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사칙연산

셧 아이즈(Shut-eyes)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완결

사칙연산
그림/삽화
사칙연산
작품등록일 :
2016.10.06 18:44
최근연재일 :
2017.03.31 23:29
연재수 :
70 회
조회수 :
13,679
추천수 :
63
글자수 :
251,057

작성
17.03.20 23:32
조회
154
추천
1
글자
8쪽

종막, '세계' (2)

DUMMY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알프레드에게,


지금 네가 이 편지를 읽고 있다는 것은, 내가 널 '인시드'라 부르지 않고 네 이름을 불렀을 때겠지? 일단 그 때가 언제인지는 몰라도, 내가 널 이름으로 불렀다는 것은 내 목표는 이미 달성했고, 이미 네 곁을 떠났다는 뜻일거야.

그 목표가 끝나게 되면, 나는 너와 미케(살쾡이)의 곁을 떠났겠지. 그래서 그 때의 내가 너에게 전해주지 못할 말을 여기다 모두 쓰기로 했어.

먼저, 유메든 미케든, 너랑 여기서 만났던 모두는 '꿈 속의 환상'이 아니라 모두 정말로 실재하는 녀석들이야. 그 녀석들이 죽으면 정말로 다시는 나오지 못하게 되고, 그들만의 인격, 그들만의 몸. 모두 다 가지고 있어. 하지만 뭔가 이상했을 거야, 현실에서 일어나지 못할 일들을 겪고서도 살아있다는 것이 말야.

이 세계를 '픽션'틱하게 만들어버리는 녀석이 있어서 그래. 그 녀석은 일어날 때 마다, 우리를 조종하면서. 자신의 입맛대로 마구 부려먹고...... 그래서 결국 '교만'은 그것을 참지 못하고 유능한 사람 몇 명을 자신에게 끌어들이면서 '그 녀석'을 없애기 위해서 온갖 방법을 짰지만 거의 다 소용이 없었어.

그 때, 마지막으로 생각해낸 것이 널 이 세계로 끌어들이는 것. '그 녀석'을 없애라는 '교만'의 명령에 널 '방법'으로 택할 수 밖에 없었어. 내가 널 심하게 부린 것도 전부 그가 시켰기 때문이야. 아, 물론 내 사심도 들어가긴 했어. 욕심이라던가, 복수에 대해서 말야. 하지만 이렇게 널 괴롭힌다 해서, 달라지는 것도 없으니 너와 함께 '교만'을 저지하러 이런 계획을 짰어. 거기서 미케(살쾡이)를 데리고 있을 줄은 몰랐는데 말야.

어쨌든 이 편지를 읽고있다는 것은 분명 성공했을 거라 믿고 있어. 그렇게 되면 누구에게도 억압받지 않고 자유로워질 수 있겠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


지금까지 일어났던 일들을 한 번에 축약한 듯한 편지가 이쪽에 쓰여있었다. 날 데려간 이유도, 그녀가 왜 그런 행동을 취했는 지도. 전부 다 털어내듯한 정체로 쓰여있었다.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 이 곳에서 휘말린 계기는 알게 되었지만, 안쪽이 쑤시는 듯한 불쾌함이 들어 표정이 조금 일그러졌다. 그래서, 대체 원인인 '그 녀석'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리고 대체 왜 '교만'이라는 자를 배신하면서까지 그런 일을 벌인 것일까.

가래끓는 듯한 소리가 목에 울려, 썩 좋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어? 한 장 더 남았네?"


무심코 노트를 넘기자 글씨가 써져있는 한 장이 남은 것을 보고선, 이번엔 또 무엇이 쓰여있나 확인하려 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언젠가는 정말 '신'이 내게 오기를, 그 때가 오면 난 그 분에게 충성을 다하겠나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


유메가 누군가를 신앙하는 듯한 글귀와 함께 알 수 없는 언어로 쓰여있는 것이 보였다. 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도, 저런 언어로 글이 써져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때는 글자가 알아서 재조합이 되면서 읽을 수 있게 되었지만. 어째서 이것만 안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신이라면, 적어도 유메에게는 절대적인 존재라는 뜻일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여기에 쓰여있는 거지?"


고개가 갸우뚱 구부러지며, 의문을 품어내었다. 그보다 내 꿈은 도대체 언제 돌려받을 수 있을까. 그 때, 미케가 이쪽을 보며 소리치기 시작했다.


"알프레드! 거기서 뭐하는거냐아!"


"아, 아무것도 아니야!"


일단은 급히 공책을 옷 안에 숨기면서 아무것도 아닌 척 손을 흔들었다. 일단은 이 일은 나와 유메의 일이다. 더 이상 이렇게 진행된다는 보장도 없고, 관계도 없는 미케를 이 사건으로 끌어들이기도 싫었다. 유메가 온다면 이 일에 대해서는 꼭 할 말을 해 주어야할 것 같았다.

하늘을 천천히 바라보았다.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깨진 하늘이 빛을 내리쬐고 있었다.






-유메-



"최대한 멀리......"


날았어.


"아무도 찾을 수 없도록......"


