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장. 추억의 계단. (1)
한 권이 끝날 때, 가슴에 남는 글이 되길 바랍니다.
Ⅰ
어느덧 여름이 끝났다. 하지만 세리사의 마음 속 열기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동궁은 개방된 곳. 덕분에 그와의 만남이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황제의 건강이 그리 좋지 않아, 어쩌면 세대교체는 생각보다 이를지 모른다. 그 때를 대비한 후대들의 만남은 바람직한 것이다.
하지만 칼스가 세리사를 만날 때, 미묘하게 따가운 시선을 느끼고 돌아보는 그곳에는 항상 쿄우카가 있다.
이제 동궁 시녀장이 된 쿄우카는 완벽한 예절로 빈객을 대했다. 하지만 유독 칼스에게 닿는 시선은, 마치 배회하는 늑대를 주시하는 양치기 개의 그것이다.
참다못한 칼스가 넌지시 물어보자, 세리사는 별로 부정도 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아마도 쿄우카는, 뭔가 눈치를 챈 것 같은데...?”
“이봐...?!”
칼스는 기겁했지만, 좀처럼 보여주지 않는 그의 당혹한 모습에 그녀는 꽤나 키득댔다.
“괜찮아. 쿄우카는 무척 입이 무겁고, 그 누구보다 내 편이거든. 내겐 엄마 같은 사람이잖아.”
“누구는 어머니가 없어서 이러는 줄 알아?”
“진짜 괜찮아. 설령 내가 진실을 말해도, 아쉬워할지언정 쿄우카는 반드시 내 편이 되어 줄 거야.”
“퍽이나 그렇겠다. 만의 하나라도 너와 내가 잘 된다면, 내가 부황(夫皇)은 몰라도 황제가 되는 걸 두고 볼 것 같아? 16년을 애지중지 키워온, 딸 같은 애의 권좌가 위태위태한데?”
“...기뻐.”
느닷없는 밝은 미소가 쏟아짐에 칼스는 의아했다.
“뭐가 기뻐?”
“방금 한 말. 황제가 아니고 부황까지 이야기해주잖아. 제위와 상관없이 나랑 맺어져도 되는 거, 그 가능성도 부정하지 않는 거잖아.”
칼스는 질린 듯 고개를 흔들었다.
“어디까지나 가능성의 문제일 뿐이잖아.”
“나를 그저 꼬맹이 취급하던, 그 때보다는 매우 발전한 거지.”
“...끄응...”
명확하게 선을 긋고 싶었지만, 이 웃음 앞에서는 몇 번이고 실패한다. 난감한 그는 거듭 주의를 주었다.
“아무튼 시녀장이 물어 와도 절대 말하지 마. 그거 계약 파기야.”
“알고 있어. 대신 앞으로 1년, 날 피해 도망갔다가는 그것도 계약 파기야. 알았지?”
1년. 그것이 서로에게 주어진 시간이다. 칼스는 말했었다.
“...결론이 나는 것을 기다리며 언제까지 질질 끌 수는 없지. 어느 정도는 기간을 정하자. 괜찮겠어?”
“기간...?”
“맛보기로 1년은 어때?”
칼스는 꽤 선심을 쓴 셈이었지만 그녀에게는 불만이 드러난다. 하지만 그거라도 어디냐.
납득한 그녀에게 칼스가 다시 말했다.
“나도 이제 겨우 시간을 얻었으니, 이제부터 너를 위해 일부는 쓸 수 있어. 다만 세 가지는 약속을 해 줘.”
“세 가지? 뭔데...?”
“우선 비밀은 지켜야 해. 절대 새어나가면 안 돼.”
“비밀은 당연히 지키겠지만...”
“그 다음은, 일반적인 연인 사이라도 서로 지켜줘야 할 사생활은 있어. 우린 사회생활이 있고, 그게 동성과 만날 일 만은 아냐. 이것에 대해서는 간섭하기 없기.”
세리사는 갑자기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 당신이... 다른 여자를 만들면...?”
“그건 네가 간섭할 일은 아니지. 다만 그런 여자가 생겼다 해도, 네가 그걸 뛰어넘을 수 있을 정도로 내게 좋은 면을 보여준다면, 지금보다는 나은 가능성이 네게도 있지 않을까?”
세리사는 잠시 생각했다.
지난 5년, 그가 다른 여자를 만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음은 큰 실책이다. 하지만 되짚어 보건데, 그건 단순히 자신이 어려서만은 아니었다.
이 남자는, 어지간한 사람은 쳐다보기도 힘들 정도로 허들이 높다. 3년간 간부학교에 틀어박혔고 2년간은 군무. 그러니 일견 안심했던 점이 크다.
“...알았어.”
