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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칙연산

셧 아이즈(Shut-eyes)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완결

사칙연산
그림/삽화
사칙연산
작품등록일 :
2016.10.06 18:44
최근연재일 :
2017.03.31 23:29
연재수 :
70 회
조회수 :
13,714
추천수 :
63
글자수 :
251,057

작성
17.01.06 14:25
조회
113
추천
0
글자
8쪽

36화, 악마와 늑대

DUMMY

-'뭘 좀 하느라 늦었어.'


'늦은 건 신경 안 써. 그보다 그동안 어디 다녀온 거야?'


-'어라, 미케라는 애에게 듣지 않았어?'


'......들었어. 너에게 도움을 받았다고 말하더라고.'


-'꽤나, 당돌한 아가씨였지.'


"......하아."



머리가 한 층 무거워졌다. 파우스트가 나타난 것도 그렇고, 몸 상태가 나빠진 것도......


정말이지, 초라했다.


꿈을 잃었다,


끝없이 매달려도, '희망'이라는 결과에 도달할 수 없었다. 아래는 절망, 뒤는 후회, 앞은 보이지 않는 희망.


오직, 악몽과 절망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 때, 파우스트의 목소리가 들러왔다.



-'이봐, 그렇게 축 처져있지 마.'


'어떻게 안 그럴 수 있겠어.......'


-'흐음.'



파우스트는 무언가 생각하고 있는 듯 소리를 내다, '딱'하는 손가락 튕기는 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려퍼졌다.



"......?!"



주변이 요동치고 있었다. 미케도, 유메도, 이 복도도 모두 페인트 처럼 섞인 것 마냥 휘저어지기 시작했다.


그런 광경에서 나는 머리를 부여잡으면서 신음을 흘려대었다.



"으, 으윽......!"



그리고 머릿속에서 무언가 빠져나가는 느낌이 생생하게 들었다. 그러자 몸 안에 있었던 혼란이 바로 잡히는 듯, 어지러웠던 머리가 냉정을 되찾아,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좀 어때?"



파우스트는 특유의 웃음소리를 내며 나를 바라보고 서 있었다.



"......좀 괜찮아진 것 같기도. 아닌것 같기도."


"음, 일단은 조금이라도 나아진 것 같네."



나는 그의 말을 적절하게 흘러듣고선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러가지 색을 뭍힌 브러쉬로 마구 붓질한 듯 어지러운 색감의 공간이 나를 반겨주었다.



"......뭐야, 여기는?"


"나만의 공간, 아니...... '우리들'만의 공간?"


"너, 또 날 어디론가 데려온 거야?"


"아니야. 여기는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


"......지금 수수께끼 내는 거냐?"


"하하, 아니."



겨우 평정을 되찾은 머리가 다시 휘몰아치기 시작한 것 같았다.



"그럼 뭐야!"



짜증이 곧 폭발하고 말았다. 나는 파우스트에게 소리치고 말았다.


하지만 그는 미소를 잃지 않으며, 입을 열었다.



"아는 것이 힘이야. '스스로'말야."


"......이번엔 지적질?"


"다 널 위해서야."


"다 그렇게 이야기하지."


"제발, 알프레드. 내가 왜 너에게 '메피스토'라는 중요한 역을 맡게 한 것 같아?"


"......"


"'꿈'에서 나가는 것. 그게 네 목표이자 소원이잖아?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그래서 너에게 맡긴거야. 그 역을 할 수 있는 것은 너 밖에 없으니까."


"............"


"어린 애 처럼 굴지 마. 알프레드. 어른처럼, 알아가는 거야."


"......젠장할!!!"



오른주먹을 쥐어 강하게 바닥을 내려찍었다.


당연하게도, 고통스러운 쪽은 내 주먹이었다. 그럼에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바닥을 향해 주먹을 내려찍었다.


피가 터진다, 손목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온다.


파우스트는 그런 나를 보고, 무덤덤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무시하는 걸까? 아니면 존중하는 걸까?


동정하는 걸까? 연민하는 걸까?


