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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연 님의 서재입니다.

람의 계승자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저스연
작품등록일 :
2015.03.21 02:01
최근연재일 :
2015.09.01 03:28
연재수 :
345 회
조회수 :
362,190
추천수 :
11,012
글자수 :
2,844,987

작성
15.04.22 03:32
조회
821
추천
30
글자
16쪽

람의 계승자 - ep.4 - 거울이 보여준 것(9)

DUMMY

-------------------------------

“밤바람이 시원하네요. 오늘은 윤달이 뜨려나?”

“공주님, 어째서입니까?”

“응? 뭐가요?”

“왜 자꾸 귀족들의 요구를 들어주시는 겁니까? 오늘도 수정의 힘을 사용하시다니....이제 에센스가 거의 바닥났지 않습니까!”

“...저한테 화났어요?”

“그...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제가 화내는 쪽은 귀족원입니다.”

“있잖아요, 그람. 저는 이 나라가 좋아요. 무리지어 뛰어노는 어린아이들이, 김을 매는 농부들이 좋아요. 또 한적하게 노를 젓는 사공도, 집을 짓는 목수도 좋아해요. 그 사람들은 모두 리크나이츠의 백성이지요. 귀족원의 요구라고 해도 제가 하는 일은 별반 다르지 않답니다. 햇볕을 불러 농작물의 성장을 촉진시키고, 흉년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거죠. 물론 그 대부분이 군량으로 소비된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제 힘으로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다면...그걸로 만족해요.”

“하지만 에센스가 떨어지면 공주님의 목숨도...”

“...그람, 안다바리엘, 약속 하나 해줄래요?”

“마...말씀만...”

“만약 제가 죽으면...아니, 아무리 힘든 일이 생기더라도 이 나라를 버리지 말아줘요. 우리가 일구어놓은 이 나라를...”

“다...당연히 저희는 죽을 때까지 리크나이츠의 국민입니다.”

“누군가는...그래요. 누군가는 이 나라를 지켜야만 해요. 모두가 등을 돌릴지라도...닿을 수 없는 저 별을 잡기 위해...누군가는 그래야 하지 않겠어요? 누군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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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열린다. 시리도록 차가운 대리석 바닥, 그 위에 놓인 두 구의 시체. 천장에 매달린 샹들리에는 말없이 홀 안을 굽어보고 있지만, 불을 밝힐 생각은 전혀 없는 듯하다. 피는 이미 굳어버린 후지만, 그래도 낯선 이가 등장하자 다가오지 말라는 듯 맹렬하게 비린내를 풍겨온다.

시체를 끌어안고 오열하는 짓 따윈 하지 않는다. 그러나 태연하려 하면 할수록, 두 남자의 가슴 속엔 한 뭉치 적개심이 불을 지핀다. 둘은 타오르는 불을 식히려는 모양인지 길게 한숨을 늘어 뱉는다. 동이 터오기 전의 새벽. 뿜어진 입김은 샹들리에에 올라가 닿는다.


“내가 왜 단장직을 그만뒀는지 얘기했었나?”


“...아니.”


나타니엘은 한쪽 무릎을 꿇고 그람의 눈을 감겨주려 했다. 하지만 사후강직 탓인지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피지도 못하고 져버린 꽃. 죽은 제자의 눈은 말없이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이 나라는 귀족들이 세운 나라야. 군대도, 상업도 귀족을 중심으로 돌아가지. 그들은 세상만사가 어떻게 하면 자기 권력을 불리는 데 도움이 될까 밖에 궁리를 안 하지. 심지어 신의 아이조차도 말이야. 만약 클라리스가 왕족 출신이었다면...아니, 조금만 더 대찬 성격이었다면...”


“이제 와서 누굴 탓해본들 소용없어. 자네나 나나 현실에 등을 돌린 패배자일 뿐이지. 그 결과가 이거야.”


타이달루크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터벅터벅 걸어가 안다바리엘의 가슴에 꽂힌 칼을 뽑았다. 서툰 솜씨 탓인지 찌이익, 하고 살점 뜯어지는 소리가 났다. 그의 눈썹이 미세하게 뒤틀렸다.

나타니엘이 말했다.


