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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왕k님의 서재입니다.

리어스(Re 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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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왕k
작품등록일 :
2014.01.14 00:13
최근연재일 :
2021.06.12 14:54
연재수 :
38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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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3,905
추천수 :
9,808
글자수 :
3,615,518

작성
14.05.2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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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2
추천
27
글자
23쪽

Ⓡ 6장. 지켜야 하는 것, 지키고 싶은 것. (3)

한 권이 끝날 때, 가슴에 남는 글이 되길 바랍니다.




DUMMY





한여름이라 푹푹 찌지만, 벌레를 쫓고 물을 데우기 위한 솥을 건 모닥불 옆. 얇은 모포를 온 몸에 두르고 무릎을 싸고 앉은 세리사는 가끔 손을 저어 날벌레를 쫓아내었다.


영자골격은 항상 전개되어있어 달려든 벌레는 피부에 전혀 손상을 입히지 못하지만, 시야에 날아드는 녀석들만은 매우 귀찮았다.


가면을 써서 평범한 여자로 보이긴 했지만 군영에 여자가 있을 일은 없다. 덕분에 지나다니는 병사들의 시선을 좀 받긴 했지만 그녀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저기... 아가씨.”


고개를 들어보니 작은 함지박을 머리에 이고, 낡았지만 정갈한 앞치마를 입은 샹이다.


그녀가 말이 많은 성격이 아님은 세리사도 안다. 그런데도 먼저 말을 걸다니 별 일이다.


“저녁식사를 가져왔는데... 안에서는 바쁘셔서... 늦으실 것 같으니 미리 좀 드시면...”


“...배 안 고파.”


세리사는 시선을 다시 모닥불에 고정시켰다.


군막 안에서는 한참 이목과 칼스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었다. 자신이 들어봤자 아는 것도 없고, 군막을 빠져나오는 그녀의 뒤에는 ‘멀리 가지 마’ 라며 칼스의 잔소리가 꼬리표처럼 붙어 나올 뿐이었다.


함지박을 내려놓은 샹도 세리사의 옆에 주저앉았다. 더운 날씨에 어울리지 않는 냉기가 그 사이에 흘렀다.


이 퉁명한 아가씨를 어찌하나. 난감한 샹의 표정이 보이는 것 같지만, 어차피 궁중 안에서도 같은 취급을 받았던 자신에게는 익숙한 일이다.


그리고, 샹이란 이 여자는 어쩐지 싫다


여전한 경계에 샹은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미안해요. 프람 오라버니를 함부로 끌어들여서...”


잘 알고 있네... 세리사는 꿀꺽 말을 삼켰다.


“그 대신, 제가 어떻게든 아가씨가 불편하지 않도록 노력할 테니까...”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불편한데... 어떻게?”


비웃음을 받았음에도 샹이 차분하게 물었다.


“지금 가장 하고 싶으신 일이...?”


“여길 떠나는 것...”


“거듭 미안해요...”


프람이 꽤나 아이 취급하니, 그의 나이인 열다섯보다는 훨씬 아래일 것이다.


하지만 그가 모시는 여자다. 샹은 그저 저자세였다.


“그래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한 거니까... 용서를...”


“그 사람들이 어찌 되었든, 나랑 상관없잖아?”


순간 눈을 껌벅인 샹이 반문했다.


“저기, 아가씨는 왕이 되실 분이라고 하셨죠?”


“일단은...”


“그런데도 사람 목숨을... 왕이 되실 분이...”


프람은 자신 같은 이에게도 기꺼이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그런 그가 보호하고 받드는 그녀는, 오히려 내미는 손에 침을 뱉어 버린다.


샹에게 있어 꿈과 같았던, 그런 프람의 나라의 군주가 될 여자. 당연히 프람 같을 줄 알았는데...


하지만 세리사는 쏘아붙였다.


“너도 똑같은 말을 하네. 다들 내가 왕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럼 왕은 어떤 말을 해야 하는데? 말해봐.”


즉답이 없자 세리사는 의기양양 웃었다.


“알지도 못하면서... 그저 너는 왕가에 태어났으니 왕이 되어야 한다. 신민을 생각해라. 너 자신을 다스려라. 다들 그렇게만 이야기할 뿐이지. ...칼스도, 아버지도 다른 사람들도, 그런 알 수 없는 자리를 위해서 이제껏 나를 그렇게 들볶았단 말이야.”


역시 이 여자는 마음에 안 든다. 사정을 알지도 못하면서 떠드는 것도 마음에 안 들고, 쓸데없는 동정을 사기도 싫다. 어차피 다시 볼 사람도 아니고...


하지만 샹은 주저하면서도 다시 말했다.


“저도... 배운 편이 아니지만, 그래도 부군 옆에서 바느질을 하면서 조금 주워들은 것이 있으니... 아가씨의 고민에 약간은 도움이 될지... 모르죠...”


이 무지렁이가...


옅은 비웃음이 세리사의 입가에 배어났다.


말꼬리나 잡아서 혼내줄까.


“왕은 모든 이의 말을 듣는 자리라니 뭐, 들어줄게...”


“그럼... 수신제가치국평천하... 아시나요?”


칼스도 몰랐는데 세리사가 사서오경을 알 턱이 없다. 뜻을 설명한 샹이 이어 말했다.


“아가씨는 아직은 수신의 단계에 계십니다. 그런데 벌써부터 치국을 걱정하실 이유는 없어요. 아직 시간은 많으니까요.”


”...그럼 뭘 해야 하는데...?“


“제 부군께서는, 수신은 홀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셨어요. 아무리 잘나도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그다지 없다고... 그러니 다른 이를 성심으로 대하고 진실하게 말한다면, 내 부족함을 채워주기 위해 호응하는 분이 반드시 있을 거라고... 그게 시작이라고 하셨어요.”


이목이 집을 나온 동기는, 자신의 학식보다 부친의 덕행의 의미가 훨씬 큰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 이는 내게 없어. 있다고 해도 내게 올 리도 없고... 난 소문난 밉상이니까...”


“감히 묻겠지만 아가씨는, 지금껏 다른 이를 성심껏 대하고 진실로 말씀하신 적이 있나요...?”


순간 뜨끔한 세리사는 잠시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솔직한 적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주변이 그래서이기도 하지만, 역시 의심이 더 많았다.


