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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연 님의 서재입니다.

람의 계승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저스연
작품등록일 :
2015.03.21 02:01
최근연재일 :
2015.09.01 03:28
연재수 :
3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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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9,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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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57
글자수 :
2,844,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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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4.18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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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람의 계승자 - ep.4 - 불쾌한 소년, 유쾌한 소녀(5)

DUMMY

그의 기록부를 조목조목 훑던 타리남은, 갑자기 칠판에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 그는 큼지막하게 ‘카토르 르휘베트’라고 적었는데, 어찌나 악필인지 학생들이 그림이 아닌가 착각할 정도였다.

타리남은 크게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내 동기 중에 카토르 르휘베트라는 녀석이 있다. 마나스톤 검사를 사흘 만에 통과한 천재인 데다, 학습력도 뛰어나 장래가 기대되는 녀석이었지. 솔직히 마법적인 능력만 따지면, 현 마법 친위대장님보다도 우월한 녀석이야. 그런데 그 녀석이 지금 어떻게 됐는지 아나? 마법협회에서 제명당하기 일보 직전에, 집도 없어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고 있어! 왜 그럴까?”


당연히 학생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제리온은 자세한 건 몰라도 교수가 그런 인간을 빗대 자신을 깔 의도라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뭐, 애초부터 환영받길 기대한 것도 아니었기에 그는 느긋하게 팔짱을 끼고 관망하기 시작했다.

학생들이 말이 없자 타리남은 교탁을 세게 내리쳤다.


“아마 자네 나이쯤 됐었을 거야!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각자 포부를 밝히는 자리였었지. 그런데 그 녀석이 뭐라고 답했는지 아나? 최강의 마법사가 되고 싶다고 했지! 아, 물론 최강의 마법사라는 단어 자체는 나쁘지 않아. 누구나가 꿈꾸는 것이기도 하니까. 그런데 그 자식은 자신을 제외한 마법사를 전부 쓰러뜨리면 최강이 되는 거라 생각하곤, 안티매직(Antimagic)계열 마법만 죽어라고 익히기 시작했지. 그리고 나선 동기, 선배를 가리지 않고 마법 대련을 신청했는데, 그 정도가 어찌나 심한지 나중에 협회에서 나와 주의를 줄 정도였어. 이 어찌나 몰상식하고 야만적인 행태인가! 마법사로서 진리를 탐구하고 선지자의 숭고한 의지를 이어받아야 할 자세는 쥐뿔도 없이, 마도학을 자신의 폭력에 이용한 거야! 그 자식, 결국에는 졸업논문으로 「익스퍼트 이하 마법사들의 대련 유형 및 연구」를 내고, 협회로부터 스펠 이레이져(Spell Eraser)라는 칭호를 부여받았지. 괘씸한 놈!”


이쯤 되자 교훈이나 충언보다는 그저 그 카토르란 작자를 무작정 비난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타리남이 어찌나 속사포처럼 말을 쏘아대는지 맨 앞줄에 앉은 학생은 튀는 침을 막으려 슬쩍 책을 들어 막고 있었다. 기나긴 ‘동기 비판’을 마친 후, 타리남은 씩씩거리며 숨을 몰아쉬었다. 자신도 이미 이야기가 ‘폭력의 야만성’과는 거리가 멀어졌다는 걸 느꼈는지 그는 대충 얼버무리며 이야기의 끝을 맺었다.


“흠, 여하튼 그 몰상식하고, 교양 없고, 난폭한 녀석은 끝내 정착하지 못하고 무뢰배들과 어울려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고 있지. 다 자업자득이야. 그런 흉포한 놈을 어떤 영주가 데려가겠나? 학생들. 마도학은 폭력을 행사하기 위한 학문이 아니다. 끊임없는 탐구와 정진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인류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학문인 것이다. 멜피드군, 내 이야기를 듣고 뭔가 깨달은 것이 없나?”


그러자 제리온은 아무런 망설임 없이 말했다.


“글쎄요. 교수님이 그 카토르라는 사람한테 졌다는 것만큼은 잘 알았습니다.”


