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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칙연산

셧 아이즈(Shut-eyes)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완결

사칙연산
그림/삽화
사칙연산
작품등록일 :
2016.10.06 18:44
최근연재일 :
2017.03.31 23:29
연재수 :
70 회
조회수 :
13,678
추천수 :
63
글자수 :
251,057

작성
16.11.09 23:58
조회
287
추천
1
글자
7쪽

14화, 인간이여, 감정을 죽여라

DUMMY

......이제 무엇을 해야할까?


잔뜩 고민하고 나니, 가장 중요한 문제를 망각하고 있었다.


내 꿈을 되찾는 것.



"하지만 어떻게......"



지금쯤이면 유메는 내가 '악몽'속에 없다는 것을 알고 눈에 불을 켜며 찾아다닐 것이다. 본의아니게, 그녀를 또 속여버린 것처럼 느껴버릴테니.



"그렇다면 직접 만나는 건......"



나는 잠시 눈을 감고 그 상황이 일어나는 것을 상상해보았다.



'키키키.'


"......윽."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아왔다. 지금 상황에서 그녀를 만나면, 아니. 앞으로도 그녀를 '홀몸'으로 만날 일은 없어야 한다.



"아으......! 어떡하지, 어떡하지?"



나는 무엇이든 좋은 발상이라도 내보려고 노력했지만, 그 노력에 비해서 딱히 뾰족한 수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짧은 시간에 벌써 답을 내었다면 이미 실행에 옮겼겠지......"



그만큼 이 상황이 매우 절박했었다. 머리가 톱니바퀴마냥 팽글팽글 돌아가며 점점 어지러워져 왔다.


그 때, 미케가 눈을 서서히 뜨며 잠에서 깨어났다.



"냐아...... 잠깐 졸았냐."



미케는 뒷목을 긁으면서 하품을 연신 해대었다.



"냐아? 알프레드, 일어났었어?"


"......"


"무슨 고민이라도 있어?"



미케가 나에게 부담스러울 만큼 얼굴을 들이밀었다.



"......좀 떨어지면 안될까?"


"무슨 일인지 말하면."


"......"


'솔직하게 말할 때가 온건가......'



이 이상 미케를 속이는 건 나에게 있어 껄끄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만약 내 정체를 밝히면.'


'......어? 밝히면 어떻게 되는거지?'



머리에 망치를 얻어맞은 듯 정신이 헤롱거리기 시작했다. 정체를 밝히는 것을 금지한 것은 내가 알기로는 어디까지나 유메의 독단적인 경고. 실질적으로 내가 취하는 불이익은 없었다.



'......'



이제 나는 아래가 보이지 않은 낭떠러지에 몰린 신세가 되었다. 내 앞에는 언제 무너질 지 모르는 낡은 다리와, 튼튼한 통나무로 만들어진 것 같은 외나무 다리.


어느 곳을 고르든 위험한 것은 매한가지였다.



'......'



지금까지 나는 내 바램대로 고른 적이 없었다.


모두 누군가가 나에게 선택지를 주고, 나는 그 선택지에 따라 살아갈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누구도 없었다.


도움받을 사람들이 없었다.


내 선택에 영향을 줄 사람들이 없었다.



'......그래.'



나는 마음 속으로 결심했다.


이제는 내가 생각한 것을 다른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지 않고, 내 스스로 길을 개척해나가기로.



"......미케."


"냐?"



미케는 갑자기 진지한 어투로 말을 이어가는 나를 향해 갸웃거렸다.



"지금부터 하는 말, 잘 들어줘."


"냐아...... 뭐, 알겠어."



미케는 얼굴을 거두며 침대 위에서 양반다리로 앉아 꼬리를 살랑거렸다.


나는 더없이 진지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사실 나는...... 이 곳 사람이 아니야."



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지금까지 속여와서 미안하다는 내 행동이었다. 어떠한 의문도, 감정도 모두 받아들일 준비는 하고 있었다.



"......"


"응, 알고 있었어."


"크헉?!"



나는 머리를 그대로 침대에 박으며 그 자리에서 폭 고꾸라지고 말았다.



"뭐, 뭐라고?! 알고 있었어?! 언제부터!"


