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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왕k님의 서재입니다.

리어스(Re 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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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왕k
작품등록일 :
2014.01.14 00:13
최근연재일 :
2021.06.12 14:54
연재수 :
38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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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3,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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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615,518

작성
14.03.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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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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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글자
23쪽

Ⓡ 7장. 이 마음이 너에게 닿기를... (3)

한 권이 끝날 때, 가슴에 남는 글이 되길 바랍니다.




DUMMY





수갑이 풀리는 동안 이영은 쏟아지는 의혹의 시선을 느꼈다. 물론 의심을 사는 것은 당연하겠지.


적의 황제와 독대했고, 그 황제가 아끼는 지구인 여자와 안면이 있고... 또 이렇게 풀려나는 것은 다름 아닌 황후의 청원이란다.


“잘 가라. 어디 가서 뒈지지나 말고...”


오상병은 담담하게 말했지만, 이영은 그 경계심을 충분히 읽었다. 다른 이들은 아예 입을 다물었고, 그것은 이영의 마음을 더욱 어둡게 했다.


꽤 떨어진, 하지만 감옥은 아닌 듯 집기가 갖추어진 방. 주어진 것은 목욕물이고 빼앗긴 것은 군복이다. 며칠 동안 씻지도 못했으니 그도 일단은 받아들였다.


오래 씻지도 않았지만, 돌아온 방의 침대에는 그 짧은 시간에 군복이 세탁되어 있다. 빠릿빠릿한 줄은 없었지만 향내가 나고 잘 말라 있다.


군복을 입고 군화의 줄을 당겨 묶은 다음, 침대에 앉아 이대로 뭘 하란 말인가 라고 생각할 즈음, 문이 열리며 인조인간 여자가 들어온다.


“따라오시지요.”


거부할까 생각이 들었지만 호기심이 앞섰다. 이영은 순순히 그 뒤를 따랐다.


한참 차를 타고 달리고 엘리베이터를 몇 개나 갈아타, 한눈에도 정갈하고 화사한 구역에 들어선다. 조금은 감탄하며 걷는 사이, 어느새 명백한 인간인 중년 부인이 어떤 문 앞에서 맞이한다.


“어서 오세요.”


그녀를 따라 들어선 곳은 별세계다. 우주선 안임에도 수없이 많은 나무가 넓은 대지를 가득 채우고, 무려 파란 하늘과 구름과 태양이 있다. 이영은 몰랐지만, 이곳은 르아냐와 같은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돌로 포장된 작은 길을 따라 작은 숲을 벗어나자 꽤나 큰 팔각형의 정자(亭子)가 보인다. 벽면은 반투명한 유리로 되어 안이 보이지 않지만, 크기로는 상당해 수십 명은 안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중년 여자를 따라 들어선 이영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원탁을 둘러싸고 앉은 세 사람. 아사카와, 그리고 에노모토. 그리고 가운데 앉은 이는 어제의 그녀다.


“모셔왔습니다.”


“수고했어. 쿄우카.”


세리사가 중년 부인을 치하했다. 이어 자리에서 일어난 루이코가 그를 반긴다.


어째서 다들 여기에? 어리둥절한 그를 향해 세리사가 팔을 뻗었다.


“앉아요.”


역시 찻잔이 놓인 맞은편의 자리에, 조금은 망설였지만 이영은 앉았다.


환한 표정으로 세리사가 말했다.


“거주구는 한정되겠지만 앞으로 당신은 자유에요. 그리고 원한다면 언제든지 우리와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진짜로... 청원하신 겁니까. 절 자유롭게 해 달라고?”


“네. 모두가 같이 했어요.”


“...어째서? 왜 저를 풀어주신 겁니까.”


“내가 무슨 염치로... 당신을 속박해요...”


세리사는 씁쓸하게 웃으며,


“그리고 그건 폐하도 마찬가지이실 겁니다.”


“...의외군요.”


“쌓인 이야기는 너무 많지만, 많은 것을 물어보고 싶지만, 그건 너무 길겠죠. 그러니 오늘은 이 두 사람과 만나게 해주고 싶었어요. 듣자니 안면이 있었다고...”


“친구입니다.”


루이코가 첨언하며 웃었다.


“묘한 일이죠. 세상은 이렇게 넓고도, 또 좁네요.”


친구... 한동안 생각하지 못한 말이다. 이영이 물었다.


“하지만... 저는 당신들, 아샤르의 적이잖아요.”


“여기에는... 지구와 아샤르, 일반인과 군인, 그런 차이는 두고 싶지 않은데요.”


“그래도... 아마 남들이 보면 미쳤다고 할 겁니다.”


“그렇겠죠. 하지만 그러면 당신은, 지금 이 자리가 견딜 수 없이 싫은 건가요?”


이영은 생각했다. 그렇지는 않다고. 모두가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이라고...


서로의 입장만 아니라면 오랫동안 떠들고 웃고... 그러고 싶다고. 그는 솔직히 답했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것 보라는 듯 황후는 웃으며 일어섰다.


“나는 이제 자리를 비켜줄 거에요. 쌓인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은 나보다는 이들일 테니까. 그럼....”


그녀들의 인사를 받으면서 황후는 나가버렸다. 일어나야 하나 망설였지만 틈을 주지 않고 루이코가 말한다.


“우리들의 이야기는 너무 길겠지. 리 군도 군대에서 오래 힘들었을 거고... 그러니 오늘은 힘들겠지만... 앞으로 사람을 보내면 싫어하지 않고 와 줬으면 해.”


이영은 순순히 끄덕이며,


“저기... 어제는 미안했어.”


“괜찮아. 리 군이 한 말도 아닌데...”


하지만 그 표정은 어딘지 쓰다. 그리고 하루는 여전히 말이 없구나. 그렇게 생각할 즈음 놀랍게도,


“리 군... 언제 한번, 아키라를 보러 가...”


“에노모토 상...”


그녀가 입을 여는 것은 자신의 기억에도 많지 않다.


“기다릴 거야. 아키라는...”


“...그래...”


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말을 속으로 삼키며 이영은 다시 루이코에게 물었다.


“정말 그가, 황제가 이렇게 쉽게 허락했단 말야?”


“리 군은 어떠할지 몰라도, 폐하는 리 군에게 나쁜 감정은 없어. 다만 조건이 있어. 난동은 피우지 말 것, 정해진 구역을 벗어나지 말 것. 그것만 지키면 욕을 하든 투덜거리던 상관하지 않겠다고. 그리고 전언도 있어.”