“.....”


타리남은 이쪽 부류의 인간에게 대화란 무의미하며, 오로지 체벌과 교칙으로만 굴복시킬 수 있다는 점을 뒤늦게 깨달았다. 오리엔테이션이 끝나자 제리온은 일약 유명해져서, 교수들 사이에선 문제아로, 학생들 사이에선 기린아로 취급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제리온 본인은 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곤 태연자약하게 지냈다.

입학 첫날부터 폭발적인 임팩트를 남기긴 했지만, 제리온은 학교생활 자체는 성실하게 임했다. 전설의 카토르처럼 싸움박질을 하고 다닌 것도 아니고, 교수에게 반항해 징계를 먹은 것도 아니었다. 말투가 공격적이라는 건 스스로도 인정한 사실이었지만 그는 누가 먼저 건드리기 전엔 절대 시비 거는 일이 없었다. 동기와 비교도 안 되는 뛰어난 마법 실력, 호전적이고 냉소적인 말투, 그리고 생각과는 달리 조용한 학교생활. 제리온은 점차 학생들 사이에서 ‘차가운 카리스마’로 불리게 되었다.

적어도 처음 한 달 동안은.


그날은 타리남의 주도하에 마도학 입문 수업이 한창이었다. 강의 내용은 이미 옛적에 꿰찬 게 대부분이었기에 제리온은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그는 수업이 끝나면 도서관이라도 갈까 생각하며 교재를 정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교실 문이 벌컥 열리더니, 학과장이 당황한 얼굴로 나타났다. 제리온은 뒷자리에 있어 정확히 보진 못했지만, 학과장 뒤로 갑옷 입은 병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타리남은 학과장과 몇 마디 대화를 주고받더니 기절할 것처럼 정색하여 옷매무새를 가다듬기 시작했다. 자세히 보니 학과장 또한 안색이 새파랗게 질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모습이었다. 범상치 않은 모습에 교실이 소란해졌다. 그러자 학과장과 타리남이 동시에 필사적으로 외쳤다.


“정숙하시오!!”


제리온은 책상에 턱을 괸 채 교실 문밖으로 보이는 실루엣을 응시했다. 키는 제리온보다 약간 작은 정도? 병사들에게 둘러싸여 있어 제대로 볼 순 없지만 허리 부분부터 실루엣이 확 넓어지는 걸로 보아 치마를 입은 여성인 듯했다. 옆에 앉은 동기가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야, 제리온. 이게 웬 난리래냐. 누가 사고 친 거 아니야?”


그러자 제리온은 피식 웃었다.


“사고는 무슨. 여기 범생이 중에 그렇게 담 큰놈이 있겠냐? 아마 높으신 귀족 나리께서 아카데미 시찰이라도 오신 거겠지.”


학생들이 수군대는 와중에도 타리남과 학과장의 심각한 대화는 계속되었다. 이윽고 타리남은 학과장에게서 웬 서류뭉치 하나를 받아들더니, 떨리는 어조로 학생들에게 설명을 시작했다.


“자, 여러분. 가...갑작스럽지만 오늘부터 함께 공부할 분...아니 학생? 아니 님? 이 오셨습니다. 앞으로 여러분과 마도학 수업을 같이 들으시게 될 테니...아무쪼록 무례한 행동은 삼가주세요.”


일동은 두드러기가 돋는 느낌을 받았다. 언제나 명령조로 말하던 교수가 갑자기 존대라니, ‘여러분’은 또 뭐란 말인가? 느끼해서 속이 안 좋아질 정도였다.

그러나 학생들은 뒤늦게야 깨달았다. 타리남이 그렇게 긴장한 데엔 그만한 이유가 있었음을.


“자, 자아! 열렬한 박수...가 아니라 머리를 조아리시기 바랍니다. 리크나이츠 왕국 제 1왕위 계승자, 레미나 리크나이츠 공주님이십니다.”


“으헉!!”


