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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왕k님의 서재입니다.

리어스(Re 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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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왕k
작품등록일 :
2014.01.14 00:13
최근연재일 :
2021.06.12 14:54
연재수 :
380 회
조회수 :
579,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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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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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4.01.14 00:22
조회
9,785
추천
97
글자
39쪽

Ⓡ 2장. 북해도의 봄.

한 권이 끝날 때, 가슴에 남는 글이 되길 바랍니다.




DUMMY





스무 살이 되었는데도 어머니의 잔소리라니. 루이코는 어쩐지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아침은 아직 춥니, 옷을 잘 입으라니 어쩌니...


걸어서 5분 거리인 도서관에 가는데 무거운 옷차림이 필요할까 싶었지만, 지금은 말을 들을 걸 후회하는 스스로가 더욱 한심스럽다.


4월초임에도 홋카이도(北海道)의 날씨는 아직 춥다. 지구온난화라고 수십 년째 떠들고 달력 속에는 이미 벚꽃이 만발하지만, 역시 이곳에서는 딴 세상 이야기다.


같이 지낼 짝이라도 있으면 좀 따뜻하겠지만 루이코는 혼자다. 낭만의 설국(雪國)이자 러브레터의 무대에 살고 있음에도 말이다.


살짝 서글픈 젊은 인생이다.


그렇다고 심심한 삶이란 건 절대 아니다.


시끌벅적한 3월이 막 지났다. 대학에선 이제 막 신입생의 서클 가입이 정리되고 있다. 줏대 없이 몇 개씩 걸쳐 가입한 이들은 물론, 가볍고 끈기 없는 녀석들도 이제는 떨어져나갔다.


나머지는 진짜 좋아서 있는 녀석들 뿐. 그녀의 바이크 부(部)도 마찬가지다.


사실 바이크 부는 선뜻 들어오기가 쉽지 않다. 제대로 하려면 돈도 시간도 제법 잡아먹고, 무엇보다 우락부락한 사람들이 제법 있다.


특히 예전 그 사람. 20세기의 향수를 그리워한다고 이야기하지만, 막상 그 때에는 태어나지도 않았으면서 옛 추억을 운운. 글자를 잔뜩 적어놓은 낡아빠진 옷을 입고 바이크를 몰며 밤의 도시를 돌아다니곤 했었다.


그 옷이란 게, 할아버지 대부터 입었다며 애지중지하지만 루이코가 보기엔 그냥 걸레 직전의 넝마일 뿐이었다. 그럼에도 훈장처럼 자랑스러워하던, 자신이 갓 들어갔을 때 최고참이었던 선배였다.


첫 인상은 참으로 나빠서, 이대로 토막살해라도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도망가고 싶은 충동이 들었었다. 그가 신입생 모집 당시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데는 다 이유가 있었을지도. 아니, 그게 이유겠지. 확실하다.


하지만 얼마 후 나름 마음을 놓고 조금 친해지자 또 의외로 순정파였다. 반년이나 지난 참에 어색하게 그가 사랑을 고백하고, 루이코가 ‘미안합니다’ 라면서 고개를 숙이자 덩치에 맞지 않게 훌쩍이고 곧 졸업해 버렸다.


사실 바이크 부는 어느 정도 양아치 딱지가 있다. 또 그리 편견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튜닝 혹은 주말에 달릴 곳을 이야기하는 정도는 지극히 정상. 기름때 쩐 복장으로 태연히 수업에 들어가는가 하면, 배기통에 코를 킁킁대며 얼굴을 비비면서 ‘최고의 살결’ 운운하는 바람에 변태로 찍힌 녀석도 나름 평범한 축이다.


그런 곳에, 전혀 놀 것 같지도 타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을 인상의 그녀가 있다면 다들 십중팔구 놀란다. 실제로 그다지 스피드광도 아니다.


하지만 루이코는 언제나 바람이 좋았다. 특히 무언가를 타고 있을 때 귓전과 뺨에 스치는 바람이 좋았다.


중학교에 갓 입학했을 때쯤, 아버지가 용돈을 쪼개어 작은 스쿠터를 구입했었다. 마치 최고급 스포츠카라도 구입한 것처럼 밤새 닦고 조이고 기름을 치던 아버지는, 결국 보다 못한 어머니에게 잔소리 선물세트 일체를 맞았었다.


하지만 다음날, 잘 맞지도 않는 어른의 헬멧을 딸에게 씌우고 뒤에 태워 달려준 적이 있었다.


동네 골목길을 다니면서도 마치 전용서킷을 달리는 듯이 흥분하고, 괜히 입으로 바이크의 엔진음을 덧붙이고, 위험천만하게도 뒤를 돌아보며 속도를 느껴보라느니 바람이 시원하다느니.


마치 소년 같았던 아버지였다.


반면, 아직 어렸던 루이코는 그저 눈을 질끈 감은 채 아버지의 허리를 붙잡을 뿐이었다. 하지만 문득 용기를 내어 본 그 순간, 자신을 감싸 안는 바람 속 풍경은 예사롭지 않은 경험이었다.


그 이후로도 종종 아버지의 뒤에 매달려 골목을 달리곤 했고, 고교생이 되어서는 잠시 좋아하던 소년의 바이크 뒷좌석에도 매달렸었다.


그리고 작년 대학에 들어와서 면허를 따고, 홋카이도 전매특허라고는 하지만 별로 먹어본 적도 없는 동네 게요리집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해, 저축과 합쳐서 드디어 자기 소유의 스쿠터를 샀을 때, 바이트로 바이크를 샀다는 허접한 언어유희로도 내심 키득대기도 했다.


그 스쿠터는 통학용으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슬슬 도로도 괜찮아졌으니 이제 멀리도 달릴 수 있을 테고.


늦추위에 떠는 만큼 더 기대가 된다.


올해는 더욱 좋은 봄이 되기를...




50년 묵은 동네 도서관. 그 허름함은 그녀의 가벼운 주머니와 더불어, 같은 세월 줄곧 잃어버리기만 했던 일본의 좋은 세월을 온몸으로 증언하는 듯하다.


그녀의 부모님 역시 그 산 증인이다.


한 직장에 다녔던 부모님은 사내연애를 거쳐 결혼, 루이코를 낳았다고 한다. 몇 년 동안은 빚에 시달리며 고생을 심하게 했다고 하지만, 그래도 아이를 가진 것이 눈물을 흘릴 정도로 기뻤다고, 그래서 딸의 이름도 그렇게 지었다고 했다.


결코 풍족하진 않았지만 루이코는 상관하지 않았다. 형제라도 많았으면 좋겠다고 한때 생각했지만 이제는 아무래도 상관없다. 나름 사랑받고 자랐고, 평온하고 변화 없고 큰 욕심 없는 이 삶에 충분히 만족하니까.


리포트를 위해 한 권의 책을 대출했다. 학교 도서관의 책은 발 빠른 녀석들이 선점, 이 책도 한번 대기한 끝에 받아내었지만 그래도 빌릴 수 있으니 다행이다.


...고작 몇 구절 찾기 위해 이 고생을 해버렸다. 돌아가는 길도 춥겠지. 싫다.


...어라...?!


아직 차가운 바람을 맞이하는 순간, 입구의 커피 자판기에 익숙한 얼굴이 보인다.


남자치고는 좀 가냘프고 여리고 유독 추위를 타는 그. 덕분에 한겨울에나 입을만한 두터운 점퍼로 무장하고 있었다.


먼저 발견하든 하지 못하든, 얼굴을 보았을 때 인사를 하는 쪽은 정해져있다.


“아키라 짱? 안녕?”


뜨거운 커피를 찌푸리며 마시다 화들짝 놀란 이 남자.


여전히 소심해...!


미야시타 아키라(宮下あきら). 두 집 건너 이웃이자 고교 동창에 같은 대학.


루이코는 문학부, 그는 공학부지만 똑같은 홋카이도 대학(北海道大學). 또한 똑같은 바이크부이기도 하다.


교토(京都)에서 태어났다던 그는 고교 1학년 때 삿포로로 이사 왔다. 트럭에서 내리자마자 무언가 불안한 표정으로 집을 살피던 그는 곧 루이코와 마주쳤다. 하지만 빨개진 표정으로 재빨리 집 안으로 들어간 그.


그것이 서로의 첫 추억이다.


다음날 그녀의 반에 담임의 뒤를 따라 들어왔지만, 자신 없는 말투 및 외모에는 아무 인상도 존재감도 없다. 덕분에 의문의 전학생에 들뜨던 몇몇 여학생들도 빠르게 관심을 끊었다.


이후 가끔씩 불량한 녀석들에게 쓸데없는 시비가 걸려 얻어맞기도 하고, 그러다 기계를 잘 다루는 것을 인정받아 강제로 문화제의 조명 설비를 맡아 괜히 고생하기도 했던, ...그야말로 타고난 호구다.


같은 반이라 자주 엮이는 그가 안쓰럽고, 공교롭게도 이웃이라 통학로도 같은데다 이사 국수도 얻어먹었다. 결국 루이코 쪽에서 말을 건 것이 인연의 시작이다.


