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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칙연산

셧 아이즈(Shut-eyes)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완결

사칙연산
그림/삽화
사칙연산
작품등록일 :
2016.10.06 18:44
최근연재일 :
2017.03.31 23:29
연재수 :
70 회
조회수 :
13,675
추천수 :
63
글자수 :
251,057

작성
16.12.03 09:26
조회
200
추천
0
글자
7쪽

32화, 유메의 무대<더 스테이지>

DUMMY

"......"



손으로 볼을 감싸며 천천히 일어났어.


볼은 금방 부어오르고, 입가에서는 비릿한 철 맛이 느껴졌어.


앞을 보니, 저 멀리 달아나는 인시드와 후드를 쓴 누군가가 복도 끝으로 달려가고 있었어.


누구길래, 내 소중한 인형을 빼앗아가는 거지?


그 때였을까, 그 녀석의 후드가 벗겨지면서 찰랑거리는 초록빛 머리카락과 '고양이 귀'가 보였어.


아아, 그 살쾡이인가.



"뭔가, 흥분보다는 지겨움이 느껴지는 걸."



똑같은 클리셰, 들어맞은 예상.


어떻게 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녀가 다시 올 것이라고는 조금 예상하고 있었지.


아니, 확실하게 예상하고 있었어. '언제' 올지, '어떻게' 구할 지.



"......짜증나."



짜증이 마음 속부터 바깥으로 폭발하듯 솟구쳐올랐어.


지금이라도, 마법으로 저 살쾡이를 묶어 여러가지 '장난'을 쳐주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싶었어.


하지만, 왠지 저 애를 이용하면 내 계획이 더욱 완벽해질지도 모르겠어. 어떻게 보면 통제는 안되겠지만, 장기말로는 쓸만할지도ㅡ.



"허억......! 허억......!"



저 멀리서 둘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어. 음음, 슬슬 체력이 빠지는 건가.



"그럼 어디......"



나는 허공에 손을 천천히 올리고서는 입이 찢어질 듯한 미소를 지었어.



"나의 무대를 만들어볼까?"



천천히, 몸 안에서 검고 질퍽한 마력이 내 몸에서 흘러나오며, 복도의 일부분을 마력으로 뒤덮었지. 그리고선 야릇한 목소리로 작게 속삭이는 듯 말했어.



"<더 스테이지>."



그러자, 복도의 공기가 달라지면서 내가 있는 곳 부터, 저 멀리에 있는 복도의 끝 부분은 전부 나의 '관할'이 되었어.


검지손가락을 빙글거리면서 허공을 쿡 찌르자, 복도 끝으로 나가려는 둘의 앞에 '배리어(장벽)'가 세워져 그 둘을 막아냈어.


-콰앙......!


저 멀리서 무언가가 세게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어. 크크, 좀 아플거다.



"냐아아......"


"크으...... 대체 무슨......"


"......빨리 여길 벗어나야 하는데. 어떻게......"



그럼, 잠깐 동안 그들을 살펴보실까.


아마 장르는...... 그래, <공포>로 하자.


그렇게 생각하자, 복도의 공기가 서서히 변화하면서 스산한 분위기가 주변으로 퍼져나갔어.


ㅡ자, 커튼을 걷어라.






그녀가 안 보이는 장벽을 쿵쿵 두드리며 이리저리 살펴봤어.



"냐아, 투명한 벽 같은 것이 있는 것 같은데......! 냐아압!"



강한 기합과 함께 벽을 향해 휘둘려지는 그녀의 주먹이 장벽과 맞부딪히자 엄청난 굉음이 복도를 뒤덮었어.


-콰앙!


하지만, 그 소리에 무색하게 벽은 금도 가지 않은 채, 멀쩡했지.



"냐악......! 얼마나 단단한거야?!"



인시드가 어떻게든 나가려고 필사를 다하는 미케에게 조심스럽게 물었어.



"저, 미케......?"


"나중에 말하자! 지금은 여길 나가는 게......!"


"나는 여기 두고 너 혼자서 가."



그녀는 그 말을 듣자 놀란 표정으로 인시드를 바라보며 소리쳤어.



"......냐아?! 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내가 시간을 어떻게든 끌어볼 테니까......"


"난 널 도우러 왔어! 그런데 그런 말을 왜 하는 거야......!"


"......너는 이 일과 상관 없잖아."


"대체 저 녀석한테 무슨 짓을 당한거야......! 냐악! 정신차려 알프레드!"