“전언이라? 뭔데...?”


“욕 싸움, 재미있었다고. 나중에 또 하자고...”


“...너무 엉뚱해.”


찌푸리는 그 표정에 그녀는 키득거렸다.


“차츰 익숙해질 거야. 나도 그랬거든. 그리고...”


비로소 그녀의 표정이 씁쓸해졌다.


“아레아도 아직은 누워있지만, 리 군을 보고 싶어 한다고 해. 할 말도 있다고 하고.”


“날...? 어째서...?”


이영은 굉장히 당혹했다. 만날 이유는 서로 찾기 힘들 텐데...?


“기회가 된다면 되도록 빨리, 오늘이라도 보고 싶다고 해. 나도 병문안은 한 번 가 봤지만... 위치는 알고 있으니까 가 줬으면 좋겠어.”


“내가 가서... 마음의 상처가 도지는 거 아냐?”


“본인이 부른 거니 걱정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잠시 고민했지만 결심했다. 욕을 퍼붓고 원망한다 해도, 나는 달갑게 들어야 할 의무가 있을 것이다.


“가 볼게. 피하지 않겠어.”


“그럼 안내할게. 날 따라와.”




아레아의 병실은 군 병원이다. 깨끗한 복도를 몇 번이나 지나 다다른 문 앞. 루이코는 익숙한 듯 둥근 돌출부를 눌렀다.


“아코르 공녀(公女), 아사카와입니다. 깨어 있나요?”


이영도 알고 있는 목소리가 대답했다.


“네. 들어오세요.”


병실은 그리 크지 않다. 대신 알 수 없는 장비들과 간호 담당으로 보이는 흰옷의 론비샤가 둘 있다.


침상에는 비스듬히 등을 높여 이불을 반쯤 덮고 누운, 환자복으로 보이는 흰옷의 아레아가 있다.


핏기 없는 얼굴 탓에 더욱 두드러지는, 살짝 놀란 소녀의 눈이 자신을 향하자, 따라 들어서면서도 이영은 그저 고개가 떨어졌다.


“좀 어때요?”


다가간 루이코의 질문에 희미한 미소가 돌아온다.


“견딜 만 해요.”


“다행이네요. 아코르 공녀.”


“소사로 족해요. 누워 있지만 아직 현역이고...”


인사를 나눈 아레아는 이영에게 말을 걸었다.


“와 주었네요. 정말로...”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잠시 망설이던 이영이 겨우,


“괜찮아...?”


“네. 덕분에...”


덕분에...? 마음 속 의문에 대답하듯 아레아가 말했다.


“당신이 아니었으면 훨씬 크게 다쳤겠죠.”


“그러니까...! 이건 이상하잖아...?”


이영은 자신도 모르게 어조를 높였다.


“원망이라면 달게 들어야지. 하지만 감사라니 이건...”


그녀는 아주 옅게, 쓰게 웃었다.


“그럼... 제가 울고 소리치고 다 죽어버리라... 그렇게 말해주면 좋겠어요?”


“...그게 좋다고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사실 차라리 그게 납득이 간다고...”


“...한 가지 말씀드리죠. 다른 사람 이야기지만 당신이 들어도 좋을, 어쩌면 꼭 들어야 할 이야기일 거에요.”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그녀는 천천히 말했다.


“우리는 얼마 전 전쟁을 치렀어요. 동족끼리의 전쟁이었죠. 저희 황제와 우현왕. 두 분 모두가 부모님과 동생을 잃고, 폐하는 사랑하는 사람도 잃었어요. 하지만 모든 것이 끝난 후, 두 분은 그 누구에게 어떤 보복도, 원망도 하지 않았어요. ...왜인지 알아요?”


“알 수 없지...”


반문하는 그의 목소리는 차츰 힘이 줄어든다.


그 녀석, 원수를 용서했단 말인가...? 왜?


“저도 당시에는 정말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물론 나라를 다시 정돈하고 봉합하는, 그런 정치적 판단일수도 있겠죠. 하지만 저는 우현왕 전하, 어제 병문안을 온 유키나 언니에게 들었어요. 혹시 제가 이번 조치에 반발할까봐 직접 찾아오신 그 분이 말씀하시길, 스스로도 너무 불만이지만 또한 너무나도 이해한다고... 그러면서 그 때 두 분의 결심을 말씀해주셨어요. 그것은...”


뚜렷한 경의와 슬픔으로 그녀가 말했다.


“칼스 폐하는 이렇게 말씀하셨대요. 죽은 이들 몫까지 살고, 또한 그들이 슬퍼하지 않도록 가능한 한 행복하게 살아야 할 남은 삶. ...그러니, 가족을 기억하는 그 순간순간이, 원수를 원망하고 미워하는 그런 때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아름답고 행복했던 나날만 담기에도 모자란 사람의 마음에, 증오를 담으면 추억까지 같이 더럽혀진다고. ...그러니 용서해야 한다고. 그렇게...”


어느새 아레아는 조금 울고 있었고, 그것은 루이코도 마찬가지였다.


절대 쉽지 않을 결정이었지만, 그는 해냈다. 그리고 이 말을 듣는 순간순간, 마음은 깊어간다.


이영의 주먹도 차츰 쥐어졌다.


자신이 겪은 고통과 동급의 고통을 겪고도, 황제 그 녀석은 다른 길을 택했다고...?


“물론 보통 사람은 쉬이 따라갈 수 없는 길이었겠죠. 미쳤다고 말하거나 웃어버리거나, 아니면 여전히 증오하며 살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렇기에 저는, 물론 쉽진 않겠지만 같은 길을 가 볼 거에요. 왜냐하면, 지금 그 누구보다 빛나고 강한 내 오라비와 언니를 만든 바탕은, 아마도 바로 그 마음과 결의였을 테니까. ...그리고 다른 사람들보다는 좀 더 가까이 그들을 볼 수 있는 저도... 차마 어둠에 빠질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어느덧 잦아든 목소리로 이영이 물었다.


“...같은 길을 가려고? 참아내려고... 용서...하려고?”


“물론 쉽지 않을 거에요.”


그녀는 살짝 고개를 저었다.


“그래서 제 친언니들은 기억 수정도 권했어요. 하지만 저는 거부했지요.”


