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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칙연산

셧 아이즈(Shut-eyes)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완결

사칙연산
그림/삽화
사칙연산
작품등록일 :
2016.10.06 18:44
최근연재일 :
2017.03.31 23:29
연재수 :
70 회
조회수 :
13,680
추천수 :
63
글자수 :
251,057

작성
16.11.01 21:55
조회
285
추천
2
글자
8쪽

7화, '시련'속의 악몽

DUMMY




무심코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 때 나는, 아래를 내려다봐서는 안됐다. 분명 내 발 밑에 있어야할 '바닥'이 어째선지 저 멀리서 손을 흔들고 있었고, 내가 밟고 있던 것은 '허공'이었다.



"......"



이대로 훨훨 날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는 새가 아니라 인간. 원래 땅을 밟고 걸어야 하는 생물이다. 왼 다리를 살짝 든 순간 깊은 물 속에 빠지는 듯이 오른쪽으로 몸이 기울여지며 나는 비명을 지르면서 몸을 휘저었다.



"느으아아아ㅡ?!!!!"



그럴 때 마다 몸이 비틀리며 미친듯이 허공을 돌아 땅으로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다. 어지러운 시야에 눈을 감으며 비명소리는 점점 작아지기 시작했다.




ㅡ내가 7살 때였나. 미라의 어머니께서 옛날 이야기를 하다 말씀하시길. 사람은 본래 '시련 속'에서 사는 동물이라 했다. 생각과 논리가 있기에 다른 동물보다 어려움을 곧잘 느낀다고도 했다. 시련을 극복할 수록 강해지지만, 그럴 때마다 시련은 더욱 힘들어진다고 했다.


그 때는 어려서 뜻을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뒤돌아서 생각해보면, 어른들이 하는 비극적이고 믿을 수 없는 말은 전부 사실이고 필연적으로 찾아왔었다.


내가 어렸을 때 시험을 처음 경험해 본 것이라던가, 크고 나서 처음으로 사회에 뛰어들 때......


이 말을 왜 지금 하는지 묻는다면, 답은 간단했다.


위기를 넘기니 몇 초도 안지났는데 또 다른 위기가 나에게 닥쳐와 지금 내 머리는 살 방법을 어떻게든 찾아보려 '주마등' 상태에 돌입했던 것이었다.


순간적으로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내가 그동안 살아왔던 일생들이 테이프가 되감아지는 듯 영상으로 역재생되어 스쳐지나갔다. 5살 이전으로 넘어갈 때, 필름이 뚝 끊겨 내 앞에는 하얀화면만 보여지다 이내 암전이 되어 눈 앞이 깜깜해졌다.



"......아."



나는 결국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나, '살 궁리를 찾는 것'을 포기하고 말았다. 기적이라도 일어나지 않는 이상. 내가 사는 것은 불가능 했기 때문이었다. 대신, 한 번이라도 그 '기적'이 일어나길 빌었다. '높은 곳에서 떨어져 땅에 부딪혀도 다친 곳 없이 살아남는' 그런 기적을 원했다.


그렇게 '기적'을 단 한 순간 진심으로 믿을 때, 내 몸뚱이가 바닥에 툭 하고 닿기 직전, 나의 의식은 날아가버리고 말았다.








촤악ㅡ


얼음장처럼 차가운 물이 내 얼굴을 강타했다.



"으프읍?!"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키며 정신을 차렸다. 하지만 정신을 차린 뒤에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고, 분명 눈을 뜨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앞이 캄캄했다. 내가 살아있는 건가. 아니면 죽어있는 건가.


얼마 안 있어 정신이 들며,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인지했다.



"......"



천천히 손을 움직여본다. 약간 뻑뻑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확실히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다.


다음은 눈. 나는 눈을 감고선 조심스럽게 떠 보았다. 처음에는 안경에 김이 낀 듯 뿌얬지만, 서서히 앞이 보이기 시작했다.


일단 보이는 것은 판자로 만들어진 벽이 보였다. 오래되었는지 낡은 모습이였으며 내 앞에는 이부자리가 놓여있었고, 멀지 않은 곳에 창문이 있었다. 바깥을 보니 비가 내리는 듯 투툭거리며 테이프칠을 해둔 유리창을 때리고 있었다.


그 다음은 입. 천천히 입을 다물고 여는 입 운동을 여러차례 한 뒤 목소리를 내어보았다.



"아. 아."



메마른 지대처럼 쩌적 갈라진 목소리가 들렸다. 게다가 목소리를 낼 때 마다 목이 아프며 마른 살점이 떨어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일단 몸 자체에는 이상이 없었다. 단지, 정신을 잃기 전에 누군가 말해줘야 인지했던 것과는 달리, 혼자서 알 정도로 어린애 처럼 작아진 것만 빼면.


정신을 잃었을 때 보다 더 작아진 것 같았다. 대략 어림잡아봐도 12살 정도 되는 몸. 왠지 내 몸에서 괴리감까지 느껴지며 몸을 반사적으로 움츠렸다.