“...없었던 것 같아. 하지만 내 책임은 아니야...”


“솔직함은 책임의 문제가 아니라고 봐요. 지금도 늦지 않았어요. 많은 이를 만나고 생각을 겪고 또 나누고... 그것부터 시작하신다면 잘 모르는 미래에 대한, 그런 두려움을 나눌 친구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너는 내 주변을 모르니까 그런 말을 하는 거야.”


세리사는 갑자기 울적했다.


샹의 말이 틀리지는 않은 것 같다. 생각해보면 자신은 쿄우카 이외에는 마음을 연 적이 없었다. 유키나가 고마울 때도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 애조차 없었다면 친구는 전무했다.


하지만 아이의 고집은 쉬이 인정하지 않았다. 물론 아예 무지렁이는 아닌 듯 했지만, 역시 칼스와 똑같다.


내가 아이라고... 뭐든 다 아는 척 하지 말란 말이야...


샹은 다시 말했다.


“경우는 달라도 약간은 안답니다. 저도... 그리 순탄치 못한 인생이긴 했답니다. ...어머니는 절 낳고 돌아가셨고... 아버지도 일찍 돌아가셨으니까요.”


...똑같이 어머니가 없었다. 세리사는 잠시 흠칫했다.


“...그런데...?”


“어릴 때는 원망도 했어요. 세상에는 나 같이 불행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왜 나는 좀 더 갖고 태어나지 못했나. ...하지만 지금 생각하니 어리석은 생각이었죠.”


“어째서...? 그렇게 생각해?”


“조금 덜 갖고 태어났을지언정, 대신 소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거든요. 제가 어느 공경대부의 집에 태어났으면 만나지 못했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이목, 프람. 그리고... 자신을 위해 싸우다 죽은 그.


마주 사랑해줄 수 없었음에도 너무나 많은 것을 받은, 장평 너른 들에 이름도 없이 묻혀 있을 그...


세리사가 반문했다.


“그래서 지금은 만족해? 솔직히 풍족한 살림도 아니고, 남편도 전쟁을 하고 있잖아? 언제 죽을지 모르고... 불안하지 않아?”


“그래도... 지금은 만족해요. 모든 인연에 감사하고... 또 행운으로 생각한답니다.”


세리사는 왠지 부러운 기분이 들었다.


어째서냐. 나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바닥에 있는, 이 배우지 못하고 가난한 여자가 왜 이리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일까.


“아, 그래... 좋겠네. 긍정적이라서...”


하지만 왠지 시기심도 솟았다.


나는 하지 못하는 생각을 이 여자는 하고 있고... 또 굉장히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다.


그에 비하면 나는...


더욱 심통이 난 그녀는, 더 이상 대화를 거부하듯 무릎 사이로 얼굴을 묻었다.




칼스는 이리저리 오가며 상당히 바빴다. 반면, 내어준 군막에 머무는 세리사는 거의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얌전히 있어주니 일단은 다행이었다. 조금은 안도하면서 그는 오랫동안 이목과 머리를 맞대었다.


다만 이대로는 둘 수 없어, 군막의 침상에서 뒹구는 그녀에게 몇 번 가긴 했다.


“너는 어떻게 할까 생각했는데... 내 옆에서 떨어지면 역시 안 되겠지. 하지만 잔혹한 광경이 될 거라...”


“상관없어... 정 거리껴지면 군영에 버려두던가.”


그게 안 되는데...


칼스는 설명할 수 없는 자신이 답답했다. 물론 위험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하지만 아무리 풀밭이 넓어도, 그 사이에 분명히 바늘이 꽂혀 있다면 맨발로 뛰게 할 수는 없다. 게다가 치명적인 독바늘이다.


“말은 탈 줄 아니까, 나를 따라 기병대에 있어.”


“마음대로.”


“모든 힘은 방어에 돌려. 그리고... 절대 옆에서 떨어지지 마. 싸움 도중에라도...”


“마음대로.”


작은 새는 앵무새가 되었다.


칼스는 자신도 모르게 몇 번이고 뒤통수를 긁었다.


아무래도 길게 이야기를 할 처지는 되지 않겠지. 나중에 어떻게 풀어주어야 할까. 선물이나 아양 정도로는 씨알도 먹히지 않을 것이다.


...내 팔자여.


아무튼 준비는 착착 진행되어 2일 후 자정 무렵, 조군은 은밀히 남문을 나섰다.


만약을 대비해 칼스는 1시간 앞서 자리를 비웠다. 미리 밖으로 나가 적의 척후를 처리하기 위함으로, 도합 10인에 가까운 척후들은 모조리 기절해버렸다.


8리 밖에 주둔한 2만 여의 진군이 첫 번째 목표다. 아군의 전력은 이목이 지휘하는 3만 본대에 자신의 기병 9백 정도. 숫자는 이쪽이 유리하다.


하지만 기습에 시간이 걸릴 경우, 탈주한 진병이 다른 군영에 알릴 수 있다. 그럼 동쪽 방면에 있는 다른 2개 군영이 원군으로 달려올 것이다.


남은 군영의 병사 총수는 못해도 6만 이상이니 다음 싸움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니 군의 기동력이 승부를 가르게 될 것이다.


모두 짚신을 두 개씩 신었고, 말발굽에도 헝겊을 씌웠으며 횃불도 켜지 않았다. 다행히 심어둔 척후를 믿었는지 경계는 크게 심하지 않았다.


“쳐라!”


이목의 호령을 신호로, 짚신을 한 겹 벗은 조군은 벌떼처럼 적의 진영으로 몰려갔다.


장평에서 장정들을 대규모로 잃은 탓에, 이 부대는 왠래는 잡병 취급일만큼 연령비가 엉망인 부대다.


코밑에 잔털이 올라오는 10대 중반도 있는가 하면, 환절기도 아닌데 기침소리 요란한, 여기서는 드문 환갑을 바라보는 자도 있었다. 평균으로야 30대 후반이 되겠지만 어차피 숫자놀음일 뿐이다.


하지만 이 병사들은 작년, 그리고 올해로 이어진 두 번째 포위에서도 성벽을 지켜낸 자들이며, 염파의 휘하에서 몇 번이고 진군에게 적지 않은 손해를 입혔다.


