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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칙연산

셧 아이즈(Shut-eyes)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완결

사칙연산
그림/삽화
사칙연산
작품등록일 :
2016.10.06 18:44
최근연재일 :
2017.03.31 23:29
연재수 :
70 회
조회수 :
13,718
추천수 :
63
글자수 :
251,057

작성
17.03.30 23:37
조회
154
추천
1
글자
9쪽

추가 엔딩, 미쉘

DUMMY

"......."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그 동안 생각나지 않았던 그 '날'이 기억나기 시작한 것이었다. 머릿속이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어떻게, 그리고 어째서 난 이 곳으로 돌아온 걸까?

나는 고개를 흔들면서 정신차리려 했다. 일단은 내가 생각하는 그 곳이 맞는지 알아봐야 한다. 천천히 몸을 일으켜 침대를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침대 위에는 누군가가 잠들어 있는 듯, 숨소리와 함께 머리의 일부분이 보이며, 원래 세계에선 존재해서는 안 되는 고양이 귀가 버젓이 달려있었다. 나는 귀를 향해 천천히 손을 뻗어 문지르기 시작했다.

문질.

손가락에서부터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이, 팔을 타고 온 몸 구석구석 퍼져나가면서, 알 수 없는 전율이 느껴졌다.

아,

나는 깨달았다.

정말로 3년 전의 '그 때의 장소'에 돌아온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냐아아아."


"......"


게다가 멈출 수가 없는 이 중독성, 안돼. 곧 있으면 30을 넘는 사람이 이런 거에 현혹되어서는......

내가 내면적으로 갈등을 하든 말든, 내 손가락은 귀의 감각을 잊지 못하고 계속 만지고 있었다. 솔직하게 말해서, 멈출 수가 없었다.

잠시 후,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는 그녀는 나를 게슴츠레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왼 손을 치켜들었다.


"넌 지겹지도 않냐?!"


......라고 일갈하면서 내 얼굴을 향해 날아오는 것은 그녀의 왼주먹이었다. 나는 둔탁한 타격음과 함께 뒤로 나자빠져버리고 말았다. 귀가 찢어지는 듯한 소리도 들렸으며, 무엇보다 한 방으로 시야가 어질거릴 정도의 파워였다.


"크으으......."


나는 맞은 볼을 문지르며, 침대 위에서 일어난 그녀를 바라보았다.

잠옷과도 비슷한 원피스만 걸친 패션, 내가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 입었던 복장과 완전히 똑같았다.


"그만 포기하고 가라고! 어처피 알프레드는 오지 않는 거잖아! '진짜'도 아니면서, 자꾸 행세하지 말란 말야!!"


그녀는 나에게 불만과 짜증을 토로해내는 듯, 소리지르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행세하지 말라, '진짜'도 아니면서...... 어?

나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왜 그런 말을 하는 것인지 알아채버리고 말았다. '그 녀석(전, 파우스트)' 짓이었다.

......돌아버리겠네. 라고 생각하면서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 나는, 그대로 그녀를 향해 천천히 다가가기 시작했다.


"오지 마!"


"푸흛?!"


침대 위에 있었던 솜베게가 그녀의 손을 지나 강속구로 변모하더니, 그대로 내 얼굴에 명중하면서 그대로 뒤로 쓰러져버렸다.


"저리 가! 가라고! 난 이제 포기했으니까! 꺼지란 말야!"


나는 내 얼굴을 강타했던 솜베게를 잡으면서, 입을 열었다.


"3년 동안, 정말 마음 고생 심했구나."


"그걸 알면서도 맨날 찾아와서는.......!"


"자, 진정하고. 서로 통성명이라도 나누는 건 어떨까?"


"......어처피, 그 녀석이라고 할 거잖아. 그럴거면서, 왜 하자는 거야?"


"좋은 질문이네. 어째서 내가 그 녀석이라고 하는 걸까?"


"그야......!"


"무언가 사정이 있어서 잠시 떠난 사람을 대신하는 이가 널 찾아와서 행세하는 거?"


"......."


"아니면, 분명 약속을 해놓고 한 마디도 없이 사라진 사람을 잊으려고?"


"............뭐야, 너?"


미케는 금방이라도 울분을 터뜨릴 듯한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는 조금씩 그녀에게 다가가며 입을 열었다.


"미케일라 다나...... 아니, 이 이름이 아니었지."


".......어?"


그녀는 내가 이름을 읊은 것에 대해 조금 놀란 듯한 표정을 지어내었다. 그야 그럴만도 하다. 그 '가짜 이름'은 나만 들었었으니까. 어째서 그녀가 날 속이려 만든 '가짜 이름'이, 이렇게 쓰여질 줄은, 3년 전의 나에게 물어봐도 모를 것이었다.


"진짜 이름, 미케일라 미쉘. 줄여서 미케."


"아, 아아아......?"


그녀는 고장난 라디오처럼 말을 잇지 못하며 말이 계속 뚝뚝 끊겼다. 그녀도 눈치를 챈 것이겠지?


"그리고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 녀석의 이름이, 혹시 '클라우드 알프레드'는 아닌가?"


