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장. 실타래를 풀다. (1)
한 권이 끝날 때, 가슴에 남는 글이 되길 바랍니다.
Ⅰ
다음날인 11월 16일. 새벽부터 열린 군통합회의에서, 군령본부총장 케네리스 원수가 서막을 열었다.
“상대가 엉뚱한 수를 쓰기 전에, 정신을 못 차리도록 속도전이 필요합니다. 이에 따라 대규모 강하작전이 마련되어 있으니 일선에서는 잘 따라주시길.”
고위간부가 잡혀버린 엄청난 손해를 입은 슈고카이는 잠시 잠잠하겠지만, 북한 입장에선 약간의 희망이나마 걸어 추진한 방법이 수포가 된 이상 엉뚱한 수를 쓸지도 모른다.
그러니, 다소의 피해를 추가하더라도 속도를 훨씬 끌어올린 추가 작전이 채택되었다. 각 군이 동시다발적으로 위성궤도에서 강하하며, 북한 각 주요도시들에 대한 지상병기 투하가 그 골자였다.
아샤르 우주함대가 보유한 공격항모는 모두 179척, 이 중 신영토의 대민지원에 투입된 60척을 제외하고는 모두 야베타 대제독에게 맡겨졌다. 총력전이었다.
“북한군의 현 동향은?”
황제의 물음에 케네리스 원수가 답했다.
“개성이 함락된 이상 평양은 코앞이에요. 아마 주력일 듯 대규모 병력 집결이 관측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인근의 도시에 대한 강하전술을 통해 평양을 완전 포위, 조직적인 저항은 3일 이내에 끝내버릴 생각입니다.”
화상으로 출석한 우현왕이 말했다.
“동의합니다. 그동안 전선이라는 개념을 유지했던 것은, 북한 정부에 대한 심리적인 압박을 통한 항복 유도라는 성격이 강했지요. 하지만 이제는 그런 것을 가릴 처지는 아니겠지요. 총장 각하.”
“네. 사령장관 전하. 하지만 난민 문제는 여전히 걸림돌이니, 앞으로도 주의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북한 원주민들도 정보가 없진 않아 전쟁, 그리고 무엇보다 압제자를 피해 월경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알거지 상태로 대부분 도보로 이동하는지라, 자칫 전투에 말려들어 죽을 가능성이 높다.
여왕이 말했다.
“난민 수용 및 치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송선은 무조건 자동조종, 수용 및 탑승인원도 알로프로 한정했습니다만, 사람이 안 보이니 저들은 꽤나 두려워할 거에요. 로사를 이용한 안내방송은 꾸준히 해주지만... 불안감에 난동을 피우는 자도 꽤나 나오고 있고.”
황제가 거들었다.
“그럼 이렇게 하자. 배급은 충분히 줄 테지만, 또한 앞으로 이유를 불문, 난동을 피우는 자는 추가 경고 없이 격리수용한다고. 사람이 가서 달래기 힘든 만큼, 서로의 안전을 위해 이 부분만큼은 강하게 나가야 한다.”
점령 직후 아샤르에서 만든, 진행자가 로사인 교육 프로그램이 3시간 과정으로 포로들에게 송출되었다. 포로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기본적인 정보를 줌과 동시에 앞으로 얻을 수 있는 권리, 신민의 입장에서 져야 하는 의무가 주력이다.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더더욱 속도전이다. 일단 동시 강하시간은... 뭐야, 야간인가?”
황제의 의문에 케네리스가 대답했다.
“네. 저성능이긴 해도, 적외선 및 영파탐지기는 개별 알로프들도 갖고 있으니 주야의 차이를 가리진 않습니다만... 적은 그렇지 않죠. 그러니 채택했습니다만...”
“안 돼. 주간으로 바꿔라.”
황제의 반대에 두 대장군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어둠 속에서 눈먼 총알로 저들끼리 죽이게 하지 마. 이제껏 적의 피해 대부분이 아군끼리의 오사나 오폭인 만큼 그건 위험하다. 포격이 있다면 그냥 받아줘.”