“진저리가 나. 원래 세상이 이런 건지, 아니면 내가 재수 없게 이런 곳에 떨어진 건지. 내가 잘못된 건가? 원래 그렇게 살아야 맞는 세상인가? 모르겠어. 난 내게 주어진 일만 열심히 하면 모든 게 잘 될 거라 생각했었지. 하지만...이젠 지치는군.”


“케리아돌은 아반케즈의 아이에게 복속되었어.”


나타니엘의 어깨가 흠칫 떨렸다. 물론 말하지 않아도 그건 알고 있다. 클라리스, 그람, 안다바리엘, 그리고 케리아돌까지. 사랑했던 사람들이 단 하루 만에 전부 사라졌다. 이젠 세레나데를 불러줄 여인도, 함께 술잔을 기울일 제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의 말대로다. 대체 그가 무슨 죄를 지었는가. 그리고 오늘 죽은 이들은 무슨 죄를 지었단 말인가.

그러나 절망 속을 헤집는 데 있어 그와 타이달루크의 태도에는 차이가 있었다. 타이달루크는 끓어오르는 감정을 모아 가슴 한 편에 응축시켰다. 그건 인내하는 게 아니었다. 모으고 또 모아, 조용히 분출시킬 따름이었다. 그의 치밀한 성격처럼.


“신세 한탄을 한다면 말리지 않겠어. 이대로 도망쳐도 돼. 하지만 날 방해하진 않았으면 좋겠군. 난 너처럼 로맨티스트도, 평화주의자도 아니니까.”


“....”


“귀족들이 그래도 쓸 만한 게 하나 있지. 목적을 이루는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거....정말 지겨워.”


기이이이잉...그람과 안다바리엘의 시신을 중심으로 마법진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담회색 빛깔에 엇갈려 교차된 두 개의 타원. 촉매는 혈류석, 제물은 막 뽑아낸 피, 대상은 죽은 두 구의 시신. 시전자는 대륙 최고의 사령술사인 타이달루크였다.

그의 캐스팅에 맞춰 타원마법진이 빙글빙글 돌아가기 시작했다. 나타니엘이 그 광경을 보곤 당황하여 외쳤다.


“뭐...뭘 하려는 거야?”


타이달루크는 태연하게 답했다.


“보는 대로지. 이 두 못난 제자들을 일으켜, 사건의 전말을 직접 들어야겠어. 그다음에 움직이자고.”


“기억...까지 되살리는 마법이란 말이야? 너 어떻게...그건 법칙 무시야!”


“말했잖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고.”


기이잉, 기이이잉!!

타이달루크가 주문을 외자 타원의 회전이 가속을 붙기 시작했다. 담회색 빛은 더욱더 짙어졌고, 그 강렬한 빛의 향연에 살아있는 자와 죽은 자 모두 형체를 알아보기가 힘들어졌다.


“리바이브(Revive)!!"


리바이브. 사령술사 타이달루크 메디치가 창조한 마법이자, 9클래스라는 극악의 난이도 때문에 오직 그만이 사용할 수 있었던 마법. 기존의 사령술이 시체를 일으켜 꼭두각시로 만드는 데에 국한된 반면, 리바이브는 죽은 자의 영혼까지 빙의시켜 지성체로서 작동하게 한다. 되돌아온 영혼은 육신이 ‘완전히’ 으스러지거나, 아니면 시전자가 소멸할 때까진 결코 죽지 않는다. 그야말로 부활(復活)을 구현한 진기라 칭할 만하지만, 물론 여기에는 세 가지 맹점이 있었다.

첫째는 육체는 여전히 죽은 몸이기 때문에 계속 해서 썩어간다는 점, 둘째는 이 마법 자체가 자연의 법칙에 위배되기 때문에 시전자가 어마어마한 피드백에 시달린다는 점이다. 사실 타이달루크는 리바이브 시전 당시 생텀가드들에게 숙청당할 각오까지 하고 있었다.

그리고 셋째는 되살아난 영혼의 상태다. 그들은 존재 자체가 부조리이다. 이 세계는 산 자들의 것. 죽은 자들이 안주할 장소는 어디에도 없다. 게다가 몸은 계속해서 썩어가기 때문에 그들은 끊임없이 허기지고, 목마르며, 엄청난 한기에 시달린다. 이 고통은 아무리 옷을 껴입어도, 그리고 아무리 음식을 먹어도 해갈되지 못한다. 이런 가혹한 시련 때문에 영혼이 미쳐버릴 가능성도 컸다.

