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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칙연산

셧 아이즈(Shut-eyes)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완결

사칙연산
그림/삽화
사칙연산
작품등록일 :
2016.10.06 18:44
최근연재일 :
2017.03.31 23:29
연재수 :
70 회
조회수 :
13,669
추천수 :
63
글자수 :
251,057

작성
17.03.04 23:58
조회
124
추천
1
글자
9쪽

44화, 탐욕

DUMMY

파우스트-



"......후우."



알프레드는 아마 꿈에서 깼을 것이다.


'10초'라는 시간 동안 눈을 감고 움직이지 않으면 그대로 이런 꿈에서 깨어나게 된다. 이것이 그 녀석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 라는 걸까?


어렴풋이 들었었거든. 유메라는 꼬맹이와, '신님'이라 지칭하는 그 녀석. 분명 알프레드의 몸을 강탈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 생각인 것 같은데......


솔직히, 나도 그의 몸은 탐이 나긴 했다. 하지만, 그의 몸을 가져가봤자 '다른 녀석'들에게 노려질 수 있다. 그렇게 따지만, 결과적으로 '현실'에 있는 '클라우드 알프레드'만이 피해를 고스란히 받아버리겠지.


그런 일이 일어나게 만들어서는 안돼. 절대로.



"......<해제>."



주변의 적막을 깨는 목소리가 주변으로 울려퍼지자, 공간에 흰 빗금과 함께 여러 갈래로 퍼져나가며 균열이 일었다.



"......만약 내가 눈을 뜨면 무슨 일이 펼쳐지고 있을까."



걱정거리가 하나 떠오른다.



"이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네. 내가 걱정을 하다니."



어쩐지 미소가 지어졌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그 느낌. 왠지 그 동안 뛰지 않았던 기분 좋은 두근거림이 내 몸 속에서 느껴져왔다.



"만약 그녀가 내 옆에 있다면 전해줘야 할 말......."



누군가가 떠오른다. 이제 그녀를 만날 수 있다. 지금까지 이 세계에서 갇혀 있던 그런 나날이, 어렴풋이 스쳐지나간다.


ㅡ와장창!


균열이 일은 장소는 마침내 부숴지며, 희고 고운 빛으로 비추기 시작한다.


이제 시간이 되었다. 다시는 이 세계에는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결심했다. 내 힘으로 재앙을 막아보겠다. 설령 내 존재가 사라지는 한이 있더라도.......



"'미쉘'......"



그녀의 이름을, 다시 한번 뇌리에 새겨내었다.



-유메-



".......기어코 이 날이 올 줄 알았어."



나는 이 곳에 오는 동안, 단 한 번도 안심을 한 적이 없어. 물이 튀기는 소리 하나에도 놀라고, 식은땀은 계속해서 등 뒤를 타고 있었어.


한 마디로, 정말 무서워.


평소같으면 제대로 대면하겠지만, 이번에는 달라. '숨겨야 할 것'이 있기 때문에 단 하나라도 방심할 수가 없었어.



"후우...... 크크크......."



하지만, 이 일이 끝나면 나는 이제 자유야.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을 수 있어.


아, 이런.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와버렸네.


자아, 그럼 이제 '그 녀석'을 만나러 가볼까?


긴 복도의 끝, 그 곳에는 빛 한 점 들어오지 않는 '암흑' 그 자체였어. 그리고 서서히 느껴지는 '불쾌함'이 나를 반겨주고 있었지.



"좋아...... 하나, 둘."



마음 속으로 숫자를 세우며, 주머니에서 '검은 조각' 하나를 꺼내 떨어뜨리고, 왼쪽 다리를 굽혀내고는 마지막으로 정한 숫자를 세며 뛰어나갔어.



"셋......!"







"주우이인니이임ㅡㅡ!!"



목청껏 '그 녀석'을 높여부르고서는 높이 뛰었어. 그 때, 내 두 손에 안겨있던 두 구의 시체(살아있음)가 기세좋게 날아가버렸어.



'아차......!!'



그 때, 불길한 분위기가 풍겨지는 손이 둘의 몸을 콱 잡으며 중앙으로 끌어오고 있었어.



"정말이지...... 조심성이라고는 티끌만큼도 없는것이냐."


"아, 에헤헤...... 죄송합니다아."



저 손의 주인은...... 분명히 '그 녀셕'의 것이야.


