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사칙연산

셧 아이즈(Shut-eyes)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완결

사칙연산
그림/삽화
사칙연산
작품등록일 :
2016.10.06 18:44
최근연재일 :
2017.03.31 23:29
연재수 :
70 회
조회수 :
13,700
추천수 :
63
글자수 :
251,057

작성
16.11.24 23:55
조회
215
추천
0
글자
8쪽

27화, 그녀들의 마음(2)

DUMMY

'......뭐?'



나는 그녀의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 유메가, 아이처럼 울고 있었다. 잠깐은 동정심이 들었지만, 그녀는 나를 이 세계에 끌어들이고, 날 이꼴로 만들어놓은 장본인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나를 '하수인'이라 불려가면서, 나를 그렇게 '굴려먹었으면서' 갑자기 울분을 터뜨린다.


이번엔 또 무슨 수작을 부리는 걸까.


또 나를 무엇으로 망가뜨리려는 걸까.


......


-부스럭.


쓰러졌던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오른발에 힘을 주니 울컥하며 나오는 피였지만,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크지는 않았다.


하아, 하고 한 숨을 내쉬었다. 졸렸던 목이 아직 얼얼했지만, 숨 쉬는데에 지장은 없었다.



"흑, 으흐흑......"



계속해서 흐느끼며 울고 있는 유메, 내가 대체 무엇을 해야 하는 거지?


내가 할 수 있는 것 뿐이라고는...... 뭐가 있지?


이대로 도망을 칠까? 아니면......



"......유메."


"훌쩍...... 왜?"



유메의 눈가에 눈물로 젖어있어, 훌쩍거리며 일어선 나를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다.


나는 유메에게 무어라 답해야 하지?


솔직히 말해, 지금 내 눈에 보이는 유메는 '초사디스트 마녀'가 아니라, 그저 '이성에게 차인 여린 어린아이'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게 했던 짓은 용서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그녀의 울분에서 무언가 마음에 걸리는 문단이 들렸었다.



'<그 분>에게도 뺏기지 않으려고 하는데ㅡ'



<그 분>. 이 한 단어가, 지금까지 유메가 했던 행동이 '자발적'이 아닌, 누군가가 유메에게 시켜서 한 일이라고 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단정짓기는 어려웠다. 어쩌면, 혹시나......



"......물어볼 것이 있어."


"뭔데......? 훌쩍."



'원흉'이 유메가 아니라면,



"네가 말했던 말 중에서,"



진짜 원흉이 따로 있었다면.



"ㅡ<그 분>이, 대체 누구야?"



ㅡ이 악몽의 굴레는, 대체 누가?







-미케-




키긱, 키기익.



낡은 기계에서 나는 것만 같은 기계음이 이 곳 저 곳에서 울려왔어.



"냐아아아악!!"



세계가 회전했어. 천천히 시계방향으로 회오리치면서, 내 몸은 끝을 알 수 없는 나락 속으로 떨어져갔어.


나는, 알프레드를 구하기 위해서 희생한 걸까.


그 동안은 '희생'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의 레벨, 그러니까 '이길 자신'이 있어서 지켜주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정말, 내 한 몸을 다 바쳐서 그를 지켜내려고 했어.


하지만 결과는 정말이지....... 헛웃음 밖에 나오지 않았어.


나는 실패했어, 그리고 져버렸어. 그 '유메'라는 애에게.



"ㅡㅡㅡ!!"



목소리가 묻힐 정도로 떨어지는 속도는 점점 더 빨라져왔고, 하늘에 보였던 '하얀 빛'은 어느 새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점'이 되어있었어.



'......계속 지켜줘야 해, 하지만......'



나는 소중하다고 느끼는 사람을 지켜주려 했어. 하지만...... 알프레드는 이미 검은 화염에 휩쓸려버렸고, 그가 죽었는 지, 살았는 지...... 그것 마저도 알 수 없게 되었어.



'......더 이상 발버둥 쳐도, 무리인걸까.'



나는 마지막으로 하늘에서 빛나는 '작은 점'을 향해 손을 뻗었어. 그리고 그 점을 쥐려는 듯, 손을 꾸욱 하고 쥐었어.


당연히, 아무것도 쥐어지지 않았어.


그저 허공을 향해 아무런 짝에도 쓸모없는 짓을 했을 뿐이었어.



"......"



그래, 이제 모든 것을 놓고......


그 때, 어디선가 나에게 외치는 듯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ㅡ포기하지 마!'


"......!!"



정신을 차리며 떨어지고 있는 중에 주변을 둘러보았다. 방금 그 목소리는......



'ㅡ여기다!'



'작은 점'에서 누군가의 목소리와 함께 나를 향해 떨어지는 누군가가, 팔을 뻗고있었어.



"알프레드?!"