일단 나는, 정신을 잃기 전을 천천히 되짚으며 생각해보았다.


유메를 피해 흔들리는 마법진을 향해 사력으로 달려 몸을 던졌고...... 마법진을 통과하니 달빛이 가득한 하늘이 보였고, 그대로 마구잡이로 돌면서 떨어졌었다. 그 후 매서운 속도로 풀숲을 헤치고 바닥으로 향하며, 머리가 닿기 직전. 그대로 정신을 잃었었다.


내 기억은 여기까지. 그렇다면 깨어났을 때는 숲 속에 있었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디인가? 온 적도, 누가 사는 지 알지도 못하는 집 안이었다.



"......."



툭, 투툭.


아까부터 물방울들이 정수리에 떨어져,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았다.


뚫린 천장에 대충 천 같은 것으로 붙여 막아놨던 것이 젖은 채로 바깥공기에 휘날리고 있었다.


아마 비가 오는 날씨에 새나갔던 물이 모이다 결국에는 내 얼굴에 쏟아진 것으로 보였다. 덕분에 정신은 차렸지만, 이대로 있다가는 감기에 걸릴 것 같아 몸을 조심스럽게 움직여 앞으로 엎어졌다.


일단 높은 곳에서 떨어져서 살아남은 건 기념비적인 일이지만, 나는 오히려 혼란스러웠다. 정신을 차려보았을 때 여기가 꿈인 건지, 현실인 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몰려오는 피로감에 의식이 몽롱해지며, 온 몸의 근육과 뼈 사이가 비명을 지르는 것 같았다.



'......조금만. 조금만 자자.'



그런 생각을 품으며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불편한 잠자리에 들었다.







그렇게 얼마동안 잤을까, 서서히 눈을 뜨며 잠에서 깨어나 하품을 하고서는 고양이가 엎드린 자세로 기지개를 펴듯 허리를 쭈욱 펴며 몸을 풀어주다 일어났다.



"끄으응......"



그 동안 고생했던 피로가 싹 가시는 느낌이어서 기분이 색다로웠다. 잠을 자기 전에는 마치 가시밭길에서 무거운 짐을 들고 걷는 기분이라면. 지금은 마치 구름과 구름 사이를 타고 다니는 듯 매우 상쾌했다.



"하암....... 얼마나 잔 거지."



하품을 하며 눈물이 맻힌 눈을 비비면서 창문 바깥을 바라보았다. 어스름한 달빛이 창문을 비추며, 보랏빛을 내는 하늘이 보였다. 비는 그친 듯 빗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맞다. 내가 잘 때 비 오고 있었지. 대충 10시간은 푹 잔것 같은데."


"5시간 정도 잤어."


"아, 5시간인가...... 응?"



잠깐,


옆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앙칼지고 당당한 이 목소리는 분명......



"안녕?"


"......"


"꽤 고생을 시켜줬네? 숲에서 쓰러진 걸 내가 여기까지 데려다 눕혔지. 뭐...... 마음 같아서는 온 몸을 구속해서 '키 좀 키워주려고' 고문기에 묶을까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그건 좀 야만적인 것 같아서 일어나도록 옆에서 간호 좀 해줬지. 깨면 아~주 진득하게 이야기좀 나눌까 했지?"


"......살려줘요."


"물론 살려줄 생각이야. 그 편이 더 오래 괴롭힐 수 있거든. 키키."



유메는 내 손을 잡아 끌어당기면서 검지손가락으로 내 입술에 가져다대며 나에게 속삭였다.



"자아, 할 일을 해야겠지? 인시드, 너의 첫 출근이야."



유메의 검지손가락에는 '검은 결정'같은 것이 놓여있었고, 그 결정을 내 입에 강제로 쑤셔넣었다.



꿀꺽.



"ㅡㅡㅡ?!!!"



그 결정을 삼키자, 몸이 불타는 것 처럼 뜨거워졌고, 손부터 시작해서 온 몸이 검은 가죽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런 내 모습을 보는 유메는 미소를 지으며 누군가에게 작별 인사를 보내는 듯 손을 흔들어주었다.



"좋은 꿈 꿔, 행운을 빌게."



그 말을 끝으로, 유메의 모습이 흐려지더니, 이내 형태가 일그러져 못알아볼 정도로 시야가 울렁거리고는, 유리창이 깨지는 듯 시야가 깨져나가며 '암전'이 되어버렸다.




ㅡLet's do begin in Nightmare.


