내지는 자기들이 가진 패를 보인다는 의미도 있고... 왕을 시해할 정도로 자신들의 각오를 보인다는 것이겠지.”
네 명이면 숫자가 모자란다. 칼스가 물었다.
“...누구의 시신입니까?”
“로페르와 토오르 부부, 그리고 라피스다.”
칼스는 조금 안도했다.
그들 모두 시신은 무사한가...! 아마 아버지는 최후의 순간까지 그들을 보호하려고 노력했겠지.
아버지의 시신밖에 없다는 것에 유키나가 외쳤다.
“어머니는요? 쟈카는요?”
“로에와 쟈카는 숙소 구역 끝에서 발견되었다지. 그것도 사지 일부에 불과해.”
“...그런...!”
유키나는 새삼 억장이 무너졌다.
황제도 큰 한숨을 내쉬었다.
“각자의 가계에서 남은 것은 너희들뿐이다. 짐이 무겁지만 짊어지지 않을 수도 없다. 내일, 군관 통합회의를 열고 짐이 생각한 것을 공표하겠다. 칼스, 네게 어떤 자리를 내릴지도 그 때 함께 밝히겠다. 알겠느냐?”
“...알겠습니다.”
칼스도 이젠 각오를 다져야 했다.
나라뿐만 아니라 황제와 세리사와 유키나의 목숨, 그리고 아미에의 목숨까지. 이 무거운 짐을 지고 엄청난 폭풍 속을 걸어야 하겠지.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오히려 기회다. 스스로의 손으로 지켜야 할 이를 지키고, 가족의 목숨값도 저들에게 요구할 수 있다.
다른 이에게 맡기기에는 너무 아쉽다.
“그럼 최선을 다해서 해보겠습니다.”
기대오는 이들 뿐만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힘을 주기 위해, 그는 다소 과장되게 웃었다.
수고하셨어요.
- 작가의말
지난 회 아무도 생사유무를 궁금해하지 않은 왕녀님 지못미. ...살아 있는 건 다 알고 있잖아. ㅎ.
다음 화는 금요일에 돌아와서 올리겠습니다. 날씨가 좋아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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