"냐아, 너랑 처음 만났을 때 부터."



황당했다, 아니. 그것보다도 화가 났다.


나는 흥분하면서 미케에게 울분을 터뜨리는 듯 소리치며 폭언을 퍼부었다.



"그런데 왜 처음 만났을 떄 그런 행동을 한거야! 내가 '유메'에게 묶인 것도, 내가 어떻게 왔는지 뻔히 알면서도 그런 짓을 했다는거야?!"


"'유메'가 누구야? 그리고 네가 어떻게 왔는지 알고 있었네?"


"......? 뭐야...... 방금 전까지 안다고 하지 않았어?"


"응, 네가 '이 곳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



미케는 침대 아래로 고꾸라진 나에게 손을 내밀어주고는 미소를 지었다.



"네가 어떻게 왔는지, 유메가 누구인지 전혀 모르겠는걸?"


"......"



알프레드, 멍청이.


알프레드, 죽어.



"......하, 하하......"



헛웃음만 흘러나왔다. 나는 그만 그 동안에 쌓였던 감정이 터지면서 흥분했더니, 뵈는 말이 없었던 것 같았다.



"자자. 어처피 다 말한거, 나에게 이야기해주지 않을래?"



미케가 내 손을 잡아 끌어당겨 침대 위로 올려주었다. 그리고선 부담스러울 만큼 몸을 붙이며 왼손으로는 어깨동무를 해,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잡아둔 뒤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천천히, 그리고 아주 자세하게 말야ㅡ?"


"......"



지금 이 순간 만큼은 미케가 고양이가 아니라 호랑이로 느껴졌다.






ㅡ2시간 전, 현실.



-미라-



"하아, 하아......"



집을 나온 뒤, 억수같이 내리는 비를 뚫고서 수 많은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봐서야, 겨우 '메르헨 병원'에 도착했어요.



"알프레드....... 기다려......"



저는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병원 안에 있는 카운터에 있는 분에게 다가갔어요.



"어서오세요. ......?!"



카운터에 있는 분은 놀라시면서 저에게 걱정을 표했어요.



"괜찮으신가요?!"


"......411호. 어디......있어요?"



저는 걱정에 아랑곳하지 않고, 구겨지고 젖은 종이를 그 분에게 건네며 힘겹게 입을 열었어요.



"저, 저쪽 엘레베이터를 타고 4층 왼편이에요......"


"......감사합니다."


"그, 그보다...... 도와드릴까요?"


"......아뇨, 괜찮아요,"



저는 손사례를 치면서 목을 까딱여 감사인사를 표하고는 엘레베이터를 향해 걸어갔어요.


엘레베이터는 곧 1층으로 내려오며 문이 열렸어요.


저는 급히 엘레베이터에 올라타며 'F'라고 적혀있는 버튼을 눌렀어요.



「올라갑니다.」



기계적인 목소리가 들리면서 엘레베이터의 문이 닫히고 올라가기 시작했어요.


저는 엘레베이터가 4층에 도달할 때 까지, 오직 '알프레드의 걱정'밖에 생각하지 않았어요.



"알프레드....... 제발."



얼마나 다쳤을까, 또, 얼마나 심각할까.


속이 타기 시작했어요.



띠링.


「4층 입니다. 문이 열립니다.」



다시 한번 기계적인 목소리가 들린 동시에, 엘레베이터의 문이 열렸어요.


조금만 더 가면 알프레드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으로 411호로 향했어요.


"......."


마침내 제가 도착한 곳은 411호. 그 곳이 알프레드가 있는 곳.


저는 마음을 진정시킨 채, 문을 열어 병실 안으로 들어갔어요.


