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마족 하르파스의 던전입니다

족보없는 이세계 군주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간달푸
작품등록일 :
2016.10.25 15:30
최근연재일 :
2020.11.15 21:05
연재수 :
126 회
조회수 :
181,798
추천수 :
2,200
글자수 :
842,708

작성
16.12.30 23:05
조회
1,634
추천
15
글자
18쪽

039. 모험의 시작

DUMMY

이혁은 저녁노을이 넘어가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 이곳까지 길을 나서던 일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있었다.


도시주변을 정리한 다음날도 못다한 수거작업이 이루어 졌고 대장장이 발칸이 성채내부를 돌아본 직후 온전한 내성의 상태에 감탄 성을 터트리며 당장이라도 주둔지를 옮길 것을 주장하였지만 이혁의 출발계획과 상행일정으로 결정을 늦출 수 밖에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시간이 갈수록 정리할 분량이 많아 지면서 출발날짜가 뒤쪽으로 미뤄지면서 남작의 애를 태우기 시작했다.


성채내부의 몬스터 사채와 마정석의 수거가 이루어졌고 지하로 통하던 무너진 회색지붕을 야크무리들의 힘으로 이틀 만에 정리할 수 있었다. 그렇게 며칠 동안 또다시 소각작업을 병행하면서 내성의 무너진 부분을 보수하기 시작했지만 한두 해 만에 완료될 작업이 아니었기에 시간을 들이며 수리에 들어가기로 하였고 일부의 기사들을 그곳으로 이동시켜 잔류하기 시작하자 얼마 있지 않아 사람의 흔적들이 묻어나는 듯 하였다.


하나의 작은 도시를 연상시키는 구릉지대 위에 만들어진 성채는 훼손된 부분의 보수만 이루어진다면 이주하기로 결정이 되었다. 그때서야 남작에게 전달하고 남은 전체 수거현황을 보고받을 수 있었다.


-전체 수거내역: 가죽 29‘852장(종류별 통합), 뿔13’592개(뿔의 수량 차이로 실제 오크보다 많음),마정석 25’219개-


그 동안 나타샤일행이 이동하면서 수거했던 분량까지 더한 것이었기에 상당한 물량을 자랑하였고 만약 남작일행들이 이 사실을 알았다면 대륙의 가죽시세가 한 순간 폭락할 거란 걸 짐작하고도 남을 정도였다.


이전부터 대부분의 일을 나타샤가 주도하였지만 병사들에게 정식적으로 기사서임이 이루어지던 날, 그녀에게 영지의 모든 사항을 일임하였고 주류를 이루었던 서임 식은 기존의 기사들 모두가 인정한 상태였기에 문제될 요소가 없었다.


기사로써 봉토 등 지급해야 할 것들이 문제가 되었겠지만 그 동안, 무구와 매달 나가는 월급으로 통일되어있다는 나타샤의 말을 들으며 지금까지 대우를 받지 못한 기사들의 복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자금만 된다면 기사의 수효는 많아도 문제가 될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지만 따지고 보면 상식이 결여된 나타샤만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그것에 반박하는 기사들이 없었기에 차후의 고민으로 미루었다.


상행을 떠나기 하루 전, 건조하던 가죽들이 성채 내로 옮겨지고 비어진 신전의 중앙 동공에 형식적인 일일지도 모르지만 병사 820명의 작위를 수여하기 위해 이천 명이 넘어서는 대 인원이 한자리에 모여들었다. 물론, 기존 250의 기사들을 대표하여 40명만을 남겨두고 나머지는 경계를 위해 제외되었다.


백인 장을 맡고 있던 할다르가 모여있던 병사들을 대표하여 이혁의 앞으로 나서 앞섬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혁은 검을 뽑아 들려던 손을 잠시 멈추고는 눈앞에 서있는 팔백 여명의 병사들을 바라보았다. 긴장되는 심장의 고동소리에도 불구하고 다행이 손으로 전해지는 떨림은 느낄 수 없었다. 목소리를 가다듬고 밤새도록 생각해 두었던 문구를 떠올렸다.


“그대들을 이곳에 부른 이유는 모두가 들어 알 것이다.”


