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의 계승자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5)

“어유, 이게 뭔 꼴이냐. 우리가 무슨 병신 패거리도 아니고.”

제리온은 달려가는 동안에도 연방 투덜거렸다. 자신들에게 꽂히는 시선이 그다지 달갑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루도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마리네는 홍당무가 되어 아예 고개를 숙여버렸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마비는 점점 풀어졌다. 지나가던 달구지를 얻어 타고 이동하던 그들은, 종아리 부근에 감각이 돌아오자 곧장 내려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왼발과 오른발의 감각이 들쑥날쑥한 통에, 이렇게 어기적거리며 달리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예전에 말이야, 아는 여자애한테 고추를 걷어차인 적이 있었거든. 그때도 이런 식으로 달렸던 것 같아.”

“야, 생각만 해도 아프다. 하지 마라.”

제리온이 손사래를 치며 루도의 말을 끊었다. 둘은 키득거리며 모퉁이를 돌았다. 조금만 더 가면 남문이 나올 것이다.

소년들은 처음부터 직접 니암을 찾는 것을 포기했다. 그는 워낙 조용하고 존재감이 없어서 생김새를 말해도 다들 고개만 저을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광휘의 결사는 달랐다. 그들의 음침한 차림새와 무장은 쉽게 눈에 띄었다. 광휘의 결사가 있는 곳에 분명 니암이 있을 것이다. 소년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그들이 남문에 집결해있다는 정보를 알아냈다.

마비가 풀리자 점점 달리는 자세도 안정되었다. 곧 성문이 눈에 들어왔다. 제리온이 주변을 살피며 말했다.

“그 꼬맹이, 그렇게 안 봤는데 말이야. 아주 당돌해.”

“잡히기만 해봐, 아주 신나게 두들겨줄 테니까. 우리가 지 보호하려고 그 개고생을 다 했는데.”

마리네는 루도의 반응이 재미있다는 듯이 쿡쿡 웃었다.

“완전 제대로 당했나 보네. 너 그렇게 화내는 거 오랜만에 본다.”

“말도 마. 자기 혼자 가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수도회 놈들에게 순순히 잡히려고? 그러려면 수호기사단이 오기 전에 했었어야지. 하여간 어린 것들은.”

“킥킥, 니암이랑 너랑 그다지 차이 안 나잖아.”

“이건 정신연령의 문제야.”

둘의 대화를 듣던 제리온이 냅다 꿀밤을 날렸다.

“올챙이가 올챙이 생각하냐? 거시기에 털도 안 난 것들이.”

“우씨! 정신연령이라니까!”

“이 자식이 근데, 연장자가 얘길 하면...”

제리온이 한창 설을 늘어놓으려 하는데, 갑자기 주위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거리에 모인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구름마저 뚫고 상승하는 녹색의 빛줄기에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시선을 빼앗겼다. 빛줄기는 태풍처럼 휘몰아치며 하늘을 덮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그 광경에 넋을 잃었다.

“저게 뭐지?”

“회오리? 아니, 회오리라면 저런 초록색일 리가...”

“마법인가?”

“뭔가 좀 불안한데...가슴이 답답해.”

구경하던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온몸에 오한이 이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근원을 알 수 없는 공포라고 설명해도 좋았다. 그 압도적인 기운에 다들 몸서리를 쳤다.

빛줄기는 남문 방향에서 일고 있었다. 마리네가 떨리는 어깨를 진정시키며 말했다.

“대체 저게 뭐지? 어제 그 마법사의 짓인가?”

제리온이 고개를 저었다. 그는 질린 표정으로 그 거대한 빛줄기를 응시했다.

“저게 마법? 저딴 게 존재한단 말이야? 그럴 리가 없어. 저런...엄청나게 불안정한 기류가...”

“니암의 신변에 뭔가 생겼다는 것은 틀림없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들 속도를 높였다. 경비병들은 성문에 바짝 기댄 채 사태를 파악할 엄두도 못 내고 있었다. 그러나 비단 그들의 무력함을 탓할 것도 아니었다.

빛줄기에 다가갈수록, 두근거림은 더욱 커졌다. 사지가 부들부들 떨렸다. 빛이 더욱 선명해질수록, 빛이 더욱 가까워질수록 그 느낌은 더욱 커져갔다.

공포.

뒷목에 칼이 들어오는 기분이었다. 그 칼은 조금씩, 아주 천천히, 살을 비집고 들어왔다.

