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사칙연산

셧 아이즈(Shut-eyes)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완결

사칙연산
그림/삽화
사칙연산
작품등록일 :
2016.10.06 18:44
최근연재일 :
2017.03.31 23:29
연재수 :
70 회
조회수 :
13,706
추천수 :
63
글자수 :
251,057

작성
16.11.08 23:02
조회
367
추천
1
글자
8쪽

13화, 2명과 2명

DUMMY

-유메-



"......어라?"



매일 같이 소파에 누워 책을 읽고 있었던 어느 날 밤. 몇 시간 후에나 돌아왔어야 할 노트가 벌써 나에게 돌아왔어.



"이게 왜 지금 나한테 온 거지?"



나는 그 노트를 잡아 책장을 촤르륵하고 넘겨보았어. 그 때, 내가 인시드에게 썼던 쪽지가 노트 사이에 끼어있는 것이 보였지.


어째서 내가 쓴 글에 꽂아놓은 쪽지가 왜 여기 있는걸까. 이유는 단 하나. '노트가 인시드를 찾지 못하고 돌아왔다'.


그래, 이런 상황 밖에 설명이 되지 않았어.


그런데 '어째서?' 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지.


아무리 꿈이라 해도 그 곳은 악몽. 누군가가 도와주지 않는 이상, 그 곳에서 빠져나가는 것은 불가능 할 텐데 말야.


누가 도와준걸까? 아니면 '죽은 걸까?'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한 손으로 머리를 잡아 한 숨을 내쉬었어.



"하아...... 한참 책 잘 보다가 이게 무슨 난리야. 시나리오 작가는 이래서 싫어. 극본 잘 써주면 뭐해. 내용이 좋으면 뭐 하냐고. 배우가 머저리에 얼간이인데."



읽고 있던 책을 덮고, 내가 생각하는 '시나리오 작가'에 대한 부조리함을 몇 번이나 중얼구리며 입술을 잘근잘근 씹어서야 겨우 진정이 되었어. 이 만큼 나를 화나게 만들다니. 그 아이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지금 옆에 있으면 칭찬해 주고 싶을 만큼 말이지.



"......뭐, 괜찮아. 내 목적은 '검은 조각'이지 결코 인시드가 아니니까."



나는 아무것도 없는 오른손을 꽈악 쥐며 중얼거렸어.



"앞으로 몇 개만 더 모으면, 나만의 낙원을 만들 수 있으니까......"



나도 모르게 입가에 침이 흘렀어. 스읍, 거리며 침을 닦는 사이, 주머니에서 무언가가 울리기 시작했어.



"앗, 신님이다!"



나는 재빨리 주머니를 뒤지다 스스로 울리고 있었던 '검은 구슬'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어. 그러자 검붉은 빛이 근처에 있는 벽에 비추어지며, 지직거리는 영상처럼 신님이 보이기 시작했어. 뭐, 다른 사람들이 보인다고 하면, 검붉은 형체에 불과하지만 말야.



"신님! 위대하신 신님! 정말 보고 싶었어요!"


"......"



나는 신님을 보자마자 정말 반가워하며 손을 흔들었어. 하지만 신님은 아무런 말이 없었지.



"왜 아무런 말씀 없으신건가요? 신님은 절 보고 싶지 않으셨나요?"



나는 실없이 웃으며 어린아이처럼 마구 물어보았어. 그러자 신님은 그제서야 입을 열었어.



"시시껄렁한 소리는 집어치워라, 유메."


"......으윽."



순식간에 공기가 바뀌었어. 신님이 뿜어내는 엄청난 위압감이 내 어깨를 짓누르기 시작했어. 처음에는 심장이 미친듯이 뛰는 것이 느껴졌고, 목에는 식은땀이 흘렀지. 마치 맹수에게 잡아먹힐 것 같은 인간처럼 말야.