또한 저 한단 성 안에는 연약한 아이와 여자와 노인이 가득하며 모두 그들의 가족들이다.


패하면 뒤가 없다. 각오는 남달랐다.


“잘 따라와!”


칼스는 이목에게서 얻은 말을 내달렸다. 세리사도 다른 말에 앉히긴 했지만, 만약을 위해 그녀의 말고삐를 길게 늘어뜨려 자신의 안장에 매달았다.


그녀에게 주어진 말은 이제 망아지를 갓 벗어난 작은 말이었고, 칼스의 말은 그 말의 어미였다. 따로 다루지 않아도 잘 따라올 수 있도록 머리를 굴려 이렇게 조치했다. 예상대로 그녀의 말은 잘 따라온다.


세리사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 말고삐를 잡은 채로 눈만 감고 있다. 대신 모든 힘을 영자골격에 부여하고 있으니 화살이나 창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저곳에서 들리는 비명은 거슬리는지, 그녀의 얼굴은 이미 잔뜩 찌푸려졌다.


칼스는 오른손에는 되찾은 철창을, 왼손에는 작은 과를 들었다. 40근 넘는 철창을 한 손으로 다루지만 그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다.


기습을 받은 영문의 병사들은 순식간에 도륙을 당했지만, 영채 안은 빠르게 수습됨이 멀리서도 느껴진다. 왕흘의 본진이 아님에도 진군의 훈련수준은 높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대가 너무 나쁘다.


벤다고 하기보다는 쓸어버린다는 것이 옳을 기세다. 그와 그녀를 태운 말 두 마리, 그리고 그가 뚫은 길로 따라온 10여기의 기마가 한 덩어리가 되어 달렸다.


대부분의 보병은 도망치듯 물러났지만, 영격을 위해 한 떼의 기마가 몰려나온다. 선두의 장수는 30여세 정도. 창도 갑주도 좋은 것이며 기세도 좋았다.


“이름을 대라!”


“...웬 놈이다!”


앞서 나온 두 기의 기병을 찔러 떨어뜨린 칼스는, 이어 뛰쳐나온 적장을 향해 다시 창을 휘둘렀다. 두 번 칠 생각은 없었기에, 그가 휘두르는 힘은 과거 백기와 싸울 때의 두 배를 호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칼스는 기겁하고 말았다.


자신의 힘은 보통 사람의 약 10인분으로, 어지간한 이는 받아낸다 해도 날아가기 십상이었다. 하지만 장수는 조금 비틀거렸을지언정 멀쩡했다.


두 사람의 말이 어우러지며 멈추어 제 자리를 돌았다. 재빨리 세리사에게 이은 말고삐를 끊은 칼스는, 이번에는 힘을 두 배로 증강시켜 다시 장수를 후려쳤다. 하지만 상대도 같은 힘으로 맞받아쳐왔다.


서로의 창이 격렬하게 부딪히고, 칼스는 평생 겪어보지 못했던 놀라움과 경악에 빠졌다. 이렇게 힘을 정확하게 조절하며 같은 비율로 증강시키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의 힘이다.


영자력. 이것은 황족 모두에게 전수되며 총 9단계로 나뉘는 오드-아카르와, 황제 직계에게 전수되며 총 7단계로 나뉘는 에르-아카르로 분류된다.


영자력의 단위로도 쓰이는 오드는 힘 그 자체를, 에르는 힘의 최적화를 행하는 수련법이다. 각 단계마다 얻을 수 있는 힘은 정해져 있어서, 동등한 경지라면 전투 센스 및 숙련도가 승패를 가른다.


생명체라면 당연히 가지고 있는 영자를 이용하고 단련하는 것이기에, 지구인이라도 당연히 수련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당연함은 당연한 것이 아니다.


아샤르에서도 최중요 기밀이며 수련 자격 또한 엄격해, 유출은 황족에게도 대죄인 이것을 지상인이 익히고 있다? 대담한 칼스조차 이번만은 경악했다.


당혹감은 서로 마찬가지인 듯, 이번에는 상대가 힘을 두 배로 올려 선공을 가했다. 칼스 역시 같은 식으로 대응했다. 이 공방은 불과 3,4회에 불과했지만 서로에게 많은 정보를 주었다.


대체 정체가 무엇이냐. 그 와중에도 칼스는 고삐가 풀려 떨어진 말과 기승한 주인에게 시선을 주었다.


상대는 강하지만, 세리사와도 비교할 수 없으니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까. 그래도 좀 떨어지라 할까.


하지만 그녀의 행동은 다시 한 번 칼스를 경악시켰다. 거리가 떨어진 것을 확인한 그녀는, 갑자기 혀를 삐죽 내밀고는 말고삐를 잡아채었다.


다른 이들이 말릴 틈도 없이, 말과 주인은 한 덩어리로 전장을 빠져나갔다.


“어이!”


기가 찬 칼스가 불렀으나 세리사는 뒤도 돌아보지 않는다. 적의 장수도 동시에 도망치기 시작했다.


칼스는 몹시 난감했다. 금지된 영자력을 배우고 익힌 자니 절대 그냥 놓아 보낼 수 없다. 잡아서 경위를 알아내지 않으면...!


하지만 세리사가 도망쳤다. 무슨 속셈인지 알 수 없으나 저대로 내버려두면...?!


그리고...


그녀를 쫓아 자신이 자리를 비우면, 이 작전은 완전한 실패로 돌아간다. 출정한 병력이야 이목이 수습하여 돌아갈 수 있겠으나, 동쪽에 위치한 3개 군영 어딘가에 있을 백 명의 백성은 아침에 도륙을 당할 것이다.


기습을 당했으니 어쩌면 분풀이로 전부...!


장평에서의 지오의 비명, 그리고 기름 솥에 내던져진 이들, 백골이 되어 나뒹굴고 있을 그 수많은 이들이 질렀을 비명이 마음에 깊이 파고든다.


죄 없는 이들이 또다시 죽어간다. 그저 눈감기에는 살아온 세월이 용납하지 않는다.


생애 최대의 고민을 하게 되었지만 생각할 시간은 많지 않았다. 칼스는 한참 병사들을 독려하고 있는 이목에게 말을 달렸다.