“알로프 피해가 자칫 너무 커질 텐데요?”
“괜찮아. 오히려 대규모의 강하가 주간에 펼쳐지는 것이 효과가 좋다. 어둠 속에서야 전함이라도 불빛 정도잖아. 하지만 하늘을 뒤덮은 군함 사이에서 개미떼처럼 내려오는, 그런 적군은 시각적으로 오히려 공포일 것이다. 제풀에 총을 던지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되겠지.”
모두가 납득했다. 황제가 말했다.
“사흘 후 이 시간까지는, 북한 정규군에 의한 조직적인 저항은 일소하도록. 그 후로도 산발적인 저항이야 있겠지만 그것도 진압 준비는 해 두고.”
한반도 특성상 장기간의 게릴라 활동은 무리이다. 도망치며 싸울 정도로 국토가 넓은 것도 아니며 대부분이 민둥산이라 숨을 곳이 많지도 않다.
물자를 보급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외부 지원도 기대할 수 없다. 다만 자발적인 저항군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유래 없는 독재에서 구해줬는데 게릴라라니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지만, 전쟁범죄나 증오범죄에 노출 될 수 있는 북한 수뇌부들이 군벌의 형식으로 군을 장악할 수도 있다.
이에 대비해 위성궤도에서 지상을 철저히 감시하고 있으며, 투입되는 알로프 500만기 중 300만기가 치안 병력이다.
“자, 건투를 빈다.”
모두가 물러나자 황제는 크게 기지개를 켰다.
슬슬 지금쯤이면 노부유키가 항복한 것이 에노모토와 미야시타 일가의 귀에 들어갔겠지.
과연 반응이 어떨지...
예상은 하지만 그래도 궁금하다.
“...허락하셨다고요? 설마 설득 당하신 겁니까?”
에노모토 마코토는 눈알을 부라렸다.
턱을 어루만지며 노부유키가 말했다.
“설득이 아니라 얻어맞은 거지만... 허락했습니다.”
쏟아지는 의혹에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할 수 없잖소. 고집이나 부리는 바보 여식, 그에 어울리는 바보이긴 하더이다. 더불어... 묘하더군요.”
“묘하다니요? 뭐가 말입니까?”
“얼굴도 태도도 다른 것도 모두 다르지만, 그 자에게서 뭐랄까... 아키라가 약간 느껴지니까...”
“정말입니까...?”
미야시타 부부의 몸이 들썩이자 그는 끄덕이며,
“같은 경우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저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잘 설명할 수는 없지만요.”
여기에 머무른 지난 24일간, 가장 오래 버틸 것 같았던 노부유키가 가장 먼저 항복했다.
몹시 당혹한 마코토에게 노부유키가 뒤통수를 긁으며,
“이건 사견이지만, 역시 부모 이기는 자식은 없습니다. ...에노모토 댁은 설득이 가능하던가요?”
“...아뇨.”
“이유가 뭐랍니까?”
“잘은 몰라도... 이런 겁니다... 친구가 죽었어요. 그 아이의 선택은 속으로 분노를 삭이고 살거나, 아니면 원수에게 가서 따져 묻는 거죠. 전자는 자기 마음이 아니었답니다. 그럼 후자인데 하필 따져 물을 대상이...”
친구였지만 이제는 친구가 아니고 친구의 남편이다.
“앞으로는 이들의 세상이죠. 거기서 할 일을 찾아보고 싶다... 입니다. 그저 미워하기만 하면 남는 게 뭐냐는 거죠.”
“그럼 어찌하실 겁니까?”
“최소한 아사카와상이 좀 버텨주셨으면...”
“저도 너무 쉽게 넘어가서 면목 없습니다만... 사실 결과는 정해져 있을지도 몰라요. 우리는 인정하기 싫어서 이제껏 버텼을지도... 그런 생각이 듭니다.”
“외계인 사위인데요?”
마코토의 의문에 히토미가 말을 거들었다.