하늘에서 승천하듯이, 빛이 눈부시게 쏟아져나오는 하늘을 향해 날았어,


"이 '조각'은 누구에게도 빼앗길 수 없어......!!"


왼 손에 들어있는 '검은 조각'을 꾸욱 쥐면서 그 공간에서 나왔어. 아무도 이 조각을 뺏을 수 없도록, 최소한의 '생명선'은 남겨두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알프레드와 살쾡이에게서 멀리 떨어져갔어. 그 때였을까? 등 뒤에서 오싹한 느낌이 들더니, 그대로 철장갑을 두른 손, 투박하게 굳은 살이 박혀있는 남자의 손, 천팔찌를 두르고 있는 여자의 손이 여러갈래로 나를 잡기 위해 쇄도해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저리 가!!"


나는 발목을 잡은 손을 뿌리쳐내며, 마법을 영창하려는 순간, 머릿속이 깨지는 듯한 고통에 더 이상 영창을 잇지 못한채 머리를 잡아내었다.


"하필이면 이 때 마력 고갈이......."


그 때, 속도가 줄은 것을 틈타 무자비하게 쇄도해오는 다양한 손은 발목, 다리, 허벅지, 허리, 어깨, 팔, 머리카락 할 것 없이 폭력적으로 잡아내면서 뒤로 끌어오려고 했어. 머리가 투둑 끊기는 소리와 함께 내 신경도 하나씩 고통스럽게 툭툭 끊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


"싫어!! 오지마! 저리 가!"


최대한 저항해보려 하지만, 끝까지 잡아당기는 손들은 이에 잡아당기는 힘을 더욱 강하게 하고,


"하지마! 건드리지 마! 끌어들이지 마......!"


옷은 찢어질 듯 끊기는 소리와 함께 타고있는 빗자루가 향하는 방향이 마구 뒤틀리기 시작했지. 그리고, 계속해서 끌여들이지 않는 나에게, 몇 개의 손은 나를 잡아세우고는 그대로 주먹들을 앞세우며 이유 없는 폭력을 날렸어. 뼈가 우득거리고, 살은 피멍이 드는 '일방적인 폭력'이 내게 쏟아져내렸어. 결국 빗자루에서 떨어지며, 손들이 내 몸을 잡아내고선 지탱했어. 그 뒤로 쏟아지는 것은 감정이 쌓인 손들 뿐.


"때리지 마...... 그만...... 제발 그만둬주세요......"


......그만.. 제발 그만해 줘. 제발 그만. 정말로 그만. 이 이상, 됐잖아. 난 너희들을 해친 기억이 없어. 그만해주세요. 치지 말아주세요. 제발 그런 눈으로. 그런 무서운 눈으로 바라보지 말아주세요. 당기지 말아주세요. 아파요. 괴로워요. 고통스러워요. 피가 나요. 그만, 그만. 그만. 그만. 그만.


"그만두라고오오오!!!"


억압과 폭력 속에서 고통스러워 하던 나는 한 순간, 몸에 분명 '없을 만한' 마력의 폭발이 크게 일어나며, 주변에 있는 손들을 모두 불태우고, 재로 만들어서 없애버렸어. 내가 늘 그랬듯이, 전부 다. 한 명도 남김없이 전부 없애버렸어. 그러자 아무것도 없는 하늘에서 서서히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어.


"하, 하하하하....... 아하하하하......."


어라, 어째서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거지? 나는 왜 웃는 거지? 슬픈 게 아냐? 웃는 게 아냐? 모르겠어. 전부 다.

'신님'이 계신다면 절 구원해주세요, 절 살려주세요, 절 사랑해주세요. 당신이 원하는 것이 있으면 구해드릴 테니, 당신이 절 원하면 제 모든 것을 바칠테니, 당신에게 영원히 충성할테니. 있으시다면 제발......

나는, 한 손을 꾸욱 쥔 채로 서서히 눈을 감아내었어.


작가의말

전편에 이어 고통받는 유메입니다.

솔직히 이렇게 만들 생각은 없었지만, 행적들을 살펴보면 말이 필요가 없습니다.

떡밥을 또 뿌리냐는 몇몇 분들을 위해 적어봅니다.

