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장. 두 세상이 다르지 않다.-03
경계를 넘는 자들! 타키온
진명을 부여하기 전까지 내가 좀 더 한의 의지에 개입하기로 했다. 완성된 특급능력자를 상대하는 일이라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서다.
-한, 이제부터는 내가 주도적으로 나갈까 한다.
-알겠습니다. 마스터. 에고와 신기 제어의 권한을 마스터께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한이 순순히 권한을 넘긴다. 자신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느낀 모양이다.
제어권한을 넘겨받은 후 의지를 확산시켰다. 처음 만들었을 때보다 의식의 크기가 수십 배 커져 있었다. 확실히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하자.”
-움직이겠습니다. CCTV를 무력화 시켰습니다. 진입을 통제하는 자들의 중추신경계를 장악하겠습니다.
지시를 내리자마자 곧바로 작전이 진행이 됐다. 권한이 이양되어 시간이 걸릴 줄 알았는데 무척이나 빨랐다.
보안요원으로 보이는 자들을 제압하는 것도 채 1분이 걸리지 않았다. 의식이 멀쩡한 상태 하에서 중추신경을 제압해 의도한 대로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라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어리석게 느껴질 정도다.
‘나와 융합하면 진짜 권능이 생길 수도 있겠군.’
하나가 된다는 느낌과 함께 모든 것이 순식간에 진해이 되고 있어 내가 한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스터, 진입 하십시오.
-알았다.
생각을 빠르게 정리하고 출입구 쪽으로 갔다.
보안요원들이 움직이는 것이 보였지만 아무도 나를 제지하는 이가 없었다.
손쉽게 입구를 지나 외삼촌의 연구실로 향했다.
“어서 찾아!”
“어디다 감춰 놓은 거야?”
퍽!
우당탕!
연구실이 있는 쪽에서 요란스러운 소리가 들린다. 찾고 있는 것이 없어서 인지 막 뒤지는 모양이었다.
문이 열려 있기에 다가서는 것과 동시에 안으로 뛰어 들었다. 연구실 안에 있던 다섯 남자가 내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파파파파팟!
역시 상급능력을 가진 자들다웠다.
손바닥을 펴 놈들에게로 손가락을 뻗었다.
슈슈슈슈슈ㅅ!
에너지로 만들어진 볼트가 날아가자 놀란 표정을 짓더니 전면에 배리어를 만든다.
‘그렇다고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콰지지지직!
다섯 개의 동시에 에너지 배리어가 깨져 나갔다.
경악한 표정을 짓는 놈들에게로 신형을 날렸다.
팟!
허공중에서 갑자기 사라진 내 모습을 보면서 놀라고 있는 상급능력자들을 얼굴이 가관도 아니다.
퍼퍼퍼퍼퍽!
털썩!!!
순간적으로 다섯 번의 공간이동을 하면 상급능력자들의 중추신경을 제압하자 허물어지듯 동시에 바닥으로 쓰러졌다.
-신녀의 선물로 능력자들을 어디까지 제압할 수 있는지 한 번 시험을 해봐.
-예, 마스터.
한의 제어 하에 있는 신녀의 선물이 상급능력자의 연수에 달라붙었다.
-마스터, 제압이 가능합니다. 운용능력이 떨어져서 시간이 걸리지만 활용성이 높아지면 접촉하는 순간 제압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좋아. 다음은 특급능력자 인가?
-뭔가 이상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 같습니다.
-명색이 특급능력자인데 그 정도는 되어야지.
각성한 특급능력자는 감만으로 자신 주변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수 있다. 일종의 예지능력이다.
-예상대로 사무실을 자신 만의 공간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연락을 차단하는 것은?
-일체의 파장을 전부 소거하고 있습니다. 외부에 연락을 취하고 있지만 되지는 않을 겁니다.
텔레파시까지 완벽하게 차단이 된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해야겠지?
-예, 마스터
수장고 쪽에 있는 놈들이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르는 상태라 최대한 빨리 처리를 해야 했다.
-연락이 되지 않아서인지 역장이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잘못하면 폭주를 할 수도 있겠군.
특급능력자라고는 하지만 상태를 볼 때 각성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자였다. 대변혁 때문에 각성한 것이 분명하다.