여자애랑 길을 걷는다. 이걸 꽃길이 아니라 지옥행 열차처럼 어색해하던 그. 하지만 이젠 짧게나마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나란히 걸을 정도는 되었다.


물론 대화의 시작도, 웃고 떠드는 것도 루이코의 몫이었다. 기가 세다는 소리는 많이 듣고, 스스로도 보통은 넘는 성질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부당한 것이 있으면 참지 않는 편이다.


반면에 아키라는 완전히 정반대로, 그래도 딱히 싫진 않다. 남자와의 교우관계란 이 정도가 딱 좋은 법이다.


설령 더 나아가고 싶어도, 마지막 껍질은 오히려 아키라가 뒤집어쓰고 있다. 그 증거로, 루이코는 그를 이름으로 부르지만 그는 아직 그녀를 성으로만 부른다. 허락도 했고 이름 부르라고 시켜도 봤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어쩐 일이야. 리포트...?”


“...아냐. ...좀 읽고 싶은 게... 있어서...”


“흐음? 야한 책?”


이 정도 농담도 안 통한다. 붉어진 얼굴을 기대했는데 새파래진 아키라가 간신히 되물었다.


“...그렇지 않아. ...아사카와 상은...?”


루이코는 전공 책답게 양장이 된, 쓸데없이 무거운 책을 들어보였다.


찾고 싶은 페이지는 애매하게도 3페이지. 베껴 가려니 손이 아프고 들고 가려니 무거운 딜레마다.


“다 쓴 줄 알았는데 좀 더할 게 있어서. 고문(古文)은 해놓고 나면 항상 어딘가 틀려 있으니 맞는지 확인하려고. 교수가 워낙 깐깐하시거든.”


네트(Net)가 만연한 세상이라고 하지만, 그리고 교수들도 그 시대를 살아왔겠지만 리포트에 대해서만은 너무 구식이다.


인간은 앞선 세대를 구식이라 경멸하지만, 막상 자기가 그 세대가 되어서는 그리 신식이 되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 욕하던 이들처럼 스스로도, 그저 좋았던 시절이나 늘어놓을 뿐이지. ...뒷사람들은 힘들다니깐.


돌아가는 길인가. 그럼 선심 정도는 베풀어 줄까. 미인과 같이 걸을 수 있는 찬스를.


아, 미인은 물론 나... 라고 하기에는 너무 뻔뻔할까.


스스로 아주 예쁜 부류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래봬도 몇 번 정도는 고백 받았다고. 눈앞의 남자는 전혀 생각이 없는 듯하지만, 애당초 기대도 못할 정도로 그는 희미한 사람이다.


“아키라 짱, 집에 안 갈 거야? 같이 돌아갈까?”


“...아냐, 못 읽은 게 있고, 또 빌려간 사람이 오후에 반납 예정. 그거 빌려서...”


...책에 패배했다.


패배감을 감추려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보이려 애를 쓰며 손을 흔들었다.


“그래? 그러면 나는 먼저 돌아갈게. 아주머니에게 안부 전해줘.”


숫기 없이 그저 끄덕인 그는 두터운 점퍼의 옷깃을 새삼 여몄다. 마치 거북이가 숨듯 목이 들어갔다.








리포트의 마지막 글자에 회심의 마침표가 찍혔다. 기지개를 실컷 켠 루이코는 책상위에 엎드렸다. 피곤이 몰려오지만 기분은 좋았다.


고교 때의 루이코는 문장에 자신이 있었다. 언젠가 노벨문학상이 내 것이 되지 않을까 망상도 해 봤다. 하지만 작년 첫 리포트를 작문으로 제출했을 때, 말미에 빨간 글씨로 ‘상상력을 키우세요. 글씨는 훌륭하니 이 점수를 주겠습니다.’ 라며 B를 받았을 때, 잔뜩 망가진 자존심을 이번엔 만회할 기회다.


어느덧 저녁때다. 노을과 함께 간신히 남은 온기가 사라져 다시 좀 더 차가운 공기로 바뀐다.


더 추워지기 전에 환기해야지. 그녀는 2층 창문을 조금 열었다. 지평선에 거의 다 떨어진 태양과 아직 채 켜지지 않는 조명이 맞물려 가장 어둡다.


그 골목길을 그림자가 걸어가고 있다. 누군지 볼 필요도 없다. 저 조심스러운 걸음걸이는 너무 익숙하다.


“이제 돌아가는 거야?”


창틀에 팔을 놓고 턱을 괸 루이코가 말했다.


“책은 찾았어?”


“...응...”


원하던 책인지 소중히 옆구리에 끼고 있다. ...저것이 나와의 동행을 거부하게 한 대단하신 분이란 말이지.


그의 집은 오른쪽으로 꺾어 두 집 건너. 택지개발로 만든 곳이라 모든 집의 구조는 거의 비슷해, 목재로 짓고 다다미를 깐 전형적인 2층 주택이다.


사는 사람들도 비슷해서 3~4인 가족에 아빠는 회사원, 엄마는 주부 혹은 파트타임 바이트를 뛰는 정도의 다소 가난한 서민층이다. 그녀의 방도 다다미 여섯 장의 작은 것이다.


아키라의 방도 그러했지만, 그 특징을 딱 하나 꼽자면 난잡하다는 것이다. 처음으로 그녀가 그 방에 들어섰을 때, 아키라는 갑자기 외계 침공이라도 받은 것처럼 당황했었다.


그렇게 들어선 방은 스팀펑크의 별세계다. 부팅만 했을 뿐인데도 엄청난 소음과 함께 창문 밖으로 이륙할 기세였던 구형 컴퓨터에, 지금은 고물상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잡다한 부품으로 가득 찬 방이다.


응당 있을법한 여자 연예인이나, 눈이 너무 큰 만화 캐릭터의 포스터 따윈 없다. 대신 기계에 대한 설명이 가득한 책이라던가, 알 수 없는 공구 등이 그 작은 공간을 잔뜩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부에서도 메카 담당이고, 타기보다는 고치는 게 주된 일과다.


“내일 일요일인데, 딱히 예정 없어?”


“별로...”


“나도 그래. 하루짱도 아프댔고...”


에노모토 하루(榎本春). 아키라와 쌍벽을 이룰 정도로 여리고 존재감이 없다. 사는 곳은 세 블록 떨어져 있는 고급 아파트로 나름 부자인 축이다. 역시 같은 문학부지만 딱히 좋아해서 진학한 것 같지는 않았다.


게다가 무려 바이크부다...!


루이코는 별종, 아키라는 기계 때문이라 납득할 수 있지만, 하루가 바이크부인 사실은 창립 이래 최대의 미스터리라고 누군가가 쑥덕댔었다. 루이코도 물어본 적이 있지만 시원한 대답은 돌아온 적이 없다.


바이크 부이니 바이크는 필수다. 루이코의 보통이륜 면허는 본시험이 끝난 후에 바로 땄고, 얼마 전에 산 것은 스쿠터라 해도 배기량이 큰 빅모델이다. 튜닝을 거친 선배들 것들과는 비교를 불허해도, 꽤 괜찮은 속도로 안정감 있게 달릴 수 있다.


지난 1년간은 ‘슬슬 나 아파요’ 라면서 배기음으로 항의하던 아버지의 혼다 구형 모델을 탔었지만, 아무래도 아버지가 일이 있으면 빼앗기게 된다. 그래도 그 피는 못 속이는지, 그녀도 구입 당일 밤중까지 어설픈 기름칠을 하다가 어머니에게 야단맞았고, 반면 아버지는 회심의 미소로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었다. 그리고 지금은 꽤 잘 몰 수 있다.


하지만 하루는 간신히 면허를 땄고, 그것도 보통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125cc다. 속도가 딸려 매번 간신히 따라오는지라, 부원들끼리 주말에 외곽도로를 달리거나 할 때는 루이코가 하루를 돌봐가며 달렸다.


내심 답답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어쩐지 돌봐주고 싶고, 내가 아니면 그녀는 견뎌내지 못하겠지. 그러니 달리다가 기다려주고, 일부러 속도를 줄여 옆에 붙어 달리고, 선배들을 쫒아가며 말없이 서로 웃기도 했었다.


“병문안도 못 가? 많이 아픈 모양이네...?”


그도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다. 착하고 여린 남자이긴 하지. 그 점이 좋은 거야.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저 약아빠진, 머릿속에 자동차와 옷과 섹스밖에 없는 또래 녀석들보다는 훨씬 나아.


“대신 전화는 했어. 그 집 아버님 말씀이, 약 먹고 자면 나을 거래.”


아침에 나가서 일하고 저녁에 돌아와 삿포로 맥주 캔을 따면서 ‘오늘 하루 이것을 위해 살았었지’ 그렇게 다소 싱거운 그 집 아버지. 특히 집에서는 무조건 입고 있다는, 붉은 색 낡은 트레이닝복만은 시각적으로 참기 힘들다는 따님의 증언이 있다.


