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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의 계승자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저스연
작품등록일 :
2015.03.21 02:01
최근연재일 :
2015.09.01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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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28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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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7)

DUMMY

“유르그젠, 당신 정말!”


데루루피아의 눈에 불꽃이 일었다. 뒤편에 서 있던 이칼롯과 디리터도 얼굴을 찡그리며 검을 뽑았다. 이런 상황에 이르러서까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모습이라니, 그의 집념에 차라리 박수라도 쳐주고 싶을 지경이었다.

그의 무리한 명령에 단원들조차 망설이기 시작했다. 그들 중 한 명이 쭈뼛거리며 나섰다.


“대장, 부상자가 너무 많습니다. 지금은 일단 물러나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루프리모의 아이도 그다지...”


그는 말끝을 흐렸다. 니암이 폭주했을 때 느꼈던 공포는 아직도 생생하게 느껴졌다. 비록 직접적으로 표현하진 않았지만, 그들은 이미 니암과 관계되길 꺼려하고 있었다. 유르그젠이 반론한 단원을 검집으로 후려쳤다. 그는 피를 토하며 외쳤다.


“지금이 기회란 말이다! 이 멍청한 자식들아! 아니면, 대장인 나의 명령을 따르지 않겠다는 거냐?!”


“하지만 대장....”


더 재촉해봤자 소용없는 짓이었다. 그들은 이미 전투의지를 상실하고 있었다. 유르그젠은 욕을 내뱉으며 등을 돌렸다.


“좋아, 겁쟁이들은 빠져라. 나 혼자 처리하겠다. 니암님은 나 혼자 데려가겠어! 승리를, 상트룸에 승리를!”


그는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는 몸을 질질 끌며 니암을 향해 다가왔다. 하지만 그는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 검을 휘두를 수 있는지도 의문이었다. 이칼롯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무모하다 못해 안쓰럽군. 명을 재촉하지 마라, 수도회.”


“방해하지 마라, 풋내기. 내 이런 몸이라 하더라도 너 같은 녀석쯤은 거뜬히 상대할 수 있다.”


“해볼 텐가?”


유르그젠이 짊어진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비척거리며 검을 들어 올렸다. 이칼롯은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눈을 찌푸렸다. 무엇이 이 남자를 이렇게 집요하게 만드는지 궁금했다. 일이 이렇게까지 틀어진 상황에서, 목숨마저 위태로운 상황에서 왜 그는 포기하지 않는 걸까?

고민은 길지 않았다. 이칼롯은 그를 벨 생각으로 천천히 자세를 취했다. 그런데 데루루피아가 갑자기 둘 사이로 끼어들었다.


“그만, 그만해 유르그젠! 당신 이대로 가다간 죽어버린다고.”


유르그젠 역시 그녀의 난입에 적잖이 당황한 표정이었다. 허리가 휘청거리던가 싶더니, 그는 다시 길게 피를 토해냈다. 데루루피아가 그를 부축하려 했으나, 그는 거칠게 뿌리쳤다.


“비켜라! 네년이 날 동정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쯤 이미 알고 있다. 어째서 이리도 날 방해하는 거지?”


데루루피아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가 다시금 검을 들었다. 데루루피아는 멈칫거렸으나, 그렇다고 그녀 또한 물러설 기세는 아니었다. 그녀는 유르그젠의 앞을 막아선 채 말했다.


“맞아, 난 당신을 동정하지 않아. 하지만 당신이 죽길 바라는 것도 아니야. 이 모든 것이 음모라는 사실을 왜 알지 못하는 거야? 그렇게까지 교단과 전쟁을 벌이고 싶은 거야?”


“이게...내 선택이다. 승리를 위한, 상트룸을 위한!”


그는 무거운 클레이모어를 버리고는, 허리춤에서 단검을 뽑아들었다. 이칼롯이 데루루피아를 밀쳐내며 앞으로 나섰다.


“물러서, 이 자는 이미 당신 말을 듣지 않아.”