‘재활용’입니다. 그냥 물에 풀려있던걸 꾹꾹 눌러서 다시 쓰는 겁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Personacon [탈퇴계정]
    작성일
    17.03.21 01:17
    No. 1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답글
    작성자
    Lv.8 사칙연산
    작성일
    17.03.21 08:25
    No. 2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셧 아이즈(Shut-eyes)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휴재공지 (휴재 끝!) +1 16.12.06 265 0 -
70 후일담, 아이즈 토크ㅡ쑈 +2 17.03.31 127 1 7쪽
69 추가 엔딩, 미쉘 +2 17.03.30 154 1 9쪽
68 에필로그, 별하늘의 꿈 +4 17.03.29 130 1 11쪽
67 최종화, 눈을 감고서 +2 17.03.28 152 1 8쪽
66 종막, '세계' (8) +2 17.03.27 133 1 9쪽
65 종막, '세계' (7) +2 17.03.25 121 1 7쪽
64 종막, '세계' (6) +2 17.03.24 103 1 7쪽
63 종막, '세계' (5) +2 17.03.23 131 1 8쪽
62 종막, '세계' (4) +2 17.03.22 124 1 9쪽
61 종막, '세계' (3) +2 17.03.21 126 1 10쪽
» 종막, '세계' (2) +2 17.03.20 155 1 8쪽
59 종막, '세계' (1) +2 17.03.18 72 1 8쪽
58 외전, 그녀의 과거(하편)(2/2) +2 17.03.17 194 1 9쪽
57 외전, 그녀의 과거(하편)(1/2) +2 17.03.16 222 1 8쪽
56 외전, 그녀의 과거(중하편) +2 17.03.15 106 1 8쪽
55 외전, 그녀의 과거(중상편) +2 17.03.14 161 1 7쪽
54 외전, 그녀의 과거(상편) +2 17.03.13 117 1 8쪽
53 50화, 이미 끝나버린 공연. +2 17.03.11 104 1 8쪽
52 49화, 되살아나는 감정 +2 17.03.10 129 1 8쪽
51 48화, 혼돈, 파괴 그리고...... +2 17.03.09 108 1 7쪽
50 47화, +2 17.03.08 134 1 9쪽
49 46화, 연극 <파우스트> +2 17.03.07 183 1 8쪽
48 45화, 세 번째 +2 17.03.06 213 1 7쪽
47 44화, 탐욕 +2 17.03.04 125 1 9쪽
46 43화 +2 17.03.03 124 1 7쪽
45 42화, 맹인은 꿈을 꾸는가?(2) +2 17.03.02 249 1 7쪽
44 41화, 맹인은 꿈을 꾸는가?(1) +2 17.03.01 152 1 7쪽
43 40화, 선택 17.02.06 183 0 7쪽
42 39화, 나와 나 17.01.27 213 0 11쪽
41 38화, 호의 17.01.18 191 0 7쪽
40 37화, '허무' 17.01.12 144 0 8쪽
39 36화, 악마와 늑대 17.01.06 113 0 8쪽
38 35화, 준비 (3) 16.12.20 321 0 8쪽
37 34화, 준비 (2) 16.12.17 442 0 7쪽
36 33화, 준비 (1) 16.12.15 208 0 7쪽
35 32화, 고백(Go, Back) 16.12.12 216 0 7쪽
34 32화, 유메의 무대<더 스테이지> 16.12.03 201 0 7쪽
33 31화, 착각과 오해 - 알프레드 사이드 16.11.30 200 0 7쪽
32 30화, 착각과 오해 - 미케, 알프레드 16.11.29 172 0 7쪽
31 29화, 착각과 오해 - 미케 사이드(1) 16.11.28 248 0 8쪽
30 외전, 그녀는 지금 16.11.26 132 0 8쪽
29 28화, 서로의 다짐 16.11.25 214 0 7쪽
28 27화, 그녀들의 마음(2) 16.11.24 215 0 8쪽
27 26화, 그녀들의 마음(1) 16.11.23 153 0 7쪽
26 25화, 다시 시작된 악몽(2) 16.11.22 134 0 9쪽
25 24화, 다시 시작된 악몽(1) 16.11.21 184 0 7쪽
24 23화, 잠깐은 평화를 16.11.19 160 0 8쪽
23 22화, 늑대, 「현실」 16.11.18 248 0 7쪽
22 21화, 타불라 라사 16.11.17 157 0 8쪽
21 20화, 이너 사이드 16.11.16 189 0 7쪽
20 19화, 재회(3) 16.11.15 245 0 10쪽
19 18화, 재회 (2) 16.11.14 158 0 8쪽
18 17화, 재회 +2 16.11.12 211 1 7쪽
17 16화, 늑대인간 16.11.11 185 1 7쪽
16 15화, 현실부정 16.11.10 229 1 7쪽
15 14화, 인간이여, 감정을 죽여라 16.11.09 288 1 7쪽
14 13화, 2명과 2명 16.11.08 367 1 8쪽
13 12화, 심연을 뚫고 16.11.07 225 1 10쪽
12 11화, 선택은 주관의 연속 16.11.05 339 1 16쪽
11 10화, 현실......? 16.11.04 282 1 9쪽
10 9화, 첫 번째 악몽 (2) 16.11.03 289 1 8쪽
9 8화 16.11.02 176 2 9쪽
8 7화, '시련'속의 악몽 +2 16.11.01 285 2 8쪽
7 6화, 도피(逃避) 16.10.25 158 2 14쪽
6 5화, 캣 앤 알프레드 +1 16.10.17 197 3 8쪽
5 4화, 두 개의 약속 +1 16.10.11 186 2 9쪽
4 3화, 조건 +2 16.10.08 201 4 8쪽
3 2화, DREAM +1 16.10.07 312 4 10쪽
2 1화. 그의 (평소)생활 +1 16.10.06 402 4 9쪽
1 프롤로그, 의미불명 +2 16.10.06 447 4 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