앞을 보니, 인간의 형체를 띄고 있지만, 이목구비 대신 뻥 뚫려있는 4개의 구멍과 '붉은 뿔'을 지니고 있는 불완전한 형체.


'그 녀석'은 나를 보자마자 언짢은 소리를 내며 혀를 끌끌 차댔어.



"어쨌든, 수고가 많았다. 유메."


"'신 님'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하수인' 유메잖아요!"


"그래서 여러번 실패했지."



......하, 또 시작이네.



"그....... 일단은 먼저 몸의 상태를 체크해 보심이......"



그 때, 또 다른 손이 갑작스럽게 내 앞에서 튀어나와 순간적으로 목을 옭아매듯 잡아내었다.



"커......크윽......?!"


"유메, 유메. 그래. 먼저 네 말대로 내 몸이 될 남자의 몸을 체크해야겠지. 하지만, 지금 내 손에 있는 이상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다."


"크학....... 켁.......!"


"계속 발버둥쳐라. 네 고통, 네 화, 네 마음을 전부 토해내거라."



으드득, 목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어. 목뼈가 울리는 걸까?



"흐음."



'그 녀석'은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한 소리를 내더니, 그대로 나를 뒤로 향해 내던져버렸어.



".......!!"



콰앙,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힌 나는 쓰고 있던 모자가 벗겨져버렸어. "으윽."하는 소리와 함께 흔들리는 시선으로 '그 녀석'을 바라보았어.


'그 녀석'은 잡고 있는 두 구의 시쳬(다시 말하지만 살아있다)를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어.


심장이 뛰는 지, 몸에 무엇이 들어있는 지. 좋게 말하면 꼼꼼하게 체크하고 있지만, 몸을 만지거나, 속을 들여다보는 행동...... 아무리 봐도 저건 변태적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크으......"



머리에서 무언가 뜨뜻미지근한 액체가 볼을 타고 흘렀어. .......피네. 응. 뭐, 이건 '그 녀석'을 만날 때 마다 한 번씩은 벌어지니까 넘어간다 쳐도, 틈이 보이지 않았어.


주변으로는 기괴한 손들이 '상시 대기중'. 그리고 이 공간 자체가 '저 녀석'의 몸이자 감각. 마법을 직접적으로 캐스팅해서 한 방에 쓰러뜨리는 것은 무리야.


......뭐, 여기까지는 예상했어. 이 곳을 한두 번 온 것도 아니니까.


그럼 이제, 플랜을 시작해볼까?



나는 '그 녀석'이 몸에 정신이 팔려있는 사이, 그의 주위를 천천히 돌며 '검은 조각'을 하나씩 바닥에 떨어뜨렸어.


이 검은 조각에서 흘러나오는 불길한 기운은, 저 녀석이 흘러내는 기운 그 자체야. 그러니, 내가 움직이는 것이 '그 녀석'의 초감각 앞에서 은폐된다는 거지. 설령 눈에 띄는 짓을 해도 '그 녀석'이 직접 보지 않는 이상 무엇을 하려는 건지는 잘 알지 못할거야.



"......이게 마지막이야."



주머니 속에 들어있던 검은 조각들은 이 한 조각을 빼고는 다 뿌려내었어.



"......."



나는 '검은 조각'을 바닥에 떨어뜨리려 손을 펴내려했어.


그런데, 어째선지, 손이 펴지지 않아. 마치 누군가가 내 손을 붙잡고 있는 듯한 느낌이, 그런 악력이 느껴졌어.



"뭐...... 뭐야......?!"



손을 이리저리 털어 어떻게든 손 안에 있는 조각을 떨어뜨리려 했어. 하지만, 내 손은 굳은 듯 펴지지가 않았어.


그 때, 등골이 오싹해지는 저음의 목소리가, 저 멀리에서...... 아니, 이제는 근처에서 들려왔어.



"......유메, 이 몸에게 반기를 들을 줄은 미리 염두해두고 있었지만 정말로 나를 우롱할 줄은 몰랐다."


"......!!"


"그래서, 어떻게 하겠느냐? 네가 가지고 있는 그 조각으로......"



젠장할......! 어떻게 안 거지......? 설마, 내가 몰랐던 것이 있었던거야? 아니야. 아니야! 내가 이 것을 준비하려고 얼마나 많은 것을 시도했는데.....!


이 상황은 이미 예전부터 실험했었다고! 그런데 왜......!



"흐음, 유메?"


"......."


"대답이 왜 없나?"


"............."


