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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칙연산

셧 아이즈(Shut-eyes)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완결

사칙연산
그림/삽화
사칙연산
작품등록일 :
2016.10.06 18:44
최근연재일 :
2017.03.31 23:29
연재수 :
70 회
조회수 :
13,702
추천수 :
63
글자수 :
251,057

작성
16.10.17 11:26
조회
197
추천
3
글자
8쪽

5화, 캣 앤 알프레드

DUMMY

영원히 지속될 것 같았던 10초가 지나가버렸다.


약속이라도 된 듯,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빛나는 한 줄기의 빛이 공간을 비추기 시작했다. 따스한 햇살처럼 비추어진 빛은 그것만으로 어둠을 물러나게 만들며, 어둠이 물러난 자리에는 빛이 그 자리를 차지하며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다.


눈을 감았는데도 이렇게 확실히 앞이 보이다니, 분명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내가 이 말도 안 되는 일에 휘말린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그저 내가 과로에 지쳐, 헛 것을 본 것이라고 믿고 싶었다.



"하아......"



한 숨을 쉬며 몸을 일으키려 했다.



덜컥.



하지만 무언가 내 몸에 달린 듯 무거운 느낌과 함께 두 팔이 묶여서 움직일 수 없었다.



"......?"



나는 아래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두 팔이 나를 속박하고 있었다. 누군가가 나를 껴안고 있었던 것이었다.




"서......설마 미라도......?"



불길한 생각에 등골이 오싹해지며 급하게 몸을 이리저리 흔들어 빠져나오려 했다. 다행히 그렇게 꽉 껴안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 금방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녀가 아니기를 마음 속으로 빌고선 누가 날 잡고 있었는지 뒤를 돌아보며 얼굴을 확인했다.



"......쿠울."



다행스럽게도, 미라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아는 사람도 아니었다.


아무리 크게 어림잡아 봐야 10살 남짓해 보이는 몸이고 하며, 에메랄드 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였다. 특이한 점이라면, 머리에 뭔가 쓴 것이랄까. 그것이 내 수면 모자였다.



"......"



놀랐던 가슴을 쓸어내리며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런데 저 애는 대체 누구지?



"이건 내거야."



일단 모자는 몰수했다. 맹랑한 꼬맹이구만, 남의 것을 함부로 가져가다니. 나는 그 꼬맹이를 째려보면서 알밤이라도 한 대 때려줄까 고민하다 그만두었다.



"이게 없으면 아침에 일어날 때 머리 아프단 말야."



수면모자를 손으로 툭툭 털고선 내 머리에 씌운다. 기분 좋은 따뜻한 온기가 머릿속으로 구석구석 퍼지는 것이 느껴졌다.



"자 그럼, 이 애를 어떻게 할까."



일단 깨워서 정체를 물어볼까, 아니면 그냥 자게 놔둘까. 아까 전까지는 자게 놔두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다. 이 꼬마가 누구인지는 알아야 할 것 같이 때문이었다.



"역시 깨우는 것이 낫겠지."



나는 천천히 한 손으로 꼬마의 어깨를 잡아 흔들었다.



"일어나."



하지만, 꼬마의 눈은 뜰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깊게 잠든 듯 싶었는데...... 흘끗, 꼬마의 얼굴을 쳐다보봤다. 역시 내가 아는 애는 아니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한 번쯤은 만나본 것 같은 기억이 들었다. 설령 그렇게 만났다 했더라도 기억이 날리가 없지.


가장 의심이 든 것은 바로 머리에 달려있는 이 '귀'...... 그것은 절대 인간의 귀가 아니었다.


고양이 귀. 분명 고양이의 귀일 것이다. 왜 인간에게서 저런 귀가 나올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아무리 첨단 과학이라도 저런 것은 불가능...... 아니, 가능하다고 해도 생명 어쩌구로 난리나겠지.



"......"



슬쩍 만져보고 싶었다. 진짜인지 가짜인지 이 손으로 한번 느껴보고 싶었다. 천천히 내 손을 그 꼬마의 귀를 향해 천천히 손을 내밀며 검지와 엄지로 살짝 집는 듯 만져보았다.


따뜻하고도 부드러운 감촉, 그리고 까슬거리는 머리털 느낌까지 들었다.



"정말이잖아......"



만지작. 만지작.


계속해서 귀를 이리저리 만져보았다.



"......어쩌지. 멈출 수 없어."


"......으응."


왠지 꼬마가 깰 것 같지만 그 감각을 조금이라도 더 느껴보고 싶어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처음에는 귀의 끝. 조금씩 안으로 들어와 귓등과 대륜을 원을 그리듯이 만지면서 손끝으로 계속 만져댔다. 그러면 그럴수록 그 꼬마는 부들거리면서 몸을 꼬고 있었다.



"냐아아......"


