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8. 13명의 이방인
“실력은 없지만 나름 마법사라 칭하는 맨탈리온이라 한다네. 그렇게 서있지 마시고 이쪽으로 앉으시게나.”
그때까지 멍하니 입구를 차지하고 있던 쿠루소는 마법사가 가리키는 곳으로 눈길을 돌렸다.
주인 없이 비어진 나무의자와 그 주변으로 동양인을 연상시키는 여 기사의 호기심 가득한 눈동자가 자신을 주시하고 있었지만 개의치 않겠다는 마음으로 발길을 옮기려니 이질적인 대륙어가 흘러나왔다.
“마법 아이템이란 것이 흔하지는 않다지만 이 콜란트를 유혹할 정도이니, 사람의 욕심이란 어쩔 수 없는 모양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말귀도 알아듣지 못하는 문외한은 여기에서 이만 자리를 피하렵니다.”
웃음을 머금은 콜란트 자작은 이혁을 향해 머리를 덮고 있던 모자를 들어 인사를 대신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슨을 지나쳐 밖으로 벗어나는 콜란트. 그를 뒤로하고 이혁을 포함한 몇몇의 남겨진 이들은 자유롭게 자리를 선점하며 낯선 손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 ☆ ☆
마유라에게 전달받았던 녹화파일은 KOM의 국장을 포함한 방송관계자들을 충격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하였다.
일반인들이 보기에 무도회와 연회에 별다른 차이를 느낄 수 있을까? 아마도 의미 없는 물음일지도 모를 것이다.
화려한 조명아래서 서로의 연인들을 바꾸어 가면서 펼쳐지는 환상적인 안무. 영화의 한 장면과 같이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하였고 이어지는 던전 공략의 발표는 유저들을 열광 시킬 요소란 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반응이었다.
KOM의 『모험타임』 PD들이 퇴근을 마다하고 새벽 무렵이 되어서야 패큐니아 시리즈의 세 번째, 무도회 편의 편집을 완료할 수 있었다.
-그녀들의 화려한 외출-
예고편으로 던전 원정의 선포 장면이 전세계로 송출되었고 중부대륙에서도 이름만을 들어본 성녀의 등장. 그녀의 작은 속삭임은 유저들을 가리키고 있었던 것이다.
“만약, 붉은 탑이라 불리는 요새를 수복한다면. 그곳을 기반으로 모험가들이라 불리는 이들이···”
성녀의 발언의 뒤를 이은 사람들의 웅성거림과 백작의 엄포와 같은 선포가 이어졌다.
“페임론의 군주. 마기코스 티모. 여왕폐하의 이름을 빌어 지금 이 자리에서 데빌 던전 원정을 선포하며 원정군 총사령관으로 베이모스 바록 자작과 페임론의 영웅 하니발경에게 가이아의 축복이 함께하길 바라며 건배를 제의하는 바이다. 데바트라에 영광을!”
“데바트라에 영광을!”
예고 방송에서 언급된 모험가. 유저 자신들의 이야기에 열광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던 것은 물론, 실시간 검색1위를 기록하며 시청률은 생각할 가치가 없어 보였다. 전 세계 유저들이 메인 방송시간만을 기다렸다.
드디어 약속된 시간. 중세복장의 악사들이 현실과 유사한 현악기로 들어보지 못한 클래식의 음률들을 만들어 내었고 화려한 춤들이 연회의 시작을 알렸다.
그 순간, 주군이라고 불리는 NPC와 그를 사랑하여 길을 나선 망국의 공주 하르파스. 그녀의 검은 물결은 무도회를 집어삼키듯 주변을 휘몰아치며 모든 시선을 잠식했다.
지금까지 영상에 등장하는 이들의 대부분. 주군이라 불리는 NPC이외에는 그 이름을 모르는 유저들이 없을 정도이니 관심의 정도를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뒤를 이어 등장한 빨강머리의 미인은 어느 순간, 주군의 또 다른 숨겨진 애인으로 각색되어 졌고 이때부터 이혁 자신은 알 길은 없었지만 전세계 유저들의 뇌리에 바람둥이로 각인되는 찰나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바뀌어진 연인. 패큐니아와의 예술에 가까운 춤 동작은 시선을 돌릴 수 없을 정도의 몰입 감을 선사하였지만 그것을 지켜보던 한 기사는 그녀에게 향하던 감정을 추스르며 자신을 사모하던 백작영애의 춤 신청에 마지못해 영혼 없는 몸을 맡겨버리면서 모든 여성유저들의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했으리라. 그들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지가 벌써부터 수많은 억측들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성녀와 무도회의 말미를 장식할 즘. 바람둥이 NPC 주군의 공략법은 미인유저가 더 유리하단 걸 모두가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고 그 사실은 게임 개발사의 입장도 동일하였을 것이다.
