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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칙연산

셧 아이즈(Shut-eyes)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완결

사칙연산
그림/삽화
사칙연산
작품등록일 :
2016.10.06 18:44
최근연재일 :
2017.03.31 23:29
연재수 :
70 회
조회수 :
13,728
추천수 :
63
글자수 :
251,057

작성
16.11.17 22:37
조회
157
추천
0
글자
8쪽

21화, 타불라 라사

DUMMY

"뭐......."



다시 만나서 반갑다니? 나는 그 늑대가 말한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냥 만난 것이 아니라, '다시' 만났다는 소리. 그렇다는 것은 나와 저 늑대가 구면이라는 말이 된다.



"......우리가 언제 만났다는 거야?"


"기억이 안나나? 설마 정말로 모르는 것은 아니겠지."



나는 어리둥절하며 내 앞에 비추어진 늑대를 바라보았다. 그 늑대는 나의 눈을 천천히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만월이 뜨며, 구름 한 점 없어 월광이 대지를 비추던 어느 날 밤. 길에서 쓰러져 고통스러워 하고 있던 '어린 아이'의 후방에서 울음소리를 내고 있었던 나를."


"......!!!"



'만월이 뜨던 밤', '길에서 쓰러져 고통스러워 하고 있던 어린아이', '울음 소리를 내고 있는 늑대'.


세 가지의 키워드가 내 머릿속에 떠오르며, 곧 늑대가 어느 곳을. 아니, 어느 상황을 이야기 하는 것인지 깨달았다. 그 때에는 누가 나의 등 뒤를 습격한 것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지만...... 지금, 그가 말한 것을 듣고 내게 그럴 수 있을 만한 인물을 떠올렸다.



"「늑대인간」......!"



내가 꾸었던 '시골 배경의 악몽 속'에서 유메가 쓴 소설의 이름이었다. '늑대인간'이 실제로 존재하는 그 꿈에서 내게 '죽음'을 선사한 것은 저놈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기억해주었구나."



늑대인간은 두 앞발을 들어 손뼉을 쳐 대며 환한 미소(라기 보기 어렵지만)를 짓고는 좋아해주었다.



"그래, 네 목덜미를 물어뜯은 장본인이 바로 나야."


"......."



크큭거리며 웃어대는 늑대의 얼굴이 조금씩 변화가 이루어지며, 잔털이 없는 인간의 두상으로 변했다. 하지만 얼굴의 반쪽이 그림자에 드리워져서 가면을 쓴 듯, 얼굴을 알아볼 수는 없었다.


나는 온 몸이 공포심으로 떨려오기 시작했다. 인간으로 치자면, 「살인을 저지른 인간에게서 도망쳤던 피해자가 시간이 지나서 다시 만난 것」이나 다름 없었으니.


하지만, 그렇게 흘러간다면 가장 말도 안되는 것이 한 가지 있었다.



"대, 대체 어떻게 내 앞에 나타난 거야? 이 곳은 현실이야. 네가 여기 있을 이유는 없어......!!"



떨려오는 목소리로 거울에 비추어진 늑대를 검지손가락을 이용해 가리키며 외쳤다. 내가 정신병으로 미치지 않는 이상, 거울에 대고 이야기 하는 짓거리는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ㅡ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거야?"


"......뭐?"



늑대는 여전히 기분 나쁜 미소를 머금으면서 대화를 이어갔다.



"정말 네가 있는 곳이, 현실이라고 믿는 거냐고,"


"......"



나는 늑대의 말에 침묵할 수 밖에 없다. 이 곳이 현실이라고 믿고 있었지만, 저 늑대가 나타나고서는 이 세계에 의심을 주는 어투로 이야기하니, 점점 '그것이 과연 옳은 건지' 생각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뭐어, 자신이 직접 깨닫도록 하기 위해서, 한 번 맞춰봐. 힌트도 원한다면 줄게!"



완전히 문제 출제자가 되어버린 늑대는 이 상황을 즐기는 듯 싱글거리며, 내심 기대하는 것인지 내 얼굴을 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어떻게 보면, 내가 세수하면서 생각했던 '의문'과 이 질문이 원하는 답안이 똑같을 수도 있었다.



"......힌트가 뭐야?"


"으음, 그냥 줄 수는 없는데."



순간 울컥하며 표정이 일그러지며 늑대를 노려보았다.



"......."


"아하하, 그렇게 눈살 찌푸리지마. 알려줄테니까 얼굴 펴."



