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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칙연산

셧 아이즈(Shut-eyes)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완결

사칙연산
그림/삽화
사칙연산
작품등록일 :
2016.10.06 18:44
최근연재일 :
2017.03.31 23:29
연재수 :
70 회
조회수 :
13,689
추천수 :
63
글자수 :
251,057

작성
17.03.06 23:33
조회
213
추천
1
글자
7쪽

45화, 세 번째

DUMMY

-알프레드-



"......"



한 차례 암전이 지나간 후, 정신이 돌아온 건지 나는 조심스럽게 눈을 떴다.


그러자 집에서 매일 보던 천장과는 완전히 다른, 어디인지 알 수 없는 천장이 나를 반겼다.


......여긴 꿈인가? 현실인가?


이제는 안쪽까지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움직이는 것도, 보이는 것도, 느끼는 것도......


모두 '똑같았다'.


꿈과 현실의 경계가 보이지 않고, 그것을 확실히 단정지을 수 없게 되었다.


한 마디로 말해, 여기가 꿈인지 현실인지 전혀 분간이 되질 않았다.


......그보다, 아까부터 오른손이 눌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눈을 천천히 굴려, 오른손이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


"......어?"



그 곳에는 내 팔을 베게삼아 머리를 받히고선 새근거리며 자고있는 미라가 보였다.



"......미라?"



천천히, 둔감해졌던 감각이 되살아나기 시작한다.


먼저 반응한 감각은 코. 어디선가 나는 약 냄새가 천천히 코를 간지르고 있었다.


두 번째로 반응한 감각은 귀, 왼쪽에서 가습기가 켜져있어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중얼거리는 목소리도, 조금씩 들렸다.



"......우우, 알프레드으......"



......왠지 소름이 끼쳤다.


팔을 천천히 빼려 깨지 않도록 천천히 당겨내었다. 그러자 꽤 오랫동안 베게 노릇을 했었는지 빼자 마자 팔이 극심하게 저려오기 시작했다.



"으윽......!!"



거기다 근원지가 알 수 없는 고통까지 함꼐 느껴오기 시작하며, 인상이 그대로 찌푸려졌다.


그 때, 미라가 눈을 천천히 뜨며 나를 의식하기 시작한다.


몇 번 깜빡깜빡 거리더니, 그대로 귀신이라도 보는 듯이 나를 보고 놀라더니 그대로ㅡ.



"알프레드으으으ㅡㅡㅡ!!"



눈물을 철철 흘려대면서 나를 향해 그대로 몸을 던져ㅡ


허리를 감싸며 끌어안기 시작했다.


그 때, 등에서 올라오는 쓰라린 감각과 팔에서 나는 고통이 환상의 하모니로 고통을 주기 시작했다.



"크허어어어억?!!!"



세번째 '현실'은 온 병실에 내 비명이 울려퍼지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얼마 후, 간호사에게 엄청나게 혼난 미라는 아직도 눈물을 훌쩍거리며 내 옆을 떠나가질 않았다.


분명 저 눈물은 혼나서 우는 것이 아니라 내가 깨어난 것 때문에 우는 거겠지.


처음에는 나도 무슨 상황인가 싶었다. 그 후 의사와 미라 어머니가 하는 말에 따르면 헛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교통사고 입니다." "......정말 다행이야. 알프. 미라와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데......" "처음 실려왔을 때 보다 많이 호전된 상태지만, 아직 무리해서 움직이시면 안 됩니다."


뭐어...... '교통사고'라니, 내가 언제 그런 일을 당한 거......


순간,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한 장면.



ㅡ빠앙.



당했구나, 응.


분명 길에서 죽은 어린아이의 시체를 보고 놀랐을 때, 옆에서 흰 빛이 내게 비쳐왔었지......


설마 그게 자동차일 줄은.



"다행히 바닥으로 곤두박질 치지않고 몇 차례 구른 덕분에 왼쪽 팔 골절로 끝났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부터인데......"



응? 문제는 그 다음이라니?


나는 지금까지 의사가 말하고 있는 동안 '아, 그렇습니까.' 라는 마인드로 고개만 살짝 까딱이며 대답했다.



"이번 주만 해서 10일. 그러니까...... 발견 직후 동안 10일동안 '코마' 상태에 빠져있었습니다."


".......네?"



의사는 자신이 끼고 있던 안경을 고쳐 쓰더니, 말을 이어갔다.



"그러니까......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었던 겁니다."


"......정말인가요?"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네. 정말입니다."


"......"



순간, 머리가 팽글 돌기 시작했다. 대체 내가 꿈 속에 있는 동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기상천외한 일들의 연속이었다.



"일단, 많이 혼란스러워 보이시니 조금 있다가 다시 뵙겠습니다."


"......"



의사가 병실을 나오자, 곧바로 미라가 한 숨을 쉬며 '다행이다.' 라는 말을 계속 반복하며 마음을 추스렸다.



"......끄으응."