이어서 예고편에서도 등장했던 백작의 데빌던전의 원정에 관한 내용은 게임을 접하고 있던 유저라면 한 순간도 눈을 때지 못하는 장면이었기에 전문가들의 논평도 실시간으로 진행되었다.
”드디어 게임의 꽃이라고도 할 수 있는 던전. 그 서막이 시작되는 군요.”
“출시일자를 생각하면 너무 빠른 진행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는 편이지만 세계적인 접속률을 생각한다면 GM에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겁니다.”
“앞선 의견에는 동조할 수는 없지만 사냥 존을 지금이라도 오픈 한다는 점에서는 좋은 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이 집고 넘어가야 할 점은 아직까지 유저들의 참여를 예시할 뿐 그 어떠한 확답을 주지 못한다는 점이지요.”
“그렇습니다. 결국에는 던전 공략의 승패에 따라 향후 페임론에서 활동이 가능하다는 헌터란 칭호가 주어진다는 것에서 GM의 자세한 해명이 뒤따라야 할듯 합니다.”
“더군다나 유일한 여성유저 한 명에게 가상게임을 플레이 하는 전세계 유저들의 향방이 결정된다는 것이···”
방송이 끝나고도 세부내용들을 간추리며 토론형식의 프로그램이 뒤를 이어갔고 어김없이 시나리오에 참여하는 유일한 유저. 패큐니아에게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것을 잊지 않았다.
“편집 본이 아닌, 생방송을 보고 싶은 것은 저만이 바라는 점일까요?”
“소식이 늦으시군요. 얼마 있지 않아 출시되는 캡슐의 경우처럼···”
“영상을 실시간 전송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는 GM의 발표를 말씀하는 것이라면 할말이 없군요. 과연 그 수혜자가 얼마나 될까요? 아마, 소수에 지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은 저만이 느끼는 점이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 ☆ ☆
“혹시. 모험가들에 관해 들어보셨습니까?”
쿠루소는 던전 초입. 붉은 탑에서 만났던 NPC병사들을 떠올렸다. 그들의 말로는 자신들과 같은 모험가들을 접한 적은 없다고 했지만 소문을 통해 대부분의 특징들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 이유 때문일까. 조금의 미안함이나 망설임도 없이 그것들이 득실거리는 곳으로 자신들은 밀어 넣을 생각을 했으리라.
이국적인 외형이지만 칠흑 같은 검은 머릿결. 이마를 내려오는 머리카락이 그 검은 눈동자를 가려주고 있었기에 어떤 표정으로 자신을 지켜볼지. 더군다나 입의 모양새를 숨겨주는 콧수염으로 인하여 나이 또한 짐작하기 어려웠다. 그런 NPC귀족의 반응을 기다리던 쿠루소의 앞섬에 잔을 가져다 놓던 또 다른 기사의 물음.
“주군. 모험가라 불리는 이들은 무단으로 도시를 침입해도 머리를 잃어버릴 염려는 없는 특권이라도 주어진 모양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아론을 돌아보던 하니발. 하지만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는 듯이 패큐니아의 시선을 접하고선 한쪽 눈을 감아 보였다.
상황을 따져보면 자신들 또한 같은 처지에서 저런 말을 스스럼없이 하고선 그것에 동조하는 무리들을 돌아보던 이혁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연극에 동참하기로 마음먹고선 당황해 하는 모험가에게 말을 걸었다.
“모험가라 칭하는 이들의 개인적인 사정은 중요하지 않다. 다만, 페임론의 군주에게 신세를 지고 있는 입장에서 무구들을 소지한 무리들을 방치할 수는 없다는 것뿐이지.”
이혁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쩐 이유에서인지 표정이 밝아진 유저가 잊어버린 것이 생각났다는 듯이 입을 때었다.
“정신이 없다 보니 소개가 늦었습니다. 쿠루소라고 합니다. 모험가에 대해서는···”
이어지는 설명은 지금까지 알려진 유저들의 특징을 나열하였지만 이야기의 말미에선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는 이혁이었고 그것은 유라 또한 다르지 않았다.
게이트의 훼손으로 인해 돌아가지 못하게 되었다는 말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던 것이다. 그리고.
“이곳을 다스리는 군주께 전해줄 중요한 소식이...”
갑작스럽게 문이 열린 것은 그때였다.
“아론님!“
콜란트의 외침을 뒤로하고 문 밖의 소란스러움이 들려왔다.
“이것들은 뭐야!”
“다가오지 못하게 거리를 벌려!”
레아강을 횡단하지 못한 범선은 어느덧 떠나왔던 방향으로 키를 돌려 가까운 선착장을 향하고 있었다.
