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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칙연산

셧 아이즈(Shut-eyes)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완결

사칙연산
그림/삽화
사칙연산
작품등록일 :
2016.10.06 18:44
최근연재일 :
2017.03.31 23:29
연재수 :
70 회
조회수 :
13,716
추천수 :
63
글자수 :
251,057

작성
16.11.28 23:52
조회
248
추천
0
글자
8쪽

29화, 착각과 오해 - 미케 사이드(1)

DUMMY




-미케-



눈을 뜨고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바닥에 누워있었어. 온 몸에는 검은 재를 덮어 쓴 채로, 내 원피스는 숯에 칠해진 것 처럼 까맣게 그을려 있었어.



"......아끼던 옷이었는데."



옷 걱정을 할 때가 아니었지만, 꽤나 소중하게 입었던거라 혀를 쯧하고 찼어.


주변을 둘러보니, 폐허를 방불케하는 내 방이 보였어. 몇몇 가구 있었던 자리에는 재만 남았었고, 벽의 외벽은 검게 그슬려있었지.



"하아...... 짜증냐네."



나는 한 숨을 쉬었어. 되돌리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동시에 짜증이 나기도 했지. 내가 살던 곳을 망가뜨리다니......



"으윽......"



몸이 상처로 가득해서 움직일 때마다 쓰려왔어.


일단 상처를 치료부터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주변을 둘러보았어. 그러자 저 방 구석에 놓여있는 손잡이가 떨어진 구급상자가 눈에 띄었어.


그 상자를 가져와 열어보니 새 붕대 몇 개와 가위, 반창고, 빨간약 등. 쓸만한 것들이 들어있었어.


나는 상자를 열어둔 채, 바닥에 앉아 몸에 감고 있었던 붕대를 훌훌 풀었어. 잠시 후, 검은 재로 범벅이 된 붕대가 바닥에 쌓여 산을 이뤘어.



"이렇게 풀어놓으니까 엄청 많아보이네."



중얼거리면서 상처부분과 오른팔에 붕대를 감아둔 뒤 반창고를 고정했어. 음, 역시 새로 붕대를 감으면 기분이 좋아.


하지만 까끌거리는 옷의 느낌에 옷을 갈아입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방 한켠에 있는 가구들을 바라보았어.



"옷장은 무사하려냐."



자리에서 일어나 검게 그을린 옷장의 손잡이를 잡으며 확 하고 열어제꼈어.


-덜컹!



"냐악?!"



뭔가 크게 부딪히는 것 같은 소리와 함계 떨어져나가는 옷장의 문짝. 평소에 세게 열다가 헐거워진 문짝과 화재가 시너지를 이뤄서 작은 힘(?)으로도 문짝이 부숴지는 결과가 나와버렸어.



"콜록! 으으......"



떨어져 나간 문짝을 보니, 낡은 것처럼 파삭거리는 소리와 함께 재가 떨어져나갔어.



"뭐...... 냐중에 보기로 하고......"



나는 일단 옷장 안을 바라보았어. 여러벌의 옷이 있지만 바깥에 위치하고 있었던 옷은 재로 쌓여버려 입지 못하게 되었어. 나는 대부분 안쪽에 있었던 옷가지들을 들고 뒤를 돌아보았어.



"어디 놓을 곳 없냐."



주변을 둘러보니 바닥은 거의 다 타버려서 잿더미를 이루고 있었어.



"......아. 저거."



나는 방 중앙에서 거의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침대'를 발견하고는 종종걸음으로 발걸음을 옮겼어.


그 폐허 속에서 잘도 원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흰 이불 위에 옷가지가 여러벌 쏟아냈어.



"냐아......"



나도 모르게 이마에 맻힌 땀을 팔로 닦아내면서 이불 위에 놓여진 옷가지를 이것저것 들어보면서 바라보았어.



"......냐아아."



꼬리의 끝이 이리저리 흔들렸어. 정작 이렇게 두고 보니까 뭘 입어야할지 고민이 되네......



"아."



바보, 멍청이. 지금 뭐하는 거야?!



"하아...... 하마터면 옷에 정신이 팔릴 뻔했네."



나는 내 자신에게 한 숨을 쉬었어. 도대체 깨어나고 몇 번이나 한 숨을 쉰 걸까.