"서론은 생략하고 본론만 이야기하지. 어찌하여 너의 하수인이ㅡ. 이 몸의 꿈에 들어온 것이냐?"


"......네? 그게 무슨......"


"오늘 밤, 나는 꿈들을 둘러보며 '나의 몸'을 찾아다녔느니라. 그러던 중, '이 세계의 사람이 아닌 인간'이 나의 냄새를 풍기며 오는 것이 아니겠느냐."



이 세계의 사람이 아닌 인간. 말 그대로 '꿈에 있어서는 안 될 존재'가 신님에게 보여진 것이였어. 다른 사람이었으면 그러려니 했겠지만, 아쉽게도 그런 인간들은 '현실에서 곧 죽을 인간'들 뿐이었어. 내가 억지로 데려온 '인시드'야 말로 신님이 말하는 남자.



"그래서 그를 사로잡아 그 몸을 내 것으로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결국 거부하고 도망쳐버리더군. '누군가의 도움으로'말이다."


"누군가의 도움......?"


"그렇다."



믿을 수가 없었어. 나 말고 누가 '인시드'를 알길래 그를 도와준 거지? 그것도 신님의 '꿈 속'에 들어와서는 유유히 도망까지......



"원래는 그저 넘어갔으려 했으나, 그의 몸 안에 '검은 조각'이 있더구나."



순간, 몸이 떨렸어.



"거 이상하군. 어찌하여 그의 몸에 '검은 조각'이 있는 것이냐? 설마 네놈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


"저, 절대로 아닙니다! 제가 어찌하여 그런 짓을......"


'인시드, 이 자식.'



나는 신님에게 애써 웃어보였어. 어디 있었나 싶었는데 하필이면 신님이 있는 곳에 쑤셔다니다니.



"그렇느냐, 그럼 왜 그의 몸에 '검은 조각'이 있는 지 설명할 수 있느냐?"


"그......그건."



신님은 능청스럽게 나를 엄지손가락에 짓눌리는 개미 마냥 천천히 압박해갔어. 나는 그것에 대해서는 차마 말할 수 없어서 입을 꾸욱 다물었어.



"......"



신님이 왼손으로 나를 손짓하자 스크린에서 검붉은 연기가 새어나와 나를 포근하게 감싸는 듯 싶더니, 그대로 내 호흡기 속으로 침투하며 호흡을 못하도록 단단한 '고체 형태'의 무언가로 바뀌어버렸어. 그 고체형태는 내 숨통을 하나하나 막아버렸지.



"끄윽......! 아......아아.......!!"



숨을 갑자기 쉴 수 없게 된 나는 그 자리에서 털썩 쓰러지며 호흡곤란이 왔어. 그러다가 시야가 점점 흐려지면서 정신이 아득해져만 갔지.



".......!!"



나는 목의 옷깃을 잡으면서 바닥에 머리를 박고서는 쇳소리를 내며 처절하게 고통을 표현해냈어. 눈물을 흘렸고 입에는 게거품까지 물기 시작했지.



"흐음."



신님은 정신을 잃기 직전에 나에게서 연기를 거두어갔어. 그러자 내 목 속에 있던 '고체'가 사라졌어.



"커흑......! 콜록!"



숨통이 트이자 나는 곧바로 기침부터 했어. 내 얼굴은 눈물로 젖어 모습이 꼴사나웠고, 신님이 그 영상에서 나를 아래로 내려다 보고 있어 왠지 모를 수치심이 느껴졌어.



"고개를 들어라."


"네......"



나는 고개를 들어 신님을 바라보았어.



"내가 너에게 기회를 주겠다. 지금 당장 '그'를 찾아 내게 바쳐라."


"......알겠습니다."


"이상이다."



스르륵, 책상 위에 있었던 검은 구슬이 빛을 잃어가며, 신님과의 영상이 끊겼어.



"인시드."



영상이 끊기자 마자 나는 내가 지어준 그 이름을 중얼거렸어. 날 이런 꼴로 만들어버린 그를 찾으면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고,



"넌 정말이지."