그렇다면 타이달루크는 왜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둘을 되살리려 한 것일까? 이는 귀족원을 소탕하는 데 있어 둘이 가진 정보가 꼭 필요했다는 점과, 자신의 힘으로 언제든지 그들을 편하게 해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사실 그는 복수가 끝나면 그 즉시 제자들을 풀어줄 생각이었다. 돌아온 제자들을 조금 질책하고, 귀족원을 압박할 증거를 만드는 데 있어 그들의 조력을 구할 셈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선택이 500년이 지나도 끝나지 않을 고통의 시작이었음을 그때의 타이달루크는 알지 못했다.

일행은 숨을 죽이고 이 장면을 지켜보았다. 당연히 메디치에게 말을 거는 이는 한 사람도 없었다. 아니, 지금 고개를 돌리면 그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 상상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는 침묵하고 있었다.

주문이 완성되자 그람의 눈이 깜박이기 시작했다. 손가락이 움직이고, 다리가 부산하게 돌아갔다. 그건 마치 얼음이 녹자 그 안에 잠자고 있던 뱀이 행동을 시작하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부자연스럽게 삐걱대던 관절도 차차 생전에 그랬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변화했다. 옆에서는 안다바리엘이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있었다.

기억이 돌아왔을 때, 그람은 가장 먼저 명치에 꽂힌 화살을 잡아 뽑았다. 그리고 그는 처절하게, 그리고 고통스럽게 비명을 질렀다.


“으아...으아아...끄아아아악!!!”



귀족원은 득의양양했다. 눈엣가시였던 마법친위대도 사라졌고, 그람의 스승인 나타니엘과 타이달루크도 자취를 감추었다. 물론 그 둘은 아직 살아있고 그람과 안다바리엘의 시체도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는 게 찜찜하긴 했지만, 그 모든 걸 상회하고 남을 정도의 카드가 그들에게 있었다. 이미 브리토리스 출사표에 대한 책임은 사라진 두 마법사에게 뒤집어씌웠다. 은빛 기사단이 전멸했다는 게 뼈아프긴 하지만 애초에 기사단이 귀족원의 편이던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에겐 클라리스의 목이 있었다. 제아무리 아반케즈의 아이라 해도 그녀에겐 긴장하고 있었을 터, 자신들이 그 짐을 대신 덜어준 것이었다.

아반케즈의 아이가 라키시아에 도착했을 때 귀족들은 성문을 열고 당당하게 그를 맞았다. 왕은 이미 몇 안 되는 호위대를 데리고 남부로 도망친 뒤였다. 군대는 전멸했고, 북부 및 중부는 브리토리스에 떨어진지 오래였다. 마법친위대도 와해했다. 사실상 리크나이츠라는 국가는 멸망했다고 봐야 했다.

귀족원 대표가 위풍당당하게 아반케즈의 아이의 앞으로 걸어갔다. 그는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신의 아이가 수도에 온 걸 환영했고, 충성의 의미로 베릴의 아이의 목을 준비했노라고 전했다. 아반케즈의 아이는 곱게 분까지 발라진 한 여인의 목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이 여인의 생은 누굴 위한 것이었을까.

그는 피식 웃더니 뒤에 서 있던 여자에게 명령했다. 풀린 눈동자로 클라리스의 목을 멍하니 응시하고 있던 케리아돌을.


“귀족원을 말살해라, 케리아돌.”


“분부대로.”


아마 그때가 아반케즈의 아이에게 지배되었던 시간 동안 그녀가 단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명령에 따르던 순간이었을 것이다. 배에 기름이 잘잘 흐르는 돼지들을 죽이는 데에는 굳이 변신할 필요도 없었다. 그녀는 인간의 모습을 유지한 채 귀족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 뜯기 시작했다.


“히...히이익?! 무슨...대체 이게! 대체 왜 이러는 게요?!”


