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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의 계승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저스연
작품등록일 :
2015.03.21 02:01
최근연재일 :
2015.09.01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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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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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844,987

작성
15.04.12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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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람의 계승자 - ep.3 - 모든 것은 예정대로(完)

DUMMY

레이시를 위시한 안개송곳니 단원들이 수도로 향하는 동안, 위첼은 느즈막이 단장의 저택에 도착했다. 산중, 그것도 절벽 막다른 곳에 위치한 저택은 도심지의 상황과는 달리 고요하고 스산했다.

위첼은 근신처분을 받아 마음이 무거웠지만, 또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여기서 잠자코 있으면 그 처절한 살육현장에 있지 않아도 되니까. 그는 다른 ‘정신 나간’ 단원들과 달리 자신만큼은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고 믿었다. 그나마 믿고 따랐던 게 알룬도인데 그마저도 조직을 배신해 버렸으니, 위첼이 느끼는 상실감은 누구보다 컸다. 물론 그렇다고 안개송곳니 내에서 마음을 준 사람이 아무도 없냐고 묻는다면, 그건 또 아니었다.

로시느, 그녀는 지옥 같은 나날 속에서 위첼이 희망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안식처였다.

시간은 정오가 막 지날 무렵이라, 따사로운 햇살이 대리석 표면에 쏟아지고 있었다. 그는 향이 피워진 정원을 지나 곧장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2층으로 올라가는 동안 하인 몇몇이 그를 발견하고 인사를 했다.


“이런, 위첼님이시군요. 이제 돌아오시는 겁니까?”


늙은 하녀가 반색하며 그를 반겼다. 위첼 또한 그들을 좋아하는 지라 웃으며 답변을 해주었다.


“예, 뭐. 그렇게 됐어요. 당분간은 여기서 머무를 것 같아요.”


“호호, 이거 오늘 저녁은 신경 좀 써야겠군요. 어디, 먹고 싶은 요리라도 있으신가요?”


“아...아뇨, 특별히 그런 건...그보다 저, 로시느님은?”


위첼은 짐짓 관심 없는 척 로시느의 행방을 물었다. 그러자 늙은 하녀는 뭐가 그리 재밌는지 입을 가리며 웃어댔다. 막 위첼의 얼굴이 빨개질 때 즈음, 그녀가 말했다.


“오호호, 로시느님 말인가요? 지금 막 잠이 드셨어요. 평소에도 잠이 많은 분이시긴 한데, 하필 지금 잠드실 게 뭐람.”


“그...그래요? 고마워요.”


위첼은 쭈뼛거리며 계단을 올라갔다. 하인들은 그 뒤로도 그에게 실없는 주제로 잡담을 청했지만, 그는 최대한 자제하며 2층 복도로 들어섰다. 로시느의 방은 복도 맨 왼쪽 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다. 원래는 1층의 가장 큰 침실이 그녀의 방이었지만, 바깥 경치를 구경하고 싶다는 바람에 따라 레이시가 옮겨준 것이었다. 물론 그래도 혼자 쓰기엔 턱없이 넓어서 일반 평민이 쓰는 방 세 개를 합친 정도의 규모였다.

똑, 똑, 위첼은 조심스럽게, 그리고 정중하게 로시느의 방문에 노크했다. 그러다가 그는 조금 전에 그녀가 잠들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헛기침을 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여기선 일단 돌아가야 예의겠지만...

위첼은 머리를 북북 긁다가 결심한 듯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얼굴만 보고 가자. 거의 한 달만이니까.’


끼이이...문짝이 너무 낡은 탓일까? 문 열리는 소리가 기이할 정도로 크게 느껴졌다. 위첼은 혹시 그녀가 깨진 않을까 싶어 조심스럽게 문을 다뤘다. 문을 닫은 뒤 그는 조용히 침실로 몸을 돌렸다.


“...앗.”