"......스읍. 왜 이렇게 입이 축축하지."



꼬마의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정신없이 귀를 만지다 멈칫거리며 입가가 축축한 느낌이 들어 입을 쓰윽 닦



"......."



내 입 주변으로 흥건하게 묻어있는 것은 다름아닌 내 침이였다.



"......다른 사람들이 안봐서 다행이네. 만약 누가 봤으면 혀 깨물고 죽는 편이 낫다고 생각할 뻔했어."



천천히 뒷걸음질로 물러나며 한쪽 구석에 들어가 등을 붙인체 기대며 앉았다. 축축한 것 같은 느낌에 왠지 우중충한 기분을 조금 달래주는 것 같았다.



"하아, 그 애는 왜 안오는 거야."



이 곳에 온 지 몇 분이 지났는데도 유메는 코빼기도 안보였다. 약속이 '밤'이었으니까 괜히 딴지 걸 수도 없고. 일찍 오는 사람이 손해보는 구조였나.


그렇게 구석에서 잠깐 졸고 있을 때였다.




"쿠울......"


"야, 일어나."


"아이...... 10분만."


"일어나란 소리 안들려?"


"......알았다니까, 조금만 더 잘게......"


"쇼하고 앉아있네! 당장 안일어나?!"



퍼억. 그 소리가 들리자마자 나타나는 감각. 처음엔 차가웠다가 조금씩 뜨거워지는 감각이 내 다리에서 느껴졌다. 그리고 그 '온기'는 고통이 되었다.



"끄아아아악ㅡ?!"



강렬한 고통 때문일까, 눈이 번쩍 뜨였다. 누가 내 정강이를 가격했는지 몰라도 혼쭐을 내주겠다는 생각이 들어 얼굴을 찡그리며 앞을 봤다.


내 앞에서는 아까 침대에서 보았던 꼬마가 잔뜩 불만이라는 표졍으로 내리깔면서 날 바라보았다. 꼭 쓰레기를 보는 듯한 눈빛이었다.



"내가 일어나라고 몇 번이나 말했어? 나 참, 이러니까 두드려 패는게 답이라니까."


"아파라...... 다짜고짜 정강이를 떄리는 게 어디있어?! 아파서 쇼크로 죽겠네!"


"엄살 부리지마. 최대한 고심하면서 때린 거야."


"아 그런거야? 그런가면 용서...... 할 수 있겠냐?! 이 망할 꼬맹이가!!"



나는 그대로 스프링처럼 구석에서 뛰쳐나와 꼬마를 잡으려 두 팔을 뻗어 달려나갔다. 하지만 꼬마는 옆으로 휙 돌더니 자신이 있던 자리에서 스윽 빠져버리며 내 앞에 있는 것은 허공. 그대로 우당탕 넘어지고 말았다.



"크윽......"


"흥, 네가 날 잡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어? 꿈 깨."



그 꼬마는 내 등을 꾸욱 꾹, 발꿈치에 힘을 주면서 밟았다. 내가 아무리 힘을 주어도 일어날 수가 없었다. 대체 이 아이의 정체는 뭘까, 왜 내가 자고 있었던 자리에 이 애가 있는걸까. 나는 밟혀진 채로 그 애를 올려다보며 물어보았다.



"누구야...... 넌?"


"초면인 사람에게는 먼저 자기소개부터 해야하는게 기본 아냐?"



그 꼬마는 나를 매섭게 바라보며 갸르릉거렸다. 고양이가 위협할 떄 내는 소리였다. 역시 저 애는 원래 고양이였던 걸까. 나는 입을 열어 침착하게 저 꼬마에게 내 소개를 하였다. ......사뿐히 즈려밟히면서 말이다.



".......알프레드, 클라우드 알프레드야."



그녀는 듣는 둥 마는 둥, 혀로 팔을 핥고 있었다. 그리고서는 못 들었다는 제스쳐로.


왼쪽 귀에 왼 손을 올려두며 허리를 굽혀 내 입과 가까이 한 뒤 먼산을 쳐다보며 혼잣말을 하는 듯, 큰 소리로 말하며ㅡ



"뭐어ㅡ? 잘 안들리는데?"



......완전히 나를 도발했다.


