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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족 하르파스의 던전입니다

족보없는 이세계 군주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간달푸
작품등록일 :
2016.10.2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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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5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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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25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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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055. 백작의 저택

DUMMY

작은 연회는 백작영애의 주도로 이루어졌고 뒤늦게 참석한 백작이 귀하다는 술을 일일이 기사들에게 돌리고는 이혁에게 다가와 술도 깰 겸 과실음료라도 한잔하자며 연병장 한 켠에 자리한 응접실로 자리를 이동했다.


티모 백작은 시녀가 가져다 준 병을 건네 받아서는 손수 이혁의 잔에 따라주며 입을 열었다.


“코발의 숲 외곽에서만 자란다는 과일입니다.”


한 모금 마셔보았더니. 딸기 맛이 나는 음료였고 오는 길에 소피아가 권하였던 것과 같았기에 새삼스럽지는 않았다.


“괜찮군요.”


감상평이 너무 짧았던 것이 아닐까 란 고민을 하고 있으려니.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주변에 있던 사용인들을 물리는 백작이었다.


“내일 모래쯤이면 왕성에서 출발한 1차 지원병이 도착할 예정입니다. 몰론, 아론님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생각만해도 끔찍합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한동안 뜸을 들이던 백작의 모습에. 자신에게 뭔가를 바란다는 걸 느끼지 못한다면 이상할 정도였던 이혁으로써는 의도치 않는 대답을 하여야만 했다.


“들어보고 생각할 것이니 부담 가지지 마시고 이야기해 보시지요.”


백작은 이혁의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지도가 그려진 양피지 한 장을 내밀었다.


-신성 데바트라 왕국 전도-


지도의 머리말을 장식하는 글귀였다. 백작은 도시가 표기되어 있는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오른쪽 상단의 산맥 형상을 가리키며 말을 이어갔다.


“한달 후 이곳 데빌 던전을 수복할 예정입니다. 이번 일만 없었다면 수도에서 출정식을 가졌겠지만 이미, 지원을 위해 1차로 오고 있는 경기병들도 있어, 나머지 5천의 원정군도 페임론에 집결하기로 이야기가 끝난 상태입니다.”


티모 백작은 대공도 알고 있을 사실들을. 이렇게 시침을 때면서 말하는 것 자체가 곤욕이었지만 연극을 하고 있는 아론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고 더군다나 저녁 식사가 있기 전, 마법통신으로 여왕과의 대화에서도 최대한 편의를 봐주라는 것 이외에는 침묵하였기에 중간에 끼어있는 백작의 입장으로서는 곤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일주일 내로 7천이 집결할 수 있겠지만. 솔직히 말씀 드려 구심점이 되는 마스터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왕국에서도 유일하던 이가 저렇게 되었으니···뭐, 처음부터 잭슨 그자에겐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말입니다.”


던전을 잃어버린 지 백주기를 맞이하여 계획된 원정인 만큼. 내,외부의 시선에서 자유스러울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출정식에서 내세울만한 인물이 중요하였던 것이다.


상단을 동행하면서 소피아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상기해 보았지만 던전이란 말이 생소할 수밖에 없었던 이혁은 이어지는 설명을 통해서 백작이 원하는 바를 알 수 있었다.


“던전에서 채굴되는 철광이라면 과거의 영광도 허상만이 아니겠지요. 소드 마스터인 하니발경을 저희 선봉으로 한다면 사기진작은 물론. 원정을 발표하기 전에, 그것에 반대하는 내부여론을 반전시키는 것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마디로 하니발을 선전용으로 사용하겠다는 말이었다. 이혁은 몰랐지만 이미 타국의 스파이들에 의해 전투의 장면들이 마법아이템으로 녹화되어 자국으로 전파된 지 오래였고 데바트라의 수도에도 보고가 된 사항이었다.


이혁은 황당한 심정일수 밖에 없었던 것이. 그런 인간들이 천명이 넘는다는 걸 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섰지만 도시로 들어서면서 마스터에 열광하는 시민들을 떠올려 보며 원하는 것도 있었던 참에 잘 되었다는 생각으로 차 잔을 들어 입가로 가져갔다.


‘어차피 코발숲의 이권을 주장하려면 왕국에 빚을 지워두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겠지.’


그렇게 이혁이 혼자만의 생각에 잠기자. 백작은 조금 긴장한 듯 자신도 컵의 내용물로 마른입을 적시고 있었다.


