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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칙연산

셧 아이즈(Shut-eyes)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완결

사칙연산
그림/삽화
사칙연산
작품등록일 :
2016.10.06 18:44
최근연재일 :
2017.03.31 23:29
연재수 :
70 회
조회수 :
13,739
추천수 :
63
글자수 :
251,057

작성
16.10.07 21:00
조회
312
추천
4
글자
10쪽

2화, DREAM

DUMMY

잠시 후,


둘이 나간 뒤의 내 방은 한 차례의 폭풍이 지나간 것 처럼 침대의 이부자리가 모두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그 둘 때문에 내 잠을 깨버린 것도 모자라 내일이 될 때 까지 못 잘 정도로 잠을 저 멀리 날려버렸다.



"......"



급격히 밀려오는 피로 덕분에 말할 기운이 없었다. 그저 천장만을 바라보며 한 숨을 쉬고 있었다.



'이 침대가 구름이고, 이 방이 하늘이라면 그대로 어디론가 두둥실 떠내려가 그대로 깊은 잠에 빠지고 싶다......'



하지만 그럴리가 없었다. 그 생각은 그저 나의 허망한 꿈에 불과하니까.


평소에는 그 둘이 장난으로 나를 깨울 때면 둘을 쫒아낸 다음 다시 잠에 빠지곤 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잠에 잘 들지 못하는 불면증 환자처럼, 눈을 감아도 '잠이 온다는 감각'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몇 초 만에 다시 눈을 떠버리니 그건 그것대로 짜증난다고 생각되어 속이 부글거렸다.



"......젠장. 어떻게 해서든 좀 자고싶은데."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내 방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수면제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서랍장 안까지 구석구석 찾아보던 도중, 두번째 서랍장 안 깊숙한 곳에서 수면 안대를 찾아냈다.



"어? 수면 안대잖아?"



꽤 쓸만한 걸 찾아낸 것 같아 서랍장을 닫고 다시 침대로 돌아가 앉으며 안대를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왜 내 방에 이런 것이 있는지 궁금했다.



"그러고 보니, 이 안대. 분명 몇 년전에 어르신이 나에게...... 뭐, 어쨌든 고마워요."



나는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지금 쯤 주무시고 계실 어르신에게 감사의 인사를 표하며, 수면 안대를 이리저리 돌리며 바라보았다. 오랫동안 쓰지 않아 먼지가 조금 끼어있었지만, 대충 손으로 툭툭 털어 먼지를 제거한 뒤 그대로 수면 안대를 쓰고서는 그대로 자리에 누웠다.


순간적으로 빛이라는 것이 완전히 차단되어 앞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깜깜해졌다. 효과가 있는 듯 천천히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하던 그 때, 그 어둠 안에서 있어서는 안될, 또 내 잠을 방해한, 흰 빛을 뿜어내며 밝은 색으로 이루어진 어느 형체가 보였다.



"......어?"



그 형태는 저 멀리에서 나에게 무언가를 전하려는 듯, '인간'의 손으로 자신의 입을 가리키고 있었다. 나는 형태의 입 부분을 자세히 보면서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천천히 읊어보았다.



"그. 소. 원. 을. 들. 어. 주. 겠. 어......?"



소원이라고? 무슨 소원을 말하는거지? 아니, 그것보다 저 형체는 정체가 뭐지? 대체 무엇이길래 내 소원을 들어준다고 말하는 거지?


그 형체는 나를 향해 또각거리는 구둣소리를 내며 다가왔다. 처음에는 입 부분을 빼고 잘 보이지 않았던 이목구비가 이제는 전신을 드러내는 듯, 희고 고운 백발을 길게 늘어뜨린 모습과 함께 안개가 걷혀진 듯이 뚜렷하게 보이며, 곧 그 형체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자아이'의 체형이 그대로 드러나는 코르셋 드레스를 입고 있는 소녀였다. 특이점이라고 하면 동화 안에서 마녀가 쓸 법한 낡고 뾰족한 모자를 쓰고 겉은 검정색, 속은 흰 색이 바탕인 로브를 걸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떠는 목소리로 그녀에게 가장 알고 싶은 질문을 내던졌다.