“...왜 거부했지?”


“그야...”


아직은 허무한 웃음이 입가에 지어진다.


“모든 것을 잊으면 분명 편해지겠지만, 당신 역시 잊게 될 테지요. 괴로움을 잊을 수는 있겠지만, 그 괴로움 속에서 당신이 내밀어준 손도... 그저 허상이 되겠지요. 도움을 받고도 쉬이 잊는다... 그건 너무...”


“내 체면 따위가 중요해? 중요한 건 네 고통이야.”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말했듯이, 같은 길을 가볼 생각이에요. 비록 절 해친 그 사람들이 너무나 밉지만, 당신을 떠올리면서 또한 생각할 거에요. 세상은 사람 때문에 아프지만, 또 사람 때문에 조금은 덜 아플 거라는... 그 때의 깨달음은 잊고 싶지 않으니까요.”


“...그... 런...”


어느새 머리를 떨어뜨린 그에게, 아주 힘없는 미소로 소녀가 말했다.


“당신도 우리에게 증오가 깊다고... 황후마마께 그리 들었어요. 그래서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서 하루라도... 빨리 보자고 했어요. ...제가 드린 이야기로... 당신이 불행과 증오 안에서.... 헤엄치지 않기를. ...부디 당신의... 마음의... 평화를 찾...기...를...”


그녀가 갑자기 고개를 떨어뜨림에 이영과 루이코 모두가 놀랐다. 이어 론비샤가 다시 들어와, 너무 힘을 써 탈진했으니 다음에 오라는 말로 쫓아내버렸다.


단지 기절한 것뿐임에 안도하면서도, 이영은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루이코의 손에 이끌려 떼었다.


역시 젖은 눈의 그녀가 이영의 등을 조금 토닥였다.


“괜찮아...?”


복잡한 마음에도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조금 전 아레아의 얼굴과 그 말이, 지금도 마음속에 무한히 반복된다. 그 충돌을 그는 아프게, 정말 아프게 견뎌내고 있었다.


...나의 증오는 무엇도 바꾸지 못했다. 하지만 녀석의, 그리고 아레아의 용서는 많은 것을 바꾸었을까.


“다음에 다시 부를게.”


그를 배웅하고 돌아선 루이코도, 발걸음을 옮기는 대신 그저 무거운 침묵에 빠졌다. 새삼 만감이 교차했다.


황제 폐하. 당신은 앞으로 수많은 난관에 부딪히며, 설령 원하는 대로 세상을 바꾸지 못할 지도 모르지만, 알아주는 사람은 적겠지만, 이젠 내가 응원할 거에요.


당신은 그 강대한 힘을 가지고서도 적조차 함부로 죽이지 않고, 끝까지 버티고 버텨서 아키라의 마지막을 돌려주었죠. 당신의 군대는 우리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힘을 갖고 있지만, 당신은 그 힘을 스스로 줄여 안팎으로 어렵고 힘든 길을 택하고 있지요.


그리고, 증오해야 마땅할 원수조차 용서한 당신의 그 마음은, 어리고 아무 것도 모르는 소녀에게도 무언가를 느끼게 했던 거죠.


그러니 그 마음이... 부디 그의 원망과 증오의 세계도 바꾸어주길 바래요.


...내가 당신에 대한 원망을, 이제는 애정으로 바꾸었듯이.


루이코는 부지불식 자신의 배를 눌렀다.


그 품의 감촉과, 그의 느낌과 체온. ...아직 생생했다.




정말 들키고 싶지 않았는데 들켜버렸다. 루이코는 내심 한탄했다.


같은 황궁 구역이고 들어가는 길은 한정되어 있다. 동선이 비슷하니 마주친 것은 이상하지 않지만, 그래도 이 꼴은 너무 창피했다.


“왜 그래?”


따라온 친위기사들을 손짓으로 물린 황제가 물음에, 그 때는 당혹감에 그저 얼버무릴 수밖에 없었다.


“아뇨. 그냥...”


“그냥은 무슨...”


황제가 팔을 잡아챘지만 반항은 엄두도 못했다.


“여기서는 좀 그렇고... 네 거처도 내 거처도 무리지.”


지금은 쓰지 않지만 정돈은 되어 있는 객실. 루이코를 소파에 앉혀놓고 자신도 그 옆에 앉는다.


“솔직하게 말하지 않으면, 오늘 다녔던 주변을 족쳐서라도 밝혀낼 거야. ...누가 너를 울렸냐?”


결국 루이코는 사실을 말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되도록 순화하려고 노력했다.


“이건 당연한 거에요. 저도 각오하고 있었던 거고...”


“...2년형씩은 괘씸죄로 덧붙일까...?”


그 쓴웃음에 루이코는 급히 말했다.


“그 사람들을 탓하지 마세요.”


“농담이다. 하지만 뭐랄까...”


황제는 낮게 혀를 찼다.


“네 의지는 알고 있어. 허나 홀로 견디기엔 그 누구에게도 무거운 짐이야. 그렇다고 편을 들어주는 이도 많지 않겠지. 세상에 이름이 남는다는 것은 그만큼 외롭고 괴롭고... 그런 일이거든.”


알고 있기에 그만큼 무거운 것이, 서로의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여간다.


“그리고 널 이렇게 만든 게 바로 나지... 미안하다.”


“아뇨. 선택은 제가... 제가 한 걸요.”


루이코는 쿵쾅거리는 심장을 억지로 달랬다.


그 때 한번 안아 준 이후, 생각보다 따뜻했던 그 체온에 놀랐었다. 그리고... 어쩐지 그 온기가 지금도 탐나는 자신을 깨닫고 다시금 놀랐다.


나는 지금 너무나 춥기 때문에 그냥 온기가 필요했을 거다. 그리고 마침, 사실은 굉장히 따뜻한 그에게 잠시 마음이 쏠린 것뿐이야. 그렇게 생각했지만...


하지만... 그 꿈을 또 꾸었다. 그러나 자신은 반항하지 않았다. 정말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반항할 수 없었다.


곧이어 닥쳐올 아픔에는 긴장했지만, 그 뒤에는 반드시 행복하고 즐거운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 꿈에서도 그렇게 생각해버렸다.


무척 망측하다 생각했지만... 이제 그와 둘만 있는 것은 쉽지 않다. 혹여 이 눈치 좋은 남자에게 생각이 들킬까, 그녀는 억지로 화제를 돌렸다.


