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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칙연산

셧 아이즈(Shut-eyes)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완결

사칙연산
그림/삽화
사칙연산
작품등록일 :
2016.10.06 18:44
최근연재일 :
2017.03.31 23:29
연재수 :
70 회
조회수 :
13,736
추천수 :
63
글자수 :
251,057

작성
17.03.27 23:38
조회
133
추천
1
글자
9쪽

종막, '세계' (8)

DUMMY

-미케-


"......흥."


그래, 가버려. 그냥 내 앞에서 사라져버려......

그렇게 말하고는 싶었지만, 어째서 말소리가 나오지 않는 걸까? 나는 알프레드가 내게 떨어지도록 일부러 드롭킥까지 날려가면서, 그냥 나에게 화를 내도록 만들어서 정나미가 떨어지도록 한 건데.

그리고 날 그렇게 속여온 애에게 감사 따위 받아봤자...... 그런데 나는 왜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거지?

나는 그가 떠나는 모습을 억지로 보지 않으려 눈을 감았어. 하지만 그렇게 한 지 3초 후에 나는 그를 멈춰세웠어.


"잠깐 기다려."


"......"


......내가 왜 그랬지? 그는 그 소리에 뒤를 돌아 나를 바라보았어. 그 순간, 나는 오싹한 느낌과 함께 아까부터 뒤에서 쿡쿡 찌르던 감각이 더욱 강하게 느껴지면서 압박이 가해졌어.

좋아, 미케. 이렇게 된 이상 왜 나에게 그런 짓을 했는지 물어보자. 절대 흥분하지 말고, 천천히.

나는 입을 열어, 그를 향해 질문을 하기 시작했어.


"왜 날 속인 거야?"


"속이다니?"


"그렇게 강한 힘을 가졌으면서도, 계속 당하고만 살았잖아. 반격은 커녕 저항도 하지 않고."


"......"


"그 검은 둥글이가 말했을 때도 그래. 그 녀석이 널 공격했을 때, 왜 맞설 생각을 안했어? 내가 오지 않았으면, 어떻게 할려고 했었는데?"


"검은 둥글이......? 설마 '교만'을 이야기하는 거야?"


"그런 네임센스는 집어치우고! 그 때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아, 흥분해버렸다. 그는 내가 소리지른 것 때문에 움찔 거리며 놀랐는지 두 손으로 막는 행동까지 취했어. 나는 금방 얼굴이 붉어지면서 부끄러워 했어. 어디론가 숨고 싶어 기어이 침대 밑으로 기어가 숨었어.

그는 다시 이쪽으로 돌아오면서 그대로 바닥에 앉아 내가 나올 때 까지 기다렸어.

이번엔 대체 무얼 하려고 그러는 거지?

서로간의 어색한 공기만 흐른 채, 아무것도 못할 것 같은 오묘한 감정만 들었어.


"으아아아!!"


나는 결국 이 감정을 참을 수 없어서 그대로 침대를 들어 던져낸 뒤, 앉아있던 그에게 태클을 걸었어.


"너헑?!"


잘못해서 목을 향해 태클을 걸었지만,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은 것 같았어. 그냥 켁켁거리면서 목을 쓰다듬을 뿐인걸. 대신 그가 나에게 했던 업보를 따져보면 이건 아무것도 아냐.

내가 들어올렸던 침대는 그대로 공중에서 몇 바퀴 돌면서 굉음과 함께 원래 있던 자리로 되돌아갔어.

태클을 받은 그는 그대로 쓰러져버리고, 일어서지 못하도록 그 위에서 그를 바라보았어.


"......"


그런데, 어째서 그는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는 거지? 설마 자신의 잘못을 이제야 안 건가?


"미, 미케?"


"왜."


"......좀 나와줄래?"


"싫은데냐."


그러더니 그는 어디에 한 방 맞은 듯한 얼굴로 당황해하더니, 이번에는 얼굴이 빨개진 것이었어. 대체 왜지? 그 때, 그가 입을 열면서 손가락으로 날 가리키고는 조용한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어.


"......미케, 지금 네가 한 자세를 봐."