".......!!"


미케는 천천히 침대에서 내려와, 나를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설마'가 사람 잡듯, 그녀의 눈치에서 확신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알프레드으으으ㅡ!!"


"미안해, 미케. 많이 늦었지?"


나는 두 손으로 달려오는 미케를 끌어안아주려 준비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꾸득ㅡ!


"커허억?!!!"


품 안으로 먼저 들어온 것은 그녀의 보디블로우였다. 나는 다시 한번 뒤로 넘어가버리며 배를 잡고 뒹굴었다.


"뭘 잘했다고 팔을 쫙 펴고 있어?! 너 같은거....... 너 같은거...... 전혀 보고 싶지 않았단 말이야......"


미케는 결국 눈물을 터뜨리면서 쓰러진 나를 껴안으며 웃는지, 우는지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은 채 얼굴을 마구 부벼대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이에게 보디블로우는 너무하지 않았나 조금은 생각했다.




"냐아......"


평소의 냥어체로 돌아온 미케는 실실 웃어대며 내 무릎을 베게처럼 쓰기 시작한 지 벌써 20분째다. 그 동안 뭘 했냐는, 다른 사람에게 만나면 꼭 하는 질문을 몇개 툭툭 던지자, 할 질문이 금방 소진되어서 무엇을 말해야할지 모를 정도였다.


"알프레드는 원래 살던 세계에서 잘 지냈었냥?"


"아, 으응...... 잘 자냈다고나 할까. 미케는 날 닮은 애에게 계속 시달렸나보네?"


"냐으, 그 녀석 이야기는 꺼내지도 마. 날 '미쉘'이라고 부르면서 자기 기억 안나냐고 물어보기도 했다니까."


"......."


그 썩을 녀석이......


"어쨌든 다시 만나서 정말 다행이야...... 나는 그동안 네 생각이 나지 않아서 엄청 혼났어."


"냐아? 그게 무슨 소리냐? 날 잊고 살았다고? 3년씩이나?"


갑자기 분위기가 얼음장처럼 차가워지더니, 미케가 나를 잔뜩 째진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만약 미라가 조금이라도 남들과 비슷했으면 저랬을까. 하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다.


"아니, 잊지는 않았어. 다만..... 엄청나게 고민했어. 어떻게 하면...... 다시 돌아올 수 있는지."


"......그런거였냐아?"


"그럼, 다, 당연히지."


마음 속으로 한 숨을 내쉰 채, 두근거리는 심장을 가라앉혔다.


"냐아, 알프레드. 나 3년전부터 원하던게 하나 있었는데......."


"응?"


갑자기 누운 몸을 일으키더니, 몸을 베베 꼬면서 부끄러워하는 듯이 행동하면서 말을 더듬었다.


"사, 사사, 사과의 의미로."


미케는 얼굴이 잔뜩 붉어진 채, 나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한 채, 입술을 손으로 가리켰다. 무슨 말인지 모르는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그녀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 때, 미케가 다시 한 번 째진 눈으로 날 바라보더니, 그대로 내 멱살을 강하게 쥐면서 그대로 나에게 끌어왔다. 그리고선, 그대로.


입을 맞추었다.


1초, 2초, 3초.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듯한 느낌과 함께, 귀와는 차원이 다른 부드러움이 입술에 닿고 있었다.


"......."


"......."


나와 미케는 입을 떼고선, 서로 바라보았다. 지금은 무슨 말을 해도 어색할 것 같아, 섣불리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 때, 미케가 먼저 나에게 말을 걸었다. 평범한 질문이었다.


".......앞으로도 와 줄거야?"


"아니라고 하면 때릴거잖아."


"죽일거야, 확실히."


".......하, 하하. 내가 들은 농담중에서 가장 살벌한 농담이네."


"농담 아니야. 진짜야. 알프레드."


"뭐, 내가 말할 건 단 한가지 밖에 없지. 응, 이번엔 정말 약속할게."


"알프레드도 참, 뻔뻔하다니까...... 2번이나 약속을 깨놓고선 뻔뻔하게......."


"미..... 우읍......!?"


불시에 다시 한 번 입을 맞추고 만 나는 그대로 할 말을 잊어버렸다. 미케는 나에게 반쯤 감긴 눈으로 바라보면서, 못을 박듯 말했다.


"그냥 입 다물고 있어. 알프레드. 넌 그게 최선일 것 같아."


".......그래, 뭐. 난 그러는게 나을 것 같네."


한 남자와, 고양이 소녀는 그 뒤로 아무 말 없이,


ㅡ'신'이 된 남자와, '신의 하녀'라는 고양이 소녀는 아무도 없는 방에서 서로의 감정을 시험하고 있었다.


작가의말

지금까지 셧-아이즈를 봐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나다.

이 영광을 제 지인에게 바치도록 하겠습니다.


신이 된 남자 = 꿈 속의 주인, 알프레드.