“저기...”


일국의 군주. 그러니 그저 증오의 치세를 행할 수 없는 입장은 안다. 하지만 그 개인은 어떨까...?


“폐하는... 그 사람들이 밉지 않으세요?”


“말해야 할까...”


루이코의 재촉하는 눈매에 황제는 별 수 없다는 듯,


“밉다. 아레아를 저렇게 만들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어. 너를 이렇게 만들 이유도 마찬가지야.”


“그럼 어째서...”


“당연하잖아.”


그 말투는 이미 단호하다.


“나는 사람을 미워해선 안 돼. 힘을 가진 자가 편견과 증오로 세상을 대하기 시작하면... 그 끝이 어떻게 되는지는 아주 잘 알고 있어. 내 가족의 피로 잘 안다고...”


“폐하...”


“물론 나도 사람이니 울컥할 때가 있어. 견뎌내지 못하겠다 싶은... 그럴 때도 가끔 있어. 하지만 내 옆에 있는 몇 사람, 그 얼굴을 떠올리며 가라앉히곤 하지...”


마음이 아프다. 그는 이런 고통을 몇 번이나 겪고도, 천성은 비록 장난꾸러기지만 어긋나지는 않았다. 보통 사람에겐 어림도 없는 일일까.


...아냐. 타고난 악인은 없지만 타고난 성자도 없어. 내가, 수많은 이가 모르게 그는 노력해왔을 거야. 정녕 힘들 때엔 누군가의 옆에 기대서라도... 이겨냈을 거다.


...그에 비하면 너무나 무력한 나는... 홀로 견뎌낼 수 있을까? ...역시 이 사람의 온기... 너무나도 탐이 나...


루이코의 슬픈 눈빛에 그는 조금 웃었다.


“지금 남 걱정을 할 때냐... 오늘의 일로 알았을, 네 장래는 무섭지 않아?”


“무서워요...”


그녀도 솔직히 대답했다. 자신도 모르게 몸이 떨린다.


“정말 큰 시련이 될 거에요. 폐하는 수많은 세월동안 바른 치세를 행하면 원망이 칭송으로 바뀔지 모르지만, 저는 짧은 일생동안... 오늘처럼 비난만을 받겠죠. 기댈 사람도 없이... 그렇게 홀로 견뎌내게 되겠죠.”


차츰 두려움이 더해져 어느새 조금 울먹였다. 황제가 급히 말했다.


“너는 혼자가 아니다. 너를 아끼는 모든 이가 너를 도울 거야. 나도 마찬가지고...”


루이코의 떨리는 어깨를 몇 번 쓰다듬던 황제는, 불현듯 그녀를 안아 들어올렸다.


그녀는 놀랐지만 반항하지 못했다. 아니, 하기 싫었다. 그만큼 지금의 두려움은 크다. 혹여 기댈 수 있다면...


그 때 르아냐의 그의 방에서처럼 같은 자세가 된다. 여전히 몸을 떠는 그녀에게 황제가 침울하게 말했다.


“미안하다. 울고 싶으면 울어도 돼. 네가 그랬듯이, 품 정도는 빌려줄 수 있어. 그러니... 실컷 울어.”


“아뇨...”


자신도 모르게 붉어진 얼굴을 어찌할까. 하지만 그의 얼굴이 바로 코앞에 있다. 서로의 몸도 맞닿아 있다. 그러니 내 이 심장소리도... 조금은 전해질까.


“나는... 못난 사람이야. 라피스, 아미에, 세리사에 이어, 이번에는 아레아도... 너도 지키지 못했다. 하나도 지키지 못했어...”


“...자책하지 말아요.”


“그럴 생각이야. 하지만... 갚아나갈 것은 갚아 나가야지. 너에게도, 세리사에게도, 그리고 인류에게도...”


“빚쟁이...가 되셨네요.”


“수명이 길어서 다행이다. 갚을 시간은 많으니까...”


“받을 사람이 다 죽고 없으면...?”


“...그럼 좀 서둘러야하나?”


그 웃음이 너무도 사랑스러워, 루이코는 자신도 모르게 그를 껴안았다. 황제는 꽤 놀랐지만, 그래도 싫지 않은지 그대로 내버려둔다.


“잠시만... 이렇게 잠시만...”


루이코는 중얼거렸다. 이 온기만으로도, 그 어떤 시련도 당분간은 버터 내겠지. 하지만 체온은 식어버리기 마련이고... 그 때의 자신은 어떻게 해야 하나.


앞으로의 시련을 생각하면 이 온기를 오래, 가능하면 평생 갖고 싶어... 그 생각을 하는 자신에게 깜짝 놀랐지만... 정말 놓치기 싫었다.


황제가 그 귓가에 즐거운 듯 속삭인다.


“너 말이야. ...날 미워하지 않았냐?”


그의 귓가에 그녀는 속삭였다.


“조금 그랬는데, 그 마음을 안 이상... 이제는 미워할 수 없잖아요. 마음에 드는 점도 많아지고 있고...”


“하기야. 사랑도 미움도 어쩌면 한 순간이지. 지나놓고 나면 왜 미워했나 싶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고. ...사람 마음이란 게 참...”


그 웃음을 귓가에서 느끼며 루이코는 중얼거렸다.


“바보...”


“바보 맞아. 가볍고 경박하고 속도 없어.”


“분명 그렇죠... 하지만 그런 바보가...”


루이코의, 그를 안은 팔에는 차츰 힘이 들어갔다.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지금 담아 두었던 말을 전한다.


“되도록 오래 있어줬으면 좋겠어요. 제 옆에...”


“너...”


그녀를 떼어놓지 않았지만, 조금 놀란 목소리는 이윽고 낮은 웃음으로 바뀐다.


그의 심장도 조금은 뛰고 있을까. 내 착각일까. 아니, 착각이 아니기를...


황제는 그대로 그녀를 들어 올려 일어섰다. 어린아이처럼 찰싹 달라붙었지만, 루이코는 떨어지지 않았다.


“알았어. 그렇게 해줄게.”


그는 힘주어 말했다.


“아미에를 닮아서가 아냐. 물론 약간은 남아 있겠지만, 그와는 별개로 네 자리 정도는 내 마음 속에 충분하게 마련할 수 있어. 그리고... 네 고통 역시 내가 나눠주마. 진 빚을 갚아주지. ...황제의 여자는 그 누구도 감히 입을 대지 못할 터. 그리고... 내가 쌓는 모든 것이 곧, 네 미래와 안녕에도 디딤돌이 될 테지.”