"너...넌 누구야?"



그러자 그녀는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예리한 송곳니가 드러날 정도로 환하게 미소를 지어내며, 어린아이가 잔뜩 무게 잡는 말투로 말했다.



"나 말이냐?"



그러자 그녀는 한 손으로는 얼굴을 가리며, 다른 한 손은 검지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는 그런 이상하고 기묘한 자세를 취하면서 계속 말을 이어갔다.



"난 '꿈의 마법사' 유메! 너의 소원을 들어주려 이 곳에 왔노라!"


"유메...... 그것보다 마법사라고?"



나는 그녀의 이름을 다시 한번 곱씹으며 중얼거렸다. 그보다 그녀의 이름 앞에 '마법사'라고 한 것 같았다. 그런 판타지 소설에나 나올 법한 직업이 정말로 있는 직업인 걸까? 아니면 그냥 자칭으로 둘러대는 말인 걸까. 그녀는 내 물음에 긍정으로 대답하였다.



"그래, 마법사. 막 마법같은 걸 뿅하고 쏘는 애들. 알지?"


"허......"



헛웃음만 나왔다. 그저 편히 자고 싶었는데 갑자기 마법사가 내 앞에 나타나다니. 그것도 '나의 소원을 이루어주려 왔다'라고? 그것보다 마법사를 그렇게 대충 설명해도 되나 싶었다.



'하지만, 저 애가 마법사라는 보장도 없지......'



나는 그녀를 의심에 가득 찬 눈으로 지그시 쳐다보았다.



"흐응, 왜 그런 눈으로 봐? 날 의심하는 거야? 정 못 믿겠으면, '눈을 떠서' 한번 주변을 둘러봐."


"눈을 떠 보라고?"



그러고 보니 나는 잠을 조금이라도 유도해보려 수면 안대를 차고서는 '눈을 감고있었다'. 그런 것도 모르고선 내 앞에 있는 그녀와 대화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엄청 이상한데.'



끄응 하며 언짢은 소리를 내고는, 수면 안대를 벗고 '눈을 떠' 앞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녀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빛이 들어오지 않아 어두운 천장만이 나를 반길 뿐이었다. 나는 다시 수면 안대를 쓰며 유메에게 다시 한번 질문을 걸었다.



"지금 너무 피곤해서 놀랄 힘도 없지만...... 대체 어떻게 된거야? 내가 헛걸 보는건가?"



그녀에게 질문을 던졌다, 어째서 '눈을 감았는데' 그녀가 보이는 것인지. 그러자 유메는 그 질문 만을 기다렸다는 듯 양쪽 허리춤에 두 손을 잡아 당당한 포즈로 답을 해주었다.



"그건 바로...... '<꿈>은 실제로 일어나는 일' 이기 때문이야!"


"......허? 실제로 일어나는 일? 꿈이? 웃기지도 않는 소리 마."


"그래ㅡ? 너. 잘 믿지 못하는 성격이구나. 너희 세계에서는 그런 성격이 엄청 흔한가 봐? 하지만 꿈에서는 그러면 '살아남지도' 못할걸?"



유메가 허공으로 손가락을 튕기더니 딱 하는 소리와 함께 어두컴컴했던 순흑의 공간이 깨지기 시작했다. 어디선가 물이 밀려오는 소리가 들리며 깨진 균열의 파편이 떨어지며 강렬한 빛을 쏘아내더니, 곧 나와 그녀가 있는 공간은 '아무도 없는 모래사장으로 변모하였다'.


철썩거리는 파도소리, 쨍쨍한 햇살. 그리고 까슬거릴 듯한 모래사장까지ㅡ.



"......?!"



나는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에 입을 벌리며 경악했다. 이게 꿈? 아니면 현실? 둘의 경계가 느슨해지자, 알 수 없는 혼란이 내 머릿속을 구석구석 핥는 듯 자꾸만 괴롭혀댔다.