손을 뻗어온 주인은 놀랍게도, 알프레드였어.


그런데 어떻게......?!



"손을 뻗어!"



그는 나를 향해 팔을 최대한 뻗어왔어. 나는 그의 손을 향해 팔을 뻗었어.


둘의 손끝이 서로 닿는 순간, 그가 나를 끌어잡아주며, 끝이 없을 것 같던 추락이, 서서히 속도가 줄어가면서, 어느새 나는 그를 끌어안고 있었어. 왠지 모르게 눈물이 차올랐어.


......


하지만, 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겉은 알프레드지만, 무언가 이 남자에게 이질감이 느껴졌어.


모습은 같지만, 안이 다른.



"......"


"무사해서 다행이네."


"......"


"무섭지 않았어?"


"......"


"왜 그래, 미케?"


"......너. 알프레드가 아니지?"


"......"



그는 곧 입을 다물어버렸어.


나는 내 눈으로 영혼의 형태를 볼 수 있었어. 영혼의 형태는, 곧 '사람의 인격'. 즉, 나는 이 애가 정말 '알프레드' 본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버린 거야.


알프레드의 모습을 하고서는 뻔뻔하게, 내 앞에서......



"하하, 역시 알고 있었구나."



그는 머리를 긁적이며 천연덕스럽게 웃었다.


그 웃음에서, '이질감'이 강하게 느껴졌어. 마치 억지로 웃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들 정도로.



"'그'가 아니라는 건 어떻게 안 거야?"


"......직감."


"터무니없네. 하하하."


"황당해도, 네가 알프레드가 아닌 건 확실하잖아?"


"그건 맞아. 나는 '그'가 아니지."



그 때, 그는 나를 바라보는 눈빛을 바꾸면서 오른손으로 엉망진창이 된 머리를 빗겨주었어.



"하지만, 동시에 '그' 이기도 해."


"......?"



순간적으로, 내 머리에서 오작동이 일어난 건지, 그의 말을 이해 할 수가 없었어.



"무슨 의미야? '그'가 아니면서 '그'라니......?"


"너에게 주는 문제야. 미케. 그러기 전에 일단ㅡ"



그는 갑자기 나를 두 손으로 들더니, 그대로 '공주님 안기' 자세로 천천히 하늘을 향해 부유해갔어.



"......?! 무슨 짓이야?!"


"왜? 이 곳에서 빠져나가는 건데?"


"아니, 아니!! 왜 이 민망한 자세인건데?!"


"아하하, 하지만 보는 사람은 없는 걸?"


"내가 다 부끄럽다고!"



......얼굴을 붉히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어.



"자자, 일단 미케에게 말할 것이 있어."


"......내 이름 함부로 말하지 마."


"그럼 '아가씨'라고 불러줄까?"


"......차라리 이름으로 불러."


"아하하, 결국 이름으로 부르는거네?"



이 녀석, 보통 말솜씨가 아니었어. 그래도...... 왠지 그의 말 처럼 알프레드의 느낌이 조금씩 느껴졌어.


문득, 머리속에서 이 질문이 생각이 났어.



"넌 누구야? 왜 날...... 도와주는 거야?"


"으음, 질문이 2개라......"



그는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선 내 눈을 다시 한번 바라보며 입을 열었어.



"일단 후자에게 대해서는 노코멘트. 아쉽게도 내가 대답해줄 수 없어."


"왜?"


"그것까지 따지면 끝이 없어. 일단 네가 말한 '질문'부터 해결하자고."


"......"


"전자에 대해서는 말해줄 수 있지. '알프레드'라는 이름은 '그'에게 양보하고...... 나는 '파우스트'."



타이밍이라도 좋은 것인지 어두운 하늘에서 한 줄기의 빛이 비추어지면서 그의 몸이 반짝였어.



ㅡ"'메피스토'역을 맡은 알프레드와 계약을 맺은 '존재'야."