“...폐하...”


“약속하지. 네가 나를 버리지 않는다면, 나 역시 너를 버리지 않을 거라고...”


황제는 자세를 바꾸어, 이번에는 공주님처럼 그녀를 안아들었다.


“약속을 확인해줄까? 싫으면 다음 기회지만...”


루이코는 차마 고개를 들지 못했지만, 이윽고 그 품에 기대듯 파고들었다. 팔은 어느새 그의 목에 감겼다.




무척 부끄럽고, 또한 떨렸지만, 한편으로는 무척 기쁘다. 이 사람에게 충분히 사랑받고 또한 나도 그를 사랑해. 이제 잠시의 아픔이나 수치는 문제가 아냐.


거칠어지는 숨소리와 아주 짧게 뱉어지는 환희는 자신의 것뿐이지만, 배어나오는 소리를 멈출 생각은 하지 못했다. 오히려 온기를 하나라도 더, 조금이라도 넓게 받아들이려는 것처럼 그 등을 안고 또한 온몸을 밀착시켰다.


생각했던 대로... 그는 너무나 따뜻하다.


그의 일부를 받아들일 때는 아프고 눈물도 났지만, 그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 부드럽고도 때로는 격정적이다.


하기야 그는 약혼녀도 있었고 때문에 능숙하겠지만, 지금의 내가 단지 아픔만 느끼지 않는 것은 그것만은 아냐. 나도 이 사람을 원하고 있었던 거야. 내가 알지 못하는 더 오래전부터...


부디 잊지 마세요. 나는 당신의 여자 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이제부터 당신은 내 모든 것이 될 테니까.


그리고 비로소 깨달은 이 마음이 당신에게 전해져, 당신의 타인에게 알려지지 않은, 그리고 타인이 알아주기 바라지 않는 그 마음에 닿아...


부디 지금의 나처럼, 더 많은 이들을 행복하게 하기를...




수고하셨어요.


작가의말

병실씬은 한 10번 고쳐 썼어요. 사실상 3권의 주제의 절반입니다.

그리고...... 낼름! (크...)

설마 이거 예상한 분 있었으려나... 있었을까나...