제리온은 경악한 나머지 책상에 쌓아놨던 교재를 전부 엎어버리고 말았다. 타리남과 학과장, 그리고 밖에 있던 병사들이 죽일 듯이 노려보는 가운데, 그는 후다닥 떨어진 책들을 줍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교재를 챙기고 있자니, 누군가 단상 위로 걸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 구두 소리에 무심코 고개를 든 그는 입을 떡 벌린 채 굳어버리고 말았다.

레미나 공주가, 6년간 함께 마법 수련을 했던 그녀가 눈앞에 있었다. 2년 만의 만남이었지만, 그녀는 변함없이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띤 채로 눈을 마주치는 모든 이에게 상냥한 웃음을 지어주었다. 다만 변한 게 있다면 못 본 사이 몰라보게 아름다워져서 함께 정원에 뒤엉켜 투닥대던 소녀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수려한 용모와 봉긋하게 솟은 가슴, 자수가 새겨진 아름다운 분홍 드레스, 그리고 이와 대비되는 청초한 백금발 머릿결. 이성에 별 관심이 없는 제리온조차도 이 순간만큼은 넋을 잃고 단상의 공주님을 응시할 수밖에 없었다.


“만나서 반가워요. 저를 불편하게 여기는 분도 계시겠지만, 전혀 그럴 필요 없답니다. 저를 공주라 여기지 마시고, 동기로서, 그리고 함께 마법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생각하고 스스럼없이 대해주시길 바랄게요. 자, 그럼 다들 고개들 들어주시면 안 될까요? 서로 얼굴 익히기 힘들잖아요.”


그녀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귓가를 파고들었다. 제리온은 일부러 책상 밑에 엎드린 채 일어나지 않고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도 그녀의 시선이 자신에게 향해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젠장, 왜 나타난 거지? 16살이나 처먹은 년이 이제 와서...아니, 그보다 설마 나 아는 척은 안 하겠지?’


머리를 조아리고 있던, 몇몇은 그것도 모자라 바닥에 무릎 꿇고 있던 학생들이 공주의 지시에 일제히 고개를 치켜들었다. 제리온은 그 틈에 재빨리 일어나 의자에 앉았다. 그런데 슬쩍 눈동자를 굴리니 아니나 다를까, 레미나가 자신을 향해 방긋 웃고 있는 게 보였다.


‘야 이 년아!’


제리온은 재빨리 교과서에 얼굴을 묻었다. 모든 게 끝났다. 자신의 아늑했던 학교생활도, 평화와 안녕이 함께 했던 마법사로서의 길도. 공주와 안면이 있는 사이라는 게 알려지면 어떻게 될까? 아마 가지각색의 무뢰배들이 자신에게 엉겨 붙을 것이다. 개중에는 고위귀족의 끄나풀도 있을 테고, 지하 세계 인간도 있을 테지. 어쩌면 목숨의 위협을 받을지도 모를 일이다. 무엇이 됐든, 공주와 연관되는 이상 조용한 학창 생활이 끝나리라는 건 자명했다.

그는 마지막 발악이라도 하자는 심정으로 코트를 머리에 덮고 책상에 엎어졌다. 그의 애타는 심정은 아는지 모르는지, 레미나는 그 광경을 보고 걱정스러운 듯이 말했다.


“어디 아픈가?”


그 순간 모두의 시선이 제리온에게 꽂혔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가 속으로 온갖 욕을 남발하는 사이 레미나는 자기소개를 계속해나갔다.


“왜 왕족인 제가 마도학을 공부하려 하는지 기이하게 여기시는 분이 있을 거로 압니다. 사실 저는 어렸을 적부터 마법을 배워왔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너무 바빠져서 공부를 미뤄오다가, 더 나이가 들면 영영 못 하겠단 생각이 들어 이렇게 용기를 내어 입학을 신청하게 되었답니다. 참고로 저는 보호계 학파를 심화전공으로 선택했고, 현재 3클래스 마법을 수련 중입니다.”


“뭐? 말도....”