"뭐어, 마지막으로 '변명'이라도 지껄일 기회는 주려 했지만...... 역시 시간 낭비였나 보군."


".......하."


"하?"


"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


"그래, 웃거라. 그게 네 마지막이자, 그저 그런 '조연'의 최후이니까."



어쩌지, 헛웃음이 마구 나와. 멈출 수가 없어. 지금까지 생각해낸 것이 모두 가로막히니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 그저 내가 눈물을 흘리면서, 웃고 있어.


마지막까지, 나는 주연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어. 그의 목소리가...... 내 안으로 울려퍼지며.



"잘 가거라, '탐욕의 마녀'. 그리드 유메."



ㅡ콰앙!


한 차례의 폭렬음과 함께, 나는 의식을 잃고 말았어.


작가의말

greed(탐욕)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Personacon [탈퇴계정]
    작성일
    17.03.05 00:02
    No. 1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답글
    작성자
    Lv.8 사칙연산
    작성일
    17.03.05 01:49
    No. 2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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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에필로그, 별하늘의 꿈 +4 17.03.29 129 1 11쪽
67 최종화, 눈을 감고서 +2 17.03.28 152 1 8쪽
66 종막, '세계' (8) +2 17.03.27 133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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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종막, '세계' (1) +2 17.03.18 72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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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외전, 그녀의 과거(하편)(1/2) +2 17.03.16 222 1 8쪽
56 외전, 그녀의 과거(중하편) +2 17.03.15 106 1 8쪽
55 외전, 그녀의 과거(중상편) +2 17.03.14 161 1 7쪽
54 외전, 그녀의 과거(상편) +2 17.03.13 117 1 8쪽
53 50화, 이미 끝나버린 공연. +2 17.03.11 104 1 8쪽
52 49화, 되살아나는 감정 +2 17.03.10 129 1 8쪽
51 48화, 혼돈, 파괴 그리고...... +2 17.03.09 108 1 7쪽
50 47화, +2 17.03.08 134 1 9쪽
49 46화, 연극 <파우스트> +2 17.03.07 183 1 8쪽
48 45화, 세 번째 +2 17.03.06 213 1 7쪽
» 44화, 탐욕 +2 17.03.04 125 1 9쪽
46 43화 +2 17.03.03 123 1 7쪽
45 42화, 맹인은 꿈을 꾸는가?(2) +2 17.03.02 249 1 7쪽
44 41화, 맹인은 꿈을 꾸는가?(1) +2 17.03.01 152 1 7쪽
43 40화, 선택 17.02.06 183 0 7쪽
42 39화, 나와 나 17.01.27 213 0 11쪽
41 38화, 호의 17.01.18 191 0 7쪽
40 37화, '허무' 17.01.12 144 0 8쪽
39 36화, 악마와 늑대 17.01.06 113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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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1화, 착각과 오해 - 알프레드 사이드 16.11.30 200 0 7쪽
32 30화, 착각과 오해 - 미케, 알프레드 16.11.29 172 0 7쪽
31 29화, 착각과 오해 - 미케 사이드(1) 16.11.28 248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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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3화, 잠깐은 평화를 16.11.19 160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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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0화, 이너 사이드 16.11.16 189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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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8화, 재회 (2) 16.11.14 157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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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6화, 늑대인간 16.11.11 185 1 7쪽
16 15화, 현실부정 16.11.10 229 1 7쪽
15 14화, 인간이여, 감정을 죽여라 16.11.09 287 1 7쪽
14 13화, 2명과 2명 16.11.08 367 1 8쪽
13 12화, 심연을 뚫고 16.11.07 225 1 10쪽
12 11화, 선택은 주관의 연속 16.11.05 339 1 16쪽
11 10화, 현실......? 16.11.04 282 1 9쪽
10 9화, 첫 번째 악몽 (2) 16.11.03 289 1 8쪽
9 8화 16.11.02 176 2 9쪽
8 7화, '시련'속의 악몽 +2 16.11.01 285 2 8쪽
7 6화, 도피(逃避) 16.10.25 158 2 14쪽
6 5화, 캣 앤 알프레드 +1 16.10.17 197 3 8쪽
5 4화, 두 개의 약속 +1 16.10.11 186 2 9쪽
4 3화, 조건 +2 16.10.08 201 4 8쪽
3 2화, DREAM +1 16.10.07 312 4 10쪽
2 1화. 그의 (평소)생활 +1 16.10.06 402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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