"그런게 아냐...... 나는 아직 저 애에게 답을 못들었단 말이야."


"무슨 헛소리야! 저 애에게 들을 게......"



인시드는 그녀의 말을 끊으며 계속 자신의 말을 이어갔어.



"내가 '현실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


"......"


"솔직히, 나는 이 세계가 정말 싫어, 아니 싫은 정도가 아니라 이젠 치가 떨릴 정도로 혐오하고 있어. 게다가 죽을 위험도 몇 번 처했었잖아."


"......냐."


"네가 도와주러 온 거, 위험을 무릎쓰고 날 지켜준 건 정말 고마워...... 하지만...... 하지만, 지금 여기서 도망친다 해도, 내가 그 세계에 돌아갈 수 있는 건 아니잖아?"


"......냐아아."


"너라도, 어떻게든 도망쳐줘, 이제 나를 도와주지 않아도 되니까, 네가 더 이상 피해받지 않아도 되니까......"


"......냐아아악!!"



그 때였을까, 붕대가 칭칭 감긴 그녀의 주먹이 인시드의 안면을 향해 날아왔어.


-콰직!



"크하악......!!"



무언가 으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그는 땅바닥으로 구르고 말았어.



"뭐......? 도와주지 않아도 된다고? 피해받지 않아도 된다고?"



이를 으득 갈면서 그의 몸을 피해 쿵, 하고 바닥을 내려찍었어.



"마음대로 생각하지 마...... 이 멍청아......!! 내가 널 이유 없이 도와주는 줄 아는 거야?! 그리고, 그리고 대체 왜 저 마녀의 말을 믿는 건데? 머리가 없는 거야? 아니면 미쳐버린 거야?!"



아아, 저 살쾡이가 내 욕만 하는 것만 아니면 정말 재미있는 데 말야.


그녀는 인시드의 옷가지를 잡으면서 들어올렸어.



"믿지 못할 사람에게 가능성을 얻느니...... 나라면 차라리 살 길을 택할거야. 어떻게든 살아서, 다른 방법을 찾아낼거야."


"......"



그의 입가에 피가 주륵 흐르고 있었어.


그녀가 그의 옷가지를 놓자, 그는 털썩 쓰러지면서 고개를 떨궜어.



"그래, 네 '선택'이니까, 어쩔 수가 없어. 내가 간섭할 문제도 아냐. 그렇지만...... 이건 정말 아니야."


"......하지만 난 정말 돌아가고 싶어."


"알아, 네 마음."


"그런데 왜 막아서는 거야? 내 선택을 막아서고선, 그런 말이 나오는 거야?"


"......아니까, 잘 알고 있으니까."



그녀는 손을 내밀어 힘이 빠진 그의 손을 덥썩 잡았어.



"하지만...... 나는 약속을 했어. '메피스토'. 알프레드를 지켜주기로 했단 말이야."


"......?!"



어라, 그가 어째선지 놀란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기 시작했어. 무슨 일이지?



"미케...... 너 혹시......"


"응, '파우스트'라는 애를 만났어."



......파우스트라고? 뭐야? 그 예전 희곡에나 나올 것 같은 이름은? 설마 인시드를 도와주는 애가 저 애 말고 더 있었단 말이야?


'스테이지 크루'가.......?


인시드, 도대체 그 짧은 시간동안 네 편을 얼마나 만든거지? 설마 네가 가지고 있는 '그 것' 때문이냐?


......하, 좋아. 촌극은 여기까지야. 저 둘에게 넘어올 수 밖에 없는 '악마의 유혹'을 들려줘야겠어.


나는 손바닥을 앞으로 뻗어내었어.


그러자 주변을 감돌고 있었던 공기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어.



"......"