하지만 그녀는 조금 불만이었다. 기왕 계약한 것, 그 동안 나만 바라봐준다, 그리 말해줄 순 없는 건가.
“마지막으로... 과도한 수단을 쓰지 않을 것. 우리 두 사람의 일상은 어디까지나 대화와 토론, 놀이로 한정한다. ...괜히 유혹이나 사고를 쳐서 날 잡을 생각은 하지 마. 관계없는 타인을 끌어들이는 것도 마찬가지야.”
“...그렇게까지는 안 해. 그럼 그것만 지키면... 군말 없이 내 옆을 지켜줄 거야?”
“기꺼이.”
세리사는 내심 한숨을 쉬었다. 이토록 성장해도 그는 나를 진심으로 바라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게도 그 동안은 준비였을 뿐이다. 앞으로 하기에 따라 그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그는 나를 보지 못했을 때에도 나를 소중히 여겼으니, 아직 희망은 차고 넘친다.
반면 칼스는 여전히 고민했다.
이 녀석을 포기시키는 것은 절대 쉽지 않겠지. 그럼 정나미가 떨어지게 한번 행동해볼까. 하지만 세리사도 바보는 아니니 그 정도로는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것도 무조건 좋다면 자신만 바보가 된다. 그러니 선을 그었다.
그 이후 자주 만남의 시간을 가지고, 매번 즐겁고 기쁘게 웃는 그녀를 보며 칼스의 고뇌도 차츰 깊어갔다.
하지만 또한 어느 정도는 즐거웠다. 대상이 엄청 틀리긴 했지만, 누군가에게 사랑받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기분이 나쁘지 않다. 또한 추억이라 부를 수 있을 만한 것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었다.
초가을 밤의 유성을 기다려, 충분히 변장을 한 다음 사이터(공중부양바이크)를 타고 베라에 조성된 산과 들판으로 나간 그들. 세리사는 북극 하늘의 유성이 떨어질 때마다 즐겁게 탄성을 질렀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길가에서 가져온 차를 나눠 마시며, 낮과는 다르게 즐거워하면서도 수줍어했던 미소도 기억난다. 모두 짧지만 깊은 추억이다.
칼스 역시 몇 번이고 되새겼다. 세리사도 생각이 없진 않겠지. 그저 추억을 쌓기만 해서는 내 마음을 돌리게 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을 것이다. 비록 자신의 옆을 지키고 있지만, 약속이니까 그렇게 하는 것뿐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걱정했던 것만큼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그 대신, 그저 그와 추억을 쌓을 거리만 열심히 생각해 냈다.
지나치게 속이 편한 것 아닐까 싶지만, 아직 시간이 있다고 생각했을까. 아니면 서두르다가는 결과만 나빠진다고 생각했을까.
마치 지금껏 외로웠던 시간을 보상받으려는 것인지. 아니면 한참 피어나는 나이에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만도 마냥 좋은 것인지.
아마 그녀 자신도 모를 것이다.
“소풍?”
세리사의 느닷없는 제안에 칼스는 어리둥절했다.
“으응. 휴일에 유키나도 잠시 오면 다들 시간이 비잖아? 내가 이것저것 준비할 테니 어딘가 가 보자고.”
“어디로...?”
세리사는 조금 얼굴을 붉혔다.
“첸레이...”
“왜 하필 지상이야...?”
“지금 꽃이 지려하고, 그리고...”
얼버무리는 말투 속에는 묘한 수줍음이 묻어났다.
그녀가 그를 만났던 여행의 첫 시작. 무언가 결심하거나 생각을 할 일이 있는 것일까. 아니면 그냥 말 그대로 꽃이 지기 전에 가보려는 것일까.
그다지 거절할 명분은 없다. 유키나도 오니 둘만도 아니고, 도망친 광전사가 지상에 있겠지만 그 따위는 아무 문제도 없다. 그저 원주민만 조심하면 될 일이다.
“지상인데 허가가 날까?”
“괜찮아. 아바마마가 전 국토의 통행권을 주셨거든. 물론 신중하게 사용하라는 전제는 있지만. 칼스도 갖고 있을 거잖아? 유키나만 허락받으면 돼.”
혹시 그녀가 통행권이 없었다면 거절할 좋은 명분이 되었겠는데.
쓴맛을 삼킨 그에게 그녀는 웃어보였다.
당신은 도망치지 못한다. 그리 읽은 칼스는 항복했다.
“그런데 뭘 준비한다는 거야? 어지간한 건 시녀들이 챙겨줄 텐데...”
“요리. 모두 내가 만들 거야.”
그녀는 의기양양 웃었지만, 이내 생각에 잠긴 그를 발견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뭐가 잘못 되었어?”