“장군!”


“오오!”


이목도 꽤나 피를 뒤집어쓰고 있지만, 다행히 상처는 없는 듯 했다. 그는 타고난 무골은 아니었고 일신의 무술도 대단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누구보다 앞서 적과 싸우고 있다.


“저는 적장을 쫓겠습니다! 병사를 휘몰아 잔당을 쫓아낸 다음, 다음 적 군영 5리 앞에서 대기하십시오!”


“뭐라?! 자네가 지금 자리를 비우면!”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칼스가 다시 내달림에, 이목은 복잡한 경황 중에서도 혀를 찼다. 하지만 프람은 자신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그는 다시 싸움에 몰두했다.


칼스의 선택에도 이유는 있다. 약하지만 엄연한 능력자니 당장 세리사에게 어떤 위험은 없다. 돈도 없이 도망칠 정도로 생각이 없진 않으니 짐 정도는 챙기겠지. 그리 되면 시간이 걸리니 어떻게든 따라잡을 터.


반면 적장을 놓친다면 일이 복잡해진다. 능력은 숨길 수 있으니, 잠시 본 얼굴만으로 20만 진군 속에서 녀석을 찾아내리라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지금이라면 도망친 방향도 알고, 말발자국을 쫓으면 추격은 어렵지 않다. 최대한 빨리 처리하고 돌아와 세리사를 잡든, 다시 군을 지휘하든 결정하면 된다.


어우러지는 병장기 소리와 비명소리, 고함소리를 뒤로 하고 그는 내달렸다. 어느 정도 전장을 벗어나고 사람들의 이목이 사라진 것을 확인한 후, 그는 말의 목덜미를 붙잡고 힘을 주입했다. 이것으로, 단기간이지만 주력(走力)과 체력을 상당히 증가시킬 것이다.


암말은 잠시 당혹했는지 속력을 늦추었으나, 칼스가 엉덩이를 치며 재촉하자 이내 날듯이 내달렸다.


녀석이 도망친 곳은 북쪽. 아마 다음 목표로 삼은 군영이겠지. 다행히 녀석은 힘을 불어넣은 방법은 모르는 듯, 그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다.


얼마 걸리지도 않아 장수를 따라잡은 칼스가 외쳤다.


“서라!”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아마 지구 인류는 물론 30만년에 육박하는 아샤르 역사에도, 이렇게 말한다고 선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자신이 말하긴 했어도 어쩐지 쪽팔린다.


시간을 낭비할 수 없음에, 칼스는 왼손에 든 과를 역으로 쥐고 이제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하는 사람, 정확히는 그 말의 꽁무니를 향해 휘두르듯 던졌다. 말에게는 미안하지만 기수를 잡으려면 말부터 잡아야 한다.


강궁(强弓)의 화살을 능가하는 속도로 말의 엉덩이에 과가 적중했다. 기수는 날듯이 떨어졌지만, 이내 공중에서 몇 바퀴 자세를 바꾸어 대지에 발을 디뎠다.


주인과는 달리 불쌍한 말은, 기세를 이기지 못하고 몇 바퀴나 땅에서 뒹굴더니 축 늘어지고 말았다.


바로 옆까지 말을 달린 칼스는 안장에 발을 대고 뛰어 올랐다. 3장 가까이 허공으로 치솟은 그는 다시 두 배에 이르는 거리를 날아, 적장이자 정체불명의 능력자의 등에 창을 내리쳤다.


이 기세는 실로 대단하여, 능력자는 구르듯 옆으로 돌아 피할 수밖에 없었다. 땅에 발을 디딘 칼스는 창을 내밀며 물었다.


“넌 웬 놈이냐. 능력자여.”


...어쩐지 삼류가 된 느낌이다.


싸움을 피할 수 없음을 깨달은 듯, 상대도 대답대신 마주 창을 들이밀었다.


칼스도 신중히 자세를 잡았다. 이 따위 녀석, 죽이려면 일격에 죽이겠지만 지금은 그저 제압해야 한다. 그 입에서 듣고 싶은 말은 차고 넘친다.


그는 먼저 창을 내질렀다. 일단 전력(全力)을 알아볼 필요가 있어, 한 번의 내지름마다 두 배씩 힘을 증강시켰다. 상대도 팽팽히 맞서 오는 것으로 봐서, 지구인으로는 정점에 오를만한 강력한 녀석이다.


도합 3번의 공방이 이어지자 상대의 힘은 더 늘지 않는다. 세리사와 비교해서도 형편없는 수준이지만, 그래도 이런 녀석이 앞으로 지상을 돌아다닌다면...!


칼스는 창을 거꾸로 돌려 극(戟) 부분으로 상대를 내리쳤다. 상대는 창자루로 막았지만, 그 끝이 먹이를 노리는 뱀처럼 심하게 구부러지면서 오른쪽 어깨를 내리찍었다. 으드득 뼈가 파손되는 소리와 함께 피가 튀며, 상대는 비명과 함께 창을 놓치고 말았다.


이는 그 때 백기의 기술, 용아(龍牙)이다. 창을 내리치며 자루끼리 부딪힌 순간 창을 더욱 내지르며 탄력을 추가, 힘의 방향을 조절하여 궤도를 바꾸는 기술이다. 칼스의 무기는 옆으로도 날이 달려 있어, 이는 도끼로 내려찍는 것과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


이것만으로 죽지는 않을 것이다. 칼스는 재빨리 세 번 창을 뻗어 그의 왼쪽 어깨와 두 허벅지를 찔렀다.


연이은 비명과 함께 사내는 주저앉아 버렸다.


“자, 슬슬 정체를 밝혀주실까?”


위협은 날카로운 창날로 바뀌어 그의 가슴팍을 향한다. 하지만 사내는 눈을 질끈 감더니 외쳤다.


“죽여라!”


“그건 안 되지. 살아서 해줄 말이 얼마나 많은데...”


하지만 사내는 갑자기 창날에 가슴을 들이 밀어온다. 칼스가 급히 창을 빼서 자해를 막았지만, 사내는 입에서 피를 흘리며 고꾸라졌다. 혀를 깨문 것이다.


어찌나 세게 깨물었던지 잘려나간 혀가 뱉어진다. 동공이 뒤집히며 입에서는 피거품이 흘러나왔다. 본 적은 없지만 칼스도 이 반응은 알고 있다.


