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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칙연산

셧 아이즈(Shut-eyes)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완결

사칙연산
그림/삽화
사칙연산
작품등록일 :
2016.10.06 18:44
최근연재일 :
2017.03.31 23:29
연재수 :
70 회
조회수 :
13,729
추천수 :
63
글자수 :
251,057

작성
16.11.15 23:56
조회
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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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10쪽

19화, 재회(3)

DUMMY

믿을 수가 없어! 원래 같았으면 화염 때문에 몸이 불타고 있어야 정상인데...... 그런데, 그런데 어째서 저 녀석은 굳건히 서있는 거지?


나는 일단 당황한 기색이 표출되지 않도록 최대한 감정을 억눌렀어. 만약 여기서부터 감정이 휘둘렸다가는 마력을 한 곳에 집중하기 힘들어지니까.



"그건 그렇다 치고, 그 그림 같은 것에서 자꾸 뭔가가 나오던데. 그게 뭐였지......"



뭐야, 설마 마법이 뭔지 모르는거야? 게다가 마법진을 '그림'으로 표현하다니......



"아하, 마법진이었지. 그래!"


"......"



나는 순간 할 말을 잃었어, 자기 혼자 1인 연극을 해대는 걸로 봐서는 확실히 그냥 꼬맹이로 보이는데...... 어째선지, 가면을 쓰고 있는 것 처럼 안에 무언가 숨겨져 있는 것 같았어. 내면에 있는 거대한 무언가가.



"뭐, 궁금증도 풀렸으니."



그 녀석은 갑자기 오른팔을 붕붕 돌리면서 나를 향해서 바라봤어.



"알프레드를 잡겠답시고 내 방에서 깽판 친 것에 대해서 긴히 해야 될 것이 있거든?"



그 말을 끝으로, 그 녀석은 나를 향해 왼 주먹을 치켜들며 돌진해오기 시작했어.



"......피해야겠어."



그 녀석이 계속 다가오면 내가 불리해지니, 나는 지금 앉아있는 빗자루를 꽉 붇잡고선 그것에 마법을 걸어주었어.


"<헤이스트>!"



헤이스트는 불의 '보조형'마법으로, 마법을 건 물체를 일시적으로 속도를 빠르게 만들어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었어.


그리고는 오른 손에 붉고 커다란 마법진을 생성해내며, 비행 마법을 쓰면서 '불'의 원소를 이용한 마법을 영창하기 시작했어.



"<수백 발의 화염 화살>."



영창을 마치자 번쩍, 하고 마법진에서 붉은 빛을 내더니 하나의 공성전을 방불케 하는 수백 발의 불화살이 저 녀석을 향해 쏟아져 내려왔어.



"......어?"



그 녀석은 멈춰서고는 하늘을 바라보며 멍하니 서 있었어.



"으냐악?! 저게 뭐야?!!!"



그 녀석은 쏟아지는 화살세례에 놀라 소리쳤어. 그러고는 주변을 바동거리면서 '저 화살을 어떻게 할까'라고 생각하는 사이ㅡ.



"냐아아아악!!"



곧 불화살 세례가 그 녀석을 덮치면서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어.


비명이 없어진 후에는, 방 바닥 전체가 불바다가 된 상황 밖에 일어나지 않았어.



"어라라."



나는 의문을 표했어. 분명 저 녀석에게는 거대한 무언가가 느껴졌었는데. 이렇게 쉽게 끝이 날 줄은 누가 알았겠어. 틀어졌던 계획이 이렇게 쉽게 수복될 줄은.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져왔어.



"킥킥킥......"



아아, 속 시원해라. 마치 몇 달을 걸쳐 내려가지 않던 체증이 한번에 내려가는 것 같이 상쾌했어. 결국 살쾡이는 그냥 살쾡이였던거야.


'승리'에 대한 짜릿한 쾌감에, 나는 웃음소리를 내었어.



"꺄하하하하!!"



불바다로 이루어진 방 안에는 내 사악한 웃음소리로 가득차갔어.



"자아, 그럼 이제 인시드를 잡고 임무를 마저 수행해볼까. 기다려, 인시드. '주인님'께서 친히 너에게 형벌을 내려줄테니."



나는 이제 인시드를 잡아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조심스럽게 빗자루를 타며 불바다를 건너, 벽 한켠에 보이는 방문을 향해 날아갔어.