‘같은 집안일에 모른 척 하지는 않겠지.”


그렇게 상반되는 고민 속에 이혁은 좋은 기회이기도 한 이번 원정에 조건을 달아두기로 하였다.


“함께하도록 하겠습니다. 단, 차후에 부탁 한 가지를 들어주신다는 전제하에서 말이지요.”


이혁은 부담되지 않도록 부탁이란 말을 붙였지만, 백작 정도라면 왕국의 입김도 상당할 것 같았기에 미연에 협력자를 만들어 두려는 것이었다. 백작은 마치, 그런 건 상관없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건네왔다.


“감사합니다. 이 원정만 성공한다면 여왕폐하의 입지도 견고해져 더 이상 아로님이··· 물론, 실망시켜드리지 않는 결과가 있을 겁니다.”


“···”


마지막의 백작의 말에 의문을 나타내기도 전에, 보좌관이 다가와 백작의 귀에다가 무엇인가를 속삭이자 곤란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것이다.


“생각을 못했군. 경계병은 제외하더라도 저택의 인원들 아라도 성 밖으로 지원해주도록 하게. 도시의 경비병보다도 내 집의 사용인들이 더 많으니···”


※ ※ ※


이혁은 백작과의 독대를 마치고 연병장 주변을 돌아보았다. 간간히 타 들어가는 장작은 어느덧 가라앉은 연회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듯 하였지만 아직 잠을 이루지 못한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이혁을 기다린 것인지도 모를 몇몇의 무리가 밤하늘에 불꽃을 피워 올리는 모닥불을 마주하고 두런두런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다.


“대륙의 전설들은 동화로도 유명한데, 하니발 경은 산속에서 수련을 쌓으신 모양이에요.”


웃으면서 입가에 차를 가져가던 백작영애가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고. 산골 출신으로 낙인 찍힌 기사에 비하여 맞은편에서 조용히 소녀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한슨이, 이혁의 눈에 들어올 수 밖에 없었다.


“5대륙의 전설은 어떻게 보면 대부분이 고대 신마전쟁 이전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해도 맞을 거에요. 그렇다고 가보지도 못한 곳에 있다는 그 물증들을 제시하지는 못한답니다. 지금도 탐험가조차 도달하지 못한 미지의 땅이 있을 정도로 넓은 대륙이니 어쩔 수 없다고요.”


그러더니 잠시이지만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검 갈색 눈망울을 반짝이며 입을 열었다.


“그 중에서 지금부터 말씀드릴 저희 서부대륙의 전설이 알아주는 이유가. 대륙을 지배하던 마도왕국의 멸망과 함께 수백의 신생왕국들이 양립하던 때. 중부대륙을 휩쓸어 버리고 저 데빌던전으로 자취를 감추었다는 마도사 간달로스의 심장 때문이라도 전설이 아닌 실화로 받아들여 대륙인 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지요. 뭐, 천년 이라지만 가장 짧은 기간이란 이유도 한몫 차지하고 있지만요.”


이혁들이 이쪽 차원의 인간들이 아니었기에 모르는 건 당연하였지만 하니발만이 독박을 쓰기로 한 모양이었다.


“아마도 그때의 상황을 묘사한 중앙신전의 벽화가 더 유명할지도 모르겠어요.”


이혁은 앞부분을 잘라먹고 들으려니 이야기의 향방을 알 수가 없었다. 그때 마침, 자신의 인기척을 눈치챈 한슨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군. 오셨습니까.”


뒤를 이어 모두들 격식을 차리자, 부담스런 마음을 얼굴에 드러낼 정도였지만 자신의 옆자리를 가리키던 하르파스 덕분에, 무안함을 뒤로하고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알고 있던 이야기를 또 듣고 있으려니 지루해 죽는 줄 알았다.”


그렇게 푸념을 늘어놓으며 잔을 건네주던 마족 여인이 한마디 덧붙인다.


“자 마셔, 주군.”


“...”


“하르파스님. 그건 하니발경이 모른다고 하시기에 처음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다 보니 그런 것이지요.“


백작영애의 변명에 마족여인은 무심한 듯이 이혁의 눈을 바라보았다.