그것은 전부 타이달루크의 수완이었다. 되살아난 그람에게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그는 귀족원에 대한 복수를 계획했다. 도망치는 척하면서 왕궁 안에 잠입해있던 그는, 기밀서류고에 침입해 브리토리스 원정을 도모한 인사들의 목록을 빼돌렸다. 그다음은 일사천리였다. 어차피 아반케즈의 아이에겐 「전부 죽일 것인가, 아니면 일부는 살려둘 것인가」의 차이였다. 타이달루크의 서류를 받은 그는 껄껄 웃었다. 이미 각성한 이상 귀족이든 뭐든 아무 상관도 없었지만, 그들이 살아남으려고 베릴의 아이마저 죽였다는 사실에 묵혔던 분노가 치솟은 것이었다.

그리고 모두의 바람대로, 귀족원은 전멸했다. 리크나이츠의 완벽한 패망이었다.


하지만 수도가 함락되고 일주일 후, 리크나이츠 남부에서 또 다른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리크나이츠 역사에, 아니 인류의 역사에 기록될 전무후무한 영웅, ‘리카르고 샤르커드’와 ‘에리안델 크류네’가 그 주인공이다.

나타니엘은 클라리스가 죽은 직후 수도를 빠져나갔고, 다른 신의 아이를 찾아 전국을 방황하기 시작했다. 아반케즈의 아이를 멈추게 하거나, 최소한 케리아돌이라도 자유롭게 해달라고 간청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는 대륙의 남쪽 끝, 텔아단의 작은 마을에서 한 여성을 발견하게 된다.

에리안델 크류네. 갈색 단발머리를 단정하게 빗은 그녀는 클라리스와는 또 다른 신비함을 가지고 있었다. 특이하게도 그녀는 각성하기 전 마을의 신전에서 복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이런 특징 때문인지 그녀는 말수가 적고 내성적이었으며, 또 다정다감하고 온화했다. 나타니엘은 안도했다. 최소한 그녀가 수정의 힘을 악용할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즉시 그녀를 설득했다. 아반케즈의 아이가 왕국을 유린하고 있으니 그를 멈춰달라는 것이었다. 만약 제안을 거절한다면 아반케즈의 아이는 더욱 더 남진해 대륙 전체를 점령할지도 몰랐다. 결국 기나긴 고민 끝에 에리안델은 그 청을 받아들였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그녀가 아직 각성한 상태가 아니었다는 것. 신의 아이가 각성에 이르기까지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자신이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는 「자각」과, 육체의 지배권을 확립할 수 있는 강한 「충격」. 충격이란 말 그대로 공황상태에 빠질 정도의 정신적 쇼크를 가리킨다. 그러나 이런 충격이란 요소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어떤 인간은 큰돈을 잃었을 때 가장 큰 충격을 받을 것이고, 어떤 이는 불치병에 걸렸을 때 충격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또 어떤 이는 사람을 죽였을 때. 이렇게 개인의 특징이 워낙 뚜렷하기 때문에 충격을 인위적으로 충족하기란 지극이 어렵다.

그러나 나타니엘은 성공했다. 그는 단 세 시간 만에 에리안델을 각성시켰고, 그녀는 루프리모의 아이로 거듭났다.


“가, 강제로 각성시켰다고?! 그런 게 가능해?”


제리온은 큰 충격에 빠졌다. 강제각성이라니, 정말로 신을 가지고 노는 처사가 아닌가.


-제가 그람과 안다바리엘을 되살렸듯이, 나타니엘 또한 자신만의 비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도 정신계의 업솔루트 마법사였으니까요.


“그럼...혹시 마인드컨트롤을?”


-...제르카엘시온 멜피드, 아무리 예상이라도 제 친우를 모욕하는 짓은 그만두십시오.


메디치는 일행과 만난 뒤 처음으로 언짢은 듯이 말했다. 그 반응에 제리온은 즉시 헛기침을 하곤 무례를 사과했다. 아무리 그라도 전설의 대마법사를 앞에 두고 촐랑거릴 수는 없는 모양이었다.

각성한 에리안델의 몸에서는 연녹색의 오오라가 뿜어져 나왔다. 마치 그녀의 머리카락이나 눈동자가 원래부터 초록빛이었던 것처럼. 그것은 언젠가 카이안이 보여줬던 것과 똑같았다. 루도가 떠듬거리며 말했다.


“혹시 아까 그...숙주와 대화한다던...”


