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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연 님의 서재입니다.

람의 계승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저스연
작품등록일 :
2015.03.21 02:01
최근연재일 :
2015.09.01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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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5.24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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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람의 계승자 - ep.6 - 봄은 기다리지 않는다(4)

DUMMY

란도스의 표정은 어두웠다. 물론 침울하기로는 마주앉은 지스카르 재상이나 케이달도 마찬가지였으나, 그만큼 이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도 없었다. 생각 같아서는 군대를 움직여 흑연기사단 잔당들을 모조리 밟아버리고 싶지만...알다시피 상황이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았다.


“일주일 전에 출발했던 랄로프 행정서기관입니다.”


케이달이 상자에 담겨 온 머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것으로 7번째 사절이 주검으로 돌아왔다. 습격당할 것에 대비해 호위대까지 붙였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추정하건대 사절단만을 노리는 조직적인 별동대가 있다고 보아야 했다.


“문제로군. 일반적으로는 협상 의지가 없다고 간주해야겠지만...”


5평 남짓한 작은 회의실에는 란도스와 지스카르 외에도 케이달과 가이잘모, 이칼롯이 함께하고 있었다. 특히 이칼롯은 바로 하루 전 복귀해 사절단 문제를 처음으로 접한 참이었다.


“국경까지는 흑연기사단의 주둔지를 거쳐야 합니다. 스벤달이 출입자를 철저하게 색출해내는 모양이군요. 아마 아스트리카 쪽에서는 우리가 사절을 보냈다는 사실도 모를 겁니다.”


벌써 반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아스트리카와의 전쟁은 이미 크고 작은 전투로 인해 양쪽 모두 적지 않은 손실을 입은 상태였다. 안개송곳니의 계획을 저지하려면 어떻게든 정전협상을 이끌어내야 하는데, 이것도 아스트리카가 호응해줄 때에야 가능한 일이었다.


“아스트리카 왕국이 브리토리스와 손을 잡았다...라는 건 아니겠지?”


란도스의 의문에 지스카르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아스트리카 정도 되는 국가가 소국 브리토리스에게 휘둘릴 이유가 없습니다. 게다가 이번 전쟁으로 리크나이츠만큼이나 아스트리카가 얻은 타격도 크고 말이지요.”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으니 양측 군대는 대치하는 것만으로도 힘을 소모하고 있었다. 스벤달이 중간에 사절단을 차단하는 게 분명한데, 어째서 패장인 그가 아직까지 경질되지 않았는지, 그리고 흑연기사단이 버젓이 움직이고 있는지가 의문이었다. 결국은 아스트리카 왕실에 무언가 문제가 생겼다고밖에 추론할 수 없었다.

심증이야 충분했다. 이미 란도스 국왕이 마인드컨트롤을 당한 전례가 있지 않은가.


“그런데 그럼 이상한 게 뭐냐면 말이지, 안개송곳니에 업솔루트급 마법사가 둘이나 존재하게 된다는 거야. 이게 가능한가?”


“선전포고는 아스트리카에서 먼저 했으니 말이죠. 그 당시에도 폐하는 조종당하는 중이셨고.”


란도스의 문제 제기는 마법학회를 뒤집어놓은 결과 현재 9클래스 마법 구사가 가능한 마법사는 대륙을 통틀어 셋밖에 없다는 사실에서 기인했다. 그중 둘이 리치인 그람과 안다바리엘이고, 나머지 하나가 데루루피아의 조부인 안트로서 아망초였다. 이들을 제외하면 7클래스 이상급인 베너러블 마법사도 손에 꼽을 수준이라 하니, 마인드컨트롤을 구사하는 마법사가 또 존재한다고는 믿기 어려웠다.


“정보가 틀렸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은둔고수라든지...”


“차라리 지그문트 국왕이 미쳤다고 하는 게 더 설득력 있겠군.”


대화는 정오가 되도록 제자리를 맴돌고 있었다. 결국 중요한 건 9클래스 마법사가 몇 명인지가 아니라, 어떻게든 사절을 아스트리카 왕궁에 데려다 놔야 한다는 점이었다. 아스트리카 지그문트 국왕이 마인드컨트롤을 당하는지 아닌지는, 일단 직접 보고 나서야 판단할 일이었다.