『”앞부분이 궁금하면 따로 이야기해 주마. 저 암컷은 말이 너무 많아서 들을게 못돼.”』


이혁은 머릿속을 울리는 하르파스의 목소리에 잠시 놀라기도 했지만 경험해본 일이라 담담하게 넘길 수 있었다. 그 순간, 모두들 말이 없었지만 찔리는 곳이 있었기에 다소 무안한 분위기가 만들어졌고 그것을 벗어나려는 몸부림인지 하니발이 헛기침을 하며 말을 이었다.


“다른 분들은 모르겠지만 영애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었답니다. 그럼 그 마도사의 심장이란 것은 어떻게 된 것인가요?”


정말 흥미 있다는 표정의 하니발. 그 옆에서 입을 봉해 버리고 말은 없었지만 초롱초롱 한 눈망울을 빛내는 한슨. 그리고 정말로 궁금해 미칠 것 같은 표정의 모험가 출신의 여인도 얌전히 한쪽에 자리하고 있었기에 다시 한번 의욕을 발하는 아펠리아의 다음이야기가 막이 올랐다.


단지, 하르파스만이 지루하다는 듯이 이혁의 무릎에 거리낌도 없이 머리를 뉘었을 뿐이다. 그것을 두고 주변에서 시선을 주는 이들은 없었지만 무릎에서 전해지는 감촉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던 이혁은. 일부러라도 이야기에 모든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마도시대의 막이 내리고 여러 보물들 중, 세상에 나오면 위험한 것들도 있었기에 수호자들이 전 대륙에 그것들을 숨겨두었다고 해요. 하지만 마도사 간달로스의 심장을 지키기로 한 연인이 돌연 중앙대륙에 그 모습을 나타냈다는 것이에요. 물론 남녀 관계가 얽혀있었지만···”


그 순간, 아펠리아는 말을 끊더니 이혁의 무릎에서 눈을 감고 있던 하르파스를 잠시 바라보더니 한숨을 쉬었다.


“그 얽힌 사랑이야기는 너무 길어서 다음기회에 들려 드릴께요. 물론, 동화에 나오는 것이라 신빙성은 없지만요. 본론으로 돌아가서 그렇게 중부대륙에 나타난 그녀는 마도사의 심장을 이용해, 죽은 자들을 일으켜 세웠어요.”


-걸어 다니는 시체-


“그리고 간달로스의 심장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답니다. 그저 중앙신전 벽화에 나와있는 문자를 해석해서 그렇게 부르는 것일 뿐. 물론, 지금 할 애기들도 동화들이니 조금 각색한다고 해도 의미만 전달되면 되는 것이니 욕할 사람들은 없을 거에요.”


아무도 이의를 재기하지는 않았지만 알아서 변명하는 아펠리아는 자신이 겪었던 상황마냥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처음의 시작은 중부대륙, 지금의 아틀란 왕국이 자리한 곳에서부터였다. 고인의 안식을 바라는 기도의 장소. 묘지기가 관 뚜껑을 닫으려는 순간. 내부에서 창백한 손 하나가 올라왔다.


가이아의 기적이라고 찬양하던 이들. 하지만 포효하며 턱 관절을 움직여 달려드는 가족이었던 이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였고 그저 뜯어 먹히는 사람들을 지켜 보았을 뿐이었다. 그렇게 먹이가 되어 버린 이들을 돌아보고서야 현실을 인식할 수 이었지만 그 충격과 공포는 사람의 이성을 마비시켜 버렸다.


뒤를 이어 살점이 섞지 않은 죽은 자들이 무덤에서 흙을 헤치며 밖으로 나오기 시작하여, 신전의 살아있는 인간들을 집어삼켰다. 상처 입으면서도 그 곳을 벗어난 이들이 있었지만 얼마 있지 않아. 그 들에 의해 죽어버린 사람들과 동일하게. 이성을 상실하고 걸어 다니는 시체들이 되어 대륙으로 퍼져나갔다. 아비규환이란 절망이 중부대륙을 휩쓸었던 것이다.


대부분의 도시와 마을의 거리를 메우고 있는 것은 식욕이란 본능에 지배되는 시체들.


하지만 시체들은 느리고 지능이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약점을 알게 되었고 반격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직접적으로 뇌를 파괴시키는 것. 시체들이 활동하는 시간에 비례하여 뇌 속에 점 같았던 마정석이 성장하는 현상도 확인이 가능하였다.-


“과거에는 중부대륙의 대부분에서 매장하는 풍습이 남아있었기에 그녀가 서부에서 넘어왔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으니. 아마, 그때부터 화장하는 풍습이 생겼을 거에요.”