언짢은 소리를 내며 몸을 천천히 움직여봤다. 하지만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듯, 다리를 움직이려 하지만 부들거릴 뿐, 움직이지 않았다.



"알프레드...... 이제 괜찮은거야?"


"......조금 이랄까, 내 직장은 어떻게 됐어?"


"나한테 물어봐도 모르는걸......"


'......하긴, 미라에게 물어봐도 소용없겠지.'



그보다 실감이 나지 않았다. 10일동안 잠들어 있었다니.



"으으......"


"......?"



미라가 뭔가를 원하는 듯 팔과 다리를 베베 꼬며 볼을 부풀렸다.



"왜 그래?"


"......아, 아무것도 아냐. 나, 바람 좀 쐬고올게."


"......다녀와."



......뭔가 10일동안 미라에게 새로운 패턴이 생겨난 것 같다. 그 뒤로 병실에 들어오는 미라의 어머니.



"얘가, 분위기 맞추려고 안 들어갔더니."


"네?"


"방금 전에 미라가 침울해하면서 밖으로 나가더라."


"미라가요? 갑자기 왜......"


"미라는 네가 잠들어 있는 동안 계ㅡ속해서 네 옆을 지켰단 말이야."


"......그럴 거라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으이그, 그래도 10일동안 계속 옆에서 널 걱정해줬는데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으니. 미라가 침울해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



미라가......


왠지 죄책감이 들기 시작했다. 아무리 내가 10일의 기억이 없어도, 실제 시간으로는 10일이 지났고 미라는 그 시간 동안 계속 옆에서 걱정해주었다.



"아무튼, 알프는 둔감해서 안된다니까. 13일 전에 미라가 네 방에 갔을 때 물건도 몇 개 챙겨줬는데."


"......"


"됐다 됐어. 이 말을 여기서 해봤자 별 도움도 안 될것 같고. 회사 일 같은 경우에는 걱정하지 말아. 내가 잘 얘기해 놨으니까."


"......! 고맙습니다......"


"고맙다는 말은 미라에게 했었어야지. 나는 스텔라를 챙겨주느라 네 곁에 못 있어준 시간이 많은데."


"......네."



내가 풀 죽어있는 모습을 보던 미라의 어머니는 약간 쓴웃음을 짓더니 말을 이어갔다.



"뭐, 이 쯤 하고, 퇴원하면 뭘 갖고 싶니? 뭐든 말해봐. 이 아줌마가 사 줄테니까."



......뭐든 사준다라. 하지만 지금은 그런 걸 고를 마음이 없었다.



"......아무것도요."


"어, 정말로? 네가 눈여겨 봤던 새 양복, 사고 싶어하지 않았어?"



그것까지 기억하시다니. 그렇지만 왠지 의욕이 서지 않았다. 그게 있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거부감을 느껴 대답했다.



"......별로 마음에 없어요."


"그래......? 음, 알겠어. 그럼 아줌마는 일단 집으로 가볼게. 편히 쉬고있어."


"네......"



뭔가 잊어버린 듯, 미라의 어머니가 방을 나설 때 까지 내가 무엇을 잊어버린 건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작가의말

세 번째 현실로 도착한 알프레드, 하지만 깨어보니 10일 루프?!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Personacon [탈퇴계정]
    작성일
    17.03.07 00:48
    No. 1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답글
    작성자
    Lv.8 사칙연산
    작성일
    17.03.07 01:14
    No. 2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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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외전, 그녀의 과거(중하편) +2 17.03.15 106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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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외전, 그녀의 과거(상편) +2 17.03.13 117 1 8쪽
53 50화, 이미 끝나버린 공연. +2 17.03.11 105 1 8쪽
52 49화, 되살아나는 감정 +2 17.03.10 129 1 8쪽
51 48화, 혼돈, 파괴 그리고...... +2 17.03.09 108 1 7쪽
50 47화, +2 17.03.08 134 1 9쪽
49 46화, 연극 <파우스트> +2 17.03.07 183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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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4화, 인간이여, 감정을 죽여라 16.11.09 288 1 7쪽
14 13화, 2명과 2명 16.11.08 367 1 8쪽
13 12화, 심연을 뚫고 16.11.07 225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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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9화, 첫 번째 악몽 (2) 16.11.03 290 1 8쪽
9 8화 16.11.02 176 2 9쪽
8 7화, '시련'속의 악몽 +2 16.11.01 286 2 8쪽
7 6화, 도피(逃避) 16.10.25 158 2 14쪽
6 5화, 캣 앤 알프레드 +1 16.10.17 197 3 8쪽
5 4화, 두 개의 약속 +1 16.10.11 186 2 9쪽
4 3화, 조건 +2 16.10.08 201 4 8쪽
3 2화, DREAM +1 16.10.07 312 4 10쪽
2 1화. 그의 (평소)생활 +1 16.10.06 403 4 9쪽
1 프롤로그, 의미불명 +2 16.10.06 447 4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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