“답답하군. 뾰족한 방책도 없이 사절만 계속 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고...애꿎은 인재만 잃었군.”


한편 가이잘모와 이칼롯은 말없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그들은 이제 막 회의에 동석했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섣불리 끼어들지 않고 그저 듣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때문에 청각이 예민해져 있던 이칼롯은 건물 밖에서 일어난 작은 소란을 가장 먼저 캐치해냈다.


“누가 왔나 보군요. 군인은 아닌 것 같은데.”


마침 쳇바퀴만 도는 회의에 질려 있던지라 란도스가 가장 먼저 창문 쪽으로 의자를 끌었다.


“진짜로군. 하여간 레인저들이 귀는 참 밝아.”


슬쩍 커튼을 들추어 보니 웬 여자 둘이 입구에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둘 다 챙 넓은 모자를 쓰고 있어 생김새는 잘 보이지 않았는데, 두꺼운 외투에 커다란 가방을 짊어진 것으로 보아 여행자라는 사실을 유추해볼 수 있었다. 어떤 이유인지는 몰라도 수십 명의 기사가 그녀들을 에워싼 것으로 보아 단순히 동냥이나 하러 온 건 아닌 게 분명했다.

그렇게 1분여가량이 지나자 입구를 지키던 기사 하나가 놀란 얼굴로 들어왔다. 소란을 일으킨 아가씨들이 이곳까지 영향을 주리라곤 생각 못했기에 란도스는 짐짓 놀라서 물었다.


“무슨 일인가?”


“옛, 폐, 폐하. 지금 리그니체 공국에서 온 여행자 둘이 로샤단을 만나게 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레미나 공주님을 만났다고 하는데 공주님의 친필 서신까지 가져온 것이 아무래도 진짜 같아서....”


“그게 정말인가?! 당장 이리로 안내하게.”


생각지도 못했던 낭보에 회의실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놀라 벌떡 일어났다. 루도와 레미나의 소식이라니! 한 달 가까이 연락이 되지 않아 혹시 사고를 당한 게 아닌지 걱정하던 참이었다. 이칼롯까지도 드물게 화들짝 놀라 의자를 걷어찰 정도였으니, 회의실의 공기가 일순 들썩였음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기사들에게 둘러싸여 옴짝달싹 못하던 두 아가씨는 란도스의 한 마디에 바로 극빈 대접을 받으며 회의실로 안내되었다. 산중에서 만난 비루한 소녀가 리크나이츠의 공주라고 감히 예상이나 했을까? 단지 편지를 전하러 온 것뿐인데 졸지에 국왕을 알현하게 된 엘라니는 완전히 겁에 질린 생쥐 꼴이 되어 얼굴도 제대로 들지 못했다.

하지만, 이변은 아직도 남아 있었다.


“어서 오시오 어서 오시오. 참으로 잘 와주었소! 그래, 내 조카 레미나를 만나고 왔다고?”


엘라니와 드뷔사는 란도스 앞으로 안내되자마자 바닥에 바싹 엎드렸다. 안 그래도 겨울용 외투로 몸을 대부분 가린 상황인데 모자를 쓰고 고개를 숙이자 얼굴은커녕 머리카락도 제대로 보이질 않았다. 그녀들은 나름 국왕에의 예를 표한 것이지만, 보고 있는 란도스는 애간장이 탔다.


“그, 그래. 너무 긴장들 하지 말고. 여러분은 내 귀중한 손님이니 부디 편하게 있으시오. 통성명도 못했으니 얼굴도 좀 들고. 아, 그래. 레미나가 편지를 주었다고?”


그러자 드뷔사가 품속에서 작은 양피지를 꺼내 란도스에게 건넸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이옵니다, 전하. 카잘 산맥에서 만난 인연으로 레미나님으로부터 편지를 부탁받았습니다. 흑심을 품어서 이렇게 전하를 찾아온 것이 아님을 부디 헤아려 주시길.”