능력을 각성했지만 얼마 되지 않아 경험이 일천한 만큼 가지고 있는 능력에 자신이 잡아먹혀 폭주할 가능성이 높았다.
외삼촌의 사무실은 연구실과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 연구실이 있는 복도를 돌면 바로 사무실이다.
사무실로 가자 문이 마치 철갑으로 감싸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철갑을 두른 것 같군.
-상급능력자 다섯 명이 일시에 처리한 것 때문에 겁을 먹은 것 같습니다.
-특급능력자가 겁이라. 능력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자신에 대해 완전히 파악하지는 못한 모양이군.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빨리 처리하고 수장고로 가자.
문 앞으로 다가가 손바닥으로 짚었다.
‘별다를 것 없는 역장이로군.’
밀도가 높기는 하지만 에너지 자체에 수작을 부리지는 않았다. 그저 에너지밀도를 높게 해 두껍게 한 것뿐이었다.
-부순다!
-준비하고 있습니다.
콰지지지직!!
타키온이 융합된 에너지가 스며들자 역장이 부서지는 것과 동시에 사무실 문도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파파파파파파팟!
새끼손가락 한마디 정도의 크기로 축소시킨 금강저가 빛처럼 특급능력자를 향해 날아갔다.
역장이 부서지는 통에 충격을 받은 앳되어 보이는 능력자는 의지로 구현시킨 신기의 공격을 피할 수 없었다.
퍼-퍼퍼퍼퍼퍼퍽!
에너지를 담을 수 있는 일곱 개의 차크라가 제압이 되는 것과 동시에 한이 날린 신녀의 선물이 녀석의 연수에 달라붙었다.
-1단계 의식의 벽을 갰습니다. 2단계 무의식의 벽에 도달했습니다.
-계속해!
-의외로 방어기제가 두텁습니다.
연수를 통해 녀석의 중추신경계를 파고든 신녀의 선물은 모두 이십 개다. 상급능력자를 기초로 투입한 것인데 효과가 없는 모양이다.
-신녀의 선물을 더 써!
두 배를 더 이양했다.
-아직 뚫리지 않습니다.
-연차적으로 계속 투입하도록 해.
-알겠습니다.
무의식이 각성하기라도 하면 문제가 크기에 계속해서 투입하도록 했다.
-휴우, 끝났습니다.
-몇 개가 소모 됐지?
-총 백팔 개입니다.
-특별한 정신능력자로군.
-정신계열을 모두 막고야 제어할 수 있었던 것을 보면 마스터께서 생각하시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상당히 어려 보이는데도 특급능력자라. 어떤 조직인지 궁금하군.
-각성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지만 이런 능력자를 보유한 것을 보면 규모가 상당할 것 같습니다.
-수장고에 있는 자도 상당한 능력을 지닌 것 같으니 조심해야 할 것 같아.
-알겠습니다. 작전을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나이가 어린 것도 그렇고 지금 나에게 제압된 특급능력자는 아무래도 수장고에 있는 자를 따라 나온 것으로 보인다.
수장고쪽의 기운이 더 깊고 넓은 느낌인 것을 보면 일종의 인턴과정을 밟는 것이 분명했다.
이정도의 능력을 가진 자를 수련시킬 정도면 상당한 능력을 보유해야 했기에 작전계획을 변경하는 것이 좋았다.
-박물관이 무너지는 것도 감안하고 작전을 짜도록.
-알겠습니다.
한에게 지시를 끝내고 수장고로 향했다. 몇 가지 보안절차를 거쳐야 입구까지 들어갈 수 있지만 한의 도움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다.
-공간이동을 막는 결계까지 설치되어 잇는 것을 보면 대단한 것들이 보존되고 있는 모양이군.
도난을 막기 위해 공간이동을 제한하는 결계가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유물들이 궁금해졌다.
한나라의 보물들을 모아놓은 곳이라고는 하지만 그런 수준 높은 결계까지 설치한 것으로 봐서는 보통 유물들이 아닐 확률이 높았다.
보안절차를 마치고 승강기를 이용해 지하로 내려갔다. 한 덕분에 수장고까지 가능 동안 방해는 없었다.
지하에 도착하고 문이 열렸을 때 멀리 문을 마주서고 있는 자들이 보였다. 능력자들이 있었다.
침입자 20명 중에 14명이 이곳에 있었는데 일반인도 1명이 포함 되어 있었다.