"냐?"


'자세?'라고 생각하면서 살짝 주변을 둘러보는 순간, 전기가 오르듯 떠오른 한 장면에 나는 결국 붉어지다 못해 펑 터져버리고 말았어. 그리고 이어지는 것은......


"냐아아아!! 냐냐냐냐아아아!!"


부끄러움이 잔뜩 섞인 내 비명소리였어.




-알프레드-


한 차례의 소동이 잠잠해진 후, 나는 미케를 앞에 앉히고, 정면으로 바라보았어. 미케는 아직도 그 일을 잊지 못하는 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면서 계속 흰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솔직히 말해, 지금 상황은 무엇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지금까지 이어졌던 것이 끊어진 것이니. 게다가 문에 들어서자마자 무엇을 해야하는 지 내 머릿속으로 생각이 나지 않아 고민하고 있었다. 그저 '백지'.

차라리 「아무것도 안한다.」라는 선택지가 더욱 현명하게 느끼져는 것이 한 둘이 아니었고. 그 때, 미케가 날 불렀다. 뭔가 말할려고 하는 것 처럼 보였지만. 역시나 미케는 자신이 속았다는 이야기만 늘어놓았었다. 나도 이 일은 처음이라서, 현실을 말하자면 나와 미케 둘 다 유메에게 속은 것 뿐이었다.


"......."


"미케, 이제 좀 진정이 됐어?"


"몰라, 내 몸이 대체 왜 그러는지도 모르겠고. 왜 내가 떠나는 널 멈추게 한 건지도......"


이럴 때만 정말이지 나보다 나이를 더 먹은 어른 같았다. 속은 어린 아이만큼 여리면서도 계속해서 어른스러운 행동 하려는 것을 보면...... 그녀도 어떤 걱정이 있었고, 나를 만남으로 인해서 더욱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았다.


"......게다가 이제 끝났잖아. 모두 다. 널 괴롭혔던 유메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렸고, '교만'이라는 애는 네 사촌 동생에게 소멸되어버렸어. 그리고 그 사촌 동생은 네가 날려버렸고."


"어감이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그렇게 볼 수 있겠지?"


"그럼 넌 어떻게 되는거야?"


"......응?"


갑작스러운 물음에, 나는 조금 놀라면서 미케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되긴...... 원래대로 돌아가겠지."


"그 원래대로가 뭔데? 방해꾼 없이 자유로워지는 거?"


"......"


미케는 잔뜩 침울해진 얼굴로 바닥을 바라보고 있었다.


"게다가 넌 원래 우리 세계에 있는 게 아니잖아? 그런데 널 끌어들여 왔다는 애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없어졌어. 그러면 이제 어떻게 원래대로 돌려내려고?"


......맞는 말이다. 이제 나는 평소대로의 꿈이 아니라 이런 이상한 세계에 자꾸만 발을 들여야 한다. 나를 끌어들였던 마녀. '유메' 때문에.

하지만 더 이상 그녀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제 나를 괴롭히거나, 조종할 수 있는 방해꾼은 없다. 그리고 설령 온다고 해도, 내 꿈인 것을 알았기에, 마음만 먹으면 물리칠 수 있었다. 이제 나에게 남은 사람은 미케, 혼자 뿐이다.


"......미케."


"으냐?"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이 곳에 올 때마다 신세 좀 질 수 있을까?"


"......냐아! 그렇게 바로 이야기하면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방법을 못 찾고 있는 녀석을 재워줘야 하는 거야?"


"아니, 말을 해도 그렇게......"


"그럼 틀려? 혼자 사는 숙녀에게 같이 살 수 있냐고 물어보는 거랑 똑같은 거잖아!"


"......"


나는 그대로 입을 다물어버렸다. 하긴, 계속 염치없이 굴기는 했다. 내가 도와달라고 하지 않았는데도 그녀는 도움을 주었는데, 나는 그녀에게 해준 것도 없이 그저 도와달라고 하는 수준이니까.

그렇다면 역시 이 방에서 나가는 것일까. 내가 여기서 잘 아는 곳이라면 이 곳 밖에 없는데.