하지만 굳이 보고 싶진 않다. 내 안구는 소중하니까.


“그렇구나.”


“올라갔다 갈래? 엄마도 한 번 보자던데.”


관광사에 다니는 아버지는 주말 일정으로 바쁘다. 유명한 눈 축제 때는 집에 거의 들어오지도 못할 지경이었다. 어머니도 같은 직종이었던지라 익숙한지, 딱히 그가 늦어도 걱정하지 않았다.


아니, 걱정하지 않는 척 했다. 딸이 같이 걱정할까봐.


아냐. 그것도 아니려나.


언젠가의 겨울밤. 루이코가 아빠가 언제 오시는지 묻자, 네가 말을 안 들으면 아빠는 밤새 눈의 나라로 가버릴지 모른다는 말에, 어린 마음에 말을 잘 듣겠다고 울었던 기억이 있다.


...못 됐어. 엄마.


모처럼의 권유에도 아키라는 고개를 젓는다. 어둠이 짙어지지만 오히려 그 당혹감은 더 뚜렷하다. 그에게 있어 루이코의 방은, 어쩌면 마왕의 성이나 달나라보다 더 가기 힘들지도 모른다.


“집에 갈게. 학교에서 봐.”


“으응.”


실제로 그가 올라올 것을 기대한 것이 아니다. 그저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것 뿐.


루이코는 가볍게 웃었다. 저렇게 기가 약해서야...


하지만 기계를 만질 때의 그는 매우 진지하고 실력도 인정받고 있었다. 인건비가 공짜인 것도 있고, 덕분에 선배들에게는 귀여움도 받고 있다.


짧은 흥미와 회상은 이제 끝났다. 좋아하는 주말 드라마가 시작될 시간이다. 거실 TV는 빨리 선점해야지.


어머니는 점심 드라마의 불륜 이야기를 아주 좋아하지만, 아이돌이 많이 나오는 주말 드라마는 그녀의 것.


아아, 사랑하는 내 꽃미남들이 기다린다고.


...한번쯤은 먼저 찾아와주면 좋을 텐데.








월요일 아침. 루이코는 예의 리포트를 강의실의 단상, 정확히는 사이토 교수 앞에 내놓았다.


초로의 머리를 잘 빗어 넘기고, 고대 동전에서 튀어나온 듯 근엄한 얼굴에 피라미드에서 발굴했대도 믿을 구식 안경을 쓴... 그야말로 고압적인 인상이다.


하지만 우수한 학자임은 틀림없어서, 농학과 공학이 유명한 이 대학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떨어지는 문학부 교수임에도 나름 취급을 받는다.


그가 학장이 되지 못한 것은 아무래도 실력보다는 정치력에 가까우리라. 인상만으로도 아군보다는 적을 더 많이 만드는 타입이니까.


연배를 반영하는 날카로운 눈빛이 리포트와 루이코를 번갈아 쳐다본다. 별 말 없이 다음 학생을 눈짓함에, 살았다 싶은 루이코는 재빨리 자리로 돌아갔다.


옆 자리엔 하루가 앉아 있다. 열은 떨어지고 기침도 멎었지만 마스크를 쓰고 있다. 루이코가 나지막하게 물었다.


“괜찮아? 하루짱?”


“응. 고마워. 루이코짱.”


보브컷의 그녀는 마스크를 살짝 내리면서 웃었다. 매력점이라고 루이코가 생각하는 작은 덧니가 보인다.


그녀와는 중학 동창이다. 고등학교는 각자 다른 곳을 갔지만, 사는 곳이 멀지 않다보니 자주 같이 다녔다. 다만 루이코와는 달리 집도 부자고, 원체 몸이 건강하지는 않아서 아르바이트는 함께 하지 못했다.


하루는 친구가 적고, 만사가 수줍고, 지극히 여성스러운 성격이었다. 목소리도 나긋나긋하고 체구가 작았다. 중학교 때도 작았지만 이후로도 별로 자라지 않았다.


실수도 많고 흔히 말하는 덤벙이다. 입학식 당일, 미끄러져 발목을 삐어 일주일이나 학교에 나오지 않는 바람에, 루이코는 걱정하면서도 그녀답다고 생각했다.


보편적인 관점에서 하루가 미인 부류라고는 루이코도 생각하지 않았지만, 대신 귀엽고 여린 느낌이 있다. 그것에 넘어간 학부의 남자들이 초반에는 잘 대해주었지만 오래지않아 흥미를 잃었다. 일단 너무 애교가 없다.


역시 애교와는 담을 쌓은 루이코의 경우, 그 드셈이 일부에서는 호평이다. 이때까지 선배들에게서 2번, 다른 학부생에게서 2번의 고백도 모두 정중히 거절했다.


고등학교 때 잠시 좋아했던, 좀 불량했지만 운동을 잘했던 그 소년 이후로는 딱히 사랑을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이제는 아련한 인상이라면 모를까, 상세한 얼굴까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한때 애를 태운 것치고는 너무도 쉽게 잊어버렸다. 인간의 기억이란, 추억이란 또 그리 애매한 것일까,


딱히 연인을 만들지 않는 이유는 에노모토에게도 일부 있을지 모른다. 아직 조금쯤은 더 지켜주고 싶고, 그러니 연인에게 빠진다면 그녀를 등한시해버릴까 싶다.


“교수에게 감기 이야기 했어?”


“응. 대신 리포트가 충실하지 않으면 학점 위험할 텐데... 라면서... 두고 보자고.”


“여차하면 도와줄게.”


“정말...?”


“응. 아직 책도 반납하지 않았고, 시간도 있고. 다 낫거든 우리 집에 와. 자고 가도 좋으니까.”


“고마워.”


하루는 가볍게 웃는다. 그런데 그 소리가 좀 컸는지, 이어 사이토 교수의 질책이 맹렬하게 귀를 공격했다.


“거기. 수업 시작 전이라도 떠들면 되나.”


급하게 책을 편 그녀들은 얼굴을 파묻었다. 하지만 급한 나머지 하루는 휘청거렸고, 루이코는 거꾸로 편 책을 재빨리 다시 뒤집는다.


“예고한대로, 이번 리포트는 성적에 중요하게 반영하니, 모두들 기대하도록.”


기대라뇨. 각오를 잘못 말씀하신 거 아닌가요.




강의가 끝났다. 조금은 차갑지만 풍향은 남풍. 북해도의 봄도 분명 성큼 다가왔다.


아직 힘든지 하루의 발걸음은 평소보다 더 느렸다. 그에 맞추어 루이코는 나란히 걷는다.


바이크 부실은 전설의 구룡성(九龍城)을 연상케 한다. 잡다한 부품이 복도에 나와 있고 멀리서부터 기름 냄새와 금속향이 코를 괴롭힌다. 때로는 어디서 구했을지 모를 고물 바이크 한 대가 통째로 들어오곤 한다.


그 덕에 언젠가 생도회장이 시정을 요구하러 찾아왔지만 오래 머물지는 못했다. 잔소리 한 마디 못 하고 쫒겨 나온 그의 증언은 이랬단다.


‘무슨 한밤중의 편의점 앞 같더군.’


다들 십분 이해하고 공감했다고 한다. 부원 몇 명은 인상이 정말 험악하고...


루이코도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렸고, 처음엔 너무 겁에 질린 나머지 예정된 활동을 빼먹고 말았었다. 그리고 혹시 찾아오지나 않나 이불을 뒤집어쓰고 떨었다.


그런데 다음날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부실 문을 열자, 그 험악한 얼굴들이 진짜로 걱정해주자 마음이 바뀌었다. 외견으로 사람을 판단해버린 자신이 더 나빴다.


하지만 에노모토는 아직 적응이 되지 않는 듯 했다. 역시 궁금하다. 그녀는 대체 왜 바이크부에 있을까.


“아키라 짱?”


복도 구석, 부실의 문에서 약간 비껴 주저앉은 아키라는 몇몇 부품들을 기름천으로 닦고 있다. 눈인사를 나눈 루이코는 그 옆에 쪼그리고 앉아 물었다.


“뭐하고 있었어?”


“...정리정돈... 사토(佐藤) 선배 명령... 주말에 갖고 갈 스페어를 손보라고 해서.”


“왜 이걸 네가 해? 신입생들 있잖아.”


이런 잡일은 신입생의 몫. 루이코와 아키라, 하루 모두 지금 2학년이다. 물론 아키라는 거친 일을 도맡았고 대신 그녀들은 차를 준비하고 회계 등의 일을 했었다.


“그게... 그 신입생들에게 시켰는데, 빼먹었나봐. 야단 실컷 맞고, ...지금 아베(阿部) 선배가...”


사토와 아베 모두 공학부 4학년으로 최고참. 그리고 전대의 선배들도 건드리지 못한 험악한 인상 1위와 2위이다. 아니, 그 외에는 다들 멀쩡하니까 3위 이하로는 의미 없다.


그런 이들에게 야단이라. 불쌍한 신입생들.


그녀는 내심 웃었지만 또한 조금은 울컥했다.