그럼, 8장. 대타협 편에서 뵙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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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 Ⓡ 2장. 인간의 땅. (1) +6 14.09.14 1,621 32 17쪽
185 Ⓡ 1장. 1 vs 100. (3) +12 14.09.13 2,176 85 20쪽
184 Ⓡ 1장. 1 vs 100. (2) +12 14.09.11 1,594 23 18쪽
183 Ⓡ 1장. 1 vs 100. (1) +8 14.09.09 1,691 26 23쪽
182 Ⓡ <9권. 변혁(變革)의 시대> 프롤로그 : 겨울날의 책봉식 +4 14.09.07 1,722 30 11쪽
181 가족의 만찬 편 후기 +6 14.09.07 1,329 29 3쪽
180 Ⓡ <8권. 가족(家族)의 만찬> 에필로그 : 새로운 끈 +6 14.09.06 2,540 102 20쪽
179 Ⓡ 8장. 가지 않았기에 걸어야 할 길. (3) +10 14.09.05 1,754 26 19쪽
178 Ⓡ 8장. 가지 않았기에 걸어야 할 길. (2) +10 14.09.04 1,694 30 18쪽
177 Ⓡ 8장. 가지 않았기에 걸어야 할 길. (1) +8 14.09.03 1,653 29 11쪽
176 Ⓡ 7장. 실타래를 풀다. (3) +8 14.09.02 1,625 25 16쪽
175 Ⓡ 7장. 실타래를 풀다. (2) +6 14.09.01 1,563 24 19쪽
174 Ⓡ 7장. 실타래를 풀다. (1) +4 14.08.31 1,961 32 17쪽
173 Ⓡ 6장. 북한침공전Ⅲ : 벗어버린 껍질의 가능성. (3) +10 14.08.30 1,683 32 21쪽
172 Ⓡ 6장. 북한침공전Ⅲ : 벗어버린 껍질의 가능성. (2) +10 14.08.28 1,813 28 18쪽
171 Ⓡ 6장. 북한침공전Ⅲ : 벗어버린 껍질의 가능성. (1) +14 14.08.26 1,839 26 17쪽
170 Ⓡ 5장. 북한침공전Ⅱ : 은혜와 원한. (3) +8 14.08.25 1,825 40 20쪽
169 Ⓡ 5장. 북한침공전Ⅱ : 은혜와 원한. (2) +8 14.08.24 1,558 24 20쪽
168 Ⓡ 5장. 북한침공전Ⅱ : 은혜와 원한. (1) +12 14.08.24 1,821 36 16쪽
167 Ⓡ 4장. 북한침공전Ⅰ: 용의자 Y의 헌신. (3) +12 14.08.23 1,478 35 20쪽
166 Ⓡ 4장. 북한침공전Ⅰ: 용의자 Y의 헌신. (2) +6 14.08.22 1,897 32 14쪽
165 Ⓡ 4장. 북한침공전Ⅰ: 용의자 Y의 헌신. (1) +6 14.08.21 1,945 34 16쪽
164 Ⓡ 3장. 비상식 VS 몰상식 (3) +8 14.08.20 1,615 26 18쪽
163 Ⓡ 3장. 비상식 VS 몰상식 (2) +8 14.08.19 1,798 33 16쪽
162 Ⓡ 3장. 비상식 VS 몰상식 (1) +6 14.08.18 1,601 31 17쪽
161 Ⓡ 2장. 독특한 침략자. (3) +8 14.08.17 1,394 25 17쪽
160 Ⓡ 2장. 독특한 침략자. (2) +6 14.08.16 1,656 29 13쪽
159 Ⓡ 2장. 독특한 침략자. (1) +8 14.08.15 1,608 34 15쪽
158 Ⓡ 1장. 걸음을 내딛다. (3) +8 14.08.14 1,480 28 17쪽
157 Ⓡ 1장. 걸음을 내딛다. (2) +6 14.08.13 1,690 32 17쪽
156 Ⓡ 1장. 걸음을 내딛다. (1) +6 14.08.12 1,698 39 16쪽
155 Ⓡ <8권. 가족(家族)의 만찬> 프롤로그 : 라멘집의 이남이녀(二男二女) +10 14.08.10 2,067 22 8쪽
154 ------- 3부. 미래에의 지표 편에 앞서서... ------- +8 14.08.09 1,605 20 2쪽
153 2부 아샤르 연대기 후기 및 제목변경 설문. +6 14.08.09 1,298 18 4쪽
152 Ⓡ <7권. 배덕(背德)의 창공 後> 에필로그 : 너를 위한 기다림 (2부 完) +4 14.08.09 1,451 36 6쪽
151 Ⓡ 16장. 새벽 어스름, 어두운 창을 열며 빛을 기다리다. (3) +6 14.08.09 1,584 34 17쪽
150 Ⓡ 16장. 새벽 어스름, 어두운 창을 열며 빛을 기다리다. (2) +8 14.08.08 1,750 27 22쪽
149 Ⓡ 16장. 새벽 어스름, 어두운 창을 열며 빛을 기다리다. (1) +8 14.08.07 2,011 28 20쪽
148 Ⓡ 15장. 천국과 지옥의 경계. (3) +8 14.08.06 1,459 24 20쪽
147 Ⓡ 15장. 천국과 지옥의 경계. (2) +8 14.08.05 1,145 25 24쪽
146 Ⓡ 15장. 천국과 지옥의 경계. (1) +6 14.08.04 1,469 34 18쪽
145 Ⓡ 14장. 진정한 승리. (3) +12 14.08.02 1,428 29 24쪽
144 Ⓡ 14장. 진정한 승리. (2) +10 14.07.31 1,400 33 25쪽
143 Ⓡ 14장. 진정한 승리. (1) +6 14.07.29 1,306 21 19쪽
142 Ⓡ 13장. 끊어진 실. (3) +4 14.07.26 1,191 26 18쪽
141 Ⓡ 13장. 끊어진 실. (2) +8 14.07.24 1,554 33 18쪽
140 Ⓡ 13장. 끊어진 실. (1) +8 14.07.22 1,535 27 17쪽
139 Ⓡ 12장. 대전(大戰) : 모함(母艦) 대 모함. (3) +6 14.07.19 1,534 31 20쪽
138 Ⓡ 12장. 대전(大戰) : 모함(母艦) 대 모함. (2) +8 14.07.17 1,609 31 18쪽
137 Ⓡ 12장. 대전(大戰) : 모함(母艦) 대 모함. (1) +6 14.07.15 1,344 22 18쪽
136 Ⓡ 11장. 연전(連戰) : 욜스 전투. (3) +10 14.07.12 1,781 27 21쪽
135 Ⓡ 11장. 연전(連戰) : 욜스 전투. (2) +10 14.07.10 1,631 32 18쪽
134 Ⓡ 11장. 연전(連戰) : 욜스 전투. (1) +6 14.07.08 1,501 32 15쪽
133 Ⓡ 10장. 초전(初戰) : 비로스 731 전투. (3) +8 14.07.07 1,832 29 24쪽
132 Ⓡ 10장. 초전(初戰) : 비로스 731 전투. (2) +8 14.07.06 1,742 27 18쪽
131 Ⓡ 10장. 초전(初戰) : 비로스 731 전투. (1) +4 14.07.05 1,783 30 17쪽
130 Ⓡ 9장. 검(劍)을 손에 쥐고. (3) +8 14.07.04 974 26 20쪽
