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사칙연산

셧 아이즈(Shut-eyes)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완결

사칙연산
그림/삽화
사칙연산
작품등록일 :
2016.10.06 18:44
최근연재일 :
2017.03.31 23:29
연재수 :
70 회
조회수 :
13,732
추천수 :
63
글자수 :
251,057

작성
16.11.10 23:58
조회
229
추천
1
글자
7쪽

15화, 현실부정

DUMMY

방 안은 어두컴컴했어요. 불은 모두 꺼져있었고, 창문은 비가 내리고 있어서 문으로 들어오는 빛이 아니었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을 거에요.



쉬익ㅡ.



왼편에서 날카로운 숨소리가 들려왔어요. 왠지 모를 불안감이 제 어깨를 짓누르는 것 같았어요.


저는 천천히, 또 조심스럽게 방 안으로 깊게 들어갔어요. 방에 있는 침대는 모두 4개. 그 침대 중 한 곳이......


천천히 안으로 들어가면서, 저는 힐끗거리면서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가며 쳐다봤어요.


1번과 3번 침대에는 아무도 없었어요.


저는 왼 편에 있는 2번 침대를 향해 고개를 돌렸어요.



"......알프레드."



후우.


저는 심호흡을 하면서 떨리는 손으로 침대를 가리고 있는 커튼을 천천히 걷었어요.



"......!!"



두근,



'아니야.'



한 번, 심장이 철렁거리며 바닥에 주저앉았어요.



'난 이런 걸 원하지 않았어.'



조금씩 눈 앞이 팽글거리며 주변이 일그러져 보이기 시작했어요.



'무사한다는게 이런 뜻이 아니었다고.'



고개를 저으며 계속, 이 상황을 부정했어요.



'왜, 대체 왜 알프레드가......'



왜냐하면......



'.......'



제 바램과는 달리, 호흡기를 끼며 겨우겨우 숨을 연명하고 있는 알프레드가 제 눈앞에 보여버렸으니까요.



"......윽."



마음이 갈갈이 찢겨나가는 것 같았어요. 곧, 제 눈에는 눈물이 고이면서 제 앞을 가리고 있었어요.



"으윽......끅......"



제 눈에 고인 눈물은 제 뺨을 천천히 타며 병실 바닥에 툭툭 떨어졌어요. 목 놓아 울고 싶었지만...... 목구멍이 턱 막힌 듯,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어요.


'왜, 어째서.'라는 단어만 반복하며 눈을 뜨지 않는 알프레드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는지 생각해보았지만,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어요.


전 그저 알프레드가 눈을 뜨기만을 기다리며, 옆에서 슬픔을 표현해 낼 수 밖에 없었어요.


만약,


만약에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알프레드가 다시 돌아올 수 만 있다면,


저는, 제 모든 것을 바쳐서라도 알프레드를 돕고 싶었어요.



'......'



몸에 피로가 몰려오기 시작했어요. 자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만약 제가 잠에 들다 깨어나면, 건강한 모습으로 알프레드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이 모든 것이 꿈일 뿐이라면, 정말 좋을텐데 말이죠.


모든 것이 꿈이었다면......






-알프레드-



"냐아, 그래서. '유메'라는 그 작자에게 꿈을 빼앗기고 이런 표류자 신세가 되어버렸다?"


"......응."


"너도 참...... 악덕업자를 만나서 힘들겠다."



나는 몇 분동안 미케에게 어깨를 붙잡히며 바른대로 술술 불었다. 중간 쯤 갔을까, 미케의 표정이 찌그러지면서 입을 중얼중얼거리며 그녀를 저주하는 듯한 말을 표현해내었다.


이야기의 끝자락 쯤 가니 갑자기 나를 동정하는 눈빛으로 바뀌더니 갑자기 어깨를 툭툭거리며 위로해주었다.



"냐아, 그러고보니 네가 원래 살던 곳에는 26살이라고 했지?"


"응."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흐음......"



미케는 턱을 쓰다듬으며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포즈를 취했다.



"나랑 동갑이네."


"뭐?!"



갑작스레 밝히는 미케의 나이에, 나는 소리치며 놀라고 말았다.



"냐악, 소리지르지 마!"



미케는 나에게 버럭 화를 내면서 내 이마에 손가락을 퉁겼다.


따악.



"ㅡㅡ?!"



곧 바로 입을 다물정도의 위력이었다. 어찌나 소리가 컸으면 소리가 사라지지 않고 몇 초동안 웅웅거리고 있었다.



"아으으......."



나는 이마를 문지르며 신음을 흘렸다.