그 때였어.



-휘오오오.



"......?!"



갑자기 방 안을 덮치는 돌풍이 불어, 날고 있었던 빗자루가 한껏 흔들렸고, 꺼지지 않을 것 같던 불바다가 한 순간에 잠재워져버렸어.



"대체 무슨......"



나는 당황하면서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어.


그러던 도중, 누군가가 내 발목을 잡는 촉감이 느껴져와 발 아래를 향해 급하게 고개를 꺾어 바라보았어.


아래를 보니, 불에 잔뜩 그슬린 것 같은 모습을 한 그 녀석이, 내 발목을 잡고 있었어.



"......!!!"


"쥐새끼, 잡았다."



뭐, 뭐야......? 왜 멀쩡히 살아있는 건데?


내가 의문에 대해 답을 놓기 전에 그 녀석은 공중에 떠 있었던 나를 난폭하게 아래로 잡아당겨버렸어.



"꺄악......!!"



냅다 바닥으로 던져진 나는 바닥을 구르며 쓰러졌어.



"어째서...... 어째서......!!"



나는 '죽어있었어야 할' 그 녀석이 살아있다는 것에 놀라 절규하듯 소리쳤어.



"어떻게 살아있는거냐고!!"



그 녀석은 대답 대신, 침묵과 함께 내 옷깃을 잡아올려 저 멀리에 던져 내 몸을 내팽개쳤어.



"크흑......!!"



어째선지 몸이 떨려오기 시작했어, 손끝의 떨림이 멈출 생각을 하지 않고, 동공이 자꾸만 커지면서 등 뒤로는 식은 땀이 흘렀어.


그 녀석에 대한 두려움이, 내 마음 속에 싹이 트기 시작한 거였어.



"......대체 뭐야, 뭐냐고......!"



나 자신도 모르게 허공에 대고 절규하며 의문을 표현해냈어.


그 녀석은 구석 한켠에 떨어져있는 빗자루를 들고선, 쓰러져있는 나를 내려다보았어.


그 녀석의 그림자가 나에게 드리워져, 왠지 모를 공포심이 느껴져왔어.



"패배자의 변명은 됐어."



-툭.


둔탁한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빗자루가 내 앞으로 데구르르 굴러왔어.



"자, 이걸 돌려줄 테니 잔말 말고 내 방에서 사라져."



툭, 빗자루는 엎드려있던 나에게 닿아서야 비로소 멈췄어.


왠지 모를 굴욕감과 수치심이 내 마음에 자비없이 쑤셔져왔어.


나는 입술에서 피가 터지도록 깨물었어. '이만큼 치욕스러웠던 적은 없었다'라고 생각하며.



"아냐...... 아냐......!!"



나는 비명을 지르는 것 처럼 소리쳤어.



"난 지지 않았어!! 지지 않았다고!!"



'내가 그럴 리 없어.', '고작 저런 애에게.'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에 가득 차 감각을 마비시켜왔어.


나는 그 녀석에게 한이 서린 분노를 표출해내었어. 내 마력을 전부 다해서라도 저 녀석을 조각내어주겠노라고 다짐하며.


ㅡ까득.


소리가 날 정도로 엄지 손가락을 강하게 물었어. 내 이가 살갖을 뚫고 고통이 밀려왔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손을 그 녀석을 향해 쭉 내밀었어.



"<블러드 매직>."



지혈(指血)이 뚝뚝 떨어지는 손에 체내에 있던 모든 마력을 한 곳에 집중시켰어. 그러더니 피가 내 손등에 모여 '검붉은 마법진'을 스스로 그려내더니, 보다 강력한 마력이 타고 오르는 것이 느껴졌어.


나는 갈라져가는 목을 마다하며 마법을 영창하기 시작했어.



"<라이트닝 볼트>!!"



-빠지직.



평소의 '라이트닝 볼트'와는 다르게 '검붉은 색'이 특징인 전류가 흐르며 내 손 안에 모여갔어. 그리고선 그 녀석을 향해 검붉은 색의 전격을 쏘아내며, 여러갈래로 엄청난 기세로 날아가기 시작했어.


하지만.



"흐읍......!!"



-파앙.



내 모든 마력을 쏟아내는 것에 대해 무색하게, 그 녀석이 온몸으로 휘둘렀던 오른 주먹에 사선으로 튕겨져나가 엉뚱한 곳에 내리치며 사라졌다.