......다 필요없다.



"그만해."



파우스트가 웃음기가 완전히 빠져있는 진중한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순간적이었지만 소름이 돋았다. 저 말이 나의 마음을 자극하는 걸까? 아니면, 저 늑대가 또 수작을 부리는 건가?



".......!!"



손에 있는 감각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찌릿한 감각과 찢어져 쓰린 손등이 보였다.


잠깐이었지만, 이성을 되찾았을 때 손에서 고통이 마구 밀려왔다.


눈물이 핑 돌고 손가락도 움직일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웠다. 그 고통에 바닥에 머리를 박으며, 신음소리를 앓았다.



"......후우."



파우스트는 한 숨을 쉬더니 쓰러진 나를 향해 쭈그려 앉고서 입을 열었다.



"슬프지? 괴롭지?"



둘 모두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이었다.



"하지만, 잘 생각해봐. 알프레드. 너는 처음 나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아무것도 모른 채 휘둘렸지만."



파우스트가 어깨를 토닥여주며 위로라도 하는 듯 한 층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은 발악, 아니. 저항이라도 해보려고 하잖아?"


"......"


"그만큼, 너는 이 상황을 어느정도 알고서 이러는 거야. 그러지 않고서야 영문도 모른 채 이리저리 당하기만 하겠지."


"......나는."


"너는 이미, 이 세계에 대해 알고있어."


"하지만......"


"정신차려, 알프레드."


"말 좀 끊지 마! 이제 정신 차렸다고......"



아, 나도 모르게 소리치고 말았다.


파우스트는 나를 바라보고선 몇 번 눈을 깜빡거리더니 끄덕거리며 잠자코있었다.



"그래, 네가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면 나를 또 깨우치려고 뭔가 수작질을 하는 거겠지!"


"......"


"솔직한 감상을 말해줄까? 겨우 몇 일 밖에 지나지 않는 것 같은데도 내가 변했다는 생각까지 들게 된다고! 미칠 것 같다! 아니, 미치지 않은 것이 기적이겠지!"



나는 발을 들어, 애꿎은 바닥을 쾅 찍으며 소리쳤다.



"이 공간에는 너희 같은 애들밖에 없나? 사람 하나를 쉽게 미치게 만들어 주는 녀석들 밖에 없냔 말이다! 다 자기 목적을 위해서 남은 서슴치 않고 이용해먹으면서 무슨 '파트너'야! 무슨 '또다른 나'냐고!"



띠잉-



"제길......! 왜 남들의 꿈에 나까지 끌어들이는 건데! 내가 무엇을 잘못했다고....."




나는 말을 통째로 쏟아내니 현기증이 올라오는 지 "으윽."하는 신음과 함께 머리가 어지러워왔다. 그러자, 파우스트가 손바닥으로 이마를 짚으며 무엇이 웃기는지, 아니면 재미있는 것인지 실소하기 시작했다.



"흐......흐흐흐......"



그의 몸이 조금씩 떨려오며 그 웃음소리가 커지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웃음소리는 이 공간이 떠밀려갈 듯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



저 웃음소리,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것 같았다.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어째선지 몸이 전율하듯 떨려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뭐?"



웃음소리가 그치자 그가 갑자기 질문을 내던졌다.



"그래서, 어쩌려고? 여기서 돌아설 생각이야? 겨우 다음 길이 보인 외나무 다리에서, 다시 뒤로 되돌아가겠다고?"


"......그건."


"이것 봐, 알프레드. 내가, 이 '파우스트'라는 작자가 왜 아무것도 모르는 널 도와주는 거라 생각해? 이렇게 잔소리할 정도로 잘 알고 있으면 뭘 해도 이상하지 않을 거 아냐?"


"......"


"오, 아무래도 너는 이 상황에서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거구나. 이해해."



들릴 듯 말 둣, 작은 목소리로 읆조리며.



"나는 '목표'도 없는 친구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란거구나."


"......?!"



'목표', 그 단어를 듣는 순간, 머릿속에서 그의 말과, 미케의 말이 겹쳐져 들려왔다.