한동안의 침묵이었지만 이혁의 말이 기존의 언어로만 들려왔기에 하르파스를 제외하고는 이 세계의 종족들은 알아들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궁금함을 참아가며 흘러가는 분위기에 심취할 뿐이었기에 안심하며 다음 말을 이어갔다.


“세상이 다르듯 살아가는 방식 또한 다른 법이니 이곳의 순리에 순응하려는 것일지도 모르나, 나의 검들이 너희들을 인정해 주었다는 것이 오늘의 자리를 가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이혁은 느끼지 못했지만 차분하면서도 강렬한 음성이 모두의 가슴속으로 파고드는 것 같았고 그 말귀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라도 느낌은 동일하였다.


이혁은 지하에서 고대문자에 빠져 밖으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던 맨탈리온을 오랜만에 돌아보았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았다는 듯이 마법사가 고개를 끄덕였기에 그러려니 했지만 이어지는 자신이 음절이 동시에 대륙어로 울려 퍼지는 것을 들으면서 내심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대들에게 줄 것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그리고 우리의 방식은 남들과는 다르다는 것도 알 것이다. 부족할 땐 기사란 명애만을 소유하겠지만 가진 만큼 나의 기사들에게도 그 수확이 돌아갈 것이다.”


숨소리만이 동공내의 공기 속으로 스며들었고 그런 적막함 속에 귀를 파고드는 이혁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래도 나의 검이 되고자 하는 자는 무릎을 꿇어라!”


팔백여 병사들은 망설임 없이 모두가 바닥에 무릎을 꿇었고 철제의 갑옷이 울리는 소리가 동공의 내부를 한 동안 울려 퍼졌다. 그 속에는 엘프인 가브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자연스러운 그림이 되었다.


그때서야 칼집에서 소드를 빼어 들자, 은은한 은색의 빛깔을 머금고 있던 검의 면이 동공으로 스며드는 태양의 숨결을 받아서는 내부로 그 빛살을 반사시켰다.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주기에 충분했던지 모두의 눈길을 사로잡는 와중에 이혁은 마지막을 달리기 위해 기억 속에서 끄집어낸 기사의 맹세를 암송하였다.


“적을 눈앞에 두고 망설임과 두려움을 가지지 말며

항상 진실과 죽음 사이를 저울질 하지 말고

옭은 일을 함에 신들의 사랑이 함께할 것이다.

약자는 보호하고 그릇된 일은 멀리하라

그것이 너의 맹세이다.”


이혁은 어렵게 말을 끝내고는 조심스럽게 기사 후보자 할다르의 어깨를 세 번 칼등으로 치면서 모두에게 들으라는 듯이 외쳤다.


"그대는 기사로다!“


-기사 1’071명(기존250,신입820,가브1)-


돌이켜보면 얼굴을 들지 못할 정도로 부끄러운 기억이었기에 이혁은 붉어진 면상을 손바닥으로 감싸 쥐고는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 다음 마차의 밖으로 뛰어내려 바닥의 흙을 밟아보았다.


주변으로는 벌써부터 저녁준비가 되었는지 모두들 모닥불을 사이에 두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가끔씩 솥 안의 내용물을 휘 저어 주고 있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런 순간에, 걸을 때면 빨강 묶음머리가 좌우로 한들거리는 소피아가 마법사와 함께 다가 왔다.


“주군. 저녁은 마을에서 먹는 건 어때요?”


이제는 주군이란 명칭으로 바뀌었지만 며칠 동안 들었던 말이었기에, 그녀의 말에 생각도 없이 동의하는 포즈를 취하고는 마을 입구를 확인하기 위해 굳어있던 고개를 돌려보았다.


“회복 마법이라도 걸어드릴까요?”


웬만하면 맨탈리온의 마법은 사양하고 싶었기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발걸음을 옮기기 전, 짐마차에 묶여 있는 산토스의 백색 갈퀴를 쓰다듬어 주고 있으려니 정찰을 다녀오던 용병단장 토마일이 말의 고삐를 잡고 걸어왔다.


“아론님. 언제 보아도 멋진 말입니다. 다리의 근육을 보면 타고난 전투마 란걸 알 수 있지요.”