늑대는 기침을 하면서 목을 몇 번 가다듬더니, 몸을 거울 앞으로 가까이 내밀어 입을 열었다.



"나에게 죽은 이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떠올려 봐."


"너에게....... 죽은 이후?"


"그래."



늑대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늑대의 말대로 그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중얼거렸다.


악몽에서 죽은 이후, 나는 잠에서 깨어나 현실로 돌아왔다. 그 때, 현실과 꿈이 구별이 가지 않아서 몇 분 동안 혼란스러웠다. 그러던 중, 스텔라의 소풍준비를 해주는 아줌마를 보고선 도와준다고 했었고. 그 이후 회사에 출근해 일을 하면서 반나절이 지냈다.



"......하암."



늑대가 내가 중얼거리는 걸 한참 동안 바라보는 것이 지루한 것인지, 하품을 연신 해대며 세면대에 팔꿈치를 대며 턱을 괴어 한 숨을 쉬었다.



"언제 기억나는 거냐."


"......재촉하지 마."



......어쨌든 그 이후, 직장 상사가 나를 잡아두려는 것을 선배가 알려줬던 '야근 회피법'으로 도망쳤고, 그 이후 휘파람을 불며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 이후 들뜬 마음에 내리막길을 뛰어 내려가는 도중, 시야가 이상해지면서 앞에 있는 표지판을 미처 보지 못하고 정통으로 부딪혔었다. 아파하면서 눈을 떠 보니까, '꿈에서 봤던 시골 풍경'이 현실과 겹쳐보였다.



'그 이후, 나는 길에서 어린 애가 쓰러진 것을 보고, 그 아이에게 달려갔어.'



하지만, 내가 갔을 때에는, 이미 그 아이는 목이 찢겨나간 채 '죽어있었다'.



"......설마, 내가 길에서 봤던 어린 아이가?"


"그래. 네가 죽었던 곳. 그것도 네 '사체'가 떨궈져 있는 곳이었지."


"......믿을 수 없어, 그게 나였단 말이야?"


"뭐, 정확히는 나도 몰라."


"정확히 모른다니......?! 그렇게 말해놓고 얼버무리면 뭔가 될 것 같아?"



나는 늑대를 향해 따지는 듯한 말투로 마구 쏘아대었다. 그러자 늑대는 그 말을 듣고 짜증이 난 것인지 말투가 거칠어졌다.



"내가 직접 본 것도 아닌데 그게 너였는지 어떻게 아냐, 이 멍청한 놈아."


"......"



순간,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내가 죽인 시체가 떨궈져 있는 곳이란 것은 사실이야. 하지만, 내가 거기에 대해 다 안다고 생각하는 거냐?"


"......"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그의 폭언에 입을 열 수가 없었다.



"생각 좀 똑바로 하고 따져라. 어휴."



늑대는 한 숨을 쉬더니 머리를 계속 긁적였다.



"그보다, 문제에 대한 답은 아직 멀었냐?"



늑대는 이제 기다리기 지겹다는 듯이 나를 향해 물어보았다.



"......하아."



그 아이에 대해서 언급하기 전에 이미 답은 나왔다. 하지만 절대로 믿고 싶지 않았고, 그것이 사실이 아니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숨 좀 쉬지 말고 말해라. 기다리다가 지치겠네."


"나, 그 장소에서 정신을 잃었어."



나는 결국, 내가 생각한 답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이 곳이 현실이라 믿을 수 있었던 것은 '내 방에서 깨어난 것'과 '미라가 내 옆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늑대와의 대화를 통해서 이 곳이 결코 '현실'이 아님을 깨달았을 때는, 그것은 오직 내 '바람'뿐이었다는 것을 알아내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지금 이 곳에 있는 것이었다.


'그저 이대로 꿈에서 깨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기 때문에, 이 곳에 있는 것이었다.



"좋아, 정답이야."



오래 기다린 보람이 있다는 듯 손뼉을 치는 늑대.



"......아직 내 답은 끝나지 않았어."


"응? 그걸로 끝이 아니었어?"


"......그래."



나는 늑대와의 몇 가지 대화를 통해 알아낸 것이 있다.


첫 번째는, 내 이름을 알고 있다는 것.


두 번째는, 내 기억이 가물가물 할 때, 저 녀석이 힌트를 줬다는 것.


마지막은...... 「저 늑대는, 내가 보고 있는 거울 속에 나타났다」는 것.