“...최근 그다지 잘못한 게 없는 것 같은데. 아니면 내가 모르는 잘못이 있다던가... 그래도 날 죽일 생각이라면, 이건 다소 과한 처분인 거 아닌가 싶어서...”
“제대로 만들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일부러 볼을 부풀려 화난 척 해 보았지만, 어울리지 않는 것을 아는 그녀는 금방 그만 두었다.
서로 놀리고 웃고... 이게 스스럼없는 연애가 아니라면 뭐란 말일까.
“...기대하지.”
칼스는 보이지 않게 자신의 배를 눌렀다.
세리사와 외출 약속을 한 직후, 칼스에게는 군령본부(軍令本部)의 호출이 떨어졌다.
군령본부는 군령은 물론 인사와 상벌, 전략과 작전까지 통괄하는 군의 최대 부서로, 그 수장인 총장(總長)은 제복군인 서열 1위이기도 하다.
그 권한에 따라 칼스에겐 새로운 계급이 부여된다. 중휘로 제대해 예비역이 된 그에게, 황족 특례로 준제독 계급을 새로 부여하는 것이다.
“세라사 칼스 카이 중휘. 총장 각하를 뵙습니다.”
여름 열기가 남은 늦은 오후, 공중도시 라므 소재의 군령본부에 군복 차림으로 출두한 칼스. 그를 맞은 이는 현 군령본부촌장, 카샴 베나르 원수였다.
“어서 오게.”
아나이트 원수가 약간 각진 얼굴의 올곧은 인상이라면, 올해 63세의 카샴 원수는 은퇴 후 수년이 지난 학교의 선생님을 연상하게 한다.
학생들에게는 호랑이였겠지만 졸업생에게는 기억에 남는 은사가 될, 엄격하고도 관대한 인물. 칼스조차 약간 짓눌리는 세월의 관록이 풍긴다.
원수가 직접 계급장을 바꿔주고, 장성은 칙임(勅任)이므로 황제의 임명장을 팔찌에 입력시킨다.
모든 절차를 마친 카샴 원수가 말했다.
“감상은 어떤가? 세라비 준제독.”
“이런 게 용납되는 것이... 솔직히 좀 그렇습니다.”
전군을 통틀어도 20대에 장성이 되어본 인물은 근 백년간 4명에 불과하다. 칼스 본인조차도 일개 중휘 시절에는 총장을 본 적도 없고, 지난번 황태녀 즉위식 때 인사한 것이 전부다.
하지만 황족 특례는 이야기가 다르다. 노원수도 양미간을 조금 찌푸렸다.
“그렇지. 군의 입장에서 본다면 자넨, 성적은 특출하지만 아직은 경험 부족의 애송이일 뿐이네. 기분 나쁘게 들리려는지 모르지만.”
“맞는 말씀입니다. 저는 순양함 함장으로 200명을 지휘해본 것이 전부입니다. 그런데, 비록 예비역이지만 황족 특례로 준제독, 갑자기 7천명을 지휘할 수 있다는 건 자멸이나 다름없지요.”
“왜 황족특례가 주어지는지 알고 있나?”
“어차피 중요한 곳에는 안 내보낼 테니까요. 모양은 나도록 계급은 줄 테니까, 뭣도 모르면서 주제넘게 나서지 말라는 거겠죠.”
“정답일세.”
서로는 가볍게 웃었다. 칼스가 말했다.
“입장을 바꾼다면, 계급만 높은 애송이에게 지휘를 맡길 만큼 군이 느슨하지는 않을 테죠. 만약 제가 지휘한다 해도 그런 군대라면 사양입니다.”
“그럼 앞으로 할 일은 알고 있겠지?”
“장성인데 왜 내 자리는 없느냐, 나도 우주에 가고 싶다. ...그런 따위의 문제로는 여기에 오지 않겠습니다.”
“그런 정도까지야...”
노원수는 쓴웃음을 감추지 않았다.
“솔직히 하는 말인데, 학교 성적이 좋았던 사람이 군에서도 그랬느냐... 그걸 이야기한다면 나는 부정적일세.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온 사람들이야말로 화려하지 않아도 견실하지.”
“동감입니다.”
칼스는 간부학교 동기들을 떠올렸다. 우수한 인재들인 것은 틀림없지만 자신의 공부회에 넣을 만한 인재는 손에 꼽았다. 백 명이 채 안 된다고 해도 눈에 차는 사람은 그 정도였다.
“그럼에도 간부학교가 왜 있는 줄 아는가?”
“연공서열 파괴이죠. 학교 성적만 좋은 멍청이에 애송이가 있는 반면, 그저 세월 따라 승진한 계급만 높은 바보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원수는 묘한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일단 나는 간부학교 출신은 아닐세. 젊을 때는 간부학교 출신들과 알력도 좀 있었고. 물론 그들이 인정받는 인재라는 것은 아네. 하지만 그 자부심이 독이 될 수도 있지. 실패를 몰랐기에, 실패를 맞닥뜨리면 오히려 쉽게 무너졌네. 이것은 지휘관의 지위에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생각해야하는 문제이네.”