129 Ⓡ 9장. 검(劍)을 손에 쥐고. (2) +8 14.06.30 1,414 27 17쪽
128 Ⓡ <7권. 배덕(背德)의 창공 後> 9장. 검(劍)을 손에 쥐고. (1) +6 14.06.29 1,310 32 18쪽
127 <7권. 배덕(背德)의 창공 後> - 시작합니다. 그 전에 설문. +16 14.06.29 1,442 23 3쪽
126 Ⓡ 8장. 빛을 향한 어둠의 선언. (3) +6 14.06.28 1,697 31 18쪽
125 Ⓡ 8장. 빛을 향한 어둠의 선언. (2) +10 14.06.27 1,915 27 29쪽
124 Ⓡ 8장. 빛을 향한 어둠의 선언. (1) +6 14.06.26 1,737 86 25쪽
123 Ⓡ 7장. 잃은 것과 얻은 것. (3) +8 14.06.25 1,867 29 19쪽
122 Ⓡ 7장. 잃은 것과 얻은 것. (2) +6 14.06.24 1,271 24 22쪽
121 Ⓡ 7장. 잃은 것과 얻은 것. (1) +6 14.06.23 1,501 24 15쪽
120 Ⓡ 6장. 벌어진 간극. (3) +8 14.06.22 1,678 30 21쪽
119 Ⓡ 6장. 벌어진 간극. (2) +8 14.06.21 1,449 38 21쪽
118 Ⓡ 6장. 벌어진 간극. (1) +4 14.06.20 1,667 28 19쪽
117 Ⓡ 5장. 보다 중요한 것. (3) +10 14.06.19 1,965 30 23쪽
116 Ⓡ 5장. 보다 중요한 것. (2) +8 14.06.18 1,800 29 18쪽
115 Ⓡ 5장. 보다 중요한 것. (1) +8 14.06.17 1,590 28 15쪽
114 Ⓡ 4장. 분열의 조짐. (3) +2 14.06.16 1,983 35 16쪽
113 Ⓡ 4장. 분열의 조짐. (2) +6 14.06.15 1,367 32 18쪽
112 Ⓡ 4장. 분열의 조짐. (1) +8 14.06.14 1,418 29 20쪽
111 Ⓡ 3장. 엇갈린 인연. (3) +6 14.06.13 1,590 28 18쪽
110 Ⓡ 3장. 엇갈린 인연. (2) +8 14.06.12 1,665 23 17쪽
109 Ⓡ 3장. 엇갈린 인연. (1) +6 14.06.11 1,718 27 18쪽
108 Ⓡ 2장. 추억의 계단. (3) +4 14.06.10 1,607 33 16쪽
107 Ⓡ 2장. 추억의 계단. (2) +2 14.06.09 1,475 28 17쪽
106 Ⓡ 2장. 추억의 계단. (1) +2 14.06.08 1,529 28 16쪽
105 Ⓡ 1장. 여름날의 책봉식. (3) +6 14.06.06 1,442 22 16쪽
104 Ⓡ 1장. 여름날의 책봉식. (2) +2 14.06.05 1,990 36 16쪽
103 Ⓡ 1장. 여름날의 책봉식. (1) +2 14.06.04 2,557 93 17쪽
102 Ⓡ <6권. 배덕(背德)의 창공 前> 프롤로그 : 암흑의 우주, 빛의 창(槍) +2 14.06.02 1,921 36 5쪽
101 Ⓡ <5권. 인연(因緣)의 대지> 에필로그 : 정원, 세 번째 만남 +6 14.05.31 1,703 32 8쪽
100 Ⓡ 8장. 내가 감히 그대를... (3) +2 14.05.31 1,740 31 14쪽
99 Ⓡ 8장. 내가 감히 그대를... (2) +4 14.05.30 1,580 31 22쪽
98 Ⓡ 8장. 내가 감히 그대를... (1) +10 14.05.29 1,613 30 19쪽
97 Ⓡ 7장. 상처가 준 상처. (3) +4 14.05.28 1,623 29 24쪽
96 Ⓡ 7장. 상처가 준 상처. (2) +6 14.05.27 1,522 33 24쪽
95 Ⓡ 7장. 상처가 준 상처. (1) +2 14.05.26 1,630 44 20쪽
94 Ⓡ 6장. 지켜야 하는 것, 지키고 싶은 것. (3) +2 14.05.24 1,792 27 23쪽
93 Ⓡ 6장. 지켜야 하는 것, 지키고 싶은 것. (2) +2 14.05.23 1,511 35 23쪽
92 Ⓡ 6장. 지켜야 하는 것, 지키고 싶은 것. (1) +2 14.05.22 1,571 33 18쪽
91 Ⓡ 5장. 날 수 없는 작은 새. (3) +2 14.05.21 1,595 37 22쪽
90 Ⓡ 5장. 날 수 없는 작은 새. (2) +2 14.05.20 1,445 27 18쪽
89 Ⓡ 5장. 날 수 없는 작은 새. (1) +2 14.05.19 1,709 31 16쪽
88 Ⓡ 4장. 인연의 대지. (3) +2 14.05.17 1,535 29 15쪽
87 Ⓡ 4장. 인연의 대지. (2) +2 14.05.16 1,387 30 20쪽
86 Ⓡ 4장. 인연의 대지. (1) +2 14.05.15 1,343 33 13쪽
85 Ⓡ 3장. 황야, 두 번째 만남. (3) +4 14.05.14 1,631 41 14쪽
84 Ⓡ 3장. 황야, 두 번째 만남. (2) +2 14.05.13 1,529 31 19쪽
83 Ⓡ 3장. 황야, 두 번째 만남. (1) +2 14.05.12 1,632 34 17쪽
82 Ⓡ 2장. 그것이 알고 싶다. (3) +2 14.05.09 1,338 32 22쪽
81 Ⓡ 2장. 그것이 알고 싶다. (2) +5 14.05.08 2,247 33 19쪽
80 Ⓡ 2장. 그것이 알고 싶다. (1) +4 14.05.07 1,462 41 21쪽
79 Ⓡ 1장. 상처입은 고양이. (3) +2 14.05.06 1,558 36 21쪽
78 Ⓡ 1장. 상처입은 고양이. (2) +2 14.05.05 1,724 39 17쪽
77 Ⓡ 1장. 상처입은 고양이. (1) +2 14.05.04 1,728 34 18쪽
76 Ⓡ <5권. 인연(因緣)의 대지> 프롤로그 : 인연, 첫 번째 만남 +2 14.05.03 1,607 41 12쪽
75 Ⓡ <4권. 전장(戰場)의 소년> 에필로그 : 너에게로 가는 길 +6 14.04.29 1,929 42 24쪽
74 Ⓡ 8장. 사람의 길, 왕의 길. (3) +4 14.04.28 1,453 32 25쪽
73 Ⓡ 8장. 사람의 길, 왕의 길. (2) +2 14.04.27 1,547 28 22쪽
72 Ⓡ 8장. 사람의 길, 왕의 길. (1) +4 14.04.26 1,576 37 19쪽
71 Ⓡ 7장. 갈라진 길 : 장평대전(長平大戰). (3) +4 14.04.25 1,559 27 23쪽
70 Ⓡ 7장. 갈라진 길 : 장평대전(長平大戰). (2) +4 14.04.24 1,326 34 21쪽
69 Ⓡ 7장. 갈라진 길 : 장평대전(長平大戰). (1) +4 14.04.23 1,547 32 23쪽
68 Ⓡ 6장. 불어오는 바람. (3) +4 14.04.22 1,706 30 21쪽
67 Ⓡ 6장. 불어오는 바람. (2) +4 14.04.21 1,419 32 21쪽
66 Ⓡ 6장. 불어오는 바람. (1) +4 14.04.20 1,406 37 21쪽
65 Ⓡ 5장. 장막 속에서. (3) +4 14.04.19 1,526 33 21쪽