아키라는 메카 전담이지만 왠지 잡일도 도맡아 하는 경향이 강했다. 말없이 수리하고 손보고, 다른 녀석들은 즐겁게 탄다. 이것이 최근 1년간의 분위기였다.


내버려두면 영원히 남들 뒤치다꺼리만 할 거다. 아아, 또 내가 나설 차례인가.


“그러니까 왜 아키라가 이것을 하냐고.”


“그건...”


“안 돼. 사람이 좀 약기도 해야 하는데.”


남자지만 선이 가늘고 파리한 고개가 슬쩍 숙여졌다.


“좋아하니까...”


“응...?”


잠시 혼란스럽지만, 짧은 착각은 바로 부서진다.


“부품 만지는 거... 좋아하니까, 그리고 여행에 쓸 물건이잖아. 신입생들에게 맡길 만큼 만만하진 않고...


아, 그래요. 이 사람만 좋은 사람아. 사서 고생이야.


...근데, 순간 느낀 이 기분은 뭐지...?


가시 같은 의구심을 지우러 그녀도 일정을 되새겼다.


이번 주말에는 연례행사가 있다. 바로 신입부원 입부 기념 바이크 여행으로, 이번엔 니세코(ニセコ)의 요테이 산(羊蹄山)에 가게 될 거다.


약 100km 정도니까 편도 두 시간이면 충분하다. 아직 추우니 옷을 단단히 입고, 초봄이니 속도는 줄여가며 느긋한 당일치기를 즐길 거다. 다만 워낙 전통 있는, 다시 말하자면 박물관급 고물들도 있어 메카 담당자도, 스페어 부품도 필수다.


“좋아서 하는 거야. 이런 건...”


“그건 그래도, 아키라 짱도 앞으로는 선배니까, 물론 유세 부리란 건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 약하게 보이면 신입들이 편히 의지할 수 없잖아.”


“...새겨들을게...”


뭐, 바뀌는 건 없겠지. 루이코도 포기했다.


평소처럼 그렇게 끝난 대화. 그 사이 하루는 루이코의 뒤에 반쯤 숨어 있었다. 말은 서로 편히 하고 있었지만, 아키라와 하루는 그리 많은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아키라는 언제나 담담했고 하루는 언제나 조용했다. 루이코가 없었다면 서로의 대화는 거의 성립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듯 답답한 남녀다.


하루의 일과는 단순했다. 여름이든 겨울이든 부실에 앉아 바쁜 사람들을 지긋이 바라볼 뿐이었다. 여행과 회의에는 참가하지만 적극적으로 나서는 경우는 전혀 없었고, 의견을 물어도 침묵하며 그저 조금 웃기만 했다. 뭇 사람들도 이제는 그러려니 수긍했다.


아키라도 말이 없기는 마찬가지여서, 주어진 일은 하고 딱히 남을 시키거나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솜씨는 꼼꼼해서, 고장이 난 바이크는 금방 고쳐졌고 낡은 바이크도 새 것처럼 되었다. 분명 자랑해도 좋을 솜씨다.


하지만 누군가 칭찬을 할 경우라도 생기면, 그저 어색한 듯 웃음만 지으며 ‘다음에 또 말해줘...’ 라고 말할 뿐이었다. 그래서인지 아키라를 만만하게 보는 사람도 있지만, 그 점이 사람을 감동시켜 친하게 지내려는 사람도 있었다. 물론 대부분은 오래지 않아 물러났지만.


부실 문을 열자 아직 신입생 티를 채 벗지 못한 세 남자가 벽에 몰려 있다. 그리고 무서운 고참, 아베 신이치(阿部新一)가 전통의 체벌을 내리고 있었다.


체벌이라고 해봤자 별 것 아니다. 벽에 붙여 사람을 세워놓고, 질릴 정도로 침묵을 지키며 쳐다보는 것. 입술을 내물고 잇몸을 보이며 눈매를 찌푸리며 그냥 쳐다본다. 아주 살짝 ‘아앙?“ 하는 소리를 섞을 뿐이다.


하지만 그걸 누가 하느냐는 아주 큰 문제다.


180cm가 넘는 큰 키와 그를 넘는 덩치, 짧게 깎은 스포츠머리에 여름이고 겨울이고 밖으로 다녀 타버린 피부. 한 마디 말도 없지만 표정만으로도 사람을 죽일 것 같다. 그 증거로 신입들은 곰을 마주친 듯 얼었다.


“뭘 잘못했는지 알겠느냐, 제군들?”


“네, 넷!”


차렷, 그리고 부동자세로 일제히 정렬한다.


“잘 듣도록 하라!”


굵은 목소리는 몽둥이가 되어 부실에서 춤춘다.


“병사에게 있어 총이 생명이듯, 부품은 바이크의 생명이며 우리의 생명이기도 하다. 비록 우리가 극한의 속도를 전제하지는 않지만, 단 한 번의 실수가 생명을 위협하기도 하는 냉혹한 세계에 몸담고 있는 것이다.”


일장연설이 이어진다.


“사소할수록 때로는 가장 중요한 것. 그조차도 바닥에 나뒹굴게 두었다면 그것은 즉...!!”


“참수에 해당하는 큰 죄이노라.”


루이코가 헛기침을 하며 첨언했다. 아베가 찡그렸다.


“남이 할 말을 가로채면 안 되지. 아사카와.”


천천히 다가간 루이코가 팔짱을 끼었다. 곰 같은 남자를 마주하고 있지만 주저함은 없었다.


“선배가 시대를 잘못 태어난 건 알고 있지만, 듣는 현대인은 나름 괴롭다고요. 덕분에 작년 신입생은 우리 셋밖에 안 남았는데, 이러다간 폐부도 멀지 않아요.”


오다 노부나가의 광팬인 이 남자는 그저 혀를 찼다.


“정말로 적은 혼노지에 있었네.”


“그만하면 충분히 벌 받았어요. 이 표정들 보세요.”


잠시 살았다는 신입들이었지만, 아베가 쳐다보자 다시 죽는다는 표정이다. 루이코는 한숨을 붙여 말했다.


“이제 됐어. 다들 나와.”


“어이...?!”


“덕분에 쟤들 일을 아키라가 다 하고 있잖아요. 거들게 하는 게 훨씬 좋은 벌이겠죠?”


회계인 루이코는 부내에서 나름 발언권이 있다. 그 말이 틀리지도 않고, 여자와 실랑이를 벌인다는 것도 고전파 남자에겐 체면 문제다. 아베도 결국 손을 들었다.


“다들 나가서 도와.”


“감사합니다!”


번갈아 고개를 숙인 세 바보는 빛의 속도로 밖으로 나간다. 이윽고 밖이 시끄러워지고, 조금은 당황한 듯 아키라의 중얼거리는 목소리와, ‘이리 주십시오’ ‘제가 하겠습니다’, 그런 소란이다.


루이코가 주말 예산을 보고하고 하루가 차를 준비하는 사이 잠시의 소란은 잦아들었다. 슬쩍 문틈으로 훔쳐보니, 어느덧 네 남자는 옹기종기 바닥에 앉아 있다.


부품을 하나하나 가리켜가며 아키라가 설명해간다. 이럴 때는 딱히 말을 끊지도 않고 오히려 침착하다.


아직은 천방지축 고교생 티를 벗지 못한 신입생들이지만, 의외로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이거나 갸웃거리고 질문하며 때로는 감탄해간다.


이 때의 아키라는 진짜다.


그리고 진짜를 무시할 수 있는 이는 어디에도 없다.


조금 흐뭇해진 루이코는 조심스레 문을 닫았다..








병원에 예약을 잡아놓은 하루가, 어머니 차로 하교한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


“다 했어요.”


드디어 부실로 들어온 아키라. 깨끗하게 닦인 몇 개의 부품을 건네받은 아베가 스포츠 백에 넣는다. 확인도 하지 않는 것은 솜씨를 믿고 있기 때문이겠지.


“수고했어.”


끄덕인 아키라. 부실 소파에 아베와 마주앉은 이와 짧은 눈인사가 오갔지만 그 뿐. 문가 가까이에 앉은 그는 루이코가 따라놓은 차를 묵묵히 홀짝였다.


“그래. 돌아간다고...”


마주 앉은 이에게 아베가 섭섭한 손을 내밀었다.


염색한 갈색머리, 리(李)도 마주 악수했다.


“1년도 되지 않은 터에 면목 없습니다, 부장이 부재중이시니 대신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아베와 같은 공학부에 있지만 그 신분은 교환학생. 이웃인 한국에서 온 자로 본명은 이영(李英)이다.


부내에서의 호칭은 리 군. 작년 초여름. 척 보기에도 비싸 보이는 한정판매 할리 데이비슨을 몰고 와, ‘입부해도 될까요?’ 라면서 천연덕스럽게 물었던 이였다.


듣자니 그는 이번에 군대로 간다.