작가의말

《파우스트》에서 나오는 주인공. ’파우스트‘와, 악마 ‘메피스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셧 아이즈(Shut-eyes)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휴재공지 (휴재 끝!) +1 16.12.06 265 0 -
70 후일담, 아이즈 토크ㅡ쑈 +2 17.03.31 127 1 7쪽
69 추가 엔딩, 미쉘 +2 17.03.30 154 1 9쪽
68 에필로그, 별하늘의 꿈 +4 17.03.29 130 1 11쪽
67 최종화, 눈을 감고서 +2 17.03.28 153 1 8쪽
66 종막, '세계' (8) +2 17.03.27 133 1 9쪽
65 종막, '세계' (7) +2 17.03.25 122 1 7쪽
64 종막, '세계' (6) +2 17.03.24 104 1 7쪽
63 종막, '세계' (5) +2 17.03.23 131 1 8쪽
62 종막, '세계' (4) +2 17.03.22 125 1 9쪽
61 종막, '세계' (3) +2 17.03.21 126 1 10쪽
60 종막, '세계' (2) +2 17.03.20 155 1 8쪽
59 종막, '세계' (1) +2 17.03.18 72 1 8쪽
58 외전, 그녀의 과거(하편)(2/2) +2 17.03.17 194 1 9쪽
57 외전, 그녀의 과거(하편)(1/2) +2 17.03.16 222 1 8쪽
56 외전, 그녀의 과거(중하편) +2 17.03.15 106 1 8쪽
55 외전, 그녀의 과거(중상편) +2 17.03.14 161 1 7쪽
54 외전, 그녀의 과거(상편) +2 17.03.13 117 1 8쪽
53 50화, 이미 끝나버린 공연. +2 17.03.11 105 1 8쪽
52 49화, 되살아나는 감정 +2 17.03.10 129 1 8쪽
51 48화, 혼돈, 파괴 그리고...... +2 17.03.09 108 1 7쪽
50 47화, +2 17.03.08 134 1 9쪽
49 46화, 연극 <파우스트> +2 17.03.07 183 1 8쪽
48 45화, 세 번째 +2 17.03.06 214 1 7쪽
47 44화, 탐욕 +2 17.03.04 125 1 9쪽
46 43화 +2 17.03.03 124 1 7쪽
45 42화, 맹인은 꿈을 꾸는가?(2) +2 17.03.02 250 1 7쪽
44 41화, 맹인은 꿈을 꾸는가?(1) +2 17.03.01 152 1 7쪽
43 40화, 선택 17.02.06 183 0 7쪽
42 39화, 나와 나 17.01.27 213 0 11쪽
41 38화, 호의 17.01.18 192 0 7쪽
40 37화, '허무' 17.01.12 145 0 8쪽
39 36화, 악마와 늑대 17.01.06 113 0 8쪽
38 35화, 준비 (3) 16.12.20 321 0 8쪽
37 34화, 준비 (2) 16.12.17 443 0 7쪽
36 33화, 준비 (1) 16.12.15 208 0 7쪽
35 32화, 고백(Go, Back) 16.12.12 216 0 7쪽
34 32화, 유메의 무대<더 스테이지> 16.12.03 201 0 7쪽
33 31화, 착각과 오해 - 알프레드 사이드 16.11.30 200 0 7쪽
32 30화, 착각과 오해 - 미케, 알프레드 16.11.29 172 0 7쪽
31 29화, 착각과 오해 - 미케 사이드(1) 16.11.28 248 0 8쪽
30 외전, 그녀는 지금 16.11.26 132 0 8쪽
29 28화, 서로의 다짐 16.11.25 214 0 7쪽
» 27화, 그녀들의 마음(2) 16.11.24 216 0 8쪽
27 26화, 그녀들의 마음(1) 16.11.23 153 0 7쪽
26 25화, 다시 시작된 악몽(2) 16.11.22 135 0 9쪽
25 24화, 다시 시작된 악몽(1) 16.11.21 184 0 7쪽
24 23화, 잠깐은 평화를 16.11.19 160 0 8쪽
23 22화, 늑대, 「현실」 16.11.18 249 0 7쪽
22 21화, 타불라 라사 16.11.17 157 0 8쪽
21 20화, 이너 사이드 16.11.16 190 0 7쪽
20 19화, 재회(3) 16.11.15 245 0 10쪽
19 18화, 재회 (2) 16.11.14 158 0 8쪽
18 17화, 재회 +2 16.11.12 212 1 7쪽
17 16화, 늑대인간 16.11.11 185 1 7쪽
16 15화, 현실부정 16.11.10 229 1 7쪽
15 14화, 인간이여, 감정을 죽여라 16.11.09 288 1 7쪽
14 13화, 2명과 2명 16.11.08 367 1 8쪽
13 12화, 심연을 뚫고 16.11.07 225 1 10쪽
12 11화, 선택은 주관의 연속 16.11.05 339 1 16쪽
11 10화, 현실......? 16.11.04 282 1 9쪽
10 9화, 첫 번째 악몽 (2) 16.11.03 290 1 8쪽
9 8화 16.11.02 177 2 9쪽
8 7화, '시련'속의 악몽 +2 16.11.01 286 2 8쪽
7 6화, 도피(逃避) 16.10.25 158 2 14쪽
6 5화, 캣 앤 알프레드 +1 16.10.17 197 3 8쪽
5 4화, 두 개의 약속 +1 16.10.11 186 2 9쪽
4 3화, 조건 +2 16.10.08 202 4 8쪽
3 2화, DREAM +1 16.10.07 312 4 10쪽
2 1화. 그의 (평소)생활 +1 16.10.06 403 4 9쪽
1 프롤로그, 의미불명 +2 16.10.06 448 4 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