“옳은 말씀입니다.”
“자네가 현왕이 되면 못해도 대제독이 되겠지. 후계자가 생기면 상제독도 될 것이고. 황족 출신 대장군이 없는 것은 아니니, 언젠가 내 자리를 차지하거나 함대를 지휘할지도 모르네. 상상이 가는가?”
“제가 함대를 지휘할 일이나 있겠습니까? 그건 전쟁 때나 가능한 일이고, 그런 일은 없는 편이 좋습니다.”
“모르는 일이지. 나는 성적 따위는 믿지 않았고, 자네를 직접 이렇게 보기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했네만, 자네가 예외가 되었으면 괜찮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방금 들어서 말이야.”
“애송이 준제독, 황족일 뿐인데 왜 그런 생각을 하셨습니까?”
카샴 원수는 알 수 없는 웃음을 지었다.
“내 사람 보는 눈은 그다지 나쁘지 않거든. 그냥 느낌일 수도 있지만.”
마치 병아리를 감별하는 감정사처럼, 아니면 아직은 망아지지만 훌륭한 근육을 가진 경주마를 살피는 조련사처럼, 그는 이 젊은이를 조금 시험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평화의 시대. 군의 역할도 전력유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지금, 들어오는 인재도 나가는 사람도 거기서 거기다. 그러니 소문의 왕세자가 어떤 인물인가를 보고 싶었을 것이고, 또 대화도 나눠보고 싶었을 것이다.
칼스에게는 다행히도, 원수는 그럭저럭 합격점은 준 듯 했다.
“세라비 준제독, 축하하네. 자네는 다음에 다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그래도 좋은 이유로 다시 온다면 그때는 환영하겠네.”
“네. 혹시라도 다시 뵈었을 그 때는, 어설픈 애송이 정도는 벗어나 보이겠습니다.”
“그러길 바라네. 잘 가게.”
“각하께서도 건강하시기를...”
그는 힘차게 경례를 붙였다.
군령본부의 군색(軍色)은 청색이다. 삼군사령본부는 붉은 색, 통합지원본부는 흰 색이다.
제국군은 반드시 이 3개의 본부 중 하나에는 소속되어 있지만, 일선이 아니라면 본부간의 직접적인 왕래는 많지 않다.
그러니, 인사이동 시기도 아닌데 붉은 줄 군복의 젊은 군인은 눈에 띄기 마련이다. 동시에 왕세자인 것을 알아본 이가 있는지, 칼스가 걸어가는 회랑의 구석구석에는 드문드문 사람이 보인다.
물론 장성급은 단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애송이 황족이 분에 넘치는 계급장을 받는 꼴이 좋을 리가 없겠지. 하지만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무리가 아니다.
또한, 몰린 사람들 전부가 눈도장을 찍으려는 얄팍한 속셈은 아닐 것이다. 자주 할 수 없는 구경이나 하려는 것이겠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선은 꽤 느껴진다.
‘황족은 그런 것이다. 충성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구경감이자 입놀림의 대상이지. 감수해야 하느니라.’
부황은 그리 당부했다. 또, 자신의 외모가 대단한 것은 잘 알고 있다. 간부학교 시절에도, 대부분 철없이 훔쳐보고 가거나 접점을 만들려는 어설픈 노력으로 끝났지만, 그를 구경감으로 삼는 이는 많았다.
이들도 그럴 뿐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코너를 꺾는 순간, 그는 한 인물과 마주쳤다.
군속이 입는 제복이다. 군복은 남녀공용이지만 군속은 달라, 그녀는 제복 치마와 상의를 입고 있다.
“아...”
그녀는 경례를 하려고 했지만, 이어 그의 신분을 생각하고 궤례(軟禮)로 무릎을 꿇으려 했다. 하지만 몸이 붕 뜨는 느낌과 함께 꺾이는 다리가 정지했다.
칼스는 가볍게 손을 들어 올렸을 뿐이지만, 이미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그녀의 행동을 제어했다.
“군인으로 온 것이니 그렇게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래도...”
“군복이잖습니까? 서로가 말이죠.”
끄덕인 그녀는 경례로 인사했다. 칼스도 마주 경례하며 말했다.
“지난번에는 결례가 많았습니다. 공녀.”
...아나이트 아미에... 였지.
칼스는 기억을 되짚었다.
수고하셨어요.
- 작가의말
내려갈 팀은 내려가고, 만날 사람은 만난다. (퍽)
정기 연재는 월 수 금입니다만 심심해서 예약걸어놓음. (퍽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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