동족끼리 100년간이나 반 전쟁 상태로 대치하는 나라다. 최근에는 동족이자 적국이 4대째의 세습 과정이 진행 중이라 긴장이 더욱 심해졌다. 출산율 저하로 현저히 군인이 부족해져 연기신청도 먹히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자기네 수도의 이름을 그대로 붙인 최고 명문에서 왔으며, 비싼 바이크에 어울리는 갑부의 자제이다. 그런 그도 종이 한 장에 꼼짝없이 속박되어, 한 달 후 입대가 잡혀있단다.


아베가 입맛을 다시며 한탄했다.


“아아. 우리도 좋은 돈줄, 아니 동료를 잃게 되는 셈인가.”


“떠나는 마당에 은근슬쩍 본심을 드러내는 겁니까?”


“농담일세. 다시 만나게 되었으면 좋겠지만...”


“다시 올 날도, 여행할 일도 있을 겁니다. 바이크를 타기에 이만한 곳은 거의 없으니까요.”


부원에게 거두는 월 1만 엔의 부비(部費)는 학생에게는 적지 않은 돈이다. 그런데 무려 2년 어치를 미리 내고 들어왔고, 신세를 진다면서 은근슬쩍 들여놓은 비싼 비품도 적지 않다.


먼저 나서지는 않았지만, 막상 돈을 쓸 일이 있을 때는 씀씀이가 큰 남자였다. 차별을 받을 수 있는 외국인 출신으로 미리 선심을 쓰려 했을지도 모른다.


제길, 부자놈들이란...! 조센징에 춍 주제에...! 그렇게 그를 편견으로 경계하며 대한 자가 없지는 않았겠지만, 젊은이의 가장 큰 장점은 술자리 한 번으로도 친해진다는 점이다.


그동안 지내며 결국 알게 된 것은, 그가 계산으로 주변에 베풀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저 좀 더 가졌으니까 나누겠다는 것에 불과했다.


일례로, 누구나 감탄하는 그의 한정판 바이크는 잠시나마 바꿔서 타보지 않은 사람이 없다. 그는 흔쾌히 자신의 애마를 남의 손에 맡겼다.


당분간은 즐거운 동료로 남을 줄 알았건만...


“출발은 언제지?”


“모레입니다. 아쉽지만 주말 주행에는 참석하지 못하겠어요.”


리는 문득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리울 겁니다. 이곳의 모두가.”


“남자의 그리움 따위는 바라지 않아, 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거라도 필요해.”


아베의 표정이 어쩐지 우울하다.


“줄곧 외톨이 인생이니까... 제길, 내가 말해 놓고도 우울하네. 여긴 사내놈들밖에 없으니 개선될 여지도 없고...”


“...밖에 없다니요.”


리의 시선을 눈치 챈 루이코가 반문했다.


“어라. 부원이 아닌 여자로 보아온 거야?”


아베가 말을 보탰다.


“맞아. 저 녀석은 그저 스커트만 걸쳤지...”


루이코가 채 항의하기도 전에 곰이 웃었다.


“게다가 아사카와는 미야시타가 있잖아.”


“에...”


이건 바로 부정하지 않으면...


하지만 아키라가 자리에 없음에 루이코는 당황하고 말았다. 열린 문을 보아하니 어느새 나간 것은 분명하지만, 대체 언제?


...스파이를 해도 될 존재감이야, 진짜...


아무튼 아키라가 있었다면 엄청 당혹했겠지.


루이코는 평소처럼 웃었다.


“친구에요. 몇 번씩 말했는데...”


“보통의 친구는 그만큼은 같이 붙어 다니지 않아. 통학도 하교도, 그리고 몇 번의 외부 목격담도 있고...”


“그거야 이웃이고... 고교 동창이고.”


리가 말을 보탰다.


“하지만... 미야시타 상이 바이크를 타기 시작한 것은 대학 입학 이후라고 알고 있는데...?”


“무슨 상관이야?”


“전공은 자동차잖아. 주행 솜씨도 솔직히 좋다고는 하기 힘들고...”


“메카잖아. 바이크 수리가 좋아서 있는 거 아냐?”


리는 조금 깊게 파고들었다, 그런 후회를 얼굴에 드리운다.


“나는 단지... 솔직히 미야시타 군이 말이야. 나이에 비해서 솜씨도 좋고, 과묵한 점이 마음에 들어서 친해지려고도 했지만 실패했거든? 내 친화능력이 이 아베 선배만큼도 안 된다는 생각에 조금 우울했었는데...”


“잠깐만... 왜 내가 허들이 되어야 하지? 그리고 ‘만큼도’ 라니? 그건 높은 건가, 낮은 건가?”


아베의 항의 섞인 의문을 무시하고 리가 말했다.


“그런데 몇 달 보지는 않았지만, 남자를 상대로도 이렇게 어려운 사람인데, 여자인데도 용케 아사카와 상에는 그만큼은 아니다 싶어서. 아, 그냥 느낌이야.”


“하기야 나만큼 챙겨주는 사람도 없지만... 그래도 아키라는 내게까지 그러면 안 되지. 그건 배신.”


“아사카와 상도 마음 정도는 있는 거 아냐? 이런 질문은 실례겠지만...”


“설마.”


루이코는 웃었다.


“아키라는 그냥 두면 위태한 사람이라서 그럴 뿐.”


“하지만 솜씨가 워낙 확실해서, 앞으로 독립도 취직도 문제없어. 어디가 위태하다는 거지?”


잠시 과거를 회상하던 루이코는 거듭 웃었다.


“고교 때는 잘못한 것도 없는데 이지메 일보 직전이었어. 먼저 말을 건다든지, 그런 식으로 수렁에서 건져준 건 내가 맞지만, 아마도 그런 게 쭉 이어졌을지도...?”


“그런가? 하지만 그는 이제 성인이고...”


“뜻을 잘 모르겠어.”


루이코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리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는 듯 웃으며 얼버무린다.


“아니, 나도 깊은 뜻으로 이야기한 것은 아니니까.”


그는 주변을 돌아보며 일어섰다.


“인사를 나눌 사람은 거의 나눈 것 같고, 이사를 위해서 불러놓은 약속도 있고... 이만 물러가옵니다. 평안하소서. 아베 선배.”


현대 일본어는 상당히 잘하지만, 일부러 어색한 고풍스런 말투로 인사를 한다. 아베도 손을 내밀며,


“잘 가게. 빠른 여울이 바위에 부딪히고 갈라진대도, 끝내는 다시 만나 하나가 되어 흐르리.”


전통 시(詩)인 햐쿠닌잇슈(百人一首)의 한 구절.


“제가 와카(和歌)를 잘 아는 것은 아닙니다만...”


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거, 헤어진 연인들을 위한 것 아니었던가요?”


“솔직히 말해서 외롭다고오오~”


울상을 지은 아베가 팔을 벌린다.


“나중에 꼭 돌아와라. 나와 결혼하자.”


“사양하겠습니다. 제 집이 엄격해서요. 아쉽지만 선배는 한국인도 아니니까...”


“하다못해 이별의 키스라도...!”


“됐거든요.”


이어진 아웅다웅에 루이코는 내심 질색을 했지만, 이게 그들 나름대로의 방식이라 생각하며 약간 납득했다.


서로의 팔을 밀어내며 웃는 그 감정은, 비록 거칠지만 매우 뜨겁다.


복도에 발걸음이 울린다. 그새 어디 갔다 왔는지, 약간은 숨이 차고 얼굴이 붉어진 아키라가 들어왔다. 알은 체로 손을 내미는 리. 하지만 아키라의 내민 손은 악수가 아니었다.


“...이거... 리 군에게 줄게...”


다들 눈이 커졌다.


그것은 수호부(守護符)다. 안전을 기원하는 부적은 오래된 것일수록 좋고 아키라의 것은 특히 그러했다. 듣자니 무려 수십 년을 이어온 것이라고.


익히 아는 리도 당혹한 손을 내저었다.


“안 돼. 받을 수 없어. 이건...”


그 귀국은 상당히 갑작스러웠다. 가난한 바이크 부에 대단한 것이 있을 리도 없으니 그냥 보내는가 싶었지만, 뜻밖에도 아키라가 이걸 내놓은 것이다. 그것도 공학부 건물에서 한참 내려가야 하는 자신의 바이크까지 이 짧은 시간에 뛰어서 왕복했다는 거다. 귓전으로 흘려들을 수 있었던 그들의 대화를 듣고 말이다.


하지만 아키라도 드물게 정색했다.


“아주 주는 거 아니야. 다시 돌아 왔을 때, 그때까지 갖고 있으라고... 그리고 그때 돌려줘. 이거 영험하다고 하니까, 혹시라도 죽지 않게 지켜줄 거야...”


다른 나라의 부적이 과연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거... 어떻게 말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걸.”


리는 즐거운 표정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수호부를 들어 올린 그는 다짐하듯 말했다.


“반드시 돌려줄게. 2년뿐이니까. 그리고...”


점퍼의 주머니를 뒤적거린 리가 내민 것. 이번에는 아키라가 놀랐고 루이코도 아베도 꿀꺽 침을 삼켰다.


“갖고 가. 어차피 나는 탈 일이 없으니까.”