※ ※ ※
갑판으로 나온 이혁의 시선에 펼쳐진 것은 곤봉을 휴대한 선원들과 기사들에게 달려들려는 유저들의 무리. 그리고 그들의 벌어진 입 사리로 붉은 액체와 정체 모를 살점들의 잔해들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크~라~악!”
누군가의 곤봉세례로 떨어져나간 입을 벌리고 있던 유저의 형상이 이혁을 돌아보기를 찰나. 주변으로 기사들이 포진하고 있다는 것도 생각지 않고 달려들었다.
“조지!”
선실에서 나오던 쿠루소의 외침은 다음순간. 나무갑판의 둔탁한 울림과 함께 굴러가는 조지의 목을 지켜봐야만 했다.
“떨어지란 말이야!”
유저 중 한 명이 같은 무리들에게 발 목을 물린 체 쓰려져 있었다. 마치 먹이를 문 사냥개의 아가리처럼 떨쳐내기는 어려워 보였고 살려달라는 고함소리조차 지를 시간도 없이 살점들이 튀어 올랐다.
그런 풍경들을 돌아보던 이혁의 귓가로 콜란트의 간략한 설명이 이어졌고 그것은 그때까지 상황을 방관하던 십 여명의 기사들의 해명이기도 하였다.
“모험가중 몇몇이 상처 때문에···”
먹은 만큼 일해라는 원칙으로 갑판으로 나온 모험가들. 마침, 선원모집이 늦어지면서 17명의 인원으로는 범선의 운항이 고작이었기에 잡다한 수리와 청소를 부담시키려고 하였다.
물론, 강바람을 만끽하고 있는 10명의 고귀한 기사들은 예외였지만 말이다.
하지만 몇몇이 주어진 일을 마다하고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상처가 더 심해지는 것 같은데···너 설마···”
그리고 로프의 이음새를 챙겨보던 콜란트가 그런 식객들에게 다가간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을 것이다.
“여보게들. 좀 전까지 자네들이 하던 건 마무리를 지어주어야지. 말이 통하지도 않는다는 핑계를 될 생각들이라면···이런 이런 잠시 비켜보게들.”
콜란트는 한 모험가의 어깨에 드러난 상처를 보고는 모여있던 무리를 헤치고 그에게 다가갔다.
손바닥면적의 크기로 부패된 살점들을 마주하며 표정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이지경이 될 때까지 뭘 한 건가? 소독부터 해야겠군.”
선원 중 누군가에게 지시를 내리던 콜란트.
그 순간, 입에 거품을 들어내고 쓰러지는 모험가를 보았다.
“이봐! 정신차리라고!”
숨결이 느껴지지 않았다. 급하게 손목을 잡아보았지만 느껴지는 맥박은 없었다. 죽은 것이다.
콜란트는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에 시선을 들어올렸고 죽어버린 모험가의 동료들이 뒷걸음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 ※
리더를 자처하던 쿠루소를 따라 마굴을 빠져 나오는 순간. 빌어먹을 놈에게 통역기와 함께 어깨를 내어주어야 했다.
고개를 돌려보자 이빨자국이 선명하였지만 상처가 깊지 않아 다행이다.
당분간이 되겠지만 게임에 빠져있는 멍청한 놈들이 알지는 못할 것이다.
‘나는 저놈들처럼 변하지 않을지도 모르잖아?’
얼마 남지 않은 계약기간이기에 지금에서 나가떨어지는 건 억울하였다.
게이트가 끊어져서 돌아가지 못한다고?
강제 로그아웃 시 쇼크사의 가망성이 있다는 이야기는 어느 정도의 신빙성이 있었지만 지금의 모든 상황이 계약조항에 포함되어 있었기에 플레이 시간이 종료되는 한달 남짓을 기다려 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었을지도 몰랐다.
붉은 탑에서 주어진 미션. 백작에게 병사들의 상황을 전달하는 간단한 퀘스트.
그리고 받게 될 보상은 그 NPC년이 바라는 영혼석에 관한 실마리. 어쩌면 GM의 관계자를 만나 이 빌어먹을 게임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지도 몰랐다.
다른 의미로는 어처구니 없는 게임이었다. 생명을 단보로 가상세계에 사람들을 가두어둔 채, 1년 가까운 시간을 소비하게 만들어 버렸으니 말이다.
30%에 달하는 여성 유저들은 어떠했던가? 그년에게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버린 지 오래였기에 남성유저들과의 왕래의 기회자체가 주어지지 않고 보호되어 이번 퀘스트에도 제외되었던 것이다.
소용돌이치는 던전의 아가리를 빠져 나오는 순간. 거대한 숲이 끝이 없을 것만 같이 펼쳐져 있었다.