그의 입에서 외마디 탄성이 터져 나왔다. 하녀가 말한 것과 달리 그녀는 자고 있지 않았다. 다만 침대 맡에 상체를 일으켜 기댄 채 멍하니 창밖을 내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바깥에 시선을 빼앗긴 그녀의 옆얼굴을 보며 위첼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로시느가 바라보고 있는 창을 제외하곤 전부 커튼이 쳐져 있는 걸로 보아 하인들이 왔다가 간 것은 분명했다. 아마도 낮잠을 청하려 자리에 누웠는데,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아 잠시 일어난 것이라고 위첼은 추측했다.

조용히 잠든 얼굴만 보고 가려는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반듯이 깨어 있으니 말을 걸지 않을 수 없었다. 위첼은 그녀가 누운 침대를 향해 걸으며 말했다.


“깨어계신 줄 몰랐네요. 위첼입니다.”


이미 한참 전부터 그의 존재를 알고 있었을 텐데도, 그녀는 돌아보지 않았다. 그녀는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창밖의 무언가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중이었다. 그러다가 위첼이 말을 걸어오자, 그녀는 고개를 돌린 채로 입을 열었다.


“응, 위첼 왔구나. 상냥한 위첼.”


위첼의 어깨가 흠칫 떨렸다. 그녀의 말투가 어딘지 모르게 낯선 느낌이 든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게 단지 기분 탓일 거라 생각하고 무시했다.

하나의 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은 넓디넓은 방을 비추기엔 턱없이 부족했지만, 로시느가 누운 침대만큼은 환하게 밝혀주고 있었다. 어디선가 새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왔다. 위첼은 그녀가 무엇을 그리 골몰히 보고 있나 싶어 창밖을 향했지만, 특이한 것은 보이지 않았다. 그가 말했다.


“몸은 좀 괜찮으신가요? 마지막으로 뵀을 땐 몸살로 고생하시더니...”


“응, 괜찮아. 아무렇지도 않아. 위첼은 상냥해.”


“차라든지 뭔가 마실 것을 가져오라 할까요? 슬슬 날씨가 더워지려 하네요.”


“괜찮아. 신경 쓰지 마, 위첼. 고마워.”


얼굴을 돌리고 있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녀의 말투는 어딘가 들떠 있는 듯한 설렘이 묻어났다. 위첼은 그녀가 건강해 보여 안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을 놔두고 눈길조차 보내지 않는 것이 짐짓 의아했다. 그는 그녀에게 조금 더 바짝 다가가며 말했다.


“레이시님은 며칠 뒤에나 돌아오실 거예요. 저랑 달리 워낙 바쁘신 분이라...이해해주세요.”


그러자 그녀는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응, 이해해. 레이시님은 할 일이 많으니까.”


“....?”


지극히 평범한 대화였지만, 위첼은 그녀의 말투가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느꼈다. 그가 알던 로시느는 훨씬 어눌한 어조에, 말하는 것 또한 매우 조심스럽고 얌전한 소녀였다. 혹시 지난 한 달간 그녀의 신상에 안 좋은 일이 일어났던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자 위첼의 미간이 깊게 찡그려졌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그녀의 어깨에 손을 대며 말했다.


“로시느님, 혹시 저희가 나가 있는 동안...”


“로시느??”


위첼은 흠칫 놀라 그녀에게서 손을 뗐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그가 그녀의 이름을 부른 순간 그녀의 어깨가 흡사 경련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요동친 것이었다. 위첼의 호명이 기폭제였을까? 미동조차 없던 그녀의 몸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로시느님?”


“아아, 흐응, 그런 거였구나아.”


그녀의 고개가 서서히 위첼 쪽을 향했다. 발갛게 상기된 뺨이 보이고, 귀엽게 오므라진 입술이 보이고, 살짝살짝 주근깨가 난 코가 보이고, 이윽고 웃음 짓고 있는 그녀의 눈이 보였다.


“로시느는 자는데?”