메디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나타니엘은 완성했습니다. 클라리스가 그렇게 염원했던, 신의 아이와 숙주가 교감할 수 있는 마법을요. 물론 그 목적이 각성에 있던 건 아니었지만, 어찌 됐든 그걸로 에리안델은 각성했습니다.


그녀, 에리안델은 즉시 수도로 떠날 채비를 했다. 그때 소꿉친구 둘이 내버려둘 수 없다며 그녀를 따라나섰는데, 그중 하나가 훗날의 영웅 리카르고였다.


“뭐? 브리토리스 군대와 싸우러 간다고? 너 완전히 맛이 간 거지?!”


그가 보기엔 갑자기 나타난 마법사가 친구를 바꿔놓고, 또 그녀를 사지로 몰아넣는 듯이 보였을 것이다. 애초에 일반인은 신의 아이가 무엇인지도 몰랐을 테니까. 마을 경비대 출신이던 그는 변변한 무장도 없이 무작정 그녀와 동행했다. 또 그를 따르던 친구 한 명도 함께.

한편 아반케즈의 아이는 일찌감치 에리안델의 움직임을 눈치 채고 있었다. 라키시아에서 재정비를 한 그는 익수(翼獸)들로 별동대를 편성해 선제공격에 나섰다. 드레이크, 와이번, 그리폰과 하피까지. 수백 기에 달하는 익수군단이 루프리모의 아이를 노리고 날아갔다. 그리고 어느 시골 논길 한가운데에서 익수군단은 그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애초에 짐승들의 무리. 익수의 군대는 변변한 작전도 없이 무작정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그때 그녀가 가진 수정이 빛을 발했다. 마치 아반케즈의 아이가 케리아돌을 굴복시켰을 때처럼. 수정은 기묘한 곡선을 그리며 찌그러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자그마한 은방울의 모습으로 변했다. 에리안델은 괴물들이 최대한 자신에게 근접할 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모든 적들이 사정반경 안에 들어왔을 때, 그녀는 손에 들린 방울을 힘껏 흔들었다.