듣기 좋은 말을 한다는 생각을 하며 저녁이라도 같이 먹으러 가자고 하였다. 이혁은 앞장서는 이들을 따라 마을의 울타리로 들어서면서 자경단으로 보이는 이들의 긴장된 표정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도착하고 들은 이야기 인데 산적들이 마을에 내려오는 일이 종종 있다나 봐요. 따지고 보면 상단이 산적으로 바뀌는 일도 심심찮게 있으니 저러는 것도 무리가 아니겠지요. 아! 저기 있네요.”


소피아가 가리킨 방향에는 ‘은퇴용병 장’이란 간판과 함께 ‘숙박가능’이란 문구가 함께 붙어있었다. 모두 해서 사백여 가구가 모여있는 중소규모의 마을이라 어느 정도의 편의시설은 구비되어있는 모양이다.


여관으로 들어서자, 좌측으로 구멍이 너무 많이 나서 중고로도 판매하기 어려운 전신 갑옷이 세워져 눈길을 끌고 있었다. 그때, 제복을 입은 귀여운 소년이 뛰어 와서는 배꼽인사를 하며 그 조그만 입을 열었다.


“은퇴용병 장에 오신 여러분들을 환영합니다. 숙박과 식사 모두 가능하니 어느 것으로 하시겠습니까?”


소피아는 그런 소년이 귀여워서 잡아먹을 듯한 표정으로 내려다 보며 대답을 하였다.


“식사만 할거고 추천메뉴로 5인분만 부탁해.”


“자리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모두들 소년을 따라서 조용한 창가 쪽 자리를 선점할 수 있었고 테이블에 얼굴만 드러내고 있는 귀여운 점원의 이어지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주방의 추천요리는 멧돼지 구이랑 고기감자 스튜가 있답니다.”


“좋아! 맥주도 5잔 부탁할게.”


소년은 알았다는 듯이 자리를 물러나자, 모두들 주변을 둘러보며 내부의 인테리어를 평가하기 시작했다. 벽면의 빈 곳에는 어김없이 이가 빠진 각종 무구들이 장식되어 있었고 단골들이 한 낙서들이 나머지의 여백을 도배하고 있었다. 이혁이 보기에도 뭔가 색다름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마을의 특징이 저녁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었던지 자신들의 일행 이외에는 한산하였지만 곧 그 사실을 수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사람들이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서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만석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그렇게 들어찬 테이블마다 다채로운 수다스러움이 귓가로 들려 왔다.


“마을 앞으로 상단 행렬이 쉬어가는데 규모가 장난이 아니야.”


“그래? 조금 전에 보니 코발 숲 방향에서 오는 것 같던데.”


“설마? 남부에서 올라오는 길이겠지.”


“그런가? 그럼 실종되었다던 타푼 남작의 영지에서 오는 길을 수도 있겠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성안에 있는 건 전부 팔아서라도 남작의 시체라도 찾는다고 용병을 모집한다고 한다더니, 그럴 때 헐값에 나온 물건을 사둬야 하는 건데 말이야.“


어느덧 타푼 남작의 주제가 술안주가 되어가고 있었고 불현듯 출발하는 기간이 늦추어 지면서 한 달 만에 숲을 벗어났다는 사실에 그에게 미안한 마음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그 영애가 그렇게 미인이라는 소문이 났다며?”


“얼굴이라도 한번 봤어야 그걸 알겠지만 수도에서도 알아 주었다고 하니 소문의 반만 간다고 해도 상당할거야.”


그나마 이곳에서 안면을 익혔던 남작의 이야기라 관심이 가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주변에서도 이혁의 테이블에 시선이 집중되어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소피아의 빨간 머리가 이목을 끄는 것인지 자꾸만 주위에서 눈을 흘기며 쳐다보고 있었고 짙은 녹색의 기사 망토를 머리에 둘러쓴 하르파스의 모습 또한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전형적인 판타지이야기의 풍경이라 나름 신기한 감정에 휩싸여 있던 이혁은 주문한 음식들 또한 적당한 양념이 되어 있어 입안에서 그 맛을 음미하기에 충분하였다.