“마법사들은 뭐 하고 있었냐고 하시겠지요. 아카데미에서도 그런 쪽으로 관심이 있어 찾아보았지요. 고대 기록에 의하면 마도시대의 멸망과 함께 뿔뿔이 흩어졌다가 가이아님의 재림 이후에나 지금의 마탑들의 군락을 이루었다고. 여기서 중요한 맹점은 가이아님의 재림이에요!”


아펠리아는 자신의 이야기에 흥분한 듯 몸을 떨더니, 다음을 이어갔다.


-그렇게 넘쳐나는 시체들의 무리를 피해. 사람들은 마지막 보류인 쿠르드 성벽으로 모여들었다.-


“지금도 제국의 이름으로 계승되었을 정도로 중부대륙을 가르는 거대한 방벽이에요. 관광지로도 유명한데, 아카데미에서 지난해 다녀온 적도 있었어요. 일부분이라도 얼마나 걸었던지 무식하게 크기만 하다고 저희들끼리 욕할 정도였으니 현재도 보수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니 당시의 규모가 어느 정도였을지···”


-그렇게 중부대륙의 모든 힘을 끌어 모은 상태에서 시체들과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흩어졌던 마법사들도 모여들었기에 희망이 보였을 것이다. 모든 왕국들을 집약한 몇 백만의 병사들이 철재 갑옷으로 무장하고 드디어 반격의 그 날을 남겨둔 밤이었다.-


“그 일이 터지지 않았다면 어쩌면, 승리와 함께 중부대륙 최초로 인간들에 의해 통일된 왕조가 만들어 졌을 거에요.”


백작영애는 마치, 자신의 일인 양 눈시울을 적시며 극적인 효과를 연출하려는 것 같았다.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막을 수 없다지만. 자신의 어린 딸이 그 존재들에게 물려버린 사실을 알았던 여인이, 심장의 고동도 멎어버린 그것을 안아 들고는 피난 행렬에 섞여 성벽을 넘었다고 해요.”


-그 이후에 벌어진 일은 모든 희망이 사라져 버린 혼란과 절규만이 있었다.-


“그때 기적이 일어났어요. 그 여인에게 가이아께서 재림을 하셨던 거예요.”


-방벽 위에서 자신으로 인해 지옥으로 변해버린 지옥도를 보며 절규하는 여인. 그때까지만 하여도 무엇을 잘못했는지 느끼지 못하였다. 자신의 아이를 살리려는 것이 잘못이란 말인가? 설령 그것이 죽어있다고 해도 말이다. 잡아 먹히는 사람들이 전부 죽더라도 내 아이만 살면 그만이었다. 아니, 이제는 모든 것이 아무런 소용이 없었던 것이다. 그냥 모두 죽어버리라고 울부짖었다.


그녀의 모든 생각들이 살아남은 사람들의 뇌리 속에 파고들었다.


그 순간, 성벽 위에서 시작된 광휘가 중부대륙을 뒤 덮었을 때 모든 걸어 다니던 시체들이 마정석만을 남겨두고 먼지로 변해버렸다. 그리고 그 여인조차도, 빛이 사라지고 한낮의 태양을 가려 어둠만이 가득하던 하늘의 구름을 뚫고 내려오는 한줄기 빛을 맞으며 산화하듯 사라져 버렸던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이에요.”


-최초의 원인을 제공했던 그녀. 마도사의 심장을 가지고 끌까지 해보려는 심산이었던지 모든 병사들의 무덤이기도 한 고요의 평원을 깨우려고 했던 것이다.-


“미친 짓이었지요. 일반 시체들도 상대하기 어려운 마당에, 기사와 병사들이 얼마나 죽었으면 당시의 기록으로도 평원을 가득 메울 정도라고 했으니 말이에요. 하지만 여기에서 학자들의 의견이 나누어 진답니다. 처음부터 중부대륙으로 넘어왔던 의도가 말이지요.”


-시체들을 깨우려고 했다면 가까운 고요의 평원을 두고 왜, 번거로운 거리까지 왔던 것일까 란 의문.-


“지금까지 풀리지 않는 수수깨끼로 남아있지만. 하여튼 그녀의 의도는 이곳을 지켰다는 수호자들에 의해 시도조차 못했다고 해요. 지금도 존재하는 레아강의 상류를 연결하는 다리에서 발길을 돌렸다고. 한슨경도 아실 거에요. 수도로 가시는 길에 절 구해주셨잖아요. 그때는 감사했어요.”