"흥, 다음부터는 이걸로 안끝나니까 명심해!"


"네에......"



......나도 모르게 존댓말이 나와버렸다.



"일단, 그 '유메'가 널 찾아다니고 있다 이거지?"


"맞아, 지금 쯤이면 온갖 꿈을 돌아다니면서 날 찾아다니고 있을 걸?"


"그런데 왜?"


"......왜냐니?"


"너, 방금 전에 '그 애의 하수인 취급을 당하고 있었다' 했잖아."


"응, 그랬지."


"그런데 어째서 '하수인' 취급을 받는 널 찾으러 다니는 걸까?"


"어...... 어째서냐니?"



나는 그녀가 말하는 말의 의도를 모르겠다는 듯 의문을 표했다.



"그야...... 부하니까?"


"아냐, 그걸로는 부족해."



미케는 어디서 가져왔는지 모를 탐정 모자를 머리에 쓰고 파이프 담배를 입에 물고 있었다.



"분명...... 무언가 있을거야."



파이프 담배에서는 매캐한 연기 대신 비눗방울이 나오고 있었다. 미케는 마치 추리소설 속에나 있을 법한 탐정의 흉내를 내면서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너에게 무언가를 맡겼다던가."


"......? 그런 건 없었는데?"


"아니면, 너에게 어느 '중요한 것'이라도 숨겼다던가."


"......쓸데없는 추론이야."


"냐아...... 분위기 좋았는데......."



미케는 실망한 듯 귀를 추욱 늘어뜨리고 있었다. 날카로운 인상과는 달리 심장에 좋지 않을 정도로 귀여웠었다.



"하지만, 내가 신경쓰이는 것은 사실이야. 네 말을 들어보니 그 '유메'라는 애, 사람 몇 명은 등쳐먹었던 애 같아보여."


"그렇습니까......"



나는 어영부영거리며 한쪽 귀를 후비적거렸다.



"일단 네 말이 사실이면 계속 여기 있어도 괜찮아."


"아, 정말 그래도 괜찮겠어?"


"냐아, 돕고 살아야 좋은 세상이 되지 않겠어?"


"괜히 신세만 지는 것 같아서......"



고개를 푹 숙였다. 계속 미케에게 도움만 받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자꾸만 들었다. 지금 이 순간은 미케가 날개달린 천사로 보였다.



"에이, 미안해하지마. 나중에 도운만큼 전부 돌려받으면 되니까."


"......"



전혀 아니었습니다. 애초에 기대를 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나는 고개를 떨구며 한 숨을 내쉬었다. 이 곳에 와서 한 숨을 쉰 것만 두 자릿수를 넘어가는 것 같았다.



"어쨌든 한시름 놓였네......"



일단 마음 속에 있었던 무거운 짐은 한결 가벼워졌다.




나는 고개를 들고 미케를 바라보았다. 그런데ㅡ 미케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왜 그래?"


"네, 네 손을 봐......!!"


"손?"



나는 그녀가 왜 그런 표정을 짓는 지 의문을 표하며 두 손을 펴며 바라보았다.



"......어라?"



갈색 털에 뾰족한 손톱이 돋혀있는 내 손.


나는 내 눈을 의심해보며 눈을 비비고는 다시 손을 바라보았다.



"......"



결과는 똑같았다. 지금 내 손은, 늑대의 발로 변모해버린 것이었다.



".......내 손이 어떻게 된거야?!!!"