그 순간, 바로 옆 테이블에서 얼굴의 대부분이 털로 덮여있어 그 윤곽을 알아 볼 수 없는 덩치가 맥주잔을 단숨에 들이키며 잔을 놓았다.


‘터~엉!’


“카! 좋다. 그리고 보니 중부대륙에 있다는 중앙신전에서 이번에 신탁이 내려왔다면서?”


“자네는 산속에 박혀있어서 소식이 늦군. 뭐, 그렇게 따지면 왕국에서 공지가 뜰 거란 이야기만 들었지 모르는 건 우리도 마찬가지 구만.”


주문한 음식을 들고 나오던 얼굴엔 흉터투성이인 남자가 그들을 지나치면서 대화에 끼어 들었다.


“그 이야긴 나도 좀 알지!”


그러면서 음식을 주문했던 테이블에 접시를 내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술만 먹지 말고 안주도 시키란 말이야! 그럼 알려 줄 테니!”


그렇게 흉악하게 한번 인상을 쓰더니 주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식사 한끼에 여러 가지 정보를 알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신기할 정도였다. 한편으로는 남작 일행이 조금은 걱정이 되었지만 그 동안의 수고로 많은 부분 챙겨주었으니 할 만큼은 해주었다는 느낌이라 걱정은 접어두기로 하였다.


하지만 고기감자 스튜이지만 고기는 어디 있는지 식사가 끝날 때까지 보이지 않았다.


그런 사소한 고민에 빠져있던 이혁은 맥주로 입가심을 하고 있던 무리 중에 빨강 머리만큼 빨갛게 익어버린 얼굴의 소피아가 하르파스를 노려보며 목소리를 높이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하르파스님이 이렇게 말도 없이 따라오시면 나타샤언니가 곤란해 한다고요.”


술을 마시기엔 아직 이른 나이란 걸 모두들 잊어버리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잠시 후, 마족의 팔에 목이 끼인 채, 머리를 쥐어 박히고 있는 소피아를 외면하며 남아있는 맥주잔을 비우고 있는 풍경들을 접할 수 있었다.


그때를 맞추어 산속에 살고 있다는 털북숭이가 한숨을 내쉬면서 푸념을 늘여 놓는다.


“요즘은 몬스터가 아니라, 산적 놈들 때문에 겁이 나서 겨울 가죽 수거는 글렀단 거 아니겠냐.”


지금까지 그들 사에서 가만히 술잔을 기울이기만 하던 대머리 남자가 흥미롭다는 듯이 이야기에 끼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중앙대륙에서 왔다던 무리들도 당했다고 하더라.”


“뭐가 있다고 중앙에서 여기까지 온 건지 모르겠단 말이야. 혹시 코발 숲 에라도 들어가려고 왔나?”


“너! 어떻게 알았냐?”


“정말? 그 몬스터 소굴에 뭐 볼게 있다고?”


“그 아가씨한테 듣기론 마도시대 유적지를 찾아간다고 하더라고. 직업이···. 모험가라고 하던가?.”


식사값 이상의 소득을 얻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을을 나서기 전, 소피아는 용병들과 함께 귀금속을 취급하는 곳에서 금괴를 사용할 수 있는 동전인 골드와 실버로 바꾸어 나오고 있었다.


이곳에서 통용되고 있는 돈은 보유하고 있지 않았지만 전환이 가능한 재화는 충분이 가지고 있었기에 그 중 일부를 소피아의 상단에 투자 금으로 지급한 상태였고 그렇기에 작은 마을이라도 들릴 때면 경비로 사용할 목적으로 소량이지만 사용할 금액만을 전환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혁들이 마을 밖으로 나왔을 때는 이미 해가 떨어진 상태였기에 늦은 가을의 서늘함을 느낄 수 있었다. 마차의 비어있는 공간에 올라서서 쌓여있는 가죽 더미에 몸을 기대어 보았다.

한동안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으려니 하니발이 다가와 주변을 돌아보더니 목소리를 낮추었다.


“방금 전, 한슨경이 멀지 않은 거리에 야영을 시작했다고 알려왔습니다.”