"어떄? 이 정도면 믿겠지?"


"......"



유메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검지손가락으로 다시 한번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제야 믿었으니 이제 본 활동을 개시해볼까?"



그녀는 다시 억지로 위압감을 표현해내려는 듯한 걸걸한 목소리를 내며 혼란스러워 하는 나에게 큰 소리로 소리쳤다.



"네 소원이 '어디론가 두둥실 떠내려가면서 그대로 깊은 잠에 빠지고 싶다고' 했지? 어떤 10대 꼬마보다 소원이 자세해서 좋네. 그 소원. 들어주겠다!"


"......뭐? 잠깐, 잠깐잠깐잠깐. 뭐라고 했어? 소원을 정말 들어준다고?"



나는 혼란스러움에 자세히 듣지 못해 다시 그 아이에게 확인 차 되물어보았다. 그러자 그 아이는 한 손으로는 얼굴을 가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팔을 교차시키며 뻗는 기묘한 자세를 취하며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그렇다! 넌 선택받은 남자! 인생에 단 한번 '무엇이든 한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이벤트에 네가 당첨된 것이다!"


"그런가, 그럼 당첨된 것도 이상하지 않... 아니아니, 그런 것 보다! 많은 소원들 중에서 하필 들어줘도 왜 그딴 소원이야?!"


"그야, 랜덤이니까?"


"......"



나는 곧 할 말을 잃어버렸다. 랜덤이라니, 랜덤이라니. 그것보다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게다가 저 소원은 이루어져서는 안된다. 저게 정말 이루어졌다가는 생각을 그만두어야 할 수준의 정신나간 소원이니...... 나의 입장에서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되는 상황이었다. 머리도 어떻게라도 된 듯 어지러웠지만, 이 한 가지 만큼은 뇌리에 박혀있었다.


「그 소원을 막아야만 한다.」



"잠깐만! 이 소원은 취소하면 안될까?"


"하아? 왜? 네가 원하던 거였잖아?"


"아니아니, 그게, 그 소원은......"


"단순변심에 대한 환불은 불가야! 아참, 이건 그냥 내가 들어주는 거였지...... 그래도 그 요청은 안돼!"



무슨 이유가 있는 건지 내 요청에는 절대적인 '부정'을 표현하고 있었다.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건가 라고 생각될 정도로 이상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랴......



"부탁이야! 대신 다른 소원을 들어달라고는 안할테니까! 제발 그 소원만은......!"



유메는 볼을 긁적이며 허리를 한껏 굽히면서 서 있는 나를 바라보며 '귀찮아했다'.



"하아..... 보기에는 시원시원하게 일 처리 같은거 잘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말야."



그녀는 마지못해 한 숨을 쉬다, 갑자기 떠오르는 아이디어, 좋은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라 입이 쭉 찢어질 듯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짓다 나를 바라보고서는 말을 이어갔다.



"좋아, 인심썼어. 소원을 들어주지 않는 대신 '한 가지' 조건이 있어!"