제리온은 탄성이 터져 나오는 입을 억지로 틀어막았다. 3클래스라니, 잘못 들은 게 아닌지 자신의 귀가 의심될 정도였다. 특채로 선발되어, 학년 내에서 따라올 적수가 없는 ‘차가운 카리스마’ 제리온도 2클래스를 마스터하지 못한 상태다. 그런데 3클래스의 마법사라니, 당장 졸업논문을 쓰고 학위를 따내도 될 정도의 수준이었다.

제리온은 그녀가 떠나기 전의 마법 수준이 자신보다 떨어졌음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갑작스럽게 벌어진 이 차이는 무엇인가? 답은 뻔하다. 그녀는 로시오의 수업이 사라진 다음에도 혼자 꾸준히 공부를 계속해온 것이다. 그렇다고 제리온이 지난 2년간 공부를 게을리 했냐고 묻는다면, 그 또한 아니다. 이는 부친이 지긋지긋하게 강조했던, ‘재능’의 차이로 설명할 수 있었다.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열등감이 폭발하자, 제리온은 속이 부글부글 끓어 당장이라도 그녀를 쥐어박고 싶어졌다. 그리곤, 면전에 대고 「그 소리를 하려고, 그 자랑을 하려고 여기까지 찾아온 거냐, 이 썩을 계집애야?!」라고 외쳐주고 싶었다. 그러나 레미나는 여전히 그의 속마음을 헤아리는 데 서툴렀다.


“우후후, 그리고, 저기 앉은 제르카엘시온 멜피드군과는 어렸을 적부터 함께 마법을 공부해온 사이랍니다. 참 착한 아이죠.”


바로 옆에 앉은 동기는 제리온이 아주 작은 소리로 ‘씨발년’이라고 웅얼거리는 걸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


그 뒤로 수업이 어떻게 진행됐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부러움과 호기심 어린 시선을 감내하다 보니 어느새 시계 종이 울리고 있었다. 종이 치자마자 부리나케 교재를 챙겨 달아나려 할 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레미나가 그에게 다가오며 손을 흔들었다.


“욧! 제리오온~!”


‘썅....’


복도에는 이미 공주를 만나러 온 귀족과 기사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그런데 공주가 그중 제리온 하나만을 콕 집어 지명하자, 자연스럽게 엄청난 살기가 그에게 내리꽂혔다.

그러나 여기서 멈췄다간 또 무슨 촌철살인을 할지 몰랐다. 제리온은 그녀의 인사를 무시한 채 어떻게든 인파 속으로 사라지려 했다. 그러자 그녀는 이번에는 더욱 확실하게, 그리고 날을 세워 외쳤다.


“야! 너 거기 안 서!”


이쯤 되면 왕족의 명령이다. 결국 제리온은 모든 걸 포기하고 그 자리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머리를 조아리고 있자니 그녀의 유리구두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게 보였다. 아, 참으로 아름다운 구두로다. 차라리 저 굽으로 뒷덜미를 찍어 누르고 꺼지라고 말해줬으면.


“왜 도망가려고 해?”


“도망이라니, 당치도 않습니다. 저따위 미천한 것이 어찌 공주님과 말을 섞을 수 있겠사옵니까?”


“얘가 왜 이러니. 아하, 내 체면 때문이라면 더 이상 그러지 않아도 돼. 어서 일어나.”


제리온은 속으로 말했다. 이 썩을 년아, 나 때문에 그러는 거다.


“공주님, 감히 아뢰옵건데, 저 같은 것과 어울리다 공주님의 명예가 실추되는 건 아닐까 걱정되옵니다. 그만 저를 보내 주시길, 이렇게 간청드리옵니...”


“빨리 안 일어나!!”


“...예.”


제리온은 벌떡 일어나 열중쉬어 자세를 취했다. 마도학 동기들, 다른 학과대학에서 구경하러 온 학생들, 귀족, 귀족 자재, 호위 기사들(그 중에는 제리온을 아는 이도 있었다), 교수들이 한데 어우러져 둘을 빙 둘러쌌다. 제리온은 눈을 꾸욱 감았다 뜨더니,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자, 이제 칼로 쑤시던지 불로 지지던지 마음대로 하시지요.”


“아하하, 그게 무슨 소리야 제리온~!”