작가의말

나이트메어(악몽)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다음 화부터 장편으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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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후일담, 아이즈 토크ㅡ쑈 +2 17.03.31 127 1 7쪽
69 추가 엔딩, 미쉘 +2 17.03.30 154 1 9쪽
68 에필로그, 별하늘의 꿈 +4 17.03.29 130 1 11쪽
67 최종화, 눈을 감고서 +2 17.03.28 152 1 8쪽
66 종막, '세계' (8) +2 17.03.27 133 1 9쪽
65 종막, '세계' (7) +2 17.03.25 121 1 7쪽
64 종막, '세계' (6) +2 17.03.24 103 1 7쪽
63 종막, '세계' (5) +2 17.03.23 131 1 8쪽
62 종막, '세계' (4) +2 17.03.22 124 1 9쪽
61 종막, '세계' (3) +2 17.03.21 126 1 10쪽
60 종막, '세계' (2) +2 17.03.20 155 1 8쪽
59 종막, '세계' (1) +2 17.03.18 72 1 8쪽
58 외전, 그녀의 과거(하편)(2/2) +2 17.03.17 194 1 9쪽
57 외전, 그녀의 과거(하편)(1/2) +2 17.03.16 222 1 8쪽
56 외전, 그녀의 과거(중하편) +2 17.03.15 106 1 8쪽
55 외전, 그녀의 과거(중상편) +2 17.03.14 161 1 7쪽
54 외전, 그녀의 과거(상편) +2 17.03.13 117 1 8쪽
53 50화, 이미 끝나버린 공연. +2 17.03.11 104 1 8쪽
52 49화, 되살아나는 감정 +2 17.03.10 129 1 8쪽
51 48화, 혼돈, 파괴 그리고...... +2 17.03.09 108 1 7쪽
50 47화, +2 17.03.08 134 1 9쪽
49 46화, 연극 <파우스트> +2 17.03.07 183 1 8쪽
48 45화, 세 번째 +2 17.03.06 213 1 7쪽
47 44화, 탐욕 +2 17.03.04 125 1 9쪽
46 43화 +2 17.03.03 124 1 7쪽
45 42화, 맹인은 꿈을 꾸는가?(2) +2 17.03.02 249 1 7쪽
44 41화, 맹인은 꿈을 꾸는가?(1) +2 17.03.01 152 1 7쪽
43 40화, 선택 17.02.06 183 0 7쪽
42 39화, 나와 나 17.01.27 213 0 11쪽
41 38화, 호의 17.01.18 191 0 7쪽
40 37화, '허무' 17.01.12 144 0 8쪽
39 36화, 악마와 늑대 17.01.06 113 0 8쪽
38 35화, 준비 (3) 16.12.20 321 0 8쪽
37 34화, 준비 (2) 16.12.17 442 0 7쪽
36 33화, 준비 (1) 16.12.15 208 0 7쪽
35 32화, 고백(Go, Back) 16.12.12 216 0 7쪽
34 32화, 유메의 무대<더 스테이지> 16.12.03 201 0 7쪽
33 31화, 착각과 오해 - 알프레드 사이드 16.11.30 200 0 7쪽
32 30화, 착각과 오해 - 미케, 알프레드 16.11.29 172 0 7쪽
31 29화, 착각과 오해 - 미케 사이드(1) 16.11.28 248 0 8쪽
30 외전, 그녀는 지금 16.11.26 132 0 8쪽
29 28화, 서로의 다짐 16.11.25 214 0 7쪽
28 27화, 그녀들의 마음(2) 16.11.24 215 0 8쪽
27 26화, 그녀들의 마음(1) 16.11.23 153 0 7쪽
26 25화, 다시 시작된 악몽(2) 16.11.22 134 0 9쪽
25 24화, 다시 시작된 악몽(1) 16.11.21 184 0 7쪽
24 23화, 잠깐은 평화를 16.11.19 160 0 8쪽
23 22화, 늑대, 「현실」 16.11.18 248 0 7쪽
22 21화, 타불라 라사 16.11.17 157 0 8쪽
21 20화, 이너 사이드 16.11.16 189 0 7쪽
20 19화, 재회(3) 16.11.15 245 0 10쪽
19 18화, 재회 (2) 16.11.14 158 0 8쪽
18 17화, 재회 +2 16.11.12 211 1 7쪽
17 16화, 늑대인간 16.11.11 185 1 7쪽
16 15화, 현실부정 16.11.10 229 1 7쪽
15 14화, 인간이여, 감정을 죽여라 16.11.09 288 1 7쪽
14 13화, 2명과 2명 16.11.08 367 1 8쪽
13 12화, 심연을 뚫고 16.11.07 225 1 10쪽
12 11화, 선택은 주관의 연속 16.11.05 339 1 16쪽
11 10화, 현실......? 16.11.04 282 1 9쪽
10 9화, 첫 번째 악몽 (2) 16.11.03 289 1 8쪽
9 8화 16.11.02 176 2 9쪽
» 7화, '시련'속의 악몽 +2 16.11.01 286 2 8쪽
7 6화, 도피(逃避) 16.10.25 158 2 14쪽
6 5화, 캣 앤 알프레드 +1 16.10.17 197 3 8쪽
5 4화, 두 개의 약속 +1 16.10.11 186 2 9쪽
4 3화, 조건 +2 16.10.08 201 4 8쪽
3 2화, DREAM +1 16.10.07 312 4 10쪽
2 1화. 그의 (평소)생활 +1 16.10.06 402 4 9쪽
1 프롤로그, 의미불명 +2 16.10.06 447 4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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