그의 애마의 고삐다. 지면을 달리지만 하늘로 솟구칠 듯 역동적인 천마(天馬). 갖은 희귀 바이크가 판을 치는 홋카이도에서도 아주 보기 드문 것이다.


“나도 아주 주는 게 아니야.”


아키라가 거부하기 전에 리가 선수를 쳤다..


“우리 집에서는 나밖에 타지 않아. 그대로 두면 손질도 할 수 없겠지. 미야시타 상의 솜씨라면 유지 정도는 잘 해 주겠지. 조금은 망가뜨려도 되니까 마음껏 다뤄주라고...”


이 특별한 바이크는 옆에 두는 것만으로도 많은 공부가 될 것이다. 메카 지망인 아키라에겐 큰 선물일 것이다. 아키라는 어느새 젖은 눈으로 끄덕였다.


“...그럼 감사히...”


“잘 있어.”


리가 손을 내밀었고, 다소 주저했지만 아키라도 손을 내밀었다. 쥐어지는 손이 흔들리면서 각자의 안녕을 기원한다.


어느덧 흐뭇해진 루이코가 생각했다. 그래, 이게 내가 여기 있는 이유다.


여자의 몸으로 이곳이 불편할 때가 있지만, 함께하는 사람들의 행동이 거칠지 않다고 말하기도 힘들지만,


즐겁고 재미있고 같은 취향을 공유하고... 이리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것만으로 있을 가치는 충분하다.


단번에 타인에서 친구가 된 두 사람이 마침내 손을 놓고, 리 군은 웃으면서 그들을 떠났다.


루이코는 훗날 회상하고, 또한 슬퍼했다.


만약 이 때 아키라가 호의를 베풀지 않았다면...


서로의 손을 잡지 않았다면...


좀 더 오래 살 수도 있었을지도... 몰랐을 텐데...!


작가의말

< 다음화 예고 >

 

모처럼의 봄날, 즐거운 외유는 피와 고통의 향연이 되었다.

 

그들을 습격한 자, 그리고 그들을 물리친 그의 안의 또 다른 그가 나타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1

  • 작성자
    Lv.54 나범
    작성일
    14.02.25 18:02
    No. 1

    문장 하나하나가... 뭔가 참 정갈하다는 느낌이에요. 그리고 한 문장마다 장면 장면이 연상되네요.. 멋집니다 ㅜㅜ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대마왕k
    작성일
    14.02.25 18:43
    No. 2

    감사드립니다. 굉장한 SF적 스케일을 기대하고 오셨다가 여기서부터 연독률이 급강하하는데... 이런 평가 들어보기 처음이에요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4 나범
    작성일
    14.02.26 09:58
    No. 3

    한편한편이..굉장히 ...길어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하루에 한편씩 보고 있어요 ㅋ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대마왕k
    작성일
    14.02.26 13:11
    No. 4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길긴 좀 길죠 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2 부기우
    작성일
    14.04.01 12:15
    No. 5

    이별 장면인데 더 큰 슬픔을 예고하고있다니 슬프네요ㅠ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대마왕k
    작성일
    14.04.01 18:38
    No. 6

    이별은 새로운 만남이리니~ 라는 걸까요 음 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0 원사성랑
    작성일
    14.06.24 22:07
    No. 7

    길다.. 오늘은 여기까지... SF 는 맞겟지...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대마왕k
    작성일
    14.06.25 08:54
    No. 8

    일단 SF 맞습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2 더마냐
    작성일
    14.10.31 16:40
    No. 9

    기네요.. 정말 각오를 하고 열어야 합니다. ㅋㅋ
    하지만 길어도 지루함 없이 쭉쭉 읽힙니다.
    잘 쓰시네요.

    그리고 슬픈 건... 이때까지도 이 땅의 젊은이들은 징집되는 건가요... 아... ㅠㅠ

    분명 일본인을 앞에 세우신 건 작가님의 어떤 의도가 있으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본인이라서 싫다, 거나 왜 일본이냐 바꿔라.. 라는 것은 절대, 결코, 아닙니다.
    다만 대체로 일반적이지 않은 경우라서 궁금한 것이죠.
    대개 한국인이거나 아니면 백인이 주인공이 되거나 하니까요.

    그리고... 그 특유의 일본인식 대화는... 하하... 좀 적응하기 어려웠습니다만...
    진짜 일본인의 느낌이 나네요.

    잘 보았습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대마왕k
    작성일
    14.10.31 16:49
    No. 10

    여러가지가 있지만 3부 1권 8장의, 덴노에게 사과시키는 장면과 3부 2권의 독살기도사건에 쓰기 위해서입니다. 이는 한국인 캐릭터로는 절대 만들 수가 없는 장면입니다. 더불어... 세 메인 주인공 중 하나인 그녀의 성격도 인품도 살아온 세월도 아니고 '국적' 을 가지고 문제를 삼는다면 그 독자분은 뭐랄까요... 이 글에서 전반적으로 노리는 주제를 버티기 힘들거라 생각해서 국적을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이건 초반의 가장 큰 장벽입니다만 노리는 바가 그러하니 어쩔 수 없었다고 말씀드리면서...
    번역체입니다만 화자가 일본인이니 한국식 서술을 할 수 없기에 그렇게 넣었고, 화자가 한국인일 경우 한국체를 씁니다. 외계는 비교적 나레이션에 가까운 서사구조입니다. 노린 것이니 불편해도... 실감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도입니다.
    고생하셨고 장문 평 감사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3 in*****
    작성일
    16.10.09 15:21
    No. 11