이대로 그가 날뛰게 둘 수는 없지. 영원히 '족쇄'를 채워 내 옆에 둘거야.



"'최고의 장난감'이야......"



그의 공포, 두려움, 시기, 슬픔, 절망 모두 쏟아내게 만들어줄거야.


그의 행동에 황홀함을 느꼈어, 아아, 이것이 바로 '저항'이라는 걸까?


어째선지 내 입가는 침으로 젖어갔어.


-알프레드-



수많은 고통 속에서 이루어지는 평화. 이 곳은 그야말로 나에게 정말 필요했던 공간이었다.


지난 몇 일동안 얼마나 굴렀는가. 처음에는 노예계약에, 두 번째는 혼란, 세 번째는 죽음. 네 번째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게다가 그 형체가 이야기 했던 '악몽의 굴레'. 정확히는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형식상으로 말하면 내가 왜 이런 현상을 맞이하는 건지 알려주는 것이기도 했었다. 만약 그 것이 말한 말이 모두 사실이라면, 그도 내가 이렇게 되도록 동조한 셈이 된다.


......어째선지 등골이 오싹해지며 몸이 부르르 떨려왔다. 한 사람도 아닌 두 명. 아니, 더 많을 지도 모르는 무언가가 나를 휘두르려고 한 것이었다.



"냐아......"


"......"


.......그보다 미케는 왜 내 배 위에 올라와 있는걸까. 그녀는 고양이처럼 몸을 c자로 비틀어서 자고 있었다.



"......후우."



나는 한 숨을 내쉬며 잠이 든 미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지금 상황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은 이것 뿐이지만. 깨어나면 꽤나 살갑게 대해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문제는 내 머릿속에서 한 공간을 차지하는 큰 고민.


어떻게 해서 내 꿈을 되찾을 것인가?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도 막막해지는 문제였다. 실질적으로는 유메가 내 꿈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나는 그녀가 찾지 못할정도로 멀리 와버린 것 같았다.