레미나는 눈물을 글썽이며 그를 와락 껴안았다. 만약 그대로 기울어져 바닥에 쓰러졌다면 정말 대소동이 일어났겠지만, 다행히 제리온은 가까스로 버텨냈다. 예정된 절차처럼 군중들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레미나는 겉치레 따윈 안중에도 없는지 그를 품에 안은 채 오랫동안 놓지 않았다. 그덕에 제리온은 그녀의 가슴에 파묻혀 질식할 뻔했다.


“보고 싶었어, 제리온~. 너 너무 한 거 아니니? 어떻게 애가 연락 한 번 없이 태연하게 지낼 수가 있어?”


“시간 없다고 떠난 건 공주님 쪽인데요.”


“그래도오! 내가 이렇게 먼저 찾아와야겠니? 당연히 나이도 어리고, 남자인 네가 먼저 발을 굴려야지. 예의가 없어, 정말!”


“제가 궁중 예절 같은 걸 배웠을 리가 없잖아요. 그리고 애초에 공주님이 저 같은 놈이랑 어울리셔 봤자 좋을 게 하나도...”


“에이, 언제부터 그런 딱딱한 소리만 하는 애가 된 거야? 점심 아직 안 먹었지? 나랑 같이 먹자. 아카데미 식당 수프가 그렇게 맛있다면서?”


