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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칙연산

셧 아이즈(Shut-eyes)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완결

사칙연산
그림/삽화
사칙연산
작품등록일 :
2016.10.06 18:44
최근연재일 :
2017.03.31 23:29
연재수 :
70 회
조회수 :
13,692
추천수 :
63
글자수 :
251,057

작성
17.03.02 23:44
조회
249
추천
1
글자
7쪽

42화, 맹인은 꿈을 꾸는가?(2)

DUMMY

'만약 정말 내가 생각한 대로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곳이 현실이 아니라 꿈인 것을. 이 모든게 허구라는 것을 믿도록 설명하는 방법이 있는 걸까?


힐끔, 눈동자를 굴리며 세실을 바라보았다.


이 아이는 그 동안 무언가에 의지하고 살아왔을 것이다. 앞이 보이지 않아 허공을 더듬거리며 움직이는 것도 그 때문이겠지.


거래, 아니...... 사람을 믿게 만들어주는 것은 실물을 보여주고 말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사회 생활 중 여러가지 방법으로 사람을 믿고 따르도록 만들어주었지만, 가장 효과적이고 직관적인 방법은 '눈으로 보는 것'.


하지만 지금으로서 이 아이는 내가 보여줄 것은 커녕, 앞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그저 컴컴한 상황이 반복되어 보일 것이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아도, 말 하나로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매우 힘들 것 같았다.


특히,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맹인'이라면.



"......"



슬쩍, 그 아이의 손을 바라보았다. 아이의 손임에도 불구하고 투박한 모양새를 취하고 있었다.


아마 앞이 보이지 않으니 만지면 위험한 물건들을 만졌던 것 같았다.


......의지할 곳이 없었던 걸까?


나는 천천히 그 아이의 왼 손을 살포시 잡고는 가싸주었다.



"......뭐해?"


"내가 어디있는지 알려주기 위해서야."



그 말을 들은 세실은 들킨 것 같이 몸을 움찔거리더니, 나에게 말했다.


"......내가 앞이 안 보인다는 걸 안거야?"


"그래."


"......그럼 이제 날 어떻게 할 거야?"


"아무것도 안해."


"......믿을 수 없어."


"그렇겠지."


"내 손 놔."



세실은 내 손을 뿌리치려는 듯 손을 털어내었다.


하지만, 그 아이는 내 손을 뿌리칠 수 없었다. 나는 그 아이의 손을 꼬옥 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놓지 않는다. 가벼울 정도로 잡는 것이지만, 뿌리칠 수는 없을 정도로만 힘을 주어서 그 아이의 손을 잡았다.



"......그렇게 날 귀찮게 할 거야?"


"나는 그냥, 너를 보조해 줄 뿐이야."


"필요 없어. 쓸데없는 참견하지 마."



그 아이는 분명히 눈을 뜨고 있지만, 그 눈에는 동공이라던지, 눈빛이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공허한 텅빈 눈이 갈 곳 없이 데굴데글 굴려질 뿐.



"......제발 놔 줘."


"못 놔."


"......왜 안 놓는 거야?"


"이 손을 놓으면, 너는 내가 있는 걸 모르니까."


"......흥, 그런 건 목소리나 발소리로 알 수 있다고."


"흐음, 그래?"



나는 세실의 머리를 향해 약한 꿀밤을 날렸다.



"아얏!"


"그럼 날 찾아서 잡아봐."


"크으으......! 뭐 하는 짓이야!"



그 말을 마친 나는 그 아이와의 간격을 넓히며, 몇 보 옆걸음을 치고선 숨을 죽이고 가만히 앉아 세실을 바라보았다.


세실은 씩씩거리며 두 손으로 허공을 마구 헤집어다니면서 내가 있는 곳과는 다른 엉뚱한 곳으로 가고 있었다.



"여기야!"



짜악-!


그 때, 나는 손뼉을 치면서 세실에게 내가 여기 있다는 것을 소리내어 나타내주었다. 그러자 그 아이는 손뼉 치는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몸을 틀더니 여전히 두 손으로 허공을 휘두르며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소리가 나지 않도록 천천히 몸을 일으켜 발걸음을 죽이고 세 발짝 옆으로 이동했다.



"......"



세실의 표정이 잔뜩 일그러지며 두 손으로 주변을 휙휙 돌려내고 있었다.


나는 그런 세실에게 다시 한번 꿀밤을 날려주며 재빠르게 뒤로 몇 발짝 이동했다.



"으윽! ......장난치지 말고 나와!!"


"왜? 목소리와 발소리로 내가 어디있는지 알 수 있다고 했었잖아?"


"......"



그 말을 들은 세실은 그대로 바닥을 털썩이며 울음을 터뜨렸다.



"흑흑......흑..... 으아앙!"