“제가 말하기 조금 뭣하지만 별로 잘난 것도 없는 딸을 데려가려고 그렇게 극성이었죠. 다시 말하자면, 지구인이라고 하찮게 보거나 할 수 있는 입장인데도, 그쪽에서 그러지를 않아요. ...여기서 우리가 편견을 가진다면 그건 도리가 아니겠지요. 그리고 루이코도 마음이 굳어서요. 못 이깁니다.”
“으음...”
“아마 따님도,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은 집이 아니라 여기 있다고 생각한 거에요.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일이 드물었는데, 이 점은 고집을 피우잖아요?”
“그렇지 않아도 당혹했습니다. 어째서 저렇게 고집이었는지. 하지만... 저 아이가 잘 해낼 수 있을까요? 눈물 많고 마음도 여리고...”
“하지만 루이코가 말했어요. 상세한 이야기는 해주지 않았지만, 따님은 저 황제를 상대로도 할 말을 다 했답니다. 그 정도면 어딜 가서도 괜찮을 거에요.”
품안의 자식인줄만 알았건만 어느새 떠나가려 한다. 그것도 가장 어렵고 힘들 길로.
세상은 외로운 영웅과 고독한 선구자를 항상 필요로 하지만, 부모의 입장에선 자기 자식만은 그리 되면 안 된다. 그건 너무 힘들지 않은가.
그들이 머무는 거실의 벨이 울렸다.
“실례하겠습니다.”
찾아온 이는 중년 부인이었다.
“황후궁 시녀장 렌파르아 쿄우카입니다. 제 주인께서, 에노모토 부부 두 분을 뵙기를 청하십니다.”
마코토가 목젖을 울렸다.
“저희를요? 아니, 저희들만요?”
“네. 영애분 문제로 드릴 말씀이 있답니다.”
“...거부할 순 있습니까?”
“상관은 없습니다. 뜻은 전했으니... 결정되시면 밖에 말씀해 주세요.”
“...아뇨. 가겠습니다.”
쿄우카가 물러가자, 에노모토 부부에게 노부유키가 물었다.
“이거 아무래도, 그 황후인가 하는 여자가 직접 나설 모양입니다. 그런데 왜 허락하셨죠?”
“이야기를 들어야 돌파구가 나올 것 아닙니까?”
마코토는 아픈 뒤통수를 움켜쥐었다.
“저희는...”
미야시타 에이지가 천천히 말했다.
“황제를 보러 가겠습니다.”
“...네?!”
“어째서요?”
두 남자의 의문에 에이지는 노부유키를 바라보았다.
“얼마 전에, 댁의 따님이 다녀갔어요.”
“...그 대신 뭔가 변호라도 하던가요?”
“아뇨... 그냥 지난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 고민한 결과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죄송하지만 따님께 이야기를 좀 전해주시면...”
“...그리하지요.”
미야시타 부부가 방문한다. 소식을 전한 루이코도 올 것이 왔다 느꼈다.
“혹시 그 분들이 원망하면 받으실 생각이세요?”
“그럴 수밖에 더 있나. 최악의 경우는, 싫든 말든 돈으로 때워야 할 판이지만...”
황제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럴 사람들이 절대 아니지.”
“그럼 바로 부를까요?”
“그래라. 그런데 같이 있을 거야? 지금쯤 황후가 에노모토 일가를 만나고 있을 텐데... 거기로 가 보련?”
“여기가 더 어려울 것 같으니 그냥 있을게요.”
북궁 본전 거실, 서로 인사를 나는 후 차 한 순배가 돌자, 황제가 가볍게 손을 뻗었다.
“결론은 나왔습니까?”
“어느 정도는... 그렇습니다.”
에이지는 고개를 들다 다시 찻잔에 시선을 주었다.
“말씀하신 것은 둘 다 거절입니다. 염치없이 죽은 아들을 마음에 품고 다른 아들... 말씀은 고맙지만 그리 대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 보상안이라도 생각해두신 것이 있는지?”
“...아들의 시신은 보았습니다.”
요우코는 간신히 울지 않았다.
“데려가서 장례를 치를까 합니다.”
“두 분 마음의 상처는 어찌하고요?”