제리온은 뭐라 대꾸할 틈도 없이 레미나의 손에 이끌려 교정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귀족 몇몇이 틈을 노려 그녀에게 말을 건넸으나, 공주는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제리온은 왠지 목에 개줄이 채워져 있고, 공주가 자신을 애완견처럼 끌고 가는 듯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자신을 향하는 군중의 시선 또한 딱 그 수준이었다. 둘이 움직이자 호위 기사들이 그 뒤를 따랐고, 공주와 어떻게 인맥 좀 맺어볼까 하는 귀족들이 그 뒤를 이었다. 그리고 이후 몇 주간 아카데미 내에서는 ‘제르카엘시온 멜피드’에 대한 음모론이 끊이질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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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 람의 계승자 - ep.5 - 만남은 늘 갑작스럽게 찾아온다(1) +1 15.04.29 758 24 17쪽
196 람의 계승자 - ep.5 - 전장에 떨어지다(8) +4 15.04.28 904 28 16쪽
195 람의 계승자 - ep.5 - 전장에 떨어지다(7) +3 15.04.28 839 25 20쪽
194 람의 계승자 - ep.5 - 전장에 떨어지다(6) +3 15.04.27 711 26 19쪽
193 람의 계승자 - ep.5 - 전장에 떨어지다(5) +3 15.04.27 756 22 17쪽
192 람의 계승자 - ep.5 - 전장에 떨어지다(4) +2 15.04.27 731 22 18쪽
191 람의 계승자 - ep.5 - 전장에 떨어지다(3) +1 15.04.27 730 30 18쪽
190 람의 계승자 - ep.5 - 전장에 떨어지다(2) +2 15.04.27 757 27 19쪽
189 람의 계승자 - ep.5 - 전장에 떨어지다(1) +2 15.04.27 789 31 18쪽
188 람의 계승자 - ep.4 - 바람은 가지 말라 하지만(完) +1 15.04.27 598 33 18쪽
187 람의 계승자 - ep.4 - 바람은 가지 말라 하지만(5) +4 15.04.26 733 24 17쪽
186 람의 계승자 - ep.4 - 바람은 가지 말라 하지만(4) +1 15.04.26 928 28 16쪽
185 람의 계승자 - ep.4 - 바람은 가지 말라 하지만(3) +2 15.04.26 739 26 20쪽
184 람의 계승자 - ep.4 - 바람은 가지 말라 하지만(2) +6 15.04.23 779 28 15쪽
183 람의 계승자 - ep.4 - 바람은 가지 말라 하지만(1) +3 15.04.23 839 26 19쪽
182 람의 계승자 - ep.4 - 거울이 보여준 것(12) +2 15.04.23 755 25 17쪽
181 람의 계승자 - ep.4 - 거울이 보여준 것(11) +3 15.04.23 767 26 15쪽
180 람의 계승자 - ep.4 - 거울이 보여준 것(10) +1 15.04.23 682 25 22쪽
179 람의 계승자 - ep.4 - 거울이 보여준 것(9) +3 15.04.22 811 29 16쪽
178 람의 계승자 - ep.4 - 거울이 보여준 것(8) +3 15.04.22 846 27 15쪽
177 람의 계승자 - ep.4 - 거울이 보여준 것(7) +1 15.04.22 776 29 18쪽
176 람의 계승자 - ep.4 - 거울이 보여준 것(6) +1 15.04.22 790 23 18쪽
175 람의 계승자 - ep.4 - 거울이 보여준 것(5) +2 15.04.22 764 29 15쪽
174 람의 계승자 - ep.4 - 거울이 보여준 것(4) +3 15.04.22 911 25 18쪽
173 람의 계승자 - ep.4 - 거울이 보여준 것(3) +5 15.04.21 767 27 16쪽
172 람의 계승자 - ep.4 - 거울이 보여준 것(2) +2 15.04.21 921 25 14쪽
171 람의 계승자 - ep.4 - 거울이 보여준 것(1) +3 15.04.21 805 25 17쪽
170 람의 계승자 - ep.4 - 격노(8) +3 15.04.21 729 24 21쪽
169 람의 계승자 - ep.4 - 격노(7) +2 15.04.21 703 19 15쪽
168 람의 계승자 - ep.4 - 격노(6) +4 15.04.20 750 24 18쪽
167 람의 계승자 - ep.4 - 격노(5) +2 15.04.20 655 20 18쪽
166 람의 계승자 - ep.4 - 격노(4) +1 15.04.20 767 23 17쪽
165 람의 계승자 - ep.4 - 격노(3) +2 15.04.20 738 24 16쪽
164 람의 계승자 - ep.4 - 격노(2) +3 15.04.20 809 20 16쪽
163 람의 계승자 - ep.4 - 격노(1) +1 15.04.20 821 22 21쪽
162 람의 계승자 - ep.4 - 케리아돌의 둥지로(6) +1 15.04.20 829 29 14쪽
161 람의 계승자 - ep.4 - 케리아돌의 둥지로(5) +2 15.04.20 711 25 18쪽
160 람의 계승자 - ep.4 - 케리아돌의 둥지로(4) +3 15.04.19 865 28 18쪽
159 람의 계승자 - ep.4 - 케리아돌의 둥지로(3) +3 15.04.19 946 28 18쪽
158 람의 계승자 - ep.4 - 케리아돌의 둥지로(2) +3 15.04.19 901 26 22쪽
157 람의 계승자 - ep.4 - 케리아돌의 둥지로(1) +5 15.04.19 1,210 46 22쪽
156 람의 계승자 - ep.4 - 불쾌한 소년, 유쾌한 소녀(10) +6 15.04.18 901 26 21쪽
155 람의 계승자 - ep.4 - 불쾌한 소년, 유쾌한 소녀(9) +3 15.04.18 772 26 18쪽
154 람의 계승자 - ep.4 - 불쾌한 소년, 유쾌한 소녀(8) +1 15.04.18 656 24 19쪽
153 람의 계승자 - ep.4 - 불쾌한 소년, 유쾌한 소녀(7) +2 15.04.18 686 26 18쪽
152 람의 계승자 - ep.4 - 불쾌한 소년, 유쾌한 소녀(6) +1 15.04.18 748 27 17쪽
» 람의 계승자 - ep.4 - 불쾌한 소년, 유쾌한 소녀(5) +4 15.04.18 712 23 16쪽
150 람의 계승자 - ep.4 - 불쾌한 소년, 유쾌한 소녀(4) +1 15.04.18 668 24 17쪽
149 람의 계승자 - ep.4 - 불쾌한 소년, 유쾌한 소녀(3) +2 15.04.18 754 22 17쪽
148 람의 계승자 - ep.4 - 불쾌한 소년, 유쾌한 소녀(2) +3 15.04.16 849 29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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