“아...안 돼. 수도회는...”


어쩌면 그게 유르그젠이 바라는 바일지도 몰랐다. 아무리 동요하고 있다 하더라도, 자신이 죽는다면 단원들도 어쩔 수 없이 칼을 뽑게 될 것이다. 그는 자신의 생명을 걸고 단원들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었다. 그의 단검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때, 폐허가 된 숲을 뛰어넘으며 그가 나타났다.


“멈춰라! 수호기사단과 광휘의 결사는 당장 무릎을 꿇고 어명을 받으라.”


갑작스러운 중재자의 등장에 다들 눈을 휘둥그레 떴다. 가장 놀란 건 델키아 소년들과 데루루피아였다.


“람?!”


“헉! 람 아저씨!”


“라...람카디스?”


람카디스는 만신창이가 된 일행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는 여행을 떠날 때의 복장 그대로였다. 다만 타고 있는 말이 척 보기에도 탄성이 나올만한 준마로 바뀌었고, 왕의 사자를 상징하는 깃 달린 모자를 쓰고 있다는 게 처음과 다를 뿐이었다.

그는 뜬금없이 자리를 꿰차고 있는 델키아 소년들을 향해 눈을 부라렸다.


“너희들이 왜 여기 있는 거냐?”


다들 그와 만난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 건지 뒤늦게 깨달았다. 그의 시선은 무덤덤한 표정을 짓고 있는 루도에게, 황급히 눈을 피하는 마리네에게 향하다가, 마지막으로 안절부절못하는 디리터에게 머물렀다. 디리터는 그와 눈이 마주치자 어쩔 줄 몰라 하며 변명을 늘어놓았다.


“아니 그게 아니라, 이게 뭐냐면 말이지, 위험에 처한 어린 송사리를 구하기 위한 뭐랄까...”


“일단 일 끝나고 보자, 너희들.”


그는 싸늘한 시선을 마지막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것만으로도 온몸에 서리가 맺히는 기분이었다. 소년들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한숨을 쉬었다.

망했다-.

너무 난데없는 등장이라 그런지 사람들은 람카디스가 한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유르그젠이 어금니를 깨물며 그에게 말했다.


“어명? 어명이라고? 그럴 리가 없어! 당신은 누군가! 왕실 사칭은 목이 날아갈 대죄라는 것을 모르나?”


람카디스는 피식 웃으며 품속에서 작은 두루마리를 꺼냈다. 그 겉면에는 확실히 국왕을 상징하는 인장이 찍혀있었다. 유르그젠 역시 그 인장을 발견하고는 신음을 흘렸다. 람카디스가 두루마리를 천천히 펼치며 말했다.


“다시 말한다. 수호기사단과 광휘의 결사는 당장 무릎을 꿇고 어명을 받으라. 무릎 안 꿇나?”


“큭...”


그가 왕의 사자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유르그젠은 이를 갈며 그의 앞에 무릎 꿇었다. 다른 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었다. 광휘의 결사도, 수호기사단도 주저 없이 무릎을 꿇었다.

람카디스는 멀뚱히 서 있는 소년들을 보고 즉각 삿대질을 했다.


“니들도 꿇어라, 이 건방진 자식들아.”


“아, 우리도야?”


디리터가 엉거주춤하게 무릎을 꿇었다. 그가 너저분하게 양쪽 무릎을 전부 꿇은 것과 달리, 이칼롯과 제리온은 왼쪽 무릎만 땅에 찧은 채 오른팔을 오른쪽 무릎 위에 가지런히 올려놓았다. 둘의 군더더기 없는 자세에 람카디스마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루도와 마리네는 니암을 안고 있었으므로 절차에서 생략되었다.

람카디스는 어명을 즉시 공표하지 않은 채 잠시 머뭇거렸다. 뒤늦게 쓰러진 나무를 뛰어넘으며 케이달이 나타났다.


“위릭 경, 왜 이리 늦게 오십니까? 하마터면 늦을 뻔했지 않소.”