일단 대충 잡히는 대로 옷을 골랐어. 팔이 긴 후드티, 짧은 반바지를 고르곤 나머지 옷가지들을 전부 침대에서 내쫒아버렸어.


-스윽.


옷을 갈아입고선 나직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면서 다리를 쭈그려 내 방 바닥을 검지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렸어.



"<리셋>."



그러자 내가 건드렸던 곳에서 파문같은 것이 일더니 검게 그슬려있던 외벽과 바닥은 다시 깔끔해진 흰 색으로, 불타거나 부숴져있던 가구의 잔해들은 사라졌어.


처음 만들어져 보이는 방처럼 가구 같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오직 흰 침대만 덩그러니 중앙에 놓여있었어.


그러고 보니, 내가 이 곳에 처음 왔을 때 모습이 이랬지...... 그렇게 생각하며 이제 유메를 찾아 나서려 한 순간.


ㅡ끼긱, 끼기긱.


낡은 기계같은 것이 돌아가는 듯한 거슬리는 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어.



"......뭐지?"



나는 귀를 쫑긋거리면서 소리가 들리는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어. 그러자 내 앞에는 어째선지 없었던 '방문'이 있었어. 계단으로 향하는 문은 내 뒤쪽에 있는데...... 나 조차도 모르는 방이 내 앞에 있었어.


분명히 <리셋>을 시켰는데도 있는 방문......


나는 바닥을 내려다보며 '저 문'이 있는 이유를 천천히 생각해보았어.


저 문이 내 방에 있는 이유가 두 가지가 있었어.


첫 번째, '내가 처음 생각했던 '방'의 표본'이라는 거. 이 건에 대해서는 뭔가 생각할 수 있었어. <리셋>은 말 그대로 방 안에 있던 모든 것을 '초기 상태'로 되돌려놓는 것. 즉 내가 생각나지 않는 곳이라도 처음 이 방이 '만들어졌을 때' 이미 있는 것이라면 가능할 수도 있어. '방 자체'를 지울 수 있으니까.


뭐, 지운다 해도 리셋되면 다시 만들어지는 것이 기본이긴 하지만.


내가 지금까지 리셋한 적은 두 번, 하나는 지금이고 나머지 하나는...... 언제였지? 그래도 저 문을 봤더라면 기억하고 있을텐데 말야.



두 번째, '나 이외의 사람이 이 공간에서 문을 만들었다.'


'설마......?'


나는 '유메'를 생각해봤어. 하지만 그녀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조금 이상했지.


그래도 그녀의 힘이라면 저런 문 쯤이야 만들 수 있을 것 같았어. 그렇다면 저 곳을 향하면 유메가 있는 곳으로 갈 수 있다는 건가?


하지만, 그녀가 지나간 흔적을 남길 이유가 있을까? 아니면 '그럴 수 밖에 없는건가?'


......'파우스트'?


뇌리에 스치는 그 이름, 하지만 그는......


아, 머리야.


나는 끓어오르는 머리를 짚었어. 머리가 얼마나 뜨거우면 손이 차갑다고 느껴질 정도였어.


다시 문을 향해 시선이 갔어.


문의 외형은 왠지 시계 내부를 연상시키는 모습, 녹슨 톱니바퀴가 돌아가며 끼긱, 쇠긁히는 소리가 나고있었어.


내 방 분위기에 맞지 않은 '고풍적인' 분위기가 느껴졌어. 왠지 이질감이 든단 말이지......



"대체 이 문은......"



나는 천천히 방문을 향해 가 서 있었어.


똑딱거리는 시계추 소리가 희미하게 방 안에 들려왔어. 방 안에 시계가 있는걸까.


나는 문고리를 잡아당겼어. 그러자 문이 벌컥, 하고 열려 방 안이 드러났어.



"......? 이런 공간이 있었냐?"



문을 열어보니 웬 무대 같은 장소가 내 눈에 들어왔어.


스포트라이트 빛이 무대에 비추어져 있어서 마치 누군가가 저 위에 설 것만 같은 분위기였어.


하지만 그 곳에는 웬 봉제 인형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뜯겨지고 잘려져 있었어. 게다가 무대를 향해 보고 있는 의자에 거의 모든 인형들이 앉아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어.


숨소리, 목소리 조차도 나오지 않는 이 고요한 자리에서 사람이 있을 것 같진 않았어.



"으윽......"