1명은 금고를 여는 전문가인 듯 맨 앞에서 문을 열려고 하고 있었다.
‘금고털이범들도 아니고 떼로 몰려와 대놓고 열고 있군.’
수장고를 열고 있는 자의 뒤에서 팔짱을 끼고 있는 자가 바로 특급능력자였다. 나머지 12명의 중급능력자들은 어느새 신형을 돌려 나를 보고 있었다.
“귀찮으니까 빨리 처리해라.”
특급능력자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지시를 내렸다.
퍼퍼퍽!
퍼퍼퍼퍼퍽!
퍼퍼퍼퍽!
공간을 접어 전진한 뒤 찰나의 순간에 다시 공간이동으로 중급능력자를 제압했다. 한 사람에 딱 한 방씩만 필요했고, 의식을 잃는 순간에 한이 나서서 중추신경을 제압했다.
“으음.”
신음과 함께 특급능력자가 돌아섰다.
‘이자였군.’
가냘픈 얼굴에 어딘지 장난기가 보이는 눈매를 가지고 있는 30대 초반의 사나이는 나도 알고 있는 자다. 흑응으로 알려진 자인데 상당히 잔혹한 손속으로 유명했다.
이제야 이들이 어디에 속한 자들인지 알겠다.
한선회라 불리는 조직이 있다. 태양회와 더불어 일본을 양분했던 거대한 이면조직집단이 바로 한선회다.
태양회가 일본의 낮을 지배했다면 밤을 지배한다고 알려질 만큼 한선회의 전력은 대단히 탄탄했다.
눈앞에 있는 흑응은 그런 한선회의 전위무력조직인 야응대의 수장이다. 태양회의 수뇌부 암살작전에서 보여 준 그의 활약은 이면세계에 널리 알려졌다.
그가 활약한 것은 일본의 이면조직 통합전쟁이었는데 태양회의 공격을 이겨내고 한선회를 명맥을 유지한 것은 오로지 그의 힘이라고 회자될 정도로 유명한 자였다.
한선회를 공격했던 태양회는 흑응 혼자에게 수뇌부 4명을 잃었을 정도로 강한 무력을 보유하고 있고, 그 손속이 아주 잔혹했는데 이로 인해 흑응을 실력을 알고 있는 자들은 감히 덤벼볼 엄두도 내지 못할 정도였다.
“넌 계속 문을 열어라.”
수장고를 여는 손길을 멈춘 금고털이에게 지시를 내린 흑응은 쓰러져 있는 수하들의 모습을 둘러보았다.
예상외라는 듯 흑응의 표정에 이채가 서려 있었다.
“제법이군. 중급능력자들을 열둘을 찰나 간에 쓰러트리니 말이야.”
“그건 당신도 가능하지 않나?”
“호오, 날 알고 있는 모양이군.”
내가 자신을 알고 있는 것이 이상한 모양인지 고개를 갸웃 거린다.
이상하기도 할 것이다.
아직까지 흑응은 세상에 알려진 자가 아니었다.
그의 명성은 대변혁이 일어나고 2년 후부터 높아졌으니 당연한 일일 것이다.
태양회조차 그의 존재를 모르고 있을 시기다.
“야응대의 수장을 몰라보면 안 되지.”
한선회 소속의 능력자 중에서 특별한 자들만 선발하여 만든 조직이 야응대다. 수련만 하다가 활동하기 시작한 지 겨우 일주일 째인데 야응대를 알고 있는 것이 놀라울 것이다.
“태양회에서 나왔나?”
“알 것은 없고. 이곳에는 흑야만상도를 찾으러 온 건가?”
“으음.”
흑응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동북아에 가장 큰 세력을 이루고 있는 세 집단이 운명을 걸고 찾으려 하는 것이 흑야만상도다,
조직의 명운이 걸린 중차대한 일이라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느 일이었다.
조직의 정보망을 총 가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생전 처음 보는 이의말을 쉽게 믿을 수 없기에 흑응의 머릿속은 복잡해 질 수밖에 없었다.
‘진짜 모르겠군. 흑야만상도에 대한 비밀 찾아 낸 것은 우리 가문이 처음이었는데…….’
태양회에서 조차 100여년을 추적한 끝에 찾아낸 것이라 갈피를 찾을 수 없었다.
* * *
세상은 하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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