얼마 전부터 전달하는 과정에서는 경어를 붙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기존 기사들끼리는 이름으로 부르는 것 같았지만 신입들이 많아져 구분을 위한 이유인 것 같았다. 그리고 끝나지 않은 하니발의 말귀가 뒤를 이었다.


“이곳으로 오는 길에 상단을 감시하는 눈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처음엔 상단행렬과 별도로 행동을 하기로 했지만 수도를 향하는 방향이 같았고 마차가 편하기도 하였기에 눈에 띄는 기사단만이 떨어진 거리에서 뒤 따라 오기로 하였던 것이다. 왜냐하면 한슨을 포함한 70명의 철갑을 두른 기마를 탄 기사들이라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주군. 주민들이 말하던 산적 놈들일까요?”


이혁이 생각하기에도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상행을 위해 급하게 제작되었지만 삼십이 넘는 마차의 행렬이다. 그나마 용병들이 있다지만 마부 석의 자리에는 모두가 여인들이 앉아있었던 것이다.


수완이 좋은 여인들을 추려서 35명이 이번 상행에 동행하였고 나머지 50명의 실프 궁병단 인원이 마차 별로 나누어 타고 있었다. 용병들이야 신뢰가 있다고 하지만 주로 경계와 잡일을 전담하였기에 말을 탈수 있는 소수의 인원을 제외하고는 말먹이로 실려진 몇 대의 마차가 고정석이 되어버렸고 망토를 눌러쓴 슈란을 포함한 회색엘프족 30이 용병들과는 별도로 말 안장 위에서 마차의 호위를 전담하였다.


-상단업무인원 35, 궁병단 50, 회색엘프 30, 용병68, 전체 183명-


‘쌓여있는 물건들을 떠나 대부분이 여인들로 이루어진 무리를 누가 건드리고 싶지 않을까?’


용병이란 장애요소가 존재하고 있다지만 돈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무리들이 대다수였기에, 한순 간 강도로 변절되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것이 이세대의 용병을 보는 일반적인 시선이라며 얼마 전 있었던 술자리에서 푸념하는 그들의 대화를 들었던 이혁이었다. 그렇기에 상황이 좋지 않으면 달아날 거란 상식을 가지게 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고 보았다.


“따라오면서 상황을 봐서 행동하도록 전달해.”


“주군의 뜻대로.”


이혁은 주변인들을 상대로 하대하는 자신의 말투가 일상이 되어 버린 것에 조금은 익숙해 졌다고 느꼈지만 한편에선 미안한 마음을 삼켜야만 했다.


잠이든 것도 느끼지 못하고 있던 찰나 덜컹 거리는 소리에 몸을 뒤척여 보았다.


마치 머리가 부드럽고 포근한 베개에 휩싸인 느낌을 받고 있으려니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디선가 느껴본 감각이란 걸 떠올렸을 때였다. 설마 하는 심정으로 눈을 뜨자, 검은 실루엣으로 쌓인 언덕너머로 검붉은 눈동자가 자신을 주시하고 있었다.


‘이건 무슨 상황일까?’


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이지 않은 일과생활을 보내다 보니 놀람도 잠시, 무릎베개를 하고 있는 자신의 상황을 뒤돌아보았고 특별한 이벤트는 없었다는 것을 상기하며 전일, 짐마차에서 잠을 청하였던 상황만이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


마차의 휘장이 열려져 있었기에 따뜻함을 간직한 바람이 간간히 이혁의 얼굴을 흩고 지나갔기에 기분이 좋을 수 밖에 없었다. 그 순간, 어떠하랴 싶은 마음으로 눈을 감아버렸다. 뒤를 이어 이마를 쓸어 넘기는 마족 여인의 시원한 손길을 느끼며 짧은 단잠에 빠져들었다.


작가의말

도시 정비사업?은 이후에 가브의 이야기와 함께 조금씩 등장할 예정인듯 합니다.  

당초 계획보다는 한달이란 시간을 소모하고 숲에서 빠져나오는 아론입니다. 타푼 남작의 속은 불이나겠지만...