붉은 눈동자. 달아오르다 못해 타오르고 있는 선홍의 눈동자.


“허...억...?!!”


그녀와 눈을 마주치는 순간, 형언할 수 없는 공포가 위첼을 엄습했다. 얼굴을 확 덮는 알 수 없는 압력에 그는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쳤다. 온몸의 털은 바짝 곤두섰고, 질린 나머지 비명도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입에선 억눌린 신음만 새어나왔다.


“왜 그래? 위첼.”


그녀가 천진하게 물었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동굴 속 메아리처럼 위첼의 머릿속을 울려댔다.


“헉!”


도망치듯 뒷걸음질치던 그는 막다른 벽에 부딪힌 뒤에야 정신을 차렸다. 식은땀이 이마를 타고 비 오듯 흘러내렸다. 싸늘한 한기가 등줄기를 훑고 지나갔다. 그것은 압도적인 존재와 맞닥뜨렸을 때 느끼는 본능적인 공포와도 같았다. 로시느의 얼굴을 한...무언가.


“당신은 대체...”


“응? 나? 난 레이첼이야.”


그녀, 레이첼은 방긋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그녀의 의도와는 달리 그녀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붉은 오오라는 마주한 위첼의 몸을 격렬히 옥죄고 있었다.

그녀는 나른한 듯 기지개를 켰다.


“위첼, 상냥한 위첼. 안색이 안 좋아. 어디 아프니?”


“로시느...그럼 로시느는?”


위첼은 그야말로 ‘죽음을 무릅쓰고’ 물었다. 눈앞의 소녀는 결코 그가 알던 로시느가 아니었다. 바보같이, 그녀가 언젠가 각성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의 질문에 레이첼은 슬픈 미소를 지었다.


“말했잖아. 로시느는 자. 그 아이를 걱정하는 거구나? 역시 위첼은 상냥해. 걱정하지 마. 조금 있다가 깨어날 거니까.”


“하악...후우...”


그것은 안도의 한숨이라기보다 정말로 숨이 막혀서 내쉰 것이었다. 그녀의 붉은 눈은 마주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호흡이 힘들었다. 사실 위첼은 당장이라도 방문을 열고 달아나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아직 로시느의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게, 그리고 자신이 최초의 발견자라는 사명감이 그의 발목을 붙들었다.


‘아반케즈의 아이가 각성했다!’


“하지만 그런 반응은 조금 섭섭한걸. 나는 좀 더 환영해주길 바랐는데. 그러려고 로시느에게 시체나 불탄 건물 따위를 잔뜩 보여준 거잖아?”


역시 그녀는 레이시가 감행한 ‘실험’의 의미를 꿰뚫어보고 있었다. 만약 그녀가 안개송곳니에 반감을 가지고 있다면...그렇다면?

위첼은 무의식적으로 등에 손을 가져갔다. 하지만 무기는 일찌감치 복도에 내려놓고 온 뒤였다. 레이첼이 그런 그를 보며 물었다.


“내가 무서워?”


“그...그건 아닙니...”


“하지만 그렇게 땀을 뻘뻘 흘리는 걸. 역시 힘을 너무 많이 써서 그런가봐. 미안, 잠시 확인해볼 게 있었거든.”


그녀가 다시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위첼을 옥죄던 압박이 사라지고, 막힌 숨도 탁 트여왔다. 하지만 이미 다리가 풀린 상태라 도저히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런 것보다 레이첼이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 마음에 걸렸다.


“저...확인이라 함은?”


“부탁할게, 위첼. 오늘 본 것은 절대 레이시님에게 말하지 말아줘.”


“...?”


“수정은 어디 있어?”


뜬금없는 질문이었지만, 위첼은 이내 질문의 의미를 깨달았다. 아루의 수정, 그중 아반케즈를 상징하는 붉은 수정의 소재를 물은 것이었다. 그러나 수정에 대한 사안을 말단인 그가 알 리 없었다. 진실을 말하는 것인데도 그는 침을 꿀꺽 삼키며 각오를 다졌다.