작가의말

나와 계약해서 마법청년이 되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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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에필로그, 별하늘의 꿈 +4 17.03.29 130 1 11쪽
67 최종화, 눈을 감고서 +2 17.03.28 153 1 8쪽
66 종막, '세계' (8) +2 17.03.27 134 1 9쪽
65 종막, '세계' (7) +2 17.03.25 122 1 7쪽
64 종막, '세계' (6) +2 17.03.24 104 1 7쪽
63 종막, '세계' (5) +2 17.03.23 132 1 8쪽
62 종막, '세계' (4) +2 17.03.22 125 1 9쪽
61 종막, '세계' (3) +2 17.03.21 127 1 10쪽
60 종막, '세계' (2) +2 17.03.20 155 1 8쪽
59 종막, '세계' (1) +2 17.03.18 73 1 8쪽
58 외전, 그녀의 과거(하편)(2/2) +2 17.03.17 194 1 9쪽
57 외전, 그녀의 과거(하편)(1/2) +2 17.03.16 223 1 8쪽
56 외전, 그녀의 과거(중하편) +2 17.03.15 107 1 8쪽
55 외전, 그녀의 과거(중상편) +2 17.03.14 162 1 7쪽
54 외전, 그녀의 과거(상편) +2 17.03.13 118 1 8쪽
53 50화, 이미 끝나버린 공연. +2 17.03.11 105 1 8쪽
52 49화, 되살아나는 감정 +2 17.03.10 130 1 8쪽
51 48화, 혼돈, 파괴 그리고...... +2 17.03.09 109 1 7쪽
50 47화, +2 17.03.08 135 1 9쪽
49 46화, 연극 <파우스트> +2 17.03.07 184 1 8쪽
48 45화, 세 번째 +2 17.03.06 214 1 7쪽
47 44화, 탐욕 +2 17.03.04 125 1 9쪽
46 43화 +2 17.03.03 124 1 7쪽
45 42화, 맹인은 꿈을 꾸는가?(2) +2 17.03.02 250 1 7쪽
44 41화, 맹인은 꿈을 꾸는가?(1) +2 17.03.01 153 1 7쪽
43 40화, 선택 17.02.06 184 0 7쪽
42 39화, 나와 나 17.01.27 214 0 11쪽
41 38화, 호의 17.01.18 192 0 7쪽
40 37화, '허무' 17.01.12 145 0 8쪽
39 36화, 악마와 늑대 17.01.06 114 0 8쪽
38 35화, 준비 (3) 16.12.20 322 0 8쪽
37 34화, 준비 (2) 16.12.17 443 0 7쪽
36 33화, 준비 (1) 16.12.15 209 0 7쪽
35 32화, 고백(Go, Back) 16.12.12 216 0 7쪽
34 32화, 유메의 무대<더 스테이지> 16.12.03 201 0 7쪽
33 31화, 착각과 오해 - 알프레드 사이드 16.11.30 201 0 7쪽
32 30화, 착각과 오해 - 미케, 알프레드 16.11.29 173 0 7쪽
31 29화, 착각과 오해 - 미케 사이드(1) 16.11.28 249 0 8쪽
30 외전, 그녀는 지금 16.11.26 133 0 8쪽
29 28화, 서로의 다짐 16.11.25 215 0 7쪽
28 27화, 그녀들의 마음(2) 16.11.24 216 0 8쪽
27 26화, 그녀들의 마음(1) 16.11.23 153 0 7쪽
26 25화, 다시 시작된 악몽(2) 16.11.22 135 0 9쪽
25 24화, 다시 시작된 악몽(1) 16.11.21 185 0 7쪽
24 23화, 잠깐은 평화를 16.11.19 161 0 8쪽
23 22화, 늑대, 「현실」 16.11.18 249 0 7쪽
22 21화, 타불라 라사 16.11.17 158 0 8쪽
21 20화, 이너 사이드 16.11.16 190 0 7쪽
20 19화, 재회(3) 16.11.15 246 0 10쪽
19 18화, 재회 (2) 16.11.14 158 0 8쪽
18 17화, 재회 +2 16.11.12 212 1 7쪽
17 16화, 늑대인간 16.11.11 186 1 7쪽
16 15화, 현실부정 16.11.10 230 1 7쪽
15 14화, 인간이여, 감정을 죽여라 16.11.09 288 1 7쪽
14 13화, 2명과 2명 16.11.08 368 1 8쪽
13 12화, 심연을 뚫고 16.11.07 226 1 10쪽
12 11화, 선택은 주관의 연속 16.11.05 340 1 16쪽
11 10화, 현실......? 16.11.04 283 1 9쪽
10 9화, 첫 번째 악몽 (2) 16.11.03 290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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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4화, 두 개의 약속 +1 16.10.11 187 2 9쪽
4 3화, 조건 +2 16.10.08 202 4 8쪽
» 2화, DREAM +1 16.10.07 312 4 10쪽
2 1화. 그의 (평소)생활 +1 16.10.06 403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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