“독...이냐.”


이들의 화학 수준으로는 즉사성의 맹독은 만들 수 없을 터.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독을 구해서 어금니 사이에 끼워두었던 모양이다.


이런 식의 자살이라... 여기에 이런 문화가 있었던가...?


모처럼 잡은 실마리가 허무하게 사라짐에 칼스는 혀를 찼다. 사정은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연결고리라면 어떻게든 이을 수 있을지도. 다음에 찾을 수 있게 그는 시신을 풀숲에 던졌다.


머뭇거릴 시간 따위는 없다. 거리를 생각하면 아직 세리사는 한단 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했을 것이다. 아무리 성급해도 날아서 돌아가진 않겠지.


그렇다면 기습의 성패를 가늠해야 한다. 칼스는 다시 말을 내달렸다. 하지만 가슴 한 편을 묘한 불안감이 끊임없이 찔러대었다.


얼마 전 백부인 로페르에게 들은 이야기. 때문에 자신이 지상에서 경계하는 유일한 것.


...이런 녀석이 여기 있다는 것은, 설마...?!


물론 확률은 낮다. 지금의 세리사는 완전히 힘을 은폐한 상태. 자신조차 느낄 수 없다. 그러나...


내가 지키고 싶은 것을 위해, 내가 지켜야 할 것을 놓친 셈이다. 굉장히 망설였지만, 저 멀리서 들려오는 싸움의 소음은 그를 다시 재촉했다.


...나는 내가 믿는 바를 향해 갈 뿐...!


그는 이를 악물며 말에 채찍을 가했다.




수고하셨어요.


작가의말

지켜야 할 것인가, 지키고 싶은 것인가. 그는 지키고 싶은 것을 선택했답니다.