ㅡ"현실로 돌아기고 싶으니까."


ㅡ"알프레드를 지켜야 하니까!"



......모두, 각자의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데 나는 아무것도......



'그런 건 없어.'



여태까지, 지금까지...... 나는 무얼......



"......"



쿠르릉ㅡ.


공간이 강렬하게 흔들리며 무너지는 듯한 굉음이 들려왔다.


작가의말

여러모로 늦어서 죄송합니다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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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최종화, 눈을 감고서 +2 17.03.28 153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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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외전, 그녀의 과거(중하편) +2 17.03.15 107 1 8쪽
55 외전, 그녀의 과거(중상편) +2 17.03.14 162 1 7쪽
54 외전, 그녀의 과거(상편) +2 17.03.13 117 1 8쪽
53 50화, 이미 끝나버린 공연. +2 17.03.11 105 1 8쪽
52 49화, 되살아나는 감정 +2 17.03.10 129 1 8쪽
51 48화, 혼돈, 파괴 그리고...... +2 17.03.09 109 1 7쪽
50 47화, +2 17.03.08 135 1 9쪽
49 46화, 연극 <파우스트> +2 17.03.07 183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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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4화, 탐욕 +2 17.03.04 125 1 9쪽
46 43화 +2 17.03.03 124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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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1화, 맹인은 꿈을 꾸는가?(1) +2 17.03.01 152 1 7쪽
43 40화, 선택 17.02.06 183 0 7쪽
42 39화, 나와 나 17.01.27 213 0 11쪽
41 38화, 호의 17.01.18 192 0 7쪽
40 37화, '허무' 17.01.12 145 0 8쪽
» 36화, 악마와 늑대 17.01.06 114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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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2화, 고백(Go, Back) 16.12.12 216 0 7쪽
34 32화, 유메의 무대<더 스테이지> 16.12.03 201 0 7쪽
33 31화, 착각과 오해 - 알프레드 사이드 16.11.30 200 0 7쪽
32 30화, 착각과 오해 - 미케, 알프레드 16.11.29 172 0 7쪽
31 29화, 착각과 오해 - 미케 사이드(1) 16.11.28 248 0 8쪽
30 외전, 그녀는 지금 16.11.26 133 0 8쪽
29 28화, 서로의 다짐 16.11.25 214 0 7쪽
28 27화, 그녀들의 마음(2) 16.11.24 216 0 8쪽
27 26화, 그녀들의 마음(1) 16.11.23 153 0 7쪽
26 25화, 다시 시작된 악몽(2) 16.11.22 135 0 9쪽
25 24화, 다시 시작된 악몽(1) 16.11.21 184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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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0화, 이너 사이드 16.11.16 190 0 7쪽
20 19화, 재회(3) 16.11.15 245 0 10쪽
19 18화, 재회 (2) 16.11.14 158 0 8쪽
18 17화, 재회 +2 16.11.12 212 1 7쪽
17 16화, 늑대인간 16.11.11 186 1 7쪽
16 15화, 현실부정 16.11.10 229 1 7쪽
15 14화, 인간이여, 감정을 죽여라 16.11.09 288 1 7쪽
14 13화, 2명과 2명 16.11.08 368 1 8쪽
13 12화, 심연을 뚫고 16.11.07 226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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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0화, 현실......? 16.11.04 282 1 9쪽
10 9화, 첫 번째 악몽 (2) 16.11.03 290 1 8쪽
9 8화 16.11.02 177 2 9쪽
8 7화, '시련'속의 악몽 +2 16.11.01 286 2 8쪽
7 6화, 도피(逃避) 16.10.25 159 2 14쪽
6 5화, 캣 앤 알프레드 +1 16.10.17 198 3 8쪽
5 4화, 두 개의 약속 +1 16.10.11 186 2 9쪽
4 3화, 조건 +2 16.10.08 202 4 8쪽
3 2화, DREAM +1 16.10.07 312 4 10쪽
2 1화. 그의 (평소)생활 +1 16.10.06 403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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