나머지도 있지만, 가장 확정적인 이 세가지만 봐도 내가 알아낸 것을 연결하는 진실에 도달할 수 있었다.



"늑대, 아니. ㅡ너. 나 맞지?"



나, 알프레드는 내 앞에 있는 클라우드 알프레드에게 말을 걸었다.


작가의말

「아무 경험이 없는 종이는 희지만, 한번 썼던 종이는 아무리 지워도 그 흔적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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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에필로그, 별하늘의 꿈 +4 17.03.29 130 1 11쪽
67 최종화, 눈을 감고서 +2 17.03.28 153 1 8쪽
66 종막, '세계' (8) +2 17.03.27 133 1 9쪽
65 종막, '세계' (7) +2 17.03.25 122 1 7쪽
64 종막, '세계' (6) +2 17.03.24 104 1 7쪽
63 종막, '세계' (5) +2 17.03.23 132 1 8쪽
62 종막, '세계' (4) +2 17.03.22 125 1 9쪽
61 종막, '세계' (3) +2 17.03.21 126 1 10쪽
60 종막, '세계' (2) +2 17.03.20 155 1 8쪽
59 종막, '세계' (1) +2 17.03.18 73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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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외전, 그녀의 과거(중하편) +2 17.03.15 107 1 8쪽
55 외전, 그녀의 과거(중상편) +2 17.03.14 162 1 7쪽
54 외전, 그녀의 과거(상편) +2 17.03.13 118 1 8쪽
53 50화, 이미 끝나버린 공연. +2 17.03.11 105 1 8쪽
52 49화, 되살아나는 감정 +2 17.03.10 130 1 8쪽
51 48화, 혼돈, 파괴 그리고...... +2 17.03.09 109 1 7쪽
50 47화, +2 17.03.08 135 1 9쪽
49 46화, 연극 <파우스트> +2 17.03.07 183 1 8쪽
48 45화, 세 번째 +2 17.03.06 214 1 7쪽
47 44화, 탐욕 +2 17.03.04 125 1 9쪽
46 43화 +2 17.03.03 124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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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1화, 맹인은 꿈을 꾸는가?(1) +2 17.03.01 153 1 7쪽
43 40화, 선택 17.02.06 184 0 7쪽
42 39화, 나와 나 17.01.27 214 0 11쪽
41 38화, 호의 17.01.18 192 0 7쪽
40 37화, '허무' 17.01.12 145 0 8쪽
39 36화, 악마와 늑대 17.01.06 114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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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29화, 착각과 오해 - 미케 사이드(1) 16.11.28 249 0 8쪽
30 외전, 그녀는 지금 16.11.26 133 0 8쪽
29 28화, 서로의 다짐 16.11.25 215 0 7쪽
28 27화, 그녀들의 마음(2) 16.11.24 216 0 8쪽
27 26화, 그녀들의 마음(1) 16.11.23 153 0 7쪽
26 25화, 다시 시작된 악몽(2) 16.11.22 135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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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3화, 잠깐은 평화를 16.11.19 160 0 8쪽
23 22화, 늑대, 「현실」 16.11.18 249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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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0화, 이너 사이드 16.11.16 190 0 7쪽
20 19화, 재회(3) 16.11.15 245 0 10쪽
19 18화, 재회 (2) 16.11.14 158 0 8쪽
18 17화, 재회 +2 16.11.12 212 1 7쪽
17 16화, 늑대인간 16.11.11 186 1 7쪽
16 15화, 현실부정 16.11.10 229 1 7쪽
15 14화, 인간이여, 감정을 죽여라 16.11.09 288 1 7쪽
14 13화, 2명과 2명 16.11.08 368 1 8쪽
13 12화, 심연을 뚫고 16.11.07 226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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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0화, 현실......? 16.11.04 283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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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8화 16.11.02 177 2 9쪽
8 7화, '시련'속의 악몽 +2 16.11.01 286 2 8쪽
7 6화, 도피(逃避) 16.10.25 159 2 14쪽
6 5화, 캣 앤 알프레드 +1 16.10.17 198 3 8쪽
5 4화, 두 개의 약속 +1 16.10.11 186 2 9쪽
4 3화, 조건 +2 16.10.08 202 4 8쪽
3 2화, DREAM +1 16.10.07 312 4 10쪽
2 1화. 그의 (평소)생활 +1 16.10.06 403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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