다음 장은 회전(會戰) 하나 준비.  오오, 전투씬, 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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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 Ⓡ 2장. 인간의 땅. (1) +6 14.09.14 1,622 32 17쪽
185 Ⓡ 1장. 1 vs 100. (3) +12 14.09.13 2,179 85 20쪽
184 Ⓡ 1장. 1 vs 100. (2) +12 14.09.11 1,594 23 18쪽
183 Ⓡ 1장. 1 vs 100. (1) +8 14.09.09 1,691 26 23쪽
182 Ⓡ <9권. 변혁(變革)의 시대> 프롤로그 : 겨울날의 책봉식 +4 14.09.07 1,723 30 11쪽
181 가족의 만찬 편 후기 +6 14.09.07 1,330 29 3쪽
180 Ⓡ <8권. 가족(家族)의 만찬> 에필로그 : 새로운 끈 +6 14.09.06 2,540 102 20쪽
179 Ⓡ 8장. 가지 않았기에 걸어야 할 길. (3) +10 14.09.05 1,754 26 19쪽
178 Ⓡ 8장. 가지 않았기에 걸어야 할 길. (2) +10 14.09.04 1,696 30 18쪽
177 Ⓡ 8장. 가지 않았기에 걸어야 할 길. (1) +8 14.09.03 1,653 29 11쪽
176 Ⓡ 7장. 실타래를 풀다. (3) +8 14.09.02 1,626 25 16쪽
175 Ⓡ 7장. 실타래를 풀다. (2) +6 14.09.01 1,565 24 19쪽
174 Ⓡ 7장. 실타래를 풀다. (1) +4 14.08.31 1,963 32 17쪽
173 Ⓡ 6장. 북한침공전Ⅲ : 벗어버린 껍질의 가능성. (3) +10 14.08.30 1,683 32 21쪽
172 Ⓡ 6장. 북한침공전Ⅲ : 벗어버린 껍질의 가능성. (2) +10 14.08.28 1,813 28 18쪽
171 Ⓡ 6장. 북한침공전Ⅲ : 벗어버린 껍질의 가능성. (1) +14 14.08.26 1,839 26 17쪽
170 Ⓡ 5장. 북한침공전Ⅱ : 은혜와 원한. (3) +8 14.08.25 1,826 40 20쪽
169 Ⓡ 5장. 북한침공전Ⅱ : 은혜와 원한. (2) +8 14.08.24 1,561 24 20쪽
168 Ⓡ 5장. 북한침공전Ⅱ : 은혜와 원한. (1) +12 14.08.24 1,823 36 16쪽
167 Ⓡ 4장. 북한침공전Ⅰ: 용의자 Y의 헌신. (3) +12 14.08.23 1,478 35 20쪽
166 Ⓡ 4장. 북한침공전Ⅰ: 용의자 Y의 헌신. (2) +6 14.08.22 1,897 32 14쪽
165 Ⓡ 4장. 북한침공전Ⅰ: 용의자 Y의 헌신. (1) +6 14.08.21 1,945 34 16쪽
164 Ⓡ 3장. 비상식 VS 몰상식 (3) +8 14.08.20 1,616 26 18쪽
163 Ⓡ 3장. 비상식 VS 몰상식 (2) +8 14.08.19 1,799 33 16쪽
162 Ⓡ 3장. 비상식 VS 몰상식 (1) +6 14.08.18 1,601 31 17쪽
161 Ⓡ 2장. 독특한 침략자. (3) +8 14.08.17 1,394 25 17쪽
160 Ⓡ 2장. 독특한 침략자. (2) +6 14.08.16 1,657 29 13쪽
159 Ⓡ 2장. 독특한 침략자. (1) +8 14.08.15 1,609 34 15쪽
158 Ⓡ 1장. 걸음을 내딛다. (3) +8 14.08.14 1,481 28 17쪽
157 Ⓡ 1장. 걸음을 내딛다. (2) +6 14.08.13 1,690 32 17쪽
156 Ⓡ 1장. 걸음을 내딛다. (1) +6 14.08.12 1,699 39 16쪽
155 Ⓡ <8권. 가족(家族)의 만찬> 프롤로그 : 라멘집의 이남이녀(二男二女) +10 14.08.10 2,067 22 8쪽
154 ------- 3부. 미래에의 지표 편에 앞서서... ------- +8 14.08.09 1,605 20 2쪽
153 2부 아샤르 연대기 후기 및 제목변경 설문. +6 14.08.09 1,298 18 4쪽
152 Ⓡ <7권. 배덕(背德)의 창공 後> 에필로그 : 너를 위한 기다림 (2부 完) +4 14.08.09 1,452 36 6쪽
151 Ⓡ 16장. 새벽 어스름, 어두운 창을 열며 빛을 기다리다. (3) +6 14.08.09 1,585 34 17쪽
150 Ⓡ 16장. 새벽 어스름, 어두운 창을 열며 빛을 기다리다. (2) +8 14.08.08 1,752 27 22쪽
149 Ⓡ 16장. 새벽 어스름, 어두운 창을 열며 빛을 기다리다. (1) +8 14.08.07 2,012 28 20쪽
148 Ⓡ 15장. 천국과 지옥의 경계. (3) +8 14.08.06 1,460 24 20쪽
147 Ⓡ 15장. 천국과 지옥의 경계. (2) +8 14.08.05 1,145 25 24쪽
146 Ⓡ 15장. 천국과 지옥의 경계. (1) +6 14.08.04 1,472 34 18쪽
145 Ⓡ 14장. 진정한 승리. (3) +12 14.08.02 1,428 29 24쪽
144 Ⓡ 14장. 진정한 승리. (2) +10 14.07.31 1,401 33 25쪽
143 Ⓡ 14장. 진정한 승리. (1) +6 14.07.29 1,306 21 19쪽
142 Ⓡ 13장. 끊어진 실. (3) +4 14.07.26 1,191 26 18쪽
141 Ⓡ 13장. 끊어진 실. (2) +8 14.07.24 1,554 33 18쪽
140 Ⓡ 13장. 끊어진 실. (1) +8 14.07.22 1,536 27 17쪽
139 Ⓡ 12장. 대전(大戰) : 모함(母艦) 대 모함. (3) +6 14.07.19 1,535 31 20쪽
138 Ⓡ 12장. 대전(大戰) : 모함(母艦) 대 모함. (2) +8 14.07.17 1,610 31 18쪽
137 Ⓡ 12장. 대전(大戰) : 모함(母艦) 대 모함. (1) +6 14.07.15 1,345 22 18쪽
136 Ⓡ 11장. 연전(連戰) : 욜스 전투. (3) +10 14.07.12 1,781 27 21쪽
135 Ⓡ 11장. 연전(連戰) : 욜스 전투. (2) +10 14.07.10 1,631 32 18쪽
134 Ⓡ 11장. 연전(連戰) : 욜스 전투. (1) +6 14.07.08 1,501 32 15쪽
133 Ⓡ 10장. 초전(初戰) : 비로스 731 전투. (3) +8 14.07.07 1,832 29 24쪽
132 Ⓡ 10장. 초전(初戰) : 비로스 731 전투. (2) +8 14.07.06 1,743 27 18쪽
131 Ⓡ 10장. 초전(初戰) : 비로스 731 전투. (1) +4 14.07.05 1,785 30 17쪽
130 Ⓡ 9장. 검(劍)을 손에 쥐고. (3) +8 14.07.04 974 26 20쪽