두말할 것도 없이 레미나의 필체였다. 편지에는 자신과 루도는 잘 있다는 것과, AOC 문제로 급히 레인스터로 출발하게 됐으며, 편지를 가져올 두 소녀를 리그니체까지 잘 바래다줄 것을 당부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루도와 레미나가 무사하다는 것만으로도 란도스는 뛸 듯이 기뻤다. 이칼롯도 내색하진 않았지만 살짝 다리가 풀려 탁자에 기대어 앉았다. 둘이 무사하다는 것은 즉 루도가 펠아람의 저주가 아니라는 뜻이기 때문이었다.

란도스는 아예 어깨를 들썩이며 말했다.


“정말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로군.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군요 재상.”


“참 조카 하나는 반듯하게 두셨습니다.”


란도스는 곁에 있던 케이달에게도 유쾌하게 농을 던졌다. 그런데 케이달은 입을 반쯤 벌린 채 묵묵부답이었다. 심지어 그는 란도스가 불러도 고개를 돌리지조차 않았다. 그의 시선은 오로지 바닥에 엎드린 드뷔사에게 가 있었다.


“어이, 케이달. 뭐 하나?”


그제야 그는 퍼뜩 놀라 탄성을 터뜨렸다. 그는 막 잠에서 깬 사람처럼 횡설수설했다. 그 와중에도 시선은 여전히 드뷔사를 향하고 있었다.


“아, 아닙니다. 그...공주님이 무사하신 것 같아 참으로 다행이네요. 하하하...레미나 공주님이 만났다는 사람이 하필이면 리그니체 공국에서 온 연금술사라니 으하하! 그럴 리는 없겠지만 말이죠, 그래서는 안 되는데...그게...”


“...뭐라는 건가? 좀 확실하게 말해보게.”


케이달은 발을 부산하게 구르거나 입술을 물어뜯음으로서 자신이 엄청나게 당황했음을 표현했다. 왕실기사단의 단장쯤 되는 사람이 이렇게 혼란스러워하는 모습도 보기 힘들었다. 그는 한참을 쭈뼛거린 뒤에야 입을 열었다.


“그게...제가 아는 사람인가 싶어서...”


“어? 그래? 이건 또 무슨 일이지? 숙녀분들, 이제 그만 고개를 들어 주시오.”


그러자 엘라니와 드뷔사가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다. 아직도 덜덜 떨고 있는 엘라니와 달리 드뷔사는 섬뜩할 정도의 무표정이었다. 그녀와 눈이 마주친 순간 케이달은 땅이 꺼져라 길게 탄식했다. 이건 또 무슨 운수인가 싶어 그는 한 번 하늘을 바라본 후에 말했다.


“.....드뷔사냐?”


드뷔사는 단정한 자세로 눈을 지긋이 감았다 뗐다. 그녀의 표정은 너무나도 변화가 없어서, 마치 잘 만들어진 인형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녀가 말했다.


“오래간만입니다. 위릭 경. 모른 척하셨으면 그냥 넘어갔을 텐데요.”


“...내가 설마 너를 모른 척 지나가겠느냐. 다른 사람도 아니고.”


두 사람 사이에 묘한 기류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란도스도 은근슬쩍 구석으로 자리를 피해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들의 관계가 단순히 친한 사이로는 보이지 않았다. 그녀를 향한 케이달의 시선이 제법 측은함까지 띄는 반면, 드뷔사는 시종일관 차가운 태도였다.

오지랖이 넓은 란도스가 참지 못하고 끼어들었다.


“대체 둘이 무슨 사이인데 그러나? 뭐 채권채무 관계라도 되나?”


케이달이 착잡하게 말했다.


“제 딸입니다.”


그 순간 란도스와 지스카르, 가이잘모, 이칼롯, 심지어 엘라니까지도 경악해 탄성을 터뜨렸다.


“엑?”



***



그의 이야기는 이랬다.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 젊은 왕자였던 란도스는 방랑벽이 도져 세계 곳곳을 떠돌아다녔다. 그를 호위하던 케이달 역시 주군을 따라 리크나이츠는 물론이요 텔아단이나 퀴넨 등 세계 각지를 경험해 볼 수 있었다.