작가의말

마감!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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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종막, '세계' (7) +2 17.03.25 121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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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종막, '세계' (4) +2 17.03.22 124 1 9쪽
61 종막, '세계' (3) +2 17.03.21 126 1 10쪽
60 종막, '세계' (2) +2 17.03.20 154 1 8쪽
59 종막, '세계' (1) +2 17.03.18 72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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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외전, 그녀의 과거(중하편) +2 17.03.15 106 1 8쪽
55 외전, 그녀의 과거(중상편) +2 17.03.14 161 1 7쪽
54 외전, 그녀의 과거(상편) +2 17.03.13 117 1 8쪽
53 50화, 이미 끝나버린 공연. +2 17.03.11 104 1 8쪽
52 49화, 되살아나는 감정 +2 17.03.10 129 1 8쪽
51 48화, 혼돈, 파괴 그리고...... +2 17.03.09 108 1 7쪽
50 47화, +2 17.03.08 134 1 9쪽
49 46화, 연극 <파우스트> +2 17.03.07 183 1 8쪽
48 45화, 세 번째 +2 17.03.06 213 1 7쪽
47 44화, 탐욕 +2 17.03.04 125 1 9쪽
46 43화 +2 17.03.03 124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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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1화, 맹인은 꿈을 꾸는가?(1) +2 17.03.01 152 1 7쪽
43 40화, 선택 17.02.06 183 0 7쪽
42 39화, 나와 나 17.01.27 213 0 11쪽
41 38화, 호의 17.01.18 191 0 7쪽
40 37화, '허무' 17.01.12 144 0 8쪽
39 36화, 악마와 늑대 17.01.06 113 0 8쪽
38 35화, 준비 (3) 16.12.20 321 0 8쪽
37 34화, 준비 (2) 16.12.17 442 0 7쪽
36 33화, 준비 (1) 16.12.15 208 0 7쪽
35 32화, 고백(Go, Back) 16.12.12 216 0 7쪽
34 32화, 유메의 무대<더 스테이지> 16.12.03 201 0 7쪽
33 31화, 착각과 오해 - 알프레드 사이드 16.11.30 200 0 7쪽
32 30화, 착각과 오해 - 미케, 알프레드 16.11.29 172 0 7쪽
31 29화, 착각과 오해 - 미케 사이드(1) 16.11.28 248 0 8쪽
30 외전, 그녀는 지금 16.11.26 132 0 8쪽
29 28화, 서로의 다짐 16.11.25 214 0 7쪽
28 27화, 그녀들의 마음(2) 16.11.24 215 0 8쪽
27 26화, 그녀들의 마음(1) 16.11.23 153 0 7쪽
26 25화, 다시 시작된 악몽(2) 16.11.22 134 0 9쪽
25 24화, 다시 시작된 악몽(1) 16.11.21 184 0 7쪽
24 23화, 잠깐은 평화를 16.11.19 160 0 8쪽
23 22화, 늑대, 「현실」 16.11.18 248 0 7쪽
22 21화, 타불라 라사 16.11.17 157 0 8쪽
21 20화, 이너 사이드 16.11.16 189 0 7쪽
20 19화, 재회(3) 16.11.15 245 0 10쪽
19 18화, 재회 (2) 16.11.14 158 0 8쪽
18 17화, 재회 +2 16.11.12 211 1 7쪽
17 16화, 늑대인간 16.11.11 185 1 7쪽
16 15화, 현실부정 16.11.10 229 1 7쪽
» 14화, 인간이여, 감정을 죽여라 16.11.09 288 1 7쪽
14 13화, 2명과 2명 16.11.08 367 1 8쪽
13 12화, 심연을 뚫고 16.11.07 225 1 10쪽
12 11화, 선택은 주관의 연속 16.11.05 339 1 16쪽
11 10화, 현실......? 16.11.04 282 1 9쪽
10 9화, 첫 번째 악몽 (2) 16.11.03 289 1 8쪽
9 8화 16.11.02 176 2 9쪽
8 7화, '시련'속의 악몽 +2 16.11.01 285 2 8쪽
7 6화, 도피(逃避) 16.10.25 158 2 14쪽
6 5화, 캣 앤 알프레드 +1 16.10.17 197 3 8쪽
5 4화, 두 개의 약속 +1 16.10.11 186 2 9쪽
4 3화, 조건 +2 16.10.08 201 4 8쪽
3 2화, DREAM +1 16.10.07 312 4 10쪽
2 1화. 그의 (평소)생활 +1 16.10.06 402 4 9쪽
1 프롤로그, 의미불명 +2 16.10.06 447 4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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