코를 찌르는 악취에 얼굴이 찌그러졌어. 뭔가 썩는 냄새가 이 장소에 그득하게 났기 때문이었어. 나는 후드티를 뒤집어썼어.


일단 주변을 탐색해보면서 의자의 사이에 있는 통로를 통해 내려가는 도중에, 무언가가 내 팔꿈치에 부딪혔어.


그러자 힘 없이 툭 하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떨어졌어.



"냐앗......?"



나는 팔꿈치를 친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려보았어.



"......!!"



의자에 앉아있는 인형의 머리가 떨어진 채, 누군가가 머리를 드러내고 있었어.


......시체의 머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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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종막, '세계' (4) +2 17.03.22 125 1 9쪽
61 종막, '세계' (3) +2 17.03.21 126 1 10쪽
60 종막, '세계' (2) +2 17.03.20 155 1 8쪽
59 종막, '세계' (1) +2 17.03.18 72 1 8쪽
58 외전, 그녀의 과거(하편)(2/2) +2 17.03.17 194 1 9쪽
57 외전, 그녀의 과거(하편)(1/2) +2 17.03.16 223 1 8쪽
56 외전, 그녀의 과거(중하편) +2 17.03.15 107 1 8쪽
55 외전, 그녀의 과거(중상편) +2 17.03.14 162 1 7쪽
54 외전, 그녀의 과거(상편) +2 17.03.13 117 1 8쪽
53 50화, 이미 끝나버린 공연. +2 17.03.11 105 1 8쪽
52 49화, 되살아나는 감정 +2 17.03.10 129 1 8쪽
51 48화, 혼돈, 파괴 그리고...... +2 17.03.09 109 1 7쪽
50 47화, +2 17.03.08 135 1 9쪽
49 46화, 연극 <파우스트> +2 17.03.07 183 1 8쪽
48 45화, 세 번째 +2 17.03.06 214 1 7쪽
47 44화, 탐욕 +2 17.03.04 125 1 9쪽
46 43화 +2 17.03.03 124 1 7쪽
45 42화, 맹인은 꿈을 꾸는가?(2) +2 17.03.02 250 1 7쪽
44 41화, 맹인은 꿈을 꾸는가?(1) +2 17.03.01 152 1 7쪽
43 40화, 선택 17.02.06 183 0 7쪽
42 39화, 나와 나 17.01.27 213 0 11쪽
41 38화, 호의 17.01.18 192 0 7쪽
40 37화, '허무' 17.01.12 145 0 8쪽
39 36화, 악마와 늑대 17.01.06 114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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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2화, 고백(Go, Back) 16.12.12 216 0 7쪽
34 32화, 유메의 무대<더 스테이지> 16.12.03 201 0 7쪽
33 31화, 착각과 오해 - 알프레드 사이드 16.11.30 200 0 7쪽
32 30화, 착각과 오해 - 미케, 알프레드 16.11.29 172 0 7쪽
» 29화, 착각과 오해 - 미케 사이드(1) 16.11.28 249 0 8쪽
30 외전, 그녀는 지금 16.11.26 133 0 8쪽
29 28화, 서로의 다짐 16.11.25 214 0 7쪽
28 27화, 그녀들의 마음(2) 16.11.24 216 0 8쪽
27 26화, 그녀들의 마음(1) 16.11.23 153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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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19화, 재회(3) 16.11.15 245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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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5화, 현실부정 16.11.10 229 1 7쪽
15 14화, 인간이여, 감정을 죽여라 16.11.09 288 1 7쪽
14 13화, 2명과 2명 16.11.08 368 1 8쪽
13 12화, 심연을 뚫고 16.11.07 226 1 10쪽
12 11화, 선택은 주관의 연속 16.11.05 339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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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9화, 첫 번째 악몽 (2) 16.11.03 290 1 8쪽
9 8화 16.11.02 177 2 9쪽
8 7화, '시련'속의 악몽 +2 16.11.01 286 2 8쪽
7 6화, 도피(逃避) 16.10.25 159 2 14쪽
6 5화, 캣 앤 알프레드 +1 16.10.17 198 3 8쪽
5 4화, 두 개의 약속 +1 16.10.11 186 2 9쪽
4 3화, 조건 +2 16.10.08 202 4 8쪽
3 2화, DREAM +1 16.10.07 312 4 10쪽
2 1화. 그의 (평소)생활 +1 16.10.06 403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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