“견뎌내야죠. 쉽지 않겠지만... 견뎌내야죠.”
“그러면 제가 불편한데요... 하다못해 물질적 보상안이라도 취할까요?”
“아들의 죽음을 빌미로 돈을 받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저 조용히, 조용히...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살기를 원합니다. 그 외에는 아무 것도 필요 없습니다.”
이 황제는 아들의 목숨도 사랑도 모두 가져갔다. 주겠다는 호의를 거부하는 것은 그 상실감 때문일 것이다.
이 문제는 결국 해결하지 못하는가.
루이코는 숨을 삼켰지만, 뜻밖에도 에이지가 말했다.
“그래도 이 일로 당신을 탓하지는 않겠습니다. ...그게 우리들의 결론입니다.”
루이코는 깜짝 놀랐다. 다행이라면 다행이지만 의구심은 깊었다.
하지만 황제는 아무래도 불편한 표정으로,
“그건 감사합니다만, 하나 더 묻겠습니다. ...저는 솔직히 욕먹을 각오도 충분히 했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보다 더 관대하셔서요. 대체 이유가 뭡니까?”
아무래도 그 성격상 빚을 지고 살기는 싫겠지. 루이코는 그리 판단했다.
입을 다문 에이지 대신 요우코가 더듬거리며,
“루이코짱에게... 이야기를 들었어요.”
“어떤 이야기입니까?”
물으면서도 황제는 루이코에게 묘한 웃음을 보냈다.
만류했음에도 굳이 찾아간 것을 탓하는 것일까, 아니면 덕분에 살았다는 뜻일까.
그래도 그녀가 찾아간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었다. 황제는 더 잘 알고 있겠지만 그들은 모질지는 않다. 아마 용서해주겠지.
그렇지만 그대로 아무 이야기도 듣지 못하고, 그 슬픔이 깊어지는 것만은 참기 힘들었다.
당신 아들은 저와 하루, 두 사람을 구했어요. 우리를 버리고 혼자 살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를 않았어요.
또한 그를 대신해서 살아갈 이 사람은, 어제까지 죽인 이의 몇 배를 살려주겠죠. 그리고...
“루이코짱이 말하더군요. 하필 아키라였던 것은 스스로도 안타깝지만, 그래도 당신은 끝까지 그 애를 지켜주었다고요.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었던 거라고요. 그게 아니었으면, 자신의 마음도 전하지 못한 채 무척 원통하게 죽었을 거라고...”
“확실히 제가 좀 고생하긴 했지요. 그래서, 그 값으로 용서하신다는 겁니까?”
“용서라고 하면 너무 과한 표현이 되겠지만, 아무튼 저희의 결정은 전해드렸습니다.”
“...그리 원하신다니 어쩔 수 없지만...”
황제는 나지막이 웃었다.
“그래도 아깝군요. 이대로라면 루이코를, 영원히 당신들의 가족으로 만들 수가 없잖습니까.”
순간 흠칫한 부부에게 황제가 물었다.
“예전엔 기대하시지 않았나요?”
미야시타 부부의 괴로운 침묵에 루이코도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모를 일이다. 또 모를 일이다.
황제는 아키라의 기억을 이야기한 적이 별로 없다. 대신 하나씩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그리고 그 너머에 보이는 한 청년의 숨겨진 마음에 가슴이 아팠다.
죽은 그가 생전 조금 더 많은 것을 표현했더라면, 그 때의 우정이 어쩌면 사랑으로 바뀔 수 있었을까?
그 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답할 수 있다. 그랬을 거야.
그는 좋은 사람이었잖아.
이 부부도 그리 생각했을 것이다. 어쩌면 가족이 될 지도 모른다. 그리 생각하며 즐겁게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키라를 잘 돌봐줄, 그리고 그에게서 사랑받고 부모에게도 또 하나의 자식이 될, 이 옆집 소녀 말이다.
황제는 거듭 아쉽게 웃었다.