    이런 명필의 보석이 숨어있었군요. 일본에서 살다오셨나 생각이 들 정도로 몰입되고 문체가 유명 일본여류작가 몹지 않네요. 감사합니다! 달려볼게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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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 7장. 실타래를 풀다. (1) +4 14.08.31 1,972 34 17쪽
173 Ⓡ 6장. 북한침공전Ⅲ : 벗어버린 껍질의 가능성. (3) +10 14.08.30 1,695 34 21쪽
172 Ⓡ 6장. 북한침공전Ⅲ : 벗어버린 껍질의 가능성. (2) +10 14.08.28 1,824 30 17쪽
171 Ⓡ 6장. 북한침공전Ⅲ : 벗어버린 껍질의 가능성. (1) +14 14.08.26 1,848 28 16쪽
170 Ⓡ 5장. 북한침공전Ⅱ : 은혜와 원한. (3) +8 14.08.25 1,836 42 20쪽
169 Ⓡ 5장. 북한침공전Ⅱ : 은혜와 원한. (2) +8 14.08.24 1,572 26 19쪽
168 Ⓡ 5장. 북한침공전Ⅱ : 은혜와 원한. (1) +12 14.08.24 1,835 38 16쪽
167 Ⓡ 4장. 북한침공전Ⅰ: 용의자 Y의 헌신. (3) +12 14.08.23 1,489 37 19쪽
166 Ⓡ 4장. 북한침공전Ⅰ: 용의자 Y의 헌신. (2) +6 14.08.22 1,908 34 14쪽
165 Ⓡ 4장. 북한침공전Ⅰ: 용의자 Y의 헌신. (1) +6 14.08.21 1,959 36 16쪽
164 Ⓡ 3장. 비상식 VS 몰상식 (3) +8 14.08.20 1,625 28 18쪽
163 Ⓡ 3장. 비상식 VS 몰상식 (2) +8 14.08.19 1,812 35 16쪽
162 Ⓡ 3장. 비상식 VS 몰상식 (1) +6 14.08.18 1,610 33 17쪽
161 Ⓡ 2장. 독특한 침략자. (3) +8 14.08.17 1,407 27 17쪽
160 Ⓡ 2장. 독특한 침략자. (2) +6 14.08.16 1,670 31 13쪽
159 Ⓡ 2장. 독특한 침략자. (1) +8 14.08.15 1,622 36 16쪽
158 Ⓡ 1장. 걸음을 내딛다. (3) +8 14.08.14 1,490 30 17쪽
157 Ⓡ 1장. 걸음을 내딛다. (2) +6 14.08.13 1,703 34 17쪽
156 Ⓡ 1장. 걸음을 내딛다. (1) +6 14.08.12 1,708 41 16쪽
155 Ⓡ <8권. 가족(家族)의 만찬> 프롤로그 : 라멘집의 이남이녀(二男二女) +10 14.08.10 2,075 24 8쪽
154 ------- 3부. 미래에의 지표 편에 앞서서... ------- +8 14.08.09 1,612 22 2쪽
153 2부 아샤르 연대기 후기 및 제목변경 설문. +6 14.08.09 1,307 20 4쪽
152 Ⓡ <7권. 배덕(背德)의 창공 後> 에필로그 : 너를 위한 기다림 (2부 完) +4 14.08.09 1,462 38 6쪽
151 Ⓡ 16장. 새벽 어스름, 어두운 창을 열며 빛을 기다리다. (3) +6 14.08.09 1,596 36 17쪽
150 Ⓡ 16장. 새벽 어스름, 어두운 창을 열며 빛을 기다리다. (2) +8 14.08.08 1,763 29 23쪽
149 Ⓡ 16장. 새벽 어스름, 어두운 창을 열며 빛을 기다리다. (1) +8 14.08.07 2,023 30 19쪽
148 Ⓡ 15장. 천국과 지옥의 경계. (3) +8 14.08.06 1,473 26 20쪽
147 Ⓡ 15장. 천국과 지옥의 경계. (2) +8 14.08.05 1,159 27 24쪽
146 Ⓡ 15장. 천국과 지옥의 경계. (1) +6 14.08.04 1,485 36 17쪽
145 Ⓡ 14장. 진정한 승리. (3) +12 14.08.02 1,438 31 24쪽
144 Ⓡ 14장. 진정한 승리. (2) +10 14.07.31 1,419 35 25쪽
143 Ⓡ 14장. 진정한 승리. (1) +6 14.07.29 1,316 23 19쪽
142 Ⓡ 13장. 끊어진 실. (3) +4 14.07.26 1,202 28 17쪽
141 Ⓡ 13장. 끊어진 실. (2) +8 14.07.24 1,566 35 17쪽
140 Ⓡ 13장. 끊어진 실. (1) +8 14.07.22 1,548 29 16쪽
139 Ⓡ 12장. 대전(大戰) : 모함(母艦) 대 모함. (3) +6 14.07.19 1,550 33 20쪽
138 Ⓡ 12장. 대전(大戰) : 모함(母艦) 대 모함. (2) +8 14.07.17 1,620 33 19쪽
137 Ⓡ 12장. 대전(大戰) : 모함(母艦) 대 모함. (1) +6 14.07.15 1,356 24 17쪽
136 Ⓡ 11장. 연전(連戰) : 욜스 전투. (3) +10 14.07.12 1,794 29 20쪽
135 Ⓡ 11장. 연전(連戰) : 욜스 전투. (2) +10 14.07.10 1,641 34 17쪽
134 Ⓡ 11장. 연전(連戰) : 욜스 전투. (1) +6 14.07.08 1,514 34 15쪽
133 Ⓡ 10장. 초전(初戰) : 비로스 731 전투. (3) +8 14.07.07 1,843 31 25쪽
132 Ⓡ 10장. 초전(初戰) : 비로스 731 전투. (2) +8 14.07.06 1,755 29 17쪽
131 Ⓡ 10장. 초전(初戰) : 비로스 731 전투. (1) +4 14.07.05 1,796 32 17쪽
130 Ⓡ 9장. 검(劍)을 손에 쥐고. (3) +8 14.07.04 986 28 20쪽
129 Ⓡ 9장. 검(劍)을 손에 쥐고. (2) +8 14.06.30 1,429 29 16쪽
128 Ⓡ <7권. 배덕(背德)의 창공 後> 9장. 검(劍)을 손에 쥐고. (1) +6 14.06.29 1,323 34 18쪽
127 <7권. 배덕(背德)의 창공 後> - 시작합니다. 그 전에 설문. +16 14.06.29 1,451 25 3쪽
126 Ⓡ 8장. 빛을 향한 어둠의 선언. (3) +6 14.06.28 1,709 33 17쪽
125 Ⓡ 8장. 빛을 향한 어둠의 선언. (2) +10 14.06.27 1,923 29 28쪽
124 Ⓡ 8장. 빛을 향한 어둠의 선언. (1) +6 14.06.26 1,749 88 24쪽
123 Ⓡ 7장. 잃은 것과 얻은 것. (3) +8 14.06.25 1,881 31 18쪽
122 Ⓡ 7장. 잃은 것과 얻은 것. (2) +6 14.06.24 1,279 26 22쪽
121 Ⓡ 7장. 잃은 것과 얻은 것. (1) +6 14.06.23 1,513 26 15쪽
120 Ⓡ 6장. 벌어진 간극. (3) +8 14.06.22 1,687 32 21쪽
119 Ⓡ 6장. 벌어진 간극. (2) +8 14.06.21 1,463 40 22쪽
118 Ⓡ 6장. 벌어진 간극. (1) +4 14.06.20 1,679 30 19쪽
117 Ⓡ 5장. 보다 중요한 것. (3) +10 14.06.19 1,981 32 23쪽
116 Ⓡ 5장. 보다 중요한 것. (2) +8 14.06.18 1,816 31 18쪽
115 Ⓡ 5장. 보다 중요한 것. (1) +8 14.06.17 1,600 30 14쪽
114 Ⓡ 4장. 분열의 조짐. (3) +2 14.06.16 1,997 37 16쪽
113 Ⓡ 4장. 분열의 조짐. (2) +6 14.06.15 1,379 34 18쪽
112 Ⓡ 4장. 분열의 조짐. (1) +8 14.06.14 1,430 31 20쪽
111 Ⓡ 3장. 엇갈린 인연. (3) +6 14.06.13 1,605 30 18쪽
110 Ⓡ 3장. 엇갈린 인연. (2) +8 14.06.12 1,682 25 17쪽
109 Ⓡ 3장. 엇갈린 인연. (1) +6 14.06.11 1,733 29 18쪽
108 Ⓡ 2장. 추억의 계단. (3) +4 14.06.10 1,616 35 15쪽
107 Ⓡ 2장. 추억의 계단. (2) +2 14.06.09 1,488 30 17쪽
106 Ⓡ 2장. 추억의 계단. (1) +2 14.06.08 1,543 30 16쪽
105 Ⓡ 1장. 여름날의 책봉식. (3) +6 14.06.06 1,453 24 16쪽
104 Ⓡ 1장. 여름날의 책봉식. (2) +2 14.06.05 1,998 38 16쪽
103 Ⓡ 1장. 여름날의 책봉식. (1) +2 14.06.04 2,566 95 17쪽
102 Ⓡ <6권. 배덕(背德)의 창공 前> 프롤로그 : 암흑의 우주, 빛의 창(槍) +2 14.06.02 1,932 38 5쪽
101 Ⓡ <5권. 인연(因緣)의 대지> 에필로그 : 정원, 세 번째 만남 +6 14.05.31 1,714 34 8쪽
100 Ⓡ 8장. 내가 감히 그대를... (3) +2 14.05.31 1,754 33 14쪽
99 Ⓡ 8장. 내가 감히 그대를... (2) +4 14.05.30 1,592 33 22쪽
98 Ⓡ 8장. 내가 감히 그대를... (1) +10 14.05.29 1,624 32 19쪽
97 Ⓡ 7장. 상처가 준 상처. (3) +4 14.05.28 1,632 31 24쪽
96 Ⓡ 7장. 상처가 준 상처. (2) +6 14.05.27 1,532 35 24쪽
95 Ⓡ 7장. 상처가 준 상처. (1) +2 14.05.26 1,641 46 19쪽
94 Ⓡ 6장. 지켜야 하는 것, 지키고 싶은 것. (3) +2 14.05.24 1,805 29 23쪽
93 Ⓡ 6장. 지켜야 하는 것, 지키고 싶은 것. (2) +2 14.05.23 1,521 37 23쪽
92 Ⓡ 6장. 지켜야 하는 것, 지키고 싶은 것. (1) +2 14.05.22 1,586 35 17쪽