“저도 잘...그건 레이시님이 알고 계실 겁니다...”


“그래? 그렇구나...수정이 있으면 잔뜩 부를 수 있을 거 같은데...”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창문을 향해 팔을 뻗었다. 위첼은 무슨 소리인가 싶어 창가로 시선을 돌렸다.

좀 전과 다름없는 평온한 산맥의 경치. 그런데 돌연, 작은 울새 한 마리가 날아와 창문을 콕콕 두드리는 것이었다. 레이첼은 울새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


“안녕? 작은 새야.”


울새는 그녀의 인사에 화답이라도 하듯 지저귀며 창가에 내려앉았다. 레이첼이 돌연 위첼에게 말했다.


“창문 좀 열어줄래? 작은 새가 들어오지 못하고 있어.”


“예? 아, 옙...”


그는 쭈뼛거리며 다가가 창문을 열었다. 그는 레이첼 옆을 지나며 후들거리는 무릎을 진정시키느라 무진 애를 써야 했다. 창이 열리자 울새가 쪼르르 날아와 그녀의 어깨에 착지했다.


“후후후, 귀여워, 귀여워. 너 참 예쁘구나.”


그녀는 울새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위첼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흘겨보며 창문을 닫았다. 아니, 닫으려 했다. 창문을 닫으려는 순간 그의 머리통만한 눈동자가 시야를 뒤덮었고, 그는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아야 했다.


“으아악?! 드..드레이크!!”


단신으로 마을 하나를 우습게 태워버린다는 괴수, 완력만으론 드래곤에 필적한다는 드레이크가 눈앞에 있었다. 꼼짝없이 죽겠다는 생각에 입술을 질끈 깨무는데, 옆에 누운 레이첼이 싱글거리며 드레이크에게도 인사를 건넸다.


“너도 왔구나. 반가워, 큰 새야.”


“키에에에엑!!!”


드레이크의 엄청난 포효소리가 저택을 뒤흔들었다. 풍압에 날아가려는 몸을 바로잡으며, 위첼은 녀석의 입 속에서 불덩이가 이글대는 걸 볼 수 있었다.


“아우우...활기찬 건 좋은데 방금 그건 너무 시끄러워. 다른 사람들도 있으니 좀 조용히!”


“끼익.”


그녀가 뾰로통한 어조로 말하자 드레이크는 위첼이 그랬던 것처럼 즉시 몸을 움츠리며 복종을 고했다. 레이첼은 침대에서 일어나 드레이크의 콧잔등을 쓰다듬었다. 위첼은 녀석이 그녀를 한입에 집어삼키면 어쩌나싶어 전전긍긍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너도 반가워! 앞으로 잘 부탁해.”


“큐우우...”


옆에서 바라보던 위첼은 마른 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그는 지금까지 용족을 조련했다는 사례가 단 한 번도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아니, 용족은 고사하고 오거나 고블린조차 인간과는 공존할 수 없다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었다. 만약 그런 게 가능했다면, 브리토리스 왕국이 지난 500년간 그런 처절한 역사를 거쳐 오진 않았을 테니까.

하지만 레이첼은 그런 통념을 말 한마디, 손짓 한 번으로 부숴버렸다. 그야말로 신의 권능이라 칭할 만했다. 위첼은 떨리는 몸을 억지로 붙들며 물었다.


“수...수정이 있으면...이런 괴수들을 훨씬 많이 지배할 수 있다는 겁니까?”


그녀는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써보진 않았지만, 아마 그럴 거야. 훠어얼씬 많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제야 레이시가 했던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군대 따위 그녀 앞에서는 무의미하다. 십만? 아니, 백만이 와도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 것이다. 그녀가 가는 곳에 모든 동물이 따라붙을 테니까.