그는 진땀을 빼며 람카디스 옆에 멈추었다. 그는 격한 숨을 몰아쉬며 두루마리를 받았다.


“말이 폭발에 휩쓸려 죽어버렸는데 낸들 어쩝니까! 그렇다고 그렇게 휑하니 가버리시다니, 같이 타고 갔으면 되지 않습니까!”


“한시가 급한데 어쩌겠소? 어쨌든 어서 어명을 공표하십시오. 사자인 척 시간 끄느라 힘들었습니다.”


“뭐...뭣이?!”


유르그젠이 눈을 부라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는 분노로 피를 토해내며 말했다.


“왕실을 사칭했단 말이 아닌가! 네놈이 그러고도 살아남을 것 같은가?”


람카디스는 짓궂게 웃으며 그의 시선을 받았다.


“죽이고 살리고는 국왕 폐하가 정하시는 거고, 당신은 어명만 받으면 되는 거요. 위릭 경, 어서.”


“제 모자나 좀 돌려주십시오.”


케이달은 람카디스의 모자를 낚아채듯 머리에 쓰고는 헛기침을 했다.


“수호기사단과 광휘의 결사는 무릎 꿇고 어명을 받으시오.”


“그거 제가 방금 했습니다.”


“제가 정식 사자이지 않습니까!”


람카디스는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한 걸음 물러났다. 그의 허언에 일어났던 유르그젠은 다시 땅바닥에 무릎을 찧어야 했다. 케이달은 잠시 목을 고르고는 천천히 어명을 읽어 내려갔다.


“나, 왕실기사단 부단장 케이달 위릭이 국왕 란도스 리크나이츠의 뜻을 전하노라. 류이너스 교단과 상트룸 수도회의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에 깊이 경의를 표하는바, 국왕 폐하께서 친히 그대들에게 후한 보상을 내릴 거라 발표하셨다. 그러니 두 단체를 이끄는 대신관들은 각자의 경호집단을 데리고 왕성으로 올 것을 명령하는 바이다. 하니, 광휘의 결사와 수호기사단은 속히 본교로 돌아가 각자의 대주교들을 보필하도록 하라. 그전까지 다른 어떠한 무력행위도 용납하지 않는다.”


“큭...”


어명의 내용에 유르그젠은 신음을 흘렸다. 란도스가 생각해낸 방법은 실로 오묘했다. 그는 두 단체 사이에 있었던 일련의 사건들을 모른 체 하면서도, 둘의 충돌을 막을 수 있는 비책을 생각해낸 것이었다. 어명이 공표된 상황에서 둘이 맞붙었다간, 그 길로 왕명거역죄가 발효되는 것임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중재자의 등장을 그토록 바라던 데루루피아도 갑작스런 어명 발표에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왕이 직접 중재에 나설 줄이야! 어째서 그가 나섰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야말로 이 상황을 한 번에 종식할 수 있는 가장 뛰어난 카드이기도 했다.

머리가 돌아가는 자들은 단박에 상황을 파악했다. 아이손은 즉시 왕성을 향해 절을 하고는, 쓰러진 부상자들을 추리기 시작했다.


“퇴각! 일단 여기서 물러난다. 레인스터에서 부상자를 치료할 것이다. 어서 움직여라!”


기사단은 그의 명령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그들 역시 광휘의 결사에게 적개심을 품고 있었다. 방금까지 목숨 걸고 싸우던 상대를 앞에 두고 퇴각하라는 데 불만이 없을 순 없었다. 그러나 방금 보았던 니암의 폭주에 다들 질린 상태였고, 국왕의 칙서는 이에 쐐기를 박았다. 토를 다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수호기사단은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그는 떠나기 직전 데루루피아를 향해 깊이 허리를 숙였다.


“뒤는 맡기겠습니다, 아망초양.”


광휘의 결사라고 다를 순 없었다. 안 그래도 망설이던 차에 어명까지 더해지니, 그들은 주저하지 않고 자리를 뜰 준비를 했다. 유르그젠은 람카디스를 응시한 채 움직임이 없었다. 다른 단원이 그를 부축하러 오자, 그는 람카디스를 향해 말했다.