129 Ⓡ 9장. 검(劍)을 손에 쥐고. (2) +8 14.06.30 1,416 27 17쪽
128 Ⓡ <7권. 배덕(背德)의 창공 後> 9장. 검(劍)을 손에 쥐고. (1) +6 14.06.29 1,310 32 18쪽
127 <7권. 배덕(背德)의 창공 後> - 시작합니다. 그 전에 설문. +16 14.06.29 1,442 23 3쪽
126 Ⓡ 8장. 빛을 향한 어둠의 선언. (3) +6 14.06.28 1,698 31 18쪽
125 Ⓡ 8장. 빛을 향한 어둠의 선언. (2) +10 14.06.27 1,915 27 29쪽
124 Ⓡ 8장. 빛을 향한 어둠의 선언. (1) +6 14.06.26 1,737 86 25쪽
123 Ⓡ 7장. 잃은 것과 얻은 것. (3) +8 14.06.25 1,868 29 19쪽
122 Ⓡ 7장. 잃은 것과 얻은 것. (2) +6 14.06.24 1,271 24 22쪽
121 Ⓡ 7장. 잃은 것과 얻은 것. (1) +6 14.06.23 1,501 24 15쪽
120 Ⓡ 6장. 벌어진 간극. (3) +8 14.06.22 1,678 30 21쪽
119 Ⓡ 6장. 벌어진 간극. (2) +8 14.06.21 1,451 38 21쪽
118 Ⓡ 6장. 벌어진 간극. (1) +4 14.06.20 1,668 28 19쪽
117 Ⓡ 5장. 보다 중요한 것. (3) +10 14.06.19 1,967 30 23쪽
116 Ⓡ 5장. 보다 중요한 것. (2) +8 14.06.18 1,803 29 18쪽
115 Ⓡ 5장. 보다 중요한 것. (1) +8 14.06.17 1,590 28 15쪽
114 Ⓡ 4장. 분열의 조짐. (3) +2 14.06.16 1,983 35 16쪽
113 Ⓡ 4장. 분열의 조짐. (2) +6 14.06.15 1,368 32 18쪽
112 Ⓡ 4장. 분열의 조짐. (1) +8 14.06.14 1,418 29 20쪽
111 Ⓡ 3장. 엇갈린 인연. (3) +6 14.06.13 1,591 28 18쪽
110 Ⓡ 3장. 엇갈린 인연. (2) +8 14.06.12 1,665 23 17쪽
109 Ⓡ 3장. 엇갈린 인연. (1) +6 14.06.11 1,719 27 18쪽
108 Ⓡ 2장. 추억의 계단. (3) +4 14.06.10 1,607 33 16쪽
107 Ⓡ 2장. 추억의 계단. (2) +2 14.06.09 1,476 28 17쪽
106 Ⓡ 2장. 추억의 계단. (1) +2 14.06.08 1,532 28 16쪽
105 Ⓡ 1장. 여름날의 책봉식. (3) +6 14.06.06 1,442 22 16쪽
104 Ⓡ 1장. 여름날의 책봉식. (2) +2 14.06.05 1,991 36 16쪽
103 Ⓡ 1장. 여름날의 책봉식. (1) +2 14.06.04 2,557 93 17쪽
102 Ⓡ <6권. 배덕(背德)의 창공 前> 프롤로그 : 암흑의 우주, 빛의 창(槍) +2 14.06.02 1,921 36 5쪽
101 Ⓡ <5권. 인연(因緣)의 대지> 에필로그 : 정원, 세 번째 만남 +6 14.05.31 1,704 32 8쪽
100 Ⓡ 8장. 내가 감히 그대를... (3) +2 14.05.31 1,741 31 14쪽
99 Ⓡ 8장. 내가 감히 그대를... (2) +4 14.05.30 1,580 31 22쪽
98 Ⓡ 8장. 내가 감히 그대를... (1) +10 14.05.29 1,613 30 19쪽
97 Ⓡ 7장. 상처가 준 상처. (3) +4 14.05.28 1,623 29 24쪽
96 Ⓡ 7장. 상처가 준 상처. (2) +6 14.05.27 1,523 33 24쪽
95 Ⓡ 7장. 상처가 준 상처. (1) +2 14.05.26 1,630 44 20쪽
» Ⓡ 6장. 지켜야 하는 것, 지키고 싶은 것. (3) +2 14.05.24 1,793 27 23쪽
93 Ⓡ 6장. 지켜야 하는 것, 지키고 싶은 것. (2) +2 14.05.23 1,512 35 23쪽
92 Ⓡ 6장. 지켜야 하는 것, 지키고 싶은 것. (1) +2 14.05.22 1,574 33 18쪽
91 Ⓡ 5장. 날 수 없는 작은 새. (3) +2 14.05.21 1,595 37 22쪽
90 Ⓡ 5장. 날 수 없는 작은 새. (2) +2 14.05.20 1,447 27 18쪽
89 Ⓡ 5장. 날 수 없는 작은 새. (1) +2 14.05.19 1,710 31 16쪽
88 Ⓡ 4장. 인연의 대지. (3) +2 14.05.17 1,535 29 15쪽
87 Ⓡ 4장. 인연의 대지. (2) +2 14.05.16 1,387 30 20쪽
86 Ⓡ 4장. 인연의 대지. (1) +2 14.05.15 1,343 33 13쪽
85 Ⓡ 3장. 황야, 두 번째 만남. (3) +4 14.05.14 1,631 41 14쪽
84 Ⓡ 3장. 황야, 두 번째 만남. (2) +2 14.05.13 1,529 31 19쪽
83 Ⓡ 3장. 황야, 두 번째 만남. (1) +2 14.05.12 1,633 34 17쪽
82 Ⓡ 2장. 그것이 알고 싶다. (3) +2 14.05.09 1,338 32 22쪽
81 Ⓡ 2장. 그것이 알고 싶다. (2) +5 14.05.08 2,247 33 19쪽
80 Ⓡ 2장. 그것이 알고 싶다. (1) +4 14.05.07 1,462 41 21쪽
79 Ⓡ 1장. 상처입은 고양이. (3) +2 14.05.06 1,558 36 21쪽
78 Ⓡ 1장. 상처입은 고양이. (2) +2 14.05.05 1,724 39 17쪽
77 Ⓡ 1장. 상처입은 고양이. (1) +2 14.05.04 1,728 34 18쪽
76 Ⓡ <5권. 인연(因緣)의 대지> 프롤로그 : 인연, 첫 번째 만남 +2 14.05.03 1,608 41 12쪽
75 Ⓡ <4권. 전장(戰場)의 소년> 에필로그 : 너에게로 가는 길 +6 14.04.29 1,929 42 24쪽
74 Ⓡ 8장. 사람의 길, 왕의 길. (3) +4 14.04.28 1,454 32 25쪽
73 Ⓡ 8장. 사람의 길, 왕의 길. (2) +2 14.04.27 1,547 28 22쪽
72 Ⓡ 8장. 사람의 길, 왕의 길. (1) +4 14.04.26 1,577 37 19쪽
71 Ⓡ 7장. 갈라진 길 : 장평대전(長平大戰). (3) +4 14.04.25 1,559 27 23쪽
70 Ⓡ 7장. 갈라진 길 : 장평대전(長平大戰). (2) +4 14.04.24 1,326 34 21쪽
69 Ⓡ 7장. 갈라진 길 : 장평대전(長平大戰). (1) +4 14.04.23 1,547 32 23쪽
68 Ⓡ 6장. 불어오는 바람. (3) +4 14.04.22 1,707 30 21쪽
67 Ⓡ 6장. 불어오는 바람. (2) +4 14.04.21 1,419 32 21쪽
66 Ⓡ 6장. 불어오는 바람. (1) +4 14.04.20 1,407 37 21쪽
65 Ⓡ 5장. 장막 속에서. (3) +4 14.04.19 1,528 33 21쪽