“히윽...흐으...하악...”

마리네도, 제리온도 마찬가지였다. 온몸에 힘이 쫙 빠지고, 그와 대조적으로 심장은 격렬히 고동쳤다. 본능은 끊임없이 절규하고 있었다.

도망쳐, 도망쳐! 저 빛에서 멀어져야 해!

마리네가 이를 딱딱 부딪치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히익....하아....저기 있잖아...나 진짜 무서워...뭔가, 뭔가 엄청 무서워.”

제리온이 대답했다.

“후우...후우...너도냐? 나돈데. 아...자! 그래도 나 홀로 겁쟁이는 아니라 다행이다.”

루도 역시 도망치고 싶었다. 저 빛이 보이지 않는 곳이라면 세상 끝까지라도 달아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마 혼자였다면 그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마리네와 제리온이 함께였다. 보이지 않는 끈이 서로에게 연결되어 있었다. 그들은 서로를 끌어당기며, 억지로 전진해나갔다.

마리네가 쥐어짜 내듯이 말했다.

“으...하우...무섭다, 무서워. 도망치고 싶어.”

“동감이다. 이건...심하잖아. 엄청 위험해. 어젯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흐아, 그런데 왜 계속 달려? 도망가면 되잖아.”

“니들이 가는데, 내가 달아나리? 쪽팔리게.”

농담으로 한 말인데도,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등은 이미 땀으로 축축하게 젖었다. 다들 종아리가 후들거렸다. 보이지 않는 손바닥이 어깨를 찍어 누르고 있는 것 같았다.

루도가 애써 미소 비슷한 것을 만들어내며 말했다.

“...제리온도 로샤단에 들어와.”

“흐으아! 그래, 가야지. 빚도 받아야 하고. 이 일만 무사히 끝내면 말이지. 으라차아! 백 골드!”

일행은 젖 먹던 힘까지 쥐어짜 내 기어코 빛줄기 앞에 도착했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모두 입을 벌렸다.

“어??”

예상했던 대로, 그곳엔 광휘의 결사와 수호기사단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공포에 질려 빛기둥만 바라보고 있었다. 제대로 서 있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들은 손을 모아 쥐고 기도하거나, 엎드려 빌거나, 아니면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아...아...류이너스여!”

“으아, 으아악! 자비를!”

굳이 말리지 않더라도 이미 다들 전투의지를 상실한 채였다. 그들은 적, 아군 할 것 없이 뒤엉켜 비명을 질러댔다. 소년들 역시 몸을 가누기가 어려웠다. 허리가 휘청거리고 눈을 제대로 뜨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그 압도적인 존재감 앞에 자신들은 너무나도 무력했다.

그런 아비규환의 상황에서도 루도는 본연의 목적을 잊지 않았다. 그는 가까스로 실눈을 뜨고 힘겹게 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어디에도 니암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여기저기 전투가 벌어진 흔적이 보였으나 그것은 이제 아무 상관도 없었다. 어서 니암을 찾아내서, 저 악마 같은 빛기둥에서 벗어나야 했다.

“니암! 니암!! 이 자식아!!”

빛은 이제 거대한 원기둥이 되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소년들은 거의 기다시피 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발바닥이 땅에 쑤셔 박히는 기분이었다. 제리온이 황당한 표정으로 빛기둥을 바라보았다.

“후...하! 저게 뭘까, 대체 저게 뭐 하는 녀석이지? 저런 거, 본 적도 없어!”

옆에 있던 마리네 역시 턱이 달달 떨리고 있었다. 그는 양팔로 어깨를 감싼 채 억지로 걸어갔다. 땀이 비 오듯 흘러내렸다. 어제 보았던 마법 따윈 이것에 비하면 애들 장난에 불과했다. 이 압도적이고, 절망적인 힘 앞에서는!

빛기둥 바로 앞에 무릎 꿇은 채 기도하고 있는 남자가 보였다. 루도는 다짜고짜 그의 멱살을 붙잡고 물었다.

“이봐요! 당신 니암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지! 어서 대답해!”

그 남자는 반쯤 풀린 눈으로 힘없이 중얼거렸다.

“루...프리모여...우리를 긍휼히 여기소서...부디...”

루도는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이자들 때문에 자신들이 목숨이 위태로웠고, 이 자들 때문에 니암이 상처받았다. 모르긴 몰라도, 이 말도 안 되는 사태 역시 이들 때문일 것이다.