"미안, 그럼 역시 나가야겠네."


나는 머리를 긁적거리면서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 때, 내 오른손이 잡히는 느낌과 함께 그대로 땅으로 끌려와 억지로 앉혀지면서 미케의 눈과 마주쳤다.


"어딜 가. 얘기 아직 안 끝났어."


"......?"


"나는 원래 이 곳에서 쭉 혼자 밖에 없었어. 몇 주 전, 너를 처음 만났을 때는 정말이지 시끄럽고 멍청한 녀석이 들어와서 훼방을 놓는 거라 생각했지."


"머, 멍청......"


미케의 직설적인 화법에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을 느꼈다.


"생긴 것은 괜찮아 보이는데, 매일 누구에게 시달리면서 살아가고, 맞고, 괴롭게 살아가는 걸 보았을 때는 정말 한 숨만 나왔지. 나는 그냥 네 위험을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있으니까 도와준 것 뿐이었어."


"......"


"언젠가는 작은 것이라도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계속 네 옆을 지키려고 했어. 언제는 내가 미쳤다고 느낄 만큼, 맞아가면서도 널 지키려고 했지."


미케는 자신의 가슴 중앙에 손을 대고, 내 심장을 향해 손을 대더니, 그녀의 손길이 느껴졌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상냥함이 담겨있는 손길이 상처를 입은 마음을 위로해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내 힘으로도 역부족한 일이 일어난 것을 알았을 때, 네가 괴로워하는 모습이 보였어. 내가 조금만 더 힘이 셌더라면, 내가 이런 생각이 들게 만든 것은 바로 너 때문이야, 알프레드."


그렇지만 그 느낌과는 달리, 그녀의 표정에는 우울함이 가득했다.


"내가 지금까지 왜 그랬을까, 혼자 있을 때 몇 번이고 생각했어. 그러니까, 뭔가 딱 떠오르더라."


미케의 귀가 추욱 쳐저, 힘 없는 것이 느껴지면서, 눈으로는 그녀의 복장에 여기저기 찢어지고 잔상처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널 만난 이후부터, 이렇게 변했다고. 네가 없으면, 다시는 원래대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또는 지금 상태를 계속 유지하기도 힘든, 어중간한 상태가 된다고."


순간, 미케의 귀가 다시 꼿꼿이 서면서, 내 얼굴을 보려 고개를 들며 오른손을 그녀의 두 손으로 잡아 부탁하는 말투로 '조건'을 내걸었다.


"나와 함께 있어줘, 알프레드.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것 처럼, 너도 나에게 '책임'을 져줘."


작가의말

다음 화, 지금까지 일어났던 사건의 종지부를 찍겠습니다.

그리고 남은 연참대전 중에는, 쓰지 못한 이야기에 대해 나늘 겁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Personacon [탈퇴계정]
    작성일
    17.03.28 00:19
    No. 1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답글
    작성자
    Lv.8 사칙연산
    작성일
    17.03.28 00:27
    No. 2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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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5화, 다시 시작된 악몽(2) 16.11.22 135 0 9쪽
25 24화, 다시 시작된 악몽(1) 16.11.21 185 0 7쪽
24 23화, 잠깐은 평화를 16.11.19 161 0 8쪽
23 22화, 늑대, 「현실」 16.11.18 249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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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8화, 재회 (2) 16.11.14 158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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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5화, 현실부정 16.11.10 230 1 7쪽
15 14화, 인간이여, 감정을 죽여라 16.11.09 288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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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8화 16.11.02 177 2 9쪽
8 7화, '시련'속의 악몽 +2 16.11.01 286 2 8쪽
7 6화, 도피(逃避) 16.10.25 159 2 14쪽
6 5화, 캣 앤 알프레드 +1 16.10.17 198 3 8쪽
5 4화, 두 개의 약속 +1 16.10.11 187 2 9쪽
4 3화, 조건 +2 16.10.08 202 4 8쪽
3 2화, DREAM +1 16.10.07 312 4 10쪽
2 1화. 그의 (평소)생활 +1 16.10.06 403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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