짤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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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 람의 계승자 - ep.5 - 만남은 늘 갑작스럽게 찾아온다(3) +1 15.04.29 799 25 24쪽
198 람의 계승자 - ep.5 - 만남은 늘 갑작스럽게 찾아온다(2) +3 15.04.29 822 27 18쪽
197 람의 계승자 - ep.5 - 만남은 늘 갑작스럽게 찾아온다(1) +1 15.04.29 763 25 17쪽
196 람의 계승자 - ep.5 - 전장에 떨어지다(8) +4 15.04.28 912 29 16쪽
195 람의 계승자 - ep.5 - 전장에 떨어지다(7) +3 15.04.28 846 26 20쪽
194 람의 계승자 - ep.5 - 전장에 떨어지다(6) +3 15.04.27 719 27 19쪽
193 람의 계승자 - ep.5 - 전장에 떨어지다(5) +3 15.04.27 765 23 17쪽
192 람의 계승자 - ep.5 - 전장에 떨어지다(4) +2 15.04.27 738 23 18쪽
191 람의 계승자 - ep.5 - 전장에 떨어지다(3) +1 15.04.27 742 31 18쪽
190 람의 계승자 - ep.5 - 전장에 떨어지다(2) +2 15.04.27 767 28 19쪽
189 람의 계승자 - ep.5 - 전장에 떨어지다(1) +2 15.04.27 799 32 18쪽
188 람의 계승자 - ep.4 - 바람은 가지 말라 하지만(完) +1 15.04.27 611 34 18쪽
187 람의 계승자 - ep.4 - 바람은 가지 말라 하지만(5) +4 15.04.26 742 25 17쪽
186 람의 계승자 - ep.4 - 바람은 가지 말라 하지만(4) +1 15.04.26 941 29 16쪽
185 람의 계승자 - ep.4 - 바람은 가지 말라 하지만(3) +2 15.04.26 743 27 20쪽
184 람의 계승자 - ep.4 - 바람은 가지 말라 하지만(2) +6 15.04.23 787 29 15쪽
183 람의 계승자 - ep.4 - 바람은 가지 말라 하지만(1) +3 15.04.23 846 27 19쪽
182 람의 계승자 - ep.4 - 거울이 보여준 것(12) +2 15.04.23 763 26 17쪽
181 람의 계승자 - ep.4 - 거울이 보여준 것(11) +3 15.04.23 776 27 15쪽
180 람의 계승자 - ep.4 - 거울이 보여준 것(10) +1 15.04.23 689 26 22쪽
» 람의 계승자 - ep.4 - 거울이 보여준 것(9) +3 15.04.22 822 30 16쪽
178 람의 계승자 - ep.4 - 거울이 보여준 것(8) +3 15.04.22 856 28 15쪽
177 람의 계승자 - ep.4 - 거울이 보여준 것(7) +1 15.04.22 787 30 18쪽
176 람의 계승자 - ep.4 - 거울이 보여준 것(6) +1 15.04.22 803 24 18쪽
175 람의 계승자 - ep.4 - 거울이 보여준 것(5) +2 15.04.22 769 30 15쪽
174 람의 계승자 - ep.4 - 거울이 보여준 것(4) +3 15.04.22 920 26 18쪽
173 람의 계승자 - ep.4 - 거울이 보여준 것(3) +5 15.04.21 777 28 16쪽
172 람의 계승자 - ep.4 - 거울이 보여준 것(2) +2 15.04.21 927 25 14쪽
171 람의 계승자 - ep.4 - 거울이 보여준 것(1) +3 15.04.21 814 26 17쪽
170 람의 계승자 - ep.4 - 격노(8) +3 15.04.21 737 25 21쪽
169 람의 계승자 - ep.4 - 격노(7) +2 15.04.21 711 20 15쪽
168 람의 계승자 - ep.4 - 격노(6) +4 15.04.20 760 25 18쪽
167 람의 계승자 - ep.4 - 격노(5) +2 15.04.20 663 21 18쪽
166 람의 계승자 - ep.4 - 격노(4) +1 15.04.20 777 24 17쪽
165 람의 계승자 - ep.4 - 격노(3) +2 15.04.20 746 25 16쪽
164 람의 계승자 - ep.4 - 격노(2) +3 15.04.20 816 21 16쪽
163 람의 계승자 - ep.4 - 격노(1) +1 15.04.20 828 23 21쪽
162 람의 계승자 - ep.4 - 케리아돌의 둥지로(6) +1 15.04.20 839 30 14쪽
161 람의 계승자 - ep.4 - 케리아돌의 둥지로(5) +2 15.04.20 717 26 18쪽
160 람의 계승자 - ep.4 - 케리아돌의 둥지로(4) +3 15.04.19 875 29 18쪽
159 람의 계승자 - ep.4 - 케리아돌의 둥지로(3) +3 15.04.19 957 29 18쪽
158 람의 계승자 - ep.4 - 케리아돌의 둥지로(2) +3 15.04.19 907 27 22쪽
157 람의 계승자 - ep.4 - 케리아돌의 둥지로(1) +5 15.04.19 1,222 47 22쪽
156 람의 계승자 - ep.4 - 불쾌한 소년, 유쾌한 소녀(10) +6 15.04.18 906 27 21쪽
155 람의 계승자 - ep.4 - 불쾌한 소년, 유쾌한 소녀(9) +3 15.04.18 779 27 18쪽
154 람의 계승자 - ep.4 - 불쾌한 소년, 유쾌한 소녀(8) +1 15.04.18 662 25 19쪽
153 람의 계승자 - ep.4 - 불쾌한 소년, 유쾌한 소녀(7) +2 15.04.18 693 27 18쪽
152 람의 계승자 - ep.4 - 불쾌한 소년, 유쾌한 소녀(6) +1 15.04.18 756 28 17쪽
151 람의 계승자 - ep.4 - 불쾌한 소년, 유쾌한 소녀(5) +4 15.04.18 720 23 16쪽
150 람의 계승자 - ep.4 - 불쾌한 소년, 유쾌한 소녀(4) +1 15.04.18 676 25 17쪽
149 람의 계승자 - ep.4 - 불쾌한 소년, 유쾌한 소녀(3) +2 15.04.18 760 23 17쪽
148 람의 계승자 - ep.4 - 불쾌한 소년, 유쾌한 소녀(2) +3 15.04.16 858 3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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