91 Ⓡ 5장. 날 수 없는 작은 새. (3) +2 14.05.21 1,606 39 22쪽
90 Ⓡ 5장. 날 수 없는 작은 새. (2) +2 14.05.20 1,458 29 18쪽
89 Ⓡ 5장. 날 수 없는 작은 새. (1) +2 14.05.19 1,721 33 15쪽
88 Ⓡ 4장. 인연의 대지. (3) +2 14.05.17 1,545 31 14쪽
87 Ⓡ 4장. 인연의 대지. (2) +2 14.05.16 1,398 32 19쪽
86 Ⓡ 4장. 인연의 대지. (1) +2 14.05.15 1,353 35 13쪽
85 Ⓡ 3장. 황야, 두 번째 만남. (3) +4 14.05.14 1,644 43 13쪽
84 Ⓡ 3장. 황야, 두 번째 만남. (2) +2 14.05.13 1,541 33 18쪽
83 Ⓡ 3장. 황야, 두 번째 만남. (1) +2 14.05.12 1,646 36 17쪽
82 Ⓡ 2장. 그것이 알고 싶다. (3) +2 14.05.09 1,348 34 22쪽
81 Ⓡ 2장. 그것이 알고 싶다. (2) +5 14.05.08 2,257 35 18쪽
80 Ⓡ 2장. 그것이 알고 싶다. (1) +4 14.05.07 1,473 43 21쪽
79 Ⓡ 1장. 상처입은 고양이. (3) +2 14.05.06 1,568 38 20쪽
78 Ⓡ 1장. 상처입은 고양이. (2) +2 14.05.05 1,735 41 17쪽
77 Ⓡ 1장. 상처입은 고양이. (1) +2 14.05.04 1,742 36 18쪽
76 Ⓡ <5권. 인연(因緣)의 대지> 프롤로그 : 인연, 첫 번째 만남 +2 14.05.03 1,619 43 11쪽
75 Ⓡ <4권. 전장(戰場)의 소년> 에필로그 : 너에게로 가는 길 +6 14.04.29 1,942 44 24쪽
74 Ⓡ 8장. 사람의 길, 왕의 길. (3) +4 14.04.28 1,464 34 24쪽
73 Ⓡ 8장. 사람의 길, 왕의 길. (2) +2 14.04.27 1,561 30 21쪽
72 Ⓡ 8장. 사람의 길, 왕의 길. (1) +4 14.04.26 1,588 39 19쪽
71 Ⓡ 7장. 갈라진 길 : 장평대전(長平大戰). (3) +4 14.04.25 1,578 29 23쪽
70 Ⓡ 7장. 갈라진 길 : 장평대전(長平大戰). (2) +4 14.04.24 1,339 36 20쪽
69 Ⓡ 7장. 갈라진 길 : 장평대전(長平大戰). (1) +4 14.04.23 1,561 34 22쪽
68 Ⓡ 6장. 불어오는 바람. (3) +4 14.04.22 1,717 32 20쪽
67 Ⓡ 6장. 불어오는 바람. (2) +4 14.04.21 1,430 34 20쪽
66 Ⓡ 6장. 불어오는 바람. (1) +4 14.04.20 1,419 39 21쪽
65 Ⓡ 5장. 장막 속에서. (3) +4 14.04.19 1,539 35 20쪽
64 Ⓡ 5장. 장막 속에서. (2) +2 14.04.18 1,581 37 19쪽
63 Ⓡ 5장. 장막 속에서. (1) +6 14.04.17 1,737 43 21쪽
62 Ⓡ 4장. 같은 길을 가다. (3) +6 14.04.16 2,026 46 21쪽
61 Ⓡ 4장. 같은 길을 가다. (2) +6 14.04.15 2,338 46 20쪽
60 Ⓡ 4장. 같은 길을 가다. (1) +4 14.04.14 1,682 45 20쪽
59 Ⓡ 3장. 인연을 맺는 여로(旅路). (3) +2 14.04.13 1,844 38 21쪽
58 Ⓡ 3장. 인연을 맺는 여로(旅路). (2) +2 14.04.12 1,971 35 18쪽
57 Ⓡ 3장. 인연을 맺는 여로(旅路). (1) +2 14.04.11 2,426 40 23쪽
56 Ⓡ 2장. 탄생과 죽음. (3) +4 14.04.10 1,510 43 13쪽
55 Ⓡ 2장. 탄생과 죽음. (2) +4 14.04.09 1,840 41 16쪽
54 Ⓡ 2장. 탄생과 죽음. (1) +4 14.04.08 2,031 72 13쪽
53 Ⓡ 1장. 하늘과 바람이 만난 곳. (3) +2 14.04.07 2,216 52 18쪽
52 Ⓡ 1장. 하늘과 바람이 만난 곳. (2) +2 14.04.06 2,031 38 14쪽
51 Ⓡ 1장. 하늘과 바람이 만난 곳. (1) +2 14.04.05 2,330 42 16쪽
50 Ⓡ <4권. 전장(戰場)의 소년> 프롤로그 : 심야(深夜)의 자객 +8 14.04.03 2,219 39 12쪽
49 ------- 2부 아샤르 연대기 시작합니다. ------- +6 14.04.03 1,790 40 2쪽
48 1부 종료 및 후기. +4 14.04.01 2,560 99 3쪽
47 Ⓡ <3권. 홍염(紅炎)의 연회> 에필로그 : 내 사랑스런 세상 (1부完) +10 14.03.31 2,374 46 13쪽
46 Ⓡ 8장. 대타협. (3) +8 14.03.29 2,015 50 13쪽
45 Ⓡ 8장. 대타협. (2) +8 14.03.28 2,151 40 25쪽
44 Ⓡ 8장. 대타협. (1) +4 14.03.27 2,161 44 19쪽
43 Ⓡ 7장. 이 마음이 너에게 닿기를... (3) +7 14.03.26 2,075 38 23쪽
42 Ⓡ 7장. 이 마음이 너에게 닿기를... (2) +4 14.03.25 2,092 49 18쪽
41 Ⓡ 7장. 이 마음이 너에게 닿기를... (1) +4 14.03.24 2,357 58 21쪽
40 Ⓡ 6장. 지옥을 만드는 것. (3) +10 14.03.22 2,315 48 25쪽
39 Ⓡ 6장. 지옥을 만드는 것. (2) +11 14.03.21 2,532 108 17쪽
38 Ⓡ 6장. 지옥을 만드는 것. (1) +11 14.03.20 2,159 45 20쪽
37 Ⓡ 5장. 푸른 바다, 붉은 하늘. (3) +12 14.03.19 2,795 57 26쪽
36 Ⓡ 5장. 푸른 바다, 붉은 하늘. (2) +4 14.03.18 3,183 90 17쪽
35 Ⓡ 5장. 푸른 바다, 붉은 하늘. (1) +6 14.03.17 2,613 47 19쪽
34 Ⓡ 4장. 증오와 편견 : 오퍼레이션 트리아이나. (3) +4 14.03.15 2,390 44 17쪽
33 Ⓡ 4장. 증오와 편견 : 오퍼레이션 트리아이나. (2) +4 14.03.14 2,590 56 20쪽
32 Ⓡ 4장. 증오와 편견 : 오퍼레이션 트리아이나. (1) +7 14.03.13 2,404 50 18쪽
31 Ⓡ 3장. 각자의 전장. (3) +8 14.03.12 2,187 50 22쪽
30 Ⓡ 3장. 각자의 전장. (2) +2 14.03.11 2,326 52 20쪽
29 Ⓡ 3장. 각자의 전장. (1) +5 14.03.10 2,209 46 18쪽
28 Ⓡ 2장. 최강 대 최강 : 일본해구 전투. (3) +4 14.03.09 2,248 51 15쪽
27 Ⓡ 2장. 최강 대 최강 : 일본해구 전투. (2) +6 14.03.08 3,012 52 20쪽
26 Ⓡ 2장. 최강 대 최강 : 일본해구 전투. (1) +4 14.03.05 2,713 55 16쪽
25 Ⓡ 1장. 전야제(前夜祭). (3) +6 14.03.01 2,518 102 14쪽
24 Ⓡ 1장. 전야제(前夜祭). (2) +4 14.02.26 2,132 48 18쪽
23 Ⓡ 1장. 전야제(前夜祭). (1) 14.02.22 2,295 39 14쪽
22 Ⓡ <3권. 홍염(紅炎)의 연회> 프롤로그 : 미지의 전장으로 +4 14.02.19 2,110 43 9쪽
21 2권까지 쓰고 후기. +10 14.02.08 2,163 46 13쪽
20 Ⓡ <2권. 구궁(九宮)의 황녀> 에필로그 : 천년의 정원 +6 14.02.08 2,350 49 22쪽
19 Ⓡ 8장. 세상의 끝에서 진심을 외치다. +12 14.02.08 2,058 56 63쪽
18 Ⓡ 7장. 듣고 싶지 않았던 말. +4 14.02.05 2,426 52 61쪽
17 Ⓡ 6장. 부당거래(不當去來). +8 14.01.29 2,200 50 49쪽
16 Ⓡ 5장. 투쟁남녀(鬪爭男女). +2 14.01.25 2,546 49 43쪽
15 Ⓡ 4장. 부유하는 마음. +10 14.01.21 2,460 46 43쪽
14 Ⓡ 3장. 내일의 날씨는 태풍. +9 14.01.19 3,025 49 48쪽
13 Ⓡ 2장. 진짜 악마는 꼬리가 없다. +19 14.01.18 3,224 125 47쪽
12 Ⓡ 1장. 여우 집에 간 두루미. +8 14.01.18 3,667 109 35쪽
11 Ⓡ <2권. 구궁(九宮)의 황녀> 프롤로그 : 우주 저 너머에서 +4 14.01.18 2,921 54 3쪽
10 Ⓡ <1권. 일상(日常)의 파괴> 에필로그 : 가장 좋아하는 나 +14 14.01.14 3,104 66 9쪽
9 Ⓡ 8장. 눈물에 대한 보답. +10 14.01.14 3,033 69 35쪽
8 Ⓡ 7장. 생(生)과 사(死). +4 14.01.14 3,333 107 42쪽
7 Ⓡ 6장. 지키는 이들의 싸움 +7 14.01.14 3,398 57 30쪽
6 Ⓡ 5장. 불편한 동행. +10 14.01.14 3,509 61 33쪽
5 Ⓡ 4장. 나는 왕이로소이다. +6 14.01.14 3,865 72 39쪽
4 Ⓡ 3장. 미지와의 조우. +7 14.01.14 4,671 66 33쪽
» Ⓡ 2장. 북해도의 봄. +11 14.01.14 9,786 97 39쪽
2 Ⓡ 1장. 무너지는 세상. +30 14.01.14 16,592 181 21쪽
1 Ⓡ<1권. 일상(日常)의 파괴> 프롤로그 : 어느 연설 +33 14.01.14 24,115 247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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