나는 급한 발걸음으로 그 둘을 향해 다가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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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최종화, 눈을 감고서 +2 17.03.28 152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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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종막, '세계' (7) +2 17.03.25 121 1 7쪽
64 종막, '세계' (6) +2 17.03.24 103 1 7쪽
63 종막, '세계' (5) +2 17.03.23 131 1 8쪽
62 종막, '세계' (4) +2 17.03.22 124 1 9쪽
61 종막, '세계' (3) +2 17.03.21 126 1 10쪽
60 종막, '세계' (2) +2 17.03.20 154 1 8쪽
59 종막, '세계' (1) +2 17.03.18 72 1 8쪽
58 외전, 그녀의 과거(하편)(2/2) +2 17.03.17 194 1 9쪽
57 외전, 그녀의 과거(하편)(1/2) +2 17.03.16 222 1 8쪽
56 외전, 그녀의 과거(중하편) +2 17.03.15 106 1 8쪽
55 외전, 그녀의 과거(중상편) +2 17.03.14 161 1 7쪽
54 외전, 그녀의 과거(상편) +2 17.03.13 117 1 8쪽
53 50화, 이미 끝나버린 공연. +2 17.03.11 104 1 8쪽
52 49화, 되살아나는 감정 +2 17.03.10 129 1 8쪽
51 48화, 혼돈, 파괴 그리고...... +2 17.03.09 108 1 7쪽
50 47화, +2 17.03.08 134 1 9쪽
49 46화, 연극 <파우스트> +2 17.03.07 183 1 8쪽
48 45화, 세 번째 +2 17.03.06 213 1 7쪽
47 44화, 탐욕 +2 17.03.04 125 1 9쪽
46 43화 +2 17.03.03 124 1 7쪽
45 42화, 맹인은 꿈을 꾸는가?(2) +2 17.03.02 249 1 7쪽
44 41화, 맹인은 꿈을 꾸는가?(1) +2 17.03.01 152 1 7쪽
43 40화, 선택 17.02.06 183 0 7쪽
42 39화, 나와 나 17.01.27 213 0 11쪽
41 38화, 호의 17.01.18 191 0 7쪽
40 37화, '허무' 17.01.12 144 0 8쪽
39 36화, 악마와 늑대 17.01.06 113 0 8쪽
38 35화, 준비 (3) 16.12.20 321 0 8쪽
37 34화, 준비 (2) 16.12.17 442 0 7쪽
36 33화, 준비 (1) 16.12.15 208 0 7쪽
35 32화, 고백(Go, Back) 16.12.12 215 0 7쪽
» 32화, 유메의 무대<더 스테이지> 16.12.03 201 0 7쪽
33 31화, 착각과 오해 - 알프레드 사이드 16.11.30 200 0 7쪽
32 30화, 착각과 오해 - 미케, 알프레드 16.11.29 172 0 7쪽
31 29화, 착각과 오해 - 미케 사이드(1) 16.11.28 248 0 8쪽
30 외전, 그녀는 지금 16.11.26 132 0 8쪽
29 28화, 서로의 다짐 16.11.25 214 0 7쪽
28 27화, 그녀들의 마음(2) 16.11.24 215 0 8쪽
27 26화, 그녀들의 마음(1) 16.11.23 153 0 7쪽
26 25화, 다시 시작된 악몽(2) 16.11.22 134 0 9쪽
25 24화, 다시 시작된 악몽(1) 16.11.21 184 0 7쪽
24 23화, 잠깐은 평화를 16.11.19 160 0 8쪽
23 22화, 늑대, 「현실」 16.11.18 248 0 7쪽
22 21화, 타불라 라사 16.11.17 157 0 8쪽
21 20화, 이너 사이드 16.11.16 189 0 7쪽
20 19화, 재회(3) 16.11.15 245 0 10쪽
19 18화, 재회 (2) 16.11.14 158 0 8쪽
18 17화, 재회 +2 16.11.12 211 1 7쪽
17 16화, 늑대인간 16.11.11 185 1 7쪽
16 15화, 현실부정 16.11.10 229 1 7쪽
15 14화, 인간이여, 감정을 죽여라 16.11.09 287 1 7쪽
14 13화, 2명과 2명 16.11.08 367 1 8쪽
13 12화, 심연을 뚫고 16.11.07 225 1 10쪽
12 11화, 선택은 주관의 연속 16.11.05 339 1 16쪽
11 10화, 현실......? 16.11.04 282 1 9쪽
10 9화, 첫 번째 악몽 (2) 16.11.03 289 1 8쪽
9 8화 16.11.02 176 2 9쪽
8 7화, '시련'속의 악몽 +2 16.11.01 285 2 8쪽
7 6화, 도피(逃避) 16.10.25 158 2 14쪽
6 5화, 캣 앤 알프레드 +1 16.10.17 197 3 8쪽
5 4화, 두 개의 약속 +1 16.10.11 186 2 9쪽
4 3화, 조건 +2 16.10.08 201 4 8쪽
3 2화, DREAM +1 16.10.07 312 4 10쪽
2 1화. 그의 (평소)생활 +1 16.10.06 402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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