등장인물

할다르: 이전 백인장, 기사 서임식 대표.(초기 벌목작업시 등장했던 인물)


숫자 파악용(초보작가 확인용)

-기사 1’071(기존250,신입820,가브1) 

-상단업무인원 35, 궁병단 50, 회색엘프 30, 용병68, 전체 183


-전체 수거내역: 가죽 29‘852(종류별 통합), 13’592(뿔의 수량 차이로 실제 오크보다 많음),마정석 25’219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족보없는 이세계 군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이세계 일지 <무료,일반> 20.11.22 385 0 -
공지 작품 변경 관련(동일 내역으로 다시한번 리메이크/가급적이면 욕은 하지마세요) +3 20.10.09 340 0 -
126 125. 던전의 유산 20.11.15 331 1 12쪽
125 124. 소모라의 마도린 20.11.14 118 1 13쪽
124 123. 소모라의 마도린 20.11.13 124 0 12쪽
123 122. 기억(황녀의 마지막 피난처) 20.11.12 123 0 12쪽
122 121. 기억(황녀의 마지막 피난처) 20.11.11 100 0 11쪽
121 120. 기억(황녀의 마지막 피난처) 20.11.10 138 0 14쪽
120 119. 기억(황녀의 마지막 피난처) 20.11.09 101 0 14쪽
119 118. 기억 20.11.08 107 0 14쪽
118 117 기억 20.11.07 88 0 12쪽
117 116 기억 20.11.06 115 0 11쪽
116 115. 기억 20.11.05 101 0 13쪽
115 114. 기억 20.11.04 105 0 11쪽
114 113. 소모라의 전투 20.11.03 94 0 12쪽
113 112. 소모라의 전투 20.11.02 106 0 12쪽
112 111. 소모라 20.11.01 177 0 11쪽
111 110. 소모라 20.10.31 163 0 11쪽
110 109. 소모라 20.10.30 128 0 13쪽
109 108. 소모라 20.10.29 131 1 11쪽
108 107. 소모라 20.10.28 122 1 11쪽
107 106. 소모라 20.10.27 178 1 11쪽
106 105. 소모라 20.10.26 110 2 11쪽
105 104. 소모라 20.10.25 116 2 11쪽
104 103. 갈림길 20.10.24 129 1 12쪽
103 102. 데빌던전. 20.10.23 116 3 13쪽
102 101. 데빌던전. 20.10.22 129 3 12쪽
101 100. 데빌던전. 20.10.21 127 4 15쪽
100 099. 출발 +1 20.10.20 135 6 12쪽
99 098. 단서 +1 20.10.19 151 4 14쪽
98 097. 원정D-3 20.10.18 142 3 12쪽
97 096. 마녀의 아이. (또다른 세상) 20.10.17 120 2 13쪽
96 095. 마녀의 아이. (사고들) 20.10.16 166 0 12쪽
95 094. 마녀의 아이. (재앙의 시작) +2 20.10.15 179 3 13쪽
94 093. 마녀의 아이. 20.10.14 138 2 12쪽
93 092. 각자의 시선 (하). 20.10.13 201 4 13쪽
92 091. 각자의 시선. 20.10.12 155 3 13쪽
91 090. 각자의 시선. 20.10.11 160 3 12쪽
90 089. 모험가들의 행진 20.10.10 140 3 13쪽
89 088. 모험가들의 행진 20.10.09 176 2 11쪽
88 087. 모험가들의 행진 19.02.07 347 2 13쪽
87 086. 원정의 준비. 19.01.31 318 2 12쪽
86 085. 폭동. 18.01.11 642 3 12쪽
85 등장인물 소개(휴제이후 워밍업타임) +1 17.12.10 770 1 11쪽
84 084. 폭동 +1 17.07.08 1,151 5 16쪽
83 083. 폭동 17.07.01 704 7 11쪽
82 082. 이사하던 날(하) 17.06.24 755 9 18쪽
81 081. 이사하던 날(상) 17.06.17 931 8 14쪽
80 080. 실타래. +1 17.06.10 813 9 19쪽
79 079. 실타래. 17.06.03 815 10 14쪽
78 078. 13명의 이방인 +1 17.05.27 978 10 17쪽