“어째서 왕실이 이 일에 개입하는 거요?”


그 역시 바보가 아니었다. 그도 국왕이 교묘하게 둘 사이를 중재했음을 간파하고 있었다. 람카디스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너스레를 떨었다.


“무슨 말씀이신지 잘...저희는 단지 국왕 폐하의 뜻을 전하러 온 것뿐입니다.”


“...쳇, 능구렁이 같은 사자를 보냈군.”


그는 부축을 받으며 힘겹게 걸어갔다. 그가 막 니암의 곁을 지날 찰나, 루도가 붕대를 꺼내 그에게 내밀었다. 유르그젠은 진 빠진 얼굴로 그 붕대를 바라보았다.


“...뭐냐? 꼬마.”


“나라고 좋아서 하겠어요? 이게 니암이 바라는 것이었을 뿐이에요. 그러니까 죽지 말아요.”


그는 한숨을 쉬며 붕대를 받아들었다. 그가 숨을 내쉴 때마다 피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게 니암님의 뜻이라면.”


광휘의 결사는 나타났던 것만큼이나 빠르게 자취를 감추었다. 양 진영이 맞붙었음에도 사상자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수호기사단과 광휘의 결사가 가는 방향은 정반대였다. 아마 그들이 수도에 도착하기 전까지 다시 만나게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칼롯이 한숨을 쉬며 검을 집어넣었다. 그것을 기점으로, 일행은 하나둘씩 일이 무사히 끝났음에 안도하기 시작했다. 제리온은 풀숲에 철퍼덕 주저앉았고, 마리네는 흐느끼는 건지 웃는 건지 모를 괴상한 소리를 냈다.

물론 모두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디리터가 주춤거리며 뒷걸음질치고 있는데, 람카디스가 그를 불러 세웠다.


“자, 디리터! 일 끝났으니 이제 우리 일을 시작해보자꾸나. 자초지종이 상당히 궁금한데 말이야.”


“아... 사실 그게 말이죠.”


람카디스는 그를 다그치려 했으나, 방해꾼에 의해 막혀버리고 말았다. 데루루피아가 다짜고짜 그의 품에 안기며 울음을 터뜨렸다.


“람카디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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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람의 계승자 - ep.3 - 일어서다(2) +1 15.03.31 877 39 13쪽
72 람의 계승자 - ep.3 - 일어서다(1) +4 15.03.31 893 35 15쪽
71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7) +7 15.03.30 1,026 44 23쪽
70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6) +4 15.03.29 897 40 16쪽
69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5) +2 15.03.29 945 35 17쪽
68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4) +1 15.03.29 1,127 36 20쪽
67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3) +1 15.03.29 1,124 33 16쪽
66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2) +2 15.03.29 1,092 39 14쪽
65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1) +4 15.03.29 1,300 36 13쪽
64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完) +7 15.03.28 1,177 45 17쪽
63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8) +3 15.03.28 1,261 36 14쪽
»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7) +2 15.03.28 1,083 40 12쪽
61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6) +4 15.03.28 1,147 38 15쪽
60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5) +2 15.03.28 1,131 39 16쪽
59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4) +2 15.03.28 1,074 35 14쪽
58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3) +3 15.03.28 1,022 36 17쪽
57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2) +3 15.03.27 1,127 40 10쪽
56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1) +5 15.03.27 1,132 46 10쪽
55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12) +2 15.03.27 1,073 47 15쪽
54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11) +4 15.03.27 1,059 42 20쪽
53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10) +2 15.03.27 1,113 45 17쪽
52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9) +2 15.03.27 1,163 51 15쪽
51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8) +4 15.03.27 1,243 39 16쪽
50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7) +2 15.03.27 1,082 42 12쪽
49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6) +3 15.03.26 1,151 46 9쪽
48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5) +3 15.03.26 1,129 4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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