아펠리아는 경청하던 한슨을 향해 우아하게 고개를 숙여 보였다.


“그 전설 속 신화를 이야기하는 다리를 보셨다면. 아마 놀라셨을 거예요. 물론, 산속에 사셨다는 하니발경에게 국한된 이야기지만 말이에요.”


그 순간. 이혁의 무릎에서 하르파스가 잠이라도 자고 있는 모양인지 머리의 뒤척임이 일었기에 더 이상 움직이면 혈기왕성한 나이에 위험한 신호가 올 것 같아. 그녀의 머리에 손을 얹어 얌전하게 만들었다.

이혁은 지난 번에도 만져본 검은 머릿결이지만 이렇게 손으로 그 감촉을 느끼고 있으려니 쓸어보고 싶다는 충동이 일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머리를 만져보고 있으려니 모두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특히, 조강지처를 버려두고 바람을 피우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듯한 표정을 짖던 백작영애가 한숨을 쉬고는 누구에게 들으라는 듯이 입을 열었다.


“후작들도 후궁을 여럿들이지만, 본처가 있기에 행동에 주의를 기울인다고 해요. 이런 이야기는 들어보셨겠지요 하니발경?”


하니발은 질문의 의도를 몰랐기에 어깨를 들썩이는 제스처를 취하고 대답을 하였다.


“사랑하는 여인들이 여럿이라면 모두를 똑같이 대해주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차별을 두다가는 결국에는 무서운 결말이 기다릴 뿐이란 사실은 지금까지 저를 외롭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답니다.”


마치 연극 같은 하니발의 말투에 백작영애가 가지고 있던 고민을 무색하게 만들어 버린 건지도 몰랐다.


“밤은 길지가 않고 몸은 휴식이 필요하니. 다음 이야기는 내일 밤에 들려 드리도록 하겠나이다.”


마치, 따라 하는듯한 말투로 마무리를 지으려다가 잊어버린 것이 생각났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좀 전에. 여 기사님들이 목욕탕으로 가시는 것 같았는데. 저희 숙녀분들도 자리를 함께 하시는 건 어떨까요?”


이후의 벌어질 작은 소동을 예측하지 못한 것이 잘못이었을까? 이혁은 달려온 소녀의 궁금증을 풀어주지 못하고 늦은 잠을 청해야만 했다.


작가의말

마지막의 짧은 멘트처럼. 예고드린 것 처럼 목욕탕 신은 페스? 다음회차에 나올지는 모르겠습니다.


전체적으로 이야기를 위주로 구성된 회차입니다. 전설이란 이름으로 정확도가 떨어지지만 앞으로의 예시들이 들어가 있으니 중요한 장면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아펠리아,백장영애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수다쟁이입니다. 나이는 17세 이지만 시대적으로 따지면 결혼정령기이지요. 15~16세 약혼풍습.

하니발은 산속에서 수련한 기사로 이미지가 굳어졌습니다.

데빌던전의 구체적인 내역은 뒤쪽으로 넘김.


다음 회차는 현실의 마유라의 이야기가 들어갈 예정이지만 순서 변동도 있을수 있으니 참조 하시길 바라며.

지도는 표현하기가 어려워 100회차에나 소개할것 같습니다.

앞으로 점점 올리는 속도가 느려질것 같기에 양해 바라며(이런 습성으로 미리보기로 올리는 것이지만..미리 보시는 분들이 있어..새벽쯤에 하나 더 올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참조 사항.

데빌 던전: 페임론의 북동쪽에 위치함.철광석 매장지. 층수?