병사들이 알려준 방향으로 길을 걸어가려니 붉게 변해가는 어깨의 상처가 욱신거렸지만 처음의 통증은 느껴지지 않았다.
쿠루소의 옆에 껌 딱지처럼 붙어있던 조지란 녀석의 대장질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좀더 긍정적인 성격 같았던 기억이었지만 어둠을 벗어나고부터는 심사가 꼬여가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정도였다. 잠시 쉬는 동안 거추장스러운 흉갑을 벗어 던졌다.
어깨에서 살점이 떨어져 나갔다는 것을 그때서야 확인할 수 있었다.
반나절이 되지 않아 병사들에게 들었던 허물어진 성벽을 보았다.
성문을 통하지 않고도 들어갈 통로는 많았기에 내부로 들어서는 건 간단한 일이었다.
배를 채운 것이 얼마 되지 않았지만 허기가 느껴진다.
경비병들과의 칼부림 이후에는 상처 입은 이들이 많았기에 동료들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찾아간 선착장. 갑작스럽게 나타난 범선.
붉은 탑의 병사들이 말했던 연락수단일지도 몰랐다.
그들에게서 제공된 음식은 허기진 배를 채우고도 남았지만 공복감은 무엇인가를 갈구하게 만들었다.
저물어가는 햇살이 따갑다고 느끼는 순간,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
“너··· 괜찮은 거냐?”
같은 동료였던 기억은 나지만 누구였는지 떠올리기 어려웠다.
범선을 오르고부터는 잊어버렸던 상처부위가 드러나 있었던 것을 그제서야 돌아보았다.
선장이라고 짐작되는 NPC가 다가왔다.
자신을 바라보며 뭔가가 불만인 모양이다. 주위에 몰려있던 유저들 보단 괜찮은 놈이란 생각을 할 때쯤 경련이 일어났다.
구토를 느끼길 잠시.
얼마를 잠들었는지 모를 시간이 지나며 눈을 떠 보았지만 희미한 회색의 배경이 눈 안에 들어왔다.
그리고 느껴지는 식욕.
먹지 못했던 피자의 내음이 느껴졌다. 내려다보는 얼굴은 조금 전 NPC선장이었고 주위를 감싸던 유저란 먹이 감들은 멀찌감치 떨어져 자신의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그 순간 귓가를 울리는 알림.
‘띠링!’
-좀비게임-
▷걸어 다니는 시체, 일명 좀비가 되었다.
▷본능에 충실한 당신. 동료를 늘려 생존하라.
보상에 관한 문구는 없었지만 의문을 생각할 이성이 마비되기라도 한 것일까? 목적도 잊어버린 체 그저 달아나려는 먹이 감만을 생각했다.
희미하게 뜬 눈을 굴려 앞서있던 유저와의 거리를 가늠한다. 다시없을 기회를 NPC녀석을 물어뜯는데 소비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 ※ ※
방금 전까지 죽어있어야 했던 시체의 손에 떠밀려 넘어진 콜란트. 그가 동료들에게 달려들어 뱃속을 틀어박는 장면을 목격하여야만 했다.
뽑혀진 손에서 딸려 나온 창자를 허겁지겁 먹어 치울 듯 하더니, 주변에 넘어진 체 뒷걸음 치던 모험가의 배위로 올라타는 것이다.
선원들의 손길로 자리에서 일어난 콜란트였지만 상황을 주시하던 십여 명의 기사들은 선원들을 한쪽으로 밀어 그들과의 거리를 벌려놓았을 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몇몇의 유저가 콜란트가 있던 곳으로 달려왔다. 하지만 기사들이 뽑아 든 검과 그때서야 정신을 차린 선원들의 곤봉세례에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선수와 돛대위로 피해 달아났지만 쓰러진 이들이 일어서면서 상황은 순식간에 정리되었다.
콜란트에 의해 선실을 빠져 나온 이혁. 그 찰나의 순간. 바닥에 목을 잃어버린 체 쓰러진 단 한 명을 제외하고. 팔과 다리가 뜯겨나가며 온전한 것이 없을 11명의 모험가들은 처참한 몰골로 입을 벌린 체, 붉어진 시선을 들어올렸다.
“주군. 전염병일까요?”
하니발이 소드에 묻은 핏물을 털어내면서 정면을 주시하였지만 답안을 낼 수 없었던 이혁의 눈에 들어온 것은 주인을 잃어버리고 굴러다니는 사라지지 않는 유저의 머리였다.
- 작가의말
잠수가 길어지기만 하는군요.
끌어안고있던 글 올립니다.(수정이 급 필요하지만 일단은 투척하고 보는 불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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