그녀는 한 시간 정도 있다가 다시 잠이 들었다. 깨어났을 때 그녀는 본래 로시느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고, 정오에 있었던 사건은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그녀가 정말 오랜만이라며 인사를 건넸지만 위첼은 어색한 미소로 화답할 수밖에 없었다.

그날 밤, 잠자리에 들며 위첼은 자신이 보았던 광경에 대해 돌이켜보았다. 그는 신의 아이가 가진 가공할 능력에 감탄했지만, 그보다는 두려움이 훨씬 앞서는 것을 느꼈다. 그야말로 신! 이제껏 제폰이나 제스터 같은 자들을 인간을 초월한 괴물이라 여겼는데, 그들조차 레이첼 앞에서는 한낱 장난감에 불과했다. 문제는 그녀가 칼이 아닌, 자아를 가진 존재라는 점이었다.

레이시는 정말 그녀를 통제할 자신이 있는 걸까? 만약 아니라고 한다면, 그녀가 펠아람의 저주라면? 그는 해맑게 웃던 로시느의 얼굴을 다시금 떠올렸다. 그녀는...이제 레이첼에게 의식을 먹히고 마는 걸까?





***


작가의말

에피소드 3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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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람의 계승자 - ep.3 - 펠아람의 저주(1) +2 15.04.03 1,074 31 11쪽
88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11) +2 15.04.02 963 34 11쪽
87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10) +1 15.04.02 942 33 13쪽
86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9) +2 15.04.02 1,006 33 17쪽
85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8) +1 15.04.02 915 35 15쪽
84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7) +2 15.04.02 844 34 16쪽
83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6) +2 15.04.01 1,074 31 14쪽
82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5) +1 15.04.01 1,008 37 16쪽
81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4) +3 15.04.01 1,078 33 18쪽
80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3) +1 15.04.01 1,115 36 14쪽
79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2) +2 15.04.01 916 38 19쪽
78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1) +1 15.04.01 935 33 18쪽
77 람의 계승자 - ep.3 - 일어서다(6) +3 15.03.31 1,115 39 17쪽
76 람의 계승자 - ep.3 - 일어서다(5) +1 15.03.31 1,022 33 14쪽
75 람의 계승자 - ep.3 - 일어서다(4) +4 15.03.31 1,047 33 13쪽
74 람의 계승자 - ep.3 - 일어서다(3) +2 15.03.31 943 34 14쪽
73 람의 계승자 - ep.3 - 일어서다(2) +1 15.03.31 870 38 13쪽
72 람의 계승자 - ep.3 - 일어서다(1) +4 15.03.31 886 34 15쪽
71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7) +7 15.03.30 1,017 43 23쪽
70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6) +4 15.03.29 891 40 16쪽
69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5) +2 15.03.29 935 34 17쪽
68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4) +1 15.03.29 1,119 35 20쪽
67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3) +1 15.03.29 1,115 32 16쪽
66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2) +2 15.03.29 1,083 38 14쪽
65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1) +4 15.03.29 1,292 35 13쪽
64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完) +7 15.03.28 1,170 44 17쪽
63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8) +3 15.03.28 1,252 35 14쪽
62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7) +2 15.03.28 1,076 39 12쪽
61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6) +4 15.03.28 1,141 37 15쪽
60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5) +2 15.03.28 1,119 38 16쪽
59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4) +2 15.03.28 1,067 34 14쪽
58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3) +2 15.03.28 1,014 35 17쪽
57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2) +3 15.03.27 1,120 39 10쪽
56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1) +5 15.03.27 1,123 45 10쪽
55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12) +2 15.03.27 1,065 46 15쪽
54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11) +4 15.03.27 1,053 41 20쪽
53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10) +2 15.03.27 1,106 44 17쪽
52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9) +2 15.03.27 1,156 50 15쪽
51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8) +4 15.03.27 1,235 39 16쪽
50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7) +2 15.03.27 1,071 42 12쪽
49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6) +3 15.03.26 1,144 45 9쪽
48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5) +3 15.03.26 1,122 4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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