문제는 란도스가 정치적인 목적으로 한 달가량 묵었던 리그니체 공국에서 발생했다. 부유한 상업국가인 그곳은 그러나 외지인에 기사인 케이달이 머물기에는 너무나 무료한 장소였다. 그는 경망스레 쇼핑을 즐기는 성격도 아니었고, 식탐이 과하지도 않았으며, 적어도 당시에는 금주선언을 충실하게 이행했다. 그런 그에게 시간을 지새울 수 있는 하나의 낙이 있었으니 고급 양품점의 점원인 마리아였다.

마리아. 어느 말단 귀족의 사생아로 태어나 고아원에서 자란 그녀는 그러나 거친 인생사와는 달리 행동거지에서 기품이 넘쳐흘렀다. 특히 란도스의 망토를 수선하기 위해 양품점을 찾은 케이달은 그녀가 바느질하는 모습을 보며 아름다운 백조가 날갯짓을 하는 듯한 착각을 느꼈다.

그렇게 젊은 두 남녀가 만났고, 한 달이라는 기간은 사랑이 이루어지기엔 그리 짧은 기간이 아니었다. 하지만 케이달은 리크나이츠의 기사였고, 타지인과 결혼식을 올릴 만한 처지도 못 되었다. 그렇기에 두 사람의 사랑은 한순간의 추억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구차한 신파극은 없었다. 마리아는 수긍했고, 말없이 그를 떠나보냈다. 그러나 막 그를 환송할 때까지도 그녀는 몇 번의 관계만으로 애가 들어섰을 거라곤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너무나도 열렬히 사랑한 까닭인가, 한여름 밤의 꿈으로 남기엔 그리도 아름다워 류이너스 여신의 질투를 산 것일까. 가슴 아픈 비극이 아닐 수 없었다.

-까지 듣고서 참지 못한 란도스가 케이달의 엉덩이를 걷어찼다.


“사실만 말해 이 새끼야 사실만. 여자 따먹고 애 들어선 얘기에 뭔 미사여구가 그리 많아? 콱 파문시켜버릴라니까.”


낳은 아이는 딸이었다. 귀족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마리아는 자신과 똑같이 사생아로 태어난 드뷔사가 아버지에게 받아들여질 리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때문에 그녀는 케이달에게 연락도 하지 않은 채 홀로 어린 딸을 키워나갔다.

드뷔사의 존재를 알게 된 건 4년 전이었다. 출생의 비밀을 듣게 된 그녀는 마리아가 죽자마자 혼자서 라키시아까지 케이달을 찾아왔다. 그때 케이달이 받은 충격은 실로 대단해, 그는 무단으로 휴가를 내고 사흘간 집에 틀어박혔다.


“그게 이거 때문이었구만. 으이구 한심한 놈.”


“지금까지 숨겨왔다는 건 저 아가씨를 친자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뜻이군요.”


“아, 아닙니다! 저는 분명 저 아이를 장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것은 드뷔사가 먼저 제안한 거라...”


그를 찾아온 드뷔사는 아주 세속적인 요구를 했다. 그녀는 무작정 친자인정을 요구해 아버지를 난처하게 하고픈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바란 것은 다름 아닌 돈. 거액이라고 할 만한 수준은 아니고, 단지 연금술 학교에 들어갈 입학금과 몇 년간의 생활비였다. 그녀는 어릴 적부터 연금술에 뜻을 두고 있었는데, 어머니의 죽음으로 꿈을 이루기가 막막해지자 대범하게도 리크나이츠 기사단장인 아버지를 찾아간 것이었다.

속물이라고 할 정도는 아닌, 학비를 부탁하는 그녀의 청을 케이달은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이 은밀한 후원관계가 지금까지 지속해온 것이다.


“잘하는 짓이다 이놈아. 왕실기사단 단장이라는 놈이, 니 처자식은 이 얘기 아냐?”


“...아내야 알고 있습니다. 아직 정식으로 소개하진 않았지만요.”