신의 하녀 = 미쉘, 미케


다음화는 원작과 상관이 있을 법한(?) 후일담이 이어집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Personacon [탈퇴계정]
    작성일
    17.03.31 00:55
    No. 1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답글
    작성자
    Lv.8 사칙연산
    작성일
    17.03.31 01:28
    No. 2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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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가 엔딩, 미쉘 +2 17.03.30 155 1 9쪽
68 에필로그, 별하늘의 꿈 +4 17.03.29 130 1 11쪽
67 최종화, 눈을 감고서 +2 17.03.28 153 1 8쪽
66 종막, '세계' (8) +2 17.03.27 133 1 9쪽
65 종막, '세계' (7) +2 17.03.25 122 1 7쪽
64 종막, '세계' (6) +2 17.03.24 104 1 7쪽
63 종막, '세계' (5) +2 17.03.23 132 1 8쪽
62 종막, '세계' (4) +2 17.03.22 125 1 9쪽
61 종막, '세계' (3) +2 17.03.21 126 1 10쪽
60 종막, '세계' (2) +2 17.03.20 155 1 8쪽
59 종막, '세계' (1) +2 17.03.18 72 1 8쪽
58 외전, 그녀의 과거(하편)(2/2) +2 17.03.17 194 1 9쪽
57 외전, 그녀의 과거(하편)(1/2) +2 17.03.16 223 1 8쪽
56 외전, 그녀의 과거(중하편) +2 17.03.15 107 1 8쪽
55 외전, 그녀의 과거(중상편) +2 17.03.14 162 1 7쪽
54 외전, 그녀의 과거(상편) +2 17.03.13 117 1 8쪽
53 50화, 이미 끝나버린 공연. +2 17.03.11 105 1 8쪽
52 49화, 되살아나는 감정 +2 17.03.10 129 1 8쪽
51 48화, 혼돈, 파괴 그리고...... +2 17.03.09 109 1 7쪽
50 47화, +2 17.03.08 135 1 9쪽
49 46화, 연극 <파우스트> +2 17.03.07 183 1 8쪽
48 45화, 세 번째 +2 17.03.06 214 1 7쪽
47 44화, 탐욕 +2 17.03.04 125 1 9쪽
46 43화 +2 17.03.03 124 1 7쪽
45 42화, 맹인은 꿈을 꾸는가?(2) +2 17.03.02 250 1 7쪽
44 41화, 맹인은 꿈을 꾸는가?(1) +2 17.03.01 152 1 7쪽
43 40화, 선택 17.02.06 183 0 7쪽
42 39화, 나와 나 17.01.27 213 0 11쪽
41 38화, 호의 17.01.18 192 0 7쪽
40 37화, '허무' 17.01.12 145 0 8쪽
39 36화, 악마와 늑대 17.01.06 114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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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2화, 고백(Go, Back) 16.12.12 216 0 7쪽
34 32화, 유메의 무대<더 스테이지> 16.12.03 201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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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0화, 착각과 오해 - 미케, 알프레드 16.11.29 172 0 7쪽
31 29화, 착각과 오해 - 미케 사이드(1) 16.11.28 249 0 8쪽
30 외전, 그녀는 지금 16.11.26 133 0 8쪽
29 28화, 서로의 다짐 16.11.25 215 0 7쪽
28 27화, 그녀들의 마음(2) 16.11.24 216 0 8쪽
27 26화, 그녀들의 마음(1) 16.11.23 153 0 7쪽
26 25화, 다시 시작된 악몽(2) 16.11.22 135 0 9쪽
25 24화, 다시 시작된 악몽(1) 16.11.21 185 0 7쪽
24 23화, 잠깐은 평화를 16.11.19 160 0 8쪽
23 22화, 늑대, 「현실」 16.11.18 249 0 7쪽
22 21화, 타불라 라사 16.11.17 157 0 8쪽
21 20화, 이너 사이드 16.11.16 190 0 7쪽
20 19화, 재회(3) 16.11.15 245 0 10쪽
19 18화, 재회 (2) 16.11.14 158 0 8쪽
18 17화, 재회 +2 16.11.12 212 1 7쪽
17 16화, 늑대인간 16.11.11 186 1 7쪽
16 15화, 현실부정 16.11.10 229 1 7쪽
15 14화, 인간이여, 감정을 죽여라 16.11.09 288 1 7쪽
14 13화, 2명과 2명 16.11.08 368 1 8쪽
13 12화, 심연을 뚫고 16.11.07 226 1 10쪽
12 11화, 선택은 주관의 연속 16.11.05 339 1 16쪽
11 10화, 현실......? 16.11.04 282 1 9쪽
10 9화, 첫 번째 악몽 (2) 16.11.03 290 1 8쪽
9 8화 16.11.02 177 2 9쪽
8 7화, '시련'속의 악몽 +2 16.11.01 286 2 8쪽
7 6화, 도피(逃避) 16.10.25 159 2 14쪽
6 5화, 캣 앤 알프레드 +1 16.10.17 198 3 8쪽
5 4화, 두 개의 약속 +1 16.10.11 186 2 9쪽
4 3화, 조건 +2 16.10.08 202 4 8쪽
3 2화, DREAM +1 16.10.07 312 4 10쪽
2 1화. 그의 (평소)생활 +1 16.10.06 403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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