64 Ⓡ 5장. 장막 속에서. (2) +2 14.04.18 1,570 35 19쪽
63 Ⓡ 5장. 장막 속에서. (1) +6 14.04.17 1,726 41 21쪽
62 Ⓡ 4장. 같은 길을 가다. (3) +6 14.04.16 2,010 44 21쪽
61 Ⓡ 4장. 같은 길을 가다. (2) +6 14.04.15 2,324 44 20쪽
60 Ⓡ 4장. 같은 길을 가다. (1) +4 14.04.14 1,667 43 21쪽
59 Ⓡ 3장. 인연을 맺는 여로(旅路). (3) +2 14.04.13 1,833 36 21쪽
58 Ⓡ 3장. 인연을 맺는 여로(旅路). (2) +2 14.04.12 1,957 33 18쪽
57 Ⓡ 3장. 인연을 맺는 여로(旅路). (1) +2 14.04.11 2,406 38 23쪽
56 Ⓡ 2장. 탄생과 죽음. (3) +4 14.04.10 1,500 41 13쪽
55 Ⓡ 2장. 탄생과 죽음. (2) +4 14.04.09 1,829 39 16쪽
54 Ⓡ 2장. 탄생과 죽음. (1) +4 14.04.08 2,018 70 13쪽
53 Ⓡ 1장. 하늘과 바람이 만난 곳. (3) +2 14.04.07 2,200 50 18쪽
52 Ⓡ 1장. 하늘과 바람이 만난 곳. (2) +2 14.04.06 2,013 36 15쪽
51 Ⓡ 1장. 하늘과 바람이 만난 곳. (1) +2 14.04.05 2,313 40 17쪽
50 Ⓡ <4권. 전장(戰場)의 소년> 프롤로그 : 심야(深夜)의 자객 +8 14.04.03 2,206 37 12쪽
49 ------- 2부 아샤르 연대기 시작합니다. ------- +6 14.04.03 1,779 38 2쪽
48 1부 종료 및 후기. +4 14.04.01 2,537 97 3쪽
47 Ⓡ <3권. 홍염(紅炎)의 연회> 에필로그 : 내 사랑스런 세상 (1부完) +10 14.03.31 2,352 44 14쪽
46 Ⓡ 8장. 대타협. (3) +8 14.03.29 2,001 48 14쪽
45 Ⓡ 8장. 대타협. (2) +8 14.03.28 2,131 38 25쪽
44 Ⓡ 8장. 대타협. (1) +4 14.03.27 2,146 42 22쪽
43 Ⓡ 7장. 이 마음이 너에게 닿기를... (3) +7 14.03.26 2,056 36 23쪽
42 Ⓡ 7장. 이 마음이 너에게 닿기를... (2) +4 14.03.25 2,076 47 18쪽
41 Ⓡ 7장. 이 마음이 너에게 닿기를... (1) +4 14.03.24 2,343 56 21쪽
40 Ⓡ 6장. 지옥을 만드는 것. (3) +10 14.03.22 2,298 46 26쪽
39 Ⓡ 6장. 지옥을 만드는 것. (2) +11 14.03.21 2,518 106 18쪽
38 Ⓡ 6장. 지옥을 만드는 것. (1) +11 14.03.20 2,143 43 20쪽
37 Ⓡ 5장. 푸른 바다, 붉은 하늘. (3) +12 14.03.19 2,775 55 27쪽
36 Ⓡ 5장. 푸른 바다, 붉은 하늘. (2) +4 14.03.18 3,158 88 19쪽
35 Ⓡ 5장. 푸른 바다, 붉은 하늘. (1) +6 14.03.17 2,599 45 20쪽
34 Ⓡ 4장. 증오와 편견 : 오퍼레이션 트리아이나. (3) +4 14.03.15 2,373 42 19쪽
33 Ⓡ 4장. 증오와 편견 : 오퍼레이션 트리아이나. (2) +4 14.03.14 2,576 54 21쪽
32 Ⓡ 4장. 증오와 편견 : 오퍼레이션 트리아이나. (1) +7 14.03.13 2,390 48 19쪽
31 Ⓡ 3장. 각자의 전장. (3) +8 14.03.12 2,170 48 23쪽
30 Ⓡ 3장. 각자의 전장. (2) +2 14.03.11 2,314 50 21쪽
29 Ⓡ 3장. 각자의 전장. (1) +5 14.03.10 2,197 44 19쪽
28 Ⓡ 2장. 최강 대 최강 : 일본해구 전투. (3) +4 14.03.09 2,235 49 16쪽
27 Ⓡ 2장. 최강 대 최강 : 일본해구 전투. (2) +6 14.03.08 3,003 50 20쪽
26 Ⓡ 2장. 최강 대 최강 : 일본해구 전투. (1) +4 14.03.05 2,700 53 17쪽
25 Ⓡ 1장. 전야제(前夜祭). (3) +6 14.03.01 2,502 100 15쪽
24 Ⓡ 1장. 전야제(前夜祭). (2) +4 14.02.26 2,120 46 19쪽
23 Ⓡ 1장. 전야제(前夜祭). (1) 14.02.22 2,282 37 14쪽
22 Ⓡ <3권. 홍염(紅炎)의 연회> 프롤로그 : 미지의 전장으로 +4 14.02.19 2,097 41 9쪽
21 2권까지 쓰고 후기. +10 14.02.08 2,156 44 13쪽
20 Ⓡ <2권. 구궁(九宮)의 황녀> 에필로그 : 천년의 정원 +6 14.02.08 2,334 47 22쪽
19 Ⓡ 8장. 세상의 끝에서 진심을 외치다. +12 14.02.08 2,041 54 66쪽
18 Ⓡ 7장. 듣고 싶지 않았던 말. +4 14.02.05 2,415 50 72쪽
17 Ⓡ 6장. 부당거래(不當去來). +8 14.01.29 2,182 48 59쪽
16 Ⓡ 5장. 투쟁남녀(鬪爭男女). +2 14.01.25 2,532 47 43쪽
15 Ⓡ 4장. 부유하는 마음. +10 14.01.21 2,447 44 45쪽
14 Ⓡ 3장. 내일의 날씨는 태풍. +9 14.01.19 3,014 47 53쪽
13 Ⓡ 2장. 진짜 악마는 꼬리가 없다. +19 14.01.18 3,209 123 49쪽
12 Ⓡ 1장. 여우 집에 간 두루미. +8 14.01.18 3,651 107 38쪽
11 Ⓡ <2권. 구궁(九宮)의 황녀> 프롤로그 : 우주 저 너머에서 +4 14.01.18 2,911 52 3쪽
10 Ⓡ <1권. 일상(日常)의 파괴> 에필로그 : 가장 좋아하는 나 +14 14.01.14 3,091 64 9쪽
9 Ⓡ 8장. 나의 이름은... +10 14.01.14 3,020 67 36쪽
8 Ⓡ 7장. 생(生)과 사(死). +4 14.01.14 3,318 105 44쪽
7 Ⓡ 6장. 지키는 이들의 싸움 +7 14.01.14 3,382 55 33쪽
6 Ⓡ 5장. 불편한 동행. +10 14.01.14 3,485 59 37쪽
5 Ⓡ 4장. 나는 왕이로소이다. +6 14.01.14 3,845 70 45쪽
4 Ⓡ 3장. 미지와의 조우. +7 14.01.14 4,648 64 40쪽
3 Ⓡ 2장. 북해도의 봄. +11 14.01.14 9,763 95 48쪽
2 Ⓡ 1장. 무너지는 세상. +30 14.01.14 16,564 179 23쪽
1 Ⓡ<1권. 일상(日常)의 파괴> 프롤로그 : 어느 연설 +33 14.01.14 24,073 245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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