란도스가 피우고 있던 담뱃대로 케이달의 어깨를 툭툭 때렸다. 어느 순간 그의 말투는 예전 케이달과 유랑하던 때의 그것으로 돌아가 있었다.


“리그니체 공국이면 그거잖아. 중개무역 관세 조정 건으로 들어가 있었을 때. 나는 죽어라 일하고 있던 때 넌 죽어라 아랫도리만 놀리고 있었다는 거고.”


“또 무슨 말을 그렇게...따지면 폐하도 뤼제폰 백작의 처제랑 이틀 내내 했지 않습니까!”


“야 그래서 내가 애 달고서 왔냐? 애 달고서 왔어? 콱! 피임이라도 제대로 하던가.”


한 나라의 국왕과 그를 보필하는 기사단장의 대화 수준은 참으로 고상했다. 그러나 이 모든 상황은 전적으로 케이달의 잘못이었기에 대화는 일방적으로 란도스가 때리는 식으로 진행됐다. 그렇게 케이달의 멘탈이 누더기가 되어갈 때쯤 드뷔사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왠지 제가 폐를 끼친 모양인데, 정말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전하. 저랑 위릭 경은 스폰서 관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드, 드뷔사. 그게 무슨...”


케이달은 란도스와 드뷔사 사이에 끼어 안절부절못했다. 한편 이칼롯과 가이잘모는 딱히 남의 가정사에 개입할 일은 아니다싶어 조용히 사태를 관망하고 있었다. 그런데 케이달의 변론 중에 유달리 이칼롯의 관심을 끄는 단어가 있었다.

리그니체 공국. 리크나이츠와 아스트리카 사이에 위치한 이 작은 상업국가가 그의 귀를 씰룩이게 만들었다.


“아델하트 경. 텔아단 연맹은 이번 전쟁에 아직 아무 입장이 없는 상태지요?”


“응? 그렇지. 일단은 중립이지.”


“그럼 리그니체 공국도 비 전시상황이겠군요. 국경봉쇄도 이루어지지 않았을 테고.”


“그렇네만?”