작가의말

현실부정은 좋지 않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셧 아이즈(Shut-eyes)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휴재공지 (휴재 끝!) +1 16.12.06 265 0 -
70 후일담, 아이즈 토크ㅡ쑈 +2 17.03.31 127 1 7쪽
69 추가 엔딩, 미쉘 +2 17.03.30 155 1 9쪽
68 에필로그, 별하늘의 꿈 +4 17.03.29 130 1 11쪽
67 최종화, 눈을 감고서 +2 17.03.28 153 1 8쪽
66 종막, '세계' (8) +2 17.03.27 133 1 9쪽
65 종막, '세계' (7) +2 17.03.25 122 1 7쪽
64 종막, '세계' (6) +2 17.03.24 104 1 7쪽
63 종막, '세계' (5) +2 17.03.23 132 1 8쪽
62 종막, '세계' (4) +2 17.03.22 125 1 9쪽
61 종막, '세계' (3) +2 17.03.21 126 1 10쪽
60 종막, '세계' (2) +2 17.03.20 155 1 8쪽
59 종막, '세계' (1) +2 17.03.18 73 1 8쪽
58 외전, 그녀의 과거(하편)(2/2) +2 17.03.17 194 1 9쪽
57 외전, 그녀의 과거(하편)(1/2) +2 17.03.16 223 1 8쪽
56 외전, 그녀의 과거(중하편) +2 17.03.15 107 1 8쪽
55 외전, 그녀의 과거(중상편) +2 17.03.14 162 1 7쪽
54 외전, 그녀의 과거(상편) +2 17.03.13 118 1 8쪽
53 50화, 이미 끝나버린 공연. +2 17.03.11 105 1 8쪽
52 49화, 되살아나는 감정 +2 17.03.10 130 1 8쪽
51 48화, 혼돈, 파괴 그리고...... +2 17.03.09 109 1 7쪽
50 47화, +2 17.03.08 135 1 9쪽
49 46화, 연극 <파우스트> +2 17.03.07 183 1 8쪽
48 45화, 세 번째 +2 17.03.06 214 1 7쪽
47 44화, 탐욕 +2 17.03.04 125 1 9쪽
46 43화 +2 17.03.03 124 1 7쪽
45 42화, 맹인은 꿈을 꾸는가?(2) +2 17.03.02 250 1 7쪽
44 41화, 맹인은 꿈을 꾸는가?(1) +2 17.03.01 153 1 7쪽
43 40화, 선택 17.02.06 184 0 7쪽
42 39화, 나와 나 17.01.27 214 0 11쪽
41 38화, 호의 17.01.18 192 0 7쪽
40 37화, '허무' 17.01.12 145 0 8쪽
39 36화, 악마와 늑대 17.01.06 114 0 8쪽
38 35화, 준비 (3) 16.12.20 322 0 8쪽
37 34화, 준비 (2) 16.12.17 443 0 7쪽
36 33화, 준비 (1) 16.12.15 209 0 7쪽
35 32화, 고백(Go, Back) 16.12.12 216 0 7쪽
34 32화, 유메의 무대<더 스테이지> 16.12.03 201 0 7쪽
33 31화, 착각과 오해 - 알프레드 사이드 16.11.30 201 0 7쪽
32 30화, 착각과 오해 - 미케, 알프레드 16.11.29 173 0 7쪽
31 29화, 착각과 오해 - 미케 사이드(1) 16.11.28 249 0 8쪽
30 외전, 그녀는 지금 16.11.26 133 0 8쪽
29 28화, 서로의 다짐 16.11.25 215 0 7쪽
28 27화, 그녀들의 마음(2) 16.11.24 216 0 8쪽
27 26화, 그녀들의 마음(1) 16.11.23 153 0 7쪽
26 25화, 다시 시작된 악몽(2) 16.11.22 135 0 9쪽
25 24화, 다시 시작된 악몽(1) 16.11.21 185 0 7쪽
24 23화, 잠깐은 평화를 16.11.19 161 0 8쪽
23 22화, 늑대, 「현실」 16.11.18 249 0 7쪽
22 21화, 타불라 라사 16.11.17 158 0 8쪽
21 20화, 이너 사이드 16.11.16 190 0 7쪽
20 19화, 재회(3) 16.11.15 246 0 10쪽
19 18화, 재회 (2) 16.11.14 158 0 8쪽
18 17화, 재회 +2 16.11.12 212 1 7쪽
17 16화, 늑대인간 16.11.11 186 1 7쪽
» 15화, 현실부정 16.11.10 230 1 7쪽
15 14화, 인간이여, 감정을 죽여라 16.11.09 288 1 7쪽
14 13화, 2명과 2명 16.11.08 368 1 8쪽
13 12화, 심연을 뚫고 16.11.07 226 1 10쪽
12 11화, 선택은 주관의 연속 16.11.05 339 1 16쪽
11 10화, 현실......? 16.11.04 283 1 9쪽
10 9화, 첫 번째 악몽 (2) 16.11.03 290 1 8쪽
9 8화 16.11.02 177 2 9쪽
8 7화, '시련'속의 악몽 +2 16.11.01 286 2 8쪽
7 6화, 도피(逃避) 16.10.25 159 2 14쪽
6 5화, 캣 앤 알프레드 +1 16.10.17 198 3 8쪽
5 4화, 두 개의 약속 +1 16.10.11 186 2 9쪽
4 3화, 조건 +2 16.10.08 202 4 8쪽
3 2화, DREAM +1 16.10.07 312 4 10쪽
2 1화. 그의 (평소)생활 +1 16.10.06 403 4 9쪽
1 프롤로그, 의미불명 +2 16.10.06 448 4 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