77 077. 13명의 이방인 +1 17.05.20 909 8 13쪽
76 076. 페임론의 동쪽도시 17.05.13 939 8 20쪽
75 075. 페임론의 동쪽도시 17.05.06 955 10 12쪽
74 074. 늪지대 유적 (마법사의 짧은 회상) 17.05.05 883 10 13쪽
73 073. 늪지대 유적 (마법사의 짧은 회상) +1 17.04.29 992 5 20쪽
72 072. 늪지대 유적 (마법사의 짧은 회상) 17.04.28 1,056 8 13쪽
71 071. 늪지대 유적 (마법사의 짧은 회상) 17.04.22 1,170 13 24쪽
70 070. 고민들 (꿈) +2 17.04.21 1,207 13 14쪽
69 069. 고민들 (너를 지켜주마) 17.04.15 1,344 16 17쪽
68 068. 고민들 (소울스톤) +2 17.04.14 1,268 15 19쪽
67 067. 모험가 (계약들) +3 17.04.08 1,442 16 17쪽
66 066. 모험가 (비밀과 공유) 17.04.07 1,155 13 17쪽
65 065. 모험가 (투기. 대화) 17.04.01 1,117 13 15쪽
64 064. 모험가 (드라마) 17.03.31 1,272 14 19쪽
63 063. 백작의 환영무도회 (하. 모험가) 17.03.25 1,159 12 15쪽
62 062. 백작의 환영무도회 (중. 발표) 17.03.24 1,242 14 15쪽
61 061. 백작의 환영무도회 (상) +2 17.03.18 1,280 14 18쪽
60 060. 페임론 (나타샤) +2 17.03.17 1,355 11 18쪽
59 059. 페임론 (여왕의 군대) 17.03.11 1,319 12 16쪽
58 058. 페임론 (정보길드의 자료) 17.03.10 1,298 12 23쪽
57 057. 페임론 (외출) 17.03.04 1,292 13 20쪽
56 056. 백작의 저택 17.03.03 1,263 16 13쪽
55 055. 백작의 저택 +2 17.02.25 1,280 13 18쪽
54 054. 백작의 저택 +2 17.02.24 1,376 15 16쪽
53 053. 치료막사 (세실리아) 17.02.18 1,388 11 19쪽
52 052. 페임론 공방전 17.02.17 1,290 15 16쪽
51 051. 페임론 공방전 (소드 마스터) 17.02.10 1,472 17 15쪽
50 050. 페임론 공방전 (팔콘 관문) 17.02.04 1,442 15 16쪽
49 049. 페임론 공방전 17.02.03 1,500 12 23쪽
48 048. 페임론 공방전 17.01.28 1,392 17 13쪽
47 047. 갈림길 (대공의 존재) 17.01.27 1,477 17 13쪽
46 046. 갈림길_<일부 지도공유> +4 17.01.21 1,458 16 17쪽
45 045. 갈림길 17.01.20 1,514 19 14쪽
44 044. 고요의 평원 (퀘스트) +6 17.01.14 1,748 19 21쪽
43 043. 고요의 평원 +3 17.01.13 1,712 17 22쪽
42 042. 영웅 출현 (시녀 되다) +5 17.01.07 1,706 19 17쪽
41 041. 영웅 출현 +2 17.01.06 1,675 20 13쪽
40 040. 영웅 출현 +2 16.12.31 1,532 19 19쪽
» 039. 모험의 시작 +1 16.12.30 1,635 15 18쪽
38 038. 모험의 시작 +1 16.12.24 2,002 16 18쪽
37 037. 영지물 (그녀들)_12/8 +3 16.12.23 1,929 24 27쪽
36 036. 영지물 (모험가들) +2 16.12.17 2,143 28 16쪽
35 035. 신경전 +3 16.12.16 1,886 24 15쪽
34 034. 돌격하라! (등장) 16.12.10 1,764 23 12쪽
33 033. 돌격하라! 16.12.09 1,855 21 24쪽
32 032. 의도된 고립 (수확) +2 16.12.04 2,032 28 21쪽
31 031. 의도된 고립 (오해) +2 16.12.03 2,082 20 19쪽
30 030. 의도된 고립 +2 16.11.27 2,022 22 20쪽
29 029. 하르파스 +2 16.11.26 2,063 24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