리그니체는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다. 그러므로 오가는 물자만큼이나 사람의 왕래도 끊이질 않는다. 말하자면 흑연기사단의 통행로 봉쇄로 사절파견이 불가능하다면, 리그니체를 경유해 우회하는 방법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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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 람의 계승자 - ep.6 - 봄은 기다리지 않는다(1) +2 15.05.24 909 25 21쪽
297 람의 계승자 - ep.6 - 남매(5) +6 15.05.23 1,106 21 29쪽
296 람의 계승자 - ep.6 - 남매(4) +1 15.05.23 846 23 20쪽
295 람의 계승자 - ep.6 - 남매(3) +1 15.05.23 948 22 20쪽
294 람의 계승자 - ep.6 - 남매(2) +3 15.05.23 1,137 20 21쪽
293 람의 계승자 - ep.6 - 남매(1) +2 15.05.23 1,079 27 17쪽
292 람의 계승자 - ep.6 - 하나의 몸, 두 개의 영혼(3) +3 15.05.23 1,139 25 19쪽
291 람의 계승자 - ep.6 - 하나의 몸, 두 개의 영혼(2) +10 15.05.21 1,053 28 22쪽
290 람의 계승자 - ep.6 - 하나의 몸, 두 개의 영혼(1) +2 15.05.21 1,109 26 19쪽
289 람의 계승자 - ep.6 - 토벌(6) +2 15.05.21 1,079 26 25쪽
288 람의 계승자 - ep.6 - 겨울, 설산, 그리고..(6) +3 15.05.21 936 24 27쪽
287 람의 계승자 - ep.6 - 겨울, 설산, 그리고..(5) +1 15.05.21 1,002 26 25쪽
286 람의 계승자 - ep.6 - 겨울, 설산, 그리고..(4) +5 15.05.20 1,017 29 21쪽
285 람의 계승자 - ep.6 - 토벌(5) +3 15.05.20 930 27 21쪽
284 람의 계승자 - ep.6 - 토벌(4) +3 15.05.20 909 24 14쪽
283 람의 계승자 - ep.6 - 토벌(3) +1 15.05.20 1,043 27 24쪽
282 람의 계승자 - ep.6 - 토벌(2) +3 15.05.20 749 23 19쪽
281 람의 계승자 - ep.6 - 토벌(1) +1 15.05.20 992 28 22쪽
280 람의 계승자 - ep.6 - 겨울, 설산, 그리고..(3) +11 15.05.19 1,011 31 30쪽
279 람의 계승자 - ep.6 - 겨울, 설산, 그리고..(2) +3 15.05.19 1,224 28 17쪽
278 람의 계승자 - ep.6 - 삼파전(5) +9 15.05.18 1,137 24 18쪽
277 람의 계승자 - ep.6 - 삼파전(4) +2 15.05.18 808 24 17쪽
276 람의 계승자 - ep.6 - 삼파전(3) +4 15.05.18 941 22 24쪽
275 람의 계승자 - ep.6 - 삼파전(2) +3 15.05.18 930 23 23쪽
274 람의 계승자 - ep.6 - 삼파전(1) +2 15.05.18 1,029 25 19쪽
273 람의 계승자 - ep.6 - 겨울, 설산, 그리고..(1) +2 15.05.18 974 22 19쪽
272 람의 계승자 - ep.6 - 갈림길(13) +1 15.05.18 1,221 25 25쪽
271 람의 계승자 - ep.6 - 갈림길(12) +2 15.05.17 1,011 29 25쪽
270 람의 계승자 - ep.6 - 갈림길(11) +1 15.05.17 866 20 22쪽
269 람의 계승자 - ep.6 - 갈림길(10) +1 15.05.17 966 23 23쪽
268 람의 계승자 - ep.6 - 갈림길(9) +1 15.05.17 1,039 23 20쪽
267 람의 계승자 - ep.6 - 갈림길(8) +6 15.05.17 907 25 22쪽
266 람의 계승자 - ep.6 - 갈림길(7) +5 15.05.16 992 26 22쪽
265 람의 계승자 - ep.6 - 갈림길(6) +1 15.05.16 887 22 26쪽
264 람의 계승자 - ep.6 - 갈림길(5) +2 15.05.16 1,030 29 26쪽
263 람의 계승자 - ep.6 - 갈림길(4) +1 15.05.16 1,001 24 24쪽
262 람의 계승자 - ep.6 - 갈림길(3) +3 15.05.16 857 23 25쪽
261 람의 계승자 - ep.6 - 갈림길(2) +2 15.05.16 925 23 26쪽
260 람의 계승자 - ep.6 - 갈림길(1) +3 15.05.16 1,060 31 31쪽
259 람의 계승자 - ep.6 - 제리온이 있음이라(6) +8 15.05.14 1,063 29 22쪽
258 람의 계승자 - ep.6 - 제리온이 있음이라(5) +7 15.05.14 913 22 11쪽
257 람의 계승자 - ep.6 - 제리온이 있음이라(4) +4 15.05.14 1,031 21 20쪽
256 람의 계승자 - ep.6 - 제리온이 있음이라(3) +3 15.05.14 894 22 31쪽
255 람의 계승자 - ep.6 - 제리온이 있음이라(2) +5 15.05.14 999 24 27쪽
254 람의 계승자 - ep.6 - 제리온이 있음이라(1) +6 15.05.13 904 24 30쪽
253 람의 계승자 - ep.6 - 레인스터 방어전(10) +3 15.05.13 943 22 24쪽
252 람의 계승자 - ep.6 - 레인스터 방어전(9) +1 15.05.13 995 21 27쪽
251 람의 계승자 - ep.6 - 레인스터 방어전(8) +1 15.05.13 897 18 27쪽
250 람의 계승자 - ep.6 - 레인스터 방어전(7) +4 15.05.12 1,087 26 27쪽
249 람의 계승자 - ep.6 - 레인스터 방어전(6) +5 15.05.12 995 25 27쪽
248 람의 계승자 - ep.6 - 레인스터 방어전(5) +3 15.05.12 1,102 25 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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