“이 개새끼야! 대답하라고!!”

루도는 그의 면상을 그대로 후려쳤다. 그거로도 성이 차지 않아 정강이를 걷어차고, 온 힘을 다해 턱주가리를 갈겨버렸다. 루도는 그의 멱살을 거칠게 흔들었다.

“개자식들아!! 니암 어디에 있냐고! 이 썩어 문드러져도 모자랄 것들이!”

그의 면전에 대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풀려 있던 그 남자의 눈에 조금씩 빛이 어리기 시작했다. 그는 몇 번 길게 기침을 토하더니, 자신의 목덜미를 붙잡은 소년과 눈을 마주쳤다.

“어...그대는 누구지?”

루도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는, 온 힘을 실어 소리 질렀다.

“니암! 니암!!! 니놈들이 찾고 있는 니암!! 여기로 왔을 거 아냐!! 어디에, 있냐고!!”

그 남자의 눈동자에 다시금 공포가 떠올랐다. 그는 경련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의 손이, 천천히 빛기둥을 가리켰다.

“니암...님은 저기에. 아아...루프리모여, 잎사귀의 여왕이시여...”

일행의 시선이 일제히 빛기둥을 향했다. 거대한 화톳불처럼 파도 치고 있는 초록의 빛줄기를.

“저 안에 있다고? 니암이?”

마리네는 폭주하는 빛기둥을 허탈하게 바라보았다.

“니암이 저기에? 저건 대체...그럼 저것도 니암이 만들어낸 거란 말이야?”

“니암!!!”

루도는 그의 이름을 애타게 불렀다. 그의 외침을 들은 것일까, 아주 약간이지만 빛줄기가 약해졌다. 날아가려는 이성의 끈을 억지로 붙들며, 소년들은 한 걸음씩 나아갔다.

제리온은 아예 팔꿈치로 눈을 가리고 걸어갔다. 온몸의 살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수천 개의 칼날에 살점이 찢겨나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도망가려 할 때마다 데루루피아의 눈물범벅이 된 얼굴이 떠올랐다.

‘젠장, 하여간 여편네들은 이리저리 도움이 안 되지.“

이제 빛기둥은 바로 코앞에 있었다. 제리온은 실눈을 뜨고 폭풍 치는 빛줄기 속을 들여다보았다. 과연 니암은 그 안에 있었다.

그는 양팔을 벌린 채, 허공에 떠 있었다. 빛에 휩싸인 그 모습은 흡사 천사라도 강림한 것처럼 보였다. 제리온은 니암을 향해 손을 뻗었다.

“니암! 괜찮냐?”

그의 손바닥이 빛에 닿는 순간, 엄청난 풍압이 그를 강타했다.

“우와앗?!”

제리온은 투석기에서 쏘아진 것처럼 그대로 튕겨 나왔다. 바로 뒤에 있던 루도와 마리네가 식겁하여 그를 붙잡았다. 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딸려나갔다는 표현이 적절했다. 일행은 한데 뒤엉켜 데굴데굴 굴렀다.

“우으으...제리온, 괜찮아?”

제리온은 대답 대신 팔을 들어 올렸다. 그럭저럭 문제없는 모양이었다. 루도는 비척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수십 바퀴를 굴러서인지 머리가 띵했다. 제리온이 손을 집어넣은 탓일까, 빛의 강도가 어느 정도 약해져 있었다. 빛기둥 사이로 니암의 것으로 보이는 사람의 윤곽이 나타났다.

루도는 그의 이름을 부르려고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그 순간, 그와 눈이 마주쳤다.

『제리온이었구나. 아, 루도랑 마리네도 와있네. 마비가 벌써 풀린 건가?』

“헉....?”

영문을 몰라 내지른 탄성이 아니었다. 그 ‘현상’에 대해 너무도 잘 이해하고 있기에, 그게 어떤 상황인지 너무도 잘 알기에 외친 단말마였다. 루도는 경악에 휩싸였다.

언젠가 본 적이 있다. 그것은 결코 잊을 수 없는 기억이었다. 죽어가는 사람을 마주했을 때의 기억. 이녜스와, 안젤리카에 대한 기억.

“으아아...뭐....뭐야? 니암?”

그의 감정이 느껴진다. 그의 생각이 머릿속을 울린다. 그것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니암이 곧 사라져버릴 거란 것을.