어쩌면 지금의 평화는 앞으로의 수난을 예상하는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말

정말 죄송합니다ㅠ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셧 아이즈(Shut-eyes)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휴재공지 (휴재 끝!) +1 16.12.06 265 0 -
70 후일담, 아이즈 토크ㅡ쑈 +2 17.03.31 127 1 7쪽
69 추가 엔딩, 미쉘 +2 17.03.30 154 1 9쪽
68 에필로그, 별하늘의 꿈 +4 17.03.29 130 1 11쪽
67 최종화, 눈을 감고서 +2 17.03.28 153 1 8쪽
66 종막, '세계' (8) +2 17.03.27 133 1 9쪽
65 종막, '세계' (7) +2 17.03.25 122 1 7쪽
64 종막, '세계' (6) +2 17.03.24 104 1 7쪽
63 종막, '세계' (5) +2 17.03.23 132 1 8쪽
62 종막, '세계' (4) +2 17.03.22 125 1 9쪽
61 종막, '세계' (3) +2 17.03.21 126 1 10쪽
60 종막, '세계' (2) +2 17.03.20 155 1 8쪽
59 종막, '세계' (1) +2 17.03.18 72 1 8쪽
58 외전, 그녀의 과거(하편)(2/2) +2 17.03.17 194 1 9쪽
57 외전, 그녀의 과거(하편)(1/2) +2 17.03.16 222 1 8쪽
56 외전, 그녀의 과거(중하편) +2 17.03.15 106 1 8쪽
55 외전, 그녀의 과거(중상편) +2 17.03.14 162 1 7쪽
54 외전, 그녀의 과거(상편) +2 17.03.13 117 1 8쪽
53 50화, 이미 끝나버린 공연. +2 17.03.11 105 1 8쪽
52 49화, 되살아나는 감정 +2 17.03.10 129 1 8쪽
51 48화, 혼돈, 파괴 그리고...... +2 17.03.09 108 1 7쪽
50 47화, +2 17.03.08 135 1 9쪽
49 46화, 연극 <파우스트> +2 17.03.07 183 1 8쪽
48 45화, 세 번째 +2 17.03.06 214 1 7쪽
47 44화, 탐욕 +2 17.03.04 125 1 9쪽
46 43화 +2 17.03.03 124 1 7쪽
45 42화, 맹인은 꿈을 꾸는가?(2) +2 17.03.02 250 1 7쪽
44 41화, 맹인은 꿈을 꾸는가?(1) +2 17.03.01 152 1 7쪽
43 40화, 선택 17.02.06 183 0 7쪽
42 39화, 나와 나 17.01.27 213 0 11쪽
41 38화, 호의 17.01.18 192 0 7쪽
40 37화, '허무' 17.01.12 145 0 8쪽
39 36화, 악마와 늑대 17.01.06 113 0 8쪽
38 35화, 준비 (3) 16.12.20 321 0 8쪽
37 34화, 준비 (2) 16.12.17 443 0 7쪽
36 33화, 준비 (1) 16.12.15 208 0 7쪽
35 32화, 고백(Go, Back) 16.12.12 216 0 7쪽
34 32화, 유메의 무대<더 스테이지> 16.12.03 201 0 7쪽
33 31화, 착각과 오해 - 알프레드 사이드 16.11.30 200 0 7쪽
32 30화, 착각과 오해 - 미케, 알프레드 16.11.29 172 0 7쪽
31 29화, 착각과 오해 - 미케 사이드(1) 16.11.28 248 0 8쪽
30 외전, 그녀는 지금 16.11.26 132 0 8쪽
29 28화, 서로의 다짐 16.11.25 214 0 7쪽
28 27화, 그녀들의 마음(2) 16.11.24 216 0 8쪽
27 26화, 그녀들의 마음(1) 16.11.23 153 0 7쪽
26 25화, 다시 시작된 악몽(2) 16.11.22 135 0 9쪽
25 24화, 다시 시작된 악몽(1) 16.11.21 184 0 7쪽
24 23화, 잠깐은 평화를 16.11.19 160 0 8쪽
23 22화, 늑대, 「현실」 16.11.18 249 0 7쪽
22 21화, 타불라 라사 16.11.17 157 0 8쪽
21 20화, 이너 사이드 16.11.16 190 0 7쪽
20 19화, 재회(3) 16.11.15 245 0 10쪽
19 18화, 재회 (2) 16.11.14 158 0 8쪽
18 17화, 재회 +2 16.11.12 212 1 7쪽
17 16화, 늑대인간 16.11.11 185 1 7쪽
16 15화, 현실부정 16.11.10 229 1 7쪽
15 14화, 인간이여, 감정을 죽여라 16.11.09 288 1 7쪽
» 13화, 2명과 2명 16.11.08 368 1 8쪽
13 12화, 심연을 뚫고 16.11.07 226 1 10쪽
12 11화, 선택은 주관의 연속 16.11.05 339 1 16쪽
11 10화, 현실......? 16.11.04 282 1 9쪽
10 9화, 첫 번째 악몽 (2) 16.11.03 290 1 8쪽
9 8화 16.11.02 177 2 9쪽
8 7화, '시련'속의 악몽 +2 16.11.01 286 2 8쪽
7 6화, 도피(逃避) 16.10.25 158 2 14쪽
6 5화, 캣 앤 알프레드 +1 16.10.17 198 3 8쪽
5 4화, 두 개의 약속 +1 16.10.11 186 2 9쪽
4 3화, 조건 +2 16.10.08 202 4 8쪽
3 2화, DREAM +1 16.10.07 312 4 10쪽
2 1화. 그의 (평소)생활 +1 16.10.06 403 4 9쪽
1 프롤로그, 의미불명 +2 16.10.06 448 4 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