64 Ⓡ 5장. 장막 속에서. (2) +2 14.04.18 1,569 35 19쪽
63 Ⓡ 5장. 장막 속에서. (1) +6 14.04.17 1,725 41 21쪽
62 Ⓡ 4장. 같은 길을 가다. (3) +6 14.04.16 2,010 44 21쪽
61 Ⓡ 4장. 같은 길을 가다. (2) +6 14.04.15 2,324 44 20쪽
60 Ⓡ 4장. 같은 길을 가다. (1) +4 14.04.14 1,667 43 21쪽
59 Ⓡ 3장. 인연을 맺는 여로(旅路). (3) +2 14.04.13 1,831 36 21쪽
58 Ⓡ 3장. 인연을 맺는 여로(旅路). (2) +2 14.04.12 1,957 33 18쪽
57 Ⓡ 3장. 인연을 맺는 여로(旅路). (1) +2 14.04.11 2,406 38 23쪽
56 Ⓡ 2장. 탄생과 죽음. (3) +4 14.04.10 1,500 41 13쪽
55 Ⓡ 2장. 탄생과 죽음. (2) +4 14.04.09 1,828 39 16쪽
54 Ⓡ 2장. 탄생과 죽음. (1) +4 14.04.08 2,016 70 13쪽
53 Ⓡ 1장. 하늘과 바람이 만난 곳. (3) +2 14.04.07 2,199 50 18쪽
52 Ⓡ 1장. 하늘과 바람이 만난 곳. (2) +2 14.04.06 2,013 36 15쪽
51 Ⓡ 1장. 하늘과 바람이 만난 곳. (1) +2 14.04.05 2,313 40 17쪽
50 Ⓡ <4권. 전장(戰場)의 소년> 프롤로그 : 심야(深夜)의 자객 +8 14.04.03 2,206 37 12쪽
49 ------- 2부 아샤르 연대기 시작합니다. ------- +6 14.04.03 1,779 38 2쪽
48 1부 종료 및 후기. +4 14.04.01 2,537 97 3쪽
47 Ⓡ <3권. 홍염(紅炎)의 연회> 에필로그 : 내 사랑스런 세상 (1부完) +10 14.03.31 2,352 44 14쪽
46 Ⓡ 8장. 대타협. (3) +8 14.03.29 2,001 48 14쪽
45 Ⓡ 8장. 대타협. (2) +8 14.03.28 2,131 38 25쪽
44 Ⓡ 8장. 대타협. (1) +4 14.03.27 2,146 42 22쪽
» Ⓡ 7장. 이 마음이 너에게 닿기를... (3) +7 14.03.26 2,055 36 23쪽
42 Ⓡ 7장. 이 마음이 너에게 닿기를... (2) +4 14.03.25 2,074 47 18쪽
41 Ⓡ 7장. 이 마음이 너에게 닿기를... (1) +4 14.03.24 2,343 56 21쪽
40 Ⓡ 6장. 지옥을 만드는 것. (3) +10 14.03.22 2,298 46 26쪽
39 Ⓡ 6장. 지옥을 만드는 것. (2) +11 14.03.21 2,517 106 18쪽
38 Ⓡ 6장. 지옥을 만드는 것. (1) +11 14.03.20 2,141 43 20쪽
37 Ⓡ 5장. 푸른 바다, 붉은 하늘. (3) +12 14.03.19 2,775 55 27쪽
36 Ⓡ 5장. 푸른 바다, 붉은 하늘. (2) +4 14.03.18 3,156 88 19쪽
35 Ⓡ 5장. 푸른 바다, 붉은 하늘. (1) +6 14.03.17 2,598 45 20쪽
34 Ⓡ 4장. 증오와 편견 : 오퍼레이션 트리아이나. (3) +4 14.03.15 2,372 42 19쪽
33 Ⓡ 4장. 증오와 편견 : 오퍼레이션 트리아이나. (2) +4 14.03.14 2,576 54 21쪽
32 Ⓡ 4장. 증오와 편견 : 오퍼레이션 트리아이나. (1) +7 14.03.13 2,389 48 19쪽
31 Ⓡ 3장. 각자의 전장. (3) +8 14.03.12 2,170 48 23쪽
30 Ⓡ 3장. 각자의 전장. (2) +2 14.03.11 2,313 50 21쪽
29 Ⓡ 3장. 각자의 전장. (1) +5 14.03.10 2,197 44 19쪽
28 Ⓡ 2장. 최강 대 최강 : 일본해구 전투. (3) +4 14.03.09 2,234 49 16쪽
27 Ⓡ 2장. 최강 대 최강 : 일본해구 전투. (2) +6 14.03.08 3,001 50 20쪽
26 Ⓡ 2장. 최강 대 최강 : 일본해구 전투. (1) +4 14.03.05 2,700 53 17쪽
25 Ⓡ 1장. 전야제(前夜祭). (3) +6 14.03.01 2,502 100 15쪽
24 Ⓡ 1장. 전야제(前夜祭). (2) +4 14.02.26 2,120 46 19쪽
23 Ⓡ 1장. 전야제(前夜祭). (1) 14.02.22 2,281 37 14쪽
22 Ⓡ <3권. 홍염(紅炎)의 연회> 프롤로그 : 미지의 전장으로 +4 14.02.19 2,096 41 9쪽
21 2권까지 쓰고 후기. +10 14.02.08 2,156 44 13쪽
20 Ⓡ <2권. 구궁(九宮)의 황녀> 에필로그 : 천년의 정원 +6 14.02.08 2,333 47 22쪽
19 Ⓡ 8장. 세상의 끝에서 진심을 외치다. +12 14.02.08 2,041 54 66쪽
18 Ⓡ 7장. 듣고 싶지 않았던 말. +4 14.02.05 2,413 50 72쪽
17 Ⓡ 6장. 부당거래(不當去來). +8 14.01.29 2,182 48 59쪽
16 Ⓡ 5장. 투쟁남녀(鬪爭男女). +2 14.01.25 2,531 47 43쪽
15 Ⓡ 4장. 부유하는 마음. +10 14.01.21 2,446 44 45쪽
14 Ⓡ 3장. 내일의 날씨는 태풍. +9 14.01.19 3,014 47 53쪽
13 Ⓡ 2장. 진짜 악마는 꼬리가 없다. +19 14.01.18 3,209 123 49쪽
12 Ⓡ 1장. 여우 집에 간 두루미. +8 14.01.18 3,650 107 38쪽
11 Ⓡ <2권. 구궁(九宮)의 황녀> 프롤로그 : 우주 저 너머에서 +4 14.01.18 2,911 52 3쪽
10 Ⓡ <1권. 일상(日常)의 파괴> 에필로그 : 가장 좋아하는 나 +14 14.01.14 3,090 64 9쪽
9 Ⓡ 8장. 나의 이름은... +10 14.01.14 3,020 67 36쪽
8 Ⓡ 7장. 생(生)과 사(死). +4 14.01.14 3,317 105 44쪽
7 Ⓡ 6장. 지키는 이들의 싸움 +7 14.01.14 3,382 55 33쪽
6 Ⓡ 5장. 불편한 동행. +10 14.01.14 3,483 59 37쪽
5 Ⓡ 4장. 나는 왕이로소이다. +6 14.01.14 3,845 70 45쪽
4 Ⓡ 3장. 미지와의 조우. +7 14.01.14 4,648 64 40쪽
3 Ⓡ 2장. 북해도의 봄. +11 14.01.14 9,760 95 48쪽
2 Ⓡ 1장. 무너지는 세상. +30 14.01.14 16,562 179 23쪽
1 Ⓡ<1권. 일상(日常)의 파괴> 프롤로그 : 어느 연설 +33 14.01.14 24,070 245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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