"말도...... 안돼."



나는 마법이 튕겨져간 자리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어.



"크흑......!"



털썩, 하고 다리에 힘이 풀려 쓰러졌어.


마력 고갈로 인해 일어나는 '마력 탈진'이 일어났던 것이었어.



"네 회심의 일격이였는데, 효과가 없는 것 같아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네."



아무런 무장을 하지 않은 그녀가, 몸이 오싹거릴 정도의 살기를 뿜어내며 천천히 내게 다가오고 있었어.


저벅, 저벅.



"효과는 있었어. 다만 그 것이 '치명적이지 않았을 뿐'."



그 녀석은 오른주먹을 내주어보이며 나에게 말을 걸었어. 붕대로 감싸여 있던 오른주먹의 앞 부분이 칼에 찔린 듯 찢어진 듯한 상처와 함께 피를 뚝뚝 흘리고 있었어.



"자아, 설명은 여기까지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자구."



그녀의 맨발이 한 발자국씩 걸을 때마다 내 정신이 조금씩 흐트러지는 것 같았어.



"내가 경고를 했는데도 말야, 너는 그 경고를 무시하고 나에게 공격을 해왔지.



그 녀석은 다시 한번 나를 내려다보며, 장난스럽게 내 다리를 발끝으로 툭툭 쳤어.



"실제로 말야, 패배는 거의 확정지을 수 있었어. 마지막 발악이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공격했겠지."



-퍼억.


그 녀석의 발길질이 내 늑골을 정확히 때려맞췄어.


"......아악!!"


"물론, 공격이 유효하긴 했어. 다만,"



그대로 쓰러지며 고통을 호소하는 내 옷깃을 휘어잡아 억지로 세우고는 귓가에 속삭였어.



"'이 곳'이 어떤 곳인지는 생각했어야지."


"이 곳......이라고?"



나는 그 녀석이 한 말을 다시 되짚어보았어.



「ㅡ를 잡겠답시고 '내 방'에서 깽판 친 것에 대해서 긴히 해야 될 것이 있거든?


자, 이걸 돌려줄 테니 잔말 말고 '내 방'에서 사라져.


ㅡ내가 왜 너를 막고 있다고 생각해?」



"......!!!"


"그래, 깨달은 표정이네. 여기는 내 방이라고 불리우는 나의 세계, 그러니까 '내 꿈'이란 곳이지."


"아, 아아아......"



나는 정신이 망가져버린 사람처럼, 초점을 잃은 눈으로 '아'만을 소리내며 그 녀석을 바라보았어.


실수했어, 정말로 큰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어. 난 스스로 인형극을 당하면서 저 녀석에게 놀아났던거야.


ㅡ하지만, 어째서 그냥 끝내지 않은거지?


어째서...... 어째서지?


그 녀석이 이렇게 천천히 농락하면서 나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이유가ㅡ.



아.


생각나버렸어.


'인시드'.


인시드를 구해내고 도움을 준 인물이, 바로 저 녀석이였던 거야.


그에게서 나에 대한 정보를 전부 들었던거야.


그래서 이랬던 거였어.


저 녀석의 동굴안에, 내가 들어와버렸던거야.



"솔직히 말해서, 난 네가 정말 마음에 안들어. 내 꿈에 들어온 것에 모자라, 깽판을 쳐 놓고선, 내가 구해줬던 사람에게 피해를 주려고 했지."



그 녀석은 내 옷깃을 더욱 강하게 잡으며, 피투성이가 되어있는 오른주먹을 쥐어왔어.



"자, 그동안 미케의 방 안에서 민폐 저지르느라 수고했어."


"......커, 컥!"



옷깃이 목을 조르는 것인지 숨통이 계속해서 조여왔어.



"굿 나잇."



그 말을 끝으로, '미케'의 오른주먹은 내 안면을 향해 날아왔어.



ㅡㅡ콰직.


작가의말

방심은 최대의 패배플래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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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8화, 서로의 다짐 16.11.25 215 0 7쪽
28 27화, 그녀들의 마음(2) 16.11.24 216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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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6화, 도피(逃避) 16.10.25 159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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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4화, 두 개의 약속 +1 16.10.11 186 2 9쪽
4 3화, 조건 +2 16.10.08 202 4 8쪽
3 2화, DREAM +1 16.10.07 312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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