“그건 아직 완전히 깨어진 미래는 아닙니다. 저도 아드님을 제법 겪은 몸이니 감히 말씀드리지만, 아드님은 자신이 살았던 집과 추억, 그리고 낳고 길러준 부모의 마음속에서 루이코가 사라지길 원하지 않을 겁니다. ...가끔씩은 방을 찾고 꽃을 놓아두고, 그리고 당신들과 함께 지난 추억을 이야기할... 그런 미래는 놓아두고 싶지 않을까요?”
부부는 연달아 괴로운 신음을 내뱉었다.
...죽은 자식의 마음을, 슬픔에 겨워 생각하지 못했던 그 소망을, 그 목숨을 가져간 이 사람이 오히려 정확하게 찔러온다...!
황제가 천천히 말했다.
“이렇게 하죠. 저는 용납하기 힘들어도, 대신 장차 루이코가 낳은 아이는, 가끔이나마 댁에 보낼 테니 막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깜짝 놀란 요우코가 외쳤다.
“그, 그게 무슨...?”
“손자처럼 대해주세요. 친아들은 안겨주지 못했지만, 그처럼 제 아이를 돌봐주신다면 서로 납득할 수 있지 않을까요. 겪어본 결과, 두 분은 좋은 부모였습니다. 제 아이에게도 좋은 영향은 미칠 것 같고...”
루이코는 금방 깨달았다.
이건 굉장히 파격적이지만, 또한 엄청난 공격이고 그만큼 유효할 거다.
잃어버린 아들. 때문에 다시는 볼 수 없을 광경. 아이가 뛰어노는 것을 보며 이 부부도 웃음을 되찾을지도 모른다. 시름도 상처도 차츰 나을지도 모른다.
장래의 가족사진. 비록 아키라가 빠졌을지언정 그 일부는 가져볼 수 있다. 참기 힘든 유혹인 그 증거로 부부, 특히 요우코는 심하게 동요했다.
“...정말... 그렇게... 하시려고요?”
“네. 다만 그렇게 된다면, 황족이 둘이나 머무르게 되니 댁이 너무 궁색해도 곤란합니다. 경호도 당연히 붙어야 하고... 그러니 어느 정도 경제적 지원은 하겠습니다. 이것도 괜찮겠죠?”
루이코는 내심 혀를 내둘렀다.
이 인간의 무서움은, 일을 벌일 때 반드시 복수의 효과를 노린다는 것이다. 이걸 빌미로 경제적 혜택도 통과시키겠다는 것이다.
두 부부는 잠시 서로를 바라보았다.
이어 남편의 손이 아내의 손을 잡고, 아내의 손은 남편의 손을 힘주어 잡는다. 그것만으로도 오랜 세월을 같이 살아온 부부의 의견이 쉬이 교환된다.
“...그럼 받아들이겠습니다.”
에이지가 먼저, 이어 고개를 숙인 요우코가 울먹였다.
“저희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하지만 역시 잃기는 싫은 그런 미래였어요. ...다행으로 생각할게요. ...감사합니다.”
“제가 더 감사합니다. ...제 아이이자 루이코의 아이이지만, 여러분의 아이도 될 겁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기대감과 만족감으로, 황제도 깊이 고개를 숙였다.
수고하셨어요.
- 작가의말
자, 4일차에 이르러 전쟁 마무리에 들어가지만 전쟁씬을 하나 넣어볼까 했는데... 이 권 주제와는 너무 동떨어져서... 사실 이 글이 그리 전쟁물이나 SF도 아닌 셈이잖아요. ㅎ.
7장에서는 일단 황제 개인사를 어느 정도 해결했고... 유키나의 영자력 전수에 얽힌 속사정도 풀어봅니다. 전쟁 뒷수습은 그냥 덤.
9월 초에는 좀 바쁠 것 같아서... 1권의 스피드를 올리겠습니다. 사실 3부 3권 들어서 진도가 잘 안나가는 것이... 생각할 게 너무 많아요 ㅠㅠ 스스로를 다그치기 위해 비축분을 소모해야 합니다. 추석 전에 에필까지 끝내보죠.
내일 뵙겠습니다.
Commen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