“그럴 리가...”

루도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그럴 리가 없었다. 니암의 감정은 이녜스와 안젤리카가 느끼던 그것과는 전혀 동떨어져 있었다. 죽어가는 인간이, 어떻게 저리도 강렬하게 분노하고 있단 말인가!

분노. 분노. 끝을 알 수 없는 격렬한 분노.

『...당신들이라고 해도 이젠 돌이킬 수 없어. 이 이상 날 막으려 들지 마!』

그가 말을 맺자 빛줄기 속에서 작은 구체 하나가 생성되기 시작했다. 전날 그람이 만들었던 불덩이와 비슷한, 하지만 그것보다 훨씬 자그마한 구체였다. 구체는 주변의 빛을 흡수하며 점점 커졌다. 그것은 기묘한 소리를 내며 회전하기 시작했다.

큐우우...큐우우웅!

숨이 멎는 기분이었다. 왜냐하면, 구체가 팽창할수록 머릿속을 울리는 니암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었다. 저 빛 덩어리가 니암의 생명을 갉아먹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안 돼! 니암, 그만둬!!”

그러나 구체는 그의 외침에 아랑곳하지 않고 쏘아졌다. 구체는 근처의 나무들을 모조리 부러뜨리며 숲 속으로 사라졌다. 우직, 콰지직. 일대의 공기가 그 구체 속으로 모조리 빨려 들어갔다. 아주 짧은 적막이 이어진 후, 구체는 숲 한가운데에서 폭발했다.

쿠콰아아앙!

“우와아악!!”

초록의 빛이 숲을 휘감았다. 루도는 엄청난 폭압을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날아갔다. 그뿐만 아니라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폭발에 휩쓸려 이리저리 굴러갔다.

“으아아!!”

“자비를!!”

나무가 뿌리째 뽑혀 어지럽게 날아다녔다. 그 압도적인 파괴 앞에 인간은 너무도 무력했다.

루도는 근처에 있던 풀숲에 맥없이 처박혔다. 그나마 돌바닥이나 나무에 부딪히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고개를 드니 제리온이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있었고, 커다란 바윗덩이가 그를 향해 날아오는 모습이 보였다. 루도는 다급하게 외쳤다.

“엎드려!!!”

“응?”

제리온은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고, 바위는 그대로 그의 뒤통수를 스치며 지나갔다. 콰직! 아름드리나무가 속절없이 부러져나갔다. 제리온이 멍한 표정으로 그 바위를 바라보았다. 머리카락을 훑고 지나가던 감촉이 아직도 생생했다.

“아이고 아버지.....”

“말하면 좀 들어! 순발력 없게스리.”

루도는 이를 갈며 몸을 일으켰다. 사지가 안 아픈 곳이 없었지만, 지금은 그런 자잘한 것을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마리네 역시 부드러운 흙바닥에 떨어져 그럭저럭 무사했다.

말도 안 되는 광경에 다들 입을 벌렸다. 시야를 가리는 나무들이 모조리 뽑혀나간 덕에 눈앞의 풍경은 아주 잘 보였다. 구체의 폭발 범위 안에 있던 것들은 예외 없이 ‘사라져’버렸다. 나무, 바위 할 것 없이 모조리 가루가 되었다. 다행히 범위 밖에 있던 물체들은 폭압에 날아가 모조리 땅바닥을 나뒹굴고 있었다. 이미 개활지와 다름없을 정도로 탁 트여버린 시야에 다들 몸서리쳤다. 저런 구체가 레인스터 한 가운데 떨어진다면, 도시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릴 것이다.

“오, 오, 오오오!”

몸을 일으키던 기사 한 명이 다시 비명을 질렀다. 의식이 있는 자들은 모두 그의 눈을 따라갔다. 그리고 그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으아아앗?!”

“사...살려줘어어!”

“망했구나....”

마지막은 제리온의 것이었다. 그는 허탈한 표정으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너무 굴러다녀서 그런지 이젠 달아날 기력도 없었다. 루도는 입술을 깨물며 앞으로 나아갔다.

구체가 다시 생성되고 있었다. 한 개가 아니라, 수십 개의 구체가. 그것들은 빛을 빨아들이며 점점 커졌다. 그에 따라 머리를 울리는 니암의 목소리도 점점 커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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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Rain]

건필요!

[식인다람쥐]

먼치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