저 꼬마를 보고있자니 차라리 유메와 있는 편이 훨씬 나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그 애에게 밟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ㅡ그런데, 그 유메는 왜 안 오는 거지?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변명을 조금 하자면 시험기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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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에필로그, 별하늘의 꿈 +4 17.03.29 130 1 11쪽
67 최종화, 눈을 감고서 +2 17.03.28 153 1 8쪽
66 종막, '세계' (8) +2 17.03.27 133 1 9쪽
65 종막, '세계' (7) +2 17.03.25 122 1 7쪽
64 종막, '세계' (6) +2 17.03.24 104 1 7쪽
63 종막, '세계' (5) +2 17.03.23 131 1 8쪽
62 종막, '세계' (4) +2 17.03.22 125 1 9쪽
61 종막, '세계' (3) +2 17.03.21 126 1 10쪽
60 종막, '세계' (2) +2 17.03.20 155 1 8쪽
59 종막, '세계' (1) +2 17.03.18 72 1 8쪽
58 외전, 그녀의 과거(하편)(2/2) +2 17.03.17 194 1 9쪽
57 외전, 그녀의 과거(하편)(1/2) +2 17.03.16 222 1 8쪽
56 외전, 그녀의 과거(중하편) +2 17.03.15 106 1 8쪽
55 외전, 그녀의 과거(중상편) +2 17.03.14 161 1 7쪽
54 외전, 그녀의 과거(상편) +2 17.03.13 117 1 8쪽
53 50화, 이미 끝나버린 공연. +2 17.03.11 105 1 8쪽
52 49화, 되살아나는 감정 +2 17.03.10 129 1 8쪽
51 48화, 혼돈, 파괴 그리고...... +2 17.03.09 108 1 7쪽
50 47화, +2 17.03.08 135 1 9쪽
49 46화, 연극 <파우스트> +2 17.03.07 183 1 8쪽
48 45화, 세 번째 +2 17.03.06 214 1 7쪽
47 44화, 탐욕 +2 17.03.04 125 1 9쪽
46 43화 +2 17.03.03 124 1 7쪽
45 42화, 맹인은 꿈을 꾸는가?(2) +2 17.03.02 250 1 7쪽
44 41화, 맹인은 꿈을 꾸는가?(1) +2 17.03.01 152 1 7쪽
43 40화, 선택 17.02.06 183 0 7쪽
42 39화, 나와 나 17.01.27 213 0 11쪽
41 38화, 호의 17.01.18 192 0 7쪽
40 37화, '허무' 17.01.12 145 0 8쪽
39 36화, 악마와 늑대 17.01.06 113 0 8쪽
38 35화, 준비 (3) 16.12.20 321 0 8쪽
37 34화, 준비 (2) 16.12.17 443 0 7쪽
36 33화, 준비 (1) 16.12.15 208 0 7쪽
35 32화, 고백(Go, Back) 16.12.12 216 0 7쪽
34 32화, 유메의 무대<더 스테이지> 16.12.03 201 0 7쪽
33 31화, 착각과 오해 - 알프레드 사이드 16.11.30 200 0 7쪽
32 30화, 착각과 오해 - 미케, 알프레드 16.11.29 172 0 7쪽
31 29화, 착각과 오해 - 미케 사이드(1) 16.11.28 248 0 8쪽
30 외전, 그녀는 지금 16.11.26 132 0 8쪽
29 28화, 서로의 다짐 16.11.25 214 0 7쪽
28 27화, 그녀들의 마음(2) 16.11.24 216 0 8쪽
27 26화, 그녀들의 마음(1) 16.11.23 153 0 7쪽
26 25화, 다시 시작된 악몽(2) 16.11.22 135 0 9쪽
25 24화, 다시 시작된 악몽(1) 16.11.21 184 0 7쪽
24 23화, 잠깐은 평화를 16.11.19 160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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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1화, 타불라 라사 16.11.17 157 0 8쪽
21 20화, 이너 사이드 16.11.16 190 0 7쪽
20 19화, 재회(3) 16.11.15 245 0 10쪽
19 18화, 재회 (2) 16.11.14 158 0 8쪽
18 17화, 재회 +2 16.11.12 212 1 7쪽
17 16화, 늑대인간 16.11.11 185 1 7쪽
16 15화, 현실부정 16.11.10 229 1 7쪽
15 14화, 인간이여, 감정을 죽여라 16.11.09 288 1 7쪽
14 13화, 2명과 2명 16.11.08 367 1 8쪽
13 12화, 심연을 뚫고 16.11.07 225 1 10쪽
12 11화, 선택은 주관의 연속 16.11.05 339 1 16쪽
11 10화, 현실......? 16.11.04 282 1 9쪽
10 9화, 첫 번째 악몽 (2) 16.11.03 290 1 8쪽
9 8화 16.11.02 177 2 9쪽
8 7화, '시련'속의 악몽 +2 16.11.01 286 2 8쪽
7 6화, 도피(逃避) 16.10.25 158 2 14쪽
» 5화, 캣 앤 알프레드 +1 16.10.17 197 3 8쪽
5 4화, 두 개의 약속 +1 16.10.11 186 2 9쪽
4 3화, 조건 +2 16.10.08 202 4 8쪽
3 2화, DREAM +1 16.10.07 312 4 10쪽
2 1화. 그의 (평소)생활 +1 16.10.06 403 4 9쪽
1 프롤로그, 의미불명 +2 16.10.06 448 4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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