               100년전(대륙력 1046년)잃어 버렸다고 함. (구체적인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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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103. 갈림길 20.10.24 12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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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101. 데빌던전. 20.10.22 129 3 12쪽
101 100. 데빌던전. 20.10.21 126 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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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098. 단서 +1 20.10.19 151 4 14쪽
98 097. 원정D-3 20.10.18 142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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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083. 폭동 17.07.01 704 7 11쪽
82 082. 이사하던 날(하) 17.06.24 755 9 18쪽
81 081. 이사하던 날(상) 17.06.17 931 8 14쪽
80 080. 실타래. +1 17.06.10 813 9 19쪽
79 079. 실타래. 17.06.03 815 10 14쪽
78 078. 13명의 이방인 +1 17.05.27 978 10 17쪽
77 077. 13명의 이방인 +1 17.05.20 909 8 13쪽
76 076. 페임론의 동쪽도시 17.05.13 938 8 20쪽
75 075. 페임론의 동쪽도시 17.05.06 955 10 12쪽
74 074. 늪지대 유적 (마법사의 짧은 회상) 17.05.05 883 10 13쪽
73 073. 늪지대 유적 (마법사의 짧은 회상) +1 17.04.29 992 5 20쪽
72 072. 늪지대 유적 (마법사의 짧은 회상) 17.04.28 1,056 8 13쪽
71 071. 늪지대 유적 (마법사의 짧은 회상) 17.04.22 1,170 13 24쪽
70 070. 고민들 (꿈) +2 17.04.21 1,206 13 14쪽
69 069. 고민들 (너를 지켜주마) 17.04.15 1,343 16 17쪽
68 068. 고민들 (소울스톤) +2 17.04.14 1,268 15 19쪽
67 067. 모험가 (계약들) +3 17.04.08 1,442 16 17쪽
66 066. 모험가 (비밀과 공유) 17.04.07 1,155 13 17쪽
65 065. 모험가 (투기. 대화) 17.04.01 1,117 13 15쪽
64 064. 모험가 (드라마) 17.03.31 1,272 14 19쪽
63 063. 백작의 환영무도회 (하. 모험가) 17.03.25 1,159 12 15쪽
62 062. 백작의 환영무도회 (중. 발표) 17.03.24 1,242 14 15쪽
61 061. 백작의 환영무도회 (상) +2 17.03.18 1,280 14 18쪽
60 060. 페임론 (나타샤) +2 17.03.17 1,355 11 18쪽
59 059. 페임론 (여왕의 군대) 17.03.11 1,319 12 16쪽
58 058. 페임론 (정보길드의 자료) 17.03.10 1,297 12 23쪽
57 057. 페임론 (외출) 17.03.04 1,292 13 20쪽
56 056. 백작의 저택 17.03.03 1,263 16 13쪽
» 055. 백작의 저택 +2 17.02.25 1,280 13 18쪽
54 054. 백작의 저택 +2 17.02.24 1,376 15 16쪽
53 053. 치료막사 (세실리아) 17.02.18 1,388 11 19쪽
52 052. 페임론 공방전 17.02.17 1,290 15 16쪽
51 051. 페임론 공방전 (소드 마스터) 17.02.10 1,472 17 15쪽
50 050. 페임론 공방전 (팔콘 관문) 17.02.04 1,442 15 16쪽
49 049. 페임론 공방전 17.02.03 1,500 12 23쪽
48 048. 페임론 공방전 17.01.28 1,392 17 13쪽
47 047. 갈림길 (대공의 존재) 17.01.27 1,477 17 13쪽
46 046. 갈림길_<일부 지도공유> +4 17.01.21 1,458 16 17쪽
45 045. 갈림길 17.01.20 1,513 19 14쪽
44 044. 고요의 평원 (퀘스트) +6 17.01.14 1,748 19 21쪽
43 043. 고요의 평원 +3 17.01.13 1,712 17 22쪽
42 042. 영웅 출현 (시녀 되다) +5 17.01.07 1,705 19 17쪽
41 041. 영웅 출현 +2 17.01.06 1,675 20 13쪽
40 040. 영웅 출현 +2 16.12.31 1,532 19 19쪽
39 039. 모험의 시작 +1 16.12.30 1,634 15 18쪽
38 038. 모험의 시작 +1 16.12.24 2,002 16 18쪽
37 037. 영지물 (그녀들)_12/8 +3 16.12.23 1,928 24 27쪽
36 036. 영지물 (모험가들) +2 16.12.17 2,143 28 16쪽
35 035. 신경전 +3 16.12.16 1,886 24 15쪽
34 034. 돌격하라! (등장) 16.12.10 1,764 23 12쪽
33 033. 돌격하라! 16.12.09 1,855 21 24쪽
32 032. 의도된 고립 (수확) +2 16.12.04 2,032 28 21쪽
31 031. 의도된 고립 (오해) +2 16.12.03 2,082 20 19쪽
30 030. 의도된 고립 +2 16.11.27 2,022 22 20쪽
29 029. 하르파스 +2 16.11.26 2,062 2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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