분한 것도 같고, 답답한 것도 같고. 감정이 섞여들어간 울음소리가 어두운 이 곳을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뭐, 이쯤 되었으려나.'



나는 세실 눈치채지 못하도록 천천히 뒤로 접근해, 왼손으로 그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기 시작했다.



"......?!"



세실은 화들짝 놀라며 뒤를 돌아보았다...... 보이진 않을테지만 말이다.


조금은 잔인할 지도 모르는 방법이지만, 내가 원하는 반응을 이끌어내 준 것에 조금은 흡족했다.


내가 원했던 반응은 '불편'과 '억울'.


남은 주변이 보이는데, 나는 보이지 않고 계속 당했다는 억울함과 세실이 가지고 있던 눈에 대한 불편함이 아이의 마음을 자극해 결국에는 울음을 터뜨리게 만들려고.... 했었다.



"미안해, 세실."


"미안하다면 다냐고......"



나는 위로의 표시로 쓰다듬던 손을 어깨로 옮기며 툭툭, 어깨를 두드려줬다.


이제는 말해야한다.


내가 원하는 질문과 그에 대한 대답을.



"......"


"이제, 네 몸이 불편했다는 걸 알았지?"


"이걸 일깨워서 어떻게 하려고.....!!"



세실은 분노를 표출해내며 으르릉대었다.


나는 그러한 세실을 보고선 조금이나마 미소를 지어내며 그 아이를 위로하듯 천천히 손과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어지러운 마음을 바로잡아주려 했다.


꼭, 스텔라가 어렸을 적에 내가 그녀의 걸음마를 도와준 것처럼 조심스럽게 대하는 것만 같았다.



"그만큼 불편한데도, 어째서 남의 손은 의지하지 않는 거야? 혼자서는 앞에 있는 것도 무엇인지 알 수 없잖아."


"......의지해 줄 사람이 없어. 나 혼자야."


"......"


"혼자서 앞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고 걷고, 때로는 위험한 걸 만져서 손을 다칠 때도 있었고. 누가 나에게 무슨 짓을 해도, 나는 누가 했는지 알지 못해. 그만큼...... 힘들단 말야. 불편해. 의지해 줄 사람이...... 필요해. 하지만 아무도, 내 손을 잡아주지 않았어."



세실은 두 손을 펴 양 손바닥을 바라보는 듯한 행동을 취하며 말을 계속 이었다.



"......아무도."


"......그렇다면, 나는 여기서 너와 한 가지 '맹세'할게."



나는, 그런 어리둥절해하는 세실의 손을 살포시 잡아주었다.



".....?"


"이런 나에게 의지해주지 않을래? 처음으로, 너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 내가 너의 길잡이가 되어줄게. 네 눈이 되어줄게.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세실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고서는 두 어깨를 붙잡으며 말해주었다.


'나'를 위해서지만, 세실이 믿도록 만들 방법......



"ㅡ이런 나를, 클라우드 알프레드를 믿어줘."



ㅡ'교감'을.


작가의말

연참대전이 지금부터 시작이였네요. 왜 난 1일에 올렸는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Personacon [탈퇴계정]
    작성일
    17.03.03 00:29
    No. 1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답글
    작성자
    Lv.8 사칙연산
    작성일
    17.03.03 00:48
    No. 2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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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외전, 그녀의 과거(중하편) +2 17.03.15 106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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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48화, 혼돈, 파괴 그리고...... +2 17.03.09 108 1 7쪽
50 47화, +2 17.03.08 134 1 9쪽
49 46화, 연극 <파우스트> +2 17.03.07 183 1 8쪽
48 45화, 세 번째 +2 17.03.06 214 1 7쪽
47 44화, 탐욕 +2 17.03.04 125 1 9쪽
46 43화 +2 17.03.03 124 1 7쪽
» 42화, 맹인은 꿈을 꾸는가?(2) +2 17.03.02 250 1 7쪽
44 41화, 맹인은 꿈을 꾸는가?(1) +2 17.03.01 152 1 7쪽
43 40화, 선택 17.02.06 183 0 7쪽
42 39화, 나와 나 17.01.27 21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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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9화, 첫 번째 악몽 (2) 16.11.03 290 1 8쪽
9 8화 16.11.02 176 2 9쪽
8 7화, '시련'속의 악몽 +2 16.11.01 286 2 8쪽
7 6화, 도피(逃避) 16.10.25 158 2 14쪽
6 5화, 캣 앤 알프레드 +1 16.10.17 197 3 8쪽
5 4화, 두 개의 약속 +1 16.10.11 186 2 9쪽
4 3화, 조건 +2 16.10.08 201 4 8쪽
3 2화, DREAM +1 16.10.07 312 4 